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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도깨비 구애 금은보화로 , 도깨비 처녀의 광기 섞인 순정 『해동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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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youtu.be/M6_Kg-U0K_o

     

    후킹멘트 (300자 내외)

    "돈으로 사랑을 살 수 없다구요? 천만에요, 이 도깨비 처녀는 다릅니다!"
    어느 깊은 산골, 가난하지만 짐승남 뺨치는 근육을 가진 나무꾼에게 첫눈에 반해버린 여도깨비! 그녀의 구애 방식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밤마다 집 마당에 금은보화를 쏟아붓고, 그것도 모자라 꿈속까지 찾아와 뜨거운 밤을 예고하는데 인간 남자를 차지하기 위해 전 재산을 탕진하고 영혼까지 바친 순정파 도깨비의 유쾌하고도 끈적한 사랑 이야기. 오늘 밤, 당신의 귀를 확실하게 홀려드리겠습니다. 이어폰 필수, 후방 주의하세요!

    디스크립션 (300자 내외)

    조선 팔도 방방곡곡, 기이하고 묘한 야담을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강원도 깊은 산골에서 내려오는 전설, '첫눈에 반한 도깨비' 편입니다. 인간을 홀려 간을 빼먹는다는 무서운 도깨비? 아닙니다. 이 도깨비는 남자의 '몸'과 '마음'을 얻기 위해 자신의 도깨비 방망이조차 아낌없이 휘두르는, 그야말로 조선 최고의 '사랑꾼'입니다. 가난한 노총각과 재력가 도깨비 처녀의 국경을 초월한, 아니 이승과 저승을 초월한 뜨겁고도 황당한 신혼일기! 19금 영화보다 짜릿하고 마당놀이보다 흥겨운 그들의 첫날밤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목욕하는 나무꾼을 훔쳐보다 첫눈에 반해버린 도깨비의 음흉한 시선

    해는 중천에 떴으나 빽빽한 나무들이 하늘을 가려 대낮에도 어둑한 강원도 깊은 산골,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그곳에 청정옥수 같은 계곡물이 흐르고 있었으니, 때는 바야흐로 녹음이 우거진 유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마을에서 제일가는 가난뱅이 노총각 박 서방은 이날도 어김없이 지게 가득 땔감을 해다가 땀을 뻘뻘 흘리며 산을 내려오고 있었는데,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방울이 엉덩이 골까지 적시니 그 더위를 참지 못하고 지게를 잠시 내려놓았습니다. 아무도 보는 이 없겠다, 박 서방은 훌러덩 적삼을 벗어 던지고 바지춤마저 내리니, 구릿빛으로 그을린 탄탄한 어깨와 산을 오르내리며 다져진 허벅지 근육이 햇살을 받아 번들거렸습니다.

    풍덩, 하는 소리와 함께 박 서방이 계곡물에 몸을 담그자, 차가운 물기운에 놀란 근육들이 움찔거리며 살아있는 짐승처럼 꿈틀댔습니다. 그는 "어허, 시원하다! 무릉도원이 따로 없구나!" 하며 물을 끼얹고 콧노래를 흥얼거렸는데,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계곡 건너편, 천년 묵은 고목나무 가지 위에 걸터앉아 다리를 흔들던 무언가가 있었으니, 그것은 사람이되 사람이 아니요, 짐승이되 짐승도 아닌, 이 산을 주름잡는 암컷 도깨비였습니다. 본래 도깨비란 장난을 좋아하고 메밀묵이나 얻어먹으려 내려오는 법이나, 이 도깨비 처녀는 달랐습니다. 그녀의 눈에 박 서방의 젖은 머리카락과 물방울이 맺힌 넓은 가슴팍이 들어온 순간, 수백 년을 살아오며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기이한 열기가 단전 밑바닥에서부터 치고 올라왔던 것입니다.

