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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깨비 복이 돌아온 진짜 이유 , 도깨비가 농부에게 남긴 교훈 (출처-청구야담)

    태그 (2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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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킹멘트 (300자)

    하늘도 무심하시지, 평생을 착하게만 살아온 농부에게는 지독한 가난만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낡은 사립문 앞에서 만난 기이한 인연, 바로 도깨비였지요. 하룻밤의 온정이 가져다준 황금벼락! 하지만 진짜 복은 황금이 아니라 그것을 쓰는 마음에 달린 법이라지요? 오늘 밤, 진짜 부자가 되는 법을 알려준 도깨비의 지혜로운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부자였던 한 농부가 있었습니다. 궂은 비 내리던 밤, 굶주린 도깨비에게 옥수수 한 알을 나누어 준 인연으로 그는 큰 황금을 선물 받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생긴 재물은 복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하는 법. 이 농부는 과연 도깨비가 준 선물을 어떻게 사용했을까요? 재물의 올바른 쓰임과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교훈적인 옛이야기입니다.

    ※ 지독한 가난 속에서도 잃지 않은 따뜻한 마음

    옛날 옛적, 충청도의 어느 깊은 산골 마을에 박 서방이라는 농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찌나 가난했던지, 사흘에 한 번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면 동네 사람들이 “어이쿠, 박 서방네 집에 경사 났나 보네” 하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것은 경사가 가파른 돌밭 한 뙈기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낡은 초가삼간이 전부였지요. 아내는 늘 기운이 없어 자리에 누워 있는 날이 많았고, 어린 자식들은 툭하면 배가 고프다며 칭얼거렸습니다. 박 서방은 이른 새벽부터 해가 저물 때까지 남의 집 밭일을 해주고 품삯으로 겨우 보리 한 줌, 감자 몇 알을 얻어오는 것이 하루의 낙이었습니다. 그런 지독한 가난 속에서도 박 서방은 성정 하나만큼은 비단결같이 고왔습니다. 궂은일을 도맡아 하면서도 얼굴 한번 찡그리는 법이 없었고, 자기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형편에 자기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를 못했습니다. 길가에 쓰러진 병자를 보면 업어서 주막에 데려다주었고, 한겨울에는 헐벗은 나그네에게 자신의 짚신을 벗어주기도 했습니다. 심지어는 가뭄이 들어 모두가 물 한 방울을 아낄 때에도, 혹시나 목마른 짐승이나 나그네가 있을까 하여 집 앞의 낡은 샘터에 늘 맑은 물을 한 바가지 떠다 놓는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그런 박 서방을 보며 혀를 찼습니다. “쯧쯧, 저리 착해 빠졌으니 평생 가난을 면치 못하는 게지. 자기 앞가림도 못 하면서 누굴 돕는단 말인가.” 하지만 박 서방은 빙그레 웃을 뿐이었습니다. “나누면 복이 온다고들 하지 않소. 당장은 힘들어도, 언젠가는 하늘이 알아주시겠지요.” 그의 집 뒤란에는 수십 년은 됨직한 낡은 사당이 하나 있었는데, 마을 사람들은 그곳에 심술궂은 도깨비가 산다며 얼씬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박 서방은 달랐습니다. 그는 사당 앞을 지날 때마다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고, 명절에는 자기 가족이 먹을 것도 부족한데 떡 한 조각이라도 사당 앞에 가져다 놓으며 말했습니다. “도깨비님, 드릴 것은 변변치 않으나 부디 흠향하시고, 우리 마을 사람들 모두 평안하게 해주시옵소서.” 이렇듯 박 서방은 사람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미물 하나까지도 소중히 여기는,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착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비록 그의 삶은 하루하루가 고단하고 배고팠지만, 그의 마음만은 그 어떤 부자보다도 넉넉하고 따뜻했습니다.

