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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구박받던 며느리, 도깨비가 대신 시월드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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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삭의 배를 안고 꽁꽁 언 부엌 바닥에 쪼그려 앉아 쌀을 씻는 여인이 있다. 남편은 세상을 떠났고, 친정은 돌아갈 수 없으며, 시어머니는 하루에도 열두 번 밥그릇을 집어 던진다. 남편 잡아먹은 년이라는 레퍼토리는 삼 년째 바뀌지 않고, 임산부의 밥그릇에는 누룽지 긁은 것만 올라온다. 착하면 복이 온다던 친정어머니 말씀은 거짓말이었을까. 착하게 살면 호구 잡히는 세상에서, 그녀에게 남은 것이라곤 뱃속의 아기와 매일 밤 흘리는 눈물뿐이다. 그런 그녀 앞에 어느 날 도깨비 떼가 나타난다. 털북숭이에 뿔 달린, 그러나 세상 그 어떤 인간보다 따뜻한 녀석들이 말한다. 우리가 그 할망구 혼 좀 내줄까. 솥뚜껑 위에 올려 팽이처럼 돌리고, 빨랫줄에 매달아 그네를 태우고, 메주덩어리를 콧구멍에 들이대는 통쾌한 시월드 참교육이 시작된다. 그러나 독한 시어머니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는데. 무당을 불러 부적을 붙이고 독을 탄 먹을 준비한 시어머니 앞에서, 평생 고개 숙이고 살던 며느리가 마침내 주먹을 불끈 쥔다.
※ 1단계 첫 장면 (오프닝 이미지)
'어우, 춥다, 추워. 뼈마디가 시리다는 게 이런 걸까.'
문풍지 사이로 황소바람이 들이치는데, 입에선 하얀 김만 푹푹 나온다. 손가락은 이미 감각이 없어진 지 오래라, 쌀을 씻는지 얼음을 만지는지 모르겠다. 꽁꽁 언 손을 우물물에 담글 때마다 손등이 갈라져 피가 배어나온다. 쌀뜨물에 핏물이 섞여 연분홍빛으로 물드는 걸 보면서도, 아프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미 아픈 게 일상이 되어버렸으니까.
'뱃속의 아가야, 너도 춥지? 엄마가 미안해. 조금만 참아.'
만삭의 배를 감싸 안으며 꽁꽁 언 손을 호호 불어보지만, 입김조차 금세 얼어붙을 것만 같다. 부엌 바닥은 냉골이고 솥단지는 차가운데, 저 너머 안채에선 뜨끈한 아랫목 지지는 냄새가 난다. 장작 타는 냄새, 들기름 냄새, 고깃국 끓는 냄새. 전부 다 저 방 안에서만 나는 냄새들이다.
"며늘아! 군불 더 때라! 엉덩이가 시리다!"
시어머니의 앙칼진 목소리가 담벼락을 넘어 고막을 때린다. 땔감도 다 떨어져 가는데, 장작을 더 넣으라니.
'내 뼈라도 태워야 할 판이다.'
밖에는 눈보라가 휘몰아치는데, 저 방 안은 딴 세상이겠지. 바람이 부엌 천장의 거미줄을 흔들고, 쥐새끼 한 마리가 부뚜막 위를 쪼르르 달려간다. 눈물이 핑 돌지만 닦을 새도 없다. 눈물마저 얼어버릴까 봐. 만삭의 배가 묵직하게 아래로 처지고, 허리는 끊어질 듯 아프다. 그래도 일어서야 한다. 장작을 패러 나가야 한다.
※ 2단계 주제 제시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데... 내 팔자는 언제나 펴려나.'
쌀뜨물에 비친 얼굴이 처량하다 못해 흉측해 보인다. 시집올 때만 해도 곱디고왔던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퀭한 눈에 거칠어진 피부뿐이다. 광대뼈가 툭 튀어나오고 눈 밑에는 검푸른 그늘이 내려앉았다. 고작 스물넷인데, 물에 비친 얼굴은 마흔도 넘어 보인다.
'착하면 복이 온다던 친정어머니 말씀, 다 거짓말인가 보다. 착하게 살면 호구 잡힌다는 걸 진작 알았더라면, 시어머니가 밥그릇 던질 때 나도 국자라도 던져볼 걸 그랬나. 아니지, 그랬다간 소박맞아 쫓겨나겠지.'
억울하면 소리라도 지르라는데, 목구멍에선 한숨만 나온다. 뱃속 아가를 위해서라도 참아야 한다고 매일 밤 다짐하지만, 오늘은 유난히 서럽다. 장독대 앞에 쪼그리고 앉아 하늘을 올려다본다. 별도 달도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 깜깜한 밤하늘이 꼭 내 앞날 같다.
"아가야, 너는 나처럼 살지 마라. 할 말은 하고, 아니꼬우면 들이받아 버려. 엄마처럼 바보같이 당하지 말고."
혼잣말을 중얼거려 보지만, 돌아오는 건 부뚜막 위 쥐새끼 찍찍거리는 소리뿐이다. 바람이 부엌 문짝을 덜컹거리게 흔든다. 배 속의 아기가 꿈틀거린다. 마치 엄마의 서러움을 느끼기라도 한 듯.
'그래도... 언젠가는 내게도 볕 들 날이 있겠지? 제발 그렇다고 누가 좀 말해줬으면 좋겠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 부엌에서, 꽁꽁 언 손을 배 위에 얹고 눈을 감는다.
※ 3단계 설정 (준비)
우리 시어머니 최 씨 부인, 동네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 악독하기로 소문나서 똥개도 피해 간다는 그 유명한 최 씨 할망구. 남편 죽고 혼자된 며느리를 딸처럼 거두기는커녕, 종년 부리듯 부려먹는다.
"네 년이 들어와서 내 아들이 죽었다! 재수 없는 년!"
'그놈의 레퍼토리는 삼 년째 바뀌지도 않는다. 남편 잡아먹은 년이라며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는 통에, 나는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다.'
우물가에 가면 아낙네들이 수군거리고, 장에 가면 장꾼들이 힐끔거린다. 세상에 나쁜 소문만큼 빨리 퍼지는 것이 없다더니, 시어머니 입에서 나온 말은 독약보다 빠르게 온 동네를 물들였다.
'어디 그뿐인가. 친정에서 해온 패물이며 비단 옷감까지 야금야금 다 빼앗아갔다.'
"내가 보관해 주마."
해놓고는 엿 바꿔 먹었는지, 도박판에 날렸는지 흔적도 없다. 밥은 또 어떻고. 며느리 밥그릇엔 누룽지 긁은 것만 주고, 본인은 쌀밥에 고깃국 드신다. 임산부가 못 먹어서 비쩍 마른 걸 보고도 비웃는다.
"살이 쪄서 뒤뚱거리는 꼴 좀 봐라.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하는 법이야."
