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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사냥꾼의 끔찍한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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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200자)
"조선시대, 도깨비를 잡아 돈을 버는 사냥꾼이 있었습니다. 그는 특별한 방법으로 도깨비들을 하나씩 사냥해 나갔죠. 하지만 그가 몰랐던 것은... 도깨비들도 복수할 줄 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어느 날 밤, 그에게 찾아온 것은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운명이었는데..."
디스크립션 (300자)
조선시대 《기문총화》에 기록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섬뜩한 이야기입니다. 도깨비를 사냥해 생계를 유지하던 한 사냥꾼이 결국 자신의 욕심과 오만함 때문에 끔찍한 최후를 맞게 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초자연적 존재에 대한 경외심을 잃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주는 조선시대 야담의 교훈을 담았습니다. 오디오 드라마로 생생하게 재현된 이 무서운 이야기를 통해 옛 선조들의 지혜를 만나보세요.
※ 도깨비 사냥꾼 이무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냥꾼의 등장
조선 중기, 경상도 안동 지방에 이무개라는 특이한 사내가 살고 있었다. 그는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바로 도깨비를 볼 수 있는 눈과 그들을 잡을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이무개는 어려서부터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곤 했다. 깊은 밤 산길을 걸을 때 나타나는 이상한 형체들, 보름달이 뜨는 밤에 들리는 기괴한 웃음소리, 그리고 때로는 사람을 홀리려는 도깨비들의 장난까지. 처음에는 무서워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는 이런 능력을 돈벌이에 활용할 방법을 깨달았다.
"이무개야, 또 헛것을 본다고 지껄이는 거냐?"
마을 사람들은 처음에는 그를 미친놈 취급했다. 하지만 점점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무개가 "여기에 도깨비가 있다"고 말한 곳에서는 정말로 기이한 현상들이 일어났고, 그가 "조심하라"고 경고한 날에는 반드시 누군가가 도깨비의 장난에 걸려들었다.
마침내 마을 이장이 이무개를 찾아왔다.
"이무개, 네가 정말로 도깨비를 볼 수 있다면... 우리를 좀 도와달라."
최근 마을에 이상한 일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었다. 밤마다 곡식 창고에서 곡식이 사라지고, 가축들이 아무 이유 없이 죽어가며, 사람들이 밤길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일이 빈번했다. 모두 도깨비들의 장난이 분명했다.
"이장님, 제가 도깨비를 잡아드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뭐냐?"
"돈을 받고 싶습니다. 이것도 하나의 기술이니까요."
이장은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을의 피해가 너무 컸기 때문이었다.
이무개의 도깨비 사냥법은 독특했다. 그는 먼저 도깨비가 자주 나타나는 곳을 파악한 다음, 특별히 준비한 덫을 설치했다. 이 덫은 일반적인 동물용 덫이 아니라, 도깨비의 영적인 에너지를 가두는 특수한 것이었다.
"도깨비들은 쇠를 싫어합니다. 특히 물에 담근 쇠는 더욱 그렇지요."
이무개는 우물물에 하루 종일 담가둔 쇠사슬과 쇠못으로 특별한 그물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그물에는 도깨비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미끼로 걸어두었다. 막걸리, 떡, 그리고 반짝이는 놋그릇 같은 것들이었다.
"그런데 이무개야, 도깨비를 잡으면 어떻게 하는 거냐?"
"잡힌 도깨비는 사람에게 빌어야 풀려날 수 있습니다. 그때 대가를 요구하는 거지요."
이무개의 설명에 따르면, 그의 덫에 걸린 도깨비들은 자신들의 보물이나 특별한 능력을 내놓고 자유를 구걸한다고 했다. 이무개는 그런 식으로 도깨비들로부터 금은보화나 특별한 약초, 때로는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까지 얻어냈다.
"정말 그런 일이 가능한가?"
"직접 보시면 믿으실 겁니다."
