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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깨비가 지켜준 약초꾼, 사랑과 약초로 사람을 살리다 [패관잡기]

    태그 (2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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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킹멘트 (300자 내외)

    "깊은 산속에서 길을 잃은 약초꾼 앞에 갑자기 나타난 도깨비. 그런데 이 도깨비, 사람을 해치기는커녕 오히려 길을 안내해주고, 귀한 약초가 있는 곳을 알려주더랍니다.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라 십 년 넘게 말입니다. 도대체 도깨비가 왜 한 약초꾼을 그토록 도와준 걸까요? 그 비밀은 바로 약초꾼의 따뜻한 마음씨에 있었습니다. 가난한 이웃을 위해 약값 한 푼 받지 않고 치료해주던 착한 약초꾼과, 그를 지켜주던 의리 있는 도깨비의 유쾌하고도 따뜻한 우정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내외)

    조선시대, 강원도 깊은 산골에서 실제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입니다. 가난하지만 마음씨 착한 약초꾼 이 서방이 산에서 만난 도깨비와 기묘한 우정을 쌓게 됩니다. 처음에는 무서웠던 도깨비가 알고 보니 의리 있고 정 많은 존재였고, 이 서방의 착한 행실에 감동하여 십여 년간 그를 도와줍니다. 사람과 도깨비 사이의 따뜻한 우정, 그리고 이웃을 위한 헌신적인 삶을 그린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황당하면서도 유쾌하고, 때로는 찡한 감동을 주는 조선시대 민간 설화를 들려드립니다.

    ※ 약초를 캐다 길을 잃은 이 서방과 도깨비의 첫 만남

    조선 후기, 강원도 깊은 산골 마을에 이 서방이라는 약초꾼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의 본명은 이덕구였지만, 마을 사람들은 모두 친근하게 이 서방이라고 불렀지요. 이 서방은 어려서부터 할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산나물과 약초를 배웠고, 어느덧 마을에서 알아주는 약초꾼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해 봄, 유난히 날씨가 화창한 어느 날이었습니다. 이 서방은 새벽같이 집을 나서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요즘 마을에 열병이 돌고 있어서, 열을 내리는 데 좋은 황금이라는 귀한 약초가 필요했거든요. 황금은 깊은 산속 그늘진 곳에서만 자라는 약초라, 평소 가던 곳보다 훨씬 깊숙이 들어가야 했습니다.
    이 서방은 지게를 지고 산길을 올랐습니다. 한 시진, 두 시진을 걸어 올라가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깊은 숲이 나타났습니다. 나무들은 하늘을 가릴 만큼 울창했고, 이끼 낀 바위들 사이로 시냇물이 졸졸 흘렀지요. 이 서방은 능숙한 손길로 여기저기를 살피며 약초를 캐기 시작했습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약초를 캐던 이 서방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해가 벌써 서산으로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아차 싶었습니다. 서둘러 내려가야 했지요. 하지만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분명 올라왔던 길을 되짚어 내려가는데, 자꾸만 같은 곳을 빙빙 도는 것 같았습니다. 아까 봤던 바위가 또 나오고, 지나쳤던 나무가 또 보였습니다.
    이 서방은 점점 불안해졌습니다. 산에서 길을 잃는다는 것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뜻이었으니까요. 더구나 해는 이미 완전히 넘어가 사방이 어둑어둑해지고 있었습니다. 산속의 밤은 무섭습니다. 맹수도 나타나고, 추위도 견디기 힘들지요. 이 서방은 애써 침착하려 했지만,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어둠이 완전히 내려앉았을 때, 이 서방은 일단 멈춰 서기로 했습니다. 밤에 헤매다가는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거나 벼랑에서 떨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근처에서 마른 나뭇가지를 주워 불을 피웠습니다. 다행히 부싯돌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불빛이 주변을 밝히자 조금은 안심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불빛 너머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바람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분명 무언가가 서 있었습니다. 키가 어른 남자만 하고, 온몸이 붉은빛으로 빛나는 것 같았습니다. 이 서방의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 존재가 천천히 불빛 속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서방은 숨을 죽이고 지켜보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모습이 환하게 드러났을 때, 이 서방은 그만 "억" 하고 소리를 냈습니다. 그것은 바로 도깨비였습니다. 머리에는 뿔 같은 것이 돋아 있고, 얼굴은 붉으스름했으며, 키는 보통 사람보다 조금 컸습니다. 손에는 방망이 같은 것을 들고 있었지요.
    이 서방은 어렸을 때부터 도깨비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습니다. 도깨비는 사람을 홀리기도 하고, 장난을 치기도 하고, 때로는 해를 끼치기도 한다고 했지요. 하지만 막상 실제로 마주하니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도망칠 힘도 없었고, 소리를 지를 용기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저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도깨비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도깨비도 이 서방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둘은 한참 동안 서로를 응시했습니다. 시간이 멈춘 것 같았습니다. 나뭇가지 타는 소리만이 고요한 산속에 울려 퍼졌습니다.

