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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와 가난한 선비

1004suuny 2026. 8. 23.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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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깨비와 가난한 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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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킹멘트

    "십 년을 매달린 과거 시험에 또다시 낙방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찢어지게 가난한 선비. 동네 사람들의 손가락질과 굶주림 속에서 절망하던 어느 밤, 산길에서 술에 취해 쓰러져 신음하는 흉측한 도깨비와 마주치게 됩니다! 무서워 도망치기는커녕 불쌍하다며 자신의 집 아랫목을 내어주고 마지막 남은 죽까지 끓여 먹인 선비의 따뜻한 마음씨. 과연 이 기묘한 하룻밤의 인연은 선비의 고단한 인생을 어떻게 뒤바꿔 놓았을까요? 은혜를 갚기 위한 도깨비의 유쾌하고 신나는 기적이 지금 펼쳐집니다!"

    ※ 1: 과거에 낙방하고 돌아온 허 선비의 무거운 발걸음

    해 저문 늦가을의 차가운 바람이 낙엽을 휩쓸며 스산하게 불어오던 어느 날 해 질 녘이었습니다. 조선 팔도에서도 가장 구석진 산골짜기 마을 어귀로, 낡고 빛바랜 갓을 쓰고 다 해진 도포 자락을 여민 채 힘없이 걸어 들어오는 한 사내가 있었습니다. 이 사내의 이름은 허 선비. 마을에서 유일하게 글줄이나 읽을 줄 안다고 하여 선비라 불리었으나, 그의 실상은 찢어지게 가난하여 당장 내일 아침 아궁이에 불을 지필 장작조차 없는 처지였습니다.

    허 선비의 등에는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한양으로 떠날 때 메고 갔던 초라한 괴나리봇짐이 여전히 초라하게 매달려 있었습니다. 십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주린 배를 부여잡고 사서삼경을 통달하며 피를 토하듯 글공부에 매진했건만, 든든한 가문의 뒷배도 없고 재물도 없는 가난한 시골 선비에게 과거 급제의 문턱은 너무나도 높고 가혹했습니다. 또다시 낙방의 쓴잔을 마시고 천 리 길을 걸어 고향으로 돌아오는 그의 발걸음은, 마치 천근만근의 쇳덩이를 매단 듯 무겁고 처절하기만 했습니다.

    동네 어귀에 있던 주막 평상에 모여 탁주를 들이켜던 마을 장정들과 동네 아낙들의 시선이 일제히 허 선비에게 쏠렸습니다. 그들의 눈빛에는 안타까움보다는 조롱과 멸시가 가득 배어 있었습니다.

    "쯧쯧, 저기 저 허 샌님 또 내려오네. 보나 마나 이번에도 한양 구경만 실컷 하고 미역국을 먹고 온 게지. 십 년을 저리 책상머리에만 앉아 있으니 마누라 속이 얼마나 시커멓게 타들어 가겠수. 차라리 그 알량한 선비 체면 다 버리고 지게나 메고 산에 올라 나무나 해다 팔 것이지, 쯧쯧."
    "내 말이 그 말이오. 사지 멀쩡한 사내가 글공부한답시고 처자식 굶기는 게 제일 몹쓸 짓이지. 양반 핏줄이면 밥이 나온답디까, 떡이 나온답디까. 꼴에 선비라고 꼿꼿하게 걷는 꼴 좀 보소."

    사람들의 뼈 있는 비아냥거림이 차가운 바람을 타고 허 선비의 귓가를 무자비하게 후벼 팠습니다. 평소 같으면 이웃들의 쓴소리도 겸허히 받아넘겼을 그였지만, 연거푸 낙방을 하고 돌아온 오늘만큼은 그 비웃음이 가슴 한가운데를 비수로 찌르는 듯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허 선비는 푹 숙인 고개를 차마 들지 못한 채, 터져 나오는 눈물을 억누르며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부끄럽다... 참으로 부끄럽고 참담하구나. 내 십 년을 매달려 성현의 이치를 깨우치려 하였으나, 결국 내 가족의 주린 배 하나 채워주지 못하는 무능한 사내에 불과하였구나. 나를 믿고 그 긴 세월 삯바느질로 손가락이 부르트도록 고생한 아내의 얼굴을 대체 무슨 낯으로 본단 말인가.'

    마을 끄트머리, 비바람을 겨우 막아내는 다 쓰러져가는 낡은 초가집 앞 사립문에 다다랐을 때, 허 선비의 가슴은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지는 듯했습니다. 마당 한구석에는 언제 피웠는지 모를 차가운 아궁이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고, 문풍지가 다 찢어진 방문 너머로는 바느질을 하다 지쳐 잠든 아내의 마른 기침 소리가 처량하게 새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사립문을 여는 삐걱 소리에 놀라 깬 아내가 황급히 문을 열고 마루로 나섰습니다. 남편의 야위고 파리해진 몰골과 힘없이 처진 어깨, 그리고 텅 빈 눈동자를 본 아내는 모든 상황을 직감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남편을 원망하거나 다그치지 않았습니다. 그저 조용히 다가와 남편의 차갑게 언 손을 두 손으로 꼭 감싸 쥐며 눈물을 글썽일 뿐이었습니다.

    "서방님... 그 먼 한양 길을 오고 가시느라 얼마나 고단하셨습니까. 상심하지 마십시오. 하늘이 아직 저희에게 때를 허락하지 않으신 것일 뿐, 서방님의 학문이 부족하여 그런 것이 아님을 이 첩은 잘 알고 있습니다. 어서 방으로 드시지요. 방구들이 차가워 죄송합니다만, 서방님 오시면 드리려고 아껴둔 보리쌀이 조금 있으니 어서 뜨끈하게 죽이라도 끓여 올리겠습니다."

    자신을 탓하기는커녕 오히려 가난한 살림을 자책하며 위로하는 아내의 한없이 맑고 따뜻한 마음에, 허 선비는 억눌렀던 눈물을 끝내 참지 못하고 주르륵 흘려보냈습니다.

    "부인... 내 참으로 낯을 들 수가 없소. 당신의 그 고운 손이 이리 험하게 갈라지도록 고생을 시켰건만, 내 또다시 빈손으로 돌아오고 말았소. 내일부터는 저 알량한 책들을 모조리 덮어버리고, 당장 산에 올라가 나무라도 해오겠소. 다시는 부인을 굶기지 않을 것이오."

    허 선비의 다짐에 아내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옅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당치 않으신 말씀입니다. 서방님은 대대로 학문을 숭상하던 뼈대 있는 가문의 선비이십니다. 일시적인 궁핍함에 무릎을 꿇고 선비의 곧은 기개를 꺾으신다면, 그것이 더 큰 불효요 슬픔이 될 것입니다. 가난은 씻어내면 그만이나 꺾인 뜻은 다시 펴기 어려운 법이니, 부디 마음을 굳건히 다잡으시옵소서."

