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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깨비가 만드는 멋진 세상 - 도깨비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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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스크립션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는 정겨운 도깨비 이야기를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장난꾸러기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도깨비와 인간들의 교감을 통해 잊혀진 우리 전통의 아름다움을 되살립니다. 매주 수요일 업로드되는 '도깨비가 만드는 멋진 세상'은 귀에 익숙한 옛이야기를 통해 현대 사회에서 잃어버린 공동체 정신과 이웃 간의 정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드립니다. 함께 웃고, 함께 울고, 함께 성장하는 도깨비와 인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세요.

    후킹멘트

    "도깨비가 나타난다면 어떤 소원을 빌어보시겠습니까? 부와 명예? 아니면 건강과 장수? 그런데 사실 도깨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조선시대 마을 어귀, 깊은 산속, 때로는 우리 집 장독대에도... 오늘 들려드릴 이야기는 400년 전 조선 한양 근교 작은 마을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전해집니다. 저녁 무렵, 한 소년이 숲속에서 마주친 도깨비와 나눈 기묘한 인연, 그리고 그 인연이 마을 전체의 운명을 바꾸게 된 놀라운 이야기...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 조선시대 한양 근교 마을, 빈곤에 시달리는 마을 풍경과 주인공 소년 만복의 일상

    조선 숙종 때의 일이었다. 한양에서 남쪽으로 이십 리 떨어진 작은 마을 버드내. 삼년째 이어지는 가뭄으로 마을은 기운이 없었다. 논바닥은 갈라지고, 우물은 바닥을 드러냈으며, 마을 사람들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이른 아침, 열네 살 소년 만복이는 허리에 낡은 삼베 끈을 묶고 산으로 올라갔다. 어머니는 병으로 누워계시고, 아버지는 세상을 떠난 지 이미 삼 년. 집안의 기둥이 된 만복이는 매일 산에 올라 나무를 해서 장에 내다 팔아야 했다.

    "아이고, 만복아! 또 산에 가는 거냐? 어제도 해 질 때까지 산에 있었다면서."

    만복이의 등 뒤로 마을 노인 김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만복이는 뒤돌아보며 공손히 절을 올렸다.

    "네, 할아버지. 어머니 약값도 마련해야 하고, 쌀도 떨어져 가니 어쩔 수 없습니다."

    김 할아버지는 한숨을 내쉬며 만복이의 어깨를 토닥였다.

    "세상이 이리 각박하니 어린 네가 이런 고생을 하는구나. 오늘은 깊은 산으로 들어가지 말거라. 요즘 산신령이 노하셨다는 소문이 있어. 특히 해질녘에는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

    만복이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깊은 산에 들어가야 좋은 나무를 구할 수 있는데...'라고 생각했다. 그는 허기진 배를 움켜쥐며 산으로 향했다. 아침이라곤 찬물에 말아 먹은 죽 한 그릇이 전부였다.

    해가 중천에 떴을 때, 만복이는 이미 깊은 산속에 들어와 있었다. 땀으로 젖은 등줄기를 시원한 산바람이 스쳤다. 그는 잠시 숨을 고르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울창한 소나무 사이로 햇빛이 스며들고, 멀리서 물소리가 들려왔다. 만복이는 물소리를 따라 걸었다. 목이 말랐기 때문이다.

    얼마를 걸었을까, 작은 폭포가 나타났다. 차가운 물이 바위를 타고 흘러내리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만복이는 얼른 달려가 두 손으로 물을 받아 목을 축였다. 그 순간,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물을 마시면 배탈 난다, 애송이."

    만복이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사람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여기 위야, 위!"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만복이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폭포 위 바위를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붉은 털과 뿔이 난, 키가 작은 도깨비가 앉아 있었다. 만복이는 너무 놀라 뒤로 넘어질 뻔했지만, 간신히 자세를 잡았다.

    "도... 도깨비?"

    도깨비는 씩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는 가볍게 뛰어내려 만복이 앞에 섰다. 키는 만복이보다 작았지만, 붉은 얼굴과 뾰족한 이빨, 그리고 머리에 난 작은 뿔이 분명 사람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었다.