'하루에도 열두 번씩 짐 싸서 도망가고 싶지만, 갈 곳 없는 내 처지가 원망스럽다. 친정어머니는 돌아가시고, 오라비네는 입이 여섯이라 형편이 안 된다. 내 배가 남산만한데도 빨래터로 내모는 저 심보, 하늘이 알고 땅이 알 텐데 왜 천벌은 안 내려오나 몰라.'
※ 4단계 사건 발생 (촉발)
그날은 유난히 배가 고팠다. 시어머니가 아침밥도 안 주고 산에 가서 도토리나 주워 오라고 등을 떠밀었기 때문이다. 만삭의 배를 끌고 산비탈을 오르는데 하늘이 핑 돌더라. 나뭇가지를 붙잡아도 힘이 빠져 잡히지 않았다. 낙엽 더미 위에 털썩 주저앉았는데, 눈앞이 캄캄해졌다.
'아, 이렇게 굶어 죽는구나.'
그때였다. 덤불 속에서 웬 낡은 몽당빗자루 하나가 데구루루 굴러 나오더니, 펑 하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게 아닌가. 노란 연기, 파란 연기, 보라 연기가 뒤섞이더니 축제 같은 빛깔이 숲속을 가득 채웠다. 눈을 비비고 다시 보니, 털북숭이 도깨비 하나가 떡하니 서 있었다. 뿔도 달리고 눈도 왕방울만한데, 이상하게 무섭지가 않았다. 오히려 동네 아저씨처럼 푸근했다.
"어이구, 색시! 배고프지? 얼굴이 반쪽이네."
도깨비가 품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메밀묵 한 덩이를 쑥 내밀었다. 염치고 뭐고 허겁지겁 받아먹었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그 맛이란. 양념장 없이 먹는 맨 묵인데도 세상에서 제일 맛있었다. 따뜻한 것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니 눈물이 핑 돌았다.
"아이고, 맛있어라. 고맙습니다, 도깨비님. 우리 시어머니는 밥도 안 주는데..."
무심코 흘린 말에 도깨비 눈빛이 확 변했다.
"뭐? 밥을 안 줘? 임산부한테? 그게 사람이야, 짐승이야!"
덤불 뒤에서 도깨비 서너 마리가 우르르 튀어나오며 씩씩거렸다.
※ 5단계 고민 (망설임)
"우리가 그 할망구 혼 좀 내줄까?"
도깨비들이 킬킬거리며 물었다. 방망이를 휘두르며 신이 났다.
"납작하게 만들어버려?"
"솥뚜껑에 매달아 돌려버려?"
"똥통에 처넣어버려?"
순간 속이 시원해질 것 같았지만, 겁부터 덜컥 났다.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러다 들키면 저 진짜 쫓겨나요. 뼈도 못 추려요."
손사래를 치며 말렸다. 시어머니 성질머리에 도깨비랑 내통했다는 걸 알면, 나를 산 채로 잡아먹으려 들 게 뻔하니까. 동네방네 소문을 내서 무녀리년이 요물과 작당했다고 떠들어대면, 그땐 정말 아무 데서도 살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진짜로 시어머니가 혼나는 꼴을 볼 수 있다면...'
마음 한구석이 슬그머니 설렌다. 삼 년 동안 쌓이고 쌓인 억울함이 가슴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걱정 마! 우린 귀신도 모르게 해치우니까! 인간들은 우리 못 이겨."
대장 도깨비가 어깨를 툭 치며 윙크를 했다.
"오늘 밤 기대하라고. 아주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생길 테니까."
'도깨비들의 저 자신만만함, 믿어도 될까? 불안한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는데, 한편으론 가슴 한구석이 콩닥거렸다. 정말로 시어머니가 혼쭐나는 꼴을 볼 수 있을까?'
안 된다고 말하면서도, 입가에 자꾸 웃음이 새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왠지 모르게 가벼웠다.
※ 6단계 2막 진입 (새 세계로 들어감)
드디어 밤이 왔다. 보름달이 구름 뒤로 숨고, 소쩍새만 구슬프게 우는 깊은 밤. 시어머니 방에선 드르렁드르렁 코 고는 소리가 요란했다. 방문을 열어놓고 주무시는 버릇이 있어서 코 고는 소리가 마당까지 울려 퍼졌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귀를 쫑긋 세웠다.
'정말 올까?'
심장이 쿵쿵 뛰어서 잠이 올 리가 없었다. 시간이 흘러 자시가 가까워졌을 무렵이었다. 마당에서 퓌이익 하는 휘파람 소리가 들리더니, 파란 도깨비불이 창호지 문을 환하게 비췄다. 하나, 둘, 셋. 파란 불꽃이 담장 너머로 둥실둥실 떠올랐다가 마당으로 내려앉았다. 쾅! 방문이 부서져라 열리고, 와글와글 도깨비 떼가 들이닥쳤다.
"이 할망구가 며느리 밥 굶기는 그 할망구냐?"
우렁찬 목소리에 시어머니가 비명을 지르며 깼다.
"누, 누구냐! 도둑이야!"
소리칠 새도 없이 도깨비들이 이불째 시어머니를 김밥 말듯이 둘둘 말아버렸다.
"어이차! 어이차!"
도깨비들은 시어머니를 짐짝처럼 번쩍 들고 마당으로 뛰쳐나갔다. 평온하던 집이 순식간에 도깨비 놀이터가 돼버렸다. 방문 틈으로 그 광경을 훔쳐보며 입을 틀어막았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지만, 무서워서가 아니었다. 통쾌해서였다.
※ 7단계 B 이야기 (감정 줄거리)
마당 한구석 장독대 뒤에 숨어서 벌벌 떨고 있는데, 꼬마 도깨비 하나가 슬금슬금 다가왔다. 들켰나 싶어 숨을 멈췄더니, 녀석이 씨익 웃으며 윙크를 날렸다.
"색시, 걱정 마. 우리 엄마도 옛날에 시집살이하다가 병들어 죽었거든. 그래서 내가 이런 꼴은 못 봐."
장난기 가득한 얼굴인 줄만 알았는데, 그 눈빛이 묘하게 슬프고 따뜻했다. 커다란 왕방울 눈에 이슬이 맺힌 것 같기도 하고,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것 같기도 했다. 녀석은 품에서 따끈한 찐 고구마 하나를 꺼내 쥐여주며 속삭였다.
"이거 먹으면서 구경해. 오늘 밤은 우리가 색시 편이야."
'도깨비 손이 털북숭이라 까슬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보들보들했다. 사람보다 낫다는 게 이런 걸까. 짐승만도 못한 시어머니보다 요괴인 도깨비가 훨씬 인간적이라니.'
찐 고구마를 한 입 베어 무는데, 목이 메어왔다. 노란 속살이 달콤하게 혀 위에서 녹았다. 따뜻한 것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니 온몸에 온기가 퍼졌다.
