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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안경을 선물받은 선비
태그 (2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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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200자):
"도깨비에게 받은 신비한 안경을 쓰면 사람의 진짜 마음이 다 보였습니다! 겉으로는 웃으면서 속으로는 욕하는 사람, 가난해 보이지만 마음은 황금보다 귀한 사람... 과연 이 능력이 축복일까요, 저주일까요? 조선시대 한 선비가 겪은 놀라운 경험담을 들려드립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조선 후기 실제 야담집에 기록된 이야기를 재구성했습니다. 착한 일을 한 대가로 도깨비에게서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신비한 안경을 선물받은 선비의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신기했지만 점점 괴로워지는 선비의 심정과 마지막 깨달음까지, 인간의 본성과 지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의미 깊은 전래설화입니다. 어르신들께서 옛 정취와 함께 인생의 교훈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 위기에 빠진 도깨비를 도와주는 착한 선비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조선 숙종 임금 때 충청도 공주에서 실제로 일어났다고 전해지는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조선 후기 야담집인 '어우야담'에도 비슷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전설입니다.
그 옛날, 우리 조상들은 착한 일을 하면 반드시 복이 돌아온다고 믿었습니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이봉수라는 선비도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봉수는 서른 살이 넘도록 과거에 급제하지 못한 가난한 선비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절대 마음씨까지 가난하지는 않았습니다. 비록 자신도 하루 세끼 먹기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굶주린 사람을 보면 자신의 마지막 한 그릇이라도 나누어주는 그런 사람이었지요.
어느 무더운 여름날이었습니다. 이봉수는 과거 공부를 위해 산속 절간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한양까지 가려면 돈이 많이 들어서, 중간에 있는 절에서 며칠 머물며 공부하려는 계획이었습니다.
산길을 걷다가 점심때가 되어서 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앞쪽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야! 이놈의 도깨비 같은 놈아! 우리 밭을 망쳐놓고도 뻔뻔하냐!"
"때려죽여버려! 이런 요괴 같은 놈은 세상에 있으면 안 돼!"
무슨 일인가 싶어 이봉수가 급히 달려가 보니, 농부 대여섯 명이 작은 사람 하나를 둘러싸고 몽둥이로 때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작은 사람을 자세히 보니 보통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키는 어린아이만 했지만 온몸이 털로 뒤덮여 있고, 머리에는 작은 뿔 같은 것이 나 있었습니다. 분명히 도깨비였습니다.
하지만 그 도깨비는 사람들이 때려도 전혀 반항하지 않고 그저 웅크리고만 있었습니다. 오히려 몹시 억울한 표정으로 눈물까지 글썽이고 있었습니다.
"잠깐! 잠깐 하십시오!" 이봉수가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누구시오? 이 도깨비 놈을 아시오?" 농부들이 화를 내며 물었습니다.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우선 무슨 일인지 자세히 들어보지 않겠습니까? 도깨비라고 해서 무작정 때릴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농부들은 이봉수가 선비 차림인 것을 보고 조금 진정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랬습니다.
며칠 전부터 밤마다 누군가가 그들의 밭에 들어와서 농작물을 망쳐놓았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멧돼지나 고라니 짓인 줄 알았는데, 오늘 새벽에 보니 이 도깨비가 밭에서 뭔가를 하고 있었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이놈이 범인이 확실하니 혼내주려는 것이오!"
하지만 이봉수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도깨비의 표정이 너무 억울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혹시 이 도깨비한테도 무슨 사정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한번 물어봅시다."
이봉수는 도깨비에게 다가가서 부드럽게 물었습니다.
"도깨비야, 정말 네가 이 사람들 밭을 망쳤느냐?"
도깨비는 고개를 저으며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아니에요... 저는 밭을 망친 게 아니라 고치려고 했어요..."
"고치려고 했다고?"
도깨비가 눈물을 닦으며 설명했습니다. 알고 보니 이 마을에 나쁜 도깨비가 와서 밤마다 농작물을 망쳐놓고 있었는데, 이 착한 도깨비가 그것을 막으려고 밤마다 나와서 농작물을 고쳐놓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농부들 눈에는 밤에 밭에서 뭔가 하는 도깨비만 보였으니, 당연히 오해할 수밖에 없었던 거지요.