    "맞아, 난 도깨비야. 이 산의 주인이기도 하지. 넌 누구냐, 소년? 어째서 이렇게 깊은 산에 혼자 들어왔지?"

    만복이는 공포에 떨면서도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저... 저는 만복이라고 합니다. 나무를 하러 왔어요."

    도깨비는 만복이를 빙글빙글 돌며 살펴보았다. 그러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만복이라... 이름과는 달리 복은 별로 없어 보이는구나! 허리춤의 끈은 다 떨어졌고, 옷은 기워 입었으며, 얼굴은 햇볕에 탔구나. 그런데도 눈빛은 맑고 강직해. 재미있는 녀석이로구나."

    만복이는 몸을 움츠렸다. 도깨비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어떤 도깨비는 사람을 홀리고, 어떤 도깨비는 장난을 치고, 또 어떤 도깨비는 보물을 가져다준다고도 했다. 하지만 직접 만나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겁먹지 마라, 만복아. 내가 널 해치지는 않을 테니. 오히려 도움을 줄 수도 있지."

    도깨비의 말에 만복이는 조금 안심했다. 그러자 도깨비는 주머니에서 작은 주머니를 꺼내 만복이에게 내밀었다.

    "이걸 가져가거라. 이 안에는 신기한 씨앗이 들어있다. 네 마을 한가운데에 심으면, 놀라운 일이 벌어질 것이다."

    ※ 만복이 산에서 나무를 하다 도깨비를 만나는 장면, 도깨비와의 첫 대면

    만복이는 반신반의하며 주머니를 받아들었다. 작고 낡은 주머니였지만, 묘하게 따뜻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는 조심스럽게 주머니를 열어보았다. 그 안에는 검붉은 색의 작은 씨앗 세 알이 들어있었다. 평범한 나무 씨앗과는 달리 은은한 빛을 내고 있었다.

    "이게 무슨 씨앗인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도깨비는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그건 말이다, 도깨비나무 씨앗이야. 이 나무는 아주 특별하단다. 물이 부족한 곳에서도 잘 자라고, 열매는 배고픔을 달래주지. 무엇보다 이 나무 주변에는 늘 비가 내린단다. 가뭄으로 고통받는 너희 마을에 딱 필요한 거겠지?"

    만복이의 눈이 커졌다. 만약 도깨비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 씨앗은 마을을 구할 수 있는 보물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의심스러웠다.

    "왜... 왜 저에게 이런 귀한 것을 주시는 거예요? 대가를 바라시는 건가요?"

    도깨비는 껄껄 웃으며 만복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영리한 녀석이구나! 맞아, 세상에 공짜는 없지. 하지만 내가 바라는 건 그리 대단한 게 아니야. 단지 나무가 자라면, 사람들이 그 나무에 작은 소원을 적은 종이를 매달게 하렴. 나는 그 소원들을 읽는 것을 좋아하거든. 인간들의 바람과 희망이 담긴 이야기는 내게 큰 즐거움이란다."

    만복이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도깨비의 제안은 의외로 단순했다. 소원을 적은 종이를 나무에 다는 것. 그것만으로 마을의 가뭄을 해결할 수 있다면, 나쁜 거래는 아닌 것 같았다.

    "그리고 하나 더! 이 비밀은 너와 나만의 것이어야 해. 다른 사람들에게 도깨비를 만났다고 말하면 안 돼. 그냥 산에서 이상한 씨앗을 발견했다고 하렴. 알겠지?"

    만복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도깨비와의 만남을 말한다고 해도 믿어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미친놈 취급을 받을 게 분명했다.

    "좋아, 그럼 약속한 거다! 해가 질 때까지 나무도 실컷 해가렴. 내가 도와줄 테니."

    도깨비의 말이 끝나자마자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주변의 마른 나뭇가지들이 저절로 부러져 만복이 앞으로 모여들었다. 순식간에 커다란 나무 더미가 생겼다. 만복이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이걸 모두 제가 가져가도 되나요?"