    ※ 무서운 줄만 알았던 도깨비의 의외로 순박한 모습

    한참을 그렇게 서로 쳐다보고 있던 도깨비가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사람아, 겁먹지 마라. 나는 너를 해치려는 게 아니다." 그 목소리는 생각보다 부드러웠습니다. 으르렁거리는 괴물의 목소리를 상상했던 이 서방은 조금 놀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경계심을 풀 수는 없었지요.
    도깨비는 이 서방의 맞은편에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그러고는 손에 들고 있던 방망이를 옆에 내려놓았습니다. "길을 잃었구나. 이 깊은 산속에서 말이야." 도깨비의 말투는 의외로 정겨웠습니다. 마치 오랜 친구와 대화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이 서방은 침을 꿀꺽 삼키고는 조심스럽게 대답했습니다. "그, 그렇습니다. 약초를 캐다가 길을 잃었습니다." 도깨비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럴 줄 알았다. 네가 한나절 내내 빙빙 도는 걸 봤거든. 참, 답답하더라." 도깨비의 말에 이 서방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럼 저를 지켜보고 계셨단 말씀입니까?"
    "뭐, 그렇다고 할 수 있지. 나는 이 산을 지키는 도깨비거든. 여기 들어오는 사람들을 다 보게 돼 있어." 도깨비가 말했습니다. 이 서방은 조금씩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도깨비가 자신을 해칠 의도가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말이야," 도깨비가 계속 말했습니다. "너는 다른 사람들하고는 좀 다르더라. 대부분 사람들은 산에 와서 욕심을 부리거든. 약초를 캘 때도 뿌리까지 다 뽑아버리고, 나무를 꺾고, 쓰레기를 버리고... 그런데 너는 필요한 만큼만 조심조심 캐더라. 뿌리는 남겨두고, 주변도 깨끗하게 정리하고."
    이 서방은 쑥스러운 듯 말했습니다. "당연한 일을 한 것뿐입니다. 약초도 생명이고, 산도 생명이니까요. 욕심을 부리면 내년에는 약초가 자라지 않습니다. 그러면 저도 손해고, 이 산도 병들게 되지요." 도깨비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래, 바로 그거야. 네가 그런 마음을 가졌기에 내가 나타난 거다."
    도깨비는 불가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앉았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도깨비의 얼굴은 무섭다기보다는 순박해 보였습니다. "사실 말이야, 나도 외롭거든. 이 산속에서 혼자 지내는 게. 사람들은 다들 나를 무서워해서 도망가기 바쁘고. 그래서 제대로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없어." 도깨비의 목소리에는 외로움이 묻어났습니다.
    이 서방은 도깨비가 갑자기 불쌍하게 느껴졌습니다. 무섭게 생긴 겉모습 때문에 사람들이 다 피하니, 이 도깨비도 나름대로 고독했을 것 같았습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천천히 이야기하시지요." 이 서방이 말하자, 도깨비의 얼굴이 환해졌습니다.
    그날 밤, 둘은 불가에 앉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도깨비는 자신이 이 산에서 수백 년을 지켜왔다고 했습니다. 옛날에는 이 산이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곳이었는데, 점점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요. 처음에는 나무꾼들이, 그다음에는 약초꾼들이, 가끔은 사냥꾼들도 왔다고 했습니다.
    "대부분은 괜찮은 사람들이었어. 하지만 가끔 나쁜 놈들도 있었지. 산불을 내기도 하고, 멧돼지 새끼를 잡아가기도 하고. 그럴 때는 내가 나서서 혼을 내줬어. 길을 잃게 만들기도 하고, 도깨비불로 겁을 주기도 했지." 도깨비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이 서방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할아버지로부터 약초를 배운 이야기,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이야기, 가족들 이야기를 했지요. 도깨비는 재미있다는 듯 귀 기울여 들었습니다. 그렇게 밤이 깊어갔고, 어느새 동이 트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해가 뜨는구나. 내가 길을 알려줄게." 도깨비가 일어서며 말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덕분에 무사히 밤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 서방이 정중하게 인사했습니다. 도깨비는 방망이를 들고 앞장섰습니다. "나를 따라오면 돼. 금방 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나올 거야."

