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쓰기만 하면 모든 것의 진실을 보게 되는 도깨비의 안경

    태그

    #조선시대, #도깨비, #전설, #야담, #민담, #마법의안경, #진실, #숙종, #홍계월, #궁중비사, #조선역사, #민속이야기, #호기심, #저주받은물건, #비밀, #음모, #권력, #왕실, #신비, #운명

    디스크립션

    조선 숙종 시대, 한양의 골동품 가게에서 발견된 신비한 안경. 이 안경을 쓰는 자는 모든 것의 진실을 볼 수 있게 되지만, 그 대가로 무거운 짐을 짊어져야 한다. 왕궁의 나인 홍계월이 우연히 발견한 이 도깨비 안경은 왕실의 음모와 비밀을 밝혀내는 도구가 되고, 그녀는 자신의 운명과 왕실의 진실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보고 싶지 않은 진실과 마주한 그녀의 선택은 조선의 역사를 바꾸게 될 것인가? 진실을 아는 것이 항상 축복인지, 저주인지를 돌아보게 하는 신비로운 이야기.

    ※ 한양 골동품 가게에서 홍계월이 우연히 도깨비 안경을 발견하는 장면

    한양 장안, 비가 내리는 늦은 오후였다. 좁은 골목길 끝에 자리 잡은 오래된 골동품 가게는 흐릿한 등불 빛만이 드리워져 있었다. 숙종 31년, 왕실의 나인 홍계월은 왕비의 심부름으로 이곳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왕비께서 귀한 보물을 찾고 계신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 가게 안은 먼지와 세월의 흔적으로 가득했다. 홍계월은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히 걸음을 옮겼다.

    "아이고, 귀한 손님이 오셨구먼. 이런 궂은 날씨에..." 가게 주인 노인의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들려왔다. 그는 마치 홍계월의 방문을 미리 알고 있었던 듯한 표정이었다.

    "왕비마마의 심부름으로 왔사옵니다. 특별한 물건을 찾고 계시옵니다." 홍계월은 공손히 말했다.

    노인은 느릿느릿 일어나 뒤편 선반으로 향했다. "특별한 물건이라... 이 가게에 있는 모든 것이 특별하지. 그중에서도 가장 특별한 것을 원하시는 게지?"

    홍계월은 대답 없이 가게 안을 둘러보았다. 청동 거울, 옥으로 만든 노리개, 비단 보자기에 싸인 고서들. 모두 값진 물건들이었지만, 왕비의 눈에 차지는 않을 것 같았다.

    "이건 어떠신가?" 노인이 먼지 쌓인 나무상자를 내밀었다. 상자를 열자 낡은 안경이 나타났다. 금테에 푸른빛이 도는 유리가 끼워져 있었다. "도깨비의 안경이라 하오. 이것을 쓰는 자는 모든 것의 진실을 보게 된다 하오."

    홍계월은 안경을 들어올려 살펴보았다. 유리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왠지 달라 보였다. "진실이라 하셨습니까?"

    "그렇소. 거짓말, 속임수, 감춰진 비밀... 모두 벗겨 보인다 하오. 허나 경계하시오. 진실을 아는 것이 항상 축복은 아니니..."

    홍계월은 망설였다. 왕비께서는 보석이나 비단 같은 화려한 것을 원하실 테지만, 이 안경에서 묘한 끌림을 느꼈다. "값은 얼마입니까?"

    "값이라..." 노인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돈은 필요치 않소. 다만 진실을 감당할 수 있는 용기, 그것이 값이오."