    도깨비는 씩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당연하지! 오늘은 특별히 내가 선물하마. 그런데 이 나무들은 좀 특별해서, 네가 마을로 돌아갈 때 절대로 뒤돌아보지 말아야 해. 한 번이라도 뒤를 돌아보면 모든 나무가 사라질 거야. 알겠니?"

    만복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도깨비는 작은 방망이를 꺼내 휘두르더니 갑자기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그 자리에는 도깨비가 있었다는 흔적만 남았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만복이는 도깨비가 모아준 나무를 등에 지고 마을로 향했다. 생각보다 무게가 가벼웠다. 분명 많은 양의 나무였는데도, 마치 깃털을 진 것처럼 발걸음이 가벼웠다. 그는 도깨비의 말을 따라 단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마을로 돌아오는 길, 만복이는 계속해서 주머니 속 씨앗을 생각했다. 정말로 이 씨앗이 마을을 구할 수 있을까? 도깨비의 말을 믿어도 될까? 하지만 지금의 마을 상황으로는 어떤 희망이라도 잡아야 했다.

    마을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저녁 무렵이었다. 사람들은 만복이가 진 커다란 나무 더미를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만복아, 이렇게 많은 나무를 어디서 구했니? 혼자서 이걸 다 했단 말이냐?"

    마을 이장인 박 씨가 물었다. 만복이는 도깨비와의 약속을 기억하며 대답했다.

    "네, 오늘은 운이 좋았어요. 깊은 산에 가니 마른 나무가 많더라고요."

    이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만복이의 등을 두드렸다.

    "네 효심이 하늘에 닿았나 보구나. 이 나무들을 장에 내다 팔면 꽤 좋은 값을 받을 수 있을 게다."

    만복이는 감사 인사를 전하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자 누워계신 어머니가 반갑게 맞아주셨다.

    "만복아, 오늘은 유난히 늦었구나. 걱정했단다."

    만복이는 어머니께 오늘 있었던 일을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도깨비와의 약속을 지켜야 했다. 그는 다만 나무를 많이 했다는 이야기만 전했다.

    그날 밤, 만복이는 도깨비가 준 씨앗을 꺼내 다시 한번 살펴보았다. 달빛 아래에서 씨앗은 더욱 신비롭게 빛났다. 그는 결심했다. 내일 아침, 마을 한가운데 있는 빈터에 이 씨앗을 심기로. 도깨비의 말이 사실이라면, 마을은 다시 생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거짓말이라 해도... 잃을 것은 없었다.

    만복이는 씨앗을 다시 주머니에 넣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날 밤, 그는 처음으로 오랜 시간 편안한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마을에는 비가 내리고, 사람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 있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우뚝 서 있었다.

    ※ 도깨비의 제안을 받아들인 만복, 마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

    이튿날 새벽, 만복은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 마을 한가운데 있는 빈터로 향했다. 아직 동이 트기 전이라 마을은 고요했다. 만복은 주변을 살펴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후, 주머니에서 도깨비가 준 씨앗을 꺼냈다. 검붉은 씨앗은 여전히 은은한 빛을 내고 있었다.

    만복은 땅을 파고 씨앗 세 알을 정성스럽게 묻었다. 그리고는 두 손을 모아 기도했다. "제발... 우리 마을을 구해주세요. 어머니의 병도 낫게 해주시고, 모두가 다시 웃을 수 있게 해주세요."

    그의 기도가 끝나자마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땅속에 묻힌 씨앗에서 갑자기 푸른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순식간에 작은 싹이 돋아났다. 만복은 놀라움에 뒤로 물러섰다. 싹은 점점 자라나 어느새 만복의 허리께까지 오는 작은 나무가 되었다. 나무의 줄기는 붉은 빛이 돌았고, 잎은 푸른 빛을 띠었다.

    "이게 도깨비나무구나..."

    만복은 경이로움에 젖어 나무를 바라보았다. 마침 그때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일어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이장이 빈터로 나왔다.