이무개는 자신만만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이런 일에 재능이 있었고, 몇 년간의 경험을 통해 완벽한 기술을 터득했다고 믿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반신반의했지만, 다른 방법도 없었기에 이무개에게 일을 맡기기로 했다. 이무개는 마을 이장과 계약을 맺었다. 도깨비 한 마리당 쌀 한 가마니, 그리고 도깨비로부터 얻은 보물의 절반을 보수로 받기로 한 것이다.
"좋습니다. 일주일만 기다려보세요. 마을의 도깨비 문제를 모두 해결해드리겠습니다."
이무개는 당당하게 약속했다. 그는 이미 마을 곳곳에서 도깨비들의 기운을 감지하고 있었고, 어디에 덫을 놓아야 할지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날 밤부터 이무개는 본격적인 도깨비 사냥을 시작했다. 그는 달이 없는 어두운 밤을 택해서 조용히 덫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마을 뒷산의 느티나무 아래, 냇가의 큰 바위 옆, 그리고 오래된 서낭당 근처까지. 도깨비들이 자주 출몰한다고 알려진 곳곳에 그의 특별한 덫들이 설치되었다.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이무개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덫들을 점검했다. 그는 자신의 기술에 완전히 확신을 가지고 있었고, 곧 큰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도깨비들도 그저 당하고만 있지는 않는다는 것을.
※ 첫 번째 사냥, 도깨비를 잡는 비법과 성공적인 사냥
이무개가 덫을 설치한 지 사흘째 되는 날 밤, 드디어 첫 번째 성과가 있었다. 새벽녘에 마을 뒷산에서 이상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사람도 짐승도 아닌, 기괴하고 애절한 소리였다.
"왔구나!"
이무개는 잠에서 벌떡 일어나 산으로 달려갔다. 과연 느티나무 아래에 설치한 덫에 무언가 걸려 있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이무개의 특별한 눈에는 그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키가 한 자 정도 되는 작은 도깨비가 쇠그물에 얽혀 꼼짝없이 갇혀 있었다. 그 도깨비는 머리에 작은 뿔이 하나 돋아 있었고, 온몸이 푸른빛을 띠고 있었다. 눈은 동그랗게 뜨고 있었지만 무서움보다는 억울함이 가득 차 있었다.
"끙끙... 이놈아! 나를 왜 이렇게 가둬두는 거냐!"
도깨비가 작은 목소리로 항의했다. 이무개는 냉소적으로 웃으며 다가갔다.
"네가 마을에서 장난을 치고 다녔으니까 당연한 일이지. 곡식을 훔치고, 가축을 괴롭히고, 사람들을 길 잃게 만들고..."
"그... 그건... 우리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도깨비가 변명하듯 말했지만, 이무개는 들어주지 않았다.
"변명은 그만하고, 어서 대가를 내놓아라. 그러면 풀어주겠다."
"대가라니... 무슨 대가 말이냐?"
"네가 숨겨둔 보물이나 특별한 능력 같은 것 말이다. 빨리 내놓지 않으면 영원히 그 덫에 갇혀 있게 될 것이다."
이무개의 위협에 도깨비는 울상을 지었다. 한참을 망설이던 도깨비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알겠다... 산 너머 동굴에 금덩어리 하나를 숨겨두었다. 그것을 주겠으니 나를 풀어달라."
"어디에 숨겨두었는지 정확히 말해라."
도깨비는 떨리는 목소리로 동굴의 위치와 금덩어리가 숨겨진 곳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무개는 그 말을 모두 기억해둔 다음, 덫의 쇠사슬을 풀어주었다.
"다시는 이 마을에 나타나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이번에는 정말로 영원히 가둬버리겠다."
풀려난 도깨비는 원망스러운 눈으로 이무개를 쳐다보더니, 연기처럼 사라져버렸다.
이무개는 즉시 도깨비가 알려준 곳으로 가서 금덩어리를 찾았다. 정말로 손바닥만 한 크기의 순금 덩어리가 동굴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었다.
"이야! 정말 있네!"
이무개는 기뻐하며 금덩어리를 주머니에 넣었다. 이것만으로도 몇 달은 편하게 살 수 있는 돈이었다.