    아내의 지극한 위로를 받으며 방에 들어선 허 선비였지만, 가난이 주는 뼈저린 현실의 고통은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낡은 이불 한 채를 덮고 서로의 체온에 의지해 잠을 청하려 했으나, 텅 빈 뱃속에서는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천둥처럼 요란하게 울렸고 문틈으로 스며드는 산바람은 살을 에일 듯 매서웠습니다. 허 선비는 아내가 깰까 두려워 숨죽여 눈물만 삼키며, 자신의 무능함에 대한 짙은 자책과 회한 속에서 길고 고통스러운 밤을 지새우고 있었습니다.

    ※ 2: 칡넝쿨에 걸려 술에 취해 쓰러진 채 얼어 죽어가는 도깨비를 발견한 허 선비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고 부엉이 울음소리만이 처량하게 메아리치는 깊은 밤이었습니다. 아무리 눈을 감아도 잠을 청할 수 없었던 허 선비는, 결국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나 낡은 두루마기를 걸치고 밖으로 나섰습니다. 답답한 가슴을 짓누르는 울분을 찬 바람으로나마 식혀보고, 내일 아침 아궁이에 땔 마른 나뭇가지라도 주워 올 요량이었지요.

    달빛조차 구름에 가려 스산하기 짝이 없는 산길을 정처 없이 걷던 허 선비의 발걸음이, 인적이 완전히 끊긴 험한 고갯마루에 다다랐을 때였습니다.

    '이토록 참담하고 고단한 삶을 언제까지 이어가야 한단 말인가. 학문의 길이 이토록 험난하고 가난의 무게가 이리도 무거울 줄 알았다면, 차라리 붓을 꺾고 농사꾼이 되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르겠구나.'

    깊은 탄식을 내뱉으며 터덜터덜 걷던 허 선비의 귓가에, 갑자기 기이하고도 소름 끼치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짐승의 앓는 소리 같기도 하고, 거대한 사내가 코를 고는 소리 같기도 한 기분 나쁜 쇳소리였습니다.

    '이 늦은 야심한 밤에, 짐승도 다니지 않는 이 험한 산길에 대체 무슨 소리란 말인가? 혹여 굶주린 산짐승이라도 있는 것은 아닐까?'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끼며 허 선비는 조심스레 소리가 나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빽빽하게 우거진 칡넝쿨과 덤불을 헤치고 나아가자, 짙은 어둠 속에서 무언가 거대하고 흉측한 형체가 길바닥에 쓰러져 뒹굴고 있는 것이 희미하게 보였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던 허 선비는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뻔한 입을 두 손으로 꽉 틀어막아야만 했습니다. 칡넝쿨에 발이 엉켜 거꾸로 처박혀 있는 그 거대한 형체는, 사람의 몸집보다 두 배는 커 보였고 머리에는 기괴하고 뾰족한 뿔이 하나 우뚝 솟아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자가 내뿜는 숨결에서는 코가 삐뚤어질 만큼 지독하고 시큼한 막걸리 냄새와 퀴퀴한 흙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야기책에서나 듣던 바로 그 '도깨비'였습니다.

    '아이고 맙소사! 사람의 간을 빼먹고 산다는 흉포한 도깨비가 아니던가! 술에 잔뜩 취해 길을 가다 칡넝쿨에 걸려 넘어져 정신을 잃은 모양이로구나. 이대로 있다간 내가 먼저 잡아먹히고 말 것이니 어서 이곳을 빠져나가야겠다!'

    허 선비는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극도의 공포를 느끼며 뒷걸음질을 쳤습니다. 요괴에게 발각되는 날에는 뼈도 못 추릴 것이 뻔했으니까요. 하지만 발길을 돌려 도망치려던 그의 등 뒤로, 도깨비의 애처로운 앓는 소리가 다시금 들려왔습니다.

    "으으으... 춥다... 너무 추워... 뼈가 얼어붙는 것 같구나... 누가 나 좀 살려다오... 으흐흑..."

    자세히 보니 도깨비의 상태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해 보였습니다. 짐승의 가죽 한 장 걸치지 않은 맨몸뚱이는 매서운 서릿발에 파랗게 얼어붙어 사시나무처럼 덜덜 떨리고 있었고, 넘어지면서 날카로운 돌부리에 부딪혔는지 다리에서는 검붉은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이대로 밤이 지나고 찬 서리를 계속 맞는다면, 아무리 신통력을 가진 도깨비라 할지라도 필시 얼어 죽거나 과다출혈로 목숨을 잃고 말 것이 자명해 보였습니다.

    허 선비의 발걸음이 그 자리에 뚝 멈춰 섰습니다. 머리로는 당장 도망치라고 외치고 있었지만, 가슴 한구석에서는 불쌍하고 측은한 것을 보면 지나치지 못하는 선비 특유의 깊은 연민과 인지상정의 마음이 강하게 솟구쳐 오르고 있었습니다.

    '비록 사람을 해치는 흉측한 요괴라 하나, 지금 저놈은 그저 추위와 고통에 떨고 있는 가엾은 생명에 불과하지 아니한가. 맹수에게 쫓기는 사슴도 숨겨주는 것이 군자의 도리이거늘, 하물며 눈앞에서 얼어 죽어가는 생명을 외면하고 도망친다면 내 어찌 떳떳하게 성현의 글을 읽었다 할 수 있겠는가. 요괴에게 잡아먹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불쌍한 저놈을 이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다.'

    허 선비는 크게 심호흡을 하고 공포를 억누른 채, 쓰러진 도깨비에게 성큼성큼 다가갔습니다. 가까이서 본 도깨비의 몰골은 더욱 처참했습니다. 술에 잔뜩 취해 눈은 반쯤 풀려 있었고, 거친 숨을 몰아쉬는 입술은 파랗게 질려 있었습니다.

    "이보시오... 이보시오! 정신을 차려 보시오! 이런 차가운 바닥에서 잠이 들면 영영 깨어나지 못하고 얼어 죽고 맙니다! 어서 눈을 떠 보시오!"

    허 선비가 있는 힘껏 도깨비의 거대한 어깨를 흔들어 깨웠지만, 도깨비는 그저 으으응 하는 신음만 내뱉을 뿐 눈을 뜨지 못했습니다.

    '안 되겠다. 이대로 두면 정말 날이 밝기 전에 명줄을 놓고 말 것이야. 비록 찢어지게 가난하고 누추한 초가집이나, 온기라도 피워 이놈의 언 몸을 녹여주어야겠다.'

