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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깨비의 시험

1004suuny 2025. 2. 2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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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깨비의 시험

    태그(12)

    #조선설화, #도깨비이야기, #저승사자, #옥구슬, #한국전통, #민담, #전설, #야담, #과거시험, #도깨비시험, #조선시대, #장원급제

    디스크립션(250자 내외)

    과거길에 오른 홍 선비가 눈 내리는 밤 한 주막에서 만난 세 명의 이상한 나그네들. 푸른 눈빛의 노인, 아름다운 여인, 묵묵한 스님의 정체는 무엇일까? 조선시대 선비의 마음을 시험하는 도깨비와 저승사자들의 이야기. 순수한 마음을 가진 자에게 주어지는 신비한 옥구슬의 전설을 들려드립니다.

    후킹멘트(250자 내외)

    깊은 산속 눈 내리는 밤, 한 주막에 들어선 홍 선비 앞에 갑자기 나타난 세 명의 이상한 나그네들. 푸른빛이 감도는 노인의 눈, 너무나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 그리고 침묵하는 스님. 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조선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도깨비의 시험'은 인간의 욕심과 순수함을 저울질하는 신비로운 이야기입니다. 지금부터 그 전설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1. 여정의 시작 - 눈 내리는 밤, 과거길에 오른 홍 선비가 산속 주막에 묵게 됨

    씬1: 여정의 시작 (1200자 내외)

    눈발이 하늘을 뒤덮은 늦겨울 날이었습니다. 바람은 칼날처럼 차갑게 불어오고, 하얀 눈은 조선의 산하를 고요히 덮고 있었지요. 이 날씨에 양주 땅에 사는 홍 선비는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서른 나이에 아직 관직에 오르지 못한 그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며 집을 나섰습니다.

    "이번에는 꼭 급제하여 부모님께 영광을 안겨드려야지..."

    홍 선비는 추위에 떨며 중얼거렸습니다. 그의 호흡은 하얀 입김이 되어 공기 중에 흩어졌고, 발걸음은 점점 무거워졌습니다. 해는 서산으로 기울고 있었고, 주변은 점점 어두워져 갔습니다. 깊은 산속을 지나는 그의 앞에는 아직도 먼 길이 놓여 있었지요.

    "아이고... 이러다간 길에서 얼어 죽겠구나."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홍 선비의 마음은 초조해졌습니다. 그때, 어둠 속에서 희미한 불빛이 보였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그것은 작은 주막이었습니다. 낡은 목조 건물에서는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고, 처마 밑으로는 고드름이 길게 늘어져 있었습니다.

    "여보시오! 주인장 계십니까?"

    문을 두드리자 나이 지긋한 주막 주인이 문을 열었습니다. 그의 얼굴은 세월의 흔적이 깊게 패여 있었고, 눈가에는 주름이 가득했습니다.

    "이 밤중에 어디서 오시는 길이오? 날씨가 험하니 어서 들어오시구려."

    주인의 따뜻한 맞이에 홍 선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방 안으로 들어서니 불이 활활 타오르는 아궁이가 있었고, 방바닥은 따뜻했습니다. 젖은 옷을 벗고 불 앞에 가까이 앉으니 얼었던 몸이 서서히 녹아들었습니다.

    "과거를 보러 가는 길입니다. 이 눈 때문에 발이 묶였네요."

    "그러시겠구려. 오늘 같은 날은 사람이 많지 않아 방이 넉넉하니 편히 쉬다 가십시오."

    주인은 따뜻한 국과 밥을 내어주었습니다. 허기진 배를 채우며 홍 선비는 창밖을 바라보았습니다. 눈은 더욱 거세게 내리고 있었고, 바람 소리는 귀신의 울음소리 같았습니다.

    저녁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려는데, 주인이 다가왔습니다.

    "손님, 오늘 밤은 특히 날씨가 험합니다. 문단속을 단단히 하시고, 혹시 밤중에 이상한 소리가 들리더라도 괘념치 마십시오. 이 산에는 가끔... 이상한 것들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주인의 말에 홍 선비는 등골이 오싹해졌지만, 피곤함에 눈이 절로 감겼습니다. 하지만 그는 잠들기 전 항상 하던 대로 책 한 권을 펼쳤습니다. 그것은 『삼국유사』였고, 그 안에는 도깨비와 귀신에 관한 이야기가 적혀 있었습니다.