마을로 돌아온 이무개는 이장에게 성공을 보고했다.
"이장님, 첫 번째 도깨비를 잡았습니다. 이제 곡식 창고를 털던 놈은 다시 나타나지 않을 겁니다."
"정말인가? 어떻게 했는데?"
"제 방법으로 잡아서 쫓아냈습니다. 약속대로 쌀 한 가마니를 주시면 됩니다."
이장은 반신반의하면서도 약속대로 쌀을 주었다. 그런데 정말로 그날 밤부터 곡식 창고에서 도난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
며칠 후, 이무개는 두 번째 덫에도 성과가 있었다. 이번에는 냇가의 바위 근처에서 물장난을 치던 물도깨비가 걸렸다. 이 도깨비는 사람들이 냇물을 길러 올 때 장난을 쳐서 물동이를 깨뜨리거나 사람을 물에 빠뜨리곤 했던 녀석이었다.
"이번에는 뭘 줄 수 있느냐?"
이무개가 물어보자, 물도깨비는 떨면서 대답했다.
"냇가 모래 밑에 묻어둔 은그릇들이 있다. 그것들을 다 주겠으니 풀어달라."
이무개는 또다시 보물을 손에 넣었다. 고려시대부터 전해 내려온다는 정교한 은그릇 여섯 개였다.
이런 식으로 일주일 사이에 이무개는 다섯 마리의 도깨비를 잡았다. 각각의 도깨비들로부터 금은보화는 물론, 만병통치약이라는 신비한 약초와 미래를 볼 수 있다는 수정구슬까지 얻어냈다.
마을 사람들은 이무개를 영웅처럼 대접했다. 도깨비들의 장난이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가축들은 더 이상 죽지 않았고, 밤길도 안전해졌으며, 곡식 도난도 없어졌다.
"이무개 덕분에 우리 마을이 평화로워졌다!"
"정말 대단한 능력이야!"
"앞으로도 우리를 지켜달라!"
마을 사람들의 찬사를 받으며 이무개는 점점 자만심에 빠져갔다. 그는 자신이 도깨비들보다 우월한 존재라고 믿기 시작했다.
"도깨비 따위는 내 손안의 장난감일 뿐이야."
이무개는 술잔을 기울이며 큰소리쳤다. 그는 이제 이 일을 업으로 삼아 다른 마을들까지 다니며 도깨비를 잡아주겠다고 선언했다.
"다음에는 더 큰 도깨비들을 잡아서 더 많은 보물을 얻어야지."
하지만 이무개는 몰랐다. 그가 잡은 도깨비들이 모두 사라진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 모여서 복수를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복수가 그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할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 명성과 오만, 유명해진 사냥꾼의 교만한 행동들
이무개의 명성은 삽시간에 인근 마을들까지 퍼져나갔다. 도깨비를 잡는 사냥꾼이라는 소문에 여러 마을에서 그를 찾아왔다.
"이무개 선생님! 저희 마을에도 와주십시오!"
"우리 마을의 도깨비들이 너무 심합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 이무개의 집 앞에 줄을 섰다. 이무개는 이런 상황을 즐겼다. 그는 더 이상 가난한 촌놈이 아니라,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특별한 존재가 된 기분이었다.
"하루 품삯은 쌀 두 가마니, 그리고 잡은 도깨비에게서 얻은 보물은 모두 내 것이다."
이무개는 값을 올렸다. 처음에는 쌀 한 가마니였지만, 이제는 두 가마니에 보물까지 독차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그건 너무 비싸지 않습니까?"
"싫으면 다른 사람을 찾아가시오. 나만이 도깨비를 잡을 수 있는데, 값이 비싸다고 생각하나?"
이무개의 오만한 태도에 사람들은 불쾌해했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도깨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이무개뿐이었기 때문이다.
이무개는 한 달 사이에 세 개 마을을 돌며 수십 마리의 도깨비를 잡았다. 그때마다 엄청난 보물들을 손에 넣었다. 금은보화는 물론이고, 천 년 묵은 산삼, 용의 비늘로 만든 갑옷, 신선들이 쓴다는 비취 잔까지. 이무개는 갑부가 되었다.
