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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깨비와 함께한 100일: 조선 선비의 인생 역전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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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킹멘트 (250자)

    가난한 선비 김학수가 우연히 만난 도깨비와 함께한 100일간의 놀라운 여정! 시험에 계속 떨어지고 세상이 등을 돌린 듯했던 그에게 찾아온 기적 같은 인연. 과연 도깨비의 도움으로 그는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요? 조선시대 야담에서 전해지는 감동적인 우정과 성장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웃음과 감동, 그리고 깊은 교훈이 가득한 특별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조선시대 가난한 선비와 도깨비의 따뜻한 우정을 그린 전래 야담을 각색한 오디오 드라마입니다. 시험에 연이어 낙방하며 절망에 빠진 김학수가 우연히 만난 도깨비 덕분에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단순한 성공 스토리를 넘어 진정한 성장과 우정의 의미를 전하는 감동적인 이야기로, 시니어 분들께 향수와 감동을 선사할 것입니다. 옛 어른들의 지혜가 담긴 교훈적인 메시지도 놓치지 마세요.

    ※ 낙방한 선비의 절망과 도깨비와의 첫 만남

    조선 중종 때의 이야기입니다. 한양 성 밖 작은 초막에서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가난한 선비 김학수가 있었습니다. 스물여덟의 나이가 되도록 과거시험에 번번이 낙방하며 가세는 날로 기울어만 갔지요.
    "어머니, 이번에도... 또 떨어졌습니다."
    학수는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채 어머니께 고백했습니다. 벌써 일곱 번째 낙방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아들의 어깨를 토닥여주셨지만, 그 손길에서 깊은 한숨이 느껴졌습니다.
    그날 밤, 학수는 집을 나섰습니다. 달빛 아래 한강변을 걸으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지요. 친구들은 하나둘 관직에 나아가거나 장사로 성공하는데, 자신만 제자리걸음이었습니다.
    "이렇게 살아서 무엇하겠는가. 어머니만 고생시키고, 나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강물을 바라보며 절망에 젖어 있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물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푸드덕, 푸드덕!"
    물결이 일더니 갑자기 키가 작고 눈이 동그란 기묘한 생물이 물에서 튀어나왔습니다. 그 생물은 젖은 몸을 털며 학수를 쳐다보았지요.
    "아, 깜짝이야! 사람이 여기 있네!"
    학수는 놀라 뒤로 물러섰지만, 그 생물은 오히려 반갑다는 듯이 손을 흔들었습니다.
    "무, 무엇이시오?"
    "나? 나는 도깨비지! 이 강에서 몇 백 년째 살고 있어. 그런데 자네는 왜 이렇게 우울한 얼굴을 하고 있는 거야?"
    도깨비라니! 학수는 놀랐지만 이상하게 두렵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도깨비에게서 따뜻함이 느껴졌지요.
    "저는... 저는 벌써 일곱 번째 과거에 낙방한 무능한 선비입니다. 늙으신 어머니는 고생만 시키고, 앞길은 막막하니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도깨비는 학수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아, 그래서 그렇게 슬픈 얼굴이었구나. 자네 이름이 뭐지?"
    "김학수라고 합니다."
    "학수라... 좋은 이름이네. 그런데 말이야, 자네가 정말로 과거에 급제하고 싶다면, 내가 도와줄 수도 있어."
    학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도깨비님께서 어떻게 도와주신다는 말씀이신지요?"
    "후후, 도깨비를 얕보면 안 돼. 우리는 인간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할 수 있거든. 하지만 조건이 있어."
    "조건이라고 하시면?"
    "딱 100일 동안 나와 함께 지내는 거야. 그 100일 동안 내 말을 잘 듣고, 나와 친구처럼 지낸다면, 자네의 소원을 들어주지."
    학수는 잠시 망설였습니다. 도깨비와 100일을 함께 지낸다니, 그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지, 또 정말로 자신에게 도움이 될지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도깨비님, 제가 도깨비님과 함께 지낸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안다면..."
    "걱정 마! 나는 자네에게만 보여.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으니까. 어때, 해볼래?"
