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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가 인간에게 진 빚 갚는 법 - 요괴도 지키는 신의와 약속의 무게 (출처: 어우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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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250자 내외)
"도깨비도 빚을 갚는다고?" 조선시대 한 마을에서 실제로 일어난 놀라운 이야기! 가난한 농부를 도와준 도깨비가 오히려 그 농부에게 큰 은혜를 입게 되면서 벌어지는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요괴조차도 지키는 신의와 약속의 무게, 그리고 선한 마음이 어떤 기적을 만들어내는지 보여주는 따뜻한 교훈이 가득한 전설을 만나보세요!
디스크립션 (300자 내외)
조선시대 야담집 '어우야담'에 기록된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가난하지만 착한 마음을 가진 농부와 장난꾸러기 도깨비 사이에 벌어지는 따뜻한 우정과 신의의 이야기로, 신분과 종족을 초월한 진정한 인정과 의리를 그렸습니다. 요괴도 지키는 약속의 소중함과 선행의 힘을 보여주는 교훈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전통 이야기로, 시니어 세대가 좋아할 정감 있는 옛날이야기입니다.
※ 가난한 농부와 도깨비의 첫 만남
조선 중기, 경기도의 한 작은 산골 마을에 박서방이라는 농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박서방은 나이 마흔을 넘었지만 아직 장가를 가지 못한 총각이었습니다. 워낙 가난해서 장가갈 형편이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불평하지 않고 성실하게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박서방의 집은 마을 끝자락, 산기슭에 있는 초라한 초가집이었습니다. 지붕은 여기저기 새어서 비가 오면 물이 뚝뚝 떨어졌고, 벽은 진흙으로 발라서 겨울이면 찬바람이 스며들었습니다. 하지만 박서방은 이런 가난한 살림에도 항상 밝은 마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오늘도 하루 무사히 지낼 수 있어서 감사하구나." 박서방은 매일 저녁 하늘에 감사 인사를 올리는 것이 습관이었습니다.
어느 가을 저녁, 박서방이 논에서 벼를 베고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해가 저물어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앞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끙끙... 으으..."
누군가 신음하는 소리 같았습니다. 박서방이 조심스럽게 다가가 보니, 길 한가운데에 커다란 바위가 놓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바위 밑에서 무언가가 끼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여보세요! 누구 계신가요?" 박서방이 큰 소리로 불렀습니다.
"으윽... 사람이냐? 제발 이 바위를 치워다오!" 바위 밑에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런데 그 목소리가 보통 사람의 목소리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좀 더 굵고 웅웅거리는 소리였습니다.
박서방은 주저하지 않고 바위를 치우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바위가 너무 커서 혼자서는 도저히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나무 막대기를 가져와서 지렛대로 삼아 온 힘을 다해 바위를 굴렸습니다.
"으으... 끙끙..." 박서방이 온몸에 땀을 흘리며 바위를 굴리자, 드디어 바위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박서방이 이를 악물고 힘을 내자, 드디어 바위가 굴러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바위 밑에서 나온 것을 보고 박서방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곳에는 사람이 아니라 이상하게 생긴 괴물이 있었던 것입니다. 키는 사람만 했지만, 얼굴은 울긋불긋하고 머리에는 뿔이 나 있었습니다. 온몸이 털로 덮여 있고, 손가락은 유난히 길었습니다.
"으악!" 박서방이 놀라서 뒤로 물러섰습니다.
하지만 그 괴물은 박서방을 해치려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일어나서 박서방에게 깊이 절을 했습니다.
"고맙다, 인간아! 네 덕분에 목숨을 건졌구나." 괴물이 말했습니다.
"당... 당신은 누구시오?" 박서방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나는 이 산에 사는 도깨비다. 이름은 망깨비라고 하지." 도깨비가 대답했습니다. "아까 산에서 놀다가 그만 돌이 굴러떨어져서 깔리고 말았거든. 네가 구해주지 않았다면 큰일 날 뻔했다."
박서방은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도깨비가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것을 보고 마음을 놓았습니다.
"다치신 곳은 없으신가요?" 박서방이 걱정스럽게 물었습니다.
"괜찮다, 괜찮아. 우리 도깨비는 원래 튼튼하거든." 망깨비가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고맙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까?"
"은혜라니요, 그냥 사람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박서방이 겸손하게 말했습니다.