    비가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더욱 거세졌다. 홍계월은 이상하게도 이 안경을 가져가야 한다는 강한 확신이 들었다. "가져가겠습니다."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하지만 기억하시오. 한번 본 진실은 다시 보지 않은 척할 수 없소. 그리고..." 노인의 목소리가 갑자기 낮아졌다. "안경이 당신을 선택한 것이오, 당신이 안경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홍계월은 목덜미가 서늘해지는 느낌이었지만, 안경을 품에 안고 가게를 나섰다. 빗속을 뚫고 궁으로 돌아가는 길, 그녀는 자신이 무엇을 가져가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저 이 안경이 자신의 운명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는 예감만이 그녀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 안경을 쓴 홍계월이 왕궁에서 첫 번째 충격적인 진실을 목격하는 장면

    궁궐로 돌아온 홍계월은 자신의 작은 처소에 안경을 숨겼다. 왕비께 바치기보다는 잠시 자신이 간직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 '도깨비의 안경이라... 정말로 진실을 볼 수 있을까?' 그녀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안경을 꺼내 들었다.

    안경을 쓰자마자 세상이 달라 보였다. 색채가 더 선명해지고, 소리가 더 또렷해졌다. 홍계월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때 문 밖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계월아, 왕비마마께서 부르시네." 동료 나인의 목소리였다.

    홍계월은 급히 안경을 벗으려 했으나, 이상하게도 안경이 그녀의 얼굴에 달라붙은 듯했다. 공포에 질려 안경을 떼어내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그대로 나가야 했다.

    "이게 무슨...?" 동료 나인이 홍계월의 안경을 보고 놀라며 물었다.

    이상한 것은 나인의 입에서 나오는 말과 그녀의 생각이 동시에 들린다는 것이었다. '저 안경은 뭐지? 우스꽝스럽네. 계월이가 왜 저런 걸 쓰고 있지?'

    홍계월은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잠시 눈이 피로해서... 왕비마마께 실례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구나."

    "그렇겠지. 빨리 가 보자. 왕비마마께서 기다리고 계셔." 나인의 말과 달리 그녀의 진짜 생각이 들렸다. '계월이가 왕비마마의 총애를 받는 게 질투나. 나도 저런 기회가 있었으면...'

    홍계월은 충격을 받았다. 늘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하던 동료의 진심이 이런 것이었나? 그녀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왕비의 처소로 향했다.

    왕비의 방에 들어서자 더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방 안에는 왕비와 대신 한 명이 있었다. 그들의 대화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그들 주변에 붉은 실이 서로를 감싸고 있는 것이 보였다. 홍계월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직감적으로 알았다. 불륜의 증거였다.

    "들어오너라, 계월아." 왕비의 목소리는 평소와 같이 우아했지만, 그녀의 내면의 목소리는 달랐다. '저 안경은 뭐지? 저 아이가 뭔가 알고 있는 걸까?'

    대신도 홍계월을 보며 불안해했다. '이 나인이 뭔가 봤을까? 제거해야 할까?'

    홍계월은 공포에 질렸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공손히 인사했다. "부르셨습니까, 마마."

    "그래, 심부름은 잘 다녀왔느냐? 특별한 물건을 찾았느냐?" 왕비가 물었다.

    홍계월은 순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망설였다. 진실을 말하면 자신의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었다. "죄송합니다, 마마. 적합한 물건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 왕비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저 안경, 어디서 본 적이 있는데. 설마 그 안경인가?'

    홍계월은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왕비가 이 안경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일까? 더 끔찍한 것은 대신의 생각이었다. '오늘 밤, 저 나인을 처리해야겠다. 위험해.'

    "그럼 물러가거라." 왕비의 명령에 홍계월은 황급히 방을 나왔다.

    처소로 돌아온 홍계월은 떨리는 손으로 안경을 벗으려 했다. 하지만 여전히 안경은 그녀의 얼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큰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깨비 안경을 통해 본 첫 번째 진실은 그녀에게 공포와 혼란만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것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 안경이 가진 저주의 힘과 대가를 알게 되는 장면

    밤이 깊어갔다. 홍계월은 자신의 처소에서 안경을 벗으려 애쓰고 있었다. 손톱이 부러질 정도로 안경테를 잡아당겼지만, 마치 살과 하나가 된 듯 떨어지지 않았다.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안경을 통해 본 왕비와 대신의 불륜, 그리고 자신을 해치려는 계획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이 안경... 도대체 어떻게 해야..." 홍계월이 중얼거렸을 때, 문득 방 안에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등불이 흔들리더니 이내 꺼졌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홍계월은 자신이 혼자가 아님을 느꼈다.

