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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깨비가 된 억울한 관리의 복수 - 부정부패로 죽인 백성들이 도깨비가 되어 나타났다 (출처: 패관잡기)

    태그 (2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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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킹멘트 (250자 내외)

    무더운 여름밤, 당신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조선시대 탐관오리가 억울하게 죽인 백성들이 도깨비가 되어 나타났다면? 부정부패로 얼룩진 관아에 울려 퍼지는 원혼들의 복수극이 펼쳐집니다. 패관잡기에 전해지는 이 섬뜩한 이야기를 통해 정의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될 것입니다. 과연 탐욕에 눈먼 관리는 어떤 최후를 맞게 될까요?

    디스크립션 (300자 내외)

    조선시대 어느 고을, 백성들을 괴롭히던 탐관오리 앞에 억울하게 죽은 이들이 도깨비가 되어 나타났습니다. 부정부패로 얼룩진 관아에서 벌어지는 섬뜩한 복수극을 그린 패관잡기 속 이야기입니다.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만들어줄 오싹한 전설과 함께 조선시대 민초들의 한과 억울함, 그리고 정의의 의미를 되새겨보시기 바랍니다. 시니어 여러분께 추천하는 전통 야담입니다.

    ※ 탐관오리 이현감의 악행과 백성들의 고통

    조선 중종 때의 일입니다. 경상도 어느 산골 고을에 이현감이라는 사내가 부임해 왔습니다. 처음 고을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그는 백성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지요.
    "내가 이곳에 온 것은 오직 백성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함이오. 앞으로 이 고을에는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하겠소."
    하지만 그의 진심은 전혀 달랐습니다. 부임한 지 불과 한 달도 안 되어 이현감의 본성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그가 손을 댄 것은 세금이었습니다. "올해는 흉년이 들어 나라에서 세금을 더 거둬야 한다"는 거짓 명령서를 만들어 백성들에게 보였습니다. 원래 세금의 세 배가 넘는 돈을 걷어들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현감님, 저희가 어찌 이런 무거운 세금을 낼 수 있겠습니까? 올해는 가뭄으로 농사도 제대로 짓지 못했는데요."
    마을의 이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호소했지만, 이현감의 대답은 차가웠습니다.
    "나라의 명령을 거역하겠다는 것이냐? 세금을 내지 못하면 곤장을 맞거나 옥에 갇힐 각오를 하거라."
    백성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세금을 내야 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집안의 세간을 모두 팔아야 했고, 어떤 이들은 소중한 농지까지 내놓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현감의 탐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관아 주변의 기름진 땅을 모두 자신의 소유로 만들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했습니다. 땅 주인들에게 터무니없는 죄목을 씌워 옥에 가두고, 그 사이에 땅 문서를 조작해 자신의 이름으로 바꿔버렸습니다.
    "아이고, 현감님! 그 땅은 저희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소중한 땅입니다.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한 농민이 무릎을 꿇고 애원했지만, 이현감은 코웃음을 쳤습니다.
    "조상 대대로? 그럼 그 증거를 가져와 보거라. 문서도 없는 땅을 네 것이라고 우기는 것이냐?"
    물론 문서는 이미 이현감이 손을 써서 없애버린 상태였습니다. 농민은 자신의 땅을 빼앗기고도 아무 말 할 수 없었습니다.
    가장 비참한 것은 젊은 여인들이었습니다. 이현감은 마을의 아름다운 처녀들과 젊은 아낙들을 관아로 불러들여 온갖 핑계를 대며 괴롭혔습니다.
    "네 남편이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다. 너라도 관아에서 일을 해서 빚을 갚아야 하겠다."
    그렇게 불려온 여인들 중 제대로 집에 돌아간 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견디다 못해 강물에 몸을 던졌고, 어떤 이들은 병들어 죽어갔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원성이 하늘을 찔렀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감히 이현감에게 맞설 수 없었습니다. 그에게는 위아래로 든든한 뒷배가 있었고, 관아의 포 졸들은 모두 그의 편이었기 때문입니다.
    "저 악한 놈이 언제까지 우리를 괴롭힐 것인가..."
    "하늘이 저런 놈을 그냥 두고 보실 리는 없을 텐데..."