    도깨비 처녀는 침을 꿀꺽 삼키며 나뭇잎 사이로 박 서방을 훔쳐보았습니다. 인간 사내들이란 으레 허약하여 도깨비불만 봐도 기절하건만, 저 사내의 기운은 마치 곰처럼 우직하고 호랑이처럼 강렬했으니, 도깨비의 눈에는 그 어떤 보석보다 빛나 보였습니다. 그녀는 홀린 듯 중얼거렸습니다. "저놈이다. 내 저놈을 기필코 서방으로 삼아, 밤마다 저 품에 안겨보리라." 박 서방이 몸을 씻느라 팔을 들어 올릴 때마다 드러나는 굵은 핏줄과 단단한 복근을 보며, 도깨비는 이미 머릿속으로 혼례상을 열두 번도 더 차리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배가 고파 음식을 탐하는 식욕이 아니라, 수컷을 향한 암컷의 본능적인, 그리고 아주 농밀한 색욕이 도깨비의 심장을 쿵쾅거르게 만들었습니다. 박 서방이 목욕을 마치고 물 밖으로 나와 옷을 주워 입는 그 짧은 찰나, 도깨비 처녀의 눈동자는 사내의 몸 구석구석을 훑으며 마치 혀로 핥는 듯한 끈적한 시선을 보냈고, 영문을 모르는 박 서방은 갑자기 뒷목이 서늘해지는 한기를 느끼며 황급히 지게를 짊어지고 산을 내려갔습니다. 그 뒷모습을 보며 도깨비는 씨익, 입꼬리가 귀에 걸리도록 웃으며 결심했습니다. "내 오늘 밤부터 작업을 걸어야겠구나. 기다려라, 내 사랑."

    ※ 나무꾼의 환심을 사기 위해 밤마다 마당에 금덩이를 쏟아붓는 도깨비의 물량 공세

    그날 밤, 박 서방이 사는 다 쓰러져가는 초가삼간에는 적막만이 감돌고 있었습니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효자였으나 찢어지게 가난하여 장가갈 엄두도 못 내던 박 서방은, 낮에 계곡에서 느꼈던 묘한 한기를 잊으려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삼경쯤 되었을까, 지붕 위에서 우당탕탕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마당에 무언가 후두둑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났습니다. 도둑이라도 들었나 싶어 박 서방이 방문을 빼꼼히 열어보니, 아니 이게 웬일입니까? 달빛 아래 마당 가득히 반짝이는 것들이 널려 있는데, 그것은 돌멩이가 아니라 순도 높은 금덩어리와 은동전들이었습니다.

    박 서방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고 마당으로 뛰쳐나가 떨리는 손으로 금덩이를 집어 드니, 묵직한 무게감이 손바닥에 전해졌습니다. "이게 꿈이냐 생시냐, 하늘에서 금벼락이 떨어졌구나!" 박 서방은 넙죽 절을 하며 하늘에 감사를 올렸지만, 사실 그것은 하늘이 준 것이 아니라 낮에 보았던 그 도깨비 처녀가 자신의 보물 창고를 탈탈 털어 뿌린 사랑의 증표였습니다. 도깨비는 지붕 용마루에 앉아, 금덩이를 줍는 박 서방의 튼실한 엉덩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생각했습니다. '그래, 그거면 기와집도 짓고 논도 살 수 있을 게다. 많이 먹고 힘을 길러둬라, 그래야 내 서방 노릇을 톡톡히 하지.'

    하지만 도깨비의 구애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밤에는 산삼이며 녹용 같은 귀한 약초들이 산더미처럼 쌓였고, 그 다음 날에는 비단 옷감이 마당을 뒤덮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박 서방네 터가 명당이라며 부러워했지만, 정작 박 서방은 밤마다 들려오는 기이한 웃음소리와, 방문 창호지에 어리는 여인의 그림자 때문에 공포에 떨기 시작했습니다. 도깨비는 인간의 마음을 얻는 법을 몰라 그저 재물로 밀어붙였지만, 박 서방에게는 그저 귀신 곡할 노릇이었던 것입니다.

