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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가 내린 엄청난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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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200자)
"도깨비가 길을 잘못 찾아서 엉뚱한 집에 복을 내려줬다면 어떻게 될까요? 조선시대 가난한 농부가 하루아침에 떼돈을 벌게 된 놀라운 실화입니다. 그런데 이 복이 과연 계속 이어질 수 있었을까요? 마지막 반전까지 놓치지 마시고 끝까지 들어보세요!"
디스크립션 (300자)
조선 중기 경기도의 한 가난한 농부에게 일어난 믿기 어려운 사연입니다. 도깨비가 실수로 잘못 찾아온 바람에 하루아침에 부자가 된 이야기를 편안하고 재미있게 들려드립니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해학이 담긴 전통 야담을 통해 잠시나마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고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끝까지 들으시면 깜짝 놀라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 흥미로운 도깨비 실수담 예고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도깨비 이야기인데요, 그런데 이건 우리가 아는 그런 무서운 도깨비 이야기가 아니에요. 오히려 웃음이 나올 정도로 어수룩한 도깨비 때문에 벌어진 황당한 사건이거든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도깨비들은 참 특이해요. 서양의 악마들처럼 나쁘기만 한 게 아니라, 때로는 사람을 도와주기도 하고 때로는 골탕 먹이기도 하는 그런 존재죠. 그런데 이 도깨비들에게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었어요. 바로 길치라는 거예요!
밤에만 활동하다 보니까 이 집 저 집을 자주 헷갈렸답니다. 그래서 복 줄 집에 가서 벌을 주고, 벌 줄 집에 가서 복을 주는 일이 종종 있었어요. 오늘 이야기도 바로 그런 실수에서 시작됩니다.
때는 조선 중기, 지금으로부터 한 400년 전쯤 되는 이야기예요. 경기도 어느 산골 마을에 최봉달이라는 농부가 살고 있었는데, 이 사람이 정말 가난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밤, 도깨비 한 마리가 이 집을 잘못 찾아오게 됩니다.
사실 그 도깨비는 마을 부자 김진사 댁에 가려고 했었어요. 김진사가 하도 욕심이 많고 인색해서 벌을 좀 줘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어둠 속에서 길을 헷갈려서 엉뚱하게 최봉달네 허름한 초가집 앞에 서게 된 거죠.
이 도깨비, 이름이 뭉치라고 하는데요, 성격은 좋지만 정말 덜렁대는 도깨비였어요. 밤늦게 도착해서 피곤했던 뭉치는 대충 보니까 초가집이 맞는 것 같아서 "아, 여기가 김진사 댁이구나" 하고 착각을 해버린 거예요.
그런데 잠깐, 뭉치가 왜 김진사한테 벌을 주려고 했는지 궁금하시죠? 사연이 있어요. 며칠 전에 김진사가 길 가던 거지 할아버지를 매우 박대했거든요. 그 할아버지가 물 한 잔만 달라고 했는데, 김진사는 "거지 냄새 난다"며 빗자루로 쫓아냈어요.
그런데 그 할아버지가 사실은 산신령의 화신이었던 거예요! 산신령이 도깨비들에게 "김진사 좀 혼내줘라" 하고 부탁을 한 거죠. 그래서 뭉치가 출동하게 된 건데, 하필이면 길을 잘못 든 거예요.
※ 불쌍하지만 정직한 주인공 소개
자, 그럼 우리의 주인공 최봉달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죠.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나중에 일어나는 일들이 더 재미있거든요.
최봉달은 마흔 살쯤 된 농부였는데요, 정말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었어요. 마을 사람들이 모두 인정할 정도로 정직했죠. 남의 것에 손 한 번 댄 적이 없고, 거짓말도 못하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하필이면 운이 없었나 봐요. 농사는 열심히 짓는데 수확은 늘 형편없었거든요.