    "이게 무슨 나무냐? 어제까지만 해도 없었는데?"

    만복은 도깨비와의 약속을 기억하며 대답했다.

    "제가 어제 산에서 이상한 씨앗을 발견했어요. 혹시 우리 마을에 도움이 될까 해서 심어봤습니다."

    이장은 의심스러운 눈길로 나무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금세 놀라움에 눈을 크게 떴다. 나무 주변의 메마른 땅이 조금씩 촉촉해지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보이지 않는 비가 내리는 것처럼, 나무 주변 땅은 점점 젖어들었다.

    소문은 빠르게 퍼졌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어 신기한 나무를 구경했다. 그리고 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정오가 되자 나무에서 빨갛고 동그란 열매가 영글기 시작했다.

    이장이 조심스럽게 열매 하나를 따서 맛보았다. 그의 얼굴이 환해졌다.

    "이건... 정말 맛있구나!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맛이 어우러져 있어. 그리고 한 입 먹으니 배가 든든해지는 것 같아."

    다른 사람들도 하나씩 열매를 맛보았다. 모두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작은 열매 하나로 하루종일 일할 수 있을 만큼 기운이 넘쳤기 때문이다.

    만복은 가장 큰 열매를 따서 집으로 달려갔다. 병석에 누워계신 어머니께 열매를 드렸다.

    "어머니, 이걸 드셔보세요. 새로 심은 나무의 열매인데 기운을 북돋워 줄 거예요."

    어머니는 의아해하면서도 열매를 받아 드셨다. 그리고 한 입 베어 물자마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얼굴에 핏기가 돌고, 오랜만에 미소를 지으셨다.

    "이상하구나. 열매를 먹으니 몸이 따뜻해지고 기운이 나는구나."

    그날 이후로 마을에는 조금씩 변화가 생겼다. 도깨비나무 주변으로 땅이 촉촉해지더니, 일주일 만에 비가 내렸다. 삼 년 만의 비였다. 마을 사람들은 환호했고, 만복은 도깨비의 말이 사실이었음을 깨달았다.

    만복은 도깨비와의 약속을 지켜, 마을 사람들에게 나무에 소원을 적은 종이를 다는 풍습을 알렸다. 처음에는 의아해하던 사람들도 이내 작은 소원들을 적어 나무에 매달기 시작했다. "비가 많이 왔으면", "아들의 병이 낫기를", "풍년이 들기를"... 다양한 소원들이 나무를 장식했다.

    ※ 마을 사람들의 의심과 경계, 고조되는 갈등

    그러나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어느 날, 인근 마을에서 원님이 순찰을 나왔다가 도깨비나무를 발견했다. 원님은 갑자기 생겨난 이상한 나무와 그 주변만 비가 내리는 현상을 수상히 여겼다.

    "이 나무는 분명 요술에 걸린 것이다! 누가 이런 괴이한 나무를 심었느냐?"

    마을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장이 나서서 설명했다.

    "나리, 이 나무는 만복이라는 소년이 산에서 발견한 씨앗을 심은 것입니다. 덕분에 우리 마을은 가뭄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원님은 만복을 불러 심문했다.

    "네가 이 나무를 심었다고? 어디서 이런 씨앗을 구했느냐? 솔직히 말하지 않으면 마을 전체가 화를 입을 것이다!"

    만복은 두려움에 떨었다. 도깨비와의 만남을 말해야 할까? 하지만 그러면 약속을 어기는 것이 된다. 그는 도깨비의 말을 지키기로 했다.

    "산속에서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나리. 이상한 빛이 나는 씨앗이었고, 마을을 돕고 싶어 심었을 뿐입니다."

    원님은 코웃음을 쳤다.

    "그런 허튼 소리를 누가 믿겠느냐! 분명 요술을 부리는 자와 내통한 것이 틀림없다. 이 나무는 베어버리고, 너는 관아로 끌고 가겠다!"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동요가 일었다. 그동안 나무 덕분에 마을은 다시 살아나고 있었다. 사람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돌아왔고, 논밭은 다시 푸르러졌다. 도깨비나무의 열매는 병자들을 치료해주었고, 나무 주변에만 비가 내리던 것이 점차 마을 전체로 확대되고 있었다.

