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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땀 한 방울이 황금이 되리라' 도깨비도 무릎 꿇게 만든 가난한 농부의 진심 『동국여지승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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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킹멘트 (300자 미만)

    경상도 두메산골, 모두가 저주받았다며 침 뱉고 지나가던 도깨비 뻘밭. 그 땅에 감히 쟁기를 들이민 사내가 있었으니,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비단결 같던 농부 곰배였습니다. "도깨비님, 저와 함께 이 땅을 일구어 보지 않으시렵니까?" 캄캄한 어둠 속, 뿔 달린 거인 앞에 넙죽 절을 올린 그 진심에, 수백 년 묵은 도깨비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하룻밤 목숨을 건 씨름 끝에, 과연 곰배는 황금빛 논을 얻을 수 있을까요? 오늘 밤, 땀 한 방울이 황금 낟알이 되는 따뜻한 기적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 1: 가뭄 속의 마지막 한 그릇

    아주 먼 옛날, 경상도 어느 두메산골에 곰배라 불리는 농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릴 적 앓은 병으로 한쪽 다리를 조금 절어, 사람들이 곰처럼 뒤뚱거린다며 붙여 준 이름이었지요. 하지만 그 절뚝이는 다리로도 곰배는 마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부지런했습니다. 새벽별을 보며 들에 나가, 저녁별을 등에 지고 돌아오는 것이 그의 하루였습니다.

    허나 어찌 된 셈인지, 곰배에게는 지지리도 복이 따르지 않았습니다. 물려받은 땅이라고는 손바닥만 한 자갈밭 한 뙈기가 전부였고, 그마저도 돌이 많아 곡식이 제대로 여물지 않았습니다. 남의 논을 빌려 소작을 부치며, 늙고 병든 홀어머니를 모시고 근근이 입에 풀칠하며 살아가는 신세였습니다.

    그런데 그해따라 하늘이 어찌나 야속하던지요. 봄부터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아, 온 고을의 논바닥이 거북이 등껍질처럼 쩍쩍 갈라졌습니다. 개울물은 바닥을 드러냈고, 우물마저 말라 두레박에 흙탕물만 겨우 떠올랐습니다. 파랗게 돋아나야 할 모는 심자마자 누렇게 타들어 갔고, 밭작물은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시들어 버렸습니다.

    가뭄이 길어지자 사람들의 인심도 함께 메말라 갔습니다. 서로 물꼬를 대겠다고 삽자루를 들고 싸우는 소리가 밤낮으로 그치지 않았고, 곳간 문에는 굵은 자물쇠가 채워졌습니다. 배곯은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이 집 저 집 담을 넘었고, 늙은이들은 "이러다 온 마을이 굶어 죽겠다"며 땅이 꺼지도록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곰배의 사정은 그중에서도 더욱 딱했습니다. 며칠을 굶다시피 한 노모는 기침 소리마저 잦아들어, 이제는 방바닥에 누워 가쁜 숨만 몰아쉬고 있었습니다. 쌀독은 이미 오래전에 바닥을 보였고, 오늘 아침 곰배가 손끝으로 긁어모은 것이 겨우 한 줌 남짓한 쌀알이었습니다. 그것이 이 집안의 전 재산이었지요.

    곰배는 그 귀한 쌀 한 줌을 정성껏 씻어, 노모를 위해 죽을 쑤기로 했습니다. 쌀알보다 물이 열 배는 많은 멀건 죽이었지만, 그거라도 한술 떠 넣어야 어머니가 기력을 차릴 터였습니다. 아궁이에 마른 삭정이를 넣고 부싯돌을 쳐 불을 지피는데, 그의 손이 배고픔에 가늘게 떨렸습니다.

    솥에서 죽이 보글보글 끓어오르며 구수한 냄새가 좁은 부엌에 퍼지기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사립문 밖에서 웬 아이의 처절한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흐흑… 엄마아… 배고파… 밥 좀… 밥 좀 줘…"

    곰배가 부지깽이를 놓고 밖으로 나가 보니, 이웃에 사는 과부댁의 어린 아들이었습니다. 아이의 아비는 몇 해 전 산에 나무하러 갔다가 발을 헛디뎌 세상을 떴고, 그 뒤로 과부댁은 삯바느질로 겨우 모자의 목숨을 이어 오던 터였습니다. 헌데 이 흉년에 옷 지어 입을 여유가 있는 집이 어디 있겠습니까. 일감마저 뚝 끊겨, 모자가 사흘을 내리 굶었다는 소문이 마을에 돌던 참이었습니다.

    아이는 깡마른 손으로 제 홀쭉한 배를 움켜쥐고, 흙바닥에 주저앉아 서럽게 울고 있었습니다. 갈비뼈가 다 드러난 그 작은 몸을 보자, 곰배의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그는 잠시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망설였습니다. 이 죽을 내어주면, 오늘 밤 노모와 자신은 또 맹물로 배를 채워야 합니다. 어쩌면 어머니가 오늘 밤을 넘기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허나… 저 어린것이 굶어 우는 소리를 들으면서, 내 어찌 이 죽을 목구멍으로 넘긴단 말인가.'

    곰배는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조용히 부엌으로 들어가 솥에서 김이 오르는 그 마지막 죽을 이 빠진 사발에 정성껏 퍼 담았습니다. 그리고 절뚝거리며 아이 곁으로 다가가, 그 작고 새까만 손에 사발을 쥐여 주었습니다.

    "얘야, 자… 이거라도 어서 먹으렴. 뜨거우니 후후 불어 가면서, 응? 그리고 반은 남겨서 네 어미랑 나눠 먹거라."

    아이는 제 눈을 의심하는 듯 곰배를 올려다보았습니다. 이 흉년에, 이 굶주린 마당에, 누가 선뜻 제 입에 들어갈 밥을 내어준단 말입니까. 아이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어서, 식기 전에 먹어. 어서."

    곰배가 재촉하자, 아이는 고맙다는 인사도 잊은 채 그 사발을 가슴에 꼭 끌어안고, 행여 흘릴세라 조심조심 제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곰배는 그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다가, 텅 빈 제 배를 슬쩍 움켜쥐고는 쓸쓸히 웃었습니다.

    '그래… 나 한 끼 굶는다고 당장 죽기야 하겠나. 헌데… 내일은, 그리고 그 다음 날은… 대체 무엇으로 어머니를 봉양한단 말인가.'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눈앞이 아득해졌습니다. 그는 방으로 들어가 노모에게는 "이웃집에서 잔칫밥을 얻어먹고 오는 길이라 배가 부르다"고 넉살 좋게 둘러대고는, 부엌으로 나와 맹물 한 사발을 벌컥벌컥 들이켰습니다. 허나 늙은 어미가 어찌 아들의 속을 모르겠습니까. 벽 너머로 노모의 흐느끼는 소리가 새어 나왔습니다.