    ※ 도깨비가 약초 위치를 알려주고 이 서방을 돕기 시작하다

    도깨비를 따라 걷기 시작한 이 서방은 신기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어제 밤 그렇게 헤맸던 길이 도깨비와 함께 걷자 아주 명확하게 보였던 것입니다. 도깨비가 앞장서서 가니, 나뭇가지들이 저절로 비켜나고, 돌부리도 방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마치 산 자체가 도깨비를 위해 길을 열어주는 것 같았지요.
    한참을 걷다가 도깨비가 갑자기 멈춰 섰습니다. "잠깐, 저기 봐." 도깨비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보니, 커다란 바위 그늘에 황금빛 약초들이 무리 지어 자라고 있었습니다. 이 서방은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이건... 황금이잖습니까! 제가 찾던 바로 그 약초입니다!"
    "그래, 알고 있어. 네가 어제 이걸 찾느라 산속 깊이 들어온 거 다 봤거든." 도깨비가 씨익 웃었습니다. "여기 황금이 많이 자라는 곳이야. 필요한 만큼 캐 가. 하지만 기억해, 뿌리는 남겨두고 줄기만 조심스럽게 잘라야 해. 그래야 내년에도 또 자라니까."
    이 서방은 감격한 마음으로 무릎을 꿇고 약초를 캐기 시작했습니다. 도깨비의 말대로 줄기만 조심스럽게 잘라 지게에 담았습니다. 충분한 양을 캐고 나서 이 서방은 도깨비에게 깊이 절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덕분에 마을 사람들을 치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도깨비는 멋쩍은 듯 손을 저었습니다. "뭐, 별거 아니야. 어차피 여기 약초들은 아무도 모르고 있었으니까. 너처럼 좋은 일에 쓸 사람이 가져가는 게 낫지." 그러고는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자, 이제 정말로 내려가자. 네 식구들이 걱정하고 있을 거야."
    마을 입구가 보이는 곳까지 왔을 때, 도깨비가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여기까지만 데려다줄게. 나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는 잘 안 가거든." 이 서방은 아쉬운 마음으로 도깨비를 바라보았습니다. "언제 또 뵐 수 있을까요?" 도깨비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말했습니다. "글쎄, 네가 산에 올 때마다 내가 지켜볼게. 만약 필요한 일이 있으면 그때 나타날게."
    "그럼 다음에 산에 오면 뵐 수 있겠네요?" 이 서방이 기대에 찬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도깨비는 싱긋 웃었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억지로 찾으려고 하지는 마. 도깨비는 원래 보이고 싶을 때만 보이는 법이거든." 그렇게 말하고는 도깨비는 홀연히 사라져버렸습니다. 마치 아침 안개처럼 스르르 녹아 없어진 것이지요.
    이 서방은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의 걱정 어린 얼굴을 마주했습니다. 밤새 돌아오지 않아 온 식구가 잠도 못 자고 걱정했다고 했습니다. 이 서방은 자초지종을 설명했습니다. 도깨비를 만난 이야기를 하자, 아내는 깜짝 놀라며 말했습니다. "여보, 그게 정말이에요? 도깨비가 당신을 도와줬다고요?"
    "정말이오. 거짓말이 아니라오. 그 도깨비는 무섭게 생겼어도 마음씨가 참 착했소." 이 서방이 진지하게 대답했습니다. 아내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그래도 조심하세요. 도깨비가 언제 마음이 바뀔지 모르잖아요." 하지만 이 서방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니오. 그 친구는 믿을 만한 친구요. 내 눈을 믿으시오."
    이 서방은 곧바로 마을로 나가 열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황금으로 만든 약을 나눠주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약효가 아주 좋았습니다. 며칠 만에 열병이 가라앉고, 환자들이 하나둘 일어나기 시작했지요. 마을 사람들은 이 서방에게 고마워했습니다. "이 서방, 어디서 이렇게 좋은 약초를 구했소?" 사람들이 물었지만, 이 서방은 그저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운이 좋았지요."
    그 후로 이 서방은 산에 갈 때마다 혹시 도깨비가 나타나지 않을까 기대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도깨비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 이 서방이 가난한 이웃들을 무료로 치료해주는 모습