    사흘째 되던 밤, 도깨비는 참다못해 박 서방의 꿈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꿈속에서 박 서방은 안개가 자욱한 숲길을 걷고 있었는데, 저 멀리서 묘한 향기가 풍겨오더니 붉은 치마를 입은 여인이 나타나 그를 유혹했습니다. 여인은 얼굴을 가린 채 박 서방의 가슴팍을 손가락으로 쓸어내리며 속삭였습니다. "서방님, 제가 드린 예물이 마음에 드시는지요? 저는 서방님의 그 듬직한 어깨에 반해 상사병이 난 여인이옵니다. 부디 저를 받아주시옵소서." 그 목소리는 옥구슬이 굴러가듯 청아하면서도, 사내의 오금을 저리게 만드는 요염함이 섞여 있었습니다. 박 서방은 꿈속에서도 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식은땀을 흘리다 깨어났는데, 깨고 나서도 코끝에는 여인의 분 냄새가 아른거렸고, 이불속은 묘하게 축축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횡재수가 아니라, 무언가 강력한 존재가 자신을 노리고 있음을 직감한 박 서방, 그러나 마당에 쌓인 재물들은 가난을 벗어나게 해 줄 유일한 동아줄이었기에 그는 두려움과 욕망 사이에서 갈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두려움에 떨던 나무꾼 앞에 나타난 절세미녀 도깨비의 당돌하고 거부할 수 없는 제안

    보름달이 휘영청 밝은 밤, 박 서방은 마당에 멍석을 깔고 앉아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키며 한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때였습니다. 휘이잉, 하는 바람 소리와 함께 마당 한가운데 회오리바람이 일더니, 그 속에서 한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머리에는 화려한 족두리를 쓰고, 몸에는 금실로 수놓은 활옷을 입은 그녀는 인간이라기엔 지나치게 아름답고, 귀신이라기엔 너무나 생생한 혈색을 띠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 짝사랑의 주인공, 도깨비 처녀였습니다. 그녀는 요사스러운 미소가 아닌, 수줍으면서도 당당한 눈빛으로 박 서방을 응시했습니다.

    "뉘, 뉘시오? 밤마다 금덩이를 던지고 내 꿈을 어지럽히던 분이 바로 당신이오?" 박 서방이 떨리는 목소리로 묻자, 도깨비 처녀는 사뿐사뿐 걸어와 그의 앞에 앉으며 말했습니다. "그러하옵니다. 소녀는 이 뒷산에 사는 도깨비이온데, 낭군님의 우직한 모습에 반하여 그만 억겁의 세월 동안 모은 재산을 다 털어 바쳤나이다." 도깨비라는 말에 박 서방은 기겁하여 뒤로 물러났으나, 그녀는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습니다. "두려워 마십시오. 해치러 온 것이 아닙니다. 다만, 제 소원은 단 하나, 낭군님과 백년가약을 맺고 인간처럼 알콩달콩 살아보는 것입니다. 만약 저를 거두어 주신다면, 평생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떵떵거리고 살게 해 드릴 것이요, 밤마다 황홀경을 맛보게 해 드리겠습니다."

    박 서방은 혼란스러웠습니다. 도깨비라니, 사람 홀려 간을 빼먹는다는 그 도깨비가 아닌가? 하지만 눈앞의 여인은 너무나 고혹적이었고, 그녀가 가져온 재물은 현실적인 유혹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그녀의 눈빛에는 거짓 없는 뜨거운 연심이 이글거리고 있었습니다. 도깨비 처녀는 슬쩍 옷고름을 만지작거리며, 하얀 목덜미를 살짝 드러내 보였습니다. "낭군님, 저를 마다하시면 저는 상사병으로 죽어 원귀가 될지도 모릅니다. 허나 저를 안아주신다면, 천하를 얻은 기분을 느끼게 해 드리지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거부할 수 없는 주술적인 힘이 실려 있었고, 박 서방의 본능을 자극했습니다.