    이장이 용기를 내어 나섰다.

    "나리, 이 나무는 우리 마을의 보물입니다. 이 나무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살아났습니다. 어떤 연유로 생겨났든, 우리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오히려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원님은 화를 참지 못했다.

    "감히 관의 명령에 불복하느냐! 내일 아침, 군사를 데리고 와서 이 나무를 베어버리겠다. 그리고 이 소년은 감옥에 가두어 심문할 것이다!"

    원님이 떠난 후, 마을은 혼란에 빠졌다. 일부는 만복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정말로 그가 요술을 부리는 자와 내통한 것은 아닐까? 어떻게 평범한 소년이 이런 신기한 나무를 발견할 수 있었을까?

    만복의 어머니는 아들을 감싸 안으며 울었다.

    "어쩌면 좋니, 만복아. 네가 감옥에 갇히게 생겼구나."

    만복은 어머니를 위로했지만, 속으로는 걱정이 컸다. 그날 밤, 그는 도깨비나무 아래로 갔다. 나무에 매달린 소원지들이 밤바람에 흔들렸다. 만복은 나무에 기대어 앉아 한숨을 내쉬었다.

    "도깨비님,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내일이면 나무가 베어지고 저는 감옥에 갇힐 거예요."

    그때, 바람이 세게 불더니 나뭇잎들이 흔들렸다. 그리고 도깨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걱정 말거라, 만복아. 내가 도와주마. 하지만 그전에 네가 결정해야 할 것이 있다..."

    ※ 도깨비의 진짜 의도가 드러나는 반전과 위기 상황

    "만복아, 네가 결정해야 할 것은 바로 이것이다. 나무를 지키려면 네가 도깨비의 친구가 되어야 한다."

    만복은 어둠 속에서 나타난 도깨비를 바라보았다.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은 모습이었지만, 달빛 아래에서는 더욱 신비롭게 보였다.

    "도깨비의 친구라뇨? 그게 무슨 뜻인가요?"

    도깨비는 슬픈 눈빛으로 말했다.

    "사실 나는 오래전부터 외로웠단다. 산속에서 혼자 지내다 보니 대화할 상대가 없었지. 그래서 이 씨앗을 준 것도, 사실은 네가 나의 친구가 되어주길 바랐기 때문이야. 하지만 단순히 친구가 되는 것만으로는 나무를 지킬 수 없을 것 같구나."

    만복은 도깨비의 진심을 느꼈다. 그리고 문득 할아버지에게 들었던 옛이야기가 떠올랐다.

    "혹시... 제가 도깨비의 피를 마시면 도깨비처럼 되는 건가요?"

    도깨비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곧 미소지었다.

    "영리하구나! 맞아, 그런 방법이 있지. 내 피 한 방울을 마시면 너도 일시적으로 도깨비의 힘을 얻을 수 있어. 그러면 원님과 군사들을 물리칠 수 있을 거야."

    만복은 망설였다. 도깨비의 피를 마시는 것은 위험해 보였다. 하지만 마을과 어머니, 그리고 도깨비나무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내 피를 마신 후 해가 세 번 뜨기 전에 너는 도깨비가 될 것이다.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려면 네 마음속 가장 소중한 것을 포기해야 해."

    만복은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을 느꼈다. 가장 소중한 것? 그것은 무엇일까?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결심했다.

    "좋아요, 도깨비님. 마을과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 당신의 피를 마시겠습니다."

    도깨비는 고개를 끄덕이고 작은 칼을 꺼내 자신의 손가락을 살짝 베었다. 붉은 피가 한 방울 맺혔다. 만복은 조심스럽게 그 피를 받아 마셨다.

    순간, 만복의 몸이 뜨거워지더니 온몸이 붉은 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의 머리에서는 작은 뿔이 돋아났고, 손톱은 날카로워졌다. 변화는 순식간에 일어났다.