    "이 못난… 어미 때문에… 다 큰 자식이 저 고생을… 흑흑…"

    그 울음소리에 곰배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졌습니다. 그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습니다.

    '안 된다. 이대로 손 놓고 굶어 죽을 수는 없다. 무엇이든, 무엇이든 해야 한다.'

    그는 낡은 지게를 짊어지고 사립문을 나섰습니다. 뒷산에 올라 땔감이라도 한 짐 해다가 읍내 장에 내다 팔면, 좁쌀 한 됫박이라도 사 올 수 있으리라는 심산이었습니다. 허나 이미 온 마을 사람들이 헐벗은 산을 훑고 지나간 뒤라, 성한 삭정이 하나 찾기 어려웠습니다. 빈 지게를 진 채 산 중턱에 우두커니 서서 말라붙은 골짜기를 내려다보던 그의 눈에, 문득 마을에서 유일하게 촉촉하고 검붉은 빛을 띤 '그 땅'이 들어왔습니다. 마을 사람 그 누구도 감히 발을 들이지 않는, 저주받은 땅이었습니다.

    ※ 2: 아무도 건드리지 못한 도깨비 뻘밭

    그 땅은 마을 어귀, 나지막한 산비탈 아래 넓게 펼쳐진 뻘밭이었습니다. 참으로 기이한 일이었지요. 온 고을이 가뭄에 쩍쩍 갈라져 먼지가 풀풀 날리는데, 유독 그곳만은 언제나 물기를 머금어 검붉게 축축했습니다. 흙은 기름져 보였고, 억센 갈대가 사람 키를 훌쩍 넘도록 무성하게 자라 바람에 서걱서걱 소리를 냈습니다.

    겉보기에는 세상 어떤 땅보다 비옥해 보였지만, 이 고을에 수백 년을 뿌리내리고 살아온 그 어떤 가문도, 그 어떤 억센 장정도 그 땅에 감히 쟁기 날을 들이밀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곳은 대대로 '도깨비 뻘', 혹은 '도깨비 터'라 불리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두려워하는 금단(禁斷)의 땅이었기 때문입니다.

    곰배가 어릴 적, 마을 노인들이 화롯가에 모여 앉아 들려주던 이야기들이 지금도 귓가에 생생했습니다.

    "거기 함부로 건드렸다간 삼대(三代)가 화를 입는다, 이 말이여."

    "밤만 되면 그 뻘밭에서 파란 도깨비불이 수십 개씩 둥둥 떠올라 날아다니고, 산더미만 한 놈들이 서로 씨름을 하느라 쿵, 쿵, 땅이 다 울린다지 뭔가."

    "그뿐인가. 왜 저 아랫말 김 부자 말일세. 그 욕심 사나운 영감탱이가 그 땅이 기름져 보인다고, 힘깨나 쓰는 머슴 셋을 사서 기어이 쟁기질을 시키지 않았겠나. 그랬더니 그 이튿날 새벽, 머슴 셋이 죄다 팔다리가 부러진 채 뻘밭 한복판에 널브러져 신음하고 있더라는 게야. 김 영감도 그 길로 시름시름 앓다가 반년을 못 넘기고 저세상 사람이 됐지."

    "어디 그 얘기뿐인가. 재작년엔가, 이 고을 물정 모르는 외지 봇짐장수 하나가 그 땅이 하도 기름져 보인다고 겁도 없이 콩을 한 됫박 심었다지. 헌데 다음 날 가서 보니, 밤새 심어 놓은 콩알이 죄다 자갈로 변해 있더라는 게야. 그길로 봇짐장수는 걸음아 날 살려라 줄행랑을 놓았고."

    그런 이야기들이 대를 이어 전해 내려오니, 마을 사람들은 낮에도 그 뻘밭 곁을 지날 때면 부정 탄다며 침을 세 번 뱉고, 걸음을 재촉해 종종걸음으로 지나쳤습니다. 그 무성한 갈대를 베어다 지붕을 이으면 편할 것을, 그 억센 갈대 한 단 베어 가는 이조차 없었습니다.

    허나 지금 곰배에게는 그런 케케묵은 괴담을 따지고 앉아 있을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는 빈 지게를 내려놓고, 그 검붉은 도깨비 뻘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며 마른침을 꿀꺽 삼켰습니다.

    '굶어 죽으나, 도깨비에게 홀려 죽으나… 죽는 것은 매한가지가 아닌가.'

    그의 눈에 문득 오기 같은 것이 서렸습니다.

    '차라리 저 기름진 땅에 이 한 몸 땀이라도 실컷 쏟아 보고 죽으리라. 죽더라도, 사내대장부로 태어나 내 손으로 쟁기 한번 잡아 보고 죽으리라. 손바닥만 한 자갈밭이나 붙들고 굶어 죽느니, 저 넓은 땅에 승부를 걸어 보자!'

    한번 마음을 먹자, 이상하게도 며칠 굶어 후들거리던 다리에 힘이 솟는 듯했습니다. 그는 그날 밤 뜬눈으로 지새우며 궁리를 거듭했습니다. 무작정 남의 땅에, 그것도 신령한 존재가 깃든 땅에 쟁기를 들이미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사람 사이에도 남의 것을 빌리려면 예를 갖추는 법인데, 하물며 신령한 도깨비님의 땅임에랴. 정중히 청을 드려 보자.'

    이튿날 새벽, 곰배는 방 안 시렁 위에 고이 모셔 둔 물건 하나를 조심스레 꺼내 들었습니다. 조상 대대로 물려 내려온, 이제는 여기저기 찌그러지고 이 빠진 놋대접 하나였습니다. 노모가 시집올 때 친정에서 가져온, 이 집안의 마지막 남은 가보였지요. 곰배는 그 놋대접을 소맷자락으로 정성껏 닦으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어머니… 이걸 팔아서라도, 제가 꼭 다시 곳간을 채우겠습니다. 부디 용서하십시오."

    그는 그 놋대접을 품에 안고 절뚝절뚝 읍내 장으로 나갔습니다. 대접을 팔아 손에 쥔 몇 푼 안 되는 엽전으로, 그는 거친 메밀로 빚은 떡 한 시루와, 이 고을에서 가장 독하기로 소문난 탁주 한 병을 샀습니다. 제 배를 채울 것은 한 톨도 사지 않았습니다.

    곰배가 장을 보고 돌아와 곧장 도깨비 뻘로 향하자, 이를 지켜본 마을 사람들이 혀를 끌끌 찼습니다.