"정말이냐?" 이봉수가 물었습니다.
"정말이에요! 나쁜 도깨비는 저기 동쪽 산 동굴에 살아요. 그놈이 매일 밤 와서 농작물 뿌리를 뽑고 가는 거예요. 저는 그걸 다시 심어주느라고..."
이봉수는 농부들에게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처음에는 믿지 않던 농부들도, 도깨비가 너무 진심으로 말하는 것을 보고 조금씩 마음이 누그러졌습니다.
"그럼 우리가 잘못 생각한 건가?"
"미안하다, 도깨비야..."
농부들이 사과하자 도깨비는 씩씩하게 대답했습니다.
"괜찮아요! 대신 이제부터는 나쁜 도깨비가 오지 못하게 제가 밤마다 지켜드릴게요!"
이봉수는 이 착한 도깨비가 더욱 안쓰러웠습니다. 자신도 먹을 것이 별로 없었지만, 품에서 쌀로 만든 주먹밥 하나를 꺼내서 도깨비에게 건넸습니다.
"고생 많았다. 이것이라도 먹어라."
도깨비는 깜짝 놀라며 이봉수를 쳐다봤습니다.
"정말... 정말 저한테 주시는 거예요?"
"그럼. 착한 일을 하는 너에게 당연히 줘야지."
도깨비는 감격해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주먹밥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봉수에게 깊이 절했습니다.
"선비님... 정말 고맙습니다. 이 은혜는 꼭 갚겠어요!"
그렇게 말하고는 도깨비는 폴짝폴짝 뛰어가며 산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농부들도 미안한 마음에 이봉수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돌아갔습니다.
※ 감사한 도깨비가 마음을 읽는 안경을 선물로 줌
그로부터 보름쯤 지난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이봉수는 산속 작은 암자에서 홀로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촛불 하나만 켜놓고 사서삼경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창문 밖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선비님... 선비님..."
처음에는 바람 소리인 줄 알았는데, 계속 들려와서 창문을 열어보니 그날 구해준 도깨비가 서 있었습니다.
"어? 너구나! 어떻게 여기까지 왔니?"
"선비님을 찾아왔어요. 그날 은혜를 갚으러요!"
도깨비는 품에서 작은 나무 상자를 꺼내서 이봉수에게 건넸습니다. 상자는 평범해 보였지만, 자세히 보니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특이한 나무로 만든 것 같았고, 상자 표면에는 신비한 무늬들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이게 뭐니?"
"열어보세요!"
이봉수가 상자를 열어보니, 그 안에는 이상한 모양의 안경이 들어있었습니다. 보통 안경과는 달리 테가 까만색이었고, 렌즈 부분은 마치 물처럼 투명하면서도 신비한 빛이 돌았습니다.
"이건 도깨비 안경이에요!" 작은 도깨비가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
"도깨비 안경?"
"네! 이 안경은 아주 특별한 능력이 있어요. 이걸 쓰면 사람의 마음을 볼 수 있거든요!"
이봉수는 깜짝 놀랐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본다고?"
"네! 누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진짜 마음이 어떤지 다 볼 수 있어요. 겉으로는 웃고 있어도 속으로 화가 났는지, 겉으로는 무서워해도 속으로는 착한 마음인지 다 알 수 있답니다!"
도깨비는 신나서 계속 설명했습니다.
"저희 도깨비들이 수백 년 동안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만든 보물이에요. 원래는 도깨비들만 쓸 수 있는 건데, 선비님은 특별히 착한 분이니까 쓸 수 있도록 만들어드린 거예요!"
이봉수는 안경을 들고 이리저리 살펴봤습니다. 정말 신기하게 생겼습니다.
"하지만 이런 귀한 것을 나한테 줘도 되겠니? 주먹밥 하나 준 것 가지고 이렇게까지..."
"아니에요!" 도깨비가 고개를 저었습니다. "선비님이 해주신 일은 주먹밥을 준 것만이 아니에요. 저를 믿어주시고, 농부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도와주시고, 무엇보다 저를 하나의 존재로 인정해주셨잖아요!"
