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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양반들의 잔혹한 내기 문화, 오징어게임보다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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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오징어게임보다 더 잔혹했던 조선시대 양반들의 비밀 내기 문화를 파헤친다. 가문의 몰락, 목숨을 건 승부, 그리고 권력을 향한 집착이 만들어낸 은밀한 게임의 세계. 조선왕조실록에는 기록되지 않았지만, 구전으로 전해진 양반가의 충격적인 비밀. 역사 속에 숨겨진 조선판 오징어게임의 실체를 오디오 드라마로 생생하게 들려드립니다.
후킹멘트
"내일 해 질 무렵, 승자에게는 상대의 모든 것이 주어지고, 패자에게는 사약이 주어진다." 숙종 시대, 한양 외곽 비밀 장소에서 벌어진 목숨을 건 승부. 양반들은 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이 위험한 게임에 참여했을까? 당신이 알던 조선시대 양반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놓을 충격적인 역사의 이면. 조선의 최상류층이 벌인 잔혹한 서바이벌 게임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1: 내기의 서막- 숙종 38년, 한양 외곽 비밀 장소에 모인 여섯 명의 양반과 그들이 벌이는 의문의 내기
숙종 38년, 한양 외곽 깊은 산속. 저녁 무렵, 붉은 노을이 산등성이를 물들이는 시간. 인적 드문 곳에 자리한 한 은밀한 정자에 여섯 명의 남자가 모여들었다. 그들은 모두 조선의 명문가 출신 양반들이었다. 화려한 갓과 비단 도포를 입은 그들의 눈빛은 날카로웠고, 공기는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자, 이제 모두 모였군. 규칙은 알고 있겠지?"
자리 중앙에 앉은 50대 중반의 남자, 좌의정을 지낸 민종혁이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게임은 총 세 단계. 각 단계마다 패자는 탈락한다.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자가 모든 것을 갖는다. 탈락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모두 알고 있겠지."
모인 사람들의 표정이 더욱 굳어졌다. '탈락'이 의미하는 바를 그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죽음이었다.
"왜 이런 위험한 게임에 참여하는지 다들 명심하라. 우리는 모두 각자의 이유가 있다. 후회는 없어야 할 것이다."
민종혁의 말에 나머지 다섯 명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절박함. 그들은 모두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가문의 몰락, 정치적 위기, 빚더미, 혹은 복수심. 그것이 그들을 이 위험한 게임으로 이끈 것이다.
"게임이 시작되면 나가는 방법은 오직 둘 중 하나. 승리하거나, 죽거나."
민종혁의 오른편에 앉은 40대 초반의 남자, 어영대장 강희천이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네들은 내 칼끝에서 벗어나지 못할 걸세. 특히 자네, 이판서."
그의 시선이 맞은편에 앉은 젊은 양반을 향했다. 이유성, 30대 초반의 이조판서로, 가장 젊은 참가자였다.
"말보다는 실력으로 보여주시지요, 강대장. 저는 어차피 잃을 것이 없으니까요."
이유성의 눈빛은 비장했다. 왕의 총신으로 급부상했지만, 최근 무고로 인해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한 그였다.
"두 분 다 말씀만은 훌륭하시군요. 하지만 이 게임의 승자는 저 홍판관이 될 것입니다."
구석에 조용히 앉아있던 홍명한이 입을 열었다. 그는 40대 중반의 나이로, 홍문관 교리를 지내고 있었다. 표면적으로는 온화하게 보였지만, 그의 눈빛은 누구보다 냉정했다.
"다들 승리를 자신하는군. 좋아. 그렇다면 시작하지."
민종혁이 손뼉을 치자, 정자 뒤편에서 여섯 명의 하인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각각 나무 상자를 들고 있었다.
"첫 번째 게임은 활쏘기다. 과녁을 맞히는 간단한 게임. 다만..."
민종혁이 잠시 말을 멈추더니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과녁은 바로 자네들의 하인이 될 것이다. 자네들의 하인 머리 위에 놓인 사과를 맞혀야 한다. 실패하면... 물론 알겠지? 자네가 탈락이다."