    "허튼 소리... 나는 학문을 닦은 선비인데 그런 미신을 믿을 수 없지."

    그렇게 중얼거리며 책을 덮고 눈을 감았을 때, 창밖에서 갑자기 바람 소리가 거세게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톡, 톡, 톡... 세 번의 노크 소리.

    홍 선비는 놀라 눈을 떴습니다. 한밤중에 누가 찾아온 것일까?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문 쪽으로 다가갔습니다.

    2. 첫 번째 방문객 - 푸른 눈빛을 가진 노인이 문을 두드림

    씬2: 첫 번째 방문객 (1200자 이상)

    "누구십니까?" 홍 선비의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밖에서는 대답 대신 바람에 섞인 신음 소리만 들려왔습니다. 망설임 끝에 문고리를 잡았을 때, 그의 손은 차가운 기운에 움츠러들었습니다.

    문을 열자 찬바람과 함께 눈발이 방 안으로 휘몰아쳤습니다. 그리고 그 앞에는 허름한 차림의 노인 한 명이 서 있었습니다. 백발이 성성한 그 노인은 온몸이 눈으로 덮여 있었고, 떨리는 손으로 지팡이를 짚고 있었습니다.

    "이런 밤에 어디를 가시는 길입니까? 들어오셔서 몸을 녹이십시오."

    홍 선비는 불안한 마음을 누르고 노인을 방 안으로 맞이했습니다. 노인은 천천히 방 안으로 들어서며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방 한구석에 자리를 잡은 노인은, 몸을 웅크린 채 아궁이 불빛에 손을 가까이 가져갔습니다.

    "고맙소, 젊은이. 이 험한 산길에서 죽을 뻔했소. 나이 든 몸으로 이렇게 눈길을 헤매다니..."

    노인의 말투는 정중했지만, 어딘가 이상한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홍 선비는 노인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때 순간적으로 노인의 눈에서 푸른빛이 번뜩였습니다. 불빛에 반사된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착각일까? 홍 선비는 등골이 오싹해졌지만, 예의를 갖추며 차분하게 물었습니다.

    "노인장, 이 밤중에 어디를 가시는 길이십니까?"

    노인은 한참을 침묵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습니다.

    "나는... 옛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이오. 오래전에 약속했던 만남이지."

    그의 목소리에는 깊은 회한이 묻어 있었습니다. 노인이 말을 이어가려는 순간, 갑자기 기침을 심하게 했습니다. 홍 선비는 서둘러 주인이 놓고 간 따뜻한 물을 내어주었습니다.

    "감사하오. 요즘 젊은이들 중엔 노인을 아랑곳하지 않는 이들이 많은데, 자네는 다르구려."

    노인의 말에 홍 선비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러나 노인이 물을 마실 때, 다시 한번 그 눈에서 푸른빛이 번뜩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분명했습니다. 그것은 불빛의 반사가 아니었습니다.

    "노인장, 혹시... 눈이 아프십니까?"

    조심스럽게 물은 홍 선비에게 노인은 웃음을 지었습니다. 그 웃음은 따뜻했지만, 동시에 섬뜩한 무언가가 느껴졌습니다.

    "나이가 들면 여러 가지가 변하는 법이지. 자네도 언젠가는 알게 될 것이오."

    방 안의 공기가 갑자기 무거워졌습니다. 홍 선비는 노인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자신의 짐을 정리했습니다. 그는 과거 시험을 위해 가져온 책들과 문방구들을 꺼내었습니다. 노인은 그것들을 관심 있게 바라보았습니다.

    "과거를 준비하는 모양이구려. 자네는 어떤 벼슬을 원하오?"

    "저는... 단지 국가에 보탬이 되고 부모님께 영광을 안겨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홍 선비의 대답에 노인은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냈습니다.

    "권력과 부를 탐하지 않는다... 흥미롭구나."

    노인의 말에는 시험하는 듯한 뉘앙스가 담겨 있었습니다. 홍 선비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지만, 감히 더 묻지 못했습니다. 그저 공손히 고개를 숙였습니다.

    밤은 점점 깊어갔고, 방 안은 적막에 휩싸였습니다. 홍 선비는 불안한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노인이 갑자기 중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마치 주문을 외우는 것 같았습니다.