    ※ 비 오는 밤의 손님, 옥수수 한 알의 인연

    유난히 장마가 길었던 어느 여름밤이었습니다. 며칠째 쏟아지는 비에 하늘이 뚫린 듯했고, 어둠 속에서는 바람 우는 소리가 귀신 곡성처럼 들려왔습니다. 그날도 박 서방네 솥단지는 텅 비어 있었습니다. 낮에 얻어온 옥수수 두 개로 온 가족이 멀건 죽을 끓여 겨우 허기를 면한 참이었지요. 눅눅한 방 안에 누워 잠을 청하려는데,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낑낑대는 소리가 마치 짐승의 신음 같기도 하고, 어린아이의 울음소리 같기도 했습니다. 박 서방의 아내는 “여보, 괜히 나가지 마세요. 이 궂은 밤에 필시 좋지 않은 일일 겁니다.”라며 남편의 옷소매를 붙잡았습니다. 하지만 박 서방은 차마 모른 척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조심스럽게 사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낡은 사당 앞 처마 밑에, 키는 어린아이만 한데 온몸에 붉은 털이 숭숭 나 있고, 머리에는 작은 뿔까지 돋아난 기이한 존재가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웅크리고 앉아 덜덜 떨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한눈에 봐도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마을 어른들이 말하던 바로 그 도깨비였습니다. 보통 사람 같았으면 기겁을 하고 문을 닫아걸었겠지만, 박 서방은 달랐습니다. 그는 도깨비의 덜덜 떠는 모습이 어찌나 안쓰럽던지, 측은한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이런, 비를 쫄딱 맞았구려. 이러다 큰 병이 나겠소.” 박 서방은 도깨비에게 다가가 자기 어깨를 감싸고 있던 낡은 멍석을 벗어 덮어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와, 아궁이에 남은 불씨를 살려 몸을 녹이게 해주었습니다. 도깨비는 처음에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박 서방을 쳐다보더니, 그의 따뜻한 행동에 조금씩 마음을 여는 듯했습니다. 그때 도깨비의 배에서 ‘꼬르륵’ 하고 천둥 같은 소리가 났습니다. 박 서방은 무릎을 탁 쳤습니다. “아이고, 배가 많이 고팠구려. 기다려보시오.” 그는 부엌으로 가 마지막 남은 옥수수 한 알을 가져왔습니다. 자기 자식들 내일 아침거리였지만, 당장 굶주린 이를 외면할 수는 없었습니다. “변변치 않지만, 이거라도 드시오.” 도깨비는 옥수수를 받아들고는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짠하던지, 박 서방은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옥수수를 다 먹은 도깨비는 자리에서 일어나 박 서방을 빤히 쳐다보더니, 사람의 목소리로 말을 했습니다. “고맙다, 인간아. 네 덕분에 굶주림과 추위를 면했다. 나는 이 사당에 사는 도깨비다. 사람들은 나를 무서워하고 피하기만 했는데, 너처럼 따뜻하게 대해준 이는 네가 처음이다.” 박 서방은 그저 어쩔 줄 몰라 하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별말씀을요. 누구라도 그리했을 겁니다.” 도깨비는 씩 웃더니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냈습니다. 그것은 낡고 볼품없는 방망이였습니다. “이것은 도깨비방망이다. 네 착한 마음에 대한 보답이다. 필요한 것이 있거든 이 방망이를 들고 ‘금 나와라 뚝딱’ 하고 외쳐 보거라. 단, 명심해라. 이 방망이로 얻은 재물은 반드시 올바른 곳에 써야만 복이 되는 법이다. 만약 네 마음속에 조금이라도 탐욕이 깃들면, 이 방망이는 복이 아닌 재앙을 불러올 것이다.” 그 말을 마친 도깨비는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습니다. 박 서방은 손에 들린 방망이를 보며, 이 모든 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할 수가 없었습니다.