'누군가 내 편을 들어준다는 게 이렇게 든든하고 눈물 나는 일인 줄 처음 알았다.'
꼬마 도깨비가 고구마 껍질을 까주며 히죽 웃었다. 그 웃음이 어찌나 맑은지, 삼 년 동안 얼어붙었던 마음이 살살 녹는 것 같았다.
'오늘 밤은 춥지 않을 것 같다.'
※ 8단계 재미 구간 (볼거리·핵심 장면들)
자, 이제 본게임 시작이다. 도깨비들이 시어머니를 솥뚜껑 위에 앉혔다.
"자, 돌려라! 돌려!"
대장 도깨비의 구령에 맞춰 솥뚜껑이 팽이처럼 빙글빙글 돌아가기 시작했다.
"아이고, 나 죽네! 어지러워! 사람 살려!"
시어머니의 비명이 마당을 울렸지만, 도깨비들은 꽹과리를 치며 덩실덩실 춤을 췄다.
"며느리는 하루 종일 맷돌 돌리게 해놓고, 할망구는 솥뚜껑 하나도 못 돌려?"
솥뚜껑이 멈추자 시어머니는 눈이 풀려 비틀비틀 거렸다. 그런데 끝이 아니었다. 냄새나는 메주덩어리를 들고 와서 콧구멍에 들이대질 않나, 상투를 틀어서 빨랫줄에 대롱대롱 매달아 그네를 태우질 않나.
"며느리는 매일 빨래터에서 이 꼴이었는데, 재밌지?"
시어머니가 울부짖었다.
"도깨비님, 한 번만 살려줍쇼! 내가 잘못했습니다!"
"어림없지! 이건 며느리 눈물 값이다!"
도깨비들이 엉덩이를 팡팡 때렸다. 그 천하의 최 씨 할망구가 콧물 눈물 범벅이 돼서 싹싹 비는 꼴이라니. 십 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장독대 뒤에서 끅끅거리며 웃음을 참느라 배가 아플 지경이었다.
'아가야, 너도 보고 있니? 할머니 참교육 당하는 거.'
배 속의 아기가 발을 굴렸다. 엄마 대신 박수라도 치는 걸까.
※ 9단계 중간 전환점 (미드포인트)
다음 날 아침,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시어머니가 조용했다. 방문을 살짝 열어보니, 시어머니가 부스스한 머리로 부엌에 나와 있었다. 손이 덜덜 떨려 국자를 놓칠 뻔하면서도 솥 앞에 서 있는 모습이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며, 며늘아... 일어났냐?"
목소리가 덜덜 떨렸다. 밥상 위에는 난생처음 보는 고봉밥이 차려져 있었다. 그것도 윤기 자르르 흐르는 하얀 쌀밥에 고깃국. 시래기 나물까지 고소하게 무쳐져 있었다.
"많이... 많이 먹어라. 뱃속에 애도 있는데..."
시어머니는 허공을 자꾸 힐끔거리며 숟가락 위에 반찬까지 올려줬다. 혹시라도 도깨비가 보고 있을까 봐 전전긍긍하는 게 눈에 훤했다.
'와, 도깨비 효과가 직빵이구나. 사람이 하룻밤 사이에 이렇게 변하나?'
시어머니는 눈치를 보느라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
"어머님, 어디 편찮으세요?"
시치미 뚝 떼고 물었더니, 시어머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 아니다! 그냥... 내가 그동안 좀 심했지? 하하하..."
어색한 웃음소리가 공허하게 울렸다.
'이제 살았다. 이제 밥 굶을 일은 없겠구나. 도깨비님들, 정말 고맙습니다.'
쌀밥 한 숟갈을 입에 넣으니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했다. 이 평화가 영원할 줄 알았다. 그때까지는.
※ 10단계 위기 압박 (악재가 몰려옴)
'하지만 내 착각이었다.'
며칠 지나지 않아 시어머니의 본색이 드러났다. 밤마다 도깨비가 올까 봐 전전긍긍하던 시어머니가, 읍내 용하다는 무당을 몰래 불러들인 것이다. 부엌에서 물을 길으러 나가다가 안채 뒤편에서 수군거리는 목소리를 엿듣고 말았다.
"이 요물들을 씨를 말려버려야 해!"
시어머니의 독기 어린 목소리였다. 무당의 낮고 갈라진 음성이 뒤를 이었다.
"걱정 마시오. 도깨비가 메밀묵을 좋아한다 했지요? 이 독초를 달인 물을 묵에 섞으시오. 한 입만 먹어도 창자가 녹아내릴 겁니다."
무당은 집안 곳곳에 붉은 글씨로 쓴 부적을 붙이고, 대문과 담장 구석구석에 소금과 팥을 뿌렸다.
'소름이 쫙 끼쳤다. 도깨비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오늘 밤 또 놀러 오면? 그 독 든 묵을 먹고 죽으면? 안 돼, 그들은 내 은인인데.'
어떻게든 알려야 하는데 방법이 없었다. 시어머니는 감시하느라 방문 밖으로 한 발짝도 못 나가게 했다.
"오늘 밤은 쥐 죽은 듯이 방에 처박혀 있어라. 나오면 네 년 다리몽둥이를 분질러놓을 테니."
밤은 깊어가고, 멀리서 도깨비불이 깜빡이며 다가오고 있었다.
※ 11단계 최악의 순간 (모든 게 끝난 듯)
"으악! 이게 뭐야! 몸이 타들어 간다!"
도깨비들이 마당에 들어서자마자 비명을 지르며 뒹굴었다. 대문에 붙여놓은 부적에서 시뻘건 불빛이 뿜어져 나와 도깨비들의 몸을 칭칭 감았다. 파란 도깨비불이 시커멓게 꺼지고, 털북숭이 몸이 쭈글쭈글 오그라들었다. 힘을 못 쓰고 괴로워하는 도깨비들 앞에, 시어머니가 몽둥이를 들고 튀어나왔다.
"이 요물들아! 네놈들이 감히 나를 능멸해? 오늘이 제삿날인 줄 알아라!"
시어머니의 눈은 광기로 번들거렸다. 옆에는 무당이 방울을 흔들며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자, 이 묵이나 처먹고 지옥으로 가라!"
시어머니가 독이 든 메밀묵을 억지로 도깨비 입에 쑤셔 넣으려 했다. 꼬마 도깨비가 울부짖었다.
"색시! 살려줘!"
방문이 밖에서 잠겨 나갈 수가 없었다. 문을 두드리고 발로 차도 꿈쩍도 안 했다.
'이대로 도깨비들이 죽으면 나도 끝이다. 다시 그 지옥 같은 시집살이로 돌아가야 한다. 아니, 그보다 나를 위해 싸워준 친구들이 내 눈앞에서 죽는 걸 볼 수가 없다.'
※ 12단계 영혼의 밤 (깊은 절망)
'주저앉아 울고만 있을 텐가. 평생 그렇게 당하고만 살 텐가.'