    "이제 너는 도깨비의 힘을 가졌다. 하지만 기억해라, 해가 세 번 뜨기 전에 인간으로 돌아오지 못하면 영원히 도깨비로 살아야 한다."

    만복은 자신의 변한 모습을 내려다보았다. 신기한 기분이었다. 몸이 가벼워지고, 감각이 예민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강한 힘이 온몸에 넘쳐났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도깨비는 만복에게 작은 방망이를 건넸다.

    "이것은 도깨비 방망이다. 이것을 휘두르면 네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낼 수 있지. 하지만 조심해라, 방망이의 힘은 네 마음의 순수함에 달려있다. 욕심이나 미움이 있으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만복은 방망이를 받아들었다. 가볍지만 묘한 힘이 느껴졌다.

    "감사합니다, 도깨비님."

    도깨비는 슬픈 미소를 지었다.

    "내일 아침, 원님이 올 때까지 기다려라. 그리고 네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거라."

    말을 마친 도깨비는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만복은 자신의 변한 모습을 숨기기 위해 집으로 서둘러 돌아갔다.

    ※ 만복과 도깨비,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감동적인 결말

    동이 트기 시작했다. 원님과 군사들이 마을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만복은 도깨비나무 앞에 서서 그들을 기다렸다. 그는 밤새 생각했다. 도깨비의 힘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그리고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원님이 말에서 내려 만복을 노려보았다.

    "네가 그 요망한 소년이로구나! 이제 이 나무를 베고 너를 감옥에 가두겠다."

    만복은 침착하게 대답했다.

    "나리, 이 나무는 우리 마을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진실을 말하겠습니다."

    만복은 도깨비와의 만남, 씨앗을 받은 일, 그리고 어젯밤 도깨비의 피를 마신 일까지 모두 고백했다. 원님은 비웃었다.

    "허튼소리! 도깨비라니, 그런 것이 어디 있단 말이냐? 군사들, 저 소년을 잡아라!"

    그 순간, 만복은 도깨비 방망이를 꺼내 들었다. 원님과 군사들, 그리고 모여든 마을 사람들이 놀라움에 눈을 크게 떴다. 만복의 모습이 점점 변하기 시작했다. 붉은 피부, 작은 뿔, 날카로운 손톱... 그는 이제 완전히 도깨비의 모습이 되었다.

    "이건... 이건 진짜 도깨비다!"

    군사들은 겁에 질려 뒤로 물러섰다. 원님도 놀라 말에서 떨어질 뻔했다. 만복은 방망이를 한 번 휘둘렀다. 갑자기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비는 마을 사람들에게는 내리지 않고, 원님과 군사들에게만 쏟아졌다.

    "이 비는 진실의 비입니다, 나리. 거짓말을 하는 자에게만 내리는 비지요."

    원님과 군사들은 비에 흠뻑 젖었다. 원님은 분노했지만, 동시에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감히 관리에게 이런 짓을... 용서할 수 없다!"

    만복은 다시 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번에는 도깨비나무가 갑자기 자라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나무는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자랐고, 가지와 잎은 사방으로 퍼져 마을 전체를 덮었다. 그리고 나무에 매달린 소원지들이 빛나기 시작했다.

    "이 나무는 사람들의 소원과 희망을 담은 나무입니다. 나쁜 의도로 이 나무를 해치려 한다면, 나무가 스스로를 지킬 것입니다."

    원님은 두려움에 떨며 말에 올라탔다.

    "괴, 괴이한 일이다! 이런 요술은 본 적이 없다. 나... 나는 돌아가겠다!"

    원님과 군사들은 황급히 마을을 떠났다. 마을 사람들은 환호했지만, 곧 만복의 모습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만복의 어머니가 다가와 아들의 손을 잡았다.

    "만복아... 정말 네가 맞니? 어쩌다 이런 모습이 된 거니?"

    만복은 슬픈 미소를 지었다.