도깨비의 목소리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도깨비를 보면 무서워하거나 쫓아내려고만 해요. 하지만 선비님은 저한테도 사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주셨어요. 그게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이봉수는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자신은 당연한 일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도깨비에게는 그렇게 큰 의미였던 것입니다.
"그래도 이건 너무 귀한 것 같은데..."
"괜찮아요! 대신에 조건이 하나 있어요."
"조건?"
"이 안경의 힘을 나쁜 일에는 절대 쓰시면 안 돼요.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은 아주 무서운 힘이거든요. 만약 나쁘게 쓰면 안경이 저절로 사라져버려요."
도깨비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이 안경을 쓰면 처음에는 신기하고 재미있을 거예요. 하지만 점점 힘들어질지도 모르거든요. 사람들의 진짜 마음을 아는 것이 항상 좋은 일만은 아니니까요."
"무슨 뜻이니?"
"그건... 선비님이 직접 경험해보시면 알게 될 거예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선비님은 지혜로운 분이니까 분명 올바른 답을 찾으실 거예요!"
도깨비는 이봉수에게 안경 사용법을 자세히 알려주었습니다.
"안경을 쓰면 사람들의 머리 위에 작은 구름 같은 게 보일 거예요. 그 구름 속에서 그 사람의 진짜 생각이 글자로 나타나거든요. 한자를 아시니까 읽는 데는 문제없으실 거예요."
"정말 신기하구나..."
"아, 그리고 하루에 한 시간씩만 쓰세요. 너무 오래 쓰면 머리가 아프거든요.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에요."
도깨비는 사용법을 다 알려준 다음, 마지막으로 당부했습니다.
"선비님, 이 안경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보시면서 많은 것을 배우실 거예요. 좋은 마음도 보시고, 나쁜 마음도 보시게 될 텐데... 그럴 때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생각해보세요."
"알겠다. 정말 고맙다, 작은 친구야."
"저야말로 고마워요! 그럼 저는 이제 가볼게요. 혹시 어려운 일이 있으면 동쪽 산 큰 바위 앞에서 제 이름을 세 번 부르세요. 제 이름은 '깨비'예요!"
※ 안경을 써보니 모든 사람의 진짜 속마음이 보임
다음 날 아침, 이봉수는 일찍 일어나 마을로 내려갔습니다. 마음속으로는 도깨비 안경이 정말 효과가 있을지 반신반의했지만, 호기심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마을 어귀에 도착하자 마침 아침 장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장사꾼들이 물건을 파는 소리, 사람들이 흥정하는 소리가 요란했습니다. 이봉수는 한적한 곳으로 가서 조심스럽게 도깨비 안경을 꺼냈습니다.
"정말 효과가 있을까?"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안경을 썼습니다. 처음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사람들의 머리 위에 작은 구름 같은 것들이 하나씩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어? 정말 보인다!"
첫 번째로 본 것은 떡장수 아주머니였습니다. 아주머니는 손님에게 환하게 웃으며 말하고 있었습니다.
"어서 오세요! 이 떡은 정말 맛있어요! 오늘 새벽에 갓 만든 거예요!"
하지만 아주머니 머리 위 구름에는 이런 글자가 떠올랐습니다: '어제 만든 떡인데 언제까지 이걸 팔고 있어야 하나... 빨리 없어졌으면 좋겠다.'
이봉수는 깜짝 놀랐습니다. 겉으로는 그렇게 친절하게 웃고 있는데, 속마음은 전혀 달랐던 것입니다.
다음으로 본 것은 한 젊은 부부였습니다. 남편이 아내에게 다정하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여보, 오늘 뭘 사고 싶어? 내가 다 사줄게."
아내는 수줍게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아니야, 괜찮아. 우리 살림이 어려운데..."
그런데 안경을 통해 본 그들의 진짜 마음은 이랬습니다.
남편 머리 위: '돈이 얼마 없는데 괜히 큰소리쳤나... 혹시 비싼 걸 달라고 하면 어떡하지?'
아내 머리 위: '저 비단 치마가 정말 예쁜데... 하지만 남편이 힘들어할까 봐 말을 못 하겠네.'