    계절이 바뀌고, 여름이 되었습니다. 이 서방은 여전히 열심히 산에 다니며 약초를 캐고, 마을 사람들을 돌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서방에게는 특별한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절대 약값을 받지 않았던 것입니다.
    어느 날, 마을 어귀에 사는 홀어머니가 이 서방을 찾아왔습니다. 그녀의 어린 아들이 심한 배탈에 걸려 끙끙 앓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 서방은 곧장 약상자를 들고 그 집으로 갔습니다. 아이를 살펴보니 찬 것을 잘못 먹어서 생긴 병이었습니다. 이 서방은 정성껏 약을 달여 아이에게 먹였고, 며칠간 계속 찾아가 돌봐주었습니다.
    아이가 완전히 나았을 때, 홀어머니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습니다. "이 서방님, 약값을 얼마 드려야 할까요? 사실 저희는 형편이 어려워서..." 하지만 이 서방은 손을 저으며 말했습니다.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이웃이 어려울 때 돕는 게 당연한 일이지요. 약값은 생각도 마십시오."
    "하지만 그래도..." 홀어머니가 난처해하자, 이 서방은 웃으며 말했습니다. "대신 아이가 나으면 제대로 밥 먹이고 건강하게 키우시면 됩니다. 그게 저한테는 가장 큰 보답입니다." 홀어머니는 거듭거듭 고맙다며 절을 했습니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가난한 농부의 아내가 산후병에 걸렸을 때도,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관절이 아플 때도, 이 서방은 언제나 달려가 도왔습니다. 약값은 한 푼도 받지 않았고, 때로는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쌀이나 반찬거리까지 사다 주었습니다.
    아내가 걱정스럽게 말했습니다. "여보, 우리도 그렇게 넉넉하지 않은데, 이러다가 우리가 굶게 생기면 어떡해요?" 하지만 이 서방은 태연하게 대답했습니다. "걱정 마시오. 산에서 약초를 캐고, 나물을 뜯어 오면 먹고살 수는 있소. 돈이 좀 없어도 괜찮소. 우리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오."
    이런 이 서방의 소문은 점점 더 멀리까지 퍼져나갔습니다. 이웃 마을에서도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날은 하루에 대여섯 명씩 찾아와 도움을 청하기도 했지요. 이 서방은 지칠 줄 모르고 사람들을 돌보았습니다.
    여름이 깊어갈 무렵, 이 서방은 다시 산에 올랐습니다. 이번에는 열을 내리는 약초인 시호가 필요했습니다. 무더운 날씨 탓에 마을에 또다시 열병이 돌기 시작했거든요. 이 서방은 익숙한 길을 따라 산속으로 들어갔습니다.
    한참을 오르다가 쉬려고 바위에 앉았을 때였습니다.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 서방, 오랜만이로구나."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니, 그 도깨비가 나무 뒤에서 불쑥 나타났습니다. 이 서방은 반가운 마음에 벌떡 일어섰습니다. "아니, 도깨비 나리! 정말 오랜만입니다!"
    도깨비는 흐뭇한 표정으로 이 서방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동안 네가 하는 짓을 다 지켜봤다. 참 기특하더라. 가난한 사람들 돕느라 네 살림은 늘 빠듯한데도, 한 번도 인색하게 굴지 않더구나." 이 서방은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습니다. "별일 아닙니다. 도울 수 있을 때 돕는 게 당연하지요."
    "그런 마음씨를 가진 사람이 드물어." 도깨비가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자기 배만 불리려고 하거든. 하지만 너는 다르더라. 그래서 내가 오늘 특별히 나타난 거야." 도깨비는 이 서방을 데리고 산 더 깊숙한 곳으로 걸어갔습니다. "오늘은 시호를 찾으러 왔지?" 이 서방이 놀라 대답했습니다. "어떻게 아셨습니까?" 도깨비가 웃었습니다. "말했잖아. 다 지켜보고 있다고."
    도깨비는 이 서방을 한 계곡으로 안내했습니다. 그곳에는 시호가 빽빽하게 자라고 있었을 뿐 아니라, 다른 귀한 약초들도 함께 있었습니다. 인삼, 당귀, 천궁... 이 서방은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이런 곳이 있었다니..." 도깨비가 말했습니다. "이곳은 특별한 장소야. 약초들이 잘 자라도록 내가 늘 돌보는 곳이지. 너라면 이 약초들을 잘 쓸 거라고 믿어. 필요한 만큼 가져가."
    이 서방은 감사한 마음으로 약초를 캤습니다. 도깨비는 옆에서 지켜보다가 말했습니다. "앞으로도 네가 필요할 때면 이렇게 도와줄게. 하지만 한 가지 약속해줘. 절대 욕심을 부리지 말고, 계속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줘. 그게 내가 바라는 거야."
    "물론입니다. 제가 어떻게 그 마음을 저버리겠습니까." 이 서방이 진심을 담아 대답했습니다.

