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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깨비 방망이보다 빛나는 촌부의 막걸리 한 사발

    태그 (1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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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킹 멘트 (오프닝 내레이션)

    여러분, 도깨비 방망이를 얻으면 뭘 하고 싶으십니까? 금을 만들겠습니까? 기와집을 짓겠습니까? 그런데 말입니다. 진짜 도깨비 방망이를 손에 넣고도 제 손으로 꺾어 버린 사람이 있습니다. 충청도 깊은 산골에 칠성이라는 농부가 살았습니다. 가진 거라곤 돌밭 한 뙈기와 이 빠진 막걸리 사발뿐, 찾아오는 사람 하나 없어 매일 밤 빈자리에 술을 따르며 혼자 건배를 하던 외로운 사내였습니다. 그런 칠성의 집에 어느 겨울밤, 술 냄새를 맡고 도깨비가 찾아옵니다. 산만 한 덩치에 뿔이 삐죽 솟은 무시무시한 놈인데, 하는 짓은 "술 한 잔만 주라"며 침을 흘리는 겁니다. 둘은 매일 밤 막걸리를 나눠 마시며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가 됩니다. 도깨비는 방망이로 칠성을 마을 제일 부자로 만들어 주는데, 문제는 방망이를 쓸 때마다 도깨비의 목숨이 깎여나가고 있었다는 겁니다. 칠성이 부자가 될수록 친구는 죽어가고 있었던 겁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칠성이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끝까지 들어보십시오.

    ※ 1단계: 첫 장면 (오프닝 이미지)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이 부는 겨울밤이었다. 인적 끊긴 산골짜기, 세상 끝에 버려진 것 같은 외딴 초가집 한 채가 바람에 떨고 있었다. 지붕의 이엉은 반쯤 날아가 하늘이 비쳤고, 벽은 곳곳이 갈라져 찬바람이 칼처럼 파고들었다. 그 안에 한 사내가 앉아 있었다. 농부 칠성이었다. 올해 마흔둘. 이가 빠진 개다리소반 위에 찌그러진 사발 두 개를 나란히 놓고, 뽀얀 막걸리를 조심스레 따르고 있었다. 하나는 자기 앞에, 하나는 맞은편에. 맞은편 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도 칠성은 빈자리를 향해 사발을 들어 올렸다. "자, 한잔 받게나. 올겨울 유난히 춥지? 이 막걸리라도 없으면 내 뼈가 먼저 얼어붙겠네." 대답은 없었다. 문풍지가 윙윙 울며 바람 소리만 가득했다. 칠성은 빈자리를 바라보며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다가, 혼자 술잔을 기울였다. 목구멍으로 넘어간 막걸리가 차가운 뱃속에서 미지근하게 퍼졌지만, 마음속의 추위는 녹지 않았다. 이 집에서 혼자 사발을 기울인 것이 벌써 십 년째였다. 아내도 없고, 자식도 없고, 찾아오는 사람도 없었다.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집까지 삼십 리. 사람의 말소리를 들으려면 장이 서는 닷새를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장에 나가도 누구 하나 반갑게 맞아주는 이가 없었다. 칠성은 세상에서 잊힌 사람이었다. 오늘 밤도 여느 밤과 다를 것 없이 홀로 술을 마시고, 홀로 취하고, 홀로 쓰러져 잠들겠지. 칠성은 맞은편 빈 사발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이 사발에 술을 따르기 시작한 것은 삼 년 전부터였다. 혹시, 혹시라도 누군가 찾아올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 아니, 기대라기보다는 기도에 가까웠다. 누구라도 좋으니 오늘 밤 내 맞은편에 앉아 달라는, 처절한 기도. 바람이 더 세차게 몰아쳤다. 호롱불이 가물가물 흔들렸다. 칠성의 그림자가 벽 위에서 외로이 춤추었다. 가난보다 더 시린 것은 고독이었고, 배고픔보다 더 아린 것은 아무도 없는 빈방이었다.

    ※ 2단계: 주제 제시

    다음 날 아침이 밝았다. 겨울 해는 게으른지 늦게야 산마루 위로 고개를 내밀었다. 칠성은 뻣뻣한 몸을 일으켜 외양간으로 갔다. 외양간이라 해봤자 기둥 네 개에 볏짚 지붕을 얹은 허름한 것이었지만, 그 안에 칠성의 유일한 재산이자 유일한 가족인 늙은 소 누렁이가 있었다. 누렁이는 이가 거의 다 빠진 입으로 여물을 우물우물 씹고 있었다. 나이가 스물이 넘어 뿔도 한쪽이 부러졌고, 등은 활처럼 굽어 있었지만, 눈만은 아직 맑았다. 칠성은 누렁이의 등을 쓸어주며 말을 걸었다. "어이, 누렁이. 너도 혼자라 외롭지? 나도 그렇다네." 누렁이가 끔벅끔벅 눈을 깜빡이며 칠성을 바라보았다. 마치 "나는 네가 있잖아"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칠성은 쓸쓸하게 웃었다. "사람들은 다들 돈만 있으면 행복할 거라지만, 천만의 말씀이야. 생각해 봐라, 누렁아. 금덩이가 나한테 말을 걸어주더냐? 쌀가마니가 내 등을 긁어주더냐? 비단옷이 내 푸념을 들어주더냐? 아무것도 안 해준다. 아무것도." 칠성은 여물을 한 줌 더 넣어주며 한숨을 쉬었다. "세상에서 제일 배부른 것은 쌀밥이 아니야.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주고, 내 얼굴을 보며 웃어주고, 마음 터놓고 술 한잔 나눌 벗 하나 있는 것. 그게 진짜 배부른 거야. 그런 벗 하나 없으면, 기와집에 살아도 감옥이고 비단옷을 입어도 수의나 마찬가지지." 누렁이가 칠성의 손등을 혀로 핥았다. 거칠고 따뜻한 감촉이었다. 칠성은 소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그래, 네가 내 벗이지. 네가 내 유일한 벗이야." 칠성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뼈저린 외로움 속에서, 물질로는 절대 채울 수 없는 사람의 온기에 대한 갈망이 칠성의 가슴속에서 불씨처럼 타오르고 있었다.