공기가 얼어붙었다. 하인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들도 이 게임의 규칙을 알고 있었다. 주인이 실패하면, 그들도 함께 죽을 것이다.
"그리고 순서는 제비뽑기로 정하겠소."
민종혁이 손짓하자, 또 다른 하인이 나무 상자를 가지고 나왔다. 상자 안에는 여섯 개의 대나무 조각이 있었다. 각 조각에는 번호가 새겨져 있었다.
"자, 뽑으시오."
여섯 명의 양반이 차례로 손을 뻗어 대나무 조각을 뽑았다. 그들의 운명을 결정할 순서가 정해지는 순간이었다.
"1번, 누구인가?"
이유성이 조용히 손을 들었다. 그의 표정은 담담했지만,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이 그의 긴장을 드러내고 있었다.
"좋아, 그럼 첫 번째 슈팅은 이판서의 몫이군. 자네의 하인을 데려오게."
이유성의 하인이 떨리는 다리로 앞으로 나섰다. 그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져 있었다.
"시작하지."
2: 첫 번째 게임, 활쏘기 대결 - 목숨을 건 활쏘기 대결과 첫 번째 희생자의 등장
정자 앞 넓은 마당에 하인이 서 있었다. 그의 머리 위에는 빨간 사과가 놓여 있었다. 50보 정도 떨어진 곳에 이유성이 활을 들고 서 있었다. 노을이 지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시간, 바람이 살짝 불어왔다.
"이 거리에서 사과를 맞히라고? 미친 짓이군."
구경하는 양반 중 하나가 중얼거렸다. 그러나 이유성의 표정은 의외로 침착했다. 그는 어릴 적부터 활솜씨가 뛰어났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사람 머리 위의 사과를 맞히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판서님, 제발... 살려주십시오..."
하인의 애원이 들려왔지만, 이유성은 귀를 막은 듯 활시위를 당겼다. 그의 온 신경이 50보 앞의 작은 사과에 집중되었다.
"쉿! 집중해야 한다."
민종혁이 하인을 꾸짖었다. 하인은 더 이상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그의 몸은 공포로 떨리고 있었다.
이유성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뱉었다. 활시위를 끝까지 당긴 그의 손가락이 살짝 떨렸다. 마침내 그가 화살을 놓았다.
화살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공기를 가르다가, 정확히 사과의 중앙을 관통했다. 사과는 두 조각으로 갈라져 하인의 머리에서 떨어졌다.
"훌륭하군!"
민종혁이 박수를 쳤다. 이유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그의 하인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다음은 4번, 누구지?"
홍명한이 앞으로 나섰다. 그도 역시 활을 들고 자리에 섰다. 그의 하인은 이미 지정된 자리에 서 있었고, 머리 위에는 새로운 사과가 놓여 있었다.
"내가 활을 잡은 지 20년이 넘었소.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지."
홍명한의 자신감 넘치는 말과 달리, 그의 이마에는 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가 활시위를 당겼다. 그러나 그 순간, 갑자기 바람이 세게 불었다.
"으아악!"
화살이 날아가는 순간, 하인이 공포로 몸을 움찔했고, 그 바람에 사과가 흔들렸다. 화살은 사과를 스쳐 하인의 귀를 살짝 찔렀다. 피가 흘러내렸다.
"실패로군."
민종혁의 냉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홍명한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아니, 이건 불공정하오! 하인이 움직였소!"
"규칙은 알고 있을 텐데. 변명은 소용없소. 하인이 움직였건, 바람이 불었건, 결과는 실패요."
민종혁의 단호한 말에 홍명한은 더 이상 항변하지 못했다. 그의 눈에는 공포가 가득했다.
"그럼, 약속대로..."
민종혁이 손짓하자, 두 명의 사내가 나타나 홍명한을 붙잡았다. 그는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소용없었다.
