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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깨비가 지키는 비밀 나루터

    충격! 조선시대 도깨비가 지키는 비밀 나루터에서 일어난 실화 | 건너면 돌아올 수 없는 이계(異界)의 문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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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스크립션

    조선 영조 시대, 평안도 변방의 작은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도깨비 나루터의 비밀. 이승과 저승 사이, 인간계와 이계를 연결하는 신비로운 나루터에서 벌어진 실화 기반 이야기. 가난한 나룻배 사공 철수가 안개 낀 밤 도깨비들이 건네는 황금의 유혹에 넘어가 겪게 되는 기이한 체험. 당신이 알던 도깨비 이야기는 이제 잊으세요.

    후킹멘트

    "안개가 짙게 깔린 그날 밤, 나루터에 다가온 세 명의 손님. 달빛에 비친 그들의 얼굴엔 입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말소리가 들렸지요. '저 강 건너로 데려다주시오. 값은 충분히 드리리다.' 그들이 내민 것은 순금 돈자루. 단 하룻밤에 평생 벌 수 없는 재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나룻배에 오른 순간, 철수의 운명은 바뀌었습니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그가 마주한 세계는..."

    1: 가난한 나룻배 사공 철수와 그의 일상

    조선 영조 7년, 평안도 변방의 작은 마을 삼리포구. 그곳에는 대대로 나룻배를 운영하는 집안이 있었다. 강 양쪽을 오가는 유일한 통로인 이 나루터는 마을 사람들에게 생명줄과도 같았다. 철수는 스물다섯의 나이에 아버지의 뒤를 이어 나룻배를 물려받은 지 이제 반년이 되어가고 있었다.

    "또 오늘도 손님이 적구나..."

    철수는 한숨을 내쉬며 강가에 앉아 낡은 삿대를 손질했다. 요즘 들어 장이 서는 날이 아니면 손님이 거의 없었다. 먹고살기 위해 사람들은 더 큰 포구가 있는 마을로 떠나갔다. 그런 와중에 어머니는 병으로 눕고, 돌봐야 할 여동생은 혼기가 차가는데 변변한 혼수품 하나 마련해주지 못하는 자신이 한심하기만 했다.

    "사공! 건너편으로 데려다주시게."

    간간이 찾아오는 손님들은 대부분 허름한 차림의 농부나 보따리장수들이었다. 철수는 얼른 일어나 나룻배로 향했다. 얼마 안 되는 삯이지만 그마저도 소중했다.

    "네, 어서 오십시오."

    그날도 평소와 다를 바 없이 해가 저물 때까지 한산한 나루터를 지켰다. 노을이 강물을 붉게 물들이자 철수는 마지막으로 나룻배를 묶고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

    "아이고, 우리 아들 또 빈손이구나."

    병석에 누워있는 어머니가 철수의 얼굴을 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철수는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어머니 곁에 앉았다.

    "내일은 장날이니 손님이 많을 거예요. 걱정 마세요."

    방 한구석에서는 여동생 연이가 낡은 옷을 기워 입고 있었다. 조용히 바느질에 집중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연이는 곧 열여덟이 되지만, 가난한 살림에 혼인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오라버니, 마을에서 도깨비 나루터 이야기 들었어요?"

    갑자기 연이가 물었다. 철수는 고개를 갸웃했다.

    "도깨비 나루터? 무슨 이야기인데?"

    연이는 바느질을 잠시 멈추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들이 그러는데, 달이 없는 깜깜한 밤에 안개가 짙게 끼면 도깨비들이 나루터를 찾아온대요. 금은보화를 주면서 강을 건너게 해달라고 한대요."

    철수는 피식 웃었다.

    "그저 아이들 겁주려고 지어낸 이야기겠지. 내가 나고 자란 이곳에서 그런 일은 한 번도 본 적 없다."

    하지만 연이의 표정은 진지했다.

    "할머니가 그러셨어요. 백 년 전, 우리 집안의 나룻배 사공이 도깨비에게 속아 강을 건넜다가 영영 돌아오지 못했대요. 그래서 우리 가문이 대대로 가난하게 산다고..."

    철수는 미심쩍은 표정으로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어머니는 기침을 하며 끄덕였다.

    "네 할아버지도 돌아가시기 전에 그 이야기를 했었지. 삼리포구의 나룻배 사공은 해가 진 후에는 절대 손님을 태우지 말라고..."