    "저 곰배 저놈이 기어이 실성을 했구먼."

    "쯧쯧, 병든 노모를 두고 저 마지막 재산으로 도깨비 제사를 지낸다니. 제 어미를 굶겨 죽일 작정인가."

    허나 곰배는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뻘밭이 시작되는 어귀의 가장 크고 반반한 너럭바위 위에, 깨끗한 짚을 정갈하게 깔았습니다. 그 위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메밀떡을 올리고, 표주박에 탁주를 그득 따랐습니다. 그리고 흙바닥에 넙죽 엎드려, 이마가 땅에 닿도록 큰절을 올렸습니다.

    "도깨비님이시든, 산신령님이시든, 아니면 이름 모를 이 땅의 주인이시든. 가난하고 미천한 농부 곰배가 감히 삼가 고하나이다."

    그는 이마를 흙바닥에 댄 채, 온 마음을 다해 말을 이었습니다.

    "소인, 늙고 병드신 홀어머니를 모시고 있사오나, 이 지독한 흉년에 쌀 한 톨이 없어 곧 두 목숨이 함께 굶어 죽을 지경이옵니다. 이 땅이 도깨비님의 귀한 터전인 줄은 익히 아오나, 부디 이 딱한 사정을 어여삐 헤아리시어 소인에게 이 땅을 갈게 허락해 주시옵소서."

    곰배는 다시 한번 이마를 조아렸습니다.

    "허나, 공짜로 빌려 달라는 것이 아니옵니다. 소인은 도깨비님과 '동업'을 하고자 하나이다. 소인이 이 뻘밭을 제 피와 땀으로 옥토(沃土)로 바꾸어 놓겠사옵니다. 그리하여 가을에 수확을 거두거든, 그 열에 일곱은 기꺼이 도깨비님께 바치고, 소인은 어미와 목숨을 이을 세 몫만 가져가겠나이다. 부디, 부디 이 제안을 물리치지 말아 주시옵소서!"

    그는 진심이었습니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자였기에, 오히려 담대했습니다. 한참을 엎드려 있던 그는 조용히 몸을 일으켜, 낡고 무뎌진 쟁기를 힘주어 잡았습니다. 그리고 이 고을 누구도 감히 건드리지 못했던 저주받은 뻘밭에, '이이익—' 소름 끼치는 소리와 함께 생애 첫 쟁기질을 시작했습니다.

    ※ 3: 어둠 속에서 나타난 뿔 달린 거인

    쟁기질은 생각했던 것보다, 아니 상상했던 것의 수십 배는 더 힘들었습니다. 겉보기에는 부드럽고 기름져 보이던 뻘밭의 흙이, 막상 쟁기 날을 대어 보니 마치 살아 있는 짐승처럼 차지고 무거웠습니다. 쟁기 날이 흙 속에 깊이 박히기는커녕, 겉돌며 자꾸만 미끄러져 나왔습니다.

    게다가 흙 속에는 수백 년, 아니 수천 년을 엉기고 설킨 억센 갈대 뿌리가 마치 쇠심줄처럼 얼기설기 얽혀 있었습니다. 쟁기를 한 발 앞으로 미는 것이 천근만근 바위를 끌고 가는 것 같았습니다. 곰배는 이를 악물고 온몸으로 쟁기를 밀었습니다. 소도 없이 사람이 소 노릇까지 하려니, 며칠을 굶은 그의 뱃가죽은 어느새 등에 딱 달라붙었고, 등줄기에서는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습니다.

    그 땀이 뻘밭에서 올라오는 차가운 기운에 식으면, 온몸에 소름이 돋고 이가 딱딱 부딪혔습니다. 손바닥은 어느새 물집이 잡혔다 터져 피가 배어 나왔고, 절뚝이는 다리는 진흙에 푹푹 빠져 뽑아내는 것조차 힘겨웠습니다.

    '이러다… 정말 쟁기를 잡은 채로 이 뻘밭에 고꾸라지는 것이 아닌가.'

    허나 그는 멈출 수 없었습니다. 그가 여기서 쓰러지면, 방 안에 누워 계신 늙은 어머니도 함께 스러지는 것이었으니까요.

    어느덧 해는 서산 너머로 뉘엿뉘엿 넘어가고, 사방은 먹물을 풀어 놓은 듯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겼습니다. 마을에서는 벌써 저녁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사람들은 산짐승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전에 서둘러 사립문을 걸어 잠그고 잠자리에 들 시간이었습니다.

    허나 곰배는 쟁기를 놓지 않았습니다. 구름 사이로 희미하게 비치는 조각달 빛에 의지해, 그는 묵묵히, 소처럼 밭을 갈았습니다. 적막한 뻘밭에는 오직 그의 거친 숨소리와, 갈대를 스치는 서늘한 바람 소리만이 가득했습니다.

    '한 뼘만 더… 한 뼘만 더 갈자. 이 땀 한 방울이, 반드시 쌀 한 톨이 되어 돌아오리라.'

    바로 그때였습니다.

    어디선가 스산한 바람이 휙 불어오더니, 코를 찌르는 퀴퀴하고 비릿한 냄새가 훅 끼쳐 왔습니다. 마치 오래 묵은 늪의 밑바닥을 휘저어 놓은 듯한 냄새였습니다. 이어 뿌연 안개가 어디선가 스멀스멀 피어올라 순식간에 뻘밭 전체를 자욱하게 감쌌습니다. 요란하게 울어 대던 풀벌레 소리와 개구리 울음소리가 일순간에 '뚝' 그치고, 세상이 숨을 멈춘 듯 기묘한 정적에 휩싸였습니다.

    곰배는 쟁기를 쥔 채 그 자리에 얼어붙었습니다. 온몸의 솜털이 곤두서고, 등골을 타고 서늘한 기운이 흘러내렸습니다.

    '왔구나.'

    그는 직감했습니다. 이 땅의 진짜 '주인'이, 마침내 자신을 찾아왔음을.

    "쿵… 쿵… 쿵…"

    땅이 울리는 듯한 거대한 발소리가 안개 저편에서 들려왔습니다. 발소리는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올 때마다, 발밑의 흙이 부르르 떨렸습니다. 이윽고 곰배의 바로 앞, 안개를 헤치고 산더미 같은 거대한 그림자가 우뚝 나타났습니다.

    조각달을 등지고 서 있어 얼굴은 보이지 않았으나, 그 키가 장정 셋을 목말 태운 것보다 높았고, 떡 벌어진 어깨는 황소 두 마리를 나란히 붙여 놓은 것보다 우람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머리 위에는 영락없이 뿔 두 개가 우뚝 솟아 있었습니다. 손에는 울퉁불퉁한 방망이 하나를 지팡이처럼 짚고 있었지요. 틀림없는 도깨비였습니다.