    도깨비의 눈에서 순수한 호의가 느껴졌습니다. 학수는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좋습니다. 100일 동안 도깨비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그래! 좋아! 그럼 이제부터 우리는 친구야. 내 이름은 뚜비라고 해. 앞으로 잘 부탁해, 학수야!"

    ※ 도깨비의 정체와 100일 약속

    다음 날 아침, 학수는 어제 일이 꿈이었나 싶어 강변을 다시 찾았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뚜비가 나타났지요.
    "학수야! 잠은 잘 잤어?"
    뚜비는 어제와 똑같은 모습으로 반갑게 인사했습니다. 이제 정말 현실임을 깨달은 학수는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뚜비님, 어제 하신 말씀이 정말인가요? 정말로 저를 도와주실 수 있나요?"
    "물론이지! 하지만 먼저 자네가 왜 계속 과거에 떨어지는지부터 알아봐야 해. 자, 어제 집에 가서 자네가 쓴 글들을 가져와 봐."
    학수는 집으로 달려가서 그동안 과거 준비를 위해 쓴 글들을 가져왔습니다. 뚜비는 그 글들을 꼼꼼히 읽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음, 글씨도 단정하고 문장도 나쁘지 않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어."
    "문제라고 하시면?"
    "자네의 글에는 생각은 있지만 마음이 없어. 백성들의 고통을 이야기하면서도 정말로 그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느껴지지 않아. 그냥 외운 내용을 그럴듯하게 쓴 것 같단 말이야."
    학수는 가슴이 뜨끔했습니다. 뚜비의 말이 맞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오로지 급제만을 목적으로 공부해왔을 뿐, 진정으로 백성을 위하는 마음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그걸 가르쳐주려고 해. 앞으로 100일 동안, 우리는 이 세상 곳곳을 다니며 진짜 백성들의 삶을 살펴볼 거야. 책에서만 보던 것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느끼는 거지."
    "그런데 뚜비님은 왜 저를 도와주시려는 건가요?"
    뚜비의 표정이 잠시 어두워졌습니다.
    "사실 말이야... 나도 옛날에는 인간이었어. 조선이 건국되기 전, 고려 말기에 살았던 선비였지."
    학수는 깜짝 놀랐습니다.
    "네? 인간이셨다고요?"
    "그래. 내 이름은 원래 김두비였어. 나도 자네처럼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과거를 준비했지. 하지만 당시는 지금보다 훨씬 더 부패한 시대였어. 돈과 권력이 없으면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급제할 수 없는 시절이었지."
    뚜비는 먼 산을 바라보며 계속했습니다.
    "나는 절망 끝에 이 강에 몸을 던졌어. 그런데 죽지 않고 도깨비가 되어버린 거야. 아마 한이 너무 깊어서 그랬나 봐. 그 후로 몇 백 년째 이렇게 살고 있어."
    "그럼 뚜비님은 왜 저를 도와주시려는 건가요?"
    "자네를 보니 옛날의 내 모습이 떠올라서 그래. 나는 기회를 놓쳤지만, 자네는 다를 수 있을 것 같아. 그리고 말이야..."
    뚜비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만약 내가 누군가를 정말로 도와서 그 사람이 세상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면, 나도 이 도깨비 신세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몰라."
    학수는 뚜비의 진심을 느꼈습니다. 이 작은 도깨비가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말로 세상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요.
    "뚜비님, 저도 꼭 성공해서 뚜비님의 한을 풀어드리겠습니다."
    "고마워, 학수야. 하지만 약속해야 할 것이 있어. 이 100일 동안 절대 포기하면 안 돼. 아무리 힘들어도 끝까지 함께 해야 해. 중간에 포기하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되거든."
    "네, 약속하겠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이 100일 동안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마음에 새겨두어야 해. 그것들이 모두 자네의 글과 삶에 도움이 될 거니까."
    학수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뚜비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웃었습니다.
    "좋아! 그럼 이제 진짜 시작해볼까? 오늘은 우선 시장에 가볼 거야. 거기서 진짜 백성들의 삶을 구경해보자."