    ※ 3단계: 설정 (준비)

    칠성의 사정을 좀 더 알아야 이야기가 풀린다. 칠성은 충청도 깊은 산골, 호두밭골이라 불리는 마을 외곽에서 태어났다. 아비는 칠성이 열 살 때 산에서 나무하다 벼랑에 떨어져 죽었고, 어미는 그 충격에 앓아눕다가 이듬해 세상을 떠났다. 형제도 없었다. 열 살부터 혼자였다.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다 스무 살에 독립하여 산밑 돌밭을 일구기 시작했다. 착하고 성실했다. 법 없이도 살 위인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지나가는 걸인에게 보리밥을 나눠줄 만큼 마음이 넉넉했고, 마을에 큰일이 있으면 가장 먼저 달려가 돕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세상은 착한 사람에게 친절하지 않았다. 돌밭은 아무리 갈아도 씨알이 굵은 곡식이 자라지 않았고, 홍수가 나면 어김없이 칠성의 밭부터 물에 잠겼다. 그렇게 스무 해를 땀 흘려도 가난은 떨어지지 않는 거머리처럼 칠성을 붙들었다. 혼기가 지나도 장가를 들 수 없었다. 중매쟁이에게 부탁해 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았다. "칠성이한테 딸 주겠다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돌밭에 초가집 한 채가 재산의 전부인걸." 서른을 넘기고, 마흔이 되도록 칠성은 혼자였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대놓고 외면했다. "재수 없는 홀아비"라며 수군거렸고, 잔치에 불러주지도, 장터에서 말을 걸지도 않았다. 칠성이 아무리 웃으며 인사해도 사람들은 고개를 돌렸다. 가난이 사람을 보이지 않게 만드는 것이었다. 칠성의 유일한 낙은 직접 빚은 막걸리를 마시며 하루를 끝내는 것이었다. 쌀이 부족해 보리와 고구마를 섞어 빚은 투박한 막걸리였지만, 혀끝에 퍼지는 미세한 단맛이 칠성에게는 유일한 위안이었다. 하지만 술이 깨면 다시 적막이 밀려왔다. 배고픔은 참을 수 있었다. 추위도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밤마다 찾아오는 고독, 아무도 내 이름을 부르지 않는 이 침묵만큼은 칠성의 가슴을 갉아먹는 형벌이었다.

    ※ 4단계: 사건 발생 (촉발)

    그 일은 섣달 스무나흗날 밤에 벌어졌다. 눈이 허벅지까지 쌓인 밤이었다. 칠성은 여느 때처럼 막걸리 두 사발을 놓고 혼술을 하고 있었다. 바깥은 온 세상이 하얗게 파묻혀 소리마저 죽어 있었다. 호롱불이 가물가물, 술이 반쯤 줄었을 때였다. 쿵. 쿵. 쿵. 밖에서 묵직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사람의 발소리가 아니었다. 한 발 한 발이 마치 절구를 찧는 것처럼 땅을 울렸다. 칠성의 손이 멈추었다. 이 산골에, 이 한밤중에, 이 폭설 속에 누가 온단 말인가.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쿵, 쿵, 쿵, 쿵. 그리고 멈추었다. 대문 앞이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러고는 벌컥! 방문이 나무째 흔들리도록 거칠게 열렸다. 찬바람과 함께 눈보라가 방 안으로 밀려들었다. 그리고 그 눈보라 속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키가 천장에 닿을 듯 높았고, 어깨가 문짝 양쪽을 꽉 채웠다. 온몸에 갈색 털이 북슬북슬 나 있었고, 머리에는 뿔 같은 것이 하나 삐죽 솟아 있었다. 도깨비였다. 칠성은 기겁하여 뒤로 나자빠졌다. 사발이 엎어지며 막걸리가 바닥에 쏟아졌다. 도깨비는 방 안으로 성큼 들어서더니 코를 킁킁거렸다. 그 코가 어찌나 큰지 들숨에 호롱불이 꺼질 뻔했다. "킁킁, 킁킁. 이야, 이 냄새! 술 냄새가 기가 막히구나!" 도깨비의 눈이 반짝 빛났다. 험상궂은 외모와는 전혀 다른, 아이처럼 반짝이는 눈이었다. "주인장, 목이 말라 죽을 지경인데 술 한 잔만 주라. 응? 제발? 한 잔만?" 도깨비는 두 손을 비비며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이빨이 송곳처럼 날카롭고 피부는 푸르스름했지만, 그 표정은 장터에서 엿 사달라 떼쓰는 아이와 다를 바가 없었다. 칠성은 뒷벽에 등을 붙인 채 바들바들 떨었다. "너, 너는 혹시..." "도깨비 맞다! 근데 안 잡아먹어, 술만 주면. 제발, 술!" 칠성은 도깨비의 눈을 보았다. 무섭도록 크고 부리부리한 눈. 그런데 그 안에서 뭔가 익숙한 것이 보였다. 외로움이었다. 칠성이 매일 밤 거울 속에서 마주하는 바로 그것.