    결국 박 서방은 눈을 질끈 감았다 뜨며 결심했습니다. 평생을 가난 속에 썩느니, 도깨비 마누라를 얻어 호강이나 해보자, 아니 저렇게 절세미인인데 도깨비면 어떠냐 하는 배짱이 생긴 것입니다. "좋소! 내 비록 가진 것 없는 놈이나, 그대의 정성이 갸륵하여 내 아내로 맞이하리다."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도깨비 처녀의 얼굴에는 환한 꽃이 피어났고, 그녀는 박 서방의 와락 껴안았습니다. 인간 여인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엄청난 악력과 뜨거운 체온이 박 서방을 감쌌고, 그는 숨이 막힐 듯하면서도 기묘한 쾌감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인간과 도깨비의 기상천외한 혼약이 성사되었으니, 달님마저 부끄러워 구름 뒤로 숨는 밤이었습니다.

    ※ 인간의 예법과 도깨비의 주술이 섞인 기이하고도 몽환적인 혼례식 풍경

    혼례는 번거로운 절차 없이 도깨비의 신통력으로 순식간에 치러졌습니다. 다 쓰러져가던 초가집은 어느새 고래등 같은 기와집으로 변해 있었고, 안방에는 원앙 금침이 화려하게 깔려 있었습니다. 촛불이 은은하게 일렁이는 신방, 박 서방은 족두리를 쓴 신부와 마주 앉았습니다. 밖에서는 도깨비 친구들이 불러 모았는지 부엉이와 짐승들의 울음소리가 축가처럼 울려 퍼졌고, 방 안에는 이름 모를 향내가 가득 차 있어 정신을 몽롱하게 만들었습니다. 술 한 잔을 나누어 마시는데, 술잔을 쥔 신부의 손길이 박 서방의 손등을 스치자 찌릿한 전류가 흐르는 듯했습니다.

    "서방님, 이제 옷을 벗으시지요." 도깨비 신부는 수줍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러나 너무나도 간절한 눈빛으로 말했습니다. 박 서방은 마른침을 삼키며 겉옷을 하나둘 벗어내렸습니다. 옷이 벗겨질 때마다 신부의 눈동자는 점점 더 깊고 어두운 욕망으로 물들어갔습니다. 그녀는 박 서방의 다부진 가슴팍을 손바닥으로 쓸어내리며 감탄했습니다. "인간의 몸이 이토록 단단하고 아름다울 줄이야. 제가 수백 년을 기다린 보람이 있습니다." 그녀의 손길은 차갑지 않고 마치 불덩이처럼 뜨거웠습니다.

    박 서방 역시 신부의 활옷을 벗겨주었습니다. 옷 속에 감춰져 있던 그녀의 살결은 백옥처럼 희면서도 달빛을 머금은 듯 신비로운 광채를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인간 여인과는 다른, 묘한 탄력과 생명력이 느껴지는 몸이었습니다. 도깨비 신부는 박 서방의 품으로 파고들며 속삭였습니다. "오늘 밤, 서방님은 인간 세상에서 겪어보지 못한 극락을 보게 되실 겁니다. 다만, 놀라지 마셔요. 제 사랑이 조금 넘칠지도 모르니까요." 그 말의 의미를 깨닫기도 전에, 박 서방은 그녀의 입술이 자신의 입술을 덮쳐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입맞춤이 아니라, 서로의 기운을 탐하고 섞는 의식과도 같았습니다.

    촛불이 너울거리며 두 사람의 그림자를 벽면에 길게 드리웠습니다. 신방 안의 공기는 점점 무거워지고,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농밀한 에로티시즘이 피어올랐습니다. 도깨비 신부의 긴 머리카락이 스르르 풀려 박 서방의 몸을 감았고, 박 서방은 이제 자신이 인간 세상의 이치를 벗어난, 금기된 영역에 발을 들여놓았음을 직감했습니다. 하지만 두려움보다는 호기심과 끓어오르는 욕정이 그의 이성을 마비시켰습니다. 신부의 눈동자 속에서 일렁이는 파란 도깨비불, 그것은 그를 집어삼킬 듯이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 인간의 체력과 도깨비의 정력이 충돌하는, 폭풍우 같은 첫날밤의 묘사