    이렇게 해서 학수와 뚜비의 특별한 100일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 도깨비의 도움으로 시작된 새로운 삶

    100일 약속을 한 지 열흘이 지났습니다. 뚜비는 매일 학수와 함께 한양 곳곳을 돌아다니며 백성들의 진짜 삶을 보여주었습니다. 동대문 밖 시장에서는 쌀 한 되를 사려고 온종일 기다리는 할머니를 만났고, 남대문 근처에서는 병든 아이를 업고 약방을 찾아 헤매는 어머니를 보았지요.
    "뚜비야, 나는 지금까지 책 속에서만 백성들을 알고 있었구나.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니 마음이 아파온다."
    "그래, 학수야. 이제야 진짜 백성의 마음을 알게 된 거야. 이런 마음으로 글을 써야 시험관들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어."
    어느 날, 뚜비는 학수에게 특별한 제안을 했습니다.
    "학수야, 오늘부터는 내가 좀 더 직접적으로 도와줄게. 하지만 놀라지 마."
    "무슨 말이야, 뚜비야?"
    뚜비가 손을 휘저으며 이상한 주문을 외우자, 갑자기 학수의 머릿속이 맑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 어렴풋이 알고 있던 경전의 내용들이 선명하게 떠오르고, 복잡했던 역사의 흐름도 한눈에 정리되었지요.
    "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내 능력 중 하나야. 자네의 기억력과 이해력을 좀 더 좋게 해주는 거지. 하지만 이건 단순히 암기력만 좋게 하는 게 아니야. 자네가 진심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들만 도와주는 거거든."
    정말로 신기한 일이었습니다. 그동안 어렵게만 느껴졌던 사서삼경의 내용들이 마치 오랜 친구처럼 친숙하게 다가왔고, 역대 임금들의 정치도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고맙다, 뚜비야. 하지만 이렇게 도움을 받는 것이 정당한 건가?"
    "걱정하지 마. 나는 단지 자네가 가진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뿐이야. 자네 안에 이미 있던 것들을 꺼내주는 거지, 없던 것을 만들어주는 건 아니거든."
    그날부터 학수의 공부는 놀라울 정도로 달라졌습니다. 아침에는 뚜비와 함께 시장과 거리를 돌아다니며 백성들의 삶을 관찰하고, 오후에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썼습니다. 뚜비가 도와준 덕분에 기억력이 좋아진 것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진심이 담긴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지요.
    "학수야, 오늘 쓴 글을 읽어봐."
    학수가 그날 쓴 '민생에 관한 소론'을 읽어주자, 뚜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제야 진짜 선비다운 글이 나왔네. 이 글에는 자네의 진심이 담겨 있어. 백성들을 정말로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져."
    어머니도 아들의 변화를 눈치챘습니다.
    "학수야, 요즘 네가 많이 달라진 것 같구나. 얼굴에 생기가 돌고, 공부하는 모습도 예전과는 다르다."
    "어머니, 저도 모르게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꼭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50일째 되던 날, 뚜비는 학수에게 또 다른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학수야, 오늘은 특별한 곳으로 가자."
    뚜비가 학수의 손을 잡자, 갑자기 두 사람은 공중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순식간에 궁궐 위를 날아가더니 어느 산골 마을에 도착했지요.
    "여, 여기는 어디야?"
    "강원도 깊은 산골 마을이야. 여기서 정말 어려운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보여주고 싶었어."
    그 마을은 정말 가난했습니다. 초가지붕은 너덜너덜했고, 아이들은 누더기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사람들은 서로 도우며 살아가고 있었지요.
    "도령님, 어디서 오셨습니까?"
    한 할아버지가 학수에게 다가와 정중히 인사했습니다. 학수는 뚜비가 자신을 어떻게 설명했는지 몰라 당황했지만, 뚜비가 귓속말로 알려주었습니다.
    "한양에서 공부하러 온 선비라고 하라고 해."
    "저는 한양에서 온 선비입니다. 공부를 위해 이곳을 찾았습니다."