    "네 이놈—! 곰배 이놈!"

    도깨비의 목소리는 수백 년 묵은 거대한 바위가 두 쪽으로 쩍 갈라지는 듯 낮고 무거웠습니다. 그 소리에 뻘밭의 갈대들이 일제히 파르르 몸을 떨었습니다.

    "네가 정녕 죽지 못해 환장을 하였구나!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내가 수백 년을 뒹굴며 놀던 이 아늑한 놀이터에 이런 흉측한 쇳덩이를 들이밀어! 콱, 그냥!"

    도깨비는 당장이라도 곰배를 한 손에 움켜쥐어 짓뭉갤 듯 노려보았습니다. 그의 부리부리한 두 눈에서는 푸른 도깨비불이 이글이글 타올랐습니다.

    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 자리에서 혼비백산하여 오줌을 지리며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쳤거나, 그대로 까무러쳐 정신을 잃었을 것입니다. 허나 곰배는 며칠을 굶은 데다 하루 종일 지옥 같은 쟁기질에 시달린 터라, 공포를 느낄 기력조차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아니, 그는 이미 이곳에 오면서부터 죽음을 각오한 터였지요.

    곰배는 조용히 쟁기를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땀과 흙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들어, 그 거대한 도깨비를 향해 다시 한번 넙죽 큰절을 올렸습니다.

    "도둑질하러 온 것이 아니옵니다, 도깨비님."

    "…뭐라고?"

    도깨비는 예상치 못한 반응에 멈칫했습니다. 지금껏 자신을 본 인간들은 하나같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거나 그 자리에서 까무러치기 마련이었는데, 이 삐쩍 마른 놈은 절을 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소인, 분명 오늘 새벽 저 너럭바위 앞에서 도깨비님께 '동업'을 청하였나이다. 이 놀고 있는 뻘밭을 옥토로 일구어, 수확의 일곱 몫을 바치겠노라고 말이옵니다. 소인의 정성이 부족하여 그 청을 물리치시는 것이라면, 차라리 이 미천한 목숨을 지금 이 자리에서 거두어 가시옵소서. 어차피 이대로 빈손으로 돌아가도, 소인과 소인의 어미는 굶어 죽을 목숨이옵니다."

    도깨비는 가만히 곰배를 내려다보았습니다. 이 뻘밭에서 수백 년을 살아왔지만, 이런 인간은 처음이었습니다. 자신을 보고도 벌벌 떨지 않는 것도 신기한데, 감히 '동업'을 입에 담다니요. 게다가 흙투성이 얼굴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그 눈빛에는, 공포도 탐욕도 없었습니다. 오직 땀 흘릴 기회 하나를 갈망하는 절박함과, 티끌 하나 없는 순수한 진심만이 담겨 있었습니다.

    도깨비는 문득 오늘 새벽, 너럭바위 앞에서 온 마음을 다해 절을 올리던 그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 인간이 바친 메밀떡과 독한 탁주 맛이 제법 그럴싸했던 것도 생각났습니다. 슬며시 그의 짓궂은 장난기가 발동했습니다.

    "허허… 동업이라. 이놈, 참으로 별난 놈이로구나."

    도깨비가 무릎을 굽혀, 그 큰 얼굴을 곰배의 코앞까지 들이밀었습니다. 푸른 불이 이글거리는 두 눈이 곰배를 찬찬히 뜯어보았습니다.

    "좋다. 그 당돌한 제안, 내 받아들일지 말지는 네놈이 나의 '시험'을 통과한 다음에 정하겠다. 네놈이 그 삐쩍 마른 몸뚱이로, 과연 이 몸의 '동업자'가 될 만한 배포와 끈기가 있는지, 어디 한번 시험해 보자꾸나."

    ※ 4: 목숨을 건 하룻밤의 씨름

    곰배는 축축한 흙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들었습니다.

    "시험이라 하심은… 어떤 시험을 말씀하시는 것이옵니까? 소인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나이다."

    도깨비가 그 앙상한 몰골을 내려다보며, 커다란 입을 쩍 벌려 껄껄껄 웃었습니다. 그 웃음소리가 어찌나 우렁찬지, 뻘밭의 갈대가 온통 드러눕고, 멀리 산 너머까지 메아리가 우렁우렁 울려 퍼졌습니다.

    "다른 것이 아니다. 이 도깨비로 말할 것 같으면, 낮에는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밤에는 노는 것이 일인데,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것이 바로 '씨름'이니라. 어떠냐, 네놈이 이 몸과 씨름을 하여, 오늘 이 하룻밤 동안 나를 넘어뜨리거나, 혹은 넘어지지 않고 동이 틀 때까지 버텨 낸다면, 그때는 네놈을 이 몸의 어엿한 동업자로 인정해 주마."

    도깨비는 방망이로 땅을 쿵 내리쳤습니다.

    "허나, 만에 하나 네가 동이 트기 전에 이 손아귀에서 나가떨어져 항복한다면, 그때는 네놈의 목숨은 물론이거니와, 이 뻘밭은 앞으로 천년만년 쌀 한 톨 나지 않는, 진짜배기 저주받은 땅이 되고 말 것이야. 어떠냐, 하겠느냐?"

    곰배는 제 두 다리를 슬쩍 내려다보았습니다. 며칠을 내리 굶은 데다, 하루 종일 지옥 같은 쟁기질을 한 탓에, 다리는 이미 사시나무처럼 후들거려 서 있기조차 버거웠습니다. 게다가 원체 절뚝이는 다리가 아니었습니까. 그런 몸으로 저 산만 한 도깨비와 씨름이라니, 결과는 안 봐도 뻔한 노릇이었습니다.

    허나 그에게 선택의 여지가 있었겠습니까. 그는 진흙 묻은 손으로 땅을 짚고, 이를 악물며 비틀비틀 몸을 일으켰습니다. 쟁기를 잡느라 굳은살이 박이고 피가 배어 나온 손으로, 흙을 한 줌 움켜쥐었다가 탁탁 털어 냈습니다.

    "하겠습니다, 도깨비님. 다만… 소인이 며칠을 굶어 힘이 하나도 없으니, 부디 처음엔 살살 좀 다루어 주시지요."

    "허허! 요 당돌한 놈 보게! 죽기 직전에도 농을 지껄일 줄 아는구나! 좋다, 그 배포 하나는 마음에 드는구나! 자, 덤벼 보아라!"