이봉수는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진짜였지만, 둘 다 상대방을 위해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계속 걸어가다가 한 약방 앞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약방 주인이 한 할머니와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할머니, 이 약은 아주 비싼 약재로 만든 거라서 값이 좀 나갑니다. 하지만 효과는 정말 좋아요."
할머니는 걱정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렇게 비싸면... 우리 손자 약값이 모자랄 텐데..."
그때 약방 주인의 머리 위에 떠오른 글자를 보고 이봉수는 깜짝 놀랐습니다: '할머니가 너무 안쓰러우시다... 그냥 공짜로 드려야겠다. 하지만 너무 티 내면 할머니 자존심 상하실 테니까...'
약방 주인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습니다.
"아, 그런데 할머니! 오늘이 우리 약방 개업 기념일이라서 특별히 반값에 드릴게요!"
할머니는 기뻐하며 고맙다고 인사했지만, 약방 주인의 진짜 마음은 할머니를 도와주고 싶어서였던 것입니다.
이봉수는 점점 더 놀라워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과 속마음이 이렇게 다를 수가 있다니!
장터를 더 돌아다니면서 이봉수는 온갖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봤습니다.
겉으로는 화려하게 차려입고 거만하게 구는 양반이 있었는데, 그의 머리 위에는 이런 글자가 떠있었습니다: '집에 쌀이 떨어져가는데... 체면 때문에 사람들 앞에서는 가난한 티를 낼 수가 없어.'
반대로 누더기 옷을 입고 구걸하는 거지가 있었는데, 그의 마음속에는: '오늘 번 돈으로 아픈 아내 약을 사야지... 조금 더 참자'라는 글자가 있었습니다.
한 어머니는 아이에게 "얌전히 해!"라고 꾸짖고 있었지만, 머리 위에는 '우리 아이가 건강하게 뛰어노는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한 장사꾼은 "정말 좋은 물건이니까 비싸도 사세요!"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사실 다른 데서 더 싸게 살 수 있는데... 미안하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봉수는 한 시간 동안 이런 광경들을 지켜봤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신기해서 재미있었지만, 점점 복잡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겉모습과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착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나쁜 생각을 하고 있었고, 어떤 사람들은 무뚝뚝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가장 놀라운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겉으로는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 같아도, 속으로는 가족을 걱정하거나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세상에...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 복잡한 것이었구나."
이봉수는 안경을 벗으면서 깊은 생각에 빠졌습니다. 도깨비가 말한 대로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뭔가 무거운 기분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의 진짜 마음을 아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일까?'
※ 너무 많은 진실을 알게 되어 괴로워하는 선비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면서 이봉수는 도깨비 안경을 자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호기심 때문이었지만, 점점 습관이 되어갔습니다. 사람을 만날 때마다 '과연 이 사람의 진짜 마음은 어떨까?' 궁금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봉수는 점점 괴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이봉수는 과거 공부를 위해 다른 선비들과 함께 스터디를 하게 되었습니다. 김선달이라는 동갑내기 선비가 친근하게 다가와서 말했습니다.
"이 형! 반가워요! 함께 공부해서 꼭 급제합시다!"
김선달은 정말 진심으로 반가워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봉수가 몰래 안경을 써보니 김선달의 머리 위에는 이런 글자가 떠있었습니다: '이놈이 나보다 공부를 잘하나? 경쟁자가 하나 더 늘었네... 방해라도 해볼까?'
이봉수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친절하게 웃으며 동료라고 하는 사람이 속으로는 자신을 경쟁자로 생각하고 방해까지 하려고 한다니!
다른 선비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겉으로는 서로 격려하며 함께 공부하자고 했지만, 안경을 통해 본 그들의 속마음은 모두 달랐습니다.
'저놈이 나보다 못하길 바란다', '내가 1등으로 급제하고 싶다', '다른 사람들은 다 떨어졌으면 좋겠다'...
이봉수는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동료들이 친근하게 말을 걸어와도 그들의 진짜 마음을 알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대답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며칠 후에는 더 충격적인 일이 있었습니다. 이봉수가 존경하던 훈장님이 제자들에게 훈계를 하고 있었습니다.