    "그러시군요. 이런 구석진 곳까지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변변한 것은 없지만 하룻밤 묵어가시지요."
    학수는 그 마을에서 사흘을 보냈습니다. 가난하지만 순수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지내며, 진짜 백성의 삶이 무엇인지 깨달았지요.
    "뚜비야, 이 사람들을 보니 마음이 아프면서도 감동스럽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를 돌보며 살아가는구나."
    "그래, 이게 바로 자네가 앞으로 섬겨야 할 백성들이야. 이 사람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선비의 역할이지."
    한양으로 돌아온 학수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또 다른 글을 썼습니다. '산촌견문록'이라는 제목의 그 글에는 산골 마을 사람들의 애환과 희망이 생생하게 담겨 있었습니다.
    "학수야, 이 글은 정말 훌륭해. 이런 글이라면 어떤 시험관이라도 감동받을 거야."

    ※ 시련과 갈등, 진정한 우정의 시험

    80일째 되던 날, 드디어 과거시험 공고가 나왔습니다. 학수는 그동안의 준비를 믿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뚜비는 시험장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렸지요.
    "제발 잘 되기를... 학수가 꼭 급제했으면 좋겠어."
    하지만 시험이 끝나고 나온 학수의 표정은 어두웠습니다.
    "뚜비야... 이상해. 분명히 열심히 준비했는데, 시험 문제가 전혀 예상과 달랐어. 특히 마지막 논술 문제는 아예 써보지도 못한 주제였단 말이야."
    뚜비도 당황했습니다. 분명히 학수의 실력은 충분했는데, 이상한 일이었지요.
    "무슨 문제가 나왔는데?"
    "'부국강병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하라'는 문제였어. 나는 지금까지 민생 안정에만 집중해서 공부했는데, 군사나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공부하지 못했거든."
    그날 밤, 뚜비는 혼자서 고민에 빠졌습니다. 자신이 학수를 잘못 이끈 것은 아닌지,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쳐서 가르친 것은 아닌지 걱정되었지요.
    며칠 후 시험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역시나 학수는 또다시 낙방했습니다. 여덟 번째 낙방이었지요.
    "뚜비야... 이번에도 떨어졌어."
    학수의 목소리에는 깊은 실망이 담겨 있었습니다. 뚜비와 함께한 80일 동안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했는데도 결과는 똑같았으니까요.
    "미안해, 학수야. 내가 너를 제대로 도와주지 못한 것 같아."
    "아니야, 뚜비야. 네 잘못이 아니야. 아마 내가 원래 그런 운명인가 봐."
    하지만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날 밤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지신 것입니다.
    "학수야... 어머니가 위험해. 어서 의원을 불러와야 해!"
    이웃집 아주머니의 다급한 소리에 학수는 뛰어갔습니다. 어머니는 고열에 시달리며 의식을 잃으셨지요.
    "의원님, 어머니가 어떻게 되신 건가요?"
    "오랫동안 고생을 많이 하셨나 보오. 몸이 많이 쇠약해져서 위험한 상태요. 좋은 약을 쓰면 회복될 수 있지만..."
    의원은 말끝을 흐렸습니다. 학수는 그 의미를 알 수 있었습니다. 돈이 많이 든다는 뜻이었지요.
    "얼마나 필요한가요?"
    "최소한 은화 열 냥은 있어야 할 것 같소."
    은화 열 냥! 학수네 집 전 재산을 합쳐도 은화 두 냥이 고작이었습니다.
    "뚜비야, 어떡하지? 어머니가 위험한데 돈이 없어."
    뚜비는 학수의 절망적인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어떤 결심을 했지요.
    "학수야, 내가 돈을 구해줄게."
    "네가? 어떻게?"
    "도깨비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어. 돈을 만들 수는 없지만, 땅속에 묻혀 있는 보물을 찾을 수는 있거든."
    그날 밤, 뚜비는 학수를 데리고 한강변의 한적한 곳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땅을 파기 시작했지요.
    "여기 옛날에 전쟁 때 누군가 묻어둔 항아리가 있을 거야."