안의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심장 깊은 곳에서, 삼 년 동안 꾹꾹 눌러왔던 분노가 불씨처럼 타오르기 시작했다. 도깨비들은 나를 위해 목숨을 걸었는데, 나는 방구석에 처박혀서 떨고만 있다니.
'비겁하다, 연이야. 네가 그러고도 엄마냐?'
뱃속의 아기가 발길질을 했다. 세차게, 힘차게. 마치 소리치는 것 같았다.
'엄마, 나가서 싸워!'
뜨거운 것이 가슴 속에서 치밀어 올랐다. 눈물이 아니었다. 분노였다. 더 이상 참지 않겠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데, 나는 사람이다. 그것도 엄마가 될 사람이다.
'내 편을 지키지 못하면 내 아이도 지킬 수 없다.'
눈물을 슥 닦고, 방구석에 있던 놋그릇을 집어 들었다. 묵직한 놋쇠의 무게가 손에 쥐어지자 마음이 단단해졌다. 두려움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두려움보다 더 큰 것이 생겼다. 지키고 싶은 것이.
"그래, 부서지나 보자!"
온 힘을 다해 문고리를 내려쳤다. 쾅! 쾅! 손바닥이 찢어지는 것 같았지만 멈추지 않았다. 한 번, 두 번, 세 번.
※ 13단계 3막 진입 (다시 일어섬)
우지끈! 문고리가 떨어져 나가고 방문이 벌컥 열렸다. 밤바람이 얼굴을 때렸지만 차갑지 않았다. 온몸에 불이 붙은 것 같았다. 맨발로 마당으로 뛰어나갔다. 돌멩이가 발바닥을 찍고 나뭇가지가 종아리를 긁었지만 느끼지 못했다. 눈에 보이는 건 오직 하나, 시어머니 손에 들린 독 묵과 바닥에 쓰러진 도깨비들뿐이었다.
"안 돼! 먹지 마세요!"
시어머니가 들고 있던 메밀묵 그릇을 발로 걷어찼다. 퍽! 그릇이 날아가 담벼락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났다. 독이 든 묵이 바닥에 흩어지며 풀이 시커멓게 타들어갔다. 그리고 대문에 붙은 부적들을 두 손으로 북북 찢어버렸다. 부적이 찢어질 때마다 시뻘건 불빛이 퍽퍽 꺼져나갔다. 손바닥에 종이가 베여 피가 났지만 상관없었다. 무당은 방울을 떨어뜨리고 담장 너머로 줄행랑을 쳤다.
도깨비들 앞을 가로막고 서서 시어머니를 노려보았다. 태어나서 이렇게 크게 소리친 적이 없었다. 목이 찢어질 것 같았지만, 말은 멈추지 않았다.
"어머님, 이제 그만하세요! 천벌이 무섭지도 않으세요? 이분들은 저를 도와준 은인들이에요!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제가 가만 안 있을 거예요!"
평생 네, 네 하고 순종만 하던 며느리의 표독스러운 눈빛에 시어머니는 입을 떡 벌리고 말을 잇지 못했다. 부적이 사라지자 도깨비들이 기운을 차리고 벌떡 일어섰다. 그들의 눈에서 파란 불꽃이 이글거렸다.
"이 할망구가 은혜도 모르고 독을 써?"
대장 도깨비가 방망이를 번쩍 치켜들었다. 시어머니는 넋이 나간 채 바닥에 주저앉아 벌벌 떨었다. 아까까지의 기세는 온데간데없고, 쪼그라든 노파의 모습만 남았다.
"맛 좀 봐라!"
대장 도깨비가 방망이를 내리치려는 순간, 시어머니가 두 손을 번쩍 들고 비명을 질렀다.
"살려줘! 살려주세요! 내가 잘못했어! 내가 잘못했다고!"
그런데 시어머니가 고개를 돌려 쳐다본 것은 도깨비가 아니었다. 나였다.
※ 14단계 결말 (클라이맥스 해결)
시어머니의 입에서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바닥에 엎드린 채 고개를 들어 나를 올려다보는 그 눈이, 처음 보는 눈이었다. 광기도, 독기도, 째려보는 날카로움도 없는, 그저 겁에 질리고 초라하게 쪼그라든 늙은 여자의 눈이었다.
"내가... 내가 그렇게까지 독했더냐..."
시어머니의 눈에서 뚝, 눈물이 떨어졌다. 평생 눈물 한 방울 안 보이던 최 씨 할망구가 울고 있었다. 마당 바닥에 떨어진 독 묵 조각을 내려다보며, 시어머니의 손이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저것이 도깨비 입에 들어갔으면, 나를 도와준 은인들이 죽었을 것이다. 그리고 저것을 준비한 것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다. 그 사실이 시어머니의 얼굴을 하얗게 질리게 만들었다.
"내 아들이 죽고... 세상이 원망스러워서... 네년한테 화풀이한 거다. 네가 미운 게 아니라, 내 팔자가 미웠던 거다..."
시어머니가 마당의 흙바닥에 이마를 찧었다. 꿀꺽꿀꺽 삼키듯 오열하는 소리가 담장 너머까지 퍼졌다. 삼 년 동안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시어머니의 진심이었다. 남편을 잃은 슬픔, 홀로 남겨진 두려움, 늙어가는 서러움. 그 모든 것을 며느리에게 독으로 쏟아부은 것이다. 나쁜 짓을 하면서도 스스로가 나쁜 사람인 줄 몰랐던, 아니 모른 척했던 늙은 여자가 처음으로 제 모습을 마주한 것이다.
도깨비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대장 도깨비가 방망이를 내리며 내 얼굴을 살폈다.
"색시, 어떻게 할 거야? 이래도 봐줄 거야?"
'솔직히 말하면, 가슴이 후련하지만은 않았다. 바닥에 엎드려 우는 시어머니의 등이 작고 야위어 보였다. 저 등도 한때는 누군가의 딸이었고, 누군가의 아내였고, 내 남편을 품에 안고 젖을 물리던 어머니의 등이었다.'
"어머님."
내 목소리가 뜻밖에 차분하게 나왔다. 시어머니가 고개를 들었다. 콧물 눈물이 범벅된 얼굴이 처량했다.
"저도 원망 많이 했어요. 죽고 싶을 만큼 서러웠어요. 하지만 어머님도 아들 잃고 얼마나 힘드셨겠어요."
도깨비들이 금빛 찬란한 방망이 하나를 내밀었다. 별빛을 모아 만든 듯 반짝반짝 빛나는 방망이였다.
"색시, 고마워. 색시 덕분에 살았어. 이건 선물이야. 금 나와라 뚝딱 하면 금이 나오고, 밥 나와라 뚝딱 하면 밥이 나올 거야."
방망이를 받아 들고, 시어머니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내 입에서 나 자신도 예상치 못한 말이 나왔다.