    "안경이 마음에 드시오?" 어둠 속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골동품 가게 노인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이제 그것은 더 깊고, 더 음산하게 들렸다.

    "누, 누구십니까?" 홍계월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어둠 속에서 형체가 나타났다. 노인의 모습이었지만, 그의 눈은 푸른 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나는 이 안경의 주인이자, 도깨비라 불리는 존재요."

    홍계월은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도깨비가 한 걸음 다가왔다.

    "두려워 마시오. 해치러 온 것이 아니오. 단지 안경의 대가를 설명하러 왔을 뿐이오."

    "대가라니... 저는 돈을 내지 않았습니다." 홍계월이 간신히 말했다.

    도깨비는 음산한 웃음을 지었다. "돈? 아니, 이 안경의 값은 그런 하찮은 것이 아니오. 당신은 이미 첫 번째 진실을 보았소. 왕비와 대신의 비밀을. 그리고 그들이 당신을 없애려 한다는 사실을."

    홍계월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안경을 벗고 싶습니다. 제발..."

    "벗을 수 없소." 도깨비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안경은 세 가지 진실을 볼 때까지 벗을 수 없소. 첫째는 이미 보았소. 나머지 둘을 보고 나면, 그때 안경은 스스로 벗겨질 것이오."

    "그럼 두 가지만 더 보면 되는군요." 홍계월은 희망을 품었다.

    "그리 단순하지 않소." 도깨비가 말했다. "안경이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진실이 아니라, 세상을 뒤흔들 큰 진실이오. 그리고 그 진실을 본 자는 선택해야 하오. 침묵하고 살아남을 것인가, 아니면 진실을 폭로하고 대가를 치를 것인가."

    홍계월은 몸서리를 쳤다. "제가 왜 선택받았습니까? 왜 하필 저에게..."

    "안경이 당신을 선택했소. 순수한 마음과 정의로운 영혼을 가진 자만이 이 안경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오." 도깨비가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안경이 보여주는 모든 진실은 저주가 되기도 하오. 알면 알수록 당신의 영혼은 무거워질 것이오. 그리고 마지막 선택의 순간, 당신이 진실을 외치면... 당신의 생명이 대가가 될 것이오."

    "목숨을..." 홍계월은 공포에 질렸다.

    "그렇소. 하지만 침묵하면, 당신의 양심이 평생 당신을 괴롭힐 것이오." 도깨비가 점점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이제 가겠소. 다음 진실을 찾아 나서시오. 안경은 당신을 인도할 것이오."

    도깨비의 형체가 완전히 사라지고, 등불이 다시 밝아졌다. 홍계월은 자신이 꿈을 꾼 것인지 의심했지만, 여전히 벗겨지지 않는 안경이 모든 것이 현실임을 증명했다. 그녀는 이제 자신의 운명이 이 안경과 함께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접어들었음을 깨달았다.

    ※ 안경을 통해 왕실 내의 거대한 음모를 발견하는 장면

    다음 날 아침, 홍계월은 목숨의 위험을 느끼면서도 평소와 같이 나인의 일상을 이어갔다. 안경을 숨기기 위해 머리를 약간 내려 눈을 가리는 방식으로 다녔다. 하지만 안경을 통해 보이는 세상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궁녀들 사이에 오가는 거짓 미소, 대신들의 위선적인 행동, 모든 것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계월아, 오늘 왕비마마의 약을 전하라 하셨다." 상궁이 다가와 말했다. 하지만 홍계월은 그녀의 진짜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왕비마마께서 저 아이를 시험해보라 하셨지. 수상쩍은 행동이 있는지...'

    홍계월은 공포에 질렸지만, 침착함을 유지했다. "네, 상궁마마. 즉시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약방으로 향하는 길에 홍계월은 우연히 대신들의 비밀 회의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들은 병풍 뒤에 숨어 소곤거리고 있었지만, 안경을 통해 그들의 생각이 소리처럼 들려왔다.