봉달이 사는 집은 정말 초라했어요. 초가지붕은 여기저기 구멍이 뚫려서 비가 오면 빗물이 새고, 바람이 불면 집 안까지 바람이 들어왔어요. 벽도 흙으로 발라놓은 게 군데군데 떨어져 나가서 밤에는 찬바람이 스스스 들어왔죠.
그런데도 봉달이는 불평 한 마디 안 했어요. "남들도 다 어려운데 나만 힘든 게 아니야" 하면서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했거든요. 아내 춘자도 참 착한 여자였어요. 남편이 이렇게 가난해도 불평 한 번 안 하고, 오히려 "여보, 우리 건강하잖아요. 그걸로 족해요" 하면서 웃으며 살았어요.
두 부부 사이에는 아들 하나 딸 하나가 있었는데, 이 아이들도 참 기특했어요. 철수는 열 살, 영희는 여덟 살이었는데 어른들 흉내를 내면서 집안일을 도왔어요. 특히 철수는 아버지를 따라 논밭에 나가서 김매기도 하고, 물도 날랐어요.
그런데 그해 여름은 정말 힘들었어요. 장마철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봉달이네 논이 물에 잠겼거든요. 그래도 "괜찮다, 물 빠지면 다시 모내기하면 돼" 하면서 포기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장마가 끝나니까 이번에는 극심한 가뭄이 시작됐어요.
다른 집들은 그나마 산기슭에 논이 있어서 샘물이라도 끌어다 쓸 수 있었는데, 봉달이네 논은 평지에 있어서 물을 구하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봉달이는 새벽 세 시에 일어나서 지게에 물동이를 지고 산골짜기까지 물을 길러 다녔어요. 하루에 대여섯 번씩 오가면서 논에 물을 댔는데, 그래도 모자랐어요.
이웃들이 "봉달아, 그냥 포기해라. 올해는 농사 망친 사람이 너뿐만이 아니야" 하고 말렸지만, 봉달이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어요. "아니에요. 조금이라도 수확할 수 있다면 해봐야죠. 우리 식구들 먹을 쌀이라도 얻어야 하는데요" 하면서 계속 물을 날랐어요.
그런데 결국 가을이 되어서도 수확다운 수확을 못했어요. 다른 집들은 그래도 서너 가마니씩은 했는데, 봉달이네는 겨우 한 가마니 정도밖에 안 됐어요. 이걸로는 겨울을 나기 어려웠죠.
하지만 봉달이는 여전히 긍정적이었어요. "괜찮아, 춘자야. 산에 가서 도토리도 주워오고, 나물도 뜯어와서 죽 끓여 먹으면 돼. 우리 식구 건강하기만 하면 뭐든지 할 수 있어" 하면서 아내를 위로했어요. 정말 착한 사람이었죠?
바로 이런 사람이 최봉달이었어요. 그런데 이런 착한 사람에게 도깨비가 실수로 찾아오게 된 거죠.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 엉뚱한 집을 찾아온 도깨비
자, 이제 본격적으로 도깨비 뭉치가 등장할 차례입니다. 그날 밤은 달이 없는 깜깜한 밤이었어요. 뭉치는 산신령의 부탁을 받고 김진사에게 벌을 주러 가는 길이었죠.
"흠, 김진사 집이 어디였더라? 초가집에 담장이 낮고, 대문 옆에 큰 느티나무가 있다고 했는데..." 뭉치는 어둠 속에서 중얼거리며 마을을 둘러봤어요. 그런데 밤이 너무 어두워서 집들이 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거예요.
사실 김진사 집은 기와집이고 담장도 높았어요. 그런데 뭉치는 벌써 몇 시간째 돌아다니느라 피곤했거든요. 게다가 그날따라 안개까지 껴서 시야가 더욱 나빴어요.
"아, 저기다!" 뭉치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은 바로 최봉달의 초가집이었어요. 마침 집 옆에 오래된 참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는데, 뭉치 눈에는 그게 느티나무로 보인 거죠. 그리고 담장도 없이 낮은 울타리만 있어서 "아, 맞네. 여기가 김진사 집이야" 하고 착각해버렸어요.