    ※ 위기에 처한 이 서방을 구해준 도깨비의 배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십여 년이 지났습니다. 이 서방은 어느덧 머리에 흰머리가 섞인 중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선행은 계속되었고, 도깨비와의 우정도 변함없이 이어졌습니다. 도깨비는 때때로 나타나 귀한 약초가 있는 곳을 알려주었고, 이 서방이 산에서 위험에 처할 뻔할 때면 어김없이 나타나 도와주었지요.
    그해 겨울, 유난히 추운 날이었습니다. 마을에 큰 흉년이 들었고, 설상가상으로 전염병까지 돌기 시작했습니다. 이 서방은 밤낮없이 환자들을 돌보았습니다. 하지만 워낙 환자가 많아 약초가 모자랐습니다. 게다가 겨울이라 산에도 약초가 거의 없는 상태였지요.
    어느 날 밤, 이 서방은 고민 끝에 한겨울 산에 오르기로 결심했습니다. 혹시라도 약초를 구할 수 있을까 하는 희망 때문이었습니다. 아내가 만류했습니다. "여보, 이 추운 날씨에 산에 가면 얼어 죽어요. 내일 날이 좀 풀리면 가세요." 하지만 이 서방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내일이면 늦소. 지금 당장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단 말이오."
    두꺼운 옷을 껴입고 산으로 향했습니다. 눈이 쌓인 산길은 험했고, 바람은 매섭게 불어댔습니다. 손발이 시렸지만 이 서방은 계속 올라갔습니다. 한참을 헤매던 중, 그만 발을 헛디뎌 눈 속으로 미끄러지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일어서려는 순간 무릎에 심한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으윽..." 이 서방은 신음을 흘렸습니다. 무릎을 삐었나 봅니다. 일어서려 해도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추위는 점점 더 심해지고, 해는 어느새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얼어 죽을 수도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였습니다. "이 서방! 정신 차려!"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눈을 들어 보니 도깨비가 눈 속을 헤치고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도깨비는 이 서방을 번쩍 들어 올려 근처 동굴로 데려갔습니다. "이런 날씨에 무슨 짓이야! 얼어 죽으려고 작정했어?"
    동굴 안에는 이미 불이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도깨비가 미리 준비해둔 것 같았습니다. 따뜻한 불가에 앉히고, 도깨비는 이 서방의 무릎을 살펴보았습니다. "다행히 심하게 다치지는 않았네. 하지만 며칠은 쉬어야 할 거야." 이 서방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하지만 마을에 환자들이..."
    "알아, 다 알아." 도깨비가 이 서방의 말을 끊었습니다. "네가 왜 이 추운 겨울에 산에 올라왔는지 다 알고 있어. 그래서 내가 준비한 게 있어." 도깨비는 동굴 한쪽에서 커다란 자루를 들고 왔습니다. 자루 안에는 각종 약초들이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이건 내가 여름 내내 모아둔 거야. 네가 필요할 줄 알고 말이지."
    이 서방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도깨비 나리... 정말 고맙습니다. 어떻게 이런 은혜를..." 도깨비는 손사래를 쳤습니다. "은혜는 무슨. 우리 친구 아니야. 친구끼리 돕는 건 당연한 거지."
    도깨비는 이 서방이 무릎을 다쳐 걷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직접 업어서 마을 입구까지 데려다주었습니다. 그리고 무거운 약초 자루까지 대신 들어주었지요. 마을이 보이는 곳에 도착했을 때, 도깨비가 말했습니다. "이 서방, 사실 내가 할 말이 있어."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 서방이 물었습니다. 도깨비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습니다. "나... 이제 이 산을 떠나야 할 것 같아. 이 산의 정기가 점점 약해지고 있거든. 도깨비가 살기에는 더 이상 좋은 곳이 아니야.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야 할 때가 온 것 같아."
    이 서방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럼... 그럼 이제 다시는 못 뵙는 겁니까?" 도깨비는 슬픈 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아마도 그럴 거야. 하지만 슬퍼하지 마. 우리가 함께한 시간은 정말 즐거웠어. 나는 외로운 도깨비였는데, 너 덕분에 진짜 친구를 사귈 수 있었거든."
    "저야말로 나리 덕분에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었습니다." 이 서방도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도깨비는 자신의 방망이를 내려다보았습니다. "이걸 너한테 주고 싶은데... 아니야, 안 돼. 도깨비 방망이는 욕심 많은 사람이 가지면 재앙이 되거든. 하지만 너는 욕심이 없으니까 오히려 필요가 없겠지."
    대신 도깨비는 작은 돌멩이 하나를 꺼내 이 서방에게 건넸습니다. "이건 평범한 돌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특별한 거야. 이걸 가지고 있으면 산에서 길을 잃는 일이 없을 거야. 그리고 위험한 일이 생겼을 때, 이 돌이 따뜻해지면서 경고를 해줄 거야. 나 대신 너를 지켜주는 거지."
    이 서방은 돌을 소중히 받아 품에 넣었습니다. "평생 간직하겠습니다."