    허 선비는 지독한 술 냄새와 피비린내를 참아내며, 자신의 낡고 얇은 두루마기를 벗어 도깨비의 피 나는 다리를 꽉 동여매어 지혈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젖먹던 힘까지 모두 쥐어짜 내어, 산더미처럼 무거운 도깨비의 팔을 자신의 깡마른 어깨에 힘겹게 걸쳤습니다.

    "으라차차! 자, 조금만 기운을 내보시오. 내 비록 가난한 선비이나 당신이 얼어 죽게 내버려 두진 않을 터이니, 내 집으로 가서 언 몸을 좀 녹입시다."

    허기진 배 때문에 서 있기도 힘든 몸이었지만, 허 선비는 자신의 뼈가 으스러지는 듯한 고통을 묵묵히 참아내며 거대한 도깨비를 부축한 채 비틀비틀 산을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조롱받는 가난한 선비의 등 위에서, 흉측한 요괴가 구원을 받는 참으로 기이하고도 눈물겨운 하산길이었습니다.

    ※ 3: 흉측한 요괴를 집으로 업고 와 유일한 이불을 덮어주고

    허 선비가 식은땀을 비 오듯 쏟으며 거대한 도깨비를 낑낑대며 부축하여 낡은 초가집 사립문을 간신히 밀고 들어서자, 방 안에서 깜빡 선잠이 들었던 아내가 기척을 듣고 황급히 마루로 뛰어나왔습니다. 그리고 남편의 깡마른 어깨에 매달린, 뾰족한 뿔이 달리고 온몸에 짐승 같은 털이 숭숭 난 흉측한 요괴의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한 순간, 아내는 하마터면 심장이 멎을 듯한 극도의 공포에 다리가 풀려 털썩 주저앉으며 외마디 비명을 지를 뻔했습니다.

    "서, 서, 서방님! 아, 아이고 맙소사! 그, 그것이 대체 무엇입니까? 사람의 간을 파먹고 산다는 그 끔찍한 도깨비가 아닙니까! 서방님께서 혹여 귀신에 홀리신 겝니까, 어찌 저런 무시무시한 요괴를 사람이 사는 집안으로 들이신단 말입니까!"

    사시나무 떨듯 바들바들 떠는 아내를 향해, 허 선비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다급하지만 한편으로는 흔들림 없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부인, 쉿! 놀라지 마시오. 비록 겉모습은 사람을 해치는 흉측한 요괴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지금 이 자는 산속에서 술에 잔뜩 취해 넝쿨에 걸려 넘어져 다리를 크게 다치고 매서운 겨울 서리에 꽁꽁 얼어 죽어가고 있던 가엾은 한낱 생명일 뿐이오. 눈앞에서 숨이 넘어가는 목숨을 모른 척 외면하고 도망치는 것은 성현의 글을 읽은 선비의 도리가 아니니, 내 차마 산속에 버려두지 못하고 뼈가 부서질 듯 무거워도 이리 업고 내려왔소. 어서 따뜻한 아랫목을 내어주어 이 자의 꽁꽁 언 몸을 좀 녹여주어야겠소."

    평소 융통성은 없으나 그 누구보다 남편의 올곧고 자비로운 심성을 하늘처럼 존경하고 따르던 아내는, 남편의 굳은 눈빛과 결연한 말을 듣고는 이내 두려움을 꾹 누르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서방님의 뜻이 정 그러하시다면 첩이 어찌 감히 거역하겠습니까. 요괴라 하나 목숨은 하늘이 내린 귀한 법이니, 어서 방 안으로 뫼시어 눕히시지요. 제가 돕겠습니다."

    두 부부는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 내며 거대한 도깨비를 비좁고 허름한 방 안으로 힘겹게 들이고는, 집안에서 유일하게 불기가 조금 남아있는 가장 따뜻한 아랫목에 뉘였습니다. 그리고는 자신들이 덮고 자던, 솜이 다 빠져 얇디얇은 유일하고 낡은 목화솜 이불을 가져다 도깨비의 덜덜 떨리는 거대한 몸 위로 틈새 없이 꼼꼼하게 덮어주었습니다. 가뜩이나 찢어진 문풍지 틈으로 매서운 산바람이 쌩쌩 스며드는 낡은 방 안에서, 하나뿐인 이불마저 흉측한 요괴에게 내어준 부부는 어쩔 수 없이 썰렁한 윗목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서로의 체온에 의지한 채 고통스러운 밤을 지새워야만 했습니다.

    "여보, 이 자가 아직도 땀을 뻘뻘 흘리며 앓는 신음을 하는 것을 보니, 속이 몹시 상하고 며칠을 굶주려 허기진 탓에 열이 오르는 모양이오. 필시 술병이 크게 나고 피를 흘린 탓일 터인데, 옛날부터 어른들 말씀에 도깨비들은 그 어떤 산해진미보다 '메밀묵'을 그리 좋아하여 메밀묵만 먹으면 앓던 병도 씻은 듯이 낫는다고 하였소. 혹여 부엌에 메밀가루 남은 것이 조금이라도 있소?"

    남편의 절박한 물음에 아내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벌떡 일어나 차가운 부엌으로 나갔습니다. 부엌 찬장 구석에는 지난여름 이웃집 밭을 매어주고 품삯으로 받아와, 부부의 내일 아침 끼니를 위해 며칠을 굶어가며 애지중지 아껴두었던 메밀가루 한 줌이 독 안에 남아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부부의 생명줄과도 같은 마지막 식량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기꺼이 그 마지막 메밀가루를 탈탈 털어 가마솥에 붓고, 얼음장 같은 찬물에 손을 비벼가며 정성껏 풀을 쑤어 부드럽고 몽글몽글한 메밀묵을 쑤어왔습니다.

    허 선비는 아내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메밀묵을 그릇에 담아오자, 숟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떠서 후후 불어 식힌 다음, 아직 의식이 없는 도깨비의 커다란 입안으로 흘려 넣어 주었습니다.

    "자, 요괴 양반, 조금만 기운을 내서 이 묵을 꿀꺽 삼켜 넘겨 보시오. 가난하고 누추한 집이라 변변한 고기반찬 하나 없이 거친 메밀묵 한 사발뿐이지만, 요괴들이 제일 좋아한다는 이 따뜻한 메밀묵이 뱃속으로 들어가면 얼어붙은 속이 한결 편안하게 풀릴 것이오."

    부부의 지극한 정성과 목숨을 내어준 마지막 식량의 온기가 하늘에 통했던 것일까요. 부드러운 메밀묵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자, 사색이 되어 파랗게 질렸던 도깨비의 두꺼운 입술에 서서히 붉고 따뜻한 혈색이 맴돌기 시작했고, 요란하게 사시나무처럼 떨리던 거대한 몸집도 안정을 되찾으며 새근새근 얕고 평온한 숨을 내쉬기 시작했습니다.