망깨비는 박서방의 말을 듣고 더욱 감동했습니다. "정말 착한 사람이구나. 이런 인간을 만나다니... 좋아, 내가 너에게 복을 주겠다!"
"아닙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박서방이 손사래를 쳤습니다.
하지만 망깨비는 이미 결심을 굳혔습니다. "아니다, 은혜는 반드시 갚아야 하는 법이다. 우리 도깨비도 의리는 안다!"
※ 도깨비의 장난과 농부의 선한 마음
그날 이후 박서방의 집에는 이상한 일들이 계속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보면 마당이 깨끗하게 쓸려 있고, 장작이 가지런히 쌓여 있었습니다. 또 논에 나가보면 김매기가 되어 있고, 물길도 새로 파져 있었습니다.
"이상하네... 누가 이런 일을 해준 걸까?" 박서방이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며칠 후 밤, 박서방이 잠에서 깨어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니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달빛 아래에서 망깨비가 열심히 마당을 쓸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 망깨비구나!" 박서방이 밖으로 나가며 말했습니다.
망깨비가 깜짝 놀라며 돌아봤습니다. "어, 들켰네! 내가 몰래 도와주려고 했는데..."
"고마워요. 하지만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는데..." 박서방이 말했습니다.
"아니야, 나는 은혜를 갚아야 해!" 망깨비가 고집을 부렸습니다.
그날부터 망깨비는 매일 밤 박서방의 집에 와서 이런저런 일을 도와주었습니다. 하지만 도깨비답게 장난기도 많아서 가끔 엉뚱한 일도 벌였습니다.
어느 날은 박서방이 아침에 일어나 보니 집 안의 모든 물건들이 뒤바뀌어 있었습니다. 밥그릇은 천장에 거꾸로 달려 있고, 신발은 벽에 걸려 있었습니다.
"망깨비!" 박서방이 크게 불렀습니다.
망깨비가 나타나서 씨익 웃으며 말했습니다. "어때? 재미있지? 이게 우리 도깨비의 특기야!"
"재미있긴 한데... 이제 그만 원래대로 돌려놓아 주세요." 박서방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망깨비가 손을 한 번 휘두르자 모든 물건들이 원래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이런 일들이 계속되자 마을 사람들이 수상하게 여기기 시작했습니다.
"박서방 집에서 이상한 일이 계속 일어난다던데..."
"혹시 귀신이 붙은 게 아닐까?"
"무당을 불러서 굿을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마을 사람들의 수근거림을 들은 박서방은 망깨비에게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망깨비, 고마운 마음은 알겠지만 사람들이 의심하기 시작해요. 조금 더 조심해주실 수 있을까요?"
망깨비는 미안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래, 내가 너무 신났나 보다. 앞으로는 더 조심할게."
하지만 박서방은 망깨비를 쫓아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친절하게 대해주었습니다. 저녁이면 따뜻한 차를 끓여서 함께 마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망깨비, 도깨비들은 어떻게 살아요?" 박서방이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우리는 주로 산에서 살지. 자연과 함께 어울려 살면서 때로는 인간들과 장난도 치고... 그런데 나처럼 인간과 친하게 지내는 도깨비는 드물어." 망깨비가 대답했습니다.
"외롭지 않으세요?"
"가끔은... 그런데 네가 친구가 되어줘서 이제는 외롭지 않아." 망깨비가 환하게 웃었습니다.
박서방도 망깨비와 친구가 된 것이 즐거웠습니다. 비록 외모는 무섭게 생겼지만, 망깨비는 순수하고 정이 많은 친구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마을에 큰 일이 벌어졌습니다. 마을의 부자인 김 부자가 갑자기 병에 걸려 쓰러진 것입니다. 의원을 불러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상한 병이었습니다.
김 부자의 아들이 무당을 불러서 점을 쳐보니, 무당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마을에 요괴가 있습니다! 그 요괴 때문에 재앙이 내린 것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의심의 눈초리가 박서방에게 향했습니다. 평소 박서방의 집에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다는 소문 때문이었습니다.
"박서방 집에 귀신이 있다고 했잖아!"
"그게 바로 요괴였구나!"
"당장 박서방을 마을에서 내쫓아야 해!"
마을 사람들이 횃불을 들고 박서방의 집으로 몰려왔습니다. 박서방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습니다. 망깨비의 존재를 밝힐 수도 없고, 그렇다고 오해를 풀 방법도 없었습니다.