    철수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어머니, 그런 옛날 이야기를 믿으시면 어떡해요. 그냥 우리가 운이 없어서 가난한 거지..."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상한 불안감이 일었다. 쌀독은 바닥을 드러내고, 어머니의 약값은 날로 늘어갔다. 만약 정말로 도깨비가 금은보화를 준다면...

    "헛소리 그만하고 일찍 자자. 내일은 장날이니 해 뜨기 전에 일어나야 해."

    철수는 등불을 끄고 이부자리에 누웠지만, 잠은 쉽게 오지 않았다.

    2: 안개 낀 밤 나타난 정체불명의 손님들

    다음날, 철수의 예상과 달리 장날임에도 손님은 평소보다 더 적었다. 비가 내릴 것 같은 흐린 하늘에 사람들은 먼 길 나서기를 꺼린 모양이었다. 해가 저물 무렵, 겨우 몇 푼의 돈만 번 철수는 실망감에 어깨가 축 처졌다.

    "이러다가는 어머니 약값도 못 구하겠구나..."

    그때였다. 갑자기 강 위로 안개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한여름인데도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 철수는 이상하게 여기며 나룻배를 묶으려던 손을 멈췄다.

    "이런 날씨가 다 있나..."

    안개는 점점 짙어져 강 건너편이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해는 이미 저물었고, 달조차 구름에 가려 깜깜한 밤이었다. 철수는 서둘러 나룻배를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려 했다.

    "사공! 사공 있소?"

    갑자기 안개 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철수는 깜짝 놀라 소리가 난 방향을 바라보았다. 안개 속에서 세 명의 인영이 나타났다. 모두 검은 도포를 입고 있었는데, 얼굴은 안개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누, 누구십니까? 이제 해가 저물어 나룻배 운행은 끝났습니다만..."

    철수가 말했지만, 세 명의 손님은 아랑곳하지 않고 나루터로 다가왔다. 가까이 다가온 그들을 보니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다. 세 사람 모두 키가 유달리 크고, 도포 아래로 보이는 발은 어둠 속에서도 붉게 빛났다.

    "사공, 우리를 저 강 건너편으로 데려다주면 후하게 삯을 주겠소."

    첫 번째 손님이 말했다. 목소리는 분명히 들렸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입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죄송합니다만, 날이 이미 어두워졌고 안개까지 이렇게 짙게 껴서..."

    철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두 번째 손님이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것은 반짝이는 금화가 가득 든 주머니였다. 달빛이 없는 어둠 속에서도 금화는 이상하게 빛을 발했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소?"

    철수는 눈을 의심했다. 주머니에 든 금화는 그가 평생 벌어도 모으기 힘든 양이었다. 그 금화만 있다면 어머니의 병을 고칠 수 있고, 연이의 혼수도 넉넉히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깜깜한 밤에 강을 건너기는 위험합니다. 안개도 너무 짙고..."

    세 번째 손님이 한 발짝 다가왔다. 그의 도포 아래에서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없소. 지금 당장 건너야 하오. 이 금화의 두 배를 더 주겠소."

    철수의 마음이 흔들렸다. 연이가 들려준 도깨비 나루터 이야기가 떠올랐지만, 눈앞의 금화는 너무나 현실적이었다. 그의 가족을 가난에서 구해줄 유일한 기회처럼 보였다.

    "...알겠습니다. 나룻배에 오르시지요."

    철수는 결국 유혹에 넘어갔다. 세 손님은 말없이 나룻배에 올랐다. 이상하게도 그들이 배에 오르자 나룻배가 평소보다 훨씬 무겁게 느껴졌다. 마치 거대한 바위를 실은 것처럼.

    "이상하네..."

    철수는 힘겹게 삿대를 저었다. 안개는 더욱 짙어져 이제는 앞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나룻배는 마치 현실과 분리된 것처럼 안개 속을 미끄러져 나갔다.

    "정확히 어디로 가야 하는 건가요?"

    철수가 물었지만, 세 손님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앞을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점점 불안해진 철수는 땀을 닦았다. 강물의 흐름이 평소와 다르게 느껴졌다. 물살이 거세지더니 나룻배를 빠르게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이, 이상합니다! 강물이..."