    "인간의 마음은 깊은 우물과 같아서... 진실은 항상 바닥에 가라앉아 있지..."

    그 말을 들으며 홍 선비는 점점 더 의문이 깊어졌습니다. 이 노인은 대체 누구일까? 그리고 왜 이런 밤에 이곳에 나타났을까?

    3. 두 번째 방문객 - 아름다운 여인이 도움을 청함

    씬3: 두 번째 방문객 (1200자 내외)

    홍 선비가 노인의 기이한 행동에 생각을 정리할 새도 없이, 다시 한번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번에는 좀 더 가볍고 다급한 노크 소리였습니다. 홍 선비와 노인은 동시에 문을 바라보았습니다.

    "또 누군가 오는 모양이군요." 홍 선비가 말했습니다.

    노인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산속에서는 예상치 못한 만남이 이루어지기도 하지..."

    홍 선비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습니다. 놀랍게도 그곳에는 한 젊은 여인이 서 있었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단정한 차림의 여인은 눈발 속에서도 뚜렷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긴 머리카락과 옷자락에는 눈이 소복이 쌓여 있었고, 창백한 얼굴은 추위에 파랗게 질려 있었습니다.

    "도와주세요... 길을 잃었습니다." 여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습니다.

    홍 선비는 잠시 망설였습니다. 한밤중에 낯선 여인을 방으로 들이는 것은 예법에 어긋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추위에 그녀를 밖으로 내쫓을 수도 없었습니다.

    "들어오십시오. 이 날씨에 밖에 있다간 위험합니다."

    여인은 감사의 눈빛을 보내며 조심스럽게 방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녀는 방 안의 노인을 보고 잠시 놀란 듯했지만, 곧 정중히 인사를 건넸습니다.

    "노인장께서도 이 날씨에 고생이 많으시겠습니다."

    노인은 무언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여인을 바라보았습니다. 그의 눈에서 다시 한번 푸른빛이 번뜩였지만, 여인은 이를 알아채지 못한 듯했습니다.

    "젊은이, 제 이름은 월이라고 합니다. 남편을 잃고 시댁에서 쫓겨나 친정으로 가는 길이었어요. 하지만 눈이 너무 많이 내려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여인의 이야기는 슬픔으로 가득했습니다. 홍 선비는 동정심이 생겨 자신의 이불 하나를 여인에게 건넸습니다.

    "몸을 따뜻하게 하십시오. 밤을 넘기면 내일 아침에 주막 주인이 길을 안내해줄 것입니다."

    여인은 감사의 뜻을 표하며 이불을 받았습니다. 그녀가 손을 뻗었을 때, 홍 선비는 그 손이 비정상적으로 차갑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마치 얼음처럼 차가운 손이었습니다.

    "참 이상한 밤이군요. 산속 주막에 세 사람이 모이다니..." 여인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 미소가 어딘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방 안의 분위기는 점점 더 이상해졌습니다. 노인은 계속해서 의미심장한 시선으로 여인을 관찰했고, 여인은 점점 홍 선비에게 다가오려는 듯한 자세를 취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더 달콤해지고, 그 태도는 더 친밀해졌습니다.

    "선비님, 혹시 고향이 어디신지요? 글재주가 뛰어나 보이시니 분명 과거에 급제하실 것 같습니다."

    홍 선비는 불편한 마음에 질문을 돌렸습니다. "부인께서는 어떻게 이 험한 산길을 혼자서 오게 되셨습니까?"

    그 질문에 여인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가, 다시 부드러운 미소로 바뀌었습니다.

    "운명이란... 참으로 예측할 수 없는 것이지요."

    4. 세 번째 방문객 - 침묵하는 스님의 등장

    씬4: 세 번째 방문객 (1200자 이상)

    여인의 의미심장한 말이 방 안에 여운으로 남았을 때, 세 번째 방문객이 도착했습니다. 이번에는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아니라, 마치 누군가 문 앞에 서 있다는 것을 알리는 듯한 가벼운 기침 소리였습니다.

    홍 선비는 더욱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노인과 여인을 번갈아 바라보았습니다. 노인은 여전히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여인은 마치 예상했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습니다.