    ※ 5단계: 고민 (망설임)

    그날 밤 도깨비는 막걸리 석 사발을 들이키고 "맛있다!" 한마디를 남긴 채 새벽닭이 울기 전에 홀연히 사라졌다. 칠성은 뒹굴며 밤을 지새웠다. 꿈인가 싶었는데, 바닥에 쏟아진 막걸리 자국과 도깨비가 앉았던 자리의 움푹 들어간 흔적이 생생했다. 꿈이 아니었다. 다음 날 밤, 칠성은 저녁을 먹고 나서부터 안절부절못했다. 오늘도 올까? 또 오면 어쩌지? 문고리를 잡았다 놓았다를 반복했다. 마을 어른들에게서 어릴 때부터 들은 이야기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도깨비와 어울리면 패가망신한다. 도깨비에게 홀리면 정신이 나간다. 도깨비는 장난으로 사람을 절벽에서 밀어 떨어뜨린다. 무서웠다. 솔직히 오금이 저렸다. 하지만 칠성의 머릿속에는 도깨비의 무서운 이야기만큼이나 어젯밤의 장면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막걸리를 한 모금 입에 넣고는 눈이 초승달처럼 휘어지며 "맛있다!"를 외치던 그 표정. 억지로 무섭게 보이려 했지만 결국 숨기지 못한 순박한 미소. 그리고 무엇보다, 칠성이 투덜투덜 푸념을 늘어놓을 때 한마디 끼어들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주던 그 모습. 사람도 해주지 않던 것을 도깨비가 해주었다. 내 말을 들어주었다. "무서워 죽으나 외로워 죽으나 매한가지 아닌가." 칠성은 스스로에게 물었다. 도깨비에게 잡혀 죽는 것이 무서운가, 아니면 이 외로움 속에서 천천히 썩어 죽는 것이 더 무서운가. 답은 이미 나와 있었다. 쿵. 쿵. 쿵. 문밖에서 익숙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칠성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두려움인지 반가움인지 분간이 안 되었다. 칠성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빗장을 풀었다.

    ※ 6단계: 2막 진입 (새 세계로 들어감)

    그날부터 칠성의 집에는 밤마다 기묘한 술판이 벌어졌다. "주인장! 나 왔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면 어김없이 쿵쿵거리는 발소리가 울렸고, 털북숭이 도깨비가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칠성은 처음 며칠간은 뒷짐을 지고 경계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지만, 사흘째 되는 밤 도깨비가 자기 머리 위의 뿔을 가리키며 "이거 부러뜨리면 죽는 줄 알지? 사실 간지러운 거야, 긁어줄래?" 하고 천진하게 졸라대는 바람에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한번 웃으니 벽이 무너졌다. 칠성은 도깨비에게 이름을 지어주었다. 깨비. 도깨비의 깨에 친근한 비를 붙인 것이다. 깨비는 그 이름이 마음에 들었는지 사발만 한 손바닥으로 무릎을 탁 치며 좋아했다. "깨비! 나 깨비! 좋다!" 인간과 요괴, 늙은 농부와 철없는 도깨비. 세상에 이보다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또 있을까. 하지만 막걸리 사발이 오가는 사이에 경계심은 봄눈 녹듯 사라져 갔다. 칠성이 "올해 농사도 망했어" 하며 한숨을 쉬면 깨비가 "형님, 걱정 마. 내가 밭을 갈아줄게!" 하며 팔을 걷어붙였고, 깨비가 "오늘 산에서 호랑이한테 쫓겼어" 하며 징징거리면 칠성이 "이 덩치에 호랑이한테 쫓기다니 창피한 줄 알아라" 하고 타박을 놓았다. 그러면 둘 다 배를 잡고 웃었다. 칠성의 좁고 허름한 방에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가득 찬 것은 그 집이 지어진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 7단계: B 이야기 (감정 줄거리)

    열흘쯤 지난 밤이었다. 술이 거나하게 오른 깨비가 갑자기 평소와 다르게 말이 없어졌다. 사발을 만지작거리며 먼 산을 바라보는 눈빛이 쓸쓸해 보였다. 칠성이 물었다. "왜 그래, 깨비야. 체한 거야?" 깨비는 고개를 저었다. 한참을 뜸 들이더니 입을 열었다. "형님, 나도 사실은 쫓겨난 몸이야." "쫓겨났다고? 어디서?" "도깨비 무리에서. 우리도 패거리가 있거든. 산마다, 고개마다 무리를 지어 사는데... 나는 장난이 너무 심하다고 왕따를 당했어. 아무도 나랑 안 놀아줘. 같이 불 지피자고 해도 다들 도망가고, 씨름하자고 해도 안 한대. 나 혼자만 동굴에서 벽 보고 앉아 있는 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몰라." 깨비의 목소리가 처음으로 가늘어졌다. 산만 한 덩치에, 바위를 들어 올리는 괴력을 가진 도깨비가,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으로 바닥을 긁으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 칠성의 가슴이 쿵 했다. 저게 나다. 저 모습이 바로 나다. 장에 나가도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고, 마을 잔치에도 불러주지 않고, 밤마다 빈 사발을 놓고 혼자 술을 마시는 나. 칠성은 손을 뻗어 깨비의 크고 거친 손등을 툭 쳤다. 깨비가 고개를 들었다. "자네나 나나 천덕꾸러기 신세는 똑같구먼. 인간 세상에서도 버림받고, 도깨비 세상에서도 버림받고. 참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여." 칠성은 사발을 들어 올렸다. "이제부터 내가 자네 형님이고, 자네가 내 아우야. 세상이 뭐라든 우리끼리 든든하면 된 거 아닌가. 자, 의형제 술 한잔!" 깨비의 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도깨비도 우는구나. 칠성은 처음 알았다. 깨비가 코를 훌쩍이며 사발을 들었다. 짤그랑, 두 사발이 부딪혔다. 그 소리가 적막한 산골에 울려 퍼졌다.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초라한 건배였지만, 세상에서 가장 진심 어린 건배이기도 했다.