    ※ 억울한 죽음들과 원혼의 탄생

    그해 겨울, 마을에 큰 눈이 내렸습니다. 추위와 굶주림에 지친 백성들에게는 혹독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이현감은 세금 독촉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추운 겨울이라고 해서 나라에 바칠 세금을 늦출 수는 없다. 당장 가져와라!"
    포졸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세금을 독촉했습니다. 가져갈 것이 없는 집에서는 솥과 밥그릇까지 빼앗아 갔습니다.
    그때 마을의 한 모서리에 살던 김 노인네 집에 비극이 찾아왔습니다. 일흔이 넘은 김 노인은 몸이 아파 일을 할 수 없었고, 며느리와 어린 손자만 있는 가난한 집이었습니다.
    "현감님께 바칠 세금이 모자랍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김 노인이 떨리는 다리로 관아에 찾아가 애원했습니다.
    "세금을 낼 수 없다고? 그럼 네 며느리라도 관아에서 일을 시켜야겠구나."
    이현감의 말에 김 노인은 무릎을 꿇고 빌었습니다.
    "제발요, 현감님. 며느리는 어린 아이를 돌봐야 합니다. 저라도 무슨 일이든 하겠으니 며느리만큼은 봐주십시오."
    하지만 이현감은 들은 체도 안 했습니다. 결국 김 노인의 며느리는 관아로 끌려갔고, 그 길로 다시는 집에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며칠 후, 김 노인은 어린 손자를 품에 안고 얼어 죽은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아이를 따뜻하게 감싸 안고 있었지만, 아이 역시 이미 숨이 끊어진 후였습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마을 사람들이 발견했을 때, 김 노인의 입가에는 핏물이 말라붙어 있었습니다. 죽기 전까지 억울함을 토해내며 죽어간 것이었습니다.
    또 다른 비극은 대장간을 운영하던 박 대장장이의 집에서 일어났습니다. 박 대장장이는 마을에서 손꼽히는 성실한 사람이었는데, 이현감이 그의 대장간과 집터를 탐내기 시작했습니다.
    "박 대장장이가 무기를 몰래 만들어 반역을 꾀한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이현감이 조작한 거짓 죄목이었습니다. 박 대장장이는 갑자기 관아에 끌려가 문초를 받았습니다.
    "나는 농기구만 만들었을 뿐입니다! 무기 같은 것은 만든 적이 없습니다!"
    아무리 억울함을 호소해도 소용없었습니다. 매일 곤장을 맞으며 거짓 자백을 강요당했습니다.
    "빨리 자백하지 않으면 네 아내와 딸도 함께 죄인이 될 것이다."
    결국 박 대장장이는 가족을 구하기 위해 억지로 죄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이현감의 속임수였습니다. 박 대장장이가 죄를 인정하자마자 그를 곤장으로 때려죽였고, 그의 가족들도 모두 종으로 팔아버렸습니다.
    박 대장장이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이것이었습니다.
    "내가... 억울하게... 죽는다... 이 원한을... 반드시... 갚겠다..."
    그의 목소리는 관아 전체에 울려 퍼졌고, 듣는 이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억울하게 죽어간 이들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젊은 나이에 관아에 끌려가 죽은 여인들, 세금을 내지 못해 매를 맞다가 죽은 농민들, 땅을 빼앗기고 절망에 빠져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 그 수가 수십 명에 이르렀습니다.
    마을 뒷산의 공동묘지에는 표석도 없는 무덤들이 늘어났습니다. 가족들조차 제대로 장사를 지낼 수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 허름한 무덤으로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달 밝은 밤이면 그 무덤들에서 파란 불빛이 일어나더니, 차츰 그 불빛들이 마을 안으로 내려와 관아 주변을 맴도는 것이었습니다.
    "저게 무엇이냐..."
    "혹시 저분들이... 돌아오신 것은 아닐까..."
    마을 사람들은 두려움과 함께 묘한 기대감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억울하게 죽어간 이들이 원혼이 되어 돌아온 것은 아닌지, 그래서 그 악한 이현감에게 복수를 할 것은 아닌지...
    밤바람에 실려오는 낮은 신음소리와 함께, 마을에는 이상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 첫 번째 도깨비의 출현과 경고