    ※ 이별과 감사, 그리고 오래도록 전해지는 이야기

    도깨비는 마지막으로 이 서방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습니다. "잘 살아, 이 서방. 그리고 계속 착하게 살아줘. 그게 나한테는 가장 큰 선물이야." 그렇게 말하고는 도깨비는 천천히 뒤로 물러났습니다. 그의 모습이 점점 흐릿해지더니, 마침내 아침 안개처럼 사라져버렸습니다. 이 서방은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서 도깨비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이 서방은 도깨비가 준 약초로 열심히 환자들을 치료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약초들은 효험이 뛰어났습니다. 며칠 만에 마을의 전염병이 잠잠해졌고, 사람들은 다시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서방에게 감사했지만, 이 서방은 마음속으로 도깨비에게 감사하고 있었습니다.
    그 후로 이 서방은 도깨비를 다시는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도깨비가 준 돌은 정말로 신비한 힘이 있었습니다. 이 서방이 산에 갈 때마다 돌은 은은하게 따뜻해지면서 올바른 길을 알려주었고, 위험한 곳이 가까이 있으면 뜨겁게 달아올라 경고를 했습니다. 이 서방은 그럴 때마다 도깨비를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세월이 더 흘러 이 서방도 환갑을 넘기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아들이 대신 산에 가서 약초를 캐고, 이 서방은 집에서 약을 조제하는 일을 주로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가난한 이웃들을 돕는 일은 계속되었습니다. 이제는 손자 대까지 함께 이웃을 돌보는 집안이 되었지요.
    어느 봄날, 손자가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사람들이 그러는데, 할아버지가 옛날에 도깨비한테 도움을 받았다는 게 정말이에요?" 이 서방은 손자를 무릎에 앉히고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도깨비를 만났던 날부터, 함께 나눈 이야기들, 도깨비가 도와준 일들, 그리고 마지막 이별까지 모든 것을 말해주었습니다.
    "도깨비는 무섭기만 한 존재가 아니란다. 마음씨 착하고 정이 많은 친구였어.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걸 도깨비 나리가 가르쳐 주셨지." 이 서방은 품속에서 그 돌을 꺼내 손자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이게 바로 도깨비 나리가 주신 거란다. 이 돌에는 나리의 우정이 담겨 있어."
    손자는 신기한 듯 돌을 만져보았습니다. "할아버지, 저도 나중에 도깨비를 만날 수 있을까요?" 이 서방은 손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습니다. "글쎄, 요즘은 도깨비들이 사람들을 피해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다고 하더구나. 만나기는 어려울 거야. 하지만 네가 착하게 살고, 다른 사람들을 도우며 산다면, 어디선가 도깨비 나리가 지켜보고 계실 거야."
    "정말요?" 손자의 눈이 반짝였습니다. "그럼 저도 할아버지처럼 착하게 살 거예요. 가난한 사람들도 도와주고, 산에 갈 때도 자연을 소중히 할 거예요." 이 서방은 흡족한 표정으로 손자를 안아주었습니다. "그래, 그렇게만 해준다면 할아버지는 더 이상 바랄 게 없구나."