    그때 달이 구름 사이로 모습을 드러냈다. 창백한 달빛이 안개를 뚫고 세 손님의 얼굴을 비추었다. 철수는 경악했다. 그들의 얼굴에는 입이 없었다. 그저 창백한 피부와 커다란 눈만이 있을 뿐이었다.

    "당, 당신들은..."

    "걱정 마시오, 사공. 우리가 약속한 금화는 반드시 드리리다."

    입이 없는데도 목소리는 선명하게 들려왔다. 철수는 공포에 떨며 나룻배를 돌리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강물은 빠르게 흘러 알 수 없는 방향으로 나룻배를 끌고 있었다.

    "살려주십시오! 저는 돌아가야 합니다! 어머니와 동생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철수의 외침에도 세 손님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강은 점점 넓어지고, 주변의 풍경은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철수는 갑자기 방향감각을 완전히 잃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곳이 그가 평생 건너던 강인지조차 의심스러워졌다.

    3: 유혹과 결정 - 황금을 받고 강을 건너기로 함

    나룻배는 알 수 없는 시간 동안 안개 속을 표류했다. 철수는 이미 희망을 잃고 체념한 상태였다. 세 손님은 여전히 말없이 앞을 응시하고 있었다.

    "제발... 저를 집으로 돌려보내 주십시오. 금화는 필요 없습니다."

    철수가 간절히 부탁했을 때, 첫 번째 손님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이미 강을 건너고 있소. 돌아갈 수 없소."

    그 말에 철수는 절망했다. 그때 갑자기 안개가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 멀리서 희미한 불빛이 보였다.

    "저게 뭐지?"

    불빛은 점점 선명해졌고, 곧 강 건너편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러나 그곳은 철수가 알던 마을이 아니었다. 온통 붉은빛으로 물든 기이한 풍경이 펼쳐졌다. 나무들은 모두 붉은 잎을 달고 있었고, 건물들은 기괴한 형태로 솟아 있었다.

    "여기가... 어디입니까?"

    세 번째 손님이 천천히 일어섰다.

    "우리의 세계요. 당신이 우리를 데려온 곳이오."

    철수는 공포에 떨며 나룻배가 강가에 닿자 뛰어내리려 했다. 그러나 그의 몸은 마치 무거운 쇠사슬에 묶인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약속한 대로 금화를 드리겠소."

    두 번째 손님이 더 많은 금화가 든 주머니를 내밀었다. 그러나 철수는 이제 그 금화가 두려웠다.

    "필요 없습니다! 저는 그저 집으로 돌아가고 싶을 뿐입니다!"

    철수가 외쳤지만, 세 손님은 이미 나룻배에서 내려 강가로 향하고 있었다. 붉은 발자국이 그들의 뒤로 이어졌다.

    "따라오시오, 사공. 당신에게 보여줄 것이 많소."

    철수는 갑자기 자신의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리듯 그는 세 손님의 뒤를 따라 이상한 마을로 발을 내딛었다.

    마을에 들어서자 철수는 충격에 말을 잃었다. 이곳의 주민들은 모두 기이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어떤 이는 머리가 둘이고, 어떤 이는 팔이 넷이었다. 모든 주민의 눈은 붉게 빛나고 있었다.

    "환영하오, 사공."

    세 손님 중 첫 번째가 말했다. 이제 그의 모습도 변해 있었다. 키는 더욱 커져 집채만 해졌고, 머리에는 뿔이 솟아 있었다.

    "당신은 우리를 이곳으로 데려와 큰 공을 세웠소. 백 년 만에 다시 인간 세계로 가는 문이 열렸소."

    철수는 그제야 모든 것을 깨달았다. 연이가 말했던 도깨비 나루터 이야기가 사실이었다. 백 년 전 그의 선조가 도깨비들에게 속아 이계로 데려왔듯이, 이제 그도 같은 운명을 맞이한 것이다.

    "제발... 저를 돌려보내 주십시오. 어머니가 병석에 계시고 동생도 혼자서는 살 수 없습니다!"

    철수의 간절한 부탁에 세 도깨비는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방법이 하나 있소."

    세 번째 도깨비가 말했다.

    "당신 대신 다른 인간을 이곳으로 데려온다면, 당신은 돌아갈 수 있소."