    이현감이 부임한 지 2년째 되던 해 가을, 드디어 그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날 밤 이현감은 평소처럼 술에 취해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낮에 또 다른 농가의 땅을 빼앗고 그 집 며느리를 관아로 끌고 온 터라 기분이 좋았던 것입니다.
    "허허, 이렇게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니. 앞으로 몇 년만 더 있으면 한양에서도 손꼽히는 부자가 되겠구나."
    코를 골며 잠든 이현감의 침실에 갑자기 찬바람이 불어왔습니다. 아무리 문을 꼭꼭 닫아놓았는데도 어디선가 스며드는 바람이었습니다.
    "으... 추워..."
    이현감이 이불을 더 끌어당기려는 순간, 침실 구석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드그르르르... 드그르르르..."
    마치 목구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듯한 기괴한 소리였습니다. 이현감은 술이 깨며 몸을 일으켜 세웠습니다.
    "누구냐? 누가 거기 있느냐?"
    대답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소리는 점점 더 커져갔습니다.
    "드그르르르... 이이이이현감아아아..."
    이번에는 분명히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였습니다. 이현감은 몸서리를 치며 촛불을 켰습니다. 떨리는 손으로 촛대를 들고 소리가 나는 곳을 비춰보았습니다.
    구석진 곳에 무언가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림자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사람 같기도 하고 사람 같지 않기도 한 기묘한 형체였습니다.
    "누구냐고 묻고 있다!"
    이현감이 큰 소리로 외쳤지만, 목소리는 이미 떨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 형체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습니다. 촛불 빛에 비친 얼굴을 본 순간, 이현감은 비명을 지를 뻔했습니다.
    김 노인이었습니다. 추위에 얼어 죽었던 그 김 노인의 얼굴이 분명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습이 예전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얼굴은 시퍼렇게 변해 있었고, 눈은 핏빛으로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입가에는 검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이이이이현감아아아... 나를 기억하느냐아아아..."
    김 노인의 목소리는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었습니다. 마치 동굴 깊은 곳에서 울려나오는 메아리 같았습니다.
    "김... 김 노인? 네가 김 노인이냐? 하지만 넌 죽었는데..."
    "죽었다고오오오... 그래아아아, 나는 죽었다아아아... 너 때문에에에에..."
    김 노인의 형체가 점점 커져갔습니다. 처음에는 웅크리고 있었는데, 이제는 천장에 닿을 정도로 커진 것 같았습니다.
    "네 탐욕 때문에 나는 손자와 함께 얼어 죽었다아아아... 며느리는 네 손에 죽었고오오오... 이 원한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느냐아아아..."
    이현감은 몸이 마비된 듯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그저 벌벌 떨면서 김 노인의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이제 네 차례다아아아... 너도 우리와 같은 고통을 맛보게 해주겠다아아아..."
    김 노인이 손을 뻗었습니다. 그 손이 이현감의 목을 향해 다가왔습니다. 이현감은 비명을 지르며 침대에서 굴러떨어졌습니다.
    "살려줘! 살려달라고! 내가 잘못했다!"
    그 순간 닭이 울었습니다. 새벽이 온 것입니다. 닭 소리와 함께 김 노인의 형체는 연기처럼 사라져버렸습니다.
    이현감은 바닥에 쓰러진 채 거친 숨을 몰아쉬었습니다. 온몸이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습니다.
    "꿈... 꿈이었나? 그래, 꿈이었을 거야..."
    하지만 바닥에는 김 노인이 흘린 검은 핏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 이현감은 잠을 제대로 잘 수 없게 되었습니다. 밤만 되면 김 노인의 모습이 떠올라 잠들기가 무서웠던 것입니다.
    며칠 후, 이현감은 심복인 포졸 두목을 불러 은밀히 물어보았습니다.
    "혹시... 혹시 관아 주변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지는 않느냐?"
    "무슨 이상한 일 말입니까?"
    "그게... 밤에 이상한 소리가 난다거나... 누군가 나타난다거나..."
    포졸 두목은 잠시 망설이더니 조심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사실... 요즘 밤 순찰을 도는 포졸들이 이상한 것들을 본다고 합니다."
    "무엇을 봤다는 것이냐?"
    "죽은 사람들이... 관아 주변을 떠돌아다닌다고 합니다. 특히 뒷산 공동묘지에서 내려오는 파란 불빛들을..."
    이현감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습니다. 자신만 본 것이 아니었습니다. 정말로 죽은 자들이 돌아오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 관아에 나타난 복수의 도깨비들