    '숙종을 제거하고 세자를 옹립해야 한다. 지금이 기회다.'
    '왕비가 우리 편이니 걱정 말게. 그녀가 약을 통해 왕의 건강을 서서히 해치고 있네.'
    '조정의 대신들 중 절반은 이미 우리 편이야. 나머지는 제거하거나 회유해야 해.'

    홍계월은 숨을 멈췄다. 그것은 역모였다. 왕비와 일부 대신들이 숙종을 독살하려는 계획이었다. 그리고 그 계획은 이미 진행 중이었다. 그녀는 급히 몸을 숨기고 더 들으려 했다.

    '그런데 그 나인, 홍계월이라는 자가 걸리네. 어제 그녀의 안경...'
    '도깨비 안경인가? 그것을 쓴 자는 모든 진실을 본다 하지 않나?'
    '그렇다면 더욱 제거해야 해. 오늘 밤에라도...'

    홍계월은 공포에 질려 그 자리를 벗어났다. 약방에 도착한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약상자를 받았다. 그리고 그 순간, 안경을 통해 약 속에 섞인 독이 보였다. 미세한 푸른빛을 띠는 가루가 약재에 섞여 있었다.

    "이것이 왕비마마의 약입니까?" 홍계월이 물었다.

    "아니, 이것은 전하께 드릴 약이다." 의녀가 대답했다.

    홍계월은 순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그녀가 약을 가로채면 의심을 살 것이고, 그대로 두면 왕이 독살될 것이었다. 결정적인 순간, 그녀는 소매 속에 숨겨둔 작은 봉투를 떠올렸다. 그것은 자신의 두통을 위해 가지고 다니던 해독제였다.

    "잠시만요, 제가 약재 하나를 더 추가하라는 분부를 받았습니다." 홍계월이 말하고, 의녀가 잠시 돌아선 사이 재빨리 해독제를 약에 섞었다. 완전히 독을 제거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그 효과를 줄일 수는 있을 것이었다.

    왕의 처소로 향하는 길, 홍계월은 마음이 무거웠다. 이제 두 번째 진실을 보았다. 왕비와 대신들의 역모. 하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누구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을 것이다. 증거도 없었다. 단지 안경을 통해 본 것뿐.

    왕의 침소에 도착한 홍계월은 공손히 약을 바쳤다. 숙종은 그녀를 잠시 바라보더니 물었다. "네 눈에 무슨 문제가 있느냐? 그 안경은..."

    "눈이 아파서 잠시 쓰고 있습니다, 전하." 홍계월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숙종은 고개를 끄덕이고 약을 받아들었다. 그 순간 홍계월은 결심했다. 어떻게든 왕을 구하고 역모를 밝혀야 했다. 하지만 어떻게? 도깨비의 말처럼, 진실을 폭로하면 그녀의 목숨이 위험할 것이다. 하지만 침묵하면 왕과 나라가 위험해진다.

    처소로 돌아오는 길에 홍계월은 누군가 자신을 따라오는 기척을 느꼈다. 그들은 이미 그녀를 제거하기로 결정한 것 같았다. 홍계월은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았다. 세 번째 진실을 찾고, 최종 결정을 내려야 했다. 그녀의 운명과 왕실의 운명이 걸린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 홍계월이 진실을 폭로할 것인지 침묵할 것인지 고민하는 장면

    홍계월은 그날 밤을 무사히 넘기기 위해 자신의 처소가 아닌 창고에 숨어 밤을 보냈다. 안경 때문에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 채, 그녀는 새벽녘에 왕의 상태가 궁금해 몰래 침소 근처로 향했다. 다행히 왕은 여전히 살아있었고, 그녀가 넣은 해독제 덕분에 독의 효과가 약해진 것 같았다.

    "누구냐?"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홍계월은 몸을 숨겼다. 숙종의 측근인 김기전 대감이었다.

    홍계월은 숨을 죽였다. 김기전은 궁에서 가장 신임받는 대신이었지만, 그가 어느 편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때, 안경을 통해 그의 생각이 들려왔다.

    '왕비와 저들이 역모를 꾸미고 있다는 증거를 찾아야 해. 왕께서 위험하신데...'