바로 그때 망깨비가 나타났습니다. "박서방, 무슨 일이야? 사람들이 왜 이렇게 몰려와?"
"망깨비..." 박서방이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망깨비는 자초지종을 듣고 나서 분노했습니다. "뭐라고? 내 때문에 너를 의심한다고? 이건 참을 수 없어!"
※ 도깨비가 위기에 처하다
망깨비는 분노에 찬 마을 사람들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박서방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는 것을 보고 나설 결심을 굳혔습니다.
"박서방, 내가 나가서 해명하겠어. 모든 것은 내 잘못이야." 망깨비가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안 돼요! 사람들이 당신을 해칠지도 몰라요." 박서방이 막았습니다.
하지만 망깨비는 이미 마음을 정했습니다. "친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
망깨비가 밖으로 나가자 마을 사람들이 깜짝 놀라며 뒤로 물러섰습니다. 횃불 빛에 비친 망깨비의 모습은 정말 무서웠습니다.
"악! 정말 요괴다!"
"도깨비가 나타났다!"
사람들이 겁에 질려 소리쳤습니다.
망깨비가 큰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렇다! 나는 도깨비다! 하지만 박서방은 아무 잘못이 없다! 모든 책임은 내게 있으니 박서방을 괴롭히지 마라!"
마을의 촌장이 앞으로 나서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도... 도깨비여! 네가 김 부자에게 병을 내린 것이냐?"
"아니다! 나는 김 부자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망깨비가 억울하게 외쳤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믿지 않았습니다. 무당이 나서서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거짓말하지 마라! 요괴가 있으면 재앙이 일어나는 법이다! 당장 이 마을을 떠나라!"
"나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 망깨비가 항변했습니다. "박서방과 친구가 되어서 그를 도와준 것뿐이다!"
그때 마을 사람들 중 하나가 활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요괴는 살려두면 안 된다! 우리가 직접 처치해야 해!"
"맞다! 요괴를 없애자!"
사람들이 각종 농기구를 들고 망깨비를 향해 달려들었습니다. 망깨비는 도깨비의 힘으로 사람들을 해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박서방의 이웃들을 해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만해요!" 박서방이 사람들 앞을 막아섰습니다. "망깨비는 나쁜 도깨비가 아닙니다! 그는 저를 도와준 고마운 친구예요!"
"박서방! 비켜서지 않으면 너도 같이 해치울 것이다!" 촌장이 위협했습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망깨비를 해치려면 저부터 해치세요!" 박서방이 망깨비 앞을 막아섰습니다.
망깨비는 박서방의 모습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박서방... 고마워. 하지만 나 때문에 네가 다칠 수는 없어."
그때 마을 사람들이 실제로 무기를 들고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화살이 날아오고 창이 찔러왔습니다. 망깨비는 박서방을 보호하기 위해 피하지 않고 그 공격들을 맞았습니다.
"으악!" 망깨비가 화살에 맞아 쓰러졌습니다. 도깨비라고 해도 여러 개의 무기에 맞으니 크게 다쳤습니다.
"망깨비!" 박서방이 망깨비를 부축했습니다.
"괜찮아... 하지만 여기 있으면 위험해. 나는 산으로 돌아갈게." 망깨비가 힘겹게 말했습니다.
망깨비는 상처투성이가 된 몸으로 산으로 도망쳤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도깨비가 사라지자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이제 재앙이 끝날 것이다!"
"도깨비를 쫓아낸 덕분이야!"
하지만 박서방의 마음은 무거웠습니다. 자신을 위해 상처를 입고 쫓겨난 망깨비가 걱정되었습니다.
며칠 후, 더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김 부자의 병이 더욱 악화되었고, 다른 마을 사람들도 하나둘씩 이상한 병에 걸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상하다... 도깨비를 쫓아냈는데 왜 더 심해지지?"
"혹시 우리가 잘못 생각한 건 아닐까?"
마을 사람들이 불안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다른 마을에서 온 도사가 나타났습니다.
"이 마을에 사악한 기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도깨비의 짓이 아닙니다." 도사가 말했습니다.
"그럼 뭐가 원인입니까?" 촌장이 물었습니다.