    이 서방이 세상을 떠나던 날,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날 밤 마을 사람들이 산 쪽에서 이상한 빛을 보았다고 합니다. 푸르스름하고 붉은빛이 섞인 불빛이 산꼭대기에서 춤을 추듯 움직이더니, 한참 후에 사라졌다고 하지요. 마을 사람들은 말했습니다. "저건 도깨비불이야. 아마 도깨비가 이 서방을 배웅하러 온 게 아닐까?"
    이 서방의 장례식에는 마을 전체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그가 생전에 도왔던 사람들이 모두 나와 눈물을 흘렸지요. "이 서방님 덕분에 살았습니다." "우리 아이가 치료받을 수 있었습니다." "가난했지만 약을 공짜로 지어주셨습니다." 사람들의 추모는 끝이 없었습니다.
    이 서방의 아들은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그 특별한 돌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그 돌이 예전과 달리 차갑게 식어 있었던 것입니다. 마치 자신의 역할이 끝났다는 듯이 말이지요. 아들은 그 돌을 소중히 간직했고, 대대로 가보로 물려주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그 이야기는 전설이 되어 마을에 전해졌습니다. 지금도 그 마을 사람들은 산에 갈 때면 도깨비에게 인사를 합니다. "도깨비 나리, 오늘도 저희를 지켜주세요." 그리고 약초를 캘 때는 반드시 뿌리를 남겨두고, 필요한 만큼만 조심스럽게 캡니다. 이 서방과 도깨비가 가르쳐준 교훈을 잊지 않는 것이지요.
    가끔 마을의 노인들은 손주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옛날 옛적에 이 서방이라는 약초꾼이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물어봅니다. "할아버지, 지금도 산에 도깨비가 살아요?" 노인들은 미소 지으며 대답합니다. "아마도 그럴 거야. 보이지 않을 뿐이지, 착한 사람들을 여전히 지켜주고 계실 거란다."
    어느 가을날, 마을의 한 아이가 산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해가 지고 어두워지자 아이는 무서워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어디선가 부드러운 빛이 나타나 아이를 안내했습니다. 아이는 그 빛을 따라 걸었고, 무사히 마을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습니다. "도깨비 나리가 아직도 우리를 지켜주고 계신 게 분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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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 오늘 들려드린 이야기는 강원도 산골 마을에 실제로 전해 내려오는 전설입니다.
    이 이야기가 전하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 것, 진정한 우정은 이익을 따지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착하게 사는 것의 가치입니다. 이 서방이 약초를 캘 때 뿌리를 남겨두고 필요한 만큼만 가져간 것처럼, 자연과 공존하는 지혜도 배울 수 있습니다.
    각박한 세상이지만, 이런 옛날이야기 속에는 우리가 잊고 살았던 소중한 가치들이 담겨 있습니다. 이웃을 사랑하고, 자연을 아끼고, 진심으로 우정을 나누는 것. 이것이 진짜 중요한 게 아닐까요? 오늘 이야기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아요와 구독 부탁드립니다. 다음에도 재미있는 조선시대 전설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