    정말로 땅 속에서 항아리 하나가 나왔습니다. 그 안에는 은화 스무 냥이 들어있었지요.
    "뚜비야, 고마워! 이제 어머니를 살릴 수 있어!"
    하지만 뚜비의 표정은 밝지 않았습니다.
    "학수야, 미안한데... 이걸 쓰면 우리 약속에 문제가 생겨."
    "무슨 말이야?"
    "내가 직접적으로 돈을 구해주는 건 약속 위반이야. 나는 자네가 스스로 성장하도록 도와주기로 했는데, 이렇게 보물을 찾아주는 건 치팅이거든."
    학수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어머니의 생명이 걸린 상황에서 약속을 지키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약속을 어기고라도 어머니를 구하는 것이 맞는지 알 수 없었지요.
    "뚜비야, 그럼 어떻게 해야 해?"
    "만약 이 돈을 쓴다면, 우리의 100일 약속은 무효가 돼. 그리고 나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야 해. 자네도 내가 도와준 모든 능력을 잃게 되고."
    "그럼... 내가 급제할 기회도 없어지는 거야?"
    "그렇지. 하지만 학수야, 이건 너의 선택이야. 나는 자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이해할 거야."
    학수는 밤새도록 고민했습니다. 어머니의 생명과 자신의 꿈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었지요. 하지만 다음 날 아침, 학수는 결심을 했습니다.
    "뚜비야, 미안하지만 나는 이 돈을 써야겠어. 어머니 없이는 내가 설사 급제를 해도 의미가 없어."
    뚜비는 슬픈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알겠어, 학수야. 그게 맞는 선택이야. 효도가 급제보다 더 중요한 거니까."
    "정말 고마웠어, 뚜비야.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네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
    하지만 뚜비는 갑자기 환하게 웃었습니다.
    "학수야, 사실은 말이야... 이것도 시험이었어."
    "시험이라고?"
    "자네가 정말로 좋은 사람인지 마지막으로 확인해보고 싶었거든. 만약 자네가 어머니보다 급제를 선택했다면, 나는 도와주지 않았을 거야."
    학수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럼 우리 약속은?"
    "물론 계속되지! 자네는 가장 중요한 시험을 통과했어. 이제 진짜로 도와줄 수 있어!"

    ※ 과거 급제와 성공, 그리고 이별의 순간

    뚜비의 말에 학수는 기뻐했지만, 우선 어머니를 살리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은화로 좋은 약을 구해 어머니께 드리니, 며칠 만에 건강을 되찾으셨지요.
    "학수야, 어머니가 나으셔서 정말 다행이야. 이제 마지막 스무 일 동안 정말 특별한 공부를 해보자."
    뚜비는 학수를 데리고 또 다른 여행을 떠났습니다. 이번에는 조선 팔도 곳곳을 돌아다니며 각 지방의 특색과 문제점들을 직접 보고 배웠지요.
    "학수야, 경상도 농민들은 가뭄 때문에 고생하고 있고, 전라도는 홍수 피해가 심각해. 평안도는 오랑캐 침입으로 불안하고, 함경도는 추위와 식량난이 문제야."
    "각 지방마다 이렇게 다른 어려움이 있구나. 책에서만 배울 때는 몰랐던 일이야."
    "그래서 진짜 정치를 하려면 직접 발로 뛰며 백성들을 만나야 하는 거야. 궁궐에 앉아서만 하는 정치로는 한계가 있어."
    90일째 되던 날, 뚜비는 학수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었습니다.
    "학수야, 이건 내가 줄 수 있는 마지막 도움이야."
    뚜비가 손을 대자, 갑자기 학수의 눈앞에 조선왕조의 모든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졌습니다. 태조 이성계부터 현재의 중종까지, 모든 임금들의 정치와 그 결과들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지요.
    "이, 이게 다 뭐야?"
    "역사의 진실이야. 자네가 앞으로 관리가 되었을 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보여주는 거지. 좋은 정치와 나쁜 정치가 백성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똑똑히 봐둬."