뭉치는 신이 났어요. "후후, 김진사 이놈아. 거지 할아버지한테 그렇게 매정하게 굴더니, 오늘은 내가 혼내주마!" 하면서 주머니에서 요술 방망이를 꺼냈어요. 도깨비들이 사람한테 벌을 줄 때 쓰는 특별한 방망이였거든요.
그런데 말이에요, 뭉치가 집 안을 살짝 들여다보니까 이상한 거예요. 김진사는 뚱뚱하고 옷도 화려하게 잘 입는다고 들었는데, 방 안에서 잠자는 사람은 여윈 모습에 누더기 같은 옷을 입고 있는 거예요.
"어? 이상하네... 김진사가 병이라도 났나?" 뭉치는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까 아이들도 있고, 여자도 한 명 있더라고요. 모두 잠든 모습이 너무 초라해 보였어요.
"아, 그래. 김진사가 벌받을 짓을 많이 해서 벌써 못살게 된 모양이구나. 그럼 더 혼내줘야겠어!" 뭉치는 잘못 생각했어요. 산신령이 다른 도깨비들한테도 김진사를 혼내라고 했나 보다, 하고 착각한 거죠.
그런데 여기서 또 웃긴 일이 벌어져요. 뭉치가 방망이를 휘두르려고 하는데, 갑자기 최봉달이 잠꼬대를 한 거예요.
"으음... 아이들아, 배고프지? 아빠가 내일은 꼭 맛있는 거 해줄게..." 봉달이가 꿈속에서도 아이들 걱정을 하고 있는 거였어요.
뭉치는 깜짝 놀랐어요. "어? 이 사람이 김진사 맞나? 김진사가 이렇게 자식들 걱정을 했다고?" 하고 의아해했죠. 그런데 이번에는 아내 춘자가 잠꼬대를 했어요.
"여보, 고생 많으셨어요. 내일 산에 가서 나물 더 뜯어올게요. 우리 가족 건강하게만 살면 돼요..." 춘자도 꿈속에서 남편을 위로하고 있었어요.
뭉치는 점점 혼란스러워졌어요. "이상하네... 김진사가 이런 사람이었나? 아니면 벌을 받고 나서 마음이 착해진 건가?" 하면서 머리를 긁적였어요.
그때 아들 철수가 뒤척이며 말했어요. "엄마, 저 배 안 고파요. 진짜예요..." 아이가 꿈속에서도 부모님 걱정시키지 않으려고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였어요.
이 말을 들은 뭉치는 가슴이 찡했어요. "어머, 이 집 사람들 정말 착하구나.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를 위로하고 걱정해주고..." 뭉치는 점점 감동받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잠깐, 내가 지금 뭘 하려던 거지?" 뭉치는 손에 든 벌주는 방망이를 보고는 깜짝 놀랐어요. "아니야, 이런 착한 사람들한테 벌을 줄 수는 없어!"
하지만 이미 방망이에서는 마법의 기운이 새어나오고 있었어요. 도깨비 마법은 한 번 시작되면 중간에 멈출 수 없거든요. 뭉치는 당황했어요. "어떡하지, 어떡하지!"
그런데 바로 그때, 뭉치에게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그래! 벌주는 방망이를 거꾸로 쓰면 복주는 방망이가 되잖아!"
뭉치는 얼른 방망이를 뒤집어 들었어요. 그러면 벌 대신 복이 내려지거든요. "이 착한 사람들한테는 복을 줘야 마땅해!" 하면서 방망이를 흔들기 시작했어요.
※ 믿을 수 없는 변화의 시작
다음날 아침, 최봉달은 평소처럼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났어요. 그런데 뭔가 이상했어요. 방 안이 이상하게 환한 거예요. "어? 벌써 해가 떴나?" 하고 밖을 내다봤는데, 아직 동이 트기 전이었거든요.