"산 너머에 있는 악귀의 짓입니다. 원래는 이 마을을 지켜주던 선한 정령이 있었는데, 그 정령이 사라진 후부터 악귀가 침입한 것 같습니다."
도사의 말을 들은 박서방은 깨달았습니다. '망깨비가 이 마을을 지켜주고 있었구나!'
※ 농부의 목숨을 건 구원
박서방은 밤을 틈타 산으로 망깨비를 찾아갔습니다. 산 깊숙한 곳에서 상처투성이가 된 망깨비를 발견했습니다. 망깨비는 바위 틈에서 고통스럽게 신음하고 있었습니다.
"망깨비!" 박서방이 달려가 망깨비를 부축했습니다.
"박서방? 여기까지 어떻게..." 망깨비가 놀라며 말했습니다. "위험해, 빨리 돌아가."
"당신이 다친 게 다 제 때문이에요. 치료해드리려고 왔어요." 박서방이 약초를 꺼내며 말했습니다.
"고마워... 하지만 내 상처는 보통 상처가 아니야. 인간들의 분노와 증오가 담긴 무기에 맞아서 쉽게 낫지 않아." 망깨비가 약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박서방이 망깨비의 상처를 정성스럽게 돌봐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마을의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망깨비, 마을에 더 큰 병이 퍼지고 있어요. 도사가 말하기를 악귀 때문이라고 하는데... 혹시 당신이 마을을 지켜주고 있었던 건가요?"
망깨비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래... 내가 이 산에 정착한 이유 중 하나가 그것이었어. 저 너머 산에는 사악한 악귀가 살고 있거든. 그놈이 마을을 해치려고 할 때마다 내가 막았었지."
"그런데 당신이 쫓겨나니까 악귀가..."
"그렇다. 내가 없으니까 그놈이 마을을 공격하기 시작한 거야." 망깨비가 걱정스럽게 말했습니다.
바로 그때, 산 너머에서 끔찍한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우오오오!"
"악귀다!" 망깨비가 일어서려고 했지만 상처 때문에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제가 마을로 가서 사람들에게 말씀드릴게요. 당신이 마을을 지켜주고 있었다는 것을..."
"안 돼! 그럼 너만 위험해져!" 망깨비가 만류했습니다.
하지만 박서방의 결심은 확고했습니다. "당신이 저를 위해 상처를 입었는데, 이번에는 제가 당신을 도울 차례예요."
박서방이 마을로 달려가자, 악귀가 마을을 향해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악귀는 검은 연기 같은 모습으로 마을을 덮으려 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아! 모두 나와 보세요!" 박서방이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박서방? 이 밤중에 무슨 일이야?" 사람들이 나왔습니다.
"저기 봐요! 저게 진짜 악귀예요! 망깨비는 우리를 지켜주고 있었어요!" 박서방이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하늘을 보고 경악했습니다. 정말로 끔찍한 모습의 악귀가 마을로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저건 뭐야?"
"정말 무서운 괴물이다!"
"우리가 잘못 생각한 건가?"
그때 상처투성이의 망깨비가 나타났습니다. 박서방이 걱정하는 마음에 뒤따라온 것입니다.
"내가 막을게!" 망깨비가 악귀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하지만 상처 때문에 힘이 없는 망깨비는 악귀와 제대로 싸울 수 없었습니다. 악귀의 공격에 망깨비가 다시 쓰러졌습니다.
"망깨비!" 박서방이 달려가서 망깨비를 부축했습니다.
그때 마을 사람들이 깨달았습니다. 정말로 망깨비가 자신들을 지켜주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자신들이 은인을 쫓아냈다는 것을 말입니다.
"우리가 잘못했다!"
"망깨비가 우리를 지켜주고 있었구나!"
"미안하다, 망깨비!"
사람들의 진심 어린 사과와 감사의 마음이 망깨비에게 전해지자, 신기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망깨비의 상처가 빠르게 아물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건... 사람들의 진심이 나를 치유해주고 있어!" 망깨비가 놀라며 말했습니다.
힘을 되찾은 망깨비는 악귀와 치열한 싸움을 벌였습니다. 이번에는 마을 사람들의 응원과 믿음이 함께했기 때문에 망깨비의 힘이 더욱 강해졌습니다.
"망깨비, 힘내!"
"우리가 도와줄게!"
"고마워, 망깨비!"
사람들의 외침 속에서 망깨비는 마침내 악귀를 물리쳤습니다. 악귀는 검은 연기가 되어 사라져버렸습니다.