"잠깐! 기회를 한 번 더! 제발!"
홍명한의 절규가 밤하늘에 울려 퍼졌지만, 아무도 그를 도와주지 않았다. 그는 정자 뒤편으로 끌려갔고, 곧 비명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고요해졌다.
"첫 번째 탈락자가 나왔군. 다음은 2번."
강희천이 앞으로 나섰다.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 마치 이 상황을 즐기는 듯한 표정이었다.
"재미있군. 이런 긴장감은 오랜만이야."
강희천은 여유롭게 활을 들고 자세를 잡았다. 그의 하인은 이미 피가 얼굴에서 다 빠져나간 듯 창백했다.
화살이 날아가 정확히 사과를 관통했다. 강희천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자리로 돌아왔다.
차례대로 나머지 양반들도 도전했다. 5번을 뽑은 박도원, 40대의 전직 병조판서는 간신히 사과를 맞혔다. 그의 손은 계속 떨렸고, 화살은 사과의 가장자리를 스쳤지만, 다행히 통과했다.
마지막 6번, 전 호조판서 윤상철의 차례가 되었다. 60대 초반의 노인으로, 참가자 중 가장 연장자였다. 그의 손은 나이 탓인지 계속 떨렸다.
"판서님, 괜찮으십니까?"
민종혁이 물었다.
"괜찮네... 단지..."
윤상철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손에서 미끄러진 화살이 땅에 떨어졌다. 모두가 숨을 죽였다.
"이런, 실수를 했군."
윤상철은 체념한 듯 활을 내려놓았다. 그의 표정에는 이상하게도 평온함이 깃들어 있었다.
"두 번째 탈락자로군."
윤상철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홍명한이 끌려갔던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의 뒤를 두 사내가 따랐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두 번째 게임을 시작하겠소."
민종혁이 선언했다. 첫 번째 게임에서 살아남은 네 명의 양반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제 그들 중 둘은 다음 게임에서 탈락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3: 숨겨진 동기 - 게임에 참가한 양반들의 각기 다른 사연과 동기
정자 안, 네 명의 생존자들이 각자의 생각에 잠겨 있었다. 바깥에서는 하인들이 다음 게임을 준비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민종혁이 작은 상에 술을 따르며 입을 열었다.
"자네들, 왜 이런 위험한 게임에 참여했는지 이야기해 볼까? 어차피 우리 중 셋은 오늘 밤 이곳을 떠나지 못할 테니, 마지막 고해성사라고 생각하게."
아무도 대답하지 않자, 민종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나부터 시작하지. 내가 이 게임을 주최한 이유는 단순하네. 권태감이었어. 좌의정까지 지내고,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었지. 재산도 넘치고, 가문도 번성하고... 하지만 삶은 공허했어. 이 게임이 내게 다시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군."
민종혁의 눈에는 광기와 같은 것이 번뜩였다. 그의 말에 강희천이 코웃음을 쳤다.
"자네는 참 여유롭군. 나는 달라. 빚더미에 앉았거든. 도박에 모든 것을 잃었지. 이 게임에서 이기면, 자네가 약속한 천금으로 빚을 갚을 수 있어. 패배하면... 뭐, 어차피 채권자들에게 목이 날아갈 운명이었으니까."
강희천의 솔직한 고백에 모두가 침묵했다. 이어서 박도원이 입을 열었다.
"나는... 복수를 위해 왔네. 3년 전, 내 아들이 정적의 모함으로 사사되었지. 그 정적이 바로..."
박도원의 시선이 이유성에게 향했다. 이유성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래, 이판서. 자네의 아버지 이현명 대감이 내 아들을 죽인 장본인이지. 자네를 이 게임에 초대한 것도 내였네. 자네 아버지에게 같은 고통을 안겨주고 싶었거든."
이유성은 침착하게 대답했다.
"그런 사정이 있었군요. 하지만 제 아버지는 이미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작년 겨울, 병으로요."
박도원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뭐라고? 그럼 내 복수는..."