"여러분, 학문을 하는 사람은 언제나 정직하고 겸손해야 합니다. 남을 시기하거나 질투해서는 안 되지요."
모든 제자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훈장님의 말씀을 새겨듣고 있었습니다. 이봉수도 평소에 훈장님을 매우 존경했습니다.
하지만 안경을 쓰고 본 훈장님의 속마음은 이랬습니다: '이놈들 중에 나보다 똑똑한 놈이 있으면 어떡하지? 내 권위가 떨어질 텐데... 적당히 가르쳐야겠다.'
이봉수는 너무 실망했습니다. 그렇게 존경하던 선생님이 제자들의 발전을 진심으로 바라는 게 아니라 자신의 권위만 생각하고 있다니!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더욱 가슴 아픈 일이 있었습니다. 마을의 한 할머니가 손자를 데리고 가는 모습을 봤습니다. 할머니는 손자에게 다정하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손자, 할머니가 맛있는 거 사줄게."
손자는 기뻐하며 할머니 손을 꼭 잡고 있었습니다. 정말 보기 좋은 조손간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안경을 통해 본 할머니의 속마음은: '돈이 없는데... 하지만 손자 앞에서 가난한 티는 낼 수 없어. 오늘 굶더라도 손자 간식은 사줘야지.'
이봉수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할머니의 사랑은 진짜였지만, 그 뒤에 숨겨진 고생을 생각하니 안쓰러웠습니다.
길을 더 가다 보니 한 부부가 다투고 있었습니다.
남편: "당신은 항상 내 말을 안 들어!"
아내: "당신도 제 마음을 몰라줘요!"
두 사람 모두 화가 난 표정으로 서로를 원망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경으로 본 그들의 진짜 마음은 이랬습니다.
남편 속마음: '내가 너무 화를 냈나... 사실 아내가 고생하는 걸 알고 있어.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은데 자존심 때문에...'
아내 속마음: '남편도 힘들겠지... 나도 너무 심하게 말했나? 하지만 먼저 사과하기는 싫어.'
두 사람 모두 서로를 사랑하고 있었지만,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해서 다투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봉수는 점점 더 힘들어졌습니다. 사람들의 진짜 마음을 알면 알수록 세상이 더 복잡하고 어려워 보였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겉으로는 착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이기적이었고, 어떤 사람들은 겉으로는 무뚝뚝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따뜻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진짜 마음을 숨기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도깨비가 말한 게 이런 뜻이었구나... 사람의 마음을 아는 것이 항상 좋은 일만은 아니라는 게...'
이봉수는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자꾸 그들의 진짜 마음이 궁금해져서 안경을 쓰게 되고, 그럴 때마다 실망하거나 안쓰럽거나 화가 나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특히 힘든 것은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사람들의 속마음이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진심으로 친절한 마음이었지만, 어떤 사람들은 다른 목적이 있어서 친절한 척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모든 사람이 가면을 쓰고 사는 것 같아.'
※ 안경 없이도 진정한 마음을 아는 법을 터득
한 달이 지나면서 이봉수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안경을 쓰지 않으면 궁금하고, 쓰면 괴로웠습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점점 어색해졌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어느 날 저녁, 이봉수는 혼자 산책을 나갔습니다. 마을 뒷산 정자에 앉아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이 안경이 정말 나에게 도움이 되는 걸까? 아니면 오히려 독이 되는 걸까?"
그때 어디선가 구슬픈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한 소년이 나무 아래서 혼자 울고 있었습니다.
"얘야, 무슨 일이니?"
소년은 고개를 들어 이봉수를 봤습니다. 열두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였는데,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이었습니다.
"아저씨... 저는 아무도 저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요."
"무슨 소리니? 왜 그런 생각을 하니?"
소년이 눈물을 닦으며 말했습니다.
"집에서는 아버지가 저한테 항상 화를 내세요. '공부 안 하고 뭐 하냐', '이놈은 왜 이렇게 못났냐'고 매날 혼내세요. 어머니도 동생만 예뻐하시고... 저는 정말 필요 없는 아이인가 봐요."
이봉수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런데 문득 도깨비 안경이 생각났습니다. 혹시 이 아이의 부모님 마음을 들여다보면 뭔가 다른 진실이 있을까?