"이상하네... 그럼 이 밝은 건 뭐지?" 봉달이가 두리번거리다가 깜짝 놀랐어요. 방 구석에 뭔가 반짝반짝 빛나는 게 있는 거예요. 가까이 가서 보니까... 어머나, 황금덩어리가 한 덩이 놓여 있는 거 아니겠어요!
"이, 이게 뭐야?" 봉달이는 눈을 비비고 또 비볼봤어요. 그런데 정말 황금이 맞더라고요. 손바닥만 한 크기의 순금 덩어리였어요. 봉달이는 너무 놀라서 말도 못 하고 서 있었어요.
그때 아내 춘자가 잠에서 깨어났어요. "여보, 왜 그렇게 서 계세요?" 하다가 남편이 손에 든 걸 보고는 기절할 뻔했어요. "저, 저게 뭐예요?"
"나, 나도 모르겠어. 아침에 일어나니까 여기 있더라고..." 봉달이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어요. 두 사람은 한참 동안 그 황금덩어리만 쳐다봤어요.
"여보, 혹시 누가 잘못 놓고 간 건 아닐까요? 우리가 함부로 가지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춘자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어요. 역시 착한 사람답게 남의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 거죠.
"맞아, 맞아. 마을 사람들한테 물어보자. 혹시 잃어버린 사람이 있는지..." 봉달이도 똑같이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날 오전에 마을 사람들을 다 찾아다니며 물어봤어요.
"혹시 황금 잃어버린 분 없으세요?" 하고 물어보니까 모든 사람들이 어이없어했어요. "봉달아, 우리 마을에 황금 가진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래?" "너 혹시 꿈 꾼 거 아니야?" 하면서 웃었어요.
마을 이장님도 말씀하셨어요. "봉달아, 네가 워낙 정직한 사람이니까 하는 말인데, 그 황금이 정말 네 집에서 나온 거라면 그건 하늘이 네 착한 마음을 보시고 내려주신 선물일 거야. 마음 놓고 써라."
그제서야 봉달이 부부는 안심했어요. 그런데 놀라운 건 여기서 끝이 아니었어요. 그 다음날 아침에도 또 황금덩어리가 나타난 거예요! 이번에는 어제보다 더 큰 덩어리였어요.
"어머, 여보! 또 생겼어요!" 춘자가 소리쳤어요. 봉달이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달려왔어요. "정말이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그런데 더 신기한 일이 계속 일어났어요. 셋째 날에는 황금 두 덩어리가 나타났고, 넷째 날에는 세 덩어리가 나타났어요. 마치 매일 하나씩 늘어나는 것 같았어요.
일주일이 지나자 봉달이네 집에는 황금덩어리가 스물여덟 개나 쌓였어요. 이제는 숨겨둘 곳도 없을 정도였죠. 봉달이는 이 황금들을 장에 내다 팔아서 쌀도 사고, 옷도 새로 장만했어요.
아이들은 난생처음 배불리 먹어봤어요. "아빠, 이 쌀밥 정말 맛있어요!" 철수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어요. 영희도 "엄마, 우리 이제 부자가 된 거예요?" 하고 물어봤어요.
봉달이는 아이들을 안아주며 말했어요. "그래, 우리 이제 걱정 없이 살 수 있게 됐어. 하지만 절대 자만하면 안 돼. 이건 우리가 잘해서 받은 게 아니라 하늘이 주신 선물이야. 그러니까 더욱 겸손하게 살아야 해."
마을 사람들도 처음엔 놀랐지만, 봉달이 부부가 워낙 착한 사람들이라 모두 축하해줬어요. "봉달아, 정말 잘됐다. 너처럼 착한 사람이 복받는 건 당연해" 하면서 기뻐해줬어요.
