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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와 나그네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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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도깨비와 나그네의 만남. 어느 달밤, 한 나그네가 도깨비를 만나 수수께끼 대결을 벌이게 됩니다. 지혜로운 선택으로 복을 받게 된 나그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선조들의 도깨비 관념과 삶의 지혜를 들여다봅니다. 옛이야기 속에 담긴 교훈과 재미를 함께 느껴보세요.

01

조선 시대, 깊은 산골 마을의 어느 달 밝은 밤이었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는 보름달이 휘영청 떠있었고, 달빛은 마치 흰 비단을 펼쳐놓은 듯 산길을 밝히고 있었지요.

이 늦은 시각, 한 나그네가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습니다. 지팡이에 의지한 채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그의 모습이 달빛 아래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고 있었습니다.

"아이고... 이런 곳에서 날이 저물다니..."

나그네의 한숨 소리가 어둠 속으로 스며듭니다. 칠흑 같은 밤하늘 아래, 이따금 들려오는 부엉이 울음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소리만이 그의 발걸음을 동행하고 있었지요.

"주막이라도 있었으면... 아니면 산신령님이라도 만나서 길이나 물어볼 수 있다면..."

그의 중얼거림이 산속 적막을 깨뜨립니다. 처음 걸을 때만 해도 해가 지기 전에 다음 마을에 도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건만, 생각보다 산길이 험하고 멀었던 것이지요.

달빛은 점점 더 밝아져 이제는 마치 대낮처럼 주변이 환해졌습니다. 하지만 그 환한 빛이 오히려 나그네의 마음을 더욱 초조하게 만들었지요. 이런 깊은 산중에서 달빛이 이토록 밝다는 것은, 누군가 나그네를 지켜보고 있다는 뜻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때였습니다. 멀리서 무언가 붉은 빛이 반짝였습니다. 처음에는 반딧불이라 생각했지만, 그 크기가 보통 반딧불보다 훨씬 컸습니다. 그리고 그 불빛은... 점점 나그네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지요.

02

붉은 빛은 흔들리며 점점 더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이제는 그 불빛 주위로 희미한 웃음소리도 들려오기 시작했지요. 깔깔거리는 웃음소리... 마치 아이들이 장난치며 웃는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섬뜩한 기운이 감도는 소리였습니다.

"하하하! 이런 밤에 누가 와서 반갑구나!"

나그네는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붉은 빛은 이제 뚜렷한 모습을 드러냈지요. 커다란 도깨비불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불빛 속에서 두 개의 그림자가 어른거렸습니다.

"어디서 오시는 길이시기에, 이렇게 늦은 밤에 혼자 걸어가시나요?"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첫 번째 목소리보다 더 낮고 깊은 음성이었지요. 나그네는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대답했습니다.

"저... 저는 다음 마을로 가는 길이었는데... 해가 저버려서..."

그러자 갑자기 도깨비불이 공중으로 훨훨 날아올랐다가 내려왔습니다. 그 순간, 달빛 아래 도깨비들의 모습이 완연히 드러났지요. 한 도깨비는 키가 크고 마른 체격이었고, 다른 하나는 통통한 몸집에 볼이 발그레한 모습이었습니다.

"아이고, 이런 곳에서 밤을 지새울 순 없지!"
"그러게 말입니다. 우리랑 재미있는 놀이라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게 어떠신가요?"

도깨비들의 제안에 나그네는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도망가자니 다리가 후들거려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있자니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지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도깨비들의 목소리에서는 악의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놀... 놀이라니요?"

나그네가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그러자 두 도깨비는 서로를 바라보며 씩 웃었지요. 그들의 눈빛에서 장난기가 반짝였습니다.

03

키가 큰 도깨비가 앞으로 한 걸음 다가섰습니다. 그의 손에 들린 도깨비불이 더욱 밝게 빛났지요.

"우리가 수수께끼를 내겠소. 그것을 맞추면 금은보화를 드리겠소. 하지만 틀리면... 음음... 우리와 함께 밤새도록 놀아야 하는데..."

통통한 도깨비가 말을 이었습니다.
"자, 어떠신지요? 쉬운 수수께끼니까 겁내지 마시고 한번 해보시는 게..."