"허사가 되었습니다, 박 대감."
이유성의 담담한 대답에 박도원은 술잔을 강하게 내리쳤다.
"그렇다면 더욱 자네를 죽여야겠군. 자네 아버지의 피를 이은 자를 이 세상에서 지워버려야지."
긴장감이 감돌았다. 민종혁이 화제를 돌렸다.
"그럼 이판서, 자네는 왜 이 게임에 참여했나?"
이유성은 잠시 침묵했다가 대답했다.
"저는... 명예를 회복하고 싶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정적들이 저희 가문을 무너뜨리려 했습니다. 거짓 고발로 저는 모든 관직을 잃었고, 가문의 재산도 대부분 빼앗겼습니다. 이 게임에서 이기면, 민 대감께서 약속하신 대로 저를 모함한 자들의 이름이 적힌 문서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민종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내가 약속한 대로, 승자에게는 원하는 것을 모두 주겠네. 돈이든, 권력이든, 복수든..."
그때, 밖에서 하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대감님, 두 번째 게임 준비가 끝났습니다."
민종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두 번째 게임은 더 흥미로울 걸세. 생사를 가르는 선택의 시간이네."
네 명의 양반들이 정자 밖으로 나갔다. 달이 떠오른 밤하늘 아래, 그들의 운명을 결정할 두 번째 게임이 기다리고 있었다. 첫 번째 게임에서 살아남았지만, 그들 중 둘은 이번 게임에서 목숨을 잃을 것이다. 그리고 각자의 숨겨진 동기가 그들을 더욱 위험한 선택으로 이끌고 있었다.
씬4: 두 번째 게임, 시험관의 선택 - 독이 든 술잔을 맞추는 생사의 갈림길과 두 번째 희생자
달빛이 정자를 비추는 깊은 밤. 네 명의 양반이 정자 앞마당에 마련된 둥근 상 앞에 앉았다. 상 위에는 네 개의 술잔이 놓여 있었다. 각 잔에는 맑은 청주가 담겨 있었고, 겉보기에는 모두 똑같았다.
민종혁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상 주위를 거닐며 말했다.
"두 번째 게임은 '시험관의 선택'이라 하네. 이 네 잔 중 두 잔에는 독이 들어있소. 마신 즉시 효과가 나타날 만큼 강력한 독이지. 각자 한 잔씩 선택해서 마시면 되오. 물론, 어떤 잔에 독이 들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
강희천이 비웃듯 웃었다.
"운에 맡기는 게임이군. 전략도, 기술도 필요 없는."
민종혁이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 않소. 여기 힌트가 있어."
그가 손뼉을 치자 한 하인이 양피지를 들고 나왔다. 양피지에는 '북쪽의 물이 남쪽보다 맑다. 동쪽에서 해가 뜨고 서쪽으로 진다.'라고 쓰여 있었다.
"이게 무슨 뜻이지?" 박도원이 눈썹을 찌푸렸다.
"해석은 자네들의 몫이오. 자, 이제 순서를 정해야겠군. 첫 번째 게임에서 살아남은 순서대로 선택하겠소. 첫 번째는 이유성, 두 번째는 강희천, 세 번째는 박도원, 그리고 마지막은 나."
이유성은 양피지를 다시 한번 유심히 살폈다. '북쪽의 물이 남쪽보다 맑다'... 그렇다면 북쪽에 놓인 잔이 안전하다는 뜻일까? 아니면 함정인가? '동쪽에서 해가 뜨고 서쪽으로 진다'... 이건 또 무슨 의미일까?
정자는 북향으로 지어져 있었다. 이유성 앞에는 남쪽 잔, 강희천 앞에는 서쪽 잔, 박도원 앞에는 북쪽 잔, 민종혁 앞에는 동쪽 잔이 놓여 있었다.
"선택하시오, 이판서."