    '후우, 다행이구나. 기어이 몹쓸 고비를 넘긴 모양이다.'

    허 선비 부부는 그제야 안도의 깊은 한숨을 내쉬며, 밤새 뜬눈으로 윗목에서 덜덜 떨며 도깨비의 곁을 묵묵히 지켰습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낡고 찢어진 창호지 문 너머로 희붐하게 새벽동이 푸르스름하게 터오를 무렵이었습니다. 아랫목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짐승처럼 곯아떨어졌던 도깨비가 '으음...' 하는 깊고 묵직한 신음과 함께 무거운 눈꺼풀을 서서히 들어 올렸습니다. 지독했던 술기운이 깨고 정신을 차린 도깨비의 시야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찢어지게 가난하고 남루한 초가집의 거미줄 쳐진 천장과, 썰렁한 방구석에서 서로를 꼭 껴안고 추위에 덜덜 떨며 웅크리고 잠든 허 선비 부부의 초라하고 가엾은 모습이었습니다.

    도깨비는 어젯밤 깊은 산에서 술에 취해 칡넝쿨에 발이 걸려 넘어져 얼어 죽어가던 자신의 마지막 끔찍했던 기억을 차분히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거대한 몸뚱이에 덮여있는, 사람의 따뜻한 냄새가 짙게 밴 낡고 얇은 솜이불과, 상처 난 다리에 정성스럽게 매어진 허 선비의 찢어진 무명 두루마기 자락을 가만히 내려다보았습니다. 입안에는 자신들이 환장하도록 좋아하는 고소하고 담백한 메밀묵의 달콤한 여운이 여전히 맴돌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흉측한 요괴라며 잡아 죽이려는 줄만 아는 나약한 인간들이, 무서운 도깨비인 자신을 집안으로 선뜻 들여 유일한 이불을 선뜻 내어주고, 찢어지게 가난한 살림에 마지막 남은 식량인 귀한 메밀가루를 털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메밀묵까지 쑤어 먹여 목숨을 살려주었다는 기막힌 사실을 깨달은 순간, 도깨비의 커다랗고 붉은 눈망울에는 뜨거운 감동의 눈물이 핑 돌며 그렁그렁 맺혔습니다.

    '아아... 세상 천지에 어찌 이리도 어리석을 만큼 착하고 맑은 옥수 같은 인간들이 있단 말인가. 찢어지게 가난하여 자신들의 목숨조차 부지하기 힘든 처지이거늘, 사람을 잡아먹는 무서운 도깨비인 나를 불쌍히 여겨 마지막 식량까지 내어주며 귀한 목숨을 살려주다니. 내 깊은 산속에서 천 년을 살면서 욕심 많고 이기적인 숱한 인간들을 보아왔으나, 이토록 티 없이 맑고 숭고한 자비로운 마음을 지닌 자들은 진정 처음 보았구나!'

    도깨비는 몸을 조심스레 일으켜, 방구석에 웅크린 허 선비 부부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갔습니다.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깬 허 선비 부부는 본능적으로 흠칫 뒤로 물러섰지만, 도깨비는 그들의 발밑 낡은 장판 위에 납작 엎드려 '쿵' 소리가 나도록 큰절을 넙죽 올렸습니다.

    "선비님, 그리고 마님. 사람을 해치는 흉포한 도깨비인 저를 두려워하지 않으시고, 댁의 귀한 이불과 온기를 내어주시고, 무엇보다 제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귀한 메밀묵까지 쑤어 제 목숨을 살려주신 그 크고 깊은 하해와 같은 은혜, 참으로 눈물겹도록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도깨비의 뜻밖의 너무나도 정중하고 깍듯한 인사에 허 선비는 몹시 당황하며 두 손을 허공에 휘저으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아, 아니오. 생명을 구하는 것은 성현의 글을 읽은 사람 된 자로서 마땅히 행해야 할 도리일 뿐, 내 어찌 큰 은혜라 하겠소. 기력을 온전히 차리셨다니 참으로 다행이오. 허나 우리는 내어줄 것이 더는 없으니 이만 산으로 돌아가시오."

    도깨비는 커다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거친 털이 난 손등으로 눈물을 닦아내고는, 결연하고도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아닙니다! 우리 도깨비들은 본디 장난을 몹시 좋아하고 성정이 거칠지만, 누군가에게 한번 입은 은혜는 하늘이 두 쪽 나고 벼락이 쳐도 수백 배, 수천 배로 갚고야 마는 의리 하나만큼은 저 하늘의 옥황상제님도 두 손 두 발 다 들고 인정하시는 족속들입니다! 선비님께서 덜덜 떨며 내어주신 이 따뜻한 이불 한 채와 메밀묵 한 그릇의 거대한 빚, 제가 결단코 잊지 않고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확실한 방법으로 갚아드리겠습니다! 부디 며칠만 건강히 계십시오!"

    말을 마친 도깨비는 짐승의 가죽으로 만든 품속에서 커다랗고 뭉툭한 금빛 요술 방망이 하나를 꺼내 들더니, 허공을 향해 힘차게 획! 하고 한 번 휘둘렀습니다. 그러자 '펑!' 하는 요란한 벼락같은 소리와 함께 시퍼런 연기가 방안을 가득 채우며 피어오르더니, 거대했던 도깨비의 형상은 순식간에 아침 이슬이 마르듯 흔적도 없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마치 한바탕 기묘하고 무서운 꿈을 꾼 듯 멍하니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는 허 선비 부부. 그들은 자신들이 무심코 베푼 낡은 이불과 메밀묵 한 사발의 선행이, 앞으로 남은 그들의 고단하고 비참했던 인생을 얼마나 극적이고 눈부시게 뒤집어놓을지, 이때까지만 해도 전혀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 4: 은혜를 갚겠다며 허 선비의 집 앞마당에 쏟아낸 기상천외한 요술들

    도깨비가 시퍼런 연기와 함께 기적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허 선비의 낡고 허름한 초가집에는 다시금 뼈저리게 가난한 현실의 무거운 정적이 내려앉았습니다. 며칠 동안 허 선비는 마음을 다잡고 다시 책상머리에 앉아 낡은 붓을 들고 서책을 펼쳤지만, 한양에서 연거푸 낙방하고 돌아온 짙은 자괴감과 며칠째 제대로 된 곡기를 넘기지 못해 푹 꺼진 아내의 야윈 볼을 볼 때면 가슴이 찢어질 듯 답답하여 도무지 글귀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배에서는 끊임없이 꼬르륵 소리가 났고, 방안의 냉기는 뼛속까지 파고들었습니다.