나그네는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도깨비와의 내기라... 예부터 도깨비는 장난을 좋아하지만, 약속은 꼭 지킨다고 했지요. 또 이대로 가다가는 밤길에 길을 잃을 것이 뻔했습니다.

"좋... 좋습니다. 한번 해보지요."

나그네의 대답에 도깨비들은 좋아서 팔짝팔짝 뛰었습니다. 그들이 뛸 때마다 도깨비불이 공중에서 춤을 추는 것 같았지요.

"자, 그럼 수수께끼를 내겠소. 잘 들으시오..."

키 큰 도깨비가 목청을 가다듬더니, 수수께끼를 읊기 시작했습니다.

"낮에는 하나요, 밤에는 둘이라. 이것은 무엇일까요?"

나그네는 순간 당황했습니다. 생각보다 어려운 수수께끼였지요. 하지만 곧 마음을 가다듬고 차분히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낮에는 하나... 밤에는 둘...'

달빛이 구름에 가려지자 주변이 잠시 어두워졌다가 다시 밝아졌습니다. 그때 나그네의 시선이 자신의 발밑으로 향했지요. 달빛 아래 드리워진 그림자가 보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나그네의 눈이 반짝였습니다. 답을 알아낸 것입니다.

04

"그것은... 그림자입니다!"

나그네의 목소리가 밤하늘에 울려 퍼졌습니다.

"해가 떴을 땐 하나지만, 달빛 아래선 두 개의 그림자가 생기지요. 보세요, 지금 이 순간에도 제 발밑에는 두 개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도깨비들은 한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나그네의 가슴이 쿵쾅거렸지요. 혹시 틀린 것일까... 그때, 통통한 도깨비가 박수를 치며 소리쳤습니다.

"와아! 맞췄습니다! 정말 맞췄어요!"

키 큰 도깨비도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과연... 이렇게 빨리 알아맞출 줄은 몰랐소. 아주 똑똑한 양반이시구려."

도깨비들은 기뻐하며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도깨비불을 높이 들어올렸지요. 순간, 주변이 환하게 밝아졌고... 나그네의 눈 앞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달빛 아래 반짝이는 금은보화들이 수북이 쌓여있었던 것입니다. 구슬같이 맑은 진주, 붉게 빛나는 루비, 반짝이는 금덩어리까지... 나그네는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았지만, 분명 꿈이 아닌 현실이었습니다.

"약속대로 드리는 것이오. 모두 가져가시오."

나그네는 떨리는 손으로 보물들을 주섬주섬 주워 담았습니다. 꿈만 같은 일이었지요. 도깨비들은 그런 나그네를 보며 흐뭇하게 웃었습니다.

05

보물을 다 챙기고 나자, 통통한 도깨비가 나그네에게 물었습니다.

"나그네님, 우리가 처음 나타났을 때는 무서워 기절할 것처럼 보였는데... 어떻게 그렇게 침착하게 수수께끼를 풀 수 있었나요?"

나그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대답했습니다.
"어렸을 적 할아버지께서 해주신 말씀이 떠올랐지요. 도깨비는 겁쟁이를 놀리기는 해도, 지혜로운 자에겐 복을 준다고..."

키 큰 도깨비가 깊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과연... 현명하신 할아버지셨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가 한 가지 더 궁금한 게 있소이다."

달빛이 구름에 살짝 가려지더니 다시 밝아졌습니다. 도깨비불이 은은하게 흔들리는 가운데, 키 큰 도깨비가 말을 이었지요.

"왜 처음부터 도망가지 않으셨소? 보통은 도깨비를 보면 달아나기 바쁜데 말이오."

나그네는 살짝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사실... 도망칠 힘도 없었지요.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두 분의 눈빛에서 진심을 봤다는 겁니다. 비록 도깨비이시지만, 나쁜 마음으로 나를 시험하는 게 아니란 걸 느꼈지요."

이 말에 두 도깨비는 서로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그들의 웃음소리가 달빛 가득한 산속에 은은하게 울려 퍼졌지요.

06

통통한 도깨비가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더니 말했습니다.
"어머, 달님이 저렇게 높이 떴네요. 이제 슬슬 나그네님을 마을로 모셔다 드려야겠어요."