민종혁의 재촉에 이유성은 결단을 내려야 했다. 그는 힌트를 다시 곱씹었다. '북쪽의 물이 남쪽보다 맑다'... 이 말은 북쪽 잔이 안전하다는 뜻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해석하면 독이 들어있을 수도 있다. '동쪽에서 해가 뜨고 서쪽으로 진다'... 해가 뜨는 동쪽은 생명을, 해가 지는 서쪽은 죽음을 상징할 수도 있다.
"나는 동쪽 잔을 선택하겠소."
이유성이 손을 뻗어 민종혁 앞의 잔을 집었다. 민종혁의 눈빛이 흔들렸다. 이유성은 그 반응을 놓치지 않았다.
강희천의 차례가 되었다.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북쪽 잔을 선택했다.
"나는 북쪽 잔으로 하지."
박도원은 무표정한 얼굴로 남은 두 잔을 바라보았다. 남쪽과 서쪽 잔 중에서 선택해야 했다.
"남쪽 잔으로 하겠소."
이제 민종혁에게는 서쪽 잔만 남았다. 그는 담담하게 잔을 들었다.
"자, 이제 함께 마시겠소."
네 사람이 동시에 잔을 들어 입에 가져갔다. 순간 숨막히는 긴장감이 흘렀다. 모두가 잔을 비웠다.
처음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박도원이 숨을 헐떡이기 시작했다. 그의 얼굴이 파랗게 변하고, 몸이 경직되었다.
"으윽... 독... 이었군..."
박도원은 의자에서 굴러 떨어져 바닥을 뒹굴었다. 그의 입에서 거품이 피어오르고, 몸은 심하게 경련을 일으켰다. 불과 몇 초 만에 그는 움직임을 멈추었다.
거의 동시에, 강희천도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었다. 그는 목을 움켜쥐며 고통스러워했다.
"아니... 나도...?"
강희천은 테이블을 붙잡고 일어서려 했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그의 눈에서 피가 흘러내렸고, 이내 그도 움직임을 멈췄다.
이유성과 민종혁만이 아무런 증상 없이 남았다.
"흥미롭군. 자네가 동쪽 잔을 선택할 줄은 몰랐소." 민종혁이 말했다.
"힌트를 읽었을 뿐입니다. '동쪽에서 해가 뜬다'... 생명을 상징하죠. 게다가 대감님의 눈빛이 제가 동쪽 잔을 집었을 때 흔들렸습니다. 아마도 그 잔에 독이 없다는 걸 알고 계셨던 것 같군요."
민종혁이 웃음을 터트렸다.
"명석하군, 이판서. 자네는 정말 자네 아버지를 닮았어. 예리하고 통찰력이 있지. 그래, 독은 남쪽과 북쪽 잔에 있었네. '북쪽의 물이 남쪽보다 맑다'는 것은 역설이었지. 북쪽과 남쪽 모두 독이 들었다는 의미였어."
이유성은 차분하게 대답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이 게임의 승자는 우리 둘로 정해져 있었군요."
"그렇지. 다음 게임은 나와 자네, 단 둘이서 할 것이네. 마지막 승부, 정말 흥미진진해지는군."
씬5: 최후의 승부, 운명의 윷놀이 -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두 양반의 목숨을 건 윷놀이 대결
동이 틀 무렵, 정자 안에는 불길한 정적만이 감돌았다. 이유성과 민종혁, 단 두 사람만이 마지막 게임을 앞두고 있었다. 하인들은 이미 네 구의 시체를 처리하고 돌아간 상태였다.
민종혁이 작은 상자를 꺼내 이유성 앞에 놓았다. 상자 안에는 네 개의 윷가락이 들어있었다.
"마지막 게임은 윷놀이라네. 하지만 보통의 윷놀이와는 다르지. 이 윷가락들은 특별히 제작된 것으로, 각 면에 독침이 숨겨져 있어. 윷을 던질 때마다 한 면의 독침이 튀어나와 손을 찌를 걸세. 네 개 중 세 개는 무해한 독이지만, 하나는... 즉사하는 맹독이라네."
이유성의 표정이 굳어졌다.