    김 노인이 나타난 지 일주일 후, 이번에는 박 대장장이가 나타났습니다.
    그날 저녁 이현감은 며칠째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관아 마루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혹시 또 무언가 나타날까봐 불을 환하게 밝혀놓고, 포졸들을 주변에 세워두었습니다.
    "현감님,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마 요즘 피곤해서 헛것을 보신 것 같습니다."
    "그렇겠지... 그래, 분명 헛것이었을 거야..."
    하지만 이현감의 마음은 전혀 편하지 않았습니다. 술을 마셔도 김 노인의 핏빛 눈이 계속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때였습니다. 관아 앞마당에서 쇠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댕그랑! 댕그랑! 댕그랑!"
    "저게 무슨 소리냐?"
    포졸들이 나가서 확인해보았지만, 앞마당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쇠 두드리는 소리는 계속 들려왔습니다.
    "댕그랑! 댕그랑! 현감아아아!"
    이번에는 분명히 이현감을 부르는 소리가 섞여 있었습니다. 이현감은 벌떡 일어났습니다.
    "누구냐! 누가 나를 부르고 있느냐!"
    그때 마당 한가운데에 갑자기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파란 불길이 하늘 높이 솟아오르더니, 그 속에서 한 사람의 형체가 나타났습니다.
    박 대장장이였습니다. 하지만 그 모습은 처참했습니다. 온몸이 곤장에 맞아 터진 상처투성이였고, 얼굴은 검게 부어올라 있었습니다.
    "기억하느냐아아아, 이현감아아아..."
    박 대장장이가 손에 든 것은 커다란 쇠망치였습니다. 대장간에서 쓰던 바로 그 망치였습니다.
    "나는... 박 대장장이다아아아... 네가 거짓 죄목을 씌워 죽인... 그 박 대장장이다아아아..."
    포졸들이 무기를 들고 달려들려고 했지만, 박 대장장이를 향해 쏜 화살들은 모두 그의 몸을 그냥 통과해버렸습니다.
    "헛되다아아아... 이미 죽은 자에게 무기따위가 통할 리 없다아아아..."
    박 대장장이가 쇠망치를 휘둘렀습니다. 허공을 가르는 망치에서 쇳소리가 울려퍼졌습니다.
    "댕그랑! 내 억울한 죽음을 갚으러 왔다아아아!"
    그때 관아 곳곳에서 더 많은 형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현감에게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모든 이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이는 목을 매달고 죽은 모습 그대로, 어떤 이는 굶어서 해골같이 말라비틀어진 채로, 또 어떤 이는 매를 맞아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끔찍한 것은 젊은 여인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이현감에게 농락당하고 죽어간 그 여인들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머리카락을 풀어헤친 채 나타난 것입니다.
    "현감아아아... 우리를 기억하느냐아아아..."
    "네가 우리에게 한 짓을 기억하느냐아아아..."
    "이제 네 차례다아아아..."
    수십 명의 원혼들이 관아를 둘러쌌습니다. 포졸들은 무서워서 어쩔 줄 모르며 이현감 뒤에 숨었습니다.
    "현감님! 어떻게 하면 됩니까!"
    "모르겠다! 나도 모르겠다고!"
    이현감은 완전히 정신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무릎을 꿇고 앉아서 벌벌 떨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때 원혼들 중 하나가 앞으로 나섰습니다. 관아에 끌려와 죽은 젊은 여인이었습니다.
    "이현감아아아... 네가 우리에게 준 고통을 이제 너도 맛볼 때가 왔다아아아..."
    "아니다! 내가 뭘 잘못했다는 거냐! 나는 단지... 단지..."
    "단지 무엇이냐아아아? 단지 욕심이 많았을 뿐이라고 할 셈이냐아아아?"
    박 대장장이가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네 욕심 때문에 우리는 모두 죽었다아아아! 억울하게, 참혹하게 죽었다아아아!"
    다른 원혼들도 입을 모아 외쳤습니다.
    "복수다아아아! 복수를 하자아아아!"
    "이놈을 우리와 같은 고통 속으로 몰아넣자아아아!"
    원혼들이 점점 이현감 쪽으로 다가왔습니다. 이현감은 비명을 지르며 관아 안쪽으로 도망쳤지만, 원혼들은 벽을 통과해서 그를 쫓아왔습니다.
    그 밤 관아에서는 이현감의 비명소리가 새벽까지 계속 울려퍼졌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그 소리를 들었지만, 아무도 관아에 가까이 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마음속으로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드디어... 드디어 저 악한 놈이 벌을 받는구나..."
    "억울하게 죽어간 분들이 돌아오셨구나..."