"어머님, 들어가세요. 밤이 춥습니다."
시어머니가 멍하니 올려다보다가, 입술을 악물고 다시 엎드려 울었다. 이번에는 용서를 구하는 울음이 아니라, 며느리의 따뜻함에 부서지는 울음이었다.
※ 15단계 마지막 장면 (파이널 이미지)
어느새 봄이 왔다. 마당의 살구나무에 연분홍 꽃이 방울방울 매달리고, 처마 끝에는 제비가 둥지를 틀었다. 기와집 대청마루에 앉아 방실방실 웃는 아기를 안고 있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볼에 보조개가 쏙 패인 아기가 작은 손을 뻗어 엄마 코를 잡으려 한다. 마당에는 금방망이로 만든 쌀가마니와 비단이 가득하고, 집안엔 웃음꽃이 핀다. 더 이상 추위도 배고픔도 없다.
그리고 달라진 것이 하나 더 있다. 부엌에서 뚝딱뚝딱 소리가 나더니, 시어머니가 밥상을 들고 나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에 된장찌개, 나물 세 가지가 정갈하게 차려져 있었다. 예전에는 누룽지 긁은 것도 아까워했던 그 손으로, 이제는 며느리 밥상에 수저를 놓는다. 손이 아직 어설퍼 수저가 비뚤어지지만, 정성만은 가득했다.
"많이 먹어라. 젖 물리느라 힘들 텐데."
시어머니의 목소리가 여전히 어색하고 쭈뼛거렸다. 삼 년 동안 쌓인 벽이 하루아침에 허물어지진 않는 법이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매일 아침 부엌에 먼저 나와 불을 지폈다. 서툴러서 밥을 태우기도 하고, 국에 소금을 너무 많이 넣기도 했다. 그러면 얼굴이 벌개져서 중얼거렸다.
"아이고, 또 망쳤네. 내가 원래 이런 건 젬병이라..."
그 꼴이 어찌나 안쓰러우면서도 우스운지,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
"어머님, 괜찮아요. 짠 거 좋아해요."
거짓말이었다. 짠 건 질색이다. 하지만 시어머니가 쑥스러운 듯 고개를 돌리며 입꼬리를 올리는 그 모습에, 괜찮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게 되었다. 시어머니는 아기를 안아볼 엄두를 못 내고 멀찌감치서 힐끔거리기만 했는데, 어느 날 아기가 먼저 시어머니를 향해 두 팔을 벌렸다. 시어머니의 투박한 손이 벌벌 떨리며 아기를 받아 안았다. 주름진 볼 위로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이 할미가... 네 할미다... 못된 할미인데... 그래도 할미다..."
아기가 시어머니의 코를 잡고 까르르 웃었다. 그 웃음소리에 시어머니의 굳은 얼굴이 풀어지고, 입가에 주름이 잡히며 환하게 웃었다. 평생 처음 보는 시어머니의 웃음이었다.
'착하면 복이 온다던 친정어머니 말씀이 거짓말은 아니었나 보다. 다만 그 복은, 앉아서 기다린다고 오는 게 아니라 일어서서 싸워야 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싸운 뒤에 손을 내밀 줄 알아야 진짜 복이 되는 것이었다.'
아기 볼에 뽀뽀를 하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 몽실몽실 떠 있는데, 자세히 보면 도깨비 얼굴처럼 생겼다. 둥근 뿔에 왕방울 눈. 윙크를 한번 날려주니, 어디선가 킬킬거리는 웃음소리가 바람 타고 들려오는 것 같다. 꼬마 도깨비의 목소리다.
"색시, 잘 살고 있지?"
"덕분에요, 도깨비님."
시어머니가 아기를 안은 채 대청마루 끝에 앉아 봄바람을 맞고 있다. 살구꽃잎이 하나 날아와 시어머니의 무릎 위에 내려앉았다. 시어머니가 그 꽃잎을 집어 아기 손에 쥐여주며, 세상에서 가장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쁘지? 네 엄마 시집올 때 얼굴이 이 꽃보다 이뻤단다."
'그래,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 억울하면 소리 지르고, 일어나서 들이받으면 반드시 도와주는 누군가가 나타나니까. 그리고 사람은, 아무리 독해도 변할 수 있으니까.'
엔딩 (300자 이내)
전해 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연이는 금방망이로 가난한 이웃을 돕는 너그러운 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시어머니 최 씨는 뒤늦게 뉘우치고 찾아와 무릎을 꿇었는데, 연이는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내밀며 말했다고 한다. 사람이 변하는 데는 몽둥이보다 밥 한 끼가 낫다고. 그리고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연이네 마당에서 도깨비들의 웃음소리와 꽹과리 소리가 들려왔다고 전한다.
1단계 : 첫 장면 (오프닝 이미지)
(English Image Prompt)
Cinematic establishing shot of a humble, dilapidated kitchen in a traditional Korean house during a harsh winter night. Snowstorm outside, wind howling. A pregnant woman with thin clothes shivering, washing rice with freezing water. In the background, a warm, lit room with an old woman shouting. High contrast between the cold blue kitchen and the warm yellow room. 8k resolution.
어우, 춥다, 추워. 뼈마디가 시리다는 게 이런 걸까. 문풍지 사이로 황소바람이 들이치는데, 내 입에선 하얀 김만 푹푹 나온다. 손가락은 이미 감각이 없어진 지 오래라, 쌀을 씻는지 얼음을 만지는지 모르겠다. 뱃속의 아가야, 너도 춥지? 엄마가 미안해. 조금만 참아. 만삭의 배를 감싸 안으며 꽁꽁 언 손을 호호 불어보지만, 입김조차 금세 얼어붙을 것만 같다.
부엌 바닥은 냉골이고 솥단지는 차가운데, 저 너머 안채에선 뜨끈한 아랫목 지지는 냄새가 난다. "며늘아! 군불 더 때라! 엉덩이가 시리다!" 시어머니의 앙칼진 목소리가 담벼락을 넘어 내 고막을 때린다. 땔감도 다 떨어져 가는데, 장작을 더 넣으라니. 내 뼈라도 태워야 할 판이다. 밖에는 눈보라가 휘몰아치는데, 저 방 안은 딴 세상이겠지. 눈물이 핑 돌지만 닦을 새도 없다. 눈물마저 얼어버릴까 봐.
2단계 : 주제 제시
(English Image Prompt)
Close-up of the pregnant woman's face, tears welling up in her eyes. She looks at the moon through a crack in the kitchen wall. Expression of sorrow mixed with a tiny spark of resentment. The shadow of a broomstick on the wall looks like a goblin.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데... 내 팔자는 언제나 펴려나." 쌀뜨물에 비친 내 얼굴이 처량하다 못해 흉측해 보인다. 시집올 때만 해도 곱디고왔던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퀭한 눈에 거칠어진 피부뿐이다. 착하면 복이 온다던 친정어머니 말씀, 다 거짓말인가 보다. 착하게 살면 호구 잡힌다는 걸 진작 알았더라면, 시어머니가 밥그릇 던질 때 나도 국자라도 던져볼 걸 그랬나. 아니지, 그랬다간 소박맞아 쫓겨나겠지.