"얘야, 잠깐만 기다려봐."
이봉수는 조심스럽게 안경을 꺼내서 썼습니다. 그리고 소년의 집 쪽을 바라봤습니다. 마침 아이 아버지가 마당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머리 위에 떠오른 글자를 보고 이봉수는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 큰아들... 혹시 내가 너무 엄하게 했나? 사실은 저 아이가 제일 걱정이야. 똑똑하고 착한데 자꾸 기죽어하는 것 같아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 남자는 강해야 한다고 가르쳐야 하는데, 너무 무뚝뚝하게 대한 건 아닐까?'
이봉수는 안경을 벗고 소년에게 말했습니다.
"얘야, 네 아버지 마음을 내가 알려줄게. 사실 아버지는 너를 가장 사랑하고 계셔. 다만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실 뿐이야."
"정말요?"
"정말이야. 어른들도 마음 표현하기가 어려울 때가 있거든. 특히 아버지들은 더욱 그래."
이봉수는 소년에게 집으로 돌아가서 아버지께 솔직하게 마음을 말해보라고 조언했습니다. 소년은 고개를 끄덕이며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이봉수는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아, 그렇구나! 안경의 진짜 가치는 다른 사람을 의심하거나 판단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도와주는 데 있었구나!'
며칠 후, 이봉수는 다시 그 소년을 만났습니다. 소년의 얼굴은 밝게 웃고 있었습니다.
"아저씨! 정말 고마워요! 아버지께 제 마음을 말씀드렸더니, 아버지도 저를 사랑한다고 하시면서 앞으로는 더 다정하게 대해주시겠다고 하셨어요!"
이봉수는 뿌듯했습니다. 도깨비 안경을 올바르게 사용한 것 같았습니다.
그 후로 이봉수는 안경 사용 방법을 바꿨습니다. 사람들을 의심하거나 비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을 더 잘 이해하고 도와주기 위해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평소에 무뚝뚝하고 인색하다고 소문난 김부자를 만났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욕심쟁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안경으로 본 김부자의 속마음은 이랬습니다: '아픈 아내 치료비를 마련해야 하는데... 사람들 앞에서는 걱정하는 모습을 보일 수 없어. 돈을 아껴야 해.'
이봉수는 김부자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은근히 아내 안부를 물어봤습니다. 김부자는 처음에는 괜찮다고 했지만, 이봉수가 진심으로 걱정해주자 결국 진실을 털어놓았습니다.
"사실... 아내가 많이 아픕니다. 치료비가 많이 들어서..."
이봉수는 자신이 아는 좋은 의원을 소개해주고, 약값을 아낄 수 있는 방법도 알려주었습니다. 김부자는 깊이 감사해했습니다.
또 다른 날에는 항상 화를 내는 훈장님의 속마음을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이번에는 다른 글자가 보였습니다: '제자들이 잘되길 바라는데... 너무 엄격하게 가르치는 게 맞을까? 혹시 아이들이 나를 무서워하는 건 아닐까?'
이봉수는 훈장님이 사실은 제자들을 아끼지만 표현 방법을 몰라서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제자들과 함께 훈장님께 감사 편지를 써서 드렸습니다. 훈장님은 무척 기뻐하시며 그 후로는 더 다정하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이봉수는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는 대부분 좋은 의도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때로는 그 마음을 이해해주고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 안경을 돌려주고 얻은 인생의 교훈
두 달이 지난 어느 날 밤, 이봉수는 도깨비 깨비를 다시 만나고 싶어졌습니다. 많은 것을 깨달았고,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동쪽 산 큰 바위 앞에 가서 깨비의 이름을 세 번 불렀습니다.
"깨비야! 깨비야! 깨비야!"
잠시 후, 익숙한 작은 도깨비가 폴짝폴짝 뛰어왔습니다.
"선비님! 정말 오래간만이에요! 어떠세요? 안경이 도움이 되셨나요?"
이봉수는 지난 두 달 동안의 경험을 깨비에게 자세히 들려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신기했지만 점점 괴로워졌던 일, 그리고 나중에 깨달은 진정한 사용법까지 모든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깨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습니다.