    도깨비가 방망이를 저만치 내던지고 두 팔을 활짝 벌리자, 곰배는 젖 먹던 힘까지 끌어모아 그 품으로 달려들었습니다. 허나 그것은 마치 달걀로 저 너럭바위를 내리치는 격이었습니다.

    곰배가 도깨비의 허리춤에 샅바 대신 둘러진 질긴 칡덩굴을 붙잡는 순간, 그 감촉은 사람의 살이 아니라 수백 년 묵은 아름드리 고목을 껴안은 것처럼 단단하고 서늘했습니다.

    "이잇!"

    도깨비가 가볍게 팔에 힘을 주자, 곰배의 몸뚱이는 지푸라기 인형처럼 붕 하고 허공으로 떠올랐다가, 이내 뻘밭 위로 사정없이 내동댕이쳐졌습니다.

    "쿠웅!"

    온몸의 뼈마디가 한꺼번에 으스러지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습니다. 진흙이 입과 코로 왈칵 밀려 들어와 숨이 콱 막혔습니다.

    '아… 안 된다. 여기서 항복하면 안 된다…'

    도깨비가 비웃음을 흘리며 성큼성큼 다가왔습니다.

    "겨우 이 정도였느냐? 네놈의 그 잘난 진심이란 것이, 고작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이었어? 그럴 거면 썩 항복하고 목숨이나 부지하거라!"

    곰배는 진흙과 피가 뒤섞인 침을 퉤 뱉고, 부들부들 떨리는 팔로 땅을 짚어 다시 일어섰습니다. 이번에는 무작정 정면으로 부딪히지 않았습니다. 그는 문득, 자신이 오랜 세월 소를 부리며 밭을 갈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힘센 소를 다룰 때는 정면으로 힘겨루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낮게 매달려 버티는 것이 상책이었지요.

    '그래… 이기려 하지 말자. 저 힘으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못 이긴다. 버티는 거다. 첫닭이 울 때까지, 오직 버티는 거다!'

    곰배는 옛 어른들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렸습니다. 도깨비는 밝은 햇빛을 죽기보다 싫어하고, 첫닭이 우는 소리를 들으면 온몸에서 힘이 쭉 빠져 버린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동이 틀 때까지! 첫닭이 울 때까지! 그때까지만 이 몸이 붙어 있으면 된다!'

    그는 이번에는 몸을 최대한 낮게 낮추어, 뱀처럼 도깨비의 두 다리 사이로 파고들었습니다. 그리고 나무를 타고 오르는 담쟁이덩굴처럼, 도깨비의 굵은 왼쪽 다리 하나를 두 팔로 힘껏 끌어안고 늘어졌습니다. 마치 나무뿌리가 바위를 칭칭 감싸듯, 온 힘을 다해 필사적으로 매달렸습니다.

    "이 벌레 같은 놈이! 어디 감히 이 몸의 다리를!"

    도깨비가 다리를 마구 흔들어 그를 떼어 내려 했습니다. 허나 곰배는 죽어도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이제 더 이상 씨름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살고자 하는' 곰배의 처절한 의지였고, 방 안에 병들어 누운 늙은 어머니를 향한 애끓는 효심이었으며, 저를 믿고 죽 한 그릇을 나눠 먹은 이웃을 향한 마음이었습니다.

    곰배는 도깨비의 다리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뻘밭을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끌려다녔습니다. 진흙이 입으로, 코로, 눈으로 사정없이 밀려 들어와도 그는 결코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도깨비가 그를 떼어 내려고 바닥에 쾅쾅 내리치면, 곰배는 변변한 신음 한번 내지르지 못하고 나가떨어졌다가도, 어느새 다시 기어와 그 다리를 끌어안았습니다.

    "떨어져라! 이 지독한 놈아, 제발 좀 떨어져 나가라!"

    조각달이 중천을 지나 서쪽 하늘로 뉘엿뉘엿 기울 때까지, 그들의 기이한 씨름은 밤새도록 이어졌습니다. 도깨비는 점점 지쳐 갔습니다. 힘이 부쳐서가 아니라, 이 미련하고도 지독한 인간의 끝 모를 '진심'에 슬슬 질려 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곰배는 이미 갈비뼈 몇 대가 나간 듯 숨을 쉴 때마다 옆구리가 칼로 저미는 듯 아팠지만, 오히려 그 지독한 고통이 흐릿해지는 정신을 붙들어 매어, 그를 깨어 있게 했습니다. 진흙투성이가 된 두 사내는, 이제 누가 도깨비이고 누가 사람인지조차 구분하기 어려울 지경이 되어 갔습니다.

    ※ 5: 첫닭이 울고, 진심이 이기다

    밤새 뻘밭을 함께 뒹군 두 사내는, 이제 온몸이 진흙으로 뒤덮여 정말이지 누가 도깨비고 누가 사람인지 도무지 분간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곰배는 이미 정신이 반쯤 나가 있었습니다. 온몸의 근육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 아팠고, 며칠을 굶은 뱃속은 뒤틀려 쓴물이 넘어왔습니다. 갈비뼈가 부러진 옆구리는 숨을 쉴 때마다 불에 지지는 듯했습니다.

    그는 이제 무슨 기술이랄 것도, 힘이랄 것도 없이, 오직 몸속에 마지막으로 남은 실낱같은 본능 하나로 도깨비의 다리를 끌어안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의 갈라진 입술 사이로는 알아들을 수 없는 가냘픈 헛소리만이 새어 나왔습니다.

    '어머니… 쌀밥… 뜨끈한… 쌀밥… 어머니…'

    도깨비는 수백 년을 살아오며 이토록 진땀을 뺀 적이 없었습니다. 힘으로야 손가락 하나로 저 인간을 짓뭉갤 수 있었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저만치 내동댕이쳐도, 저 인간은 어느새 흙바닥을 기어 와 먼지 같은 주먹으로 다시 다리를 붙들었습니다. 발로 차 떨어뜨리면, 나가떨어졌다가도 이내 벌레처럼 꾸물꾸물 기어 와 바짓가랑이를 움켜쥐었습니다.

    그것은 씨름의 기술도 아니었고, 장사의 힘도 아니었습니다. 오직 '버티는' 것. 죽음이 목전에 와 있음에도 결코 삶을 놓지 않겠다는, 지독하고도 순수한 '의지', 그 자체였습니다. 도깨비는 점점 저 미련한 인간이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무섭다기보다는 어딘가 경이롭게 느껴졌습니다. 저 작고 하찮고 다리마저 저는 몸뚱이 안에, 자신조차 도무지 꺾을 수 없는 무엇인가가 들어 있었습니다.

    '허어… 저것이 대체 무엇이란 말이냐. 저것이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이냐.'