    방 안의 모든 촛불이 도깨비 신부의 손짓 한 번에 스르르 꺼지자, 창호지 문틈으로 스며드는 희뿌연 달빛만이 두 사람의 얽히고설킨 실루엣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적막 속에서 박 서방의 거친 숨소리와 도깨비 신부의 옷자락 스치는 소리만이 방 안을 가득 채웠는데, 그 긴장감은 마치 폭풍우가 몰아치기 직전의 고요와도 같았습니다. 박 서방은 침을 꿀꺽 삼켰습니다. 눈앞의 여인은 분명 방금 전까지 수줍게 웃던 새색시였으나, 옷을 벗고 나니 그 자태가 요물 그 자체였습니다. 그녀의 살결은 어둠 속에서도 자체적으로 발광하는 듯 은은한 푸른빛을 띠고 있었고, 그 피부에서는 서늘하면서도 동시에 데일 듯 뜨거운, 기묘한 열기가 뿜어져 나와 박 서방의 온몸을 휘감았습니다. 이것은 인간의 살 냄새가 아니었습니다. 깊은 산속의 이끼 냄새, 비에 젖은 흙내음, 그리고 사람을 홀리는 달콤한 꽃향기가 뒤섞인 도깨비 특유의 체취가 박 서방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있었습니다.
    "서방님, 무엇을 그리 망설이시나요? 제가 무서우신가요, 아니면 제가 너무 벅차신가요?" 도깨비 신부가 박 서방의 귓가에 입술을 대고 속삭이자, 박 서방의 등줄기에 짜릿한 전율이 흘렀습니다. 그녀의 손길이 박 서방의 단단한 어깨를 타고 내려와 넓은 가슴팍을 훑고, 긴장으로 딱딱하게 굳은 복근 위를 맴돌았습니다. 그 손길은 깃털처럼 부드러웠으나, 그 안에 담긴 악력은 맹수의 그것처럼 강렬했습니다. 박 서방이 본능적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자, 신부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의 품으로 파고들며 뜨거운 숨결을 토해냈습니다. 두 사람의 입술이 맞닿는 순간, 박 서방은 머릿속에서 번개가 치는 듯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녀의 입안에서는 달콤한 꿀맛이 났고, 혀가 얽힐 때마다 인간 세상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짜릿한 기운이 식도를 타고 넘어와 단전 깊숙한 곳에 불을 지피는 듯했습니다.

    박 서방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짐승처럼 그르렁거리는 소리를 내며 도깨비 신부를 요 위에 눕혔습니다. "내 오늘 밤, 귀신이 되더라도 좋으니 임자를 원 없이 사랑해 보리다!" 그의 외침에 도깨비 신부는 까르르 웃으며 두 팔로 그의 목을 감아왔습니다. 인간 사내의 투박하고 거친 손길이 그녀의 매끄러운 몸을 탐할 때마다, 방 안의 공기가 기이하게 일렁였습니다. 벽에 걸린 족자가 저절로 흔들리고, 병풍 속의 그림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 춤을 추었으며, 방구석에 놓인 화병에서는 계절에도 맞지 않는 붉은 꽃망울이 톡, 톡, 소리를 내며 터져 나왔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남녀의 교합이 아니라, 음과 양, 인간계와 영계가 충돌하고 융합하는 거대한 주술 의식과도 같았습니다.