"이제 나는 이 지역에서 가장 부유하고 강력한 사람이야!"
이무개는 큰 기와집을 짓고 하인들을 두었다. 비싼 비단옷을 입고 금으로 장식한 갓을 썼다. 그리고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기를 좋아했다.
"도깨비 따위는 내 발가락 하나로도 충분해. 그놈들이 아무리 꾀를 부려도 내 앞에서는 꼼짝할 수 없지."
술자리에서 이무개는 큰소리쳤다. 그는 도깨비들을 단순한 해충 정도로 여기기 시작했다.
어느 날, 한 노인이 이무개를 찾아왔다. 그 노인은 깊은 산중에서 평생을 살며 도깨비들과 함께 지내온 은자였다.
"젊은이, 조심하시오. 도깨비들을 너무 얕보면 큰일 납니다."
"늙은이가 무슨 소리야? 내가 지금까지 몇 마리나 잡았는데?"
"그것이 바로 문제입니다. 도깨비들은 복수심이 강한 존재들이오. 지금까지는 어린 도깨비들만 만났겠지만, 언젠가는..."
"그만해! 겁 주려고 하는 거지? 나는 어떤 도깨비든 잡을 수 있어!"
이무개는 노인의 충고를 무시했다. 오히려 화를 내며 노인을 쫓아냈다.
그 후로도 이무개의 오만함은 더욱 심해졌다. 그는 도깨비를 잡을 때마다 더욱 거칠게 대했다. 예전에는 최소한의 예의는 지켰지만, 이제는 도깨비들을 마치 짐승 다루듯 했다.
"빨리 보물을 내놓아! 시간이 아까우니까!"
"애원하는 소리 듣기 싫으니까 조용히 해!"
"다음에 또 나타나면 정말로 죽여버린다!"
도깨비들은 이무개의 잔혹한 대우에 분노했지만, 쇠사슬에 묶인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들은 굴욕을 참으며 보물을 내주고 쫓겨나야 했다.
하지만 이무개는 몰랐다. 그가 모욕한 도깨비들이 모두 어떤 곳에 모여들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이 점점 분노에 차서 무서운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을.
"이제 그만 가르쳐줘야겠다. 인간 주제에 우리를 우습게 보다니..."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도깨비들의 속삭임을 이무개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는 여전히 자신이 최강이라고 믿으며 오만한 생활을 계속하고 있었다.
※ 도깨비들의 분노, 복수를 계획하는 도깨비들
깊은 산중 어느 동굴에서는 이상한 모임이 열리고 있었다. 이무개에게 당한 도깨비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어 복수를 논의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놈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큰 굴욕을 당했는지 모르겠어!"
첫 번째로 잡혔던 작은 도깨비가 분노에 차서 소리쳤다. 그의 몸에는 아직도 쇠사슬의 상처가 남아있었다.
"나도 마찬가지야. 소중한 은그릇들을 모두 빼앗겼다고!"
물도깨비도 울분을 토했다. 그 은그릇들은 조상 대대로 내려온 보물이었는데, 이무개에게 억지로 빼앗긴 것이었다.
동굴 안에는 이미 스무 마리가 넘는 도깨비들이 모여 있었다. 모두 이무개에게 당한 도깨비들이었다. 그들의 눈에는 분노와 복수심이 가득했다.
"우리가 그동안 너무 순순히 당해주었어. 이제는 그놈에게 진짜 무서운 걸 보여줘야 해!"
키가 큰 산도깨비가 일어서며 말했다. 그는 이 일대에서 가장 오래된 도깨비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놈은 우리를 잡는 특별한 방법을 알고 있어. 쇠사슬과 우물물... 우리가 대항하기 어려운 것들이야."
"그래서 정면승부로는 안 돼. 우리도 꾀를 써야 해."
늙은 도깨비 할아버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는 수백 년을 살아온 지혜로운 도깨비였다.
"그놈의 약점이 뭔지 알아?"