    ※ 황금 자루와 함께 찾아온 행복한 고민

    날이 밝자, 박 서방은 간밤의 일이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손에 들린 낡은 방망이는 어젯밤의 신비한 기운은 온데간데없이, 그저 아궁이에나 들어갈 법한 평범한 나무 몽둥이처럼 보일 뿐이었지요. ‘필시 내가 사흘을 굶어 헛것을 보고 헛소리를 들었나 보다. 가난이 사람을 이리 미치게 만드는구나.’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방망이를 아궁이 옆에 던져두고는, 다시금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남의 집 머슴살이라도 찾아 나설 채비를 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밤새 굶주린 막내아이가 기운 없는 목소리로 칭얼거리다, 이내 배가 고프다며 서러운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그 찢어지는 울음소리에 박 서방의 마음도 함께 찢어지는 듯했습니다. 그는 혹시나 하는, 정말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지푸라기라도 잡듯 방망이를 다시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우는 아이를 달래주려는 듯, 반쯤은 장난스럽게, 반쯤은 간절하게 외쳤습니다. “그래 그래, 우리 아가 배고프구나. 이놈의 방망이야, 듣고 있느냐. 다른 건 바라지도 않는다. 우리 식구 멀건 죽이라도 끓여 먹을 수 있게 쌀 한 줌만 다오! 쌀 나와라 뚝딱!” 그런데 이게 대체 무슨 조화란 말입니까. 박 서방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방망이 끝에서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환한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텅 비어 거미줄만 쳐 있던 뒤주에 하얀 쌀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순식간에 산더미처럼 수북하게 쌓이는 것이었습니다. 박 서방과 그의 아내는 눈앞의 광경을 보고도 믿을 수가 없어 한참을 멍하니 서 있다, 이내 서로의 볼을 힘껏 꼬집어 보았습니다. 얼얼한 아픔이 느껴졌습니다. 꿈이 아니었습니다. 정말로 마음씨 고운 도깨비가 나타났었고, 정말로 신비한 방망이를 주고 간 것이었습니다. 박 서방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떨리는 손으로 방망이를 다시 고쳐 잡고 외쳤습니다. “금 나와라 뚝딱!” 그러자 이번에는 쌀보다 더 요란한 소리를 내며, 번쩍이는 황금이 마당에 가득 쏟아져 나와 작은 동산을 이루었습니다. 평생 구경은커녕 상상 속에서도 만져볼 수 없었던 엄청난 재물이었습니다. 그날, 박 서방의 집 굴뚝에서는 몇 년 만에 처음으로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했고, 아이들은 난생처음 맛보는 흰쌀밥과 기름진 고깃국을 배가 터지도록 먹으며 행복한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박 서방은 해진 무명옷을 벗고 좋은 비단옷을 사 입었고, 비가 새고 바람이 드나들던 초가집도 동네에서 가장 번듯한 기와집으로 고쳤습니다. 하지만 며칠간의 기쁨이 지나자, 박 서방의 마음속에는 행복한 고민이 피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도깨비가 마지막에 남겼던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반드시 올바른 곳에 써야만 복이 된다.’ 그는 자신과 가족의 배를 채우고 나자, 자연스럽게 마을의 다른 사람들을 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밤이 되면 아무도 모르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처럼 굶주리던 이웃집 뒤주에 쌀가마니를 가져다 놓았습니다. 홀로 사는 김 노인이 기침으로 고생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좋은 약재를 사서 보따리에 싸 몰래 문 앞에 두고 왔습니다. 이윽고 마을에 지독한 흉년이 들어 모두가 굶주림에 허덕이게 되자, 그는 더 이상 숨어서 돕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집 마당에 커다란 가마솥을 여러 개 걸고 매일 밥을 지어, 모든 마을 사람들에게 따뜻한 죽이라도 한 그릇씩 나누어 주었습니다. 사람들은 갑자기 큰 부자가 된 박 서방을 보고 처음에는 수군거리기도 했지만, 그의 변함없이 따뜻한 마음과 선행에 모두들 감복하여 그를 칭송하기 시작했습니다. “박 서방은 하늘이 내린 복을 받은 게 틀림없어. 저렇게 착하니 복을 받을 만하지.” 박 서방은 넘치는 재물 속에서도 결코 교만해지거나 게을러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여전히 새벽 일찍 일어나 밭을 살폈고, 이웃의 어려운 일을 자기 일처럼 나서서 도왔습니다. 도깨비방망이는 꼭 필요한 만큼만, 남을 돕기 위한 용도로만 사용했고, 방망이로 얻은 재물은 자신을 위해 쓰기보다 남을 위해 쓰는 날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그는 진정으로 행복했습니다. 배를 굶지 않는 것도, 좋은 집에 사는 것도 행복했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의 것을 나누어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그 사실 자체가 그에게 가장 큰 기쁨과 보람을 안겨주었습니다.