    "다른 인간이라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첫 번째 도깨비가 손을 흔들자 안개 속에서 하나의 영상이 나타났다. 그곳에는 철수의 동생 연이가 보였다. 병든 어머니 곁에서 울며 기도하는 모습이었다.

    "당신의 가족이오. 그들 중 하나를 데려온다면, 당신은 자유롭게 돌아갈 수 있소."

    철수는 경악했다. 자신의 목숨을 위해 가족을 희생시키라는 말이었다.

    "절대로! 그런 짓은 할 수 없습니다!"

    두 번째 도깨비가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당신은 영원히 이곳에 머물러야 하오. 우리의 나룻배 사공으로..."

    철수는 절망에 빠졌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이상한 생각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저승사자도 속일 수 있다는 옛이야기가 떠올랐다.

    "...시간을 주십시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도깨비들은 서로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사흘을 주겠소. 그동안 우리 마을에서 지내며 결정하시오."

    철수는 이 기이한 세계에서 살아남아 탈출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는 황금의 유혹에 넘어가 이계로 오게 되었지만, 이제는 어떻게든 인간 세계로 돌아가 가족을 지켜야 했다.

    "저주받은 황금이여..."

    철수는 주머니 속 금화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 금화들은 이제 붉은빛으로 변해 마치 피처럼 보였다. 그는 과연 이 도깨비들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4: 이계(異界)로의 진입 - 변화하는 풍경과 시간

    도깨비들이 머무는 집은 기이하게도 사람의 집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천장은 유난히 높았고, 문과 창문은 모두 거꾸로 달려 있었다. 철수는 도깨비들이 마련해준 방에 홀로 앉아 있었다. 창밖으로는 끝없이 흐르는 붉은 강물이 보였다.

    "시간이 이상하게 흘러..."

    철수는 중얼거렸다. 이곳에 온 지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없었다. 해도 달도 뜨지 않는 하늘에는 오로지 붉은 안개만이 떠다녔다. 도깨비들은 그에게 사흘을 주었지만, 이계에서의 사흘이 인간 세계의 시간으로 얼마나 될지 알 수 없었다.

    "어머니... 연이... 걱정하고 있겠지."

    철수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때 방문이 열리고 어린아이처럼 생긴 작은 도깨비가 들어왔다. 키는 사람의 무릎 높이밖에 되지 않았지만, 얼굴은 노인처럼 주름져 있었다.

    "사공님, 밥 가져왔어요."

    작은 도깨비가 쟁반을 내려놓았다. 그 위에는 이상한 색깔의 음식들이 올려져 있었다. 파란색 밥과, 초록색 국, 그리고 보라색 반찬들.

    "이걸... 먹으라고?"

    "네! 맛있어요. 인간 세계의 것과 비슷하게 만들었어요."

    철수는 조심스럽게 음식을 맛보았다. 놀랍게도 색은 이상했지만 맛은 정말 평범한 밥과 국, 반찬 맛이었다.

    "네가 이곳에서 태어났니?"

    철수가 물었다. 작은 도깨비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요. 저도 원래는 인간이었어요. 백 년 전에 이곳에 왔죠."

    철수는 놀라서 숟가락을 떨어뜨렸다.

    "그럼... 혹시 삼리포구 출신인가?"

    작은 도깨비의 눈이 커졌다.

    "어떻게 아셨어요? 저는 삼리포구의 나룻배 사공이었어요. 도깨비들에게 속아 이곳에 왔죠."

    철수는 가슴이 쿵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연이가 말했던 그 선조가 바로 이 작은 도깨비였던 것이다.

    "그럼 당신이... 우리 집안의 선조?"

    작은 도깨비는 슬픈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 이름은 김만석. 이곳에 온 지 오래되어 이제는 이런 모습이 되었소. 처음에는 당신처럼 인간의 모습이었지만, 이곳의 물을 마시고 음식을 먹다 보니 조금씩 변하게 되었소."

    철수는 막 먹던 음식을 내려놓았다.

    "그럼 나도..."

    "그렇소. 이곳의 음식을 계속 먹으면 결국 도깨비가 되고 말 것이오. 그리고 인간 세계로 돌아갈 길을 영원히 잃게 될 것이오."

    철수는 공포에 휩싸였다. 자신도 이 선조처럼 도깨비로 변해 영원히 이 세계에 갇힐 것인가.

    "살아서 돌아갈 방법은 없소?"