"해냈다!" 마을 사람들이 환호했습니다.
※ 도깨비의 진심 어린 보답
악귀를 물리친 후, 마을은 다시 평화를 되찾았습니다. 김 부자를 비롯해 병에 걸렸던 사람들도 모두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망깨비에게 깊이 사과하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습니다.
"망깨비님, 정말 죄송합니다." 촌장이 깊이 절하며 말했습니다. "우리가 무지해서 은인을 쫓아내다니..."
"괜찮아." 망깨비가 너그럽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야. 나도 이해해."
마을 사람들은 망깨비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했지만, 도깨비에게 무엇을 드려야 할지 몰라 당황했습니다. 그때 박서방이 나섰습니다.
"망깨비, 이제 마을 사람들이 모두 당신을 알게 되었으니, 더 이상 숨어서 도와주실 필요는 없어요. 당당하게 우리와 함께 지내시면 어떨까요?"
망깨비의 눈이 반짝였습니다. "정말... 정말 그래도 될까?"
"물론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일제히 대답했습니다.
"우리가 망깨비님을 환영합니다!"
"앞으로 우리 마을을 지켜주세요!"
"함께 살아요!"
망깨비는 감동에 젖어 눈물을 흘렸습니다. "고마워... 이렇게 받아들여 주다니... 내 평생 잊지 못할 거야."
그날부터 망깨비는 마을의 정식 구성원이 되었습니다. 마을 끝자락에 자신만의 작은 집을 짓고, 낮에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밤에는 마을을 지키는 일을 했습니다.
며칠 후, 망깨비는 박서방을 찾아왔습니다. 그의 손에는 신기한 물건이 들려 있었습니다.
"박서방, 이것을 받아줘." 망깨비가 작은 주머니를 건네며 말했습니다.
"이게 뭐예요?" 박서방이 물었습니다.
"도깨비의 보물주머니야. 이 안에 손을 넣고 필요한 것을 생각하면 무엇이든 나와." 망깨비가 설명했습니다.
박서방이 놀라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이런 귀한 것을 제가 어떻게 받을 수 있나요?"
"받아야 해. 네가 나를 구해준 것에 대한 보답이야. 그리고..." 망깨비가 진지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내가 정말 갚고 싶은 건 따로 있어."
"무엇인가요?"
"네 마음속 소원을 이뤄주고 싶어. 네가 평생 혼자 살아온 것을 내가 알고 있거든. 좋은 사람과 만나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게 네 꿈 아니야?"
박서방이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런 꿈이야 있지만... 제가 너무 가난해서..."
"가난은 문제가 아니야. 네 마음씨가 보물이거든." 망깨비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내가 아는 처녀가 있는데, 그녀도 네 마음씨를 알면 분명 좋아할 거야."
망깨비가 말하는 처녀는 이웃 마을의 철수네 딸 순이였습니다. 순이는 나이 서른이 넘도록 시집을 가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아버지가 너무 욕심이 많아서 사위감의 조건을 까다롭게 따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순이는 마음씨가 착하고 부모님을 잘 모시는 효녀야. 그런데 아버지가 가난한 사위는 싫다고 해서 시집을 못 가고 있어." 망깨비가 안타까워하며 말했습니다.
"그런 좋은 분이 저 같은 사람을..."
"네가 먼저 만나보고 싶다고 하면, 내가 중매를 서줄게. 어때?" 망깨비가 제안했습니다.
박서방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 그럼 한 번 만나뵈어보고 싶습니다."
망깨비는 기뻐하며 즉시 중매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순이의 아버지는 예상대로 반대했습니다.
"아니, 사위가 하필 그 가난한 박서방이라니! 절대 안 된다!"
하지만 망깨비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보물주머니에서 금덩이를 꺼내어 순이의 아버지에게 보여주었습니다.
"박서방이 실은 부자입니다. 겉으로는 가난해 보이지만, 집 뒤뜰에 금을 묻어놓고 있어요." 망깨비가 거짓말을 했습니다.
순이의 아버지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정말입니까?"
"물론이죠. 제가 증인이에요." 망깨비가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박서방과 순이의 혼담이 성사되었습니다. 두 사람이 만나보니 서로 마음에 들어했고, 곧 결혼하기로 했습니다.