    ※ 이웃의 시기, 욕심 많은 최 부자의 꿍꿍이

    박 서방이 도깨비방망이로 부자가 되어 선행을 베푼다는 이야기는, 따뜻한 봄바람처럼 온 마을에 퍼져나갔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를 우러러보고 칭송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마을에서 가장 큰 부자이자 소문난 지독한 구두쇠였던 최 부자는 박 서방의 소식을 듣고 시기심에 배가 아파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최 부자는 가난한 소작농들의 고혈을 짜내고, 높은 이자로 돈을 빌려주어 그들의 땅문서를 빼앗는 방식으로 재산을 모은, 인정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위인이었습니다. 그의 커다란 창고에는 쌀이 썩어 넘쳐나 쥐와 벌레가 들끓으면서도, 문 앞에서 굶주리는 아이를 보고도 문전박대를 하는 사람이었지요. 그런 그의 눈에, 얼마 전까지 자신에게 머리를 조아리던 거지꼴의 박 서방이 갑자기 부자가 되어 사람들의 칭송까지 받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아니, 저 무지렁이 같은 놈이 대체 어디서 저런 돈벼락을 맞았단 말인가? 필시 도둑질을 했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재물을 모았을 것이야. 내 기필코 그 비밀을 알아내어 빼앗고야 말겠다.’ 시커먼 꿍꿍이를 품은 최 부자는, 어느 날 자신의 성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기름진 닭고기와 좋은 술을 잔뜩 챙겨 들고 박 서방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그는 평소의 거만하고 오만한 태도는 온데간데없이,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듯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박 서방의 손을 잡았습니다. “허허, 박 서방. 그간 내가 너무 무심했네 그려. 이리도 번듯한 기와집을 짓고 사는데, 이웃사촌으로서 축하 인사가 너무 늦었구려. 자자, 내 술 한잔 받게나.” 순박하기 그지없는 박 서방은 최 부자의 속셈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마을의 큰 어른이 자신을 찾아주었다는 사실에 그저 감격하여 반갑게 그를 맞았습니다. 술이 몇 잔 들어가 얼큰하게 취기가 오르자, 최 부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슬쩍 본론을 꺼냈습니다. “그런데 박 서방, 이제 우리 사이에 숨길 것이 무엇 있겠는가. 솔직히 말해보게나. 대체 무슨 수로 이리 순식간에 큰 부자가 되었는가? 조상 중에 누가 숨겨놓은 땅문서라도 발견했는가, 아니면 깊은 산속에서 산삼이라도 캤는가 말일세.” 박 서방은 도깨비와의 약속을 떠올리며 애써 입을 다물었지만, 술에 취한 데다 워낙 사람이 순박하고 남을 의심할 줄 몰라 최 부자의 계속되는 질문과 아첨에 조금씩 비밀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그게… 사실은… 얼마 전 비 오는 날 만난 아주 특별한 인연 덕분입니다. 그분이 주신 아주 신비한 방망이가 하나 있는데….” ‘방망이?’ 최 부자의 귀가 토끼처럼 번쩍 뜨였습니다. 그는 더 이상 캐묻지 않고 껄껄 웃으며 박 서방을 더욱 취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날 밤, 최 부자는 겉으로는 웃으며 돌아갔지만, 그날부터 몰래 박 서방의 집 담벼락에 숨어 그가 무엇을 하는지 엿보기 시작했습니다. 며칠을 모기에 뜯겨가며 잠복한 끝에, 최 부자는 마침내 박 서방이 낡고 볼품없는 방망이를 들고 ‘금 나와라 뚝딱’ 하고 외치는 것을 자신의 두 눈으로 똑똑히 보게 되었습니다. 최 부자의 두 눈은 탐욕으로 시뻘겋게 달아올랐습니다. ‘옳거니! 저것이 바로 말로만 듣던 요술 방망이, 도깨비방망이로구나. 저런 귀한 보물을 저런 미련한 놈이 가지고 있으니,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로구나. 저 방망이만 내 손에 들어오면, 이 나라 최고의 부자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는 그날부터 박 서방이 말한 ‘특별한 인연’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혈안이 되었습니다. 그의 마음속에는 오직 방망이를 빼앗을 생각만이 가득 차, 이미 재앙의 검은 그림자가 자신의 등 뒤에 길게 드리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 도깨비를 찾아간 최 부자, 탐욕이 부른 재앙