    ※ 이현감의 공포와 참회

    그 끔찍한 밤이 지나고 새벽이 밝았을 때, 이현감은 관아 구석에서 반쯤 정신을 잃은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머리카락은 하얗게 세어버렸고, 눈은 초점을 잃은 채 허공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현감님! 현감님! 정신을 차리십시오!"
    포졸들이 아무리 흔들어도 이현감은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입에서는 계속 중얼거리는 소리만 나왔습니다.
    "용서해줘... 용서해달라고... 내가 잘못했다... 내가 잘못했다고..."
    며칠 동안 이현감은 제대로 된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잠도 자지 못했습니다. 밤만 되면 비명을 지르며 허공에 대고 빌어댔습니다.
    "나타나지 마! 제발 나타나지 말라고! 내가 뭘 잘못했단 말이냐!"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괴롭혔는지, 얼마나 많은 억울한 죽음을 만들어냈는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이현감은 겨우 정신을 차렸습니다. 하지만 예전의 건방진 모습은 온데간데없었습니다. 사람이 완전히 바뀌어버린 것입니다.
    "포졸들을 모두 불러라. 내가 할 말이 있다."
    포졸들이 모이자 이현감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지금까지 내가 이 고을 백성들에게 너무 큰 죄를 지었다. 이제라도 그 잘못을 바로잡아야겠다."
    포졸들은 갑작스러운 이현감의 변화에 당황했습니다.
    "현감님, 무슨 말씀을..."
    "말하지 마라! 나는 지금까지 탐관오리였다. 백성들의 피와 땀으로 배를 불렸고, 무고한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이현감은 그날부터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우선 그동안 빼앗았던 모든 땅을 원래 주인들에게 돌려주었습니다. 이미 죽어버린 사람들의 땅은 그 가족들에게 돌려주었습니다.
    "김 노인네 땅은 멀리 팔려간 그 손자가 크면 찾아올 것이니 그때까지 관에서 관리하겠다."
    또한 그동안 받았던 부당한 세금도 모두 돌려주었습니다. 자신이 모아둔 재물을 모두 꺼내서 백성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이것도 모자라다. 어떻게 하면 내 죄를 씻을 수 있을까..."
    하지만 이미 죽어버린 사람들은 돌아올 수 없었습니다. 김 노인과 그 손자, 박 대장장이와 그 가족들, 그리고 관아에서 죽어간 수많은 여인들... 그들에게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습니다.
    이현감은 매일 밤 그들의 무덤을 찾아가서 빌었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어떻게든 제 죄를 갚겠습니다."
    하지만 원혼들의 출현은 계속되었습니다. 밤마다 관아에 나타나서 이현감을 괴롭혔습니다. 다만 예전처럼 직접적으로 해를 가하지는 않고, 그저 나타나서 이현감을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그 시선이 이현감에게는 더욱 고통스러웠습니다. 원망의 시선, 슬픔의 시선, 그리고 여전히 용서받지 못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차가운 시선들...
    "내가 어떻게 해야 당신들이 용서해주시겠습니까? 무엇을 해야 이 죄를 씻을 수 있겠습니까?"
    어느 날 밤, 이현감이 무덤 앞에서 이렇게 빌고 있을 때였습니다. 김 노인의 형체가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예전처럼 무섭거나 분노에 찬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이현감아..."
    "김 노인! 제발 용서해주십시오!"
    "네가 진정으로 뉘우치고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우리의 한은 그리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럼 제가 어떻게 해야..."
    "네 목숨으로 갚으라."
    김 노인의 말에 이현감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사실 그도 이미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알겠습니다. 제가 목숨으로 갚겠습니다."
    "하지만 그냥 죽어서는 안 된다. 살아있는 동안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선행을 다하라. 그리고 다른 탐관오리들이 우리와 같은 일을 당하지 않도록 경고하라."
    김 노인의 형체가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우리도 언젠가는 너를 용서할 수 있을 것이다."