    ※ 8단계: 재미 구간 (볼거리·핵심 장면들)

    깨비와의 우정은 칠성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우선 밭일이 딴 세상이 되었다. "형님, 밭이 왜 이래? 돌이 쌀보다 많잖아!" 깨비는 소맷길을 걷어붙이더니 밭의 돌을 맨손으로 집어 던지기 시작했다. 사람 머리만 한 돌덩이가 깨비의 손에서 새처럼 날아가 백 발 밖 산비탈에 착착 박혔다. 한나절 만에 돌밭이 옥토로 변했다. 칠성이 입을 떡 벌렸다. "이야, 자네 손이야 괭이야?" "도깨비 힘이 원래 이래, 헤헤." 심심할 때면 마당에서 씨름판이 벌어졌다. 깨비가 칠성의 샅바를 잡으면 칠성이 들려 올라가 허공에서 허우적거렸다. "야, 내려놔! 내려놔!" "형님이 먼저 졌다고 해야 내려줘!" "이 녀석이!" 칠성이 깨비의 뿔을 잡고 매달리면 깨비가 간지러워 킬킬 웃으며 나뒹굴었다. 두 사람이 뒤엉켜 흙바닥에 구르는 소리가 산짐승들도 깜짝 놀라 고개를 내밀 만큼 요란했다. 안주가 떨어지면 깨비의 비장의 무기가 등장했다. 허리춤에서 금빛 방망이를 꺼내 돌멩이를 탁 치며 "나와라 뚝딱!" 하면, 돌멩이가 번쩍 빛나며 금덩이로 변했다. 칠성이 눈이 휘둥그레지면 깨비가 으쓱했다. "이걸로 장에 가서 고기 사 와!" "도깨비 방망이가 진짜 있었구나!" "당연하지, 우리 집안 가보라고!" 그래서 가끔 칠성은 금덩이를 들고 장에 가서 소고기를 잔뜩 사 왔고, 두 사람은 고기를 구워 먹으며 밤새 술을 마셨다. 하지만 방망이를 쓰는 것은 안주가 떨어질 때 가끔뿐이었다. 칠성에게 중요한 것은 금이 아니라 깨비와 함께하는 이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칠성의 집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누렁이조차 기분이 좋은지 여물을 평소보다 잘 먹었다.

    ※ 9단계: 중간 전환점 (미드포인트)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달라지기 시작한다. 깨비의 도움이 조금씩 커지면서 칠성의 살림도 눈에 띄게 불어난 것이다. 처음에는 끼니를 걱정하지 않을 정도였다. 깨비가 밭을 갈아주니 수확이 늘었고, 가끔 방망이로 금을 만들어 살림에 보탰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깨비가 칠성을 더 잘 해주겠다며 방망이를 자주 쓰기 시작했다. 마당의 초가를 기와집으로 바꾸고, 곳간을 짓고 쌀을 채우고, 비단옷을 만들어 입혔다. 칠성이 "이 정도면 됐어" 해도 깨비는 "형님은 더 좋은 것을 누려야 해"라며 멈추지 않았다. 일 년이 흐르자 칠성은 마을 제일가는 부자가 되어 있었다. 쓰러져가던 초가집은 으리으리한 기와집으로 변했고, 곳간에는 쌀가마니가 천장에 닿을 듯 쌓였다. 마구간에는 말 두 필이 들어섰고, 마당에는 하인 둘이 수문장처럼 서 있었다. 마을 사람들의 태도는 백팔십 도 변했다. 재수 없는 홀아비라고 코웃음 치던 자들이 "칠성이 형님!" "대감마님!"을 연발하며 굽신거렸다. 장에 나가면 상인들이 달려와 가장 좋은 자리를 내주었고, 촌장까지 찾아와 이장 자리를 권했다. 칠성은 비단 도포를 입고 갓을 쓰고 대갓집 마루에 앉아 있었다. 겉으로 보면 천하에 부러울 것 없는 부자. 하지만 칠성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사람들이 고개를 조아리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 자신의 돈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칠성이 굶주릴 때 밥 한 술 내밀지 않던 자들이, 이제 와서 형님 아우를 하니 그 웃음이 진심일 리 없었다. 가짜 웃음 속에서 칠성은 오히려 외로웠다.