    "부인, 내일은 기어이 이 알량한 붓을 꺾어놓고 산에 올라가 나무라도 한 짐 꺾어다 장터에 내다 팔아야겠소. 양반의 핏줄이니 선비의 체면이니 하는 것들이 당장 우리 입에 밥 한 숟갈 넣어주는 것도 아닌데, 내 알량한 자존심만 지키자고 이대로 웅크리고 있다간 기어이 당신마저 굶겨 죽이고 말 것 같소. 도무지 염치가 없어 당신 얼굴을 마주할 수가 없구려."

    "서방님, 어찌 그리 섭섭하고 나약한 말씀을 하십니까. 제가 내일부터 아랫마을 부잣집에 가서 삯바느질과 빨래 품을 더 팔아볼 터이니, 서방님께서는 그저 잡념을 버리시고 온전히 학문에만 정진하십시오. 가난은 잠시 스쳐 가는 비구름일 뿐, 서방님의 그 곧은 뜻마저 꺾이게 내버려 둘 수는 없습니다."

    아내의 눈물 어린 위로에도 허 선비의 깊은 한숨은 꺼질 줄을 몰랐습니다. 며칠 전 밤, 흉측한 도깨비가 떠나며 남기고 간 '은혜를 수백 배로 갚겠다'는 그 호언장담은 그저 요괴 특유의 실없는 농지거리이거나, 주린 배가 만들어낸 한낱 헛된 환상일 것이라 여기며 서서히 까맣게 잊어가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당장 내일 아침 거리가 막막한 현실 앞에서 도깨비의 약속 따위는 아무런 위안이 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도깨비가 떠나간 지 꼭 사흘째 되던 몹시도 춥고 깊은 밤이었습니다. 부부가 허기진 배를 맹물 한 사발로 간신히 달래고 얇은 이불을 덮은 채 힘없이 잠자리에 들었을 때, 갑자기 굳게 닫힌 사립문 밖 마당에서 무언가 엄청나게 무거운 것들이 '쿵, 쿵, 쿠당탕!' 하고 연거푸 땅에 떨어지는 둔탁하고 기이한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집채만 한 바위들이 하늘에서 마당으로 마구 쏟아져 내리는 듯한 엄청난 진동이었습니다.

    "여, 여보... 밖에서, 우리 집 마당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지 않소? 산짐승이 내려온 것이오, 아니면 떼강도라도 들이닥친 것이오?"

    허 선비 부부는 화들짝 놀라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털어갈 재물 하나 없는 가난한 집이었지만 험악한 산적이라도 들이닥친 것인가 싶어 가슴을 졸이며, 조심스레 찢어진 방문을 열고 마루로 나선 두 사람의 눈앞에 도무지 믿기 힘든 기상천외한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구름 사이로 비치는 환하고 푸르스름한 달빛 아래, 며칠 전 그들이 아랫목과 메밀묵을 내어주어 목숨을 살려주었던 바로 그 거대한 뿔 달린 도깨비가 앞마당 한가운데에 두 다리를 떡 벌리고 의기양양하게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도깨비의 발밑에는 사람 키를 훌쩍 넘기는 거대하고 불룩한 보따리 수십 개가 좁은 마당을 발 디딜 틈도 없이 꽉꽉 채우고 있었습니다.

    "크하하핫! 선비님, 마님! 저를 잊지 않으셨는지요! 은혜 갚는 도깨비가 약속대로 산을 넘어 다시 찾아왔습니다! 제가 세상에서 제일 멋지게 은혜를 갚는다고 호언장담하지 않았습니까!"

    도깨비의 산천을 쩌렁쩌렁 울리는 우렁찬 목소리에 놀라 뒷걸음질을 치면서도, 허 선비는 황급히 댓돌을 밟고 마당으로 내려섰습니다.

    "아, 아니 도깨비 양반! 무사히 깊은 산으로 돌아간 줄 알았는데 이 매서운 바람이 부는 야심한 밤에 어찌 이 누추한 곳을 다시 찾아오셨소? 그리고 마당을 가득 채운 이 거대한 짐 보따리들은 대체 다 무엇이란 말이오?"

    도깨비는 씩 하고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 보이더니, 허리춤에서 금빛으로 찬란하게 번쩍이는 큼직한 요술 방망이를 쑥 꺼내어 들고는, 바닥에 놓인 첫 번째 보따리를 향해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하고 벼락같은 기합과 함께 방망이를 세차게 내리쳤습니다.

    '펑!'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스르륵 보따리 끈이 풀리며 그 안에서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온 것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새하얀 멥쌀 가마니들과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기름진 고기, 그리고 사대부 양반들이나 입을 법한 온갖 귀하고 화려한 색깔의 비단 필들이었습니다. 평생을 굶주림과 추위에 허덕이며 살아왔던 허 선비 부부는 그 어마어마한 양식과 눈부신 비단더미 앞에 턱이 빠질 듯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이, 이게 다 무엇이란 말이오! 정녕 이것들이 다 곡식과 비단이란 말이오!"

    "놀라긴 아직 턱없이 이릅니다, 선비님! 자, 이번엔 두 번째와 세 번째 보따리입니다! 금은보화야 쏟아져라, 뚝딱!"

    도깨비가 신나게 덩실덩실 춤을 추며 방망이를 마구 두드리자, 굳게 묶여있던 나머지 보따리들이 일제히 툭, 툭 터지면서 그 안에서 어른 주먹만 한 시퍼런 황금 덩어리들과 눈부시게 하얀 은빛을 뿜어내는 거대한 은괴들, 그리고 밤하늘의 별을 따다 박은 듯 영롱한 진주와 옥구슬들이 마치 장마철의 거센 폭포수처럼 무섭게 쏟아져 나와 앞마당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습니다. 낡고 초라하여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던 가난한 초가집 마당이 순식간에 임금님의 내탕고(왕실 창고)조차 부럽지 않을 만큼, 눈이 멀어버릴 듯이 눈부시고 찬란한 황금빛 보물창고로 변해버린 것입니다.

    "아이고 맙소사! 하늘에, 하늘에 이게 무슨 일입니까! 내 두 눈이 기어이 멀어 헛것을 보는 겝니까!"

    아내는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아버렸고, 허 선비 역시 심장이 흉곽을 뚫고 나올 듯 쿵쾅거려 차마 말을 잇지 못한 채 쏟아진 금괴들만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크하하하! 선비님! 이 모든 엄청난 재물들은 저를 거두어 살려주신 선비님 부부의 그 티 없이 맑고 고운 숭고한 심성에 우리 도깨비 무리가 엎드려 감복하여 올리는 작디작은 감사의 선물입니다! 행여나 출처가 불분명하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 산더미 같은 보물들은 백성들의 피눈물을 쥐어짜는 악랄한 탐관오리들의 썩어빠진 곳간만을 골라 털어 그 악한 자들의 기운을 쏙 뺀 깨끗하고 정당한 재물이니, 조금도 거리끼거나 두려워하지 마시고 마음껏 거두어 평생토록 떵떵거리며 쓰시옵소서!"