키 큰 도깨비는 도깨비불을 들어 앞길을 밝히며 말했습니다.
"저희가 아는 지름길이 있소. 그 길로 가면 한 시진도 채 걸리지 않을 거요."

나그네는 잠시 망설였습니다. 도깨비들의 호의가 고마웠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도 들었지요. 그런 나그네의 마음을 읽은 듯, 통통한 도깨비가 부드럽게 말했습니다.

"걱정 마세요. 저희는 약속을 어기는 법이 없답니다. 게다가 이렇게 좋은 친구도 되었는걸요?"

그 말에 나그네도 마음을 놓았습니다. 이제는 도깨비들이 전혀 무섭지 않았지요. 오히려 따뜻한 정이 느껴졌습니다.

세 사람은 달빛 아래를 걸었습니다. 도깨비들이 안내하는 길은 신기하게도 나그네가 왔던 길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구불구불한 산길이 아닌, 마치 누군가가 일부러 만들어 놓은 듯한 반듯한 길이었지요.

가는 길에 도깨비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천 년 된 소나무의 이야기, 달님과 별님들의 비밀 이야기, 그리고 산속 동물들의 재미있는 일화들까지...

07

걸어가는 동안 도깨비들은 신기한 마술을 보여주었습니다. 키 큰 도깨비가 도깨비불을 공중에 던지자, 불빛이 반딧불이처럼 수십 개로 나뉘어 하늘을 수놓았지요. 통통한 도깨비는 나뭇잎 하나를 떼어 입김을 불자, 그 잎이 파란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갔습니다.

"이런 걸 보여주시다니... 정말 신기하군요."

나그네가 감탄하자 키 큰 도깨비가 말했습니다.
"사실 우리 도깨비들은 말이오... 사람들에게 장난을 치기도 하지만, 진정으로 바라는 건 이렇게 서로 이해하고 어울리는 것이지요."

통통한 도깨비가 거들었습니다.
"맞아요. 사람들이 우리를 너무 무서워하니까, 가끔은 장난을 치면서 관심을 끌어보는 거예요. 하지만 정작 우리가 원하는 건..."

그때였습니다. 멀리서 닭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도깨비들은 순간 발걸음을 멈추었지요.

"아... 벌써 이런 시간이..."

키 큰 도깨비의 목소리가 조금 아쉬움을 담고 있었습니다. 도깨비불이 살짝 흔들리더니, 그 빛이 조금 어두워졌지요. 통통한 도깨비도 한숨을 쉬었습니다.

"저기 보이는 게 마을 입구예요. 이제 혼자 가실 수 있으시죠?"

나그네는 멀리 보이는 마을의 윤곽을 바라보았습니다. 정말 마을이 눈앞에 있었지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 한켠이 씁쓸했습니다.

08

나그네는 문득 자신이 들고 있는 보물꾸러미가 묵직하게 느껴졌습니다. 이제야 깨달았지요. 오늘 밤 자신이 얻은 것은 이 금은보화만이 아니었다는 것을...

"두 분... 이렇게 가 버리시면,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나그네의 질문에 도깨비들은 잠시 말이 없었습니다. 달빛이 구름에 가려지고, 멀리서 또다시 닭 울음소리가 들려왔지요.

키 큰 도깨비가 조용히 말했습니다.
"우리 도깨비는 인연이 닿은 사람을 찾아가기도 하지요. 하지만 같은 사람을 두 번 만나는 것은... 쉽지 않답니다."

통통한 도깨비가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오늘 밤의 만남은 영원히 기억할 거예요. 나그네님의 지혜로움과 따뜻한 마음을... 그리고 우리를 두려워하지 않고 이해해주신 것도..."

하늘에서 새벽을 알리는 밝은 빛이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도깨비불이 점점 희미해져 갔지요.

나그네는 마지막으로 도깨비들을 바라보았습니다. 이제는 그들의 모습도 흐릿해지고 있었지요. 마치 아침 안개처럼...

09

동이 트기 직전, 도깨비들은 마지막 선물을 남겼습니다. 키 큰 도깨비가 들고 있던 도깨비불을 부드럽게 흔들자, 공중에서 작은 금빛 종이 하나가 나그네의 손에 떨어졌지요.