    학수는 그 환상 같은 경험을 통해 진정한 정치의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권력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백성을 위한 것이며, 모든 정책은 백성의 삶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말이죠.
    95일째, 마침내 다시 과거시험이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학수야, 이번이 진짜 마지막 기회야. 자네가 그동안 배운 모든 것을 쏟아부어봐."
    "고마워, 뚜비야. 네 덕분에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어."
    시험 당일, 학수는 자신만만하게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문제가 나와도 자신 있었지요.
    첫 번째 문제는 '백성을 다스리는 근본 도리에 대해 논하라'였습니다. 학수는 그동안 뚜비와 함께 경험한 모든 것들을 바탕으로 글을 썼습니다. 시장에서 만난 할머니, 산골 마을의 순박한 사람들, 각 지방의 어려움들... 모든 것이 생생하게 떠올라 붓끝으로 흘러나왔지요.
    두 번째 문제는 '나라의 부강함과 백성의 안락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이것도 뚜비가 보여준 역사의 교훈들 덕분에 명쾌하게 답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문제는 '현재 조선이 직면한 문제점과 해결방안'이었는데, 이는 학수가 가장 자신 있어하는 분야였습니다. 팔도를 돌아다니며 직접 본 문제점들과 그 해결책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지요.
    시험이 끝나고 나온 학수의 표정은 밝았습니다.
    "뚜비야, 이번에는 정말 잘 본 것 같아. 네가 가르쳐준 모든 것들이 다 도움이 되었어."
    "그럼 됐다! 이제 결과만 기다리면 되겠네."
    며칠 후, 드디어 합격자 발표가 났습니다. 학수는 떨리는 마음으로 방문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김학수!"
    자신의 이름이 당당히 적혀 있었습니다! 그것도 상위권에 말이죠.
    "뚜비야! 됐어! 정말 됐어!"
    학수는 기뻐서 어쩔 줄 몰랐습니다. 뚜비도 함께 기뻐했지만, 동시에 아쉬움도 느꼈습니다. 이제 100일 약속이 끝나가고 있었거든요.
    "축하해, 학수야! 정말 자랑스러워!"
    그날 밤, 학수는 어머니께 기쁜 소식을 알려드렸습니다.
    "어머니, 드디어 과거에 급제했습니다!"
    "정말이냐, 학수야? 오, 이 늙은 어미가 살아서 이런 기쁜 일을 볼 줄이야!"
    어머니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학수도 함께 울었지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뚜비와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뚜비야, 이제 우리 헤어져야 하는 거야?"
    "그래, 100일 약속이 끝났으니까. 하지만 슬퍼하지 마. 우리가 함께한 시간과 자네가 배운 것들은 영원히 남아있을 거야."
    100일째 되던 날 밤, 뚜비는 학수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습니다.
    "학수야, 마지막으로 부탁이 있어."
    "뭐든지 말해봐, 뚜비야."
    "앞으로 관리가 되어서도 오늘의 마음을 잊지 말아줘. 권력에 취해서 백성들을 잊는 관리가 되지는 말고."
    "약속할게. 평생 잊지 않을 거야."
    "그리고... 가끔은 이 강변에 와서 나를 생각해줘. 비록 볼 수는 없겠지만, 나는 항상 자네를 지켜보고 있을 테니까."

    ※ 세월이 흘러 재회, 진정한 성공의 의미

    그로부터 20년이 지났습니다. 학수는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고위 관직에 올랐습니다. 특히 백성들을 위한 정책을 많이 펼쳐서 '백성의 아버지'라는 칭호까지 얻었지요.
    어느 가을날 저녁, 학수는 오랜만에 한강변을 찾았습니다. 이제 마흔여덟이 된 그는 과거의 추억을 그리워하며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뚜비야, 잘 있니? 나는 네가 가르쳐준 대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어."
    그때 갑자기 강물이 일렁이더니,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학수야!"
    놀랍게도 뚜비가 나타난 것입니다. 하지만 예전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더 밝게 빛나고 있었거든요.
    "뚜비야! 정말 네가 맞아?"