    홍계월은 놀랐다. 그는 충신이었다. 용기를 내어 그녀는 자신을 드러냈다. "대감,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김기전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너는... 그 안경을 쓴 나인이구나."

    "네, 대감. 이 안경은 모든 진실을 보여줍니다. 왕비마마와 일부 대신들이 전하를 해치려 한다는 것을..." 홍계월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기전은 잠시 침묵했다. "그 안경에 대한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 도깨비의 안경이라 불리는... 정말 모든 진실을 볼 수 있다면, 네가 도울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홍계월은 마음을 열고 김기전에게 자신이 본 모든 것을 말했다. 왕비와 대신의 불륜, 그들의 역모 계획, 그리고 왕에게 계속해서 독을 먹이려는 음모까지.

    "증거가 필요하다. 그들을 체포하기 위해서는..." 김기전이 중얼거렸다.

    "내일 밤, 대신들이 또 모입니다. 제가 들은 바로는 창덕궁 후원 은행나무 아래에서..." 홍계월이 말했다.

    김기전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나와 함께 궁심을 모을 것이다. 하지만 위험할 수 있다. 그들이 널 의심하고 있다 했지?"

    "네, 대감. 저를 제거하려 합니다."

    "그렇다면 더 조심해야 한다. 내일 밤까지만 버티거라." 김기전은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용기 있는 행동이다."

    홍계월은 처소로 돌아가는 길에 문득 멈춰 섰다. 이것이 옳은 결정일까? 도깨비의 말이 떠올랐다. 진실을 폭로하면 그녀의 목숨이 대가가 될 것이라고. 하지만 침묵한다면 왕과 나라가 위험해질 것이다.

    그날 하루 종일, 홍계월은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행동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안경을 통해 그녀는 자신을 감시하는 시선들을 느낄 수 있었다. 왕비의 측근들, 음모에 가담한 대신들, 모두가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

    해가 저물어갈 때, 홍계월은 자신의 처소에서 작은 편지를 썼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그녀가 본 모든 진실과 음모의 세부사항을 기록한 것이었다. 그녀는 그 편지를 자신이 신뢰하는 궁녀에게 맡겼다. "만약 내가 내일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이것을 김기전 대감께 전해주오."

    밤이 깊어가고, 홍계월은 창 밖을 바라보았다. 달빛이 연못 위에 반사되어 일렁이는 모습이 마치 그녀의 불안한 마음 같았다. 내일 밤, 모든 것이 결정될 것이다. 그녀의 선택은 무엇이 될까? 진실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칠 것인가, 아니면 침묵하고 살아남을 것인가?

    그때, 안경을 통해 세 번째 진실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방 밖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와 함께, 예상치 못한 인물의 모습이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 바로 그 순간, 홍계월은 가장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 모든 진실을 안 홍계월의 최종 결단과 그 결과

    홍계월의 방문이 열리고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김기전 대감이었다. 그의 얼굴에는 이전과 다른 냉혹한 표정이 있었다.

    "계월아, 경계를 풀었구나." 그의 목소리는 낮고 위협적이었다.

    홍계월은 등골이 오싹해졌다. 안경을 통해 그의 진짜 생각이 들렸다. '이제 네가 마지막 장애물이다. 네가 사라지면 왕과 왕비 모두 내 손아귀에 들어올 것이다.'

    "대감... 당신도 역모에 가담하셨습니까?" 홍계월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김기전은 비웃었다. "가담이라고? 내가 이 모든 것을 계획했다. 왕비를 유혹하고, 대신들을 모으고... 그들은 모두 내 말을 따르는 꼭두각시일 뿐이다."

    이것이 세 번째 진실이었다. 가장 믿었던 사람이 가장 큰 배신자였던 것이다. 홍계월은 절망감을 느꼈다. 하지만 동시에 안경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제 세 가지 진실을 모두 보았다. 안경은 이제 벗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어제 네가 후원에서 나를 엿보는 것을 발견했다. 똑똑한 아이로구나. 하지만 그것이 네 불행의 시작이 되었어." 김기전이 한 걸음 더 다가왔다. "그 안경이 도깨비의 안경인 줄 알았다. 모든 진실을 본다는... 내가 그것을 찾은 지 수십 년이 되었는데, 하필 네가 가지고 있다니."