"역시 선비님이시네요! 정말 지혜롭게 잘 사용하셨어요!"
"사실 처음에는 이 안경이 저주인 줄 알았어. 너무 많은 진실을 알게 되니까 오히려 괴로웠거든."
"그런 과정을 거치셔야 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래요.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가, 실망하고, 그다음에 진정한 지혜를 깨닫게 되죠."
깨비가 설명해주었습니다.
"사실 이 안경은 시험이었어요. 이 능력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진짜 인품을 알 수 있거든요.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약점을 이용하려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남을 판단하고 비판하는 데만 사용해요. 하지만 선비님은 달랐어요."
"어떻게 다르다는 거니?"
"선비님은 처음에는 힘들어하셨지만, 결국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도와주는 도구로 사용하셨잖아요. 그게 바로 이 안경의 진짜 목적이에요!"
깨비는 기뻐하며 계속 말했습니다.
"사실 말씀드릴 게 있어요. 이제 선비님은 안경 없이도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되셨어요!"
"무슨 말이야?"
"진심으로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도와주려는 마음을 가지신 분들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생겨요. 상대방의 표정, 말투, 행동을 통해서 그 사람의 진짜 마음을 느낄 수 있게 되거든요. 이게 진짜 '마음 읽기'예요!"
이봉수는 깨비의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정말 그런 것 같았습니다. 최근에는 안경을 쓰지 않고도 사람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었습니다. 누가 슬픈지, 누가 걱정하는지, 누가 도움이 필요한지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이 안경은..."
"네, 이제 돌려주세요. 선비님에게는 더 이상 필요 없어요. 대신 다른 사람에게 같은 기회를 주려고 해요."
이봉수는 아쉬움 없이 안경을 깨비에게 돌려주었습니다. 정말로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고마웠다, 깨비야. 덕분에 정말 소중한 것을 배웠어."
"저야말로 고마워요! 선비님 같은 분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기뻤어요!"
깨비가 마지막으로 당부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사람들을 이해하고 도와주세요. 그게 진짜 마음 읽기예요. 그리고 혹시 다른 사람이 이런 능력을 갖게 되거든,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알겠어. 약속할게."
그 후로 이봉수는 정말로 변했습니다. 사람들과 만날 때마다 그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 뒤에 숨겨진 진짜 마음을 헤아리려고 했습니다.
무뚝뚝한 사람을 보면 '혹시 부끄러움이 많은 건 아닐까?' 생각했고, 화를 내는 사람을 보면 '혹시 속상한 일이 있는 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니 신기하게도 정말로 그들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안경 없이도 누가 도움이 필요한지, 누가 격려가 필요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봉수는 그 해 가을, 드디어 과거에 급제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진정한 지혜를 얻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관리가 된 후에도 이봉수는 이 경험을 잊지 않았습니다. 백성들을 다스릴 때마다 그들의 진짜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백성들에게 사랑받는 좋은 관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이봉수를 보고 말했습니다.
"저 분은 정말 사람 마음을 잘 아신다. 마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 같아."
하지만 이봉수는 알고 있었습니다. 진정한 마음 읽기는 특별한 도구가 아니라 진심으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사랑하려는 마음에서 나온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리고 때때로 동쪽 산을 바라보며 작은 도깨비 깨비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그 작은 친구가 준 선물은 단순한 마법의 안경이 아니라 인생의 지혜였으니까요.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오늘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도깨비 안경을 통해 이봉수가 깨달은 진리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진정한 마음 읽기는 마법의 도구가 아니라 진심으로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마음에서 나온다는 것 말이죠.
우리도 일상에서 가족, 친구, 이웃을 만날 때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그 뒤에 숨어있는 진짜 마음을 헤아려보면 어떨까요? 화를 내는 사람도 사실은 상처받았을 수도 있고, 무뚝뚝한 사람도 사실은 부끄러움이 많을 수도 있잖아요.
다음 주에는 더욱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바로 "조선 처녀를 사랑한 도깨비의 마지막 선택 - 영원히 함께하는 법"이라는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입니다. 과연 도깨비와 인간이 영원히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기대해 주세요!
오늘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아요와 구독 부탁드려요!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