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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움 타는 도깨비와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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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200자)
"아이고, 무서워라!" 밤마다 울음소리가 들리는 마을. 그런데 그 정체가 바로 무서움을 타는 도깨비였다니! 겁쟁이 도깨비를 도와준 착한 농부에게는 어떤 놀라운 복이 찾아왔을까요? 조선시대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조선시대 한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무서움을 타는 특별한 도깨비와 그를 도와준 착한 농부의 우정을 그린 전설입니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과 작은 친절이 얼마나 큰 복을 가져다주는지를 보여주는 감동적인 야담입니다. 어르신들이 좋아하실 옛날이야기로, 따뜻한 인정과 선행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내용입니다.
※ 마을에 울음소리가 들리다, 밤마다 들리는 이상한 울음소리로 마을 사람들이 두려워함
조선 중기, 경상도 어느 작은 산골 마을에서 일어난 이야기입니다. 이 마을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농사를 지으며 살았고, 이웃 간에 서로 도우며 정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밤이 깊어질 무렵이면, 마을 뒷산에서 구슬픈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고, 무서워라! 으앙앙... 흑흑..."
처음에는 그저 바람 소리려니 생각했던 마을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밤마다 계속해서 들려오는 그 울음소리는 분명히 사람의 것 같기도 하고, 또 어떤 짐승의 것 같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그 소리에는 깊은 슬픔과 두려움이 담겨 있어서, 듣는 이의 마음까지 처량하게 만들었습니다.
마을의 촌장어른이 젊은 총각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이보게들, 이게 어찌 된 일인가? 밤마다 저 산에서 울음소리가 들려오니 마을 사람들이 모두 불안해하고 있네. 누가 한번 가서 살펴보지 않겠나?"
하지만 젊은이들도 선뜻 나서지 못했습니다. 그 울음소리가 워낙 섬뜩하고 무서웠기 때문입니다. 혹시 산 속에 호랑이나 곰 같은 맹수가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더 무서운 귀신이나 요괴가 있는 것은 아닌지 두려웠던 것입니다.
"글쎄요, 촌장어른. 그 소리가 워낙 무서워서..."
"밤에 산에 올라가기가 좀 그런데요..."
젊은이들이 주저하자, 마을의 할머니들이 혀를 찼습니다.
"에이, 저것들 봐라. 건장한 것들이 울음소리 하나에 벌벌 떠는구나."
"우리 젊었을 때는 그런 것쯤은 무서워하지도 않았는데..."
하지만 할머니들도 속으로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 울음소리가 들려온 지 벌써 보름이 넘었는데, 점점 더 크고 애절해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밤이 되면 문을 꽁꽁 잠그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이들은 울음소리가 들릴까 봐 이불을 뒤집어쓰고 떨었고, 어른들도 불안한 마음에 잠을 설쳤습니다.
"이런 식으로는 안 되겠어. 누군가는 가서 확인해야 해."
마을 사람들이 모두 고민에 빠져 있을 때, 한 사람이 조용히 나섰습니다. 바로 마을 가장자리에 살고 있는 농부 김씨였습니다. 김씨는 나이가 마흔 정도 되는 중년 남자로, 마을에서도 특별히 용감하기로 소문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남의 아픔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 농부가 도깨비를 만나다, 용감한 농부가 울음소리의 정체를 발견하고 도깨비와 대화
그날 밤도 어김없이 뒷산에서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김씨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내가 만류했지만, 그는 등불을 들고 조용히 집을 나섰습니다.
"여보, 너무 위험해요. 내일 낮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가요."
"괜찮소. 저 울음소리를 들으니 가슴이 답답해서 잠이 오지 않소. 잠깐만 다녀올게요."
김씨는 산길을 따라 조심스럽게 올라갔습니다. 달빛이 어스름하게 비치는 가운데, 울음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졌습니다. 드디어 소리가 나는 곳에 도착했을 때, 김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커다란 바위 옆에 웅크리고 앉아서 울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도깨비였습니다. 뿔이 하나 달린 머리에 울긋불긋한 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 모습이 무섭기보다는 오히려 불쌍해 보였습니다. 도깨비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아이고, 무서워라... 어떻게 하면 좋을까... 흑흑..."
김씨는 잠시 망설였습니다. 도깨비라니... 하지만 그 모습을 보니 마음이 더욱 아팠습니다. 용기를 내어 조심스럽게 다가갔습니다.