    홍계월은 갑자기 기억이 떠올랐다. 노인의 말이 맞았다. 안경은 그녀를 선택한 것이다. 정의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순수한 영혼이기 때문에.

    "네가 본 것들을 모두 말해봐. 그리고 안경을 내놓아라. 그러면 목숨만은 살려주마." 김기전이 제안했다.

    홍계월은 갑자기 평온해졌다. 그녀의 선택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안경은 절대 당신 손에 들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음모도 성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 순간, 홍계월은 몸을 날려 창문으로 뛰어갔다. 김기전이 그녀를 붙잡으려 했지만, 그녀는 이미 창문 밖으로 몸을 던진 후였다. 그녀는 연못을 향해 떨어지며 온 힘을 다해 외쳤다.

    "역모! 김기전의 역모!"

    그녀의 외침은 밤의 정적을 깨고 궁 전체에 울려 퍼졌다. 몸이 차가운 연못에 빠지며, 홍계월은 안경이 스르르 벗겨지는 것을 느꼈다. 도깨비의 말이 맞았다. 진실을 폭로한 대가로 그녀의 목숨이 위험에 처했지만, 안경은 자유로워졌다.

    물속에서 몸부림치며, 홍계월은 궁녀들과 경비병들이 달려오는 소리를 들었다. 그들 중 일부는 연못으로 뛰어들어 그녀를 구하려 했다. 그녀의 외침은 왕의 귀에도 들어갔을 것이다.

    의식이 흐려지는 순간, 홍계월은 연못 속에서 푸른 빛이 일렁이는 것을 보았다. 도깨비였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용기 있는 선택이었소. 당신은 진정한 정의의 사자였소."

    홍계월이 정신을 잃기 직전, 도깨비는 마지막 말을 전했다. "걱정 마시오. 당신의 희생은 헛되지 않을 것이오.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오."

    며칠 후, 궁에서는 김기전의 역모가 발각되어 그와 공모자들이 모두 체포되었다는 소식이 퍼졌다. 홍계월이 남긴 편지가 결정적인 증거가 되었고, 그녀의 외침이 왕을 깨운 것이다. 그러나 홍계월의 모습은 더 이상 궁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연못에서 건져진 그녀의 몸은 이상하게도 안경과 함께 사라졌다고 한다. 어떤 이들은 그녀가 도깨비와 함께 떠났다고 말하고, 또 어떤 이들은 그녀가 다른 모습으로 변해 여전히 궁에서 진실을 지키고 있다고 말한다.

    그 후로 한양에서는 가끨씩 푸른 빛의 안경을 쓴 여인이 나타나 불의를 밝힌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녀를 '진실의 수호자'라 불렀다. 도깨비와 함께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존재라고.

    안경은 또 다른 주인을 찾아 떠돌고 있다고 한다. 진실을 마주할 용기가 있는 순수한 영혼을. 그리고 언젠가 당신 앞에 그 안경이 나타난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오늘 들려드린 '쓰기만 하면 모든 것의 진실을 보게 되는 도깨비의 안경' 이야기 어떠셨나요? 조선시대에 전해 내려오는 이 전설은 진실을 아는 것의 축복과 저주, 그리고 정의를 위한 용기의 중요성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때로 진실을 모른 채 살아가는 것이 더 편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홍계월처럼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침묵하고 살아남는 것과 진실을 위해 희생하는 것 사이에서 여러분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실 건가요?

    이 채널에서는 앞으로도 조선시대의 다양한 궁중비사와 전설, 야담을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다음 이야기는 '임금의 꿈에 나타난 백년 묵은 여우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 잊지 마시고, 여러분이 알고 있는 흥미로운 조선의 전설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오늘도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하루에 신비로운 이야기의 향기가 가득하길 바랍니다. 다음 이야기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