    허 선비는 덜덜 떨리는 두 손을 뻗어 마당 바닥에 쏟아진 큼직한 금괴 하나를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차갑고도 묵직한 황금의 진짜 감촉이 손끝을 타고 전해지자, 이 모든 비현실적인 광경이 생생한 현실임을 뼈저리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리도 과분하고 막대한 은혜를 나같이 초라한 선비가 어찌 감당한단 말이오... 그저 목숨이 경각에 달린 이를 보고 지나치지 못해 식은 메밀묵 한 그릇 대접했을 뿐이거늘, 이리 천하를 얻을 재물을 주시다니..."

    "당치도 않습니다! 벼랑 끝에서 죽어가던 목숨을 구해주신 그 위대한 은혜에 비하면 이깟 쇳덩어리들은 길가의 굴러다니는 돌멩이와 먼지에 불과합니다. 허나, 선비님! 이 어마어마한 재물을 손에 얻으셨다 하여 결코 책을 덮고 학문의 길을 포기하거나 선비로서의 그 꼿꼿하고 의로운 기개를 잃으시면 절대 아니 됩니다. 끔찍했던 가난의 굴레는 당장 벗어 던지시되, 마음속의 붓은 더욱 날카롭고 단단하게 벼리시어 훗날 가난하고 억울한 백성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큰일을 하셔야 합니다! 그것이 제가 선비님께 바라는 진짜 보답의 완성입니다!"

    도깨비는 덩치에 맞지 않게 다소곳이 무릎을 꿇고 허 선비 부부를 향해 다시 한번 넙죽 큰절을 올렸습니다. 그리고는 씨익 하고 장난기 넘치는 호쾌한 웃음을 지으며 허공을 향해 다시 금빛 요술 방망이를 획 휘둘렀고, '펑!' 하는 벼락같은 소리와 함께 짙은 밤안개 속으로 한 줌의 흔적도 없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달빛 아래 찬란하고 영롱하게 빛나는 산더미 같은 황금과 은괴, 그리고 산처럼 쌓인 쌀가마니들. 평생 허 선비 부부의 어깨를 무자비하게 짓누르던 끔찍하고 처절했던 가난의 사슬이, 도깨비의 유쾌하고도 압도적인 은혜 갚음으로 인해 하룻밤 새에 완벽하게, 그리고 영원히 끊어지는 기적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 5: 악덕 지주의 횡포를 통쾌하게 꺾어버리는 허 선비의 눈부신 반격

    도깨비가 앞마당에 안겨주고 간 막대한 쌀과 금은보화는, 허 선비 부부의 비참하고 고단했던 삶을 하룻밤 사이에 완벽하게 180도 뒤바꿔 놓았습니다. 눈부신 아침 해가 떠오르자마자, 허 선비는 가장 먼저 창고에 쌓인 멥쌀 가마니 수십 개를 풀고 수레에 실어, 흉년과 가뭄으로 끼니를 잇지 못해 말라 죽어가는 마을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넉넉히 나누어주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밤낮으로 허 선비가 지나갈 때마다 '처자식도 못 먹여 살리는 무능하고 한심한 샌님'이라 손가락질하며 멸시와 조롱을 쏟아붓던 마을 사람들은, 뜻밖의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막대한 횡재를 안고 혜성처럼 나타나 자신들에게 기름진 쌀을 아낌없이 베푸는 허 선비의 여유로운 모습에 두 눈이 휘둥그레지며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아, 아니! 허 샌님! 아니, 선비 어르신! 이게 다 웬 귀한 쌀이란 말이오! 간밤에 깊은 산속에서 산신령이라도 만나 횡재라도 단단히 한 게요? 어찌 땡전 한 푼 없던 분이 이리 많은 쌀을 우리에게 거저 주신단 말이오?"

    "허허, 하늘이 가난하고 가엾은 저를 불쌍히 굽어살피시어 우연히 아주 작은 복을 내리셨소. 그동안 제가 가장으로서 무능하고 학문만 판답시고 이웃들에게 심려를 끼치고 신세를 진 것이 참으로 많으니, 비록 약소하지만 이 쌀로 굶주린 식구들과 요기나 든든히 하시구려. 어려워 마시고 마음껏 가져가시오."

    마 마을 사람들은 과거 자신들이 허 선비의 가난을 조롱하며 뱉었던 무례함과 편협함을 뼈저리게 뉘우치며, 너그러운 웃음으로 쌀을 내어주는 허 선비의 발밑에 엎드려 고개를 깊이 숙이고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날 오후, 마을 사람들의 주린 배를 채워준 허 선비는 품속 깊은 곳에 묵직하고 거대한 은괴 여러 덩이를 단단히 챙겨 넣고, 굳은 표정으로 마을에서 가장 크고 으리으리한 기와집을 향해 거침없는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곳은 흉년이 들 때마다 가난한 백성들의 고혈을 악랄하게 쥐어짜고 고리대금으로 땅을 빼앗기로 악명 높은 고리대금업자 박 참판의 집이었습니다. 허 선비 역시 십 년 전 과거 시험을 보러 갈 노잣돈과 병든 노모의 약값을 구하려 박 참판에게 돈을 빌렸으나, 턱없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살인적인 이자 때문에 꼼짝없이 초가집마저 빼앗기고 온 식구가 길거리에 나앉아 얼어 죽을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오호라, 이게 뉘신가! 만년 과거 낙방 거사 허 샌님 아니신가! 그래, 천 리 길 한양 다녀온 봇짐은 좀 무거우신가? 봇짐이 무거우면 당장 내 돈을 이자까지 쳐서 갚을 텐데, 초라한 꼴을 보아하니 이번에도 보기 좋게 낙방하고 빈손으로 쫓겨 내려온 모양이군. 당장 빚 갚을 돈이 없으면, 내일 아침 해가 뜨자마자 그 다 쓰러져가는 퀴퀴한 초가집이라도 내놓고 식솔들 데리고 이 마을에서 영영 떠나게나! 아니면 네놈 마누라를 내 집 종년으로 팔든가!"