"약점이라니?"
"바로 오만함이야. 그놈은 자신이 최강이라고 믿고 있어. 그 자만심을 이용하면 돼."
할아버지 도깨비는 교활한 미소를 지었다.
"어떻게 하면 되는데?"
"우선 그놈을 우리 영역으로 유인해야 해. 평소보다 훨씬 큰 보물을 미끼로 써서 말이야."
"큰 보물?"
"용왕의 보물창고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지? 그것처럼 엄청난 보물이 있다고 속이는 거야."
도깨비들은 할아버지의 계획에 귀를 기울였다. 그는 수십 년간 인간들을 관찰하며 그들의 약점을 파악해왔다.
"인간들은 욕심이 많아. 특히 그놈처럼 성공에 취한 인간은 더욱 그렇지. 더 큰 보물을 보여주면 반드시 낚일 거야."
"그런데 어떻게 유인하지?"
"이렇게 하는 거야. 우리 중에 한 명이 일부러 그놈의 덫에 걸려. 그리고 보물 이야기를 해주는 거지. 하지만 혼자서는 갈 수 없고, 함께 가야 한다고 조건을 거는 거야."
할아버지 도깨비의 계획은 치밀했다. 평소보다 훨씬 큰 도깨비가 일부러 잡혀서, 엄청난 보물이 있는 비밀 장소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장소는 위험해서 혼자서는 갈 수 없고, 도깨비와 함께 가야만 한다고 조건을 걸 계획이었다.
"그럼 그놈이 탐욕에 눈이 멀어서 따라올 거야. 그때가 바로 우리의 기회지!"
"우리 영역으로 오면 어떻게 할 건데?"
"우리 영역에서는 우리가 강해. 그놈의 쇠사슬도 우물물도 소용없어. 거기서 진짜 무서운 걸 보여주는 거야."
도깨비들은 점점 흥미를 보였다. 그동안 당한 굴욕을 생각하니 복수심이 끓어올랐다.
"하지만 너무 심하게 하면 안 돼. 우리는 악한 존재가 아니니까. 그놈에게 교훈만 주는 거야."
"교훈?"
"인간이 도깨비를 우습게 봤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주는 거지. 그놈의 오만함을 완전히 꺾어놓는 거야."
할아버지 도깨비는 복수보다는 교육에 중점을 둔 계획을 세웠다. 이무개를 죽이거나 심하게 해치지는 않되, 그의 교만함을 완전히 꺾어서 다시는 도깨비를 우습게 보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좋아! 그럼 누가 미끼 역할을 할 거야?"
"내가 하겠어."
산도깨비가 자원했다. 그는 체격이 크고 위압적이어서 이무개가 더욱 탐을 낼 만했다.
"자, 그럼 내일부터 계획을 실행하자. 그놈에게 진짜 도깨비의 무서움을 알려주는 거야!"
도깨비들은 결의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드디어 이무개에 대한 복수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 끔찍한 함정, 도깨비들의 치밀한 복수 계획 실행
며칠 후, 이무개는 평소처럼 덫을 점검하러 나갔다. 그런데 이상했다. 요즘 들어 도깨비들이 잘 걸리지 않았다. 마치 그들이 모두 어디론가 사라진 것 같았다.
"이상하네... 예전에는 이렇게 많이 잡혔는데..."
이무개는 의아해하며 더 깊은 산으로 들어갔다. 더 큰 도깨비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때, 평소보다 훨씬 큰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이무개는 기뻐하며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달려갔다. 과연 거대한 바위 옆에 설치한 덫에 무언가 걸려 있었다.
"이야! 이번엔 정말 큰 놈이 걸렸구나!"
그곳에는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큰 도깨비가 갇혀 있었다. 키가 사람만 하고, 뿔도 두 개나 달려 있었다. 온몸에서 강력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크크크... 인간아, 드디어 너를 만났구나."
산도깨비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하지만 이무개는 그저 큰 도깨비를 잡았다는 기쁨에 취해 있었다.