    김만석은 주변을 살핀 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한 가지 방법이 있소. 매 백 년마다 이계와 인간 세계 사이의 문이 열리오. 그때 나룻배로 강을 건너면 돌아갈 수 있소. 하지만..."

    5: 도깨비 마을에서의 기이한 체험

    다음 날, 철수는 도깨비 마을을 탐색했다. 마을 전체가 마치 거꾸로 된 세상 같았다. 나무는 뿌리가 하늘을 향해 자라고, 물은 아래서 위로 흘렀다. 주민들은 모두 도깨비였지만, 그중에는 분명 인간이었을 법한 모습을 한 이들도 있었다.

    "저들도 모두 나처럼 속아서 이곳에 온 것일까..."

    철수는 마을 광장에 서서 주변을 살폈다. 도깨비들은 이상한 춤을 추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그들의 눈은 모두 붉게 빛났고, 웃을 때마다 날카로운 이빨이 드러났다.

    "사공, 이리 오시오."

    첫 번째 도깨비가 철수를 불렀다. 그는 마을의 우두머리인 듯했다.

    "우리 마을이 마음에 드시오?"

    "네... 아주 특이한 곳입니다."

    철수는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도깨비 우두머리는 웃음을 지었다.

    "백 년 동안 우리는 인간 세계로 갈 수 없었소. 마지막으로 간 것이 당신의 선조를 데려왔을 때였지. 그 이후로 문이 닫혔소."

    "왜 인간 세계로 가려고 하시는 겁니까?"

    도깨비 우두머리의 눈이 더욱 붉게 빛났다.

    "인간들의 욕심과 탐욕은 맛있는 영혼을 만들어내지. 우리는 그 영혼을 먹고 살아가오. 특히 금은보화에 눈이 멀어 타인을 해치는 자들의 영혼은 가장 맛있지."

    철수는 섬뜩함을 느꼈다. 자신도 금화의 유혹에 넘어가 이곳에 오게 된 것이다.

    "왜 하필 나룻배 사공을 속이는 겁니까?"

    도깨비 우두머리는 고개를 저었다.

    "이계와 인간 세계는 강으로 분리되어 있소. 그 강을 건널 수 있는 것은 오직 삼리포구의 나룻배 사공뿐이오. 백 년마다 그 사공의 피를 가진 자가 우리를 데려가야만 문이 열리는 것이오."

    철수는 자신의 운명이 이미 정해져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집안이 대대로 나룻배 사공을 이어온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내가 거절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도깨비 우두머리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당신은 선택권이 없소. 사흘 후, 당신은 우리를 태우고 인간 세계로 갈 것이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의 가족에게 재앙이 닥칠 것이오."

    도깨비 우두머리는 손을 휘둘러 안개 속에 영상을 만들어냈다. 그곳에는 철수의 어머니와 연이가 보였다. 그들은 철수가 사라진 것을 알고 슬픔에 잠겨 있었다.

    "보시오, 그들은 당신을 기다리고 있소. 만약 당신이 우리의 뜻을 거역한다면..."

    철수는 공포에 질려 외쳤다.

    "그만! 제발 그만두세요! 알겠습니다, 당신들을 태우겠습니다."

    해가 저물기 시작했다. 철수는 김만석과의 약속을 생각하며 붉은 연못으로 향했다. 연못은 마을 외곽에 있었고, 이상하게도 다른 도깨비들은 그곳에 가지 않는 것 같았다.

    "김만석 어르신?"

    철수가 연못가에 도착했을 때, 김만석은 이미 그곳에 있었다. 그는 이전보다 더 작아 보였고, 더 늙어 보였다.

    "여기 있소. 조심히 말하시오. 이 연못에도 귀가 있을지 모르오."

    철수는 김만석 옆에 앉았다. 연못의 붉은 물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거렸다.

    6: 귀환의 대가와 철수의 최종 선택

    사흘째 되는 날, 도깨비 마을은 축제 분위기였다. 모든 도깨비들이 인간 세계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철수는 불안한 마음으로 김만석을 찾았지만, 약속한 시간에 붉은 연못에 나타나지 않았다.

    "어르신, 어디 계십니까?"

    철수는 연못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김만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연못가 바위 밑에 작은 병이 놓여 있었다. 병 안에는 붉은 연못물이 담겨 있었고, 그 옆에는 작은 쪽지가 있었다.