    바로 그때였습니다.

    저 멀리, 마을 초입에 선 늙은 상수리나무 꼭대기에서, "꼬끼오—!" 하고 목이 잔뜩 쉰 닭 한 마리가 간신히, 그러나 힘차게 첫 울음을 토해 냈습니다. 그 소리를 신호로, 짙은 어둠이 서서히 밀려나고, 동쪽 하늘이 희미하게 푸르스름한 빛으로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아…!"

    도깨비의 온몸에서 순간, 힘이 썰물처럼 쭉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밝아 오는 햇빛은 도깨비에게 독(毒)이나 다름없었고, 첫닭의 울음소리는 그의 신통력을 흩어 놓는 주문과도 같았던 것입니다. 도깨비의 거대한 몸이 순간 휘청, 하고 균형을 잃었습니다.

    바로 그 찰나. 곰배는 흐릿한 정신 속에서도 다리를 타고 전해지는 그 미세한 흔들림을 본능적으로 감지했습니다. 그는 몸 안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젖 먹던 힘까지 모조리 쥐어짜 냈습니다. 그리고 끌어안고 있던 도깨비의 다리를, 옆으로 힘껏 잡아챘습니다.

    "으아아아—!"

    "쿠우웅—!"

    거대한 아름드리 고목이 뿌리째 뽑혀 넘어가듯, 그 산더미 같던 도깨비가 제 몸집을 이기지 못하고 뻘밭 위로 그대로 나동그라지고 말았습니다. 온 뻘밭이 지진이 난 듯 쿵 하고 울렸고, 진흙이 사방으로 튀어 올랐습니다. 그리고 곰배 역시, 그 위로 힘없이 겹쳐 쓰러졌습니다.

    승부가 갈린 것인지, 아니면 그저 둘 다 힘이 다해 함께 무너진 것인지, 그 순간에는 아무도 알 수 없었습니다. 한동안 깊은 정적이 흘렀습니다. 오직 두 사내의 거칠고 가쁜 숨소리만이, 서서히 밝아 오는 새벽 공기를 가르고 있었습니다.

    "크… 크하… 크하하하하하!"

    먼저 소리를 낸 것은 도깨비였습니다. 그는 뻘밭에 대(大) 자로 벌렁 드러누운 채, 붉게 밝아 오는 새벽하늘을 올려다보며 미친 사람처럼 웃어 젖혔습니다. 그 우렁찬 웃음소리에 갈대숲에서 잠자던 새들이 놀라 푸드덕푸드덕 날아올랐습니다.

    "졌다! 졌어! 이 몸이 수백 년을 살면서, 힘깨나 쓴다는 장정을 백 명이고 천 명이고 다 넘어뜨렸거늘! 오늘 이 삐쩍 마른 곰배 네놈 하나한테 이 몸이 나가떨어졌구나! 크하하하!"

    도깨비는 고개를 돌려, 제 몸 위에 엎어져 축 늘어진 곰배를 내려다보았습니다. 그 눈빛이 어느새 노기(怒氣)를 벗고, 따스한 경탄으로 물들어 있었습니다.

    "이놈 곰배야. 잘 들어 두어라. 이 몸은 네놈의 '힘'에 진 것이 아니다. 그 지독한 진심과, 죽음도 두려워 않는 그 미련하도록 끈질긴 근성에 진 것이야! 이 몸이,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에 처음으로 무릎을 꿇은 게다! 크하하하!"

    허나 곰배는 그 우렁찬 웃음소리를 자장가 삼아, 밀려오는 안도감과 지독한 탈진 속에서 스르르 정신을 놓아 버리고 말았습니다. 진흙 범벅이 된 그의 갈라진 입가에는, 그러나 희미한 미소가 걸려 있었습니다.

    '어머니… 저… 이겼습니다. 이제… 뜨끈한 쌀밥… 지어 드릴 수 있어요…'

    그렇게 곰배는, 온 고을이 저주받았다며 두려워하던 그 도깨비 뻘밭 위에서, 태어나 가장 깊고 가장 평화로운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부러진 갈비뼈의 통증도, 며칠을 굶은 허기도, 그 순간만큼은 그를 괴롭히지 못했습니다. 오직 큰 산 하나를 넘었다는 벅찬 안도감만이, 지친 그의 온몸을 포근하게 감싸 주었습니다.

    도깨비는 몸을 일으켜 앉아, 그 곤히 잠든 인간의 얼굴을 한참이나 물끄러미 들여다보았습니다. 흙과 피와 땀으로 얼룩졌으나, 그 안에 깃든 것은 티끌 하나 없이 맑고 선한 얼굴이었습니다. 도깨비는 커다란 손으로 제 뿔을 벅벅 긁으며 혼잣말을 중얼거렸습니다.

    "허어… 이거 참. 수백 년 만에 마음에 쏙 드는 동업자 하나를 만났구나. 좋다. 약속은 약속이니, 이 몸도 내 몫을 해야겠지."

    도깨비는 잠든 곰배를 두 손으로 조심스레 들어 올려, 뻘밭 가장자리의 양지바르고 보송보송한 잔디 위에 살포시 눕혔습니다. 마치 어미가 잠든 아이를 뉘이듯, 뜻밖에도 정성스러운 손길이었습니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두 소매를 걷어붙였습니다.

    "자아! 그럼 이 몸의 솜씨를 한번 보여 줄까! 곰배 이놈이 밤새 흘린 땀이 헛되지 않도록, 이 저주받은 뻘밭을 온 고을이 눈이 휘둥그레질 옥토로 바꾸어 놓아야지!"

    동이 트기 직전, 세상이 가장 어스름한 그 짧은 시각. 도깨비는 자욱한 안개를 다시 불러 뻘밭을 감싸고는, 그 안에서 무언가 부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쿵,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땅이 뒤집히고, 물길이 트이고, 흙이 골라졌습니다. 그 신묘한 조화가 다 끝나고 안개가 걷혔을 때, 세상에는 이제껏 누구도 본 적 없는 놀라운 광경이 펼쳐지게 됩니다.

    ※ 6: 황금빛으로 물결친 도깨비 논

    곰배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따사롭다 못해 뜨거운 아침 햇살이 그의 얼굴을 정면으로 내리쬐고 있었습니다. 밤새도록 그를 괴롭히던 뻘밭의 그 지독한 한기(寒氣)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온몸이 두들겨 맞은 듯 쑤셨지만, 이상하게도 마음만은 솜털처럼 노곤하고 편안했습니다.

    "어… 내가… 살았나?"