"어떻게 진행합니까?"
"간단하지. 번갈아가며 윷을 던지는 거야. 누군가 치명적인 독침에 찔리면, 그 사람이 패배자가 되는 것이지. 내가 먼저 시작하지."
민종혁이 상자에서 윷가락을 집어들었다. 그는 잠시 눈을 감고 기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더니, 윷가락을 던졌다. 네 개의 윷가락이 바닥에 구르며 소리를 냈다.
'도'가 나왔다.
민종혁은 윷가락을 집어들며 손바닥을 살폈다. 작은 바늘 자국이 보였지만, 그에게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운이 좋군. 자네 차례라네."
이유성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지만, 침착하게 윷가락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던졌다.
'개'가 나왔다.
그는 윷가락을 집어들며 손바닥을 확인했다. 그도 역시 독침에 찔렸지만, 무해한 것이었다.
게임은 계속되었다. 민종혁이 다시 윷을 던졌고, '걸'이 나왔다. 그는 여전히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
이유성의 두 번째 차례. 그는 윷을 던졌고, '윷'이 나왔다. 그의 손바닥에는 또 다른 바늘 자국이 생겼지만, 여전히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긴장감이 고조되었다. 이제 남은 윷던지기는 몇 번 없었다.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치명적인 독침에 찔릴 것이다.
민종혁의 세 번째 차례. 그는 평온한 표정을 유지하며 윷을 던졌다. '모'가 나왔다. 그가 윷가락을 집어들자, 갑자기 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으윽!"
그의 손바닥이 푸르게 변하기 시작했고, 푸른 기운이 손목을 타고 올라갔다. 민종혁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이유성을 바라보았다.
"이럴 수가... 설마 내가..."
이유성은 묵묵히 그를 바라보았다.
"패배를 인정하시겠습니까, 대감님?"
민종혁은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그의 얼굴은 이미 파랗게 변해있었다.
"아니... 아직은... 한 가지 비밀이 더 있다네..."
그가 갑자기 소매 속에서 작은 병을 꺼냈다. 해독제였다.
"이 게임의 진짜 승자는... 모든 준비를 철저히 한 자... 내가 바로..."
그가 병을 열려는 순간, 이유성이 재빠르게 움직여 그의 손을 쳤다. 병이 바닥에 떨어져 깨졌고, 액체가 바닥에 쏟아졌다.
"게임의 규칙을 어기시는군요, 대감님. 정정당당하게 승부하자고 하셨잖습니까?"
민종혁의 눈에 분노가 타올랐지만, 독이 이미 그의 몸 전체에 퍼지고 있었다. 그는 바닥에 쓰러져 몸부림치다가, 마지막 숨을 내쉬었다.
이유성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이제 게임의 유일한 생존자, 승자가 되었다.
"이제 약속대로, 모든 것을 가져가겠습니다."
그는 민종혁의 시신 옆에 있던 서류 뭉치를 집어들었다. 그 안에는 그가 그토록 원하던 것이 있었다. 그를 모함한 자들의 이름과 증거들. 이제 그는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고, 가문을 다시 일으킬 수 있게 되었다.
동이 완전히 트자, 이유성은 정자를 떠났다. 그의 뒤로 다섯 명의 양반이 목숨을 잃은 잔혹한 게임의 흔적만이 남았다.
씬6: 승자의 그림자 - 게임의 승자가 얻은 것과 잃은 것, 그리고 13년 후 다시 시작되는 게임의 악순환
13년 후, 경종 원년.
한양 최고의 권력가로 떠오른 이유성. 그는 이제 영의정의 자리에 올라 조정을 주름잡고 있었다. 그 옛날 잔혹한 게임에서 승리한 후, 그는 자신을 모함한 자들에게 복수하고 가문을 부흥시켰다. 적들은 하나둘 몰락하거나 의문의 죽음을 맞이했고, 이유성은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그의 영광의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깊은 밤, 이유성은 자신의 저택 서재에 홀로 앉아 있었다. 그의 앞에는 오래된 서류 하나가 놓여 있었다. 13년 전 그 게임의 규칙이 적힌 문서였다.