"이건 특별한 부적입니다. 언제든 길을 잃으시면, 이 부적이 당신을 안전한 곳으로 인도할 거예요."

통통한 도깨비도 주머니에서 작은 구슬을 꺼내 건넸습니다.
"이 구슬을 보고 있으면, 오늘 밤의 추억이 생생하게 떠오를 거예요. 우리를 잊지 마세요..."

나그네가 감사의 인사를 하려 고개를 들었을 때, 도깨비들의 모습은 이미 새벽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순간, 그들의 따뜻한 미소만이 희미하게 보였지요.

동쪽 하늘이 분홍빛으로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어둠이 걷히면서 주변의 풍경이 점점 선명해졌지요. 나그네는 자신이 마을 어귀에 서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손에는 도깨비들이 준 금은보화가 가득했고, 주머니에는 금빛 부적과 작은 구슬이 담겨 있었습니다. 간밤의 일이 꿈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증거들이었지요.

10

마을로 들어선 나그네는 문득 발걸음을 멈추었습니다. 아침 햇살이 비치는 마을 어귀에서, 간밤의 일을 곰곰이 되새겨보았지요.

주머니 속 구슬을 꺼내 들자, 그 안에서 도깨비들과의 추억이 물결처럼 일렁였습니다. 처음에는 두려웠던 마음, 수수께끼를 풀던 순간의 긴장감, 그리고 정이 들어버린 헤어짐까지...

멀리서 마을 사람들의 아침 인사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지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나그네의 발걸음은 전혀 피곤하지 않았고, 오히려 어떤 생기가 넘치는 것 같았습니다.

금빛 부적을 손에 쥐자 따뜻한 기운이 전해져 왔습니다. 도깨비들이 준 마지막 선물... 그것은 단순한 부적이 아니었나 봅니다. 나그네의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지요.

이제 나그네는 알았습니다. 도깨비들이 준 진정한 선물은 금은보화가 아니었다는 것을.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과 따뜻한 마음, 그리고 신비로운 것들에 대한 이해... 이것이야말로 그들이 남긴 진정한 보물이었습니다.

11

세월이 흘러 나그네는 마을에서 가장 부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결코 오만하거나 이기적이지 않았지요. 오히려 어려운 사람들을 더 많이 도왔고, 길 잃은 나그네들을 위해 자신의 집을 항상 열어두었답니다.

달이 밝은 밤이면, 그는 종종 마을 어귀에 앉아 도깨비불이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물론 도깨비들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지만, 그들이 준 구슬을 들여다보며 그날 밤의 추억을 떠올리곤 했지요.

어느 날, 한 아이가 그에게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정말 도깨비를 만난 적이 있으세요?"

나그네는 구슬을 꺼내 보이며 미소 지었습니다.
"도깨비는 겁쟁이를 놀리기도 하지만, 지혜로운 자에겐 복을 준단다. 하지만 그들이 주는 진정한 복은 금은보화가 아니야..."

아이의 호기심 어린 눈빛을 보며, 나그네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들려주셨던 이야기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이 그 이야기의 산 증인이 되어, 다음 세대에게 전하고 있었지요.

12

이렇게 도깨비와 나그네의 이야기는 대대로 전해져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있었지요.

두려움에 휩싸여 도망가는 대신 지혜롭게 대처하면, 도깨비는 오히려 복을 가져다주는 존재가 된다는 것. 세상의 모든 것은 우리가 바라보는 마음에 따라 달라진다는 교훈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제도 달빛 맑은 밤이면 가끔 도깨비불을 본다고 합니다. 산길에서 희미하게 반짝이는 붉은 불빛... 어떤 이는 두려워하지만, 또 어떤 이는 그 불빛에서 따뜻한 정을 느낀다고 하지요.

도깨비는 우리 곁에 있는 신비로운 이웃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장난꾸러기지만 정이 많고, 때로는 사람들을 시험하지만 진심을 알아주는... 그런 특별한 존재였던 것이지요.

그래서일까요? 아직도 달밤이면, 산길에서 길을 잃은 나그네들에게 도깨비불이 나타나 길을 밝혀준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하지만 그것은 아주 특별한 인연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허락된 만남이라고 합니다.

어쩌면 지금도 어디선가, 또 다른 나그네가 도깨비를 만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달빛 아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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