    최 부자는 며칠 밤낮으로 그림자처럼 박 서방의 뒤를 밟았습니다. 그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낼 무렵, 마침내 보름달이 대낮처럼 휘영청 밝은 밤, 그는 박 서방이 소박하지만 정갈하게 차린 제사상을 들고 집 뒤의 낡은 사당으로 향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최 부자는 덤불 뒤에 몸을 납작하게 숨기고, 숨소리조차 죽인 채 그 광경을 매의 눈으로 지켜보았습니다. 잠시 후, 사당의 낡은 문이 삐걱거리며 열리더니, 어둠 속에서 붉은 털이 숭숭 나고 머리에 작은 뿔이 돋은 도깨비가 모습을 드러내 박 서방과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최 부자는 자신의 허벅지를 꼬집으며 무릎을 탁 쳤습니다. ‘옳거니, 저 흉측한 놈이 바로 그 특별한 인연의 정체로구나! 필부에게나 영험한 존재지, 나 같은 부자에게는 그저 재물을 바치는 종놈에 불과할 터!’ 그는 박 서방과 도깨비가 막걸리를 나누어 마시고 헤어지기를 기다렸다가, 자신도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가 허름하기 짝이 없는 헌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심지어 아궁이의 검댕까지 얼굴에 묻히며, 누가 봐도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거지 행색을 꾸몄습니다. 만반의 준비를 마친 그는 일부러 다리를 절뚝거리며,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한 표정으로 도깨비 앞에 나타났습니다. "아이고, 도깨비님! 도깨비 할아버지! 제발 저 좀 살려주십시오. 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하고 박복한 놈입니다. 사흘 굶는 것은 예사요, 자식들은 배가 고파 흙을 파먹고 아내는 병들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제발 저에게도 한 줌의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최 부자는 없는 눈물까지 짜내가며 땅바닥에 머리를 찧으며 서럽게 울부짖었습니다. 그의 연기는 실로 완벽에 가까웠습니다. 도깨비는 그런 최 부자를 위아래로 빤히 훑어보았습니다. 그 눈빛은 한낮의 태양보다도 밝아, 인간의 마음속 가장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보는 듯 깊고 오묘했습니다. 도깨비는 최 부자의 행색은 비록 남루했지만, 그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 이글거리는 시커먼 탐욕과 이웃에 대한 시기심을 단번에 알아차렸습니다. 하지만 도깨비는 짐짓 그의 연기에 속아주는 척하며 굵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습니다. “흐음, 네 사정이 정녕 그리 딱하단 말이지. 좋다. 착한 박 서방의 얼굴을 보아, 내 너에게도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 도깨비는 품속에서 박 서방의 것과 똑같이 생긴 낡은 방망이를 하나 더 꺼내 최 부자에게 툭 던져 주었습니다. “이 방망이를 너에게 주마. 네가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내어줄 것이다. 단, 마지막으로 명심하거라. 이 방망이는 주인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으니, 네 마음속 욕심이 크면 클수록 재앙 또한 상상할 수 없이 클 것이다.” 최 부자는 신이 나서 방망이를 덥석 받아 들고는 고맙다는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신의 집으로 부리나케 달려갔습니다. 그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대문을 빗장으로 걸어 잠그고, 자신의 재물이 가득 쌓인 거대한 창고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는 방망이를 두 손으로 높이 쳐들고, 거의 악에 가까운 목소리로 온 힘을 다해 외쳤습니다. “이까짓 좀도둑 같은 금은보화는 성에 차지 않는다! 이 나라의 왕도 부럽지 않을 만큼, 온 세상을 다 사고도 남을 만큼, 이 창고를 가득 채우고도 넘쳐서 하늘에 닿을 만큼의 황금을 내놓아라! 황금 나와라 뚝딱!” 그의 탐욕스러운 외침이 끝나자, 방망이 끝에서 시커먼 악취를 풍기는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후, 창고 바닥에서 번쩍이는 황금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시뻘건 불을 내뿜는 험상궂은 도깨비들과, 사람의 팔뚝보다 굵은 징그러운 구렁이 떼, 그리고 눈알이 하나뿐인 흉측한 잡귀들이 끝도 없이 꾸역꾸역 기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들은 최 부자에게 일제히 달려들어 그의 비단옷을 갈기갈기 찢고 날카로운 손톱으로 그의 살을 인정사정없이 할퀴었습니다. 최 부자는 평생 처음 느껴보는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며 창고 밖으로 도망치려 했지만, 굳게 잠긴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잡귀들은 그의 창고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던 쌀가마니를 모두 찢어발기고, 값비싼 비단과 보물들이 가득한 곳간을 때려 부수고, 집안을 온통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마치 거대한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듯했습니다. 한바탕 끔찍한 난리가 휩쓸고 지나간 뒤, 잡귀들은 언제 나타났냐는 듯 연기처럼 사라졌고, 최 부자는 너덜너덜해진 몰골로 텅 비어버린 창고에 혼자 남아 덜덜 떨고 있었습니다. 그 많던 재산은 하룻밤 사이에 모두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그의 손에는 재앙을 부른 낡은 방망이 하나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습니다. 그의 끝없는 탐욕이 결국 그 자신을 파멸시킨 것이었습니다.