그런데 이 소문이 점점 퍼져나가면서 멀리 사는 사람들까지 봉달이네를 구경하러 오기 시작했어요. "매일 황금이 나타나는 신기한 집이 있다더라" 하면서 말이에요.
봉달이는 갑자기 유명해졌어요.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어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니까 평소 조용했던 마을이 시끄러워진 거예요. 그리고 이 소문을 들은 김진사가 화를 내기 시작했어요.
"뭐? 최봉달이 갑자기 부자가 됐다고? 그럴 리가 없어! 분명히 뭔가 수상한 일이야!" 김진사는 질투심에 불타오르기 시작했어요.
한편, 산 속에서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도깨비 뭉치는 점점 불안해지고 있었어요. "어? 내가 실수한 건 아닐까? 정말 저 집이 김진사 댁이 맞나?" 하면서 말이에요.
※ 실수를 안 도깨비의 고민
한편 산속에서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도깨비 뭉치는 점점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김진사가 벌받고 착해진 모양이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며칠 더 지켜보니까 뭔가 이상한 거예요.
"어? 그런데 왜 김진사 집에 아이들이 있지? 김진사는 혼자 사는 거로 알고 있는데..." 뭉치는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그래서 낮에 마을을 돌아다니며 사람들 얘기를 엿듣기 시작했어요.
"최봉달이네에 황금이 나타난다더라" "정말 신기한 일이야. 그렇게 착한 사람이 복받는 거 보니까 기분 좋네" 마을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들은 뭉치는 깜짝 놀랐어요.
"최봉달? 그럼 저 집이 김진사 댁이 아니라 최봉달네 집이었다고?" 뭉치는 머리를 쥐어박았어요. "아이고, 내가 완전히 집을 잘못 찾았구나!"
그제서야 뭉치는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어요. 김진사 집을 찾아가려다가 엉뚱하게 최봉달네 집에 가서 복을 내려준 거였어요. 뭉치는 당황했어요. "어떡하지, 어떡하지! 이러면 안 되는데!"
사실 도깨비들에게는 엄격한 규칙이 있었어요. 산신령이나 옥황상제의 명령 없이 함부로 사람에게 복을 내려주면 안 되거든요. 특히 잘못된 사람에게 복을 주면 큰 벌을 받을 수도 있었어요.
"아이고, 큰일 났다. 산신령님께 들키기 전에 어떻게 해야 하지?" 뭉치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했어요. 그런데 문제는 이미 일주일 넘게 복을 내려줬다는 거였어요. 이제 와서 황금을 다시 가져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뭉치는 최봉달네 집을 다시 살펴봤어요. 아이들이 깔깔거리며 웃고 있고, 부부는 서로 다정하게 얘기하고 있었어요. 예전과는 정말 달라진 모습이었죠. 춘자는 새 치마를 입고 있었고, 아이들도 새 옷을 입고 있었어요.
그런데 신기한 건 이 사람들이 갑자기 부자가 되었는데도 전혀 교만해지지 않았다는 거였어요. 오히려 더 겸손해졌어요. 봉달이는 마을 사람들이 찾아오면 "이건 제가 잘해서 받은 게 아니라 하늘의 은혜입니다" 하면서 머리를 숙였어요.
그리고 자신만 잘살려고 하지 않았어요. 마을에 가난한 집이 있으면 쌀도 나눠주고, 아픈 사람이 있으면 약값도 대줬어요. 뭉치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감동받았어요.
"어? 그런데 이 사람들 정말 착하네. 부자가 되어도 마음이 변하지 않았어." 뭉치는 점점 봉달이 가족을 좋아하게 됐어요.
그런데 바로 그때, 진짜 김진사가 화를 내며 최봉달네 집으로 찾아오는 모습이 보였어요. 김진사는 며칠 전부터 최봉달이 갑자기 부자가 된 것을 질투하고 있었거든요.