"영의정 대감, 손님이 오셨습니다."
하인의 알림에 이유성은 고개를 들었다.
"들어오시라 하게."
방문이 열리고 한 노인이 들어왔다. 깊은 주름이 패인 얼굴이었지만, 그의 눈빛은 날카로웠다.
"오랜만입니다, 이 대감."
그는 민종혁의 오랜 하인이었다. 13년 전 그 게임의 유일한 목격자 중 하나.
"무슨 일인가?"
"제가 가져온 것이 있습니다."
노인이 작은 상자를 내밀었다. 이유성이 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네 개의 윷가락이 들어있었다. 그 게임에서 사용된 것과 동일한 윷가락이었다.
"이게 무슨 뜻인가?"
"돌아가신 민 대감의 유언입니다. 게임의 승자가 새로운 주최자가 되어야 한다고요."
이유성의 표정이 굳어졌다.
"무슨 소리인가? 그 게임은 끝났다."
노인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그 게임은 결코 끝나지 않습니다, 대감님. 민 대감도, 그 전의 승자도, 또 그 전의 승자도... 모두 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승자는 모든 것을 얻지만, 동시에 다음 게임의 주최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규칙입니다."
이유성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 규칙은 들은 적이 없다."
"문서의 뒷면을 보십시오."
이유성이 서류를 뒤집자, 정말로 거기에는 작은 글씨로 추가 규칙이 적혀 있었다. '승자는 13년 후, 새로운 게임의 주최자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저주인가?"
노인은 미소를 지었다.
"저주가 아닙니다. 권력의 순환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영원할 수 없지요. 권력도, 부도, 명예도... 대감님께서는 이제 새로운 참가자들을 선정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게임의 승자에게 모든 것을 내주셔야 합니다."
이유성은 격분했다.
"거절한다면?"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이미 당신은 게임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거절하신다면... 민 대감께서 남기신 또 다른 봉투가 있습니다. 열리면, 대감님의 과거가 모두 세상에 드러날 것입니다."
이유성은 이를 악물었다. 그는 함정에 빠진 것이다. 13년 전 그 게임은 단순한 잔혹한 내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권력의 순환을 위한, 오래된 의식이었던 것이다.
"그래... 알았다. 내가 새로운 게임을 주최하지."
노인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지혜로운 선택이십니다. 이 문서에 참가자들의 이름을 적어주십시오. 그들이 가진 것 중에서 대감님이 원하시는 것도 함께요."
이유성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붓을 들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이미 몇몇 이름이 떠올랐다. 자신의 정적들, 권력을 탐하는 자들, 그가 제거하고 싶었던 사람들...
그렇게 새로운 게임의 준비가 시작되었다. 권력의 순환, 목숨을 건 잔혹한 의식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그것이 조선 양반들의 은밀한 내기 문화, 현대의 오징어 게임보다 더 잔혹했던 역사 속의 비밀이었다.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조선 양반들의 잔혹한 내기 문화, 오징어게임보다 더했다?'를 끝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 역사적 사실보다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야담 형식의 창작물입니다.
조선시대 양반들의 공식적인 기록과 달리, 그들도 역시 인간이었기에 권력과 욕망, 그리고 생존에 대한 본능을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실제로 이런 극단적인 서바이벌 게임이 있었을 가능성은 낮지만, 이런 상상을 통해 우리는 역사 속 인물들의 다양한 면모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권력의 순환과 무상함이라는 주제는 어느 시대에나 적용되는 보편적인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이유성이 게임의 승자가 되어 권력을 얻었지만, 결국 그도 그 권력을 내려놓아야 하는 순간이 왔다는 점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지 않을까요?
다음 영상에서는 '조선시대 궁녀들의 생존 비법: 왕의 눈에 들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라는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 부탁드리며, 여러분이 듣고 싶은 조선시대 비밀 이야기가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