    도깨비 신부의 사랑법은 인간의 상식을 뛰어넘었습니다. 그녀는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박 서방을 리드했습니다. 때로는 성난 파도처럼 격렬하게 몰아붙이다가도, 때로는 잔잔한 호수처럼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박 서방의 혼을 쏙 빼놓았습니다. 박 서방이 힘에 부쳐 숨을 헐떡일 때면, 그녀는 파란 도깨비불이 이글거리는 눈동자로 그를 응시하며 기운을 불어넣었습니다. "서방님, 힘을 내세요. 제 정기를 나누어 드릴 테니, 이 밤이 새도록 저를 예뻐해 주셔야 합니다."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박 서방의 몸속에서 알 수 없는 힘이 솟구쳤습니다. 평소 지게를 지며 다져진 근육들이 터질 듯 팽창하고, 혈관에는 뜨거운 피가 용암처럼 흘러넘쳤습니다. 박 서방은 자신이 마치 천하장사가 된 듯한 기분에 취해, 더욱더 격렬하게 그녀를 탐했습니다.
    방 밖에서는 갑자기 마른하늘에 천둥이 치고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도깨비가 장가라도 가나 보다"며 문을 걸어 잠갔지만, 그 소동의 진원지인 신방 안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땀으로 뒤범벅이 된 두 사람의 몸은 미끄러지듯 엉겨 붙어 떨어질 줄 몰랐습니다. 박 서방은 도깨비 신부의 몸 깊은 곳에서 전해지는 꽉 찬 충만감과, 영혼까지 빨려 들어가는 듯한 황홀경에 젖어 비명을 질렀습니다. "아, 임자! 내 평생 이런 기분은 처음이오! 정녕 이것이 꿈은 아니겠지요!" 그의 외침에 신부는 그의 등을 손톱으로 긁어내리며 교태 섞인 신음으로 화답했습니다. 절정에 다다르는 순간, 박 서방의 눈앞에는 오색찬란한 무지개가 뜨고 별들이 쏟아지는 환영이 보였습니다. 뼈마디가 녹아내리고 영혼이 육체를 이탈하는 듯한 극강의 쾌락, 그것은 죽음과도 맞바꿀 수 있는 달콤한 독배였습니다. 그렇게 인간 박 서방과 도깨비 처녀는 밤새도록 서로의 기운을 나누고 섞으며,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허무는 뜨거운 첫날밤을 보냈습니다. 새벽닭이 울 때까지, 그들의 방에서는 불이 꺼지지 않았고 기이한 신음소리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 정기를 빨린 듯 퀭하지만 행복한 나무꾼과 윤기가 흐르는 도깨비 아내의 아침

    이튿날, 해가 중천에 떠서야 박 서방은 겨우 눈을 떴습니다. 헌데 기분이 묘했습니다. 보통 격렬한 노동이나 운동을 한 다음 날이면 온몸이 쑤시고 아파야 정상일 터인데, 몸이 솜털처럼 가볍고 머리가 수정처럼 맑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주먹을 쥐어보니 손아귀에 힘이 넘치고, 아랫도리는 묵직한 기운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조화인가?' 박 서방이 어리둥절하여 이불을 들치고 일어나 앉자, 문이 스르르 열리며 도깨비 아내가 들어왔습니다. 그녀의 얼굴은 어젯밤의 격정은 온데간데없고, 마치 갓 피어난 복사꽃처럼 화사하고 윤기가 흘렀습니다. 그녀는 쟁반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보약 한 사발과 산해진미를 들고 들어오며 생글생글 웃었습니다. "서방님, 기침하셨사옵니까? 간밤에 어찌나 용을 쓰시는지 제가 다 부끄러웠습니다. 어서 이 약부터 드시지요. 백 년 묵은 더덕과 산삼을 고아 만든 탕약입니다."
    박 서방은 쑥스러움에 얼굴을 붉히면서도, 아내가 건네주는 탕약을 단숨에 들이켰습니다. 그러자 뱃속에서부터 뜨거운 기운이 확 퍼지며 전신에 활력이 돌았습니다. 밥상에 차려진 음식들도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밥알 하나하나가 진주처럼 빛나고, 고기반찬은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 없어졌습니다. "이 맛난 것들을 다 어디서 구했소?" 박 서방의 물음에 아내는 그저 눈웃음만 칠뿐이었습니다. 사실 그 음식들은 그녀가 도깨비 방망이를 두드려 소환했거나, 축지법을 써서 천 리 밖 유명한 맛집에서 몰래 가져온 것들이었지만, 박 서방은 그저 마누라 솜씨가 좋거니 생각하며 배를 두드렸습니다.