    ※ 10단계: 위기 압박 (악재가 몰려옴)

    풍요의 이면에 무서운 대가가 숨어 있었다. 칠성이 처음 이상함을 느낀 것은 가을이 깊어갈 무렵이었다. 깨비가 예전 같지 않았다. 산처럼 우뚝하던 덩치가 줄어든 것 같았고, 북슬북슬하던 갈색 털에 윤기가 사라져 푸석푸석했다. 무엇보다 깨비의 피부가 점점 투명해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촛불 아래서 빛의 장난인가 싶었지만, 날이 갈수록 깨비의 몸 너머로 벽이 비쳐 보이기 시작했다. "깨비야, 자네 요즘 왜 이렇게 야윈 거야? 어디 아파?" 칠성이 물으면 깨비는 억지로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아냐, 괜찮아 형님. 겨울이라 좀 그래." 하지만 괜찮지 않았다. 도깨비 방망이는 공짜로 요술을 부리는 물건이 아니었다. 주인의 생명력을 담보로 재물을 만들어내는 물건이었다. 방망이를 쓸 때마다 깨비의 수명이 깎여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깨비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칠성에게 말하지 않았다. 형님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깨비에게는 자기 목숨보다 소중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칠성의 갑작스러운 부를 수상하게 여긴 마을 촌장이 무당을 불러들였다. 흰 머리를 산발한 무당이 칠성의 집 주위를 돌며 방울을 흔들었다. 무당의 눈이 번뜩 떠졌다. "요물이 있다! 이 집안에 사람이 아닌 것이 숨어 있어! 도깨비의 기운이 서려 있다! 굿을 해서 쫓아내야 해, 안 그러면 이 마을에 재앙이 닥칠 것이여!"

    ※ 11단계: 최악의 순간 (모든 게 끝난 듯)

    촌장과 마을 사람들이 칠성의 집으로 몰려왔다. 무당이 앞장서서 마당에 굿판을 벌였다. 꽹과리와 징이 귀를 찢을 듯 울려 퍼졌고, 무당은 작두 위에 올라서서 칼을 휘두르며 축귀문을 외쳤다. "물러가라! 잡귀 잡신, 요물 요정, 당장 물러가라!" 그 소리가 집안 깊숙이 숨어 있던 깨비에게 칼날처럼 꽂혔다. "으... 으아악!" 깨비가 방구석에서 몸을 움켜쥐며 비명을 질렀다. 무당의 축귀 소리는 도깨비에게 독침과도 같았다. 깨비의 몸에서 빛이 새어나오더니, 피부가 찢어지듯 갈라지며 시커먼 연기가 피어올랐다. "형님... 나 아파... 아파!" 깨비는 바닥에 쓰러져 경련을 일으켰다. 눈에서, 코에서, 입에서 검은 피가 쏟아져 나왔다. 칠성은 미친 듯이 방에서 뛰쳐나와 무당에게 달려들었다. "멈춰! 당장 그만둬!" 하지만 마을 장정 대여섯이 칠성의 팔을 잡아 묶었다. "칠성이, 네가 요물에 홀린 거야! 저놈을 쫓아내야 네가 산다!" 칠성은 발버둥 치며 울부짖었다. "그 놈이 아니라 내 친구야! 내 친구란 말이야!" 무당의 징 소리가 더욱 거세졌다. 깨비의 비명이 점점 약해졌다. 몸이 유리처럼 투명해지더니 바닥의 나뭇결이 깨비의 몸 너머로 선명하게 비쳤다. 사라지고 있었다. 그제야 칠성은 깨달았다. 자신의 풍요가 친구의 생명을 깎아먹고 있었다는 것을. 깨비가 방망이를 쓸 때마다 웃던 자기 뒤에서, 깨비가 조금씩 죽어가고 있었다는 것을. "돈도 필요 없고 집도 필요 없다! 내 친구를 살려내라! 살려내란 말이다!"

    ※ 12단계: 영혼의 밤 (깊은 절망)

    칠성은 장정들을 뿌리쳤다. 묶인 줄을 이로 끊고 부엌으로 달려가 횃불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기와집 처마에 불을 붙였다. "타버려라! 다 타버려라!" 불길이 치솟았다. 기와집에 불이 옮겨붙으며 하늘 높이 화염이 솟아올랐다. 마을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무당도 꽹과리를 내팽개치고 줄행랑을 쳤다. 칠성은 불타는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곳간의 쌀가마니를 발로 걷어차 쏟아뜨렸다. 장롱 속의 비단옷을 끄집어내 불속으로 던졌다. 금은보화가 든 궤짝을 마당으로 끌어내 엎어버렸다. 금덩이가 흙바닥에 뒹굴었다. "이따위 것들 때문에 자네를 잃을 순 없네! 다 가져가라! 누구든 가져가!" 불길이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기와집이 무너져 내렸다. 화려했던 모든 것이 재로 변해갔다. 그 폐허 한가운데, 칠성은 방 구석에 쓰러져 있는 깨비를 찾아냈다. 깨비의 몸은 거의 투명해져 있었고, 숨소리가 가느다란 실처럼 끊어질 듯 이어지고 있었다. 칠성은 깨비를 품에 안았다. 한때 산처럼 크던 덩치가 아이처럼 작아져 있었다. 털은 다 빠졌고, 뿔은 부러져 있었다. "깨비야... 미안하다. 내가 어리석었다. 자네가 나를 위해 목숨을 깎고 있는 줄도 모르고, 나는 좋다고 웃기만 했어. 내가 놈의 자식이지." 칠성의 눈에서 눈물이 비 오듯 쏟아졌다. 금은보화가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기와집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내 이름을 불러주던 존재가 내 품에서 죽어가는데.