"거기... 무슨 일이신가요?"
도깨비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습니다. 눈물범벅이 된 얼굴에는 놀람과 두려움이 가득했습니다.
"아, 아니야! 사람이야! 무서워라!"
도깨비는 벌떡 일어나서 김씨 뒤로 숨으려고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김씨는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아니, 도깨비가 사람을 무서워한다니... 보통은 반대인데 말이지요."
"그, 그러게 말이야... 나도 이상해... 다른 도깨비들은 모두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걸 좋아하는데, 나만 이상하게 무서운 거야..."
도깨비는 울먹이며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내 이름은 꼬비야. 나는 원래 이 산에서 태어난 도깨비인데, 태어날 때부터 남들과 달랐어. 다른 도깨비들은 밤에 나와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장난을 치고, 씨름도 하면서 재미있게 지내는데... 나는 그런 게 너무 무서워."
꼬비는 눈물을 훔치며 계속 말했습니다.
"어둠도 무서워, 큰 소리도 무서워, 사람들도 무서워... 그래서 늘 이 바위 뒤에 숨어서 살고 있어. 다른 도깨비 친구들은 나를 겁쟁이라고 놀리고, 사람들은 내 울음소리 때문에 무서워하고... 나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김씨는 꼬비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도깨비도 사람처럼 각자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고, 자신만의 고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꼬비야, 무서운 건 나쁜 게 아니야. 조심스럽다는 뜻이니까."
"정말? 하지만 도깨비가 무서움을 타면 안 되는 거 아냐?"
"그런 법이 어디 있어? 도깨비든 사람이든, 각자 자기만의 특별함이 있는 거야. 네가 무서움을 타는 건 네가 남들보다 더 세심하고 신중하다는 뜻일 수도 있어."
김씨는 꼬비 옆에 앉아서 따뜻한 말을 건넸습니다.
"그리고 말이야, 네가 매일 밤 우는 소리를 들으면서 생각해봤는데, 네 마음속에는 분명 다른 도깨비들보다 더 따뜻한 마음이 있는 것 같아.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슬프게 울 수 있겠어?"
꼬비는 김씨의 말을 듣고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아저씨는... 나를 무서워하지 않아?"
"무서워? 이렇게 착한 도깨비를 왜 무서워해? 오히려 불쌍하고 도와주고 싶어."
※ 도깨비의 고민을 듣다, 무서움을 타는 도깨비의 속사정과 고민을 알게 됨
그 다음 날 저녁, 김씨는 약속한 대로 꼬비를 만나러 다시 산에 올라갔습니다. 이번에는 따뜻한 차와 떡을 가져왔습니다. 꼬비는 김씨가 오는 것을 보고 반갑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아저씨! 정말 또 와줬구나!"
"당연하지. 약속했잖아. 자, 이거 먹어봐. 우리 마누라가 특별히 만들어준 송편이야."
꼬비는 생전 처음 먹어보는 송편의 달콤함에 감탄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더 깊은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아저씨, 사실 나한테는 더 큰 걱정이 있어..."
"뭔데?"
꼬비는 한숨을 깊게 쉬며 말했습니다.
"우리 도깨비들은 보통 사람들과 씨름을 해서 이기면 소원을 들어주고, 지면 혼쭐을 내는 게 일이야. 그런데 나는 씨름은커녕 사람 앞에 나서는 것도 무서워해. 그래서 도깨비 어른들이 나를 쓸모없다고 생각하셔."
"그래서?"
"다음 달 보름날까지 나도 다른 도깨비들처럼 사람과 씨름을 해서 이기거나, 아니면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장난을 성공시켜야 해. 그렇지 못하면..."
꼬비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습니다.
"그렇지 못하면 이 산에서 쫓겨나게 돼. 그러면 나는 갈 곳이 없어져."
김씨는 꼬비의 절박한 상황을 이해했습니다. 도깨비에게도 그들만의 사회와 규칙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구나... 그럼 네가 매일 밤 우는 이유가 그 때문이었구나."
"응... 나는 정말 다른 도깨비들처럼 될 수 없을까? 용감해질 수는 없을까?"
꼬비의 간절한 마음이 김씨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김씨는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러다 문득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꼬비야, 용기라는 게 꼭 무서운 것을 무서워하지 않는 것만은 아니야."