    방 밖으로 나가니 더욱 기가 막힌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마당은 빗자루가 혼자 돌아다니며 쓸고 있었고, 장작들은 저절로 쪼개져 아궁이 앞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습니다. 박 서방의 노모는 대청마루에 앉아 최고급 비단옷을 입고, 곰방대를 물며 벙글벙글 웃고 있었습니다. "아이고, 내 아들 장가 한번 잘 갔다! 며느리가 들어오더니 집안에 금비가 내리고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오는구나!" 어머니의 칭찬에 도깨비 아내는 얌전한 척 고개를 숙였지만, 박 서방과 눈이 마주치자 요염한 윙크를 날렸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된 것도 모자라, 박 서방의 얼굴이 십 년은 젊어 보이고 피부에서 광이 나니 온 동네 사내들의 부러움과 시기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특히 마을의 유지 김 진사는 배가 아파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저놈이 여우한테 홀려도 단단히 홀렸어. 저러다 곧 뼛골이 빠져 죽을 게야." 하고 악담을 퍼부었지만, 박 서방은 날이 갈수록 더욱 건장해지고 힘이 세졌습니다. 논일을 나가면 소가 할 일을 혼자서 척척 해내고, 쌀가마니 서너 개는 거뜬히 들어 올리니 마을 사람들은 그를 '도깨비 장사'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박 서방에게도 말 못 할 고충은 있었습니다. 낮에는 힘이 넘쳐 일을 한다 치더라도, 밤이 되면 어김없이 시작되는 아내의 구애가 문제였습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기 시작하면, 아내는 벌써 안방에 요를 깔고 목욕재계를 한 뒤 박 서방을 기다렸습니다. "서방님, 해 떨어졌습니다. 얼른 들어오시지요. 오늘 밤엔 새로운 비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녀의 목소리가 방문 틈으로 흘러나오면, 박 서방은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오금이 저리는 공포(?)를 느꼈습니다. "어이고, 사람 살려! 도깨비 마누라 등살에 내 허리가 남아나질 않겠네!" 박 서방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을 쳤지만, 어느새 그의 몸은 아내의 도술에 이끌려 방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문이 닫히면 또다시 방 안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차고, 집 밖의 가축들이 놀라 울부짖는 밤이 시작되었습니다. 낮에는 천하장사, 밤에는 절륜한 사랑꾼으로 살아가야 하는 박 서방의 이중생활, 그것은 뼈가 녹을 만큼 힘들지만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짜릿한 쾌락의 연속이었습니다.

    ※ 그 후로 오랫동안 마을을 지키며 행복하게 살았다는 부부의 후일담

    세월은 유수와 같이 흘러 어느덧 십수 년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박 서방네 집은 99칸 대저택으로 변했고, 곳간에는 쌀과 금이 썩어나갈 정도로 넘쳐났습니다. 두 사람 슬하에는 아들 셋, 딸 둘이 태어났는데, 이 아이들 또한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첫째 아들은 다섯 살 때 집채만 한 바위를 들어 올려 동네 사람들을 기절초풍하게 만들었고, 막내딸은 울 때마다 하늘에서 비가 내리는 신통력을 부렸습니다. 반은 인간이고 반은 도깨비인 이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 마을을 지키는 든든한 수호신이 되었고, 박 서방네 집안은 그 고을에서 가장 덕망 높고 힘 있는 가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흐르는 세월 앞에 인간인 박 서방은 어쩔 수 없이 늙어갔습니다. 검던 머리에는 서리가 내리고, 팽팽하던 피부에는 주름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반면, 도깨비 아내는 여전히 처음 만났던 그날처럼 팽팽하고 아름다운 젊음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남편이 위화감을 느낄까 봐, 낮에는 도술을 부려 자신의 얼굴에 주름을 만들고 흰머리를 심어 늙은 할머니 행세를 했습니다. 하지만 밤이 되어 단둘이 있을 때면, 본래의 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와 남편을 위로했습니다. 늙고 병든 박 서방의 다리를 주무르며 아내는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서방님, 야속한 세월이 밉습니다. 제 수명을 나누어 드릴 수만 있다면 천 년이라도 드릴 텐데, 하늘의 이치가 그러하지 못하니 원통할 뿐입니다."