"최봉달! 나와봐!" 김진사가 큰 소리로 외쳤어요. 봉달이가 깜짝 놀라며 나왔어요. "김진사님, 웬일이십니까?"
"웬일이긴 뭔일이야! 네가 어떻게 갑자기 부자가 됐는지 말해봐! 분명히 뭔가 수상한 짓을 했을 거야!" 김진사가 화를 내며 소리쳤어요.
봉달이는 당황했어요. "아, 아닙니다. 저는 아무것도 한 게 없어요. 그냥 어느 날 아침에 집에 황금이 있더라고요."
"거짓말하지 마! 하늘에서 황금이 뚝 떨어질 리가 있나! 너 분명히 어디서 훔쳐온 거지?" 김진사는 봉달이를 도둑 취급했어요.
이 모습을 본 뭉치는 화가 났어요. "저런 나쁜 놈! 착한 사람을 괴롭히다니!" 뭉치는 원래 벌을 주려던 김진사의 정체를 확실히 알게 됐어요.
그런데 더 가관인 건 김진사가 하는 말이었어요. "최봉달, 네가 정말 정직하다면 그 황금 중에 절반을 나한테 줘야 해. 나는 마을의 어른이니까 당연히 받을 자격이 있어!"
뭉치는 어이가 없었어요. "뭐? 저런 염치없는 놈이 다 있나?" 그제서야 뭉치는 자신이 왜 김진사에게 벌을 주라는 명령을 받았는지 확실히 알게 됐어요.
하지만 뭉치에게는 더 큰 고민이 있었어요. 과연 이 사실을 산신령님께 고백해야 할까, 아니면 계속 숨겨야 할까? 만약 들키면 자신은 물론이고 봉달이 가족도 다시 가난해질 수도 있었거든요.
※ 예상치 못한 마지막 반전
뭉치는 며칠 밤을 새워가며 고민했어요. 그러다가 결국 용기를 내서 산신령님께 모든 사실을 고백하기로 결심했어요. "그래, 거짓말하고 사는 것보다는 정직하게 말씀드리자."
다음날 밤, 뭉치는 산신령이 계신 깊은 산속으로 찾아갔어요. 산신령은 하얀 수염을 기른 자상한 할아버지 모습이었어요.
"산신령님, 실은 제가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뭉치는 떨리는 목소리로 모든 이야기를 다 털어놨어요. 김진사 집을 찾아가려다가 엉뚱하게 최봉달네 집에 가서 복을 내려준 일부터,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까지 말이에요.
산신령은 조용히 듣고 계시다가 물어보셨어요. "그래서 너는 어떻게 하고 싶으냐?"
뭉치는 진심을 담아 대답했어요. "산신령님, 최봉달 가족은 정말 착한 사람들이에요. 부자가 되어도 교만해지지 않고, 오히려 남을 더 도와주고 있어요. 저는 비록 실수였지만 이 사람들에게 복을 준 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산신령은 미소를 지으시며 말씀하셨어요. "뭉치야, 너는 정말 착한 도깨비구나. 그런데 사실 나는 이미 모든 걸 알고 있었다."
"네? 알고 계셨다고요?" 뭉치는 깜짝 놀랐어요.
"그래, 네가 실수한 그날 밤부터 알고 있었어. 하지만 일부러 말하지 않았단다. 왜냐하면 너의 마음이 어떤지 보고 싶었거든." 산신령이 자상하게 설명해주셨어요.
"사실 최봉달은 내가 오래전부터 지켜보던 사람이야. 그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불평 한 번 하지 않고,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흔하지 않거든. 나도 언젠가는 이 사람에게 복을 내려주려고 생각하고 있었어."
뭉치는 신기해했어요. "그럼 제가 실수한 게 아니라 신령님의 뜻이었던 건가요?"
"하하, 그렇게 볼 수도 있지. 때로는 우연이 필연보다 더 아름다운 법이야. 네가 길을 잃지 않았다면 최봉달과 만날 기회가 없었을지도 모르거든."