※ 영원한 우정의 약속
박서방과 순이의 결혼식 날, 망깨비는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도깨비 마법으로 박서방의 허름한 집을 아름다운 기와집으로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
또한 텅 비었던 곳간에는 여러 해 동안 먹을 수 있을 만큼의 곡식을 가득 채워놓았습니다.
"망깨비님, 이렇게까지 하시면..." 박서방이 감격하여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친구를 위해서는 당연한 일이야." 망깨비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게다가 이제 나도 진짜 빚을 다 갚은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해."
순이도 망깨비에게 깊이 절하며 감사 인사를 드렸습니다. "망깨비님 덕분에 이런 좋은 분과 만날 수 있었어요. 평생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결혼식에는 온 마을 사람들이 모두 참석했습니다. 이제 모든 사람들이 망깨비를 마을의 소중한 일원으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아이들도 더 이상 망깨비를 무서워하지 않고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망깨비 아저씨! 오늘도 재미있는 마술 보여주세요!" 아이들이 졸졸 따라다니며 부탁했습니다.
망깨비는 아이들을 위해 손으로 꽃을 피우고, 하늘에 무지개를 만들어주는 등 즐거운 마술을 보여주었습니다.
결혼식이 끝난 후, 박서방과 망깨비는 단둘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망깨비, 정말 고마워요. 당신 덕분에 제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박서방이 진심으로 말했습니다.
"아니야, 나야말로 고마워. 네 덕분에 외롭지 않게 살 수 있었거든." 망깨비가 대답했습니다.
"처음에는 네가 나를 구해준 것에 대한 보답을 하려고 했는데, 알고 보니 네가 나에게 더 큰 선물을 준 거였어."
"더 큰 선물이요?"
"친구라는 선물 말이야. 나는 지금까지 혼자 살면서 진짜 친구가 없었거든. 그런데 네가 내 첫 번째 진짜 친구가 되어줬어." 망깨비의 목소리에 감동이 묻어났습니다.
박서방도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예요. 당신은 제게 가장 소중한 친구입니다."
두 사람은 서로 손을 맞잡고 우정을 다짐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친구로 지내자."
"물론이지. 영원히!"
그날 밤, 망깨비는 박서방 부부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었습니다. 작은 방울을 건네며 말했습니다.
"이 방울을 흔들면 언제든지 내가 달려올게. 혹시 위험한 일이 생기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사용해."
"정말 고마워요. 그런데 망깨비는 어디서 지낼 거예요?" 순이가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나는 계속 이 마을에서 살면서 모든 사람들을 지켜줄 거야. 특히 박서방 가족은 더욱 특별히 보호해줄게." 망깨비가 약속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박서방과 순이 사이에는 아이들이 태어났습니다. 망깨비는 그 아이들의 작은아버지 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아이들은 망깨비를 "깨비 할아버지"라고 부르며 따랐습니다.
망깨비는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과 서로 돕고 살아가는 것의 중요함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아이들은 망깨비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며 착하고 현명하게 자랐습니다.
몇 십 년이 흘러 박서방이 나이가 들어 세상을 떠날 때도 망깨비는 곁에서 지켜보았습니다. 박서방은 마지막까지 망깨비에게 고마워했습니다.
"친구야... 다음 생에서도 만나자..."
"그래, 박서방. 좋은 곳에서 기다리고 있어. 나도 언젠가 갈게." 망깨비가 눈물을 흘리며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박서방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망깨비는 계속해서 그의 가족들과 마을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박서방의 후손들에게도 같은 사랑과 보호를 베풀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지금도 그 마을에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진정한 우정과 신의, 그리고 선한 마음이 어떤 기적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말입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도깨비와 농부의 아름다운 우정 이야기, 어떠셨나요? 서로 다른 종족임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친구가 된 이들의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망깨비가 보여준 것처럼, 은혜는 반드시 갚아야 하고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리고 박서방처럼 선한 마음을 가지고 살다 보면 뜻밖의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해두시면 좋겠어요.
그런데 도깨비와 인간의 인연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다음 편에서는 더욱 놀라운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어요. '도깨비 마을의 촌장이 된 조선 선비의 기상천외한 일상' - 과연 어떤 선비가 도깨비들의 촌장이 되었을까요?
용재총화에 전해지는 기상천외한 이야기! 구독과 좋아요 잊지 마시고, 다음 편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