억울하면 소리라도 지르라는데, 내 목구멍에선 한숨만 나온다. 뱃속 아가를 위해서라도 참아야 한다고 매일 밤 다짐하지만, 오늘은 유난히 서럽다. "아가야, 너는 나처럼 살지 마라. 할 말은 하고, 아니꼬우면 들이받아 버려. 엄마처럼 바보같이 당하지 말고." 혼잣말을 중얼거려 보지만, 돌아오는 건 부뚜막 위 쥐새끼 찍찍거리는 소리뿐이다. 그래도... 언젠가는 내게도 볕 들 날이 있겠지? 제발 그렇다고 누가 좀 말해줬으면 좋겠다.
3단계 : 설정 (준비)
(English Image Prompt)
Montage of the mother-in-law's tyranny. She takes away jewelry from the daughter-in-law, throws a bowl of rice on the ground, and points a finger scolding her. The daughter-in-law looks down submissively. Background shows a traditional Korean house setting. Tension and oppression.
우리 시어머니 최 씨 부인, 동네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 악독하기로 소문나서 똥개도 피해 간다는 그 유명한 최 씨 할망구. 남편 죽고 혼자된 며느리를 딸처럼 거두기는커녕, 종년 부리듯 부려먹는다. "네 년이 들어와서 내 아들이 죽었다! 재수 없는 년!" 그놈의 레퍼토리는 3년째 바뀌지도 않는다. 남편 잡아먹은 년이라며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는 통에, 나는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다.
어디 그뿐인가. 친정에서 해온 패물이며 비단 옷감까지 야금야금 다 빼앗아갔다. "내가 보관해 주마" 해놓고는 엿 바꿔 먹었는지, 도박판에 날렸는지 흔적도 없다. 밥은 또 어떻고. 며느리 밥그릇엔 누룽지 긁은 것만 주고, 본인은 쌀밥에 고깃국 드신다. 임산부가 못 먹어서 비쩍 마른 걸 보고도 "살이 쪄서 뒤뚱거리는 꼴 좀 봐라"며 비웃는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짐 싸서 도망가고 싶지만, 갈 곳 없는 내 처지가 원망스럽다. 내 배가 남산만한데도 빨래터로 내모는 저 심보, 하늘이 알고 땅이 알 텐데 왜 천벌은 안 내려오나 몰라.
4단계 : 사건 발생 (촉발)
(English Image Prompt)
Forest scene, autumn leaves falling. The pregnant woman collapses while picking acorns. An old broomstick transforms into a goblin (Dokkaebi). The goblin offers a block of buckwheat jelly (Memilmuk) to the woman. The goblin looks furry, mischievous but kind. Fantasy elements appearing in reality.
그날은 유난히 배가 고팠다. 시어머니가 아침밥도 안 주고 산에 가서 도토리나 주워 오라고 등을 떠밀었기 때문이다. 산비탈을 오르는데 하늘이 핑 돌더라. 낙엽 더미 위에 털썩 주저앉았는데, 눈앞이 캄캄해졌다. '아, 이렇게 굶어 죽는구나' 싶을 때였다. 덤불 속에서 웬 낡은 몽당빗자루 하나가 데구루루 굴러 나오더니, 펑! 하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게 아닌가.
눈을 비비고 다시 보니, 털북숭이 도깨비 하나가 떡하니 서 있었다. 뿔도 달리고 눈도 왕방울만한데, 이상하게 무섭지가 않았다. "어이구, 색시! 배고프지? 얼굴이 반쪽이네." 도깨비가 품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메밀묵 한 덩이를 쑥 내밀었다. 염치고 뭐고 허겁지겁 받아먹었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그 맛이란! "아이고, 맛있어라. 고맙습니다, 도깨비님." 내가 눈물을 글썽이며 "우리 시어머니는 밥도 안 주는데..."라고 무심코 흘렸더니, 도깨비 눈빛이 확 변했다. "뭐? 밥을 안 줘? 임산부한테? 그게 사람이야, 짐승이야!" 숲속에서 도깨비 친구들이 우르르 튀어나오며 씩씩거렸다.
5단계 : 고민 (망설임)
(English Image Prompt)
The woman looking hesitant, shaking her hands in refusal. Goblins surrounding her, whispering and giggling. They have mischievous expressions, plotting something. The woman looks worried about getting caught. A mix of fear and temptation.
"우리가 그 할망구 혼 좀 내줄까?" 도깨비들이 킬킬거리며 물었다. 방망이를 휘드르며 "납작하게 만들어버려?", "솥뚜껑에 매달아 돌려버려?" 하며 신이 났다. 순간 속이 시원해질 것 같았지만, 겁부터 덜컥 났다.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러다 들키면 저 진짜 쫓겨나요. 뼈도 못 추려요." 나는 손사래를 치며 말렸다. 시어머니 성질머리에 도깨비랑 내통했다는 걸 알면, 나를 산 채로 잡아먹으려 들 게 뻔하니까.
하지만 도깨비들은 내 걱정 따윈 안중에도 없는 눈치였다. "걱정 마! 우린 귀신도 모르게 해치우니까! 인간들은 우리 못 이겨." 대장 도깨비가 내 어깨를 툭 치며 윙크를 했다. "오늘 밤 기대하라고. 아주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생길 테니까." 도깨비들의 저 자신만만함, 믿어도 될까? 불안한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는데, 한편으론 가슴 한구석이 콩닥거렸다. 정말로 시어머니가 혼쭐나는 꼴을 볼 수 있을까? 안 된다고 말하면서도, 입가에 자꾸 웃음이 새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왠지 모르게 가벼웠다.
6단계 : 2막 진입 (새 세계로 들어감)
(English Image Prompt)
Night scene inside the house. The mother-in-law sleeping with mouth open. Suddenly, blue will-o'-the-wisp flames appear. Goblins burst into the room, rolling the old woman in her blanket. Chaos and comedy. The mundane world turning into a fantasy horror show for the mother-in-law.
드디어 밤이 왔다. 보름달이 구름 뒤로 숨고, 소쩍새만 구슬프게 우는 깊은 밤. 시어머니 방에선 드르렁드르렁 코 고는 소리가 요란했다. 나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귀를 쫑긋 세웠다. 정말 올까? 그때였다. 마당에서 퓌이익- 하는 휘파람 소리가 들리더니, 파란 도깨비불이 창호지 문을 환하게 비췄다. 쾅! 방문이 부서져라 열리고, 와글와글 도깨비 떼가 들이닥쳤다.