    박 참판은 화려한 비단 방석이 깔린 대청마루에 거만하게 비스듬히 누워, 은장도 곰방대를 뻐끔뻐끔 부치며 허 선비를 짐승 보듯 위아래로 훑어보며 조롱했습니다. 뒤에 도열해 선 험상궂은 하인들도 박 참판의 말에 장단을 맞추며 낄낄거리며 비웃었습니다. 하지만 허 선비는 예전처럼 고개를 숙이거나 주눅 들지 않고, 바위처럼 꼿꼿한 자세로 서서 박 참판의 교활한 얼굴을 서늘하고 차갑게 내려다보았습니다.

    "박 참판 어르신, 남의 곤궁하고 처절한 처지를 짓밟고 비웃는 것은 사대부 양반의 도리가 아니거늘, 참으로 나이를 거꾸로 드셨는지 여전히 그 세 치 혀가 깃털처럼 가벼우십니다. 오늘 내가 이 누추한 곳에 친히 걸음을 한 것은, 당신의 그 알량하고 더러운 탐욕의 빚을 단 한 푼의 오차도 없이 남김없이 청산하기 위함이오."

    "뭐, 뭣이? 빚을 청산해? 크하하! 네놈이 굶어 죽기 직전이라 기어이 실성을 했구나! 산에 올라가 나무껍질을 벗겨 먹더니, 뒷간에서 똥이라도 훔쳐 팔아 돈을 마련했단 말이냐!"

    박 참판의 모욕적인 비웃음이 채 대청마루를 다 울리기도 전에, 허 선비는 품에서 묵직한 봇짐 보따리를 꺼내어 박 참판의 발밑 대청마루 위로 '쿵!' 하고 뼈가 울릴 만큼 무거운 소리가 나게 냅다 내던졌습니다. 묶여있던 보따리가 거칠게 풀리며 그 안에서 눈이 멀어버릴 듯 영롱하고 눈부시게 빛나는, 갓 제련한 듯한 큼직하고 묵직한 진짜 은괴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와 마룻바닥을 어지럽게 뒹굴었습니다.

    "헉! 이, 이게 다 무엇이냐! 지, 진정 이것들이 진짜 은괴가 아니더냐! 네놈이 어찌 이런 어마어마한 물건을...!"

    박 참판의 두 눈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 화등잔만 해졌고, 거만하게 물고 있던 은 곰방대가 바닥으로 툭 떨어지며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평생 백성들의 피를 빨아 긁어모은 자신의 전 재산보다도 훨씬 더 순도가 높고 값비싼 거대한 은괴들이, 다 죽어가던 샌님 선비의 품에서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온 것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노릇이었습니다.

    "내 과거에 빌린 원금에, 당신이 없는 법까지 만들어 억지로 덧붙인 그 살인적인 이자까지 모조리 정확히 계산하여 넉넉히 얹어주었으니, 당장 내가 썼던 차용증을 내 눈앞에 내놓으시오! 그리고 똑똑히 귀를 열고 들으시오. 두 번 다시 가난하고 힘없는 내 이웃들의 약점을 잡아 고혈을 쥐어짜고 땅을 빼앗는 악행을 저지른다면, 나는 내 뒤에 버티고 있는 이 막대한 재력과 모든 인맥을 총동원하여 한양의 관찰사와 포도청에 고발하여 당신의 그 썩어빠진 곳간을 모조리 파헤치고 가문을 철저하게 풍비박산 내버릴 것이오! 알아들었소!"

    허 선비의 벼락같은 분노의 호통과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서릿발 같은 압도적인 기세에, 기고만장하여 남을 벌레 보듯 하던 박 참판은 사시나무 떨듯 바들바들 떨며 완전히 기가 질려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습니다. 허 선비의 뒤에는 이제 자신 따위는 단숨에 짓밟을 수 있는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재력과 권력의 힘이 버티고 있음을 뼈저리게 깨달은 것입니다. 박 참판은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허겁지겁 방 안으로 들어가 차용증을 꺼내 바치고는, 방바닥에 납작 엎드려 제발 관아에만은 알리지 말아 달라며 목숨을 구걸했습니다.

    허 선비는 박 참판과 하인들이 보는 눈앞에서 그 지긋지긋한 차용증을 북북 찢어 허공에 날려버리고는, 발걸음을 돌려 흙먼지를 일으키며 당당하게 기와집을 나섰습니다. 평생 가난에 찌들어 핍박받고 무시당하던 선비가, 도깨비가 내려준 보물을 발판 삼아 피도 눈물도 없던 악덕 지주의 콧대를 무참히 짓밟고 꺾어버린, 그야말로 막혔던 속이 뻥 뚫리는 통쾌하고도 완벽한 반격이었습니다.

    ※ 6: 요행에 기대지 않고 이웃에게 끊임없이 베푸는 삶을 택한 부부

    도깨비가 앞마당에 안겨주고 간 막대한 재물로 그토록 징글징글했던 빚을 모두 청산하고 끔찍했던 가난의 굴레에서 완전히, 그리고 영원히 벗어났지만, 허 선비 부부의 삶의 태도와 마음가짐은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되어 기고만장해진 다른 졸부들과는 뼛속부터 근본적으로 달랐습니다.

    "여보, 며칠 전 그 거대한 도깨비가 우리 집 마당에 이 막대한 재물을 산더미처럼 쏟아주며 신신당부하며 남긴 마지막 말을 똑똑히 기억하시오? 가난의 굴레는 벗되 선비로서의 곧은 기개를 잃지 말고, 훗날 억울하고 가난한 백성들을 위해 큰일을 하라 하였소. 만약 이 어마어마한 재물을 우리 두 부부가 비단옷 입고 매일 고기반찬 먹으며 떵떵거리고 호의호식하는 데 사사로이 써버린다면, 우리는 그 짐승의 탈을 쓴 도깨비보다도 못한, 은혜를 저버린 추악한 인간이 되고 말 것이오."

    고생만 하던 아내 역시 남편의 진심 어린 다짐에 깊이 공감하며 눈물을 글썽인 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지당하고 또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서방님. 우리가 당장 내일 먹을 쌀 한 줌이 없어 피눈물을 흘리며 굶주리던 가난할 때의 그 뼈저린 설움을 어찌 하루아침에 잊겠습니까. 우리보다 더 굶주리고 헐벗은 불쌍한 이웃들을 위해 이 재물을 기꺼이 밖으로 내어주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목숨을 구해주고 부를 안겨준 도깨비의 은혜를 하늘에 온전히 갚는 유일한 길일 것입니다."

    두 부부는 가장 먼저 매서운 산바람이 스며들던 낡은 초가집을 허물고 튼튼하고 넉넉한 기와집을 지었으나, 화려한 담장을 높이 올리는 대신 남는 곁방과 너른 마당은 모두 가난한 마을 사람들을 위해 365일 활짝 개방했습니다. 가뭄이나 홍수로 농사를 망쳐 당장 끼니를 거르는 빈민들이 찾아오면 창고 문을 열어 조건 없이 쌀과 곡식을 넉넉히 나누어주었고, 돈이 없어 약 한 첩 지어 먹지 못하고 죽어가는 병자들에게는 한양에서 이름난 의원을 직접 불러들여 자신들의 돈으로 무료로 치료를 해주고 약재를 내어주었습니다.