    "또 손님이 오시는 모양이군요," 홍 선비가 중얼거렸습니다. "이렇게 눈 내리는 밤에 사람들이 계속 찾아오다니..."

    문을 열자 그곳에는 삭발한 머리에 낡은 승복을 입은 스님이 서 있었습니다. 스님의 얼굴은 평온했지만, 깊은 주름이 새겨져 있었고 눈가에는 세상의 이치를 꿰뚫어 보는 듯한 지혜가 담겨 있었습니다. 스님은 불경을 담은 듯한 작은 주머니를 들고 있었고, 손에는 목탁이 쥐어져 있었습니다.

    "스님..." 홍 선비가 놀라서 말했습니다. "이런 밤에 어디로 가시는 길입니까?"

    스님은 말없이 합장만 하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의 침묵은 수행자의 고요함처럼 느껴졌습니다.

    홍 선비는 더 이상 물어볼 수 없어 스님을 방으로 안내했습니다. 스님은 천천히 방 안으로 들어와 노인과 여인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습니다. 노인은 스님을 보자 희미하게 웃었고, 여인은 갑자기 불안한 듯 자세를 바꾸었습니다.

    스님은 방 구석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습니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염주를 꺼내 천천히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오랜 수행자의 일상처럼 자연스러웠지만, 동시에 이 상황에서는 이질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스님, 차라도 한 잔 드시겠습니까?" 홍 선비가 물었지만, 스님은 여전히 침묵을 지키며 염주만 돌릴 뿐이었습니다.

    방 안의 분위기는 더욱 이상해졌습니다. 노인은 계속해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었고, 여인은 점점 불안한 기색을 보이며 스님을 경계하는 듯했습니다. 스님은 변함없이 염주를 돌리며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홍 선비는 자신이 매우 기이한 상황에 처했다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한밤중에 세 명의 낯선 이들이 눈 내리는 산속 주막에 모였다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었습니다. 더구나 그들 사이에 흐르는 이상한 긴장감은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질 것임을 암시하는 듯했습니다.

    "모두들... 어떻게 이 험한 산길을 오게 되셨는지요?" 홍 선비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노인이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인생의 길은 예측할 수 없는 법이지. 때로는 우리가 가려는 곳이 아니라, 가야 할 곳으로 인도되기도 하니까."

    여인도 이어 말했습니다. "맞아요. 운명이란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선택하는 것이죠."

    스님은 여전히 침묵했지만, 그의 염주 돌리는 속도가 빨라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홍 선비가 스님을 자세히 바라보았을 때, 스님의 반쯤 감긴 눈에서도 이상한 빛이 번뜩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밤은 점점 깊어갔고, 바깥의 눈보라 소리는 더욱 거세졌습니다. 방 안의 아궁이 불은 점점 약해지고 있었고, 그 희미한 불빛 속에서 세 방문객의 모습은 점점 더 기이하게 변해가는 것 같았습니다.

    홍 선비는 자신의 상상력이 지나치게 풍부해졌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습니다. 그는 책을 읽으며 정신을 분산시키려 했지만, 자꾸만 세 사람에게로 시선이 향했습니다.

    "날이 밝으면 모두 각자의 길로 가실 테지요?" 홍 선비가 무거운 침묵을 깨고 물었습니다.

    노인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홍 선비를 바라보았습니다. 그의 눈은 이제 완전히 푸른빛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그것은... 자네에게 달려 있네."

    노인의 말에 여인이 섬뜩한 미소를 지었고, 스님은 갑자기 염주 돌리기를 멈추었습니다. 홍 선비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가 무언가 말을 하려는 순간, 방 안의 불이 갑자기 꺼졌고 완전한 어둠이 찾아왔습니다.

    5. 정체 드러남 - 한밤중에 세 나그네가 도깨비와 저승사자로 변신

    씬5: 정체 드러남 (1200자 내외)

    완전한 어둠 속에서 홍 선비의 심장은 빠르게 뛰었습니다. 방 안에는 이제 희미한 달빛만이 창문을 통해 스며들고 있었고, 그 빛에 의지해 세 방문객의 실루엣만을 겨우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무...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까?" 홍 선비의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갑자기 노인의 위치에서 푸른빛이 강하게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분명 노인의 눈에서 나오는 불길한 빛이었습니다. 이어서 여인의 위치에서도 붉은 빛이 피어올랐고, 스님의 위치에서는 흰색 광채가 서서히 퍼져나갔습니다.