"이 할망구가 며느리 밥 굶기는 그 할망구냐?" 우렁찬 목소리에 시어머니가 비명을 지르며 깼다. "누, 누구냐! 도둑이야!" 소리칠 새도 없이 도깨비들이 이불째 시어머니를 김밥 말듯이 둘둘 말아버렸다. "어이차! 어이차!" 도깨비들은 시어머니를 짐짝처럼 들고 마당으로 뛰쳐나갔다. 평온하던 우리 집이 순식간에 도깨비 놀이터가 돼버렸다. 나는 방문 틈으로 그 광경을 훔쳐보며 입을 틀어막았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지만, 무서워서가 아니었다. 통쾌해서였다.
7단계 : B 이야기 (감정 줄거리)
(English Image Prompt)
The daughter-in-law hiding behind a jar in the yard. A small, young goblin approaches her, winking. He whispers to her kindly. A moment of connection and empathy between the human and the supernatural being. Warmth in a cold night.
마당 한구석 장독대 뒤에 숨어서 벌벌 떨고 있는데, 꼬마 도깨비 하나가 슬금슬금 내 쪽으로 다가왔다. 들켰나 싶어 숨을 멈췄는데, 녀석이 씨익 웃으며 윙크를 날렸다. "색시, 걱정 마. 우리 엄마도 옛날에 시집살이하다가 병들어 죽었거든. 그래서 내가 이런 꼴은 못 봐." 장난기 가득한 얼굴인 줄만 알았는데, 그 눈빛이 묘하게 슬프고 따뜻했다.
녀석은 품에서 따끈한 찐 고구마 하나를 꺼내 쥐여주며 속삭였다. "이거 먹으면서 구경해. 오늘 밤은 우리가 색시 편이야." 도깨비 손이 털북숭이라 까슬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보들보들했다. 사람보다 낫다는 게 이런 걸까. 짐승만도 못한 시어머니보다 요괴인 도깨비가 훨씬 인간적이라니. 찐 고구마를 한 입 베어 무는데, 목이 메어왔다. 누군가 내 편을 들어준다는 게 이렇게 든든하고 눈물 나는 일인 줄 처음 알았다. 오늘 밤은 춥지 않을 것 같다.
8단계 : 재미 구간 (볼거리·핵심 장면들)
(English Image Prompt)
Slapstick comedy scene. The mother-in-law spinning on a cauldron lid (Sott뚜kkeong) like a merry-go-round. Goblins dancing around, playing drums. Another goblin putting Meju (soybean block) near her nose. The old woman screaming comically. Dynamic action and laughter.
자, 이제 본게임 시작이다. 도깨비들이 시어머니를 솥뚜껑 위에 앉혔다. "자, 돌려라! 돌려!" 대장 도깨비의 구령에 맞춰 솥뚜껑이 팽이처럼 빙글빙글 돌아가기 시작했다. "아이고, 나 죽네! 어지러워! 사람 살려!" 시어머니의 비명이 마당을 울렸지만, 도깨비들은 꽹과리를 치며 덩실덩실 춤을 췄다. "며느리는 하루 종일 맷돌 돌리게 해놓고, 할망구는 솥뚜껑 하나도 못 돌려?"
그뿐인가. 냄새나는 메주덩어리를 들고 와서 콧구멍에 들이대질 않나, 상투를 틀어서 빨랫줄에 대롱대롱 매달아 그네를 태우질 않나. 시어머니가 "도깨비님, 한 번만 살려줍쇼!" 하고 빌면, "어림없지! 이건 며느리 눈물 값이다!" 하며 엉덩이를 팡팡 때렸다. 그 천하의 최 씨 할망구가 콧물 눈물 범벅이 돼서 싹싹 비는 꼴이라니! 십 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나는 장독대 뒤에서 끅끅거리며 웃음을 참느라 배가 아플 지경이었다. 아가야, 너도 보고 있니? 할머니 참교육 당하는 거.
9단계 : 중간 전환점 (미드포인트)
(English Image Prompt)
Morning scene. The mother-in-law, looking disheveled and scared, scooping a large bowl of white rice for the daughter-in-law. She forces a smile, glancing around nervously as if expecting goblins. The daughter-in-law looks surprised and relieved. A temporary peace.
다음 날 아침,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시어머니가 조용했다. 방문을 살짝 열어보니, 시어머니가 부스스한 머리로 부엌에 나와 있었다. "며, 며늘아... 일어났냐?" 목소리가 덜덜 떨렸다. 밥상 위에는 난생처음 보는 고봉밥이 차려져 있었다. 그것도 윤기 자르르 흐르는 하얀 쌀밥에 고깃국! "많이... 많이 먹어라. 뱃속에 애도 있는데..." 시어머니는 허공을 자꾸 힐끔거리며 내 숟가락 위에 반찬까지 올려줬다.
와, 도깨비 효과가 직빵이구나. 사람이 하룻밤 사이에 이렇게 변하나? 시어머니는 내 눈치를 보느라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 "어머님, 어디 편찮으세요?" 하고 시치미 뚝 떼고 물었더니, "아, 아니다! 그냥... 내가 그동안 좀 심했지? 하하하..." 어색한 웃음소리가 공허하게 울렸다.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제 살았다. 이제 밥 굶을 일은 없겠구나. 도깨비님들, 정말 고맙습니다. 이 평화가 영원할 줄 알았다. 그때까지는.
10단계 : 위기 압박 (악재가 몰려옴)
(English Image Prompt)
The mother-in-law conspiring with a shaman (Mudang) in secret. Talismans (Bujeok) being pasted all over the house. A bowl of buckwheat jelly laced with poison being prepared. The atmosphere turns dark and ominous. The daughter-in-law overhearing the conversation, looking terrified.
하지만 내 착각이었다. 며칠 지나지 않아 시어머니의 본색이 드러났다. 밤마다 도깨비가 올까 봐 전전긍긍하던 시어머니가, 읍내 용하다는 무당을 몰래 불러들인 것이다. "이 요물들을 씨를 말려버려야 해!" 시어머니의 독기 어린 목소리를 엿듣고 말았다. 무당은 집안 곳곳에 붉은 글씨로 쓴 부적을 붙이고, 독초를 달인 물을 메밀묵에 섞었다. "이걸 먹으면 도깨비 창자가 녹아내릴 겁니다."
소름이 쫙 끼쳤다. 도깨비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오늘 밤 또 놀러 오면? 그 독 든 묵을 먹고 죽으면? 안 돼, 그들은 내 은인인데. 어떻게든 알려야 하는데 방법이 없었다. 시어머니는 나를 감시하느라 방문 밖으로 한 발짝도 못 나가게 했다. "오늘 밤은 쥐 죽은 듯이 방에 처박혀 있어라. 나오면 네 년 다리몽둥이를 분질러놓을 테니." 밤은 깊어가고, 멀리서 도깨비불이 깜빡이며 다가오고 있었다.