    ※ 황금의 참된 의미를 깨달은 농부의 결심

    다음 날 아침, 마을의 최고 부자였던 최 부자네 집이 하룻밤 사이에 폭삭 망해 잿더미가 되었다는 소문이 온 마을에 흉흉하게 퍼졌습니다. 그에게 착취당했던 마을 사람들은 고소해하며 손가락질했습니다. “그렇게 악착같이 남의 눈에 피눈물 내며 재물을 모으더니만, 쌤통이다. 하늘이 무심치 않으신 게지.” 박 서방 역시 그 소식을 듣고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혹시나 하는 불길한 마음에 간밤에 도깨비를 찾아가 자초지종을 물었습니다. 도깨비는 막걸리를 한 사발 들이켜고는, 최 부자의 어리석고 탐욕스러운 행동과 그가 받은 끔찍한 벌에 대해 모두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나는 그에게 분명히 경고했다. 방망이는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그의 마음속에는 자기 자신을 향한 탐욕과 이웃을 향한 시기심만이 가득했으니, 황금 대신 재앙이 쏟아져 나온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다.” 도깨비의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박 서방은 서늘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는 최 부자의 처참한 몰락을 보며 머리를 한 대 세게 얻어맞은 듯한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황금 자체가 복이나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 재물을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것이 사람을 살리는 복이 될 수도, 사람을 죽이는 끔찍한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자신 또한 자칫 교만한 마음을 품고 욕심을 부렸다면 최 부자와 똑같은 신세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졌습니다. 그는 자신의 번듯한 기와집과 창고에 가득 쌓인 재물을 돌아보았습니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의 피와 땀으로 얻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궂은 비 내리던 밤, 옥수수 한 알을 나눈 작은 인연으로 얻게 된, 분에 넘치는 행운이었습니다. 그는 이 재물이 더 이상 자신과 자신의 가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은 하늘이, 그리고 마음씨 고운 도깨비가 자신을 통해 가난하고 굶주린 온 마을에 내린 복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날 밤, 박 서방은 마을의 나이 지긋한 어른들을 모두 자신의 집 대청마루로 정중히 초대했습니다. 그리고는 그동안 숨겨왔던 도깨비방망이의 비밀을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털어놓고, 자신의 굳은 결심을 이야기했습니다. “어르신들, 이 창고에 쌓인 재물은 본래 제 것이 아니옵니다. 이제부터 이 재물을 저와 제 가족이 아닌, 우리 마을 전체를 위해 쓰고 싶습니다. 해마다 여름이면 역병처럼 범람하여 우리네 밭을 휩쓰는 저 강에 튼튼한 돌다리를 놓고, 지독한 가뭄이 들어도 걱정 없이 물을 쓸 수 있는 깊은 우물을 온 마을 사람들이 함께 팝시다. 그리고 커다란 공동 곳간을 지어, 풍년이 들면 곡식을 함께 저장했다가 흉년이 들어도 모두가 굶주리지 않도록 대비합시다.” 마을 사람들은 박 서방의 깊고 너른 뜻에 모두 감동하여 눈물을 흘렸습니다. 어떤 이는 그의 손을 잡고 고마워했고, 어떤 이는 자신의 이기심을 뉘우치며 부끄러워했습니다. 그들은 박 서방의 뜻에 따라 다 함께 힘을 모아 새로운 마을을 만들기로 굳게 약속했습니다. 그 순간, 박 서방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가볍고 평온했습니다. 황금 자루를 처음 얻었을 때 느꼈던 기쁨과는 비교할 수 없는, 훨씬 더 크고 충만한 행복감이 그의 가슴을 가득 채웠습니다.