    "하하하! 네가 과연 우리의 시험을 이겨낼 수 있을까?" 노인의 목소리는 이제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깊고 울림이 있는, 인간의 것이라고 하기엔 너무 기이한 음색이었습니다.

    홍 선비가 공포에 휩싸인 채 뒤로 물러섰을 때, 방 안에 갑자기 불이 다시 밝아졌습니다. 그러나 그가 본 광경은 더 이상 세 명의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노인의 자리에는 이제 커다란 뿔이 난 도깨비가 앉아 있었습니다. 푸른 피부와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채 홍 선비를 향해 씩 웃고 있었습니다. 여인이 있던 자리에는 검은 도포를 입은 저승사자가 서 있었습니다. 그 얼굴은 반은 아름다운 여인, 반은 해골의 형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스님의 자리에는... 여전히 스님의 모습이었지만, 그 눈에는 이제 세상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깊은 통찰력이 담겨 있었습니다.

    "나는 이 산의 도깨비라네." 푸른 도깨비가 말했습니다. "우리는 과거길에 오르는 선비들의 마음을 시험하고 있지. 욕심과 두려움, 그리고 욕망에 넘어가는 자들은 모두 실패하게 되어 있다네."

    저승사자가 이어 말했습니다. 그 목소리는 여전히 달콤했지만, 이제는 섬뜩한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나는 염라대왕의 명을 받아 인간의 영혼을 심판하는 자. 너의 마음속 어둠을 보았다. 과거급제를 통해 권력과 명예를 얻으려는 욕망이 보이더구나."

    마지막으로 스님이 입을 열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평온했지만, 산천을 울릴 듯한 위엄이 담겨 있었습니다. "나는 이 세상과 저 세상의 경계를 지키는 자. 인간의 본성을 시험하여 그 진실을 밝히는 것이 나의 임무지."

    홍 선비는 공포에 질려 몸을 떨었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현실인지 꿈인지 구분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학문을 닦은 선비로서 이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왜... 왜 저를 시험하시는 겁니까?"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도깨비가 크게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인간은 시험받기 마련이지. 특히 권력을 얻으려는 자들은 더욱 엄격한 시험을 받아야 해. 네가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에 오른다면, 많은 백성의 운명을 좌우하게 될 테니 말이야."

    저승사자는 차갑게 미소지으며 말을 이었습니다. "네 마음속에 어떤 욕망이 숨어 있는지, 네가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보기 위해 우리가 나타난 것이지."

    스님은 염주를 돌리며 고요히 말했습니다. "진정한 선비는 학식만이 아니라 덕을 갖추어야 하느니라. 네 마음속에 진정한 덕이 있는지 시험할 때가 왔다."

    6. 시험의 결과 - 홍 선비의 순수한 마음이 인정받음

    씬6: 시험의 결과 (1200자 이상)

    방 안의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았습니다. 홍 선비는 자신의 모든 감각이 예민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도깨비의 푸른빛, 저승사자의 차가운 기운, 그리고 스님의 고요한 존재감이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공포에 질린 홍 선비는 순간적으로 도망칠 생각을 했지만, 그의 다리는 이미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도깨비가 그의 생각을 읽은 듯 씩 웃었습니다.

    "도망치려 해도 소용없다네. 이 주막은 이미 인간 세계와 영계의 경계에 있으니까."

    홍 선비는 깊이 숨을 들이쉬고, 평소 읽었던 경전과 성현들의 가르침을 떠올렸습니다. '마음이 평온하면 모든 두려움은 사라진다.' 그는 천천히 마음을 가라앉히려 노력했습니다.

    "존경하는 영물들이시여," 홍 선비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습니다. "저는 그저 추위에 떨고 있는 나그네들을 돕고자 했을 뿐입니다. 그것이 인간의 도리라 생각했습니다."

    그의 진심 어린 말에 세 존재는 서로 의미심장한 눈빛을 교환했습니다. 도깨비가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흥미롭군. 많은 선비들은 우리의 정체를 눈치채면 곧바로 부적을 꺼내거나 도술을 부리려 하지. 하지만 너는 진심으로 말하고 있구나."