"어서 대가를 내놓아라. 네 같은 큰 도깨비라면 엄청난 보물을 가지고 있을 테지?"
"보물? 크크크... 그래, 보물이 있긴 하지. 하지만 평범한 보물이 아니야."
"무슨 소리냐? 어서 말해봐!"
"깊은 산 속에 용왕의 보물창고가 있다. 거기에는 천년묵은 금덩어리와 불로초, 그리고 신선들의 비약이 가득해."
이무개의 눈이 번쩍 빛났다. 용왕의 보물창고라니! 그런 곳이 정말 있다면 평생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 그런 곳이 정말 있다고?"
"물론이지. 하지만 문제가 있어."
"무슨 문제?"
"그곳은 혼자서는 갈 수 없어. 도깨비의 안내가 있어야만 들어갈 수 있거든. 그리고 보물을 가져올 때도 도깨비의 힘이 필요해."
산도깨비는 교활하게 웃으며 조건을 제시했다.
"그럼... 나와 함께 가자는 말이냐?"
"그렇지. 나를 풀어주고 함께 가면, 그 보물창고의 보물을 반씩 나눠 가지자."
이무개는 잠시 망설였다. 지금까지는 도깨비를 잡아서 보물을 빼앗는 방식이었는데, 이번에는 협력하자는 제안이었다.
"어떻게 믿을 수 있지? 네가 날 속이는 건 아닌가?"
"속인다고? 크크크... 인간아, 나는 지금 네 덫에 걸려 있어. 도망갈 수도 없는데 왜 거짓말을 하겠어? 게다가 그 보물창고는 워낙 크기 때문에 혼자서 다 가져갈 수도 없어."
산도깨비의 말이 그럴듯했다. 이무개는 탐욕에 눈이 멀어 위험을 감지하지 못했다.
"좋다! 그럼 함께 가자. 하지만 나를 속이면 가만두지 않겠다!"
"당연하지. 그런데 한 가지 조건이 있어."
"또 무슨 조건?"
"그 보물창고는 깊은 산 속 도깨비들의 성역에 있어. 거기서는 네 쇠사슬이나 우물물 같은 것들이 통하지 않아. 그러니까 완전히 나를 믿고 따라와야 해."
이무개는 조금 불안했지만, 용왕의 보물이라는 유혹을 이길 수 없었다.
"알겠다. 하지만 정말 보물이 없으면..."
"걱정 마. 너를 실망시키지 않을 거야. 크크크..."
산도깨비의 웃음소리가 어딘지 음산했지만, 이무개는 탐욕에 빠져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무개는 덫을 풀어주었고, 산도깨비는 자유의 몸이 되었다.
"자, 그럼 출발하자.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해야 해."
산도깨비가 앞장서서 깊은 산으로 들어갔다. 이무개는 설레는 마음으로 그 뒤를 따랐다. 하지만 그는 몰랐다. 이것이 도깨비들이 치밀하게 짜놓은 함정이라는 것을. 그리고 자신이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들어서고 있다는 것을.
갈수록 산은 깊어졌고, 길은 험해졌다. 평소에 가보지 못한 깊은 곳이었다. 이무개는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아직 멀었냐?"
"조금만 더 가면 돼. 곧 도착할 거야."
산도깨비의 대답이 어딘지 섬뜩했지만, 이무개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
※ 비참한 최후, 사냥꾼의 파멸과 교훈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자, 이무개와 산도깨비는 깊은 골짜기에 도착했다. 그곳은 이무개가 지금까지 와본 곳 중 가장 으스스한 곳이었다.
"여기가... 용왕의 보물창고인가?"
이무개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주변에는 기괴한 바위들이 서 있고, 이상한 안개가 자욱했다.
"아직 아니야. 여기는 입구일 뿐이지."
그때 갑자기 사방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크크크, 하하하, 헤헤헤... 온갖 종류의 웃음소리가 어둠 속에서 울려 퍼졌다.
"뭐... 뭐야? 이게 무슨 소리야?"
이무개는 공포에 떨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자 어둠 속에서 하나둘씩 도깨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모두 이무개에게 당한 도깨비들이었다.