"그게 무슨 뜻이야?"
"진짜 용기는 무서워도 꼭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그것을 해내는 거야. 네가 지금 나와 이야기하고 있는 것도 용기야. 처음 만났을 때 네가 얼마나 무서워했는데, 지금은 이렇게 편하게 대화하고 있잖아."
꼬비는 김씨의 말을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정말 그럴까?"
"그럼! 그리고 말이야, 네가 꼭 다른 도깨비들과 똑같을 필요는 없어. 너는 너만의 특별한 능력이 있을 거야."
"내가? 무슨 능력?"
김씨는 꼬비를 유심히 관찰해봤습니다. 며칠 동안 함께 이야기하면서 꼬비의 특별한 점들을 발견했던 것입니다.
"넌 다른 도깨비들보다 마음이 따뜻해. 그리고 남의 기분을 잘 알아차려. 내가 피곤할 때 걱정해주고, 내가 웃으면 같이 기뻐하고... 이런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그런 게 능력이야?"
"물론이지.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능력이야. 그리고 네 목소리도 참 좋아. 우는 소리만 들어도 사람들이 마음 아파하잖아. 이건 네가 남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야."
꼬비의 눈이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저씨 말대로라면, 나도 뭔가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고말고! 하지만 그러려면 먼저 네 자신을 믿어야 해. 네가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고."
※ 농부가 도깨비를 도와주다, 농부가 도깨비의 용기를 북돋아주며 친구가 됨
그 후 며칠 동안 김씨는 매일 저녁 꼬비를 만나러 갔습니다. 그리고 꼬비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차근차근 도와주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뭘 해볼까?"
"글쎄... 아직도 무서워."
"괜찮아. 천천히 해보자. 일단 나와 씨름부터 해볼까?"
김씨는 꼬비와 가벼운 씨름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꼬비가 무서워서 제대로 힘도 쓰지 못했지만, 김씨가 계속 격려해주자 점점 나아졌습니다.
"그래, 그렇게! 힘을 빼지 말고!"
"아저씨, 나 정말 할 수 있을까?"
"물론이야! 벌써 처음보다 훨씬 나아졌어!"
김씨는 일부러 꼬비에게 져주며 꼬비의 자신감을 키워주었습니다. 꼬비가 자신을 이기자 깜짝 놀라며 기뻐했습니다.
"와! 내가 이겼어! 내가 정말 이겼어!"
"그렇지! 네가 해낸 거야!"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꼬비는 아직도 다른 사람들을 무서워했고, 특히 여러 사람이 모인 곳에는 나타날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김씨는 꼬비를 위해 특별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꼬비야, 내가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
"뭔데?"
"너 혼자서 사람들 앞에 나타나기는 어렵지? 그럼 내가 도와줄게."
김씨는 꼬비에게 자신만의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무작정 무서운 일을 하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꼬비가 가진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준 것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네 울음소리 때문에 무서워하고 있잖아. 그럼 그 오해를 풀어보는 건 어떨까?"
"어떻게?"
"네가 직접 나타나서 사람들에게 진실을 말해주는 거야. 네가 나쁜 도깨비가 아니라 착한 도깨비라는 걸 보여주면 돼."
꼬비는 여전히 걱정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나를 보면 무서워할 텐데..."
"그럴 때 내가 옆에 있어줄게. 그리고 너는 네가 제일 잘하는 일을 하면 돼."
"내가 제일 잘하는 일?"
"남을 도와주는 거! 네가 얼마나 따뜻한 마음을 가졌는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거야."
김씨는 꼬비와 함께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습니다. 마을에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꼬비가 몰래 도와주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자. 마을에서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거야."
"예를 들어?"
"할머니들이 무거운 짐을 나르거나, 아이들이 놀다가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이런 때 네가 몰래 도와주는 거지."
꼬비의 눈이 반짝였습니다.
"그거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아!"
김씨는 꼬비에게 도깨비의 특별한 능력들을 활용하는 방법도 알려주었습니다. 도깨비는 사람보다 힘이 세고, 밤에 잘 볼 수 있으며,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네 능력을 나쁜 일에 쓰는 게 아니라 좋은 일에 쓰면 되는 거야."
며칠 후, 꼬비는 용기를 내어 첫 번째 선행을 실천했습니다. 마을의 박 할머니가 밤늦게 빨래를 널다가 바람에 날려버린 옷들을 몰래 주워다가 깨끗이 개어서 문 앞에 놓아둔 것입니다.