    무엇보다 허 선비는 자신의 오랜 필생의 꿈이었던 커다란 서당을 마을 한가운데 가장 볕이 잘 드는 곳에 웅장하게 지었습니다. 가난하여 글을 한 자도 배우지 못해 관아나 부자들에게 사기를 당하고 평생 무식함의 억울함을 당하는 평민과 천민의 아이들을 모두 모아, 돈 한 푼 속수무책으로 받지 않고 손수 붓을 쥐어주며 천자문과 사서삼경을 열정적으로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배움의 길에는 결단코 신분의 귀천이나 빈부의 격차가 없는 법이다! 비록 너희가 지금은 가난한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났으나, 학문을 깊이 익혀 세상의 올바른 이치를 깨닫고 불의에 맞서는 지혜를 기른다면, 훗날 이 혼란스러운 나라를 바로잡고 백성을 구하는 훌륭한 동량(기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를 믿고 끝까지 책을 파고들어라!"

    허 선비의 쩌렁쩌렁하고 열정적인 목소리가 매일 아침 안개가 걷히기도 전부터 서당을 꽉 채우며 온 마을로 울려 퍼졌습니다. 자신의 지독한 가난을 하늘 탓으로 돌리며 한탄하고 방구석에 틀어박혀 있던 나약한 샌님 선비는, 어느새 손에 쥔 붓으로 세상을 긍휼히 여기며 무지하고 불쌍한 백성들의 눈을 번쩍 띄워주는 진정한 '스승'이자 온 고을이 우러러보는 훌륭한 성인군자로 완벽하게 거듭나 있었습니다.

    "아이고, 허 대감마님! 아니, 우리 훌륭하신 선비 어르신! 이 하해와 같은 큰 은혜를 죽어 백골이 되어서라도 어찌 다 갚으오리까. 어르신은 정녕 하늘이 우리 버림받은 마을을 불쌍히 굽어살피시어 내려보낸 살아있는 부처님이요, 구세주이십니다!"

    마을 사람들은 남녀노소 신분을 가리지 않고 허 선비 부부가 길을 나설 때면, 흙바닥에 엎드려 절을 올리며 깊은 존경과 진심 어린 감사를 표했습니다. 십여 년 전, 초라하고 냄새나는 행색으로 과거에 연거푸 낙방하여 어깨를 늘어뜨리고 돌아오던 그를 대놓고 조롱하고 멸시했던 자들조차, 이제는 그의 바다같이 크고 넓은 자비와 거룩한 덕망 앞에 진심으로 자신의 과오를 참회하며 참된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렇게 덕을 쌓으며 평화로운 세월이 강물처럼 흘러, 어느덧 머리와 수염이 백발이 성성하게 내려앉은 인자한 노인이 된 허 선비는, 평생을 함께 고생한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저택의 툇마루에 앉아 따스한 햇살을 받고 있었습니다. 서당에서 천자문을 읽는 아이들의 낭랑하고 씩씩한 목소리를 들으며 부부는 더없이 평온하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그의 품에는 자식들이 낳은 옥같이 귀여운 손주들이 할아버지의 수염을 만지며 재잘거리며 포근하게 안겨 있었습니다.

    "여보, 십여 년 전 그 칼바람이 불던 매서운 겨울밤, 산속에서 칡넝쿨에 걸려 피를 흘리며 꽁꽁 얼어 죽어가던 그 흉측하고 무서웠던 도깨비를 우리가 외면하고 두려움에 도망쳤더라면... 우리는 지금쯤 이 세상에서 어찌 살고 있었을까요?"

    아내의 넌지시 던지는 물음에 허 선비는 껄껄 호탕하게 웃으며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허허, 필시 지독한 가난과 세상을 향한 원망 속에서 허우적대다 굶어 죽어, 뼈도 묻히지 못하고 쓸쓸히 생을 마감했을 테지요. 겉모습이 사람이든 흉포한 요괴이든 간에, 절박하게 꺼져가는 생명을 외면하지 않고 측은히 여겨 기꺼이 내민 그 낡은 이불 한 채와 작은 메밀묵 한 그릇의 숭고한 선행이, 결국 절망뿐이던 우리의 팍팍한 인생을 이토록 아름답고 찬란한 마르지 않는 만복으로 가득 채워준 것이 아니겠소. 참으로 하늘의 섭리와 인연의 뜻은 오묘하고도 기막힌 법이오. 내 남은 생도 끝까지 이 베풂을 멈추지 않을 것이오."

    가장 절망적인 죽음의 문턱에서 덜덜 떨던 흉측한 도깨비에게, 자신들의 유일한 온기인 따뜻한 아랫목과 마지막 식량을 기꺼이, 그리고 아낌없이 내어주었던 가난한 선비 부부. 어떠한 얄팍한 요행이나 대가를 바라지 않고 행한 그들의 그 순수하고 위대한 자비심은 무서운 도깨비의 마음마저 완벽하게 움직여 엄청난 횡재를 불러왔고, 그들은 그 거대한 재물을 개인의 사리사욕에 가두지 않고 가난하고 억울한 백성들을 위해 아낌없이 베풀며 진정한 선비의 길, 인간으로서의 참된 도리를 찬란하게 완성했습니다.

    대가 없는 선행과 흔들림 없는 의로움이 빚어낸 이 눈부시고도 속이 뻥 뚫리는 통쾌한 인생 역전극은, 오래도록 조선 팔도 백성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설처럼 전해지며,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메마른 가슴속에 희망과 따뜻한 만복의 불씨를 영원히 지폈습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절망에 빠진 가난한 선비가 얼어 죽어가는 흉측한 도깨비를 살려주고 어마어마한 벼락부자가 된 기막힌 이야기, 어떻게 들으셨나요? 사람을 해친다는 무서운 요괴조차 감동시킨 것은 결국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람의 순수한 따뜻함과 적선이었습니다. 얻은 복을 혼자 움켜쥐지 않고 이웃에게 넉넉히 베푼 선비의 삶을 보며, 진짜 만복(萬福)은 내 마음을 널리 열 때 찾아온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 하루 주변에 따뜻한 마음 한 번 더 나누시길 바라며, 저희 '도깨비 야담' 다음 시간에도 꽉 막힌 속을 시원하게 뚫어줄 재미난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구독과 좋아요 잊지 마시고, 내내 만복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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