"어... 어떻게 된 거야? 너희들은..."
"우리를 기억하나? 네가 그동안 괴롭힌 도깨비들이야!"
"보물을 빼앗기고 모욕당한 도깨비들 말이지!"
"이제 네 차례야, 인간!"
도깨비들이 하나씩 나타날 때마다 이무개의 얼굴은 더욱 창백해졌다. 그제야 자신이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이게 무슨 짓이야! 약속이 다르잖아!"
"약속? 크크크... 네가 우리와 한 약속들은 어땠지? 다시는 나타나지 말라고 협박했잖아!"
산도깨비가 냉소적으로 웃었다.
"그리고 용왕의 보물창고는 정말 있어. 바로 여기가 그곳이야!"
산도깨비가 손을 휘두르자 갑자기 주변이 환하게 빛났다. 그러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동굴 벽면에는 정말로 금은보화가 가득했다. 하지만 그것들은 모두 이무개가 도깨비들에게서 빼앗은 보물들이었다.
"이건... 내가 가져온 보물들이잖아!"
"맞아. 우리가 네게 빼앗긴 모든 보물들이 여기 있어. 이제 이것들을 다시 가져가겠다고!"
도깨비들이 일제히 소리쳤다. 이무개는 절망에 빠졌다. 그동안 모은 모든 재산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해. 네가 우리에게 준 굴욕을 갚아야지!"
늙은 도깨비 할아버지가 나타났다.
"인간아, 네가 우리를 어떻게 대했는지 기억하나? 짐승 취급하며 모욕했지?"
"그... 그건..."
"이제 네가 그 기분을 느껴보는 거야!"
도깨비들이 이무개를 둘러쌌다. 하지만 그들은 이무개를 해치지는 않았다. 대신 더욱 잔혹한 벌을 준비하고 있었다.
"네 능력을 모두 빼앗아 버리겠다!"
할아버지 도깨비가 손을 뻗자, 이무개는 갑자기 눈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안 돼! 내 능력을!"
"이제 넌 평범한 인간이 돼. 다시는 도깨비를 볼 수도, 잡을 수도 없어!"
이무개의 특별한 능력이 사라져갔다. 도깨비들을 보는 눈도, 그들을 다루는 기술도 모두 빠져나갔다.
"그리고 네가 우리에게서 빼앗은 모든 보물들도 원래 주인들에게 돌려줄 거야!"
"마지막으로, 네가 지금까지 한 일들을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겠다. 네가 얼마나 오만하고 잔혹했는지 말이야!"
도깨비들의 마법으로 이무개의 모든 행적이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그가 도깨비들을 어떻게 학대했는지, 얼마나 탐욕스러웠는지 모든 것이 드러났다.
"이제 가거라. 하지만 기억해라. 어떤 존재든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이무개는 모든 것을 잃고 산에서 쫓겨났다. 능력도, 재산도, 명성도 모두 사라졌다. 마을 사람들은 그의 진실을 알고 등을 돌렸다.
결국 이무개는 거지가 되어 떠돌아다니며 비참한 여생을 보내야 했다. 그는 자신의 오만함과 탐욕이 모든 것을 망쳤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이미 때는 늦어버렸다.
"내가... 내가 너무 교만했구나..."
이무개의 후회 섞인 탄식이 바람에 흩어져갔다. 도깨비들은 그를 죽이지는 않았지만, 그보다 더 혹독한 교훈을 주었던 것이다.
유튜브 엔딩멘트
조선시대 《기문총화》의 이 무서운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깁니다. 능력이 있다고 해서 다른 존재를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이무개처럼 성공에 취해 교만해지면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특히 자연과 초자연적 존재들에 대한 경외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어요.
다음 에피소드에서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메밀묵 한 그릇으로 도깨비와 친구가 된 선비 이야기"에서는 겸손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선비가 도깨비와 어떻게 우정을 나누게 되는지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작은 정성이 얼마나 큰 기적을 만드는지 감동적인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구독과 좋아요로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