    ※ 정의의 심판과 교훈

    김 노인과의 마지막 대화 이후, 이현감은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남은 생을 오직 선행을 위해 바치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먼저 그는 자신의 모든 잘못을 글로 써서 상급 관청에 보고했습니다. 또한 다른 고을의 관리들에게도 편지를 보내서 자신과 같은 실수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나 이현감은 이 고을에서 탐관오리 노릇을 하여 수많은 무고한 백성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그 결과 그들의 원혼이 나타나 나를 괴롭히고 있으니, 다른 관리들은 절대 나와 같은 길을 걷지 말라."
    이 편지를 받은 관리들은 처음에는 이현감이 미쳤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곧 이상한 소문들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이현감이 있는 고을에서 정말로 귀신들이 나타난다더라."
    "밤마다 관아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더라."
    "백성들을 괴롭히던 이현감이 갑자기 성인이 되었다더라."
    그런 소문을 들은 일부 관리들은 실제로 그 고을을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직접 그 현장을 목격한 후에는 모두 경악했습니다.
    "정말로... 정말로 죽은 자들이 나타나는구나..."
    "이현감의 말이 사실이었구나..."
    이현감은 찾아오는 모든 관리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상세히 들려주었습니다.
    "여러분, 백성들의 피와 땀으로 배를 불리면 반드시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죽은 자들의 원한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관리가 되었다는 것은 백성들을 위해 봉사하라는 뜻입니다. 절대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백성들을 괴롭혀서는 안 됩니다."
    많은 관리들이 이현감의 말을 듣고 자신들의 행동을 반성했습니다. 특히 탐욕에 빠져있던 관리들은 크게 경각심을 느꼈습니다.
    이현감은 또한 고을 백성들을 위한 여러 가지 선정을 펼쳤습니다. 가난한 집에는 쌀을 나누어주었고, 몸이 아픈 사람들에게는 약을 구해다 주었습니다. 또한 학문을 배우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위해 서당을 세웠습니다.
    "현감님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셨구나..."
    "예전의 그 무서운 현감님이 맞나 싶을 정도야..."
    백성들도 처음에는 이현감의 변화를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진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죽은 분들은 돌아오지 않아..."
    "그분들의 억울함은 어떻게 풀어드릴까..."
    백성들은 여전히 죽어간 이들을 잊지 않았습니다. 이현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매일 밤 그들의 무덤을 찾아가서 참회의 기도를 올렸습니다.
    그렇게 3년이 지났습니다. 이현감은 그동안 온갖 선행을 다했지만, 여전히 원혼들은 나타났습니다. 다만 예전처럼 무섭거나 분노에 찬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슬프고 안타까운 표정으로 이현감을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어느 가을날 저녁, 이현감은 마지막으로 원혼들 앞에 나아갔습니다.
    "여러분, 저는 이제 제 목숨으로 죄를 갚으려 합니다. 3년 동안 할 수 있는 모든 선행을 다했지만, 그래도 여러분의 억울함을 모두 풀어드리지는 못했습니다."
    원혼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습니다. 김 노인, 박 대장장이, 그리고 관아에서 죽어간 모든 이들이 이현감을 둘러쌌습니다.
    "이제야... 이제야 진정한 참회를 하는구나..."
    김 노인이 말했습니다.
    "너의 3년 동안의 노력을 우리는 모두 지켜보았다. 비록 우리의 억울함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너의 진심만큼은 인정한다."
    박 대장장이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래, 이제 그만 떠나거라. 너도 이제 충분히 고생했다."
    원혼들이 하나씩 사라져갔습니다. 마지막까지 남은 것은 김 노인이었습니다.
    "이현감아,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약속하거라."
    "무엇이든 말씀하십시오."
    "앞으로 이 세상에 나와 같은 탐관오리가 나타나면, 너는 우리를 대신해서 그들을 경고하거라. 우리와 같은 억울한 죽음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약속드립니다."
    김 노인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그 순간 이현감도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백성들은 관아 마당에서 이현감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얼굴에는 평화로운 미소가 떠 있었습니다.
    그 후로 그 고을에는 다시는 원혼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현감의 이야기는 전국으로 퍼져나가서, 탐관오리들에게는 경고가 되었고, 선량한 관리들에게는 교훈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백성들을 괴롭히는 관리가 있다면, 그들 앞에 이현감의 이야기 속 원혼들이 나타날 것입니다. 왜냐하면 억울하게 죽은 자들의 원한은 결코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무더운 여름밤을 시원하게 만들어드린 조선시대 섬뜩한 복수담, 어떠셨나요? 탐욕에 눈먼 이현감과 억울한 원혼들의 이야기를 통해 정의와 참회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도 댓글로 비슷한 경험이나 전해 들은 이야기를 나누어주세요. 구독과 좋아요는 더 많은 전통 야담을 들려드리는 큰 힘이 됩니다.
    다음 시간에는 더욱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집안에 도깨비 들이는 법! 재산운 상승 비법"이라는 임방록 속 신기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무서운 도깨비가 아닌, 복을 가져다주는 착한 도깨비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다음 영상도 꼭 시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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