    '철수에게. 미안하오. 우리의 계획이 발각된 것 같소. 나는 이제 도망쳐야 하오. 이 병의 물을 잘 사용하시오. 인간 세계로 돌아가거든, 삼리포구의 은행나무에 내 이름을 새겨주시오. - 김만석'

    철수는 쪽지를 읽고 가슴이 아팠다. 그는 병을 품에 숨기고 마을로 돌아갔다.

    마을에 도착하자 도깨비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 중에는 도깨비 우두머리도 있었다.

    "사공, 준비는 되었소? 해가 곧 질 것이오."

    철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준비됐습니다."

    도깨비 우두머리는 철수를 이끌고 강가로 향했다. 다른 도깨비들도 뒤를 따랐다. 강가에 도착하자 철수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강 너머로 안개가 걷히며 희미하게 인간 세계의 모습이 보였다. 그곳에는 삼리포구의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시간이 됐소. 나룻배를 준비하시오."

    철수는 강가에 묶여 있던 나룻배를 풀었다. 그의 마음은 복잡했다. 도깨비들을 인간 세계로 데려가면 재앙이 닥칠 것이고, 그들을 속이면 자신의 가족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었다.

    "자, 이제 우리를 태우시오."

    도깨비 우두머리가 말했다. 철수는 나룻배를 강가에 대고 도깨비들이 타기를 기다렸다. 그때 그는 품에 숨긴 병을 떠올렸다. 지금이 병의 물을 사용할 때였다.

    하지만 그 순간, 철수는 뒤에서 낯익은 목소리를 들었다.

    "도깨비들, 멈추시오!"

    모두가 돌아보자 김만석이 서 있었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작은 도깨비의 모습이 아니었다. 완전한 인간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만석? 네가 어떻게..."

    도깨비 우두머리가 놀라서 물었다. 김만석은 손에 붉은 연못물이 담긴 더 큰 병을 들고 있었다.

    "난 백 년 동안 너희의 비밀을 알아냈다. 이 물의 힘을 알게 됐지. 이제 너희를 막을 것이다!"

    김만석은 병을 높이 들어 도깨비들을 향해 물을 뿌렸다. 물을 맞은 도깨비들은 괴로워하며 본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인간의 모습은 사라지고, 거대한 뿔과 붉은 피부,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괴물로 변했다.

    "철수! 어서 나룻배에 타시오! 난 그들을 막을 테니!"

    김만석이 외쳤다. 철수는 망설였다.

    "어르신도 함께 가야 합니다!"

    "안 돼! 난 이미 이계의 일부가 되었소. 어서 가시오!"

    도깨비 우두머리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감히 배신을 하다니! 너희 둘 다 이곳에서 영원히 고통받을 것이다!"

    철수는 순간적으로 결심했다. 그는 품에 숨겨둔 병을 꺼내 나룻배 바닥에 연못물을 뿌렸다. 그리고 나룻배를 타고 강을 향해 노를 저었다.

    "어르신! 잡으세요!"

    김만석은 도깨비 우두머리를 밀치고 강가로 달려와 철수의 손을 잡았다. 함께 나룻배에 올라탄 그들은 빠르게 강을 건너기 시작했다.

    도깨비들은 분노에 차 강가에서 울부짖었지만, 연못물을 뿌린 나룻배에는 오를 수 없었다. 그들은 본모습으로는 강을 건널 수 없었던 것이다.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오늘 들려드린 '도깨비 나루터'의 전설은 여기서 끝이 납니다. 하지만 아직 궁금증이 남으셨나요? 김만석과 철수는 과연 무사히 인간 세계로 돌아왔을까요? 도깨비들은 다시 인간 세계를 노리고 있을까요?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지금도 매 백 년마다 안개가 짙게 끼는 밤이면 삼리포구 나루터에 정체불명의 손님들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그들은 금은보화를 내밀며 강을 건너게 해달라고 부탁한다지요. 하지만 삼리포구의 사람들은 해가 진 후에는 절대 나룻배를 운행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루터 근처의 커다란 은행나무에는 '김만석'이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도 혹시 안개 낀 밤, 나루터에서 이상한 손님들을 만난다면 절대 유혹에 넘어가지 마세요. 아무리 많은 재물을 준다 해도,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면... 그 끝은 아무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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