11단계 : 최악의 순간 (모든 게 끝난 듯)
(English Image Prompt)
Night. Goblins entering the yard but writhing in pain due to the talismans. The mother-in-law jumping out with a club, laughing maniacally. The goblins are weak and helpless. The daughter-in-law watching from the window, banging on the door. Desperate situation.
"으악! 이게 뭐야! 몸이 타들어 간다!" 도깨비들이 마당에 들어서자마자 비명을 지르며 뒹굴었다. 대문에 붙여놓은 부적 때문이었다. 힘을 못 쓰고 괴로워하는 도깨비들 앞에, 시어머니가 몽둥이를 들고 튀어나왔다. "이 요물들아! 네놈들이 감히 나를 능멸해? 오늘이 제삿날인 줄 알아라!" 시어머니의 눈은 광기로 번들거렸다.
"자, 이 묵이나 처먹고 지옥으로 가라!" 시어머니가 독이 든 메밀묵을 억지로 도깨비 입에 쑤셔 넣으려 했다. 꼬마 도깨비가 "색시! 살려줘!" 하고 울부짖는데, 방문이 밖에서 잠겨 나갈 수가 없었다. 문을 두드리고 발로 차도 꿈쩍도 안 했다. 이대로 도깨비들이 죽으면 나도 끝이다. 다시 그 지옥 같은 시집살이로 돌아가야 한다. 아니, 그보다 나를 위해 싸워준 친구들이 내 눈앞에서 죽는 걸 볼 수가 없다.
12단계 : 영혼의 밤 (깊은 절망)
(English Image Prompt)
Close-up of the daughter-in-law's face, tears streaming down. She looks at her pregnant belly. Realization and determination. She grabs a heavy brass bowl to break the door lock. Inner monologue about courage and fighting back.
주저앉아 울고만 있을 텐가. 평생 그렇게 당하고만 살 텐가. 내 안의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도깨비들은 나를 위해 목숨을 걸었는데, 나는 방구석에 처박혀서 떨고만 있다니. 비겁하다, 연이야. 네가 그러고도 엄마냐? 뱃속의 아기가 발길질을 했다. 마치 "엄마, 나가서 싸워!"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더 이상 참지 않겠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데, 나는 사람이다. 그것도 엄마가 될 사람이다. 내 편을 지키지 못하면 내 아이도 지킬 수 없다. 나는 눈물을 슥 닦고, 방구석에 있던 놋그릇을 집어 들었다. "그래, 부서지나 보자!" 나는 온 힘을 다해 문고리를 내려쳤다. 쾅! 쾅! 손바닥이 찢어지는 것 같았지만 멈추지 않았다.
13단계 : 3막 진입 (다시 일어섬)
(English Image Prompt)
The daughter-in-law breaking out of the room. She runs to the yard, tearing down the talismans. She kicks the poisoned food away. Standing between the mother-in-law and the goblins, spreading her arms. The mother-in-law looks shocked. A powerful stance of defiance.
우지끈! 문고리가 떨어져 나가고 방문이 열렸다. 나는 미친 듯이 마당으로 뛰어나갔다. "안 돼! 먹지 마세요!" 나는 시어머니가 들고 있던 메밀묵 그릇을 발로 걷어찼다. 그릇이 날아가 산산조각이 났다. 그리고 대문에 붙은 부적들을 북북 찢어버렸다. "으아악!" 시어머니가 귀신이라도 본 듯 놀라 자빠졌다.
나는 도깨비들 앞을 가로막고 서서 시어머니를 노려보았다. "어머님, 이제 그만하세요! 천벌이 무섭지도 않으세요? 이분들은 저를 도와준 은인들이에요!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제가 가만 안 있을 거예요!" 평생 "네, 네" 하고 순종만 하던 며느리의 표독스러운 눈빛에 시어머니는 입을 떡 벌리고 말을 잇지 못했다. 부적이 사라지자 도깨비들이 기운을 차리고 일어섰다. 그들의 눈에서 파란 불꽃이 이글거렸다.
14단계 : 결말 (클라이맥스 해결)
(English Image Prompt)
The goblins, fully recovered and angry, using magic on the mother-in-law. Her hair is shaved off magically, face painted with ink. They throw her out of the gate. They give a glowing golden club (Geum-nawara-ddook-ddak) to the daughter-in-law. Triumph and justice served.
"이 할망구가 은혜도 모르고 독을 써?" 도깨비들이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맛 좀 봐라!" 대장 도깨비가 방망이를 휘두르자, 시어머니의 상투 튼 머리카락이 싹둑 잘려나가고 민머리가 돼버렸다. 꼬마 도깨비는 먹물을 가져와 시어머니 얼굴에 '똥개'라고 낙서를 했다. "아이고, 내 머리! 내 얼굴!" 시어머니가 울고불고 난리를 쳤지만, 도깨비들은 가차 없었다. "너 같은 건 우리랑 같이 살 자격도 없다!" 도깨비들은 시어머니를 대문 밖으로 뻥 차버렸다. 대문이 쾅 닫히고 시어머니의 통곡 소리가 멀어졌다.
속이 다 시원했다. 도깨비들은 내게 다가와 금빛 찬란한 방망이 하나를 건넸다. "색시, 고마워. 색시 덕분에 살았어. 이건 선물이야. '금 나와라 뚝딱' 하면 금이 나오고, '밥 나와라 뚝딱' 하면 밥이 나올 거야. 이제 저 할망구 눈치 보지 말고 아기랑 행복하게 살아." 나는 방망이를 꼭 껴안고 엉엉 울었다. 기쁨의 눈물이었다.
15단계 : 마지막 장면 (파이널 이미지)
(English Image Prompt)
Spring scene. The daughter-in-law sitting on a porch of a nice tiled house, holding a healthy baby. The yard is full of grain sacks and flowers. Outside the gate, the bald mother-in-law is begging, people pointing fingers at her. The daughter-in-law winks at the sky. Laughter of goblins echoing in the wind.
어느새 봄이 왔다. 나는 기와집 대청마루에 앉아 방실방실 웃는 아기를 안고 있다. 마당에는 금방망이로 만든 쌀가마니와 비단이 가득하고, 집안엔 웃음꽃이 핀다. 더 이상 추위도 배고픔도 없다. 대문 밖에서는 머리 깎인 시어머니가 동냥을 하러 다니는데, 동네 아이들이 "독한 할망구 지나간다!"며 돌을 던진다. 쯧쯧, 자업자득이지.
나는 아가 볼에 뽀뽀를 하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 도깨비 얼굴처럼 몽실몽실 떠 있다. 윙크를 한번 날려주니, 어디선가 "낄낄낄" 하는 도깨비들의 웃음소리가 바람 타고 들려오는 것 같다. 그래,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 억울하면 소리 지르고, 들이받으면 도와주는 도깨비가 반드시 나타나니까. (암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