    "그럼! 오랜만이야, 학수야!"
    "하지만 너는 어떻게... 더 밝아 보이는데?"
    뚜비는 활짝 웃었습니다.
    "사실 말이야, 나도 변했어. 자네 덕분에 말이지."
    "내 덕분에?"
    "그래. 자네가 진짜 좋은 관리가 되어서 많은 백성들을 도왔잖아. 그 덕분에 내 한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한 거야."
    학수는 놀라워했습니다.
    "정말이야?"
    "정말이야. 자네가 세운 의료원 덕분에 살아난 사람들, 자네가 만든 둑 덕분에 홍수를 피한 마을들, 자네의 정책 덕분에 굶주림에서 벗어난 농민들... 그 모든 사람들의 기쁨과 감사가 내게도 전해져 왔어."
    뚜비는 계속해서 말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네가 권력에 취하지 않고 초심을 잃지 않은 것이 가장 기뻐. 그래서 이제 나도 곧 이 세상을 떠날 수 있을 것 같아."
    "떠난다고? 어디로?"
    "저승으로. 이제 내 한이 다 풀렸거든. 자네 덕분에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이룰 수 있었어."
    학수는 아쉬워했습니다.
    "그럼 우리는 다시 못 보는 거야?"
    "이승에서는 못 보겠지. 하지만 언젠가 저승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 그때까지 자네는 계속 좋은 일 많이 하고."
    뚜비가 점점 투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학수야,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뭐야, 뚜비야?"
    "진정한 성공은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이 아니야. 다른 사람들을 도우며 함께 행복해지는 것이 진짜 성공이지. 자네는 이미 그런 성공을 이루었어."
    "고마워, 뚜비야. 네 덕분에 내가 지금의 내가 될 수 있었어."
    "아니야, 그건 원래 자네 안에 있던 거야. 나는 단지 꺼내는 걸 도와줬을 뿐이야."
    뚜비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기 직전, 그는 마지막으로 말했습니다.
    "학수야, 행복하게 살아. 그리고 언제나 백성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잊지 말고."
    "고마웠어, 뚜비야. 진짜 고마웠어!"
    뚜비가 완전히 사라진 후, 학수는 한참 동안 강물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다짐했지요.
    '뚜비야, 나는 평생 네가 가르쳐준 대로 살겠어. 백성들을 위해, 그리고 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 후로도 학수는 계속해서 훌륭한 관리로 일했습니다. 그리고 가끔씩 한강변을 찾아와 뚜비를 그리워하며, 자신의 초심을 다시 한번 다졌지요.
    훗날 학수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사람들은 그를 조선 최고의 청렴한 관리 중 한 명으로 기억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는 후대에까지 전해져, 많은 이들에게 진정한 성공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주었답니다.
    이렇게 해서 가난한 선비 김학수와 도깨비 뚜비의 아름다운 우정 이야기는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준 진실한 마음과 서로를 향한 사랑은 영원히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오늘의 '도깨비와 함께한 100일'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조선시대 선비와 도깨비의 따뜻한 우정을 통해 진정한 성공과 행복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시간이었기를 바랍니다. 권력이나 명예보다 더 소중한 것은 다른 사람을 향한 진실한 마음이라는 교훈을 잊지 마세요. 다음 주에는 더욱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조선의 현명한 주모와 도깨비 손님들의 유쾌한 인연'이라는 제목으로, 한양의 작은 주막에서 벌어지는 도깨비들과 인간들의 재미있는 만남을 그린 야담을 준비했습니다.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 잊지 마시고, 댓글로 여러분의 감상을 들려주세요. 건강하고 행복한 한 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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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양 남산골 작은 주막, 그곳의 똑똑한 주모 박씨 부인 앞에 나타난 신비로운 손님들! "주모님, 막걸리 한 사발 주시오!" 하지만 이들의 정체는 바로 장난꾸러기 도깨비들이었습니다. 과연 주모는 이들의 정체를 알아챌까요? 그리고 도깨비들과 벌이는 재치 넘치는 승부의 결과는? 웃음과 감동이 가득한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