    저승사자가 한 발짝 다가왔습니다. 그 차가운 기운에 방 안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네 마음속을 들여다보았다. 권력에 대한 욕망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것보다 더 큰 선한 의지가 있음을 보았다. 흥미롭구나, 인간."

    스님은 여전히 평온한 표정으로 염주를 돌리고 있었습니다. 그가 천천히 일어나 홍 선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젊은이, 두려움에 빠져도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을 잃지 않았구나. 네 안에 부처의 씨앗이 있음을 보았다."

    홍 선비는 잠시 혼란스러웠지만, 이내 마음을 가다듬었습니다. 그는 평생 배워온 예의와 도리를 떠올리며 세 존재에게 정중히 인사를 올렸습니다.

    "제가 비록 미약한 인간이지만, 성현들의 가르침을 따라 살고자 노력해왔습니다. 권력이나 부보다는 올바른 도리를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선비의 길이라 믿었습니다."

    그의 말에 도깨비의 표정이 변했습니다. 처음의 불길한 웃음은 이제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수백 년 동안 많은 선비들을 시험했지만, 네처럼 순수한 마음을 가진 이는 드물었다. 대부분은 우리의 시험에 넘어가 욕망을 드러내거나, 두려움에 굴복하고 말았지."

    저승사자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인간들은 쉽게 유혹에 넘어가는 법. 특히 권력을 추구하는 이들은 더욱 그러하지. 하지만 너는 다르구나."

    스님은 홍 선비의 어깨에 손을 올렸습니다. 그 손길에서 따뜻한 기운이 퍼져나왔습니다.

    "마음이 맑은 자는 천도(天道)의 보호를 받는 법이니라. 네 앞길에 복이 있을 것이다."

    도깨비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자, 이제 네 마음을 알았으니 우리의 시험은 끝났다. 네 앞길에 행운이 있기를!"

    홍 선비가 무슨 말인지 물으려 할 때, 세 존재는 동시에 손을 들어올렸습니다. 그리고 방 안에 강렬한 빛이 번쩍였고, 홍 선비는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순간적인 현기증을 느끼며 홍 선비는 쓰러질 것 같았지만, 곧 정신을 차렸습니다. 눈을 떴을 때, 방 안에는 그 혼자만 남아 있었습니다. 세 존재는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사라졌고, 방 안은 평온을 되찾았습니다.

    "꿈이었던가...?" 홍 선비가 중얼거렸습니다.

    그러나 방 구석에 놓인 작은 보따리가 그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그것은 분명 이전에는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홍 선비는 조심스럽게 그 보따리로 다가갔습니다.

    7. 보상 - 도깨비가 남긴 옥구슬과 부적

    씬7: 보상 (1200자 내외)

    홍 선비의 손이 보따리에 닿자 미세한 전율이 온몸을 관통했습니다. 그것은 분명 평범한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자주색 비단으로 싸인 작은 보따리는 마치 내부에서 빛이 새어 나오는 듯했습니다.

    "이것은..." 홍 선비는 조심스럽게 보따리의 매듭을 풀었습니다.

    보따리 안에는 두 가지 물건이 들어 있었습니다. 하나는 붉은 종이에 쓰인 부적이었고, 다른 하나는 맑고 투명한 옥구슬이었습니다. 부적에는 '과거에 합격하리라(及第成功)'라는 글씨가 힘찬 필체로 적혀 있었습니다.

    옥구슬은 손바닥 위에 올려놓자 아름다운 빛을 발했습니다. 마치 내부에 우주가 담겨 있는 듯, 깊고 신비로운 광채가 일렁였습니다. 홍 선비는 그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정말 꿈이 아니었구나..." 그는 중얼거렸습니다.

    창밖을 바라보니 어느새 날이 밝아오고 있었고, 밤새 내리던 눈도 그쳐 있었습니다. 푸른 하늘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햇살이 눈 덮인 산봉우리를 비추었습니다.

    홍 선비는 옥구슬을 조심스럽게 품에 안고 부적을 소매 속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한양으로 향해 과거를 봐야 했습니다.

    주막 밖으로 나오자 주인이 그를 맞이했습니다.

    "선비님, 잘 주무셨습니까? 날이 밝았으니 길을 떠나시는 모양이군요."