    ※ 마을에 쌓인 복, 진짜 부자가 된 농부

    그날 이후, 박 서방의 마을에는 놀라운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박 서방은 도깨비방망이로 얻은 재물을 아낌없이 내놓았고, 그의 진심에 감동한 마을 사람들은 더 이상 남의 일처럼 구경만 하지 않았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나와 자기 일처럼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탰습니다.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고단함이 아닌 희망과 즐거움이 가득했습니다. 몇 달에 걸쳐, 위태롭게 삐걱거리던 섶다리는 백 년은 거뜬할 만큼 튼튼하고 아름다운 돌다리로 바뀌었고,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깊은 공동 우물이 마을 곳곳에 생겨났습니다. 마을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공동 창고가 지어져, 풍년이 들면 각 집에서 수확한 곡식을 함께 모아두었다가 흉년이 들면 공평하게 나누어 먹게 되었습니다. 이제 마을 사람들은 더 이상 홍수와 가뭄을 걱정하지 않게 되었고, 보릿고개에도 굶주리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어졌습니다. 마을 어귀에는 글을 모르는 아이들을 위한 작은 서당도 생겼습니다. 마을에는 아이들의 건강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사람들 사이에는 서로 돕고 나누는 따뜻한 정이 강물처럼 넘쳐흘렀습니다. 박 서방은 예전처럼 온갖 금은보화를 쌓아둔 큰 부자는 아니었습니다. 그는 도깨비방망이를 마을의 공동 우물 깊은 곳에 던져 넣고, 다시 예전처럼 밭을 가는 평범한 농부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그를 진심으로 존경하고 따랐고, 그의 이름은 ‘복을 부르는 박 영감’으로 주변 마을에까지 널리 알려졌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더 이상 ‘운 좋은 박 서방’이라 부르지 않고, ‘마음이 진짜 부자인 박 영감’이라 불렀습니다. 아주 오랜 세월이 흘러 박 서방이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되었을 때, 보름달이 유난히 밝은 어느 날 밤, 낡은 사당 앞에서 옛 친구인 도깨비가 다시 그를 찾아왔습니다. 두 사람은 예전처럼 사당 앞 평상에 마주 앉아 정겹게 막걸리 잔을 기울였습니다. 도깨비가 하얀 수염을 쓰다듬으며 빙그레 웃으며 말했습니다. “내가 준 황금은 이제 한 톨도 남지 않았겠구나.” 박 서방이 주름진 얼굴에 환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그렇다네, 내 친구여. 황금은 모두 사라졌지만, 우리 마을에는 그 어떤 황금보다도 더 귀하고 값진 복이 산더미처럼 쌓였다네. 다 자네 덕분일세.” 도깨비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아니다. 그 복은 내가 준 것이 아니다. 황금을 올바르게 쓸 줄 아는 자네의 그 착하고 너른 마음이 만들어 낸 것이다. 너야말로 진짜 부자다.” 두 늙은 친구는 말없이 막걸리 잔을 부딪쳤습니다. 환한 달빛 아래, 그들의 모습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재물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신기루와 같은 것. 하지만 착한 마음으로 쌓아 올린 복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대대손손 마을의 앞날을 환하게 비춘다는 것을, 마음씨 고운 도깨비와 지혜로운 농부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그렇게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어르신들, 오늘 밤 들려드린 도깨비와 마음 부자 농부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가난했지만 이웃을 먼저 생각했던 박 서방의 이야기가 어르신들의 마음에 따뜻한 교훈과 잔잔한 감동을 남겼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흔히 눈에 보이는 돈이나 재물이 많아야 행복하고, 그래야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오늘 이야기를 들어보니, 진짜 복은 번쩍이는 황금 자루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우리 마음의 크기에 달린 것 같습니다. 나 혼자 배부르고 등 따신 것보다, 이웃과 함께 따뜻한 밥 한 끼, 작은 정이라도 나누는 것이 더 큰 행복일 수 있다는 옛 어른들의 지혜를 다시금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 밤, 이 이야기가 어르신들의 고단했던 하루를 위로하고 편안한 잠자리를 이끌어주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다음에도 더욱 재미있고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 보따리를 한가득 들고 찾아뵙겠습니다. 저희 이야기가 마음에 드셨다면, 구독과 좋아요로 응원해주시면 더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데 아주 큰 힘이 됩니다. 부디 걱정 근심 모두 내려놓으시고, 좋은 꿈 꾸시며 평안한 밤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