    그는 자신이 축축한 진흙탕이 아니라, 따스한 볕이 드는 보송보송한 잔디 위에 누워 있음을 깨닫고 어리둥절했습니다. 밤새 벌인 그 목숨을 건 사투(死鬪)가, 마치 길고 긴 악몽이었던 것만 같았습니다. 신기하게도 부러진 줄로만 알았던 갈비뼈도 뻐근할 뿐 견딜 만했고, 몸도 한결 가뿐했습니다.

    "꿈이었나…? 그럼 어머니 드릴 쌀은… 아니, 도깨비는…"

    그가 벌떡 일어나 앉아, 자신이 밤새 쟁기질하고 뒹굴었던 '도깨비 뻘'이 있던 자리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그리고 그는 제 눈을 의심하며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어… 어어… 이, 이럴 수가!"

    억센 갈대와 잡초가 사람 키만큼 우거졌던, 그 검붉고 척박한 저주의 뻘밭이 간밤에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그 대신, 마치 하늘의 신선(神仙)이 거대한 자와 붓으로 반듯하게 선을 그어 놓은 듯, 논두렁이 가지런히 나뉜 검고 기름진 '논'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던 것입니다!

    물길 하나 없던 곳에는 어디서 흘러드는지 맑은 물이 졸졸졸 흐르는 수로(水路)가 생겨났고, 그 물이 잘 골라진 논배미마다 그득그득 넘실거리고 있었습니다. 갓 뒤집어 놓은 흙은 윤기가 자르르 흘러, 아침 햇살을 받아 마치 '황금'처럼 반짝였습니다. 어젯밤 그가 씨름했던 그 차갑고 진득한 진흙탕이 아니라, 씨앗 하나만 떨어뜨려도 무엇이든 쑥쑥 자라날 것 같은, 생명의 기운이 넘실대는 땅이었습니다.

    곰배는 홀린 듯 자리에서 일어나 절뚝절뚝 논두렁으로 걸어가, 조심스레 흙을 한 줌 쥐어 보았습니다. 어젯밤의 그 소름 끼치도록 차가운 뻘이 아니라, 보드랍고 따스한 기운이 손바닥을 포근하게 감쌌습니다. 눈물이 왈칵 솟구쳤습니다.

    바로 그때, 어디선가 도깨비의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가 아침 바람을 타고 실려 왔습니다.

    "곰배야! 아니, 이제부터는 박 동업자라고 불러야겠구나! 크하하! 어이, 잠은 잘 잤느냐?"

    "도, 도깨비님! 이, 이 땅이 어찌 이렇게…!"

    "네 진심이 이겼다지 않았느냐. 네가 밤새도록 흘린 그 뜨거운 땀과 피와 눈물이, 이 뻘밭에 수백 년 서려 있던 독기(毒氣)를 말끔히 씻어 낸 게야. 이 땅은 이제 저주받은 도깨비 뻘이 아니다. '우리' 둘의 것이야."

    목소리는 껄껄 웃으며 이어졌습니다.

    "어디 마음껏 심어 보아라. 이 땅은 이제 오직 너의 진심에만 응답할 것이니. 네가 흘리는 땀 한 방울, 한 방울이, 고스란히 황금 낟알이 되어 너에게 돌아올 것이니라!"

    곰배는 그것이 꿈이 아님을 깨닫고, 눈앞의 그 황금빛 논을 향해 다시 한번 넙죽 큰절을 올렸습니다.

    "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도깨비 동업자님! 이 은혜 죽어서도 잊지 않겠나이다!"

    곰배는 벅찬 마음으로 곧장 집으로 내달렸습니다. 밤새 아들이 돌아오지 않아 뜬눈으로 지새운 노모는, 흙투성이가 되었을망정 두 눈이 형형하게 살아 돌아온 아들을 보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안도의 눈물을 쏟았습니다. 곰배는 어머니께 자초지종을 설명할 겨를도 없이, 남은 힘을 쥐어짜 마을에서 제일가는 부잣집을 찾아갔습니다. 그러고는 마당에 넙죽 무릎을 꿇고, 볍씨 한 줌만 꾸어 달라 사정했습니다.

    부자는 도깨비 뻘에 볍씨를 심겠다는 곰배를 보고 "저놈이 밤새 도깨비에게 홀려 아주 실성을 했구나" 하며 손가락질했지만, 이 흉년에 저 딱한 놈에게 베푸는 마지막 적선이라 여기고 볍씨 한 줌을 툭 던져 주었습니다.

    곰배는 그 귀한 볍씨를 품에 안고 돌아와, 기적의 땅에 정성을 다해 모를 심었습니다. 신기한 일은 그때부터 벌어졌습니다. 온 마을의 논이 여전히 가뭄에 쩍쩍 갈라져 타들어 가는데, 유독 그 '도깨비 논'만은 결코 마르지 않고 언제나 촉촉하게 물기를 머금고 있었습니다. 마치 도깨비가 밤마다 온 산의 이슬을 모아다 뿌려 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병충해 한 점 없이, 곰배의 벼는 다른 집 모가 겨우 뿌리를 내릴 무렵 이미 파랗게 무성해져, 하루가 다르게 무섭도록 키가 자랐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처음엔 그 논을 손가락질하며 비웃었지만, 나중에는 그 기이한 광경에 두려움마저 느껴, 멀찍이서 수군거리며 지켜볼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가을이 왔습니다. 온 고을이 지독한 흉년으로 텅 빈 곳간을 붙들고 울상을 지을 때, 오직 곰배의 논만이 이름 그대로 눈부신 '황금빛'으로 넘실넘실 물결쳤습니다. 벼 이삭은 쌀알이 어찌나 굵고 무겁게 달렸는지, 하나같이 땅에 닿을 듯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습니다.

    그해 가을, 곰배는 남의 논 열 마지기, 스무 마지기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쌀을 거두어들였습니다. 그것은 한 해 농사의 수확이라기보다는, 차라리 하늘이 내린 기적이었습니다. 텅 비었던 그의 곳간이, 황금빛 낟알로 산더미처럼 그득 채워졌습니다.

    ※ 7: 나눌 줄 아는 마음이 진짜 황금이라

    곰배는 하루아침에 이 고을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다 쓰러져 가던 그의 초가집 곁에는 널찍한 곳간이 새로 지어졌고, 그 안에는 누렇게 잘 여문 쌀가마니가 천장까지 그득그득 쌓였습니다.

    곰배가 벼락부자가 되었다는 소문이 퍼지자,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 수군거렸습니다.

    "흥, 두고 보게. 사람이 갑자기 돈이 생기면 변하는 법이야. 예전의 그 착하던 곰배는 이제 없을걸세."