    ※ 13단계: 3막 진입 (다시 일어섬)

    칠성은 울다가 문득 정신이 번쩍 들었다. 포기할 수 없다. 아직 깨비의 숨이 끊어지지 않았다. 칠성은 폐허가 된 부엌을 뒤졌다. 기와집은 다 탔지만, 부뚜막 밑에서 기적처럼 찌그러진 막걸리 항아리 하나가 남아 있었다. 불에 그을려 검게 변했지만 안의 막걸리는 살아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이가 나간 사발 하나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처음 깨비를 만났던 날 밤, 빈자리에 놓아두었던 바로 그 사발이었다. 칠성은 사발을 집어 들었다. 두 손이 떨렸다. 막걸리를 따랐다. 뽀얀 술이 사발에 찰랑거렸다. 화려한 술상이 아니었다. 금잔도 은잔도 아니었다. 이가 나간 찌그러진 사발에, 쌀이 부족해 보리로 빚은 투박한 막걸리. 하지만 이것이 칠성의 전부였다. 칠성은 깨비를 일으켜 안히고 사발을 입에 대었다. 그리고 뜨거운 눈물이 뚝, 뚝, 사발 속으로 떨어졌다. "깨비야, 일어나라. 비싼 술은 없어. 자네가 처음 좋아해줬던 이 막걸리밖에 없네. 하지만 여기에 내 마음을 다 담았어. 일어나라, 친구야. 다시 나랑 술 한잔 해야지. 응?" 칠성의 눈물이 막걸리에 섞여 기묘하게 빛났다. 그것은 단순한 술이 아니었다. 친구를 살리고자 하는 인간의 간절한 정성, 목숨을 나누겠다는 영혼의 서약이 담긴 한 사발이었다. 칠성은 깨비의 입을 벌려 막걸리를 한 방울, 한 방울 흘려 넣었다.

    ※ 14단계: 결말 (클라이맥스 해결)

    한 방울, 두 방울, 세 방울. 칠성의 눈물이 섞인 막걸리가 깨비의 목으로 넘어갈 때마다, 깨비의 투명했던 몸에서 미세한 변화가 일어났다. 처음에는 손끝이었다. 유리처럼 투명하던 손가락 끝에 색이 돌기 시작했다. 다음은 팔뚝. 빠져 있던 갈색 털이 한 올 두 올 다시 돋아나는 것이 보였다. 막걸리가 사발의 반쯤 줄었을 때, 깨비의 몸 전체에서 은은한 빛이 피어올랐다. 차갑게 식어가던 체온이 따뜻해지고, 멈추었던 심장이 다시 쿵쿵 뛰기 시작했다. 칠성은 울면서 웃었다. 사발을 든 손이 격하게 떨렸지만 한 방울도 흘리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마지막 한 모금을 넣자 깨비가 크게 기침을 했다. "커헉!" 그리고 눈을 떴다. "형... 님..." 깨비의 눈이 반쯤 열렸다. 거기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왜... 왜 울어, 형님. 못생기게..." "이 녀석이, 죽다 살아나서 하는 말이 그거냐!" 칠성은 울음과 웃음이 뒤섞인 얼굴로 깨비를 끌어안았다. 깨비는 기력이 조금 돌아오자 품에서 도깨비 방망이를 꺼냈다. 불에 그을리고 금이 가 있었지만 아직 빛을 내고 있었다. 깨비가 떨리는 손으로 칠성에게 내밀었다. "형님, 이거... 형님이 가져. 이걸로 다시 집을 짓고 잘 살아." 칠성은 방망이를 받아 들었다. 한때 그토록 부러워했던 요술 방망이. 이것만 있으면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다. 금도, 은도, 기와집도, 비단도. 칠성은 방망이를 두 손으로 쥐었다. 그리고 무릎 위에 올려놓고, 힘껏 내리눌렀다. 뚝! 방망이가 두 동강이 났다. 깨비가 눈이 휘둥그레졌다. "형님! 뭐 하는 거야!" 칠성은 부러진 방망이를 잿더미 속에 던져 넣었다. 남은 불씨가 방망이를 삼켰다. 금빛이 마지막으로 번쩍이더니 검은 연기를 피우며 스러졌다. "나는 자네만 있으면 되네. 방망이가 자네 목숨을 먹는 물건이라면, 그딴 것은 필요 없어. 우릴 갈라놓는 요물단지가 뭐가 대수냐." 깨비의 눈에서 굵은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말을 잇지 못하고 그저 코를 훌쩍이며 칠성의 손을 꽉 쥐었다.

    ※ 15단계: 마지막 장면 (파이널 이미지)