    "네, 주인장께서 베풀어주신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주인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의 눈빛이 어제와는 달리 깊은 지혜를 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홍 선비는 잠시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 생각을 떨쳐냈습니다.

    "주인장, 혹시 어젯밤에 노인과 여인, 그리고 스님이 이 주막에 들렀는지 보셨습니까?"

    주인은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변했습니다.

    "선비님, 어젯밤 이 주막에는 선비님 외에 아무도 없었습니다. 폭설 때문에 다른 손님은 오지 않았지요."

    홍 선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로 그들은...

    주인이 말을 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산에는 이상한 이야기가 많지요. 특히 과거길에 오르는 선비들을 시험한다는 도깨비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옵니다."

    홍 선비의 눈이 커졌습니다. 주인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습니다.

    "그 시험을 통과한 선비는 반드시 급제한다고 하지요. 선비님께서도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주인의 말에 홍 선비는 품속의 옥구슬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고개를 숙여 주인에게 인사를 하고 길을 떠났습니다.

    눈 덮인 산길을 내려가며 홍 선비는 어젯밤의 일을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꿈이든 현실이든, 그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고 느꼈습니다. 욕심과 두려움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본심을 지키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입니다.

    품속의 옥구슬은 여전히 따뜻했고, 그 온기는 홍 선비에게 이상한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그는 이제 두려움 없이 과거를 치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산을 내려오는 길에 홍 선비는 문득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높은 산봉우리 위로 세 마리의 새가 날아오르는 것이 보였습니다. 푸른빛, 붉은빛, 그리고 흰빛을 내며 날아오르는 새들은 잠시 후 구름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8. 급제의 영광 - 장원급제하여 출세한 홍 선비

    씬8: 급제의 영광 (1200자 내외)

    한양에 도착한 홍 선비는 과거 시험장으로 향했습니다. 그의 걸음은 이전과 달리 자신감에 차 있었고, 품 안의 옥구슬은 여전히 따스한 온기를 내뿜고 있었습니다. 과거장 입구에 늘어선 수많은 선비들 사이에서도 홍 선비의 마음은 평온했습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그는 중얼거리며 소매 속의 부적을 살짝 만졌습니다.

    시험이 시작되자 홍 선비는 붓을 들었습니다. 시제는 "수기치인(修己治人)"—자신을 닦고 남을 다스린다—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평소라면 어려워했을 주제였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붓끝에서는 글이 물 흐르듯 쏟아져 나왔습니다. 마치 누군가가 그의 손을 이끄는 듯했습니다.

    그는 깊은 통찰력으로 성현들의 가르침을 인용하며, 자신이 산속 주막에서 겪은 도깨비와 저승사자, 스님의 시험에서 배운 교훈을 녹여 글을 완성했습니다. 물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 체험에서 얻은 깨달음이 글에 묻어났습니다.

    "진정한 선비는 권력과 명예를 위해 학문을 닦는 것이 아니라, 백성을 위해 바른 길을 걷고자 함이라..."

    시험이 끝나고 홍 선비는 평온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다른 선비들이 초조하게 왔다 갔다 하는 동안, 그는 옥구슬을 바라보며 내면의 평화를 유지했습니다.

    마침내 합격자 발표의 날이 왔습니다. 대궐 앞 광화문에 게시된 합격자 명단에 홍 선비의 이름이 맨 위에 적혀 있었습니다. 장원급제의 영광을 안은 것입니다.

    "홍 아무개, 장원급제!"

    주변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축하의 말을 건넸습니다. 갑자기 유명인사가 된 홍 선비는 어리둥절했지만, 겸손하게 모든 축하를 받아들였습니다.

    임금 앞에 나아가 어사화를 받는 순간, 홍 선비는 품속의 옥구슬이 더욱 밝게 빛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임금의 뒤편 기둥 그림자 속에서 세 모습이 스쳐 지나가는 듯한 환영을 보았습니다. 푸른 도깨비, 검은 도포의 저승사자, 그리고 평온한 스님의 모습이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홍 선비는 조정에서 중요한 위치에 올랐습니다. 그는 항상 백성을 위한 정책을 주장했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판단은 항상 공정했으며, 그의 말에는 지혜가 담겨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성군의 곁을 지키는 현명한 신하라고 칭송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홍 선비는 깊은 산속 주막에서의 그 밤을 떠올렸습니다. 도깨비의 시험이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던 것입니다. 그는 항상 옥구슬을 가슴에 품고 다녔고,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그것을 바라보며 마음의 중심을 잡았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특별한 지혜를 갖고 있다고 말했지만, 오직 홍 선비만이 그 비밀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순수한 마음과 바른 뜻을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9. 마지막 만남 - 노년에 다시 만난 세 존재와 평온한 이별