다음 날 아침, 박 할머니는 깜짝 놀랐습니다.
"어머, 이게 뭐지? 누가 내 옷을 이렇게 예쁘게 개어놨지?"
마을 사람들은 신기해했지만, 김씨만은 혼자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습니다. 꼬비가 첫 걸음을 뗀 것입니다.
그날 밤, 꼬비는 김씨에게 달려와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아저씨! 나 해냈어! 정말 해냈어!"
"그래, 잘했어! 어떤 기분이야?"
"기분이... 너무 좋아! 무서웠지만 할머니가 기뻐하시는 걸 보니까 마음이 따뜻해졌어!"
김씨는 꼬비를 격려하며 말했습니다.
"이제 알았지? 네가 얼마나 특별한 도깨비인지 말이야."
※ 도깨비가 은혜를 갚다, 고마운 마음을 담아 도깨비가 농부에게 복을 가져다줌
꼬비의 첫 번째 선행이 성공한 후, 마을에서는 신기한 일들이 계속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밤사이에 우물에서 물이 넘쳐나서 가뭄에 시달리던 밭에 물이 댔고, 아픈 소가 하룻밤 새에 건강해졌으며, 잃어버린 물건들이 어느새 원래 자리에 돌아와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참 이상한 일이네. 요즘 마을에 좋은 일만 생기고 있어."
"그러게 말이야. 예전에는 밤마다 무서운 울음소리만 들리더니..."
"아, 그 울음소리도 요즘엔 안 들리네?"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에 꼬비는 김씨의 격려를 받으며 매일 밤 마을을 위한 일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서워 떨었지만, 점점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김씨는 꼬비를 도와주느라 매일 밤 늦게까지 깨어있다 보니 낮에 농사일이 힘들어졌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농사도 잘 안 되어서 올해 수확이 걱정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어느 날 밤, 꼬비가 김씨에게 물었습니다.
"아저씨, 요즘 얼굴이 많이 피곤해 보여. 혹시 나 때문에 힘든 거야?"
김씨는 괜찮다고 했지만, 꼬비는 김씨의 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김씨가 자신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아저씨, 나를 이렇게 도와주는데 내가 아저씨에게 해드릴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아니야, 꼬비야. 네가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하지만 꼬비는 마음먹은 것이 있었습니다. 김씨에게 받은 은혜를 꼭 갚고 싶었던 것입니다.
다음 날 밤, 꼬비는 다른 도깨비들을 찾아갔습니다. 무서웠지만 김씨를 위해서는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여보게들, 나 꼬비 말이야."
도깨비들은 꼬비를 보고 놀랐습니다. 그동안 숨어서만 지내던 꼬비가 당당하게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어? 꼬비 아니야? 네가 어쩐 일로 우리를 찾아왔어?"
"부탁이 있어. 나를 도와준 사람이 있는데, 그분에게 보답을 하고 싶어."
꼬비는 김씨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무서워했는지, 김씨가 어떻게 도와주었는지, 그리고 지금 김씨가 어려운 상황에 있다는 것까지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다른 도깨비들은 꼬비의 변화에 감탄했습니다.
"꼬비야, 네가 이렇게 용감해질 줄 몰랐어."
"그 사람이 네게 그렇게 좋은 영향을 줬구나."
"좋아, 우리가 도와줄게. 그 은인에게 보답을 하자."
그날 밤부터 도깨비들의 특별한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김씨의 밭에 가서 농작물들에게 도깨비의 특별한 힘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도깨비들의 힘이 닿은 곡식들은 하룻밤 사이에 쑥쑥 자라났고, 열매들은 탐스럽게 영그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밭에 나간 김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어제까지만 해도 시들어가던 곡식들이..."
김씨의 밭은 마을에서 가장 풍성한 곡식들로 가득 찼습니다. 이웃들도 신기해하며 몰려왔습니다.
"김씨, 비결이 뭐야? 어떻게 이렇게 잘 자랐어?"
"나도 모르겠어. 하룻밤 사이에 이렇게 됐어."
그날 밤, 꼬비가 김씨를 찾아왔습니다.
"아저씨! 밭 보셨어요?"
"꼬비야, 혹시 네가...?"