    계절이 바뀌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산골짜기에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고, 개울물이 졸졸 노래를 불렀다. 칠성의 으리으리한 기와집은 사라지고, 대신 작고 소박한 초가집 한 채가 다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지붕은 새 볏짚으로 깔끔하게 이어져 있었고, 마당에는 텃밭이 정갈하게 가꾸어져 있었다. 칠성은 다시 가난한 농부로 돌아와 있었다. 비단옷 대신 무명옷을 입고, 쌀밥 대신 보리밥을 먹었다. 하인도 없고 말도 없었다. 마을 사람들은 다시 칠성을 외면했다. "미친 놈, 제 손으로 부자 살림을 태워버리다니." 하지만 칠성은 개의치 않았다. 저녁이면 새로 빚은 막걸리를 항아리에서 퍼 올려 찌그러진 사발 두 개에 나란히 따랐다. 예전과 똑같은 풍경. 낡은 개다리소반, 이가 나간 사발 두 개, 뽀얀 막걸리. 하지만 한 가지가 달랐다. 맞은편 사발이 더 이상 비어 있지 않았다. 칠성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일 단계에서 허공을 향해 건배하던 외로운 얼굴과는 천지 차이였다. 평온하고, 따뜻하고, 배부른 표정이었다. 밥이 배부른 것이 아니라 마음이 배부른 얼굴이었다. 밤이 깊어지자 칠성이 두 번째 사발을 밀어 놓았다. "오늘도 왔는가?" 문밖에서 쿵 하는 익숙한 발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일부러 점잔을 빼는 듯한 헛기침 소리. "컥헴! 주인장, 목이 마른데 술 한 잔만 주게나." 칠성이 웃으며 문을 활짝 열었다. 달빛을 등지고 털북숭이 도깨비 깨비가 서 있었다. 덩치가 예전보다 좀 줄었지만 눈은 여전히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두 친구는 마주 앉아 사발을 들었다. 짤그랑. 두 사발이 부딪혔다. "건강하게 살아 있으니 이보다 더한 부자가 어디 있겠나." "맞아, 형님. 방망이 백 개보다 이 막걸리 한 사발이 낫다니까." 두 친구의 웃음소리가 달빛 가득한 산골짜기에 울려 퍼졌다. 진정한 부자는 황금을 가진 자가 아니라, 함께 웃을 벗을 가진 자다.

    YouTube 엔딩

    여러분, 도깨비 방망이가 있으면 무엇이든 가질 수 있습니다. 금도, 집도, 비단도. 하지만 칠성은 그 방망이를 제 손으로 꺾어 버렸습니다. 친구의 목숨을 갉아먹는 풍요라면 차라리 가난한 쪽이 낫다고요. 생각해 보면 우리도 매일 무언가를 얻기 위해 소중한 것을 잃고 있는지 모릅니다. 돈을 벌다 가족과의 저녁을 잃고, 성공을 쫓다 오래된 친구를 잃고 있는 건 아닌지. 오늘 밤 막걸리 한 잔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소중한 사람에게 전화 한 통 걸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만복야담, 오늘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놉시스] 도깨비 방망이보다 빛나는 촌부의 막걸리 한 사발
    장르: 야담, 휴먼 판타지, 감동 드라마 핵심 키워드: 외로움, 우정, 진정한 풍요, 이별과 추억

    1단계: 첫 장면 (오프닝 이미지)
    (Image Prompt: A shabby thatched cottage in a desolate winter field. A lonely farmer (Chil-seong) pours cloudy rice wine (Makgeolli) into two bowls on a worn-out wooden floor (Maru), looking at the empty seat opposite him. The wind howls.)

    찬바람 부는 겨울밤, 산골 외딴집에 사는 가난한 농부 칠성은 낡은 상 위에 막걸리 두 사발을 따른다. 맞은편엔 아무도 없지만, 그는 마치 누군가 있는 것처럼 "자, 한잔 받게나" 하며 허공에 건배한다. 칠성의 지독한 외로움과 결핍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2단계: 주제 제시
    (Image Prompt: Chil-seong talks to an old ox in the barn.)

    칠성은 여물을 먹는 늙은 소에게 말한다. "재물이 산처럼 쌓이면 뭐 하겠나. 마음 터놓고 술 한잔 나눌 벗 하나 없으면 그게 지옥이지." 이 대사는 이야기의 핵심 주제인 '물질보다 소중한 우정'을 암시한다.

    3단계: 설정 (준비)
    (Image Prompt: Chil-seong working hard in a barren field. He is kind but extremely poor. Village people ignore him.)

    칠성은 착하고 성실하지만, 지독한 가난 때문에 아내도 없이 혼자 산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재수 없는 홀아비"라며 피한다. 유일한 낙은 직접 빚은 막걸리를 마시는 것뿐. 그는 밤마다 찾아오는 고독이 배고픔보다 더 무섭다.

    4단계: 사건 발생 (촉발)
    (Image Prompt: A hairy, monstrous but somewhat goofy-looking Goblin appears in Chil-seong's yard, smelling the Makgeolli. Chil-seong is startled but not terrified.)

    어느 날 밤, 술 냄새를 맡고 도깨비가 나타난다. 털북숭이에 덩치는 산만하지만 어딘가 어수룩해 보이는 도깨비는 "술 한 잔만 주라"며 침을 흘린다. 칠성은 놀라지만, 외로움이 더 컸기에 도깨비를 내쫓지 않고 술상을 내어준다.

    5단계: 고민 (망설임)
    (Image Prompt: Next night. Chil-seong hesitates to open the gate. He remembers stories of goblins harming people.)

    다음 날 밤, 또다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칠성은 '도깨비와 어울리다 해코지를 당하면 어쩌나' 고민한다. 하지만 어제 도깨비가 자신의 푸념을 묵묵히 들어주던 눈빛이 생각나, 다시 문을 열어준다.

    6단계: 2막 진입 (새 세계로 들어감)
    (Image Prompt: Chil-seong and the Goblin sitting together, laughing and drinking. The atmosphere is warm despite the cold weather.)

    본격적인 기묘한 동거(매일 밤의 만남)가 시작된다. 도깨비는 칠성의 유일한 말벗이 된다. 그들은 신분도 종족도 다르지만, 술 한 잔에 서로의 외로움을 달래며 급속도로 친해진다. 칠성은 도깨비에게 '깨비'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7단계: B 이야기 (감정 줄거리)
    (Image Prompt: Flashback. The Goblin looks sad, talking about his own loneliness. Chil-seong pats the Goblin's hairy hand.)