    "암, 분명 저 옛날 김 부자 영감처럼 인색하고 욕심 사나운 놈으로 변해서, 곳간에 자물쇠를 채우고 우리 같은 것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을 게야."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도깨비가 곰배에게 내린 마지막이자 진짜 '시험'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가난 속에서 선한 마음을 지키는 것과, 넘치는 부(富) 속에서 그 마음을 지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었으니까요. 곳간에 쌓인 그 쌀더미의 무게는, 어쩌면 곰배가 밤새 씨름했던 도깨비의 무게보다 더 무거운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곰배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수확한 쌀로 가장 먼저, 흰 김이 모락모락 오르고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따뜻한 쌀밥 한 그릇을 지어, 늙은 노모의 밥상에 올렸습니다. 노모는 평생 처음 받아 보는 그 고봉밥 앞에서, 숟가락을 들지도 못한 채 그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어머니, 어서 드세요. 이제부터 매일 이렇게 진지 지어 드릴게요."

    곰배도 어머니 곁에 앉아, 눈물에 젖은 밥을 함께 삼켰습니다. 바로 이 한 그릇의 뜨끈한 쌀밥을 위해, 그는 죽음과 밤새 씨름을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곳간에서 쌀 두 가마니를 지게에 짊어지고, 지난봄 자신에게 마지막 죽 한 그릇을 얻어 갔던 그 과부댁 모자를 찾아갔습니다.

    "아주머니, 이거 얼마 안 되지만 받아 두세요. 그리고 이 아이, 다시는 배 곯는 일 없게 해 주십시오. 지난봄, 이 아이 우는 소리가 아니었다면, 저는 도깨비 뻘로 갈 생각도 못 했을 겁니다. 따지고 보면, 이 복은 이 아이가 저에게 물어다 준 것이나 다름없지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곰배는 도깨비와의 약속을 한 치도 어기지 않았습니다. 수확의 일곱 몫. 그는 그 엄청난 양의 쌀을 모두 곳간 밖으로 내어, 마을 한복판 가장 너른 마당에 산처럼 높이 쌓아 올렸습니다. 그러고는 온 마을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지켜보는 가운데, 그 쌀가마니 위에 훌쩍 올라서서 목청껏 외쳤습니다.

    "마을 사람들이여, 들으시오! 이 쌀은 제 것이 아닙니다! 이 땅의 진짜 주인이신 '도깨비 동업자'께서, 이 흉년에 굶주리는 여러분께 내려 주신 귀한 선물입니다! 그러니 누구든 배곯는 사람은 어려워 말고 와서 가져가시오! 이 모진 흉년, 우리 다 함께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마을 사람들은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곰배는 활짝 열어젖힌 곳간 앞에서, 흉년에 굶주린 모든 이웃에게 늙은이 젊은이, 잘난 이 못난 이 가리지 않고 공평하게 쌀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의 선행은 가뭄으로 쩍쩍 메말랐던 마을 인심을, 봄비처럼 다시 촉촉하게 적셨습니다. 사람들은 쌀가마니를 끌어안고 울었고, 지난날 그를 미쳤다 손가락질하고 의심했던 제 마음을 부끄러워했습니다.

    그날 밤. 곰배는 자신의 몫으로 남긴 세 몫의 쌀 가운데 가장 좋은 것으로 정성껏 빚은 따끈한 메밀떡과, 가장 맑은 부분만 조심스레 떠낸 탁주를 들고 다시 '황금 논'을 찾았습니다. 추수가 끝나 텅 빈 논이었지만, 달빛 아래 여전히 기름진 기운이 은은하게 감돌고 있었습니다.

    "도깨비 동업자님. 약속을 지켰습니다. 부디 나오셔서, 이 술 한 잔 받으시지요."

    그러자 어둠 속에서 도깨비가 껄껄 웃으며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번에는 무시무시한 기세 대신, 어딘가 이웃집 마음씨 좋은 아저씨처럼 푸근한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허허, 이놈. 내 그럴 줄 알았다. 이 몸이 수백 년을 살며 인간이란 것들을 숱하게 시험해 보았지만, 너처럼 그 무섭다는 '부'를 이기고도 티끌만큼도 변치 않는 놈은 처음이니라. 곰배 이놈, 너는 대체 천하의 바보냐, 아니면 살아 있는 성인(聖人)이냐?"

    "바보도, 성인도 아니옵니다. 그저 굶주림이 얼마나 서럽고 뼈아픈 것인지 뼛속 깊이 아는 농부일 뿐이지요. 그리고 소인은, 그날 밤 그 씨름 한 판에서 크게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소인이 그 밤을 홀로 버텨 낸 것이 아니었습니다. 방 안에서 소인을 걱정하던 어머니의 마음과, 죽 한 그릇을 나눠 먹은 저 이웃의 마음이 함께 매달려 버텨 준 것이었지요. 그러니 이 쌀은, 마땅히 그들의 몫이기도 한 것입니다."

    곰배가 두 손으로 공손히 술잔을 올렸습니다. 도깨비는 그 술을 단숨에 쭉 들이켜고는, 커다란 손으로 곰배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습니다.

    "역시, 내 동업자답구나. 이 몸이 오늘, 너에게서 또 하나를 배웠다. 이제 보니, 땅이 황금인 것이 아니었어. 그 땅에 기꺼이 땀을 흘리고, 그렇게 거둔 수확을 이웃과 나눌 줄 아는 네 그 마음이야말로, 진짜배기 황금인 게지. 네 마음이 그렇게 황금으로 남아 있는 한, 이 땅 또한 영원토록 마르지 않는 황금 논일 것이니라."

    그 후로 곰배는 해마다 '황금 논'에서 거둔 쌀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착한 부자'가 되어, 늙은 어머니를 정성껏 봉양하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을 수확 철이 돌아오면, 마을 사람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 논에 모여 앉아 떡과 술을 나누며, 가난하지만 착한 농부를 도운 그 마음씨 좋은 '도깨비 동업자'의 이야기를 두고두고 정겹게 되새겼다고 합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250자 내외)

    착한 농부 곰배를 도운 도깨비의 '황금 논' 이야기, 어떠셨나요? 어쩌면 우리네 땅 곳곳에는, 이렇게 선조들의 진심과 그에 감동한 신비로운 존재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아직도 숨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도깨비가 곰배에게 선물한 것은, 그저 쌀이 아니었지요. 진심은 기적을 낳고, 그 기적을 이웃과 나눌 줄 아는 마음이야말로 진정한 황금이라는 깊은 교훈이었습니다. 오늘 이야기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아요'와 '구독' 꼭 눌러 주시고요. 편안한 밤, 스르륵 잠드는 야담과 함께 포근한 꿈 꾸시길 바랍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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