그런데 산신령의 말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뭉치야, 아직 할 일이 하나 남았다. 진짜 김진사 말이야."
"아, 맞습니다! 김진사는 어떻게 할까요?" 뭉치가 물어봤어요.
"김진사는 최봉달을 괴롭히고 있지 않나? 그리고 자기가 황금을 나눠가져야 한다고 우기고 있고. 이제 제대로 벌을 줘야지." 산신령이 의미심장하게 웃으셨어요.
그날 밤, 뭉치는 진짜 김진사 집으로 찾아갔어요. 이번에는 실수하지 않았죠. 김진사가 잠든 사이에 벌주는 마법을 걸었어요. 그런데 이 벌이라는 게 목숨을 빼앗거나 하는 무서운 벌이 아니었어요.
다음날 아침, 김진사가 일어나보니까 자신의 목소리가 개구리 소리로 바뀌어 있었어요! "개굴개굴!" 뭔 말을 하려고 해도 개구리 소리만 나는 거예요.
김진사는 깜짝 놀라서 의원을 찾아갔지만, 의원도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어요. "이상하네요. 몸은 멀쩡한데 목소리만 개구리 소리가..."
마을 사람들은 김진사가 개구리 소리를 내는 걸 보고 웃음을 참지 못했어요. "김진사님이 개구리가 되셨네!" "평소에 남 욕하기를 개구리처럼 했더니 진짜 개구리가 된 모양이야!"
김진사는 며칠 동안 개구리 소리만 내다가, 결국 최봉달을 찾아가서 무릎을 꿇고 사과했어요. "개굴개굴!" (미안하다는 뜻이었죠)
최봉달은 착한 마음씨 그대로 김진사를 용서해줬어요. "김진사님, 괜찮습니다. 저도 갑자기 부자가 되어서 마을에 소란을 일으킨 것 같아 죄송해요."
그러자 신기하게도 김진사의 목소리가 다시 돌아왔어요. "최, 최봉달... 정말 미안하다. 내가 질투심 때문에 너무 심했다."
그 이후로 김진사는 완전히 달라졌어요. 욕심도 부리지 않고, 마을 사람들에게도 친절하게 대했어요. 뭉치의 벌이 오히려 김진사를 개과천선시킨 거였죠.
최봉달네 집에는 그 후로도 계속 황금이 나타났어요. 하지만 봉달이는 그 황금으로 자기만 잘살려 하지 않았어요. 마을에 다리도 놓아주고, 학교도 세워줬어요. 그래서 온 마을이 함께 잘살게 됐답니다.
그리고 도깨비 뭉치는? 이 일로 오히려 산신령님께 칭찬을 받았어요. "실수했지만 진실한 마음으로 해결한 네가 자랑스럽다" 하시면서 말이에요.
지금도 그 마을에는 뭉치가 가끔 놀러 온다고 해요. 물론 이제는 길을 잃지 않고 정확하게 찾아온답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오늘 이야기 어떠셨나요? 도깨비 뭉치의 실수로 시작된 이야기였지만, 결국에는 모든 게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죠.
이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최봉달 가족의 마음가짐이었어요. 갑자기 부자가 되어도 교만해지지 않고, 오히려 남을 더 도와준 마음 말이에요. 그리고 뭉치도 실수를 인정하고 정직하게 털어놓은 용기가 있었기에 해피엔딩이 될 수 있었답니다.
우리 조상들은 이런 이야기를 통해 "착한 마음씨를 가지면 복이 온다"는 교훈을 전해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실수했을 때는 숨기지 말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도요.
다음 시간에는 "조선 야담 속 도깨비의 인간적인 면모들"이라는 주제로 또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를 준비해왔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무섭고 신비로운 도깨비와는 좀 다른, 정말 인간적이고 때로는 바보 같기도 한 도깨비들의 이야기들을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오늘도 끝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았다면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리고요,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도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