    씬9: 마지막 만남 (1200자 내외)

    세월이 흘러 홍 선비의 머리카락은 하얗게 변했고,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깊게 패었습니다. 그는 조정에서 오랜 세월 동안 충직하게 임금을 모시다가 마침내 은퇴를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문득 그 산속 주막이 생각났습니다.

    "저 산에 가보고 싶구나..." 홍 선비는 종자에게 말했습니다.

    종자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노선생님, 그 산길은 험하고 위험합니다. 고향으로 바로 가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하지만 홍 선비의 결심은 확고했습니다. 그는 수십 년 전 그 운명의 밤을 보냈던 주막을 다시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어렵게 산길을 올라 마침내 그 주막에 도착했을 때, 놀랍게도 주막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고, 세월의 흐름을 비웃기라도 하듯 전혀 변함이 없었습니다.

    "이상하구나..." 홍 선비는 중얼거렸습니다.

    주막 문을 열자 안에는 세 사람이 앉아 있었습니다. 백발의 노인, 아름다운 중년 여인, 그리고 평온한 표정의 스님. 홍 선비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습니다. 세 사람은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습니다.

    "오래 기다렸소, 홍 선비." 노인이 말했습니다. 그의 눈에는 푸른 빛이 감돌았지만, 이제 그것은 더 이상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여인이 미소 지었습니다. "당신의 인생 여정이 이제 거의 끝나가고 있군요."

    스님은 여전히 침묵을 지켰지만, 그의 눈빛은 따뜻했습니다.

    홍 선비는 천천히 그들 앞에 앉았습니다. 그는 품속에서 오랫동안 간직해온 옥구슬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옥구슬은 여전히 신비로운 빛을 발했습니다.

    "이것이... 당신들이 제게 주신 선물입니다." 홍 선비가 말했습니다.

    노인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 구슬은 마법의 힘이 있는 것이 아니라, 네 자신의 순수한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었다네. 네가 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그 구슬 때문이 아니라, 네 안에 있던 지혜 때문이었지."

    여인이 말을 이었습니다. "우리는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시험하는 저승의 사자들입니다. 당신은 순수한 마음으로 우리를 도왔고, 그 덕에 좋은 삶을 살았습니다. 이제 당신의 여정은 끝나가고 있습니다."

    홍 선비는 그들의 말뜻을 이해하고 평온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는 이제 자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달았습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바로 이 주막에서의 그 밤이었소. 그 교훈이 내 삶을 이끌어주었소."

    스님이 마침내 입을 열었습니다. "이제 우리와 함께 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

    홍 선비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평온했습니다. 그날 밤, 홍 선비는 따뜻한 불빛 아래 세 존재와 함께 오랜 이야기를 나누며 눈을 감았습니다.

    아침이 되자 주막 안에는 홍 선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테이블 위에는 그가 간직했던 옥구슬만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주막 주인이 그것을 발견하고 품에 안았을 때, 옥구슬은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듯 따스한 빛을 발했습니다.

    그리고 이 전설은 지금까지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순수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찾아 신비한 옥구슬이 여전히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이야기로...

    엔딩멘트(400자 내외)

    오늘 들려드린 '도깨비의 시험'은 단순한 무서운 이야기가 아닌, 우리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담긴 교훈적인 설화입니다. 홍 선비처럼 순수한 마음과 이타적인 행동은 결국 복으로 돌아온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지요. 조선시대에는 이런 도깨비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곤 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도깨비의 시험을 통과한 사람에게 주어진 옥구슬은 지금도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고 합니다. 혹시 여러분 주변에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면, 그것은 도깨비가 여러분의 마음을 시험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또 다른 조선의 전설, '염라대왕의 법정'에 대해 들려드리겠습니다.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리며, 댓글로 여러분이 들어본 재미있는 전설이나 야담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의 전통문화를 더 풍요롭게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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