    어느 가을밤, 임종을 앞둔 박 서방은 아내의 무릎을 베고 누워 가쁜 숨을 몰아쉬었습니다. 창밖에는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도깨비 아내의 슬픔에 감응한 부엉이들이 구슬프게 울어댔습니다. 박 서방은 떨리는 손으로 아내의 고운 뺨을 어루만지며 미소지었습니다. "임자, 울지 마시오. 내 비록 가난한 나무꾼으로 태어났으나, 당신을 만나 왕처럼 살았고 신선처럼 놀았으니 여한이 없소. 도깨비 방망이로 금은 만들 수 있어도, 사람의 진심은 만들 수 없다지 않았소? 당신이 나에게 준 것은 그 어떤 보물보다 값진 진심이었소. 고맙고, 사랑하오."
    박 서방이 눈을 감자, 도깨비 아내는 하늘이 무너질 듯 통곡했습니다. 그녀의 울음소리에 산천초목이 떨고, 계곡물이 역류하며, 하늘에서는 뇌성벽력이 쳤습니다. 장례식은 인간과 도깨비들이 모두 모여 성대하게 치러졌습니다. 박 서방을 양지바른 곳에 묻은 뒤, 도깨비 아내는 자식들에게 가문을 맡기고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녀가 남편을 못 잊어 박 서방의 무덤가에 있는 큰 바위가 되었다고도 하고, 다시 도깨비 나라로 돌아가 남편이 환생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그 마을에는 기이한 전설이 전해져 내려왔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이면, 박 서방네 옛 집터에서 다듬이질 소리와 함께 남녀가 정답게 웃는 소리가 들린다는 것입니다. 또한, 사랑을 이루지 못한 처녀 총각들이 박 서방의 무덤가에 있는 바위, 일명 '도깨비 바위'에 가서 치성을 드리면, 꿈속에 붉은 치마를 입은 여인이 나타나 짝을 점지해 준다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그 바위는 밤마다 스스로 열을 내어 따뜻했는데, 사람들은 그것이 남편을 향한 도깨비 아내의 식지 않는 사랑의 온기라고 믿었습니다.
    '첫눈에 반한 도깨비' 이야기는 단순한 야담을 넘어, 조건 없는 사랑과 헌신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보여주는 전설이 되었습니다. 인간 남자를 너무나 사랑하여 자신의 모든 재산과 영혼, 그리고 영생의 시간마저 바친 사랑스러운 도깨비. 그녀의 순정은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강원도 깊은 산골, 이름 모를 계곡 어딘가에 안개처럼 서려, 지나는 이들의 옷깃을 적시고 있다고 합니다. 혹시 아나요? 등산을 하다가 묘하게 생긴 바위를 만나거나, 어디선가 달콤한 향기가 풍겨온다면, 그것이 바로 당신을 기다리는 또 다른 인연의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유튜브 엔딩 멘트

    "자, 오늘 들려드린 '첫눈에 반한 도깨비' 이야기, 어떠셨나요? 돈다발을 싸 짊어지고 와서, 꿈속까지 쫓아다니며 구애하는 이런 도깨비라면 당장이라도 산속으로 달려가고 싶지 않으신가요? 물론, 밤마다 넘치는 체력을 감당하려면 평소에 스쿼트 좀 해두셔야겠지만요!

    조선시대 조상님들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이 유쾌하고도 끈적한 로맨스가 여러분의 지루한 일상에 짜릿한 활력소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다음 시간에는 과부 댁 담장을 넘다가 호랑이와 마주친 선비의 기막힌 사연으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오늘 이야기가 화끈했다면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까지 꾹 눌러주세요! 여러분의 꿈속에 도깨비 같은 행운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