    "어머니, 저는 도깨비의 피를 마셨습니다. 마을과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서였어요. 하지만 해가 세 번 뜨기 전에 인간으로 돌아오지 못하면 영원히 도깨비가 된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만복의 이야기를 듣고 침묵했다. 그동안 그가 마을을 위해 한 일들, 그리고 방금 원님으로부터 마을을 구한 일까지... 모두가 만복의 희생을 알게 되었다.

    이장이 나서서 말했다.

    "만복아, 네가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니?"

    만복은 도깨비의 말을 떠올렸다.

    "제 마음속 가장 소중한 것을 포기해야 한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만복의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그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아니?"

    만복은 고개를 끄덕였다.

    "제게 가장 소중한 것은... 도깨비나무입니다. 이 나무가 마을을 구했고, 어머니의 병을 낫게 했으며,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인간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이 나무를 포기해야 합니다."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도깨비나무는 이제 그들의 삶의 중심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만복이 영원히 도깨비로 살아야 한다면...

    바로 그때, 나무 사이로 도깨비가 나타났다.

    "만복아, 네 진심이 느껴진다. 네가 마을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내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그런 것이 아니란다."

    도깨비는 만복에게 다가와 그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진정한 소중함은 물건이나 나무가 아니라,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야. 네가 마을을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고, 마을 사람들도 너를 위해 나무를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도깨비의 손에서 밝은 빛이 나왔고, 만복의 몸에서 도깨비의 모습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는 다시 평범한 소년으로 돌아왔다.

    "나무는 그대로 두마. 이제 이 나무는 너희들의 것이 아니라, 너희들이 나무의 것이란다. 서로를 아끼고 돌보며 살아가거라."

    도깨비는 미소지으며 점점 투명해져 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남겼다.

    "만복아, 고마워. 너는 진정한 친구였어.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면 나무에게 속삭여라. 내가 듣고 있을 테니."

    도깨비는 나무 속으로 사라졌고, 나뭇가지들이 흔들리며 마을 전체에 상쾌한 바람이 불었다. 그날 이후로 버드내 마을은 풍요로운 마을로 거듭났다. 도깨비나무는 마을의 상징이 되었고, 사람들은 자신들의 소원과 감사의 마음을 담은 종이를 나무에 걸었다.

    만복은 가끔 밤중에 나무 아래서 속삭이듯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마을 사람들은 그가 도깨비와 대화한다고 생각했지만, 만복은 그저 미소지을 뿐이었다. 진정한 친구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도 언제나 함께하는 법이니까.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도깨비가 만드는 멋진 세상' 첫 번째 이야기 '도깨비나무'는 여기까지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도깨비를 두려워하면서도 친근하게 여겼습니다. 때로는 장난꾸러기지만, 때로는 어려운 이들을 돕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존재로 말이지요.

    만복이가 마을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처럼, 우리도 서로를 위해 작은 것을 나눌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소원을 빌 때만 도깨비를 찾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다음 이야기는 '도께비가 만드는 멋진세상 - 반짝이는 도깨비 연못 ' 이라는 제목으로 또 다른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 잊지 마시고, 댓글로 여러분의 어린 시절 들었던 도깨비 이야기도 함께 나눠주세요. 여러분의 이야기가 다음 편의 소재가 될 수도 있답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시고, 다음 주 수요일에 다시 만나요!"

     

     

    도깨비가 만드는 멋진 세상 시리즈의 8개 에피소드 타이틀을 작성해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에피소드인 "도깨비 나무"에 이어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 타이틀을 제안합니다:

    1. "도깨비 나무" (1화 - 기존 타이틀)
    2. "반짝이는 도깨비 연못"
    3. "하늘을 나는 도깨비 모자"
    4. "웃음을 부르는 도깨비 거울"
    5. "꿈을 이루는 도깨비 등불"
    6. "비밀의 도깨비 문"
    7. "노래하는 도깨비 종"
    8. "마음을 읽는 도깨비 책"

    각 타이틀은 도깨비의 신비로운 특성과 마법적인 아이템을 연결하여 어린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이 에피소드들이 모여 도깨비가 만드는 멋진 세상의 옥타곤(8편 시리즈)을 완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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