"네! 제가 다른 도깨비 친구들과 함께 해드린 거예요! 아저씨가 저를 도와주신 은혜를 갚고 싶었어요."
김씨는 감동받았습니다. 꼬비가 자신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다른 도깨비들에게까지 도움을 요청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꼬비야, 고마워.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네가 이렇게 용감해졌다는 거야."
※ 마을에 평화가 찾아오다, 도깨비와 농부의 우정으로 마을이 더욱 평화로워짐
꼬비의 변화는 마을 전체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제 꼬비는 밤마다 울음을 터뜨리는 대신 마을 사람들을 몰래 도와주는 착한 도깨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도깨비들도 꼬비의 영향을 받아 마을 사람들에게 해로운 장난 대신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도깨비 어른들이 꼬비를 평가하는 날이 찾아왔습니다. 보름달이 환하게 비치는 밤, 산꼭대기에서 도깨비 대회가 열렸습니다.
"꼬비야, 네가 이번 달 동안 한 일을 보고하거라."
꼬비는 떨리는 마음으로 자신이 한 일들을 이야기했습니다. 사람과 씨름을 해서 이긴 일은 없었지만, 대신 마을 사람들을 도와준 일들을 하나하나 설명했습니다.
"씨름은 하지 않았지만, 사람들과 마음으로 소통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을 무서워하게 하는 대신 도움을 주었습니다."
도깨비 어른들은 처음에는 의아해했습니다.
"그게 과연 도깨비다운 일인가?"
하지만 꼬비가 구체적으로 설명하자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의 잃어버린 옷을 찾아드렸고, 가뭄에 시달리는 밭에 물을 대어주었고, 아픈 소를 치료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꼬비는 김씨와의 우정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한 사람과 진정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분은 저를 무서워하지 않고 이해해주었고, 제가 용기를 낼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그때 김씨가 나타났습니다. 꼬비가 미리 부탁해서 온 것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도깨비 어른들. 저는 꼬비의 친구 김씨라고 합니다."
도깨비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사람이 도깨비 앞에 당당하게 나타난 것은 처음 보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꼬비는 정말 특별한 도깨비입니다. 무서움을 타지만, 그 대신 남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착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김씨는 꼬비가 마을을 위해 한 일들을 증언해주었습니다.
"꼬비 덕분에 우리 마을은 더욱 평화로워졌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도깨비를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도깨비 어른들은 서로 의논한 후 결정을 내렸습니다.
"꼬비야, 네가 한 일은 전통적인 도깨비의 방식과는 다르지만, 더 훌륭한 일이었다. 네가 보여준 것은 진정한 용기였다."
"진정한 용기는 무서운 것을 무서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무서워도 옳은 일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네가 사람과 맺은 우정은 도깨비와 인간이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꼬비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렸습니다. 드디어 자신도 인정받는 도깨비가 된 것입니다.
그날 이후 마을에는 더 이상 무서운 일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대신 밤마다 누군가가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들이 계속 일어났습니다. 사람들은 이것이 착한 도깨비들의 도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도깨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김씨와 꼬비의 우정은 계속되었습니다. 김씨는 꼬비에게 세상의 지혜를 가르쳐주었고, 꼬비는 김씨에게 순수한 마음과 특별한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도 변했습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도와주는 마음이 더욱 깊어졌습니다. 꼬비와 김씨의 우정을 보며, 서로 다른 존재라도 마음이 통하면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마을에는 진정한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무서움과 편견 대신 이해와 사랑이, 혼자만의 고민 대신 함께하는 기쁨이 가득한 마을이 되었습니다.
꼬비는 이제 더 이상 무서워서 우는 도깨비가 아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을 지켜주는 용감하고 착한 도깨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김씨는 꼬비 덕분에 풍성한 수확과 더불어 평생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친구를 얻었습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400자 내외)
따뜻한 조선시대 도깨비 이야기, 어떠셨나요? 무서움을 타는 꼬비와 착한 농부 김씨의 우정이 마음에 깊이 남습니다. 서로 다른 존재라도 진심으로 이해하고 도와주면 아름다운 인연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였습니다.
용기란 무서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무서워도 옳은 일을 해나가는 것이라는 꼬비의 깨달음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큰 의미를 줍니다.
다음 시간에는 더욱 흥미진진한 조선시대 야담 "도깨비에게 홀린 밤, 기묘한 하룻밤의 기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구독과 좋아요, 알림설정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