    깨비는 사실 짓궂은 장난 때문에 도깨비 무리에서 쫓겨난 외톨이였다. 칠성은 가족 없이 사는 자신의 처지와 깨비의 처지가 닮았음을 느끼고 깊은 연민과 동질감을 느낀다. 둘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진정한 친구가 된다.

    8단계: 재미 구간 (볼거리·핵심 장면들)
    (Image Prompt: Montage. The Goblin helps Chil-seong with farming using magic (super strength). They play wrestling (Ssireum) in the moonlight. The Goblin creates gold from pebbles with his club to buy snacks.)

    재미있는 일상이 펼쳐진다. 깨비는 괴력으로 칠성의 밭을 순식간에 갈아주고, 심심하면 씨름판을 벌인다. 안주가 떨어지면 도깨비 방망이로 돌멩이를 금덩이로 바꿔 고기를 사 오기도 한다. 칠성의 집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살림도 조금씩 펴기 시작한다.

    9단계: 중간 전환점 (미드포인트)
    (Image Prompt: Chil-seong becomes wealthy. A new, large tile-roofed house replaces the hut. Villagers flock to him, flattering him. Chil-seong looks uncomfortable in fine clothes.)

    깨비의 도움으로 칠성은 마을 제일가는 부자가 된다. 으리으리한 기와집을 짓고, 사람들은 칠성에게 아부하며 몰려든다. (겉보기 승리) 하지만 칠성은 사람들이 자신이 아닌 자신의 돈을 보고 온다는 것을 알고 씁쓸해한다.

    10단계: 위기 압박 (악재가 몰려옴)
    (Image Prompt: The Goblin looks weak and transparent. The Village Chief suspects Chil-seong and hires a Shaman (Mudang) to investigate.)

    칠성이 부자가 될수록 깨비는 점점 약해진다. 인간에게 재물을 줄수록 도깨비의 생명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촌장이 칠성의 갑작스러운 부를 의심하여 무당을 부른다. 무당은 "집안에 요물이 있다"며 굿판을 벌이고 깨비를 쫓아내려 한다.

    11단계: 최악의 순간 (모든 게 끝난 듯)
    (Image Prompt: The Shaman performs a ritual with sharp knives. The Goblin screams in pain, curled up in a corner. Chil-seong tries to stop the ritual but is held back by villagers.)

    무당의 살이 낀 굿 소리에 깨비는 피를 토하며 괴로워한다. 깨비는 칠성에게 피해가 갈까 봐 저항도 못 하고 죽어간다. 칠성은 깨비가 자신 때문에 생명을 깎아가며 풍요를 줬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오열한다. "돈도 필요 없고 집도 필요 없다! 내 친구를 살려내라!"

    12단계: 영혼의 밤 (깊은 절망)
    (Image Prompt: Chil-seong burns down his own rich house and throws away the gold. He hugs the dying Goblin in the ruins. Total despair.)

    칠성은 도깨비 방망이로 얻은 모든 재물을 부정한다. 그는 횃불을 들고 자신의 기와집을 태워버리고, 금은보화를 마당에 내던진다. "이따위 것들 때문에 자네를 잃을 순 없네." 폐허가 된 집터에서 칠성은 죽어가는 깨비를 끌어안고 자신의 어리석음을 참회한다.

    13단계: 3막 진입 (다시 일어섬)
    (Image Prompt: Chil-seong offers a bowl of his humble Makgeolli to the Goblin with sincere tears. The tears fall into the bowl.)

    칠성은 화려한 술상이 아닌, 처음 만났을 때처럼 찌그러진 사발에 막걸리를 따른다. 그리고 자신의 진심 어린 눈물을 섞어 깨비에게 먹인다. "가진 건 이것뿐이지만, 내 마음은 이게 다일세. 일어나게 친구." 이것은 단순한 술이 아니라 칠성의 생명력(정성)을 나눠주는 행위다.

    14단계: 결말 (클라이맥스 해결)
    (Image Prompt: The Goblin drinks the wine, glows warmly, and revives. He smiles, hands the club to Chil-seong, but Chil-seong breaks the club in half.)

    칠성의 진심이 통했는지 깨비가 기력을 되찾는다. 깨비는 고마움의 표시로 도깨비 방망이를 칠성에게 주려 하지만, 칠성은 방망이를 무릎으로 꺾어버린다. "나는 자네만 있으면 되네. 방망이는 우릴 갈라놓을 뿐이야." 깨비는 칠성의 마음에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새벽닭이 울자 산으로 돌아간다.

    15단계: 마지막 장면 (파이널 이미지)
    (Image Prompt: Back to the shabby cottage (rebuilt simply). Chil-seong is poor again but looks happier than ever. He pours two bowls of Makgeolli. A wind blows, rattling the door like a knock.)

    시간이 흘러, 칠성은 다시 예전의 작은 초가집에서 산다. 부자는 아니지만, 그의 얼굴은 1단계의 외로운 표정과 달리 평온하고 행복해 보인다. 그는 오늘도 막걸리 두 사발을 놓고 빈자리를 향해 웃는다. 그때, 문밖에서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익숙한 헛기침 소리가 들린다. 칠성이 반가운 듯 문을 활짝 여는 모습에서 암전. "진정한 부자는 황금을 가진 자가 아니라, 함께 웃을 벗을 가진 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