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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 번의 유혹, 단 한 번의 흔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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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장로맨스 #정절과유혹 #불륜 #유혹의끝 #혼외사랑 #백번찍기 #심리로맨스 #오디오드라마 #전통민담각색

     

    디스크립션

    정절을 지키는 한 여인과, 그녀를 탐하는 남자.
    백 번 찍어도 넘어가지 않는 나무는 없다는 말처럼, 끝없는 유혹이 이어진다면 과연 인간의 의지는 끝까지 견뎌낼 수 있을까?
    패관잡기에 실린 정절녀 이야기에서 착안한 드라마,그녀의 숨결이 바뀌는 순간까지, 그의 유혹은 멈추지 않는다.
    유혹은 죄인가, 사랑은 정당한가.
    이제, 당신의 귀로 그들의 금지된 사랑을 듣는다.

    ※ 첫눈에 찍힌 나무 유혹의 시작. 홍계관이 정절녀를 처음 보고 집요하게 접근 시작

    그녀는 늘 그 자리에 있었다.
    이른 아침이면 우물가 옆에서 치마폭을 걷고 두레박을 드리우던 여인.
    햇살보다 먼저 반짝이는 눈동자, 검은 머릿결이 어깨를 타고 흐르고,
    물줄기를 닦으며 수줍게 웃는 모습은
    그저 이웃집 안주인일 뿐인데도, 보는 이의 숨을 거두는 듯했다.

    그날도 그랬다.
    홍계관은 말을 타고 고을을 지나다, 그녀를 처음 보았다.
    바람이 치맛자락을 흔들고, 그녀는 물동이를 이마에 얹은 채 고개를 들었다.
    그 찰나, 그의 눈이 그녀를 찍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저 나무는 결코 쉽게 쓰러지지 않겠지만,
    백 번만 찍어보지. 그리하여 넘기지 못하면 내가 장수가 아니지.’

    그녀의 이름은 윤씨.
    곱게 시집와 남편 내조하며 정절 하나로 세월을 살아가는 여인.
    허투루 웃지 않고, 다른 사내를 정면으로 보지도 않는 이 고을의 명절녀.
    허나 그가 그런 이들을 더 탐했다.
    지켜내는 자를 무너뜨리는 쾌감은, 마치 손에 넣은 권세와 같았으니까.

    “오늘 날이 맑소이다. 안주인, 저기 흙탕이 있어 미끄러지겠소.”
    그녀는 놀라 고개를 들었고, 짧게 목례를 한 뒤 물동이를 안고 돌아섰다.
    대답조차 없었지만, 그는 오히려 웃음을 머금었다.

    ‘좋아, 첫 번째 찍음. 아직 많이 남았지.’
    그는 말고삐를 돌려 그녀가 사라진 골목 끝까지 시선을 뗐다.

    그녀는 아직 몰랐다.
    이미 누군가의 욕망 속에서, 정절이라는 껍질이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것을.
    그의 시선은 날카롭고, 그의 발걸음은 집요했다.
    백 번 찍는다는 건, 말이 아니라 마음이었다.
    그녀의 마음을 백 번 흔들 수 있다면,
    그 한 번의 흔들림에 그는 온 삶을 걸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첫 번째 유혹은 아무 말 없이,
    단 한 번의 시선으로 시작되었다.

    ※ 백 번의 편지, 단 한 줄의 흔들림 그녀의 거절에도 매일 찾아와 편지를 남기는 홍계관

    처음의 시선은 말이 없었지만, 그 뒤로는 매일이 말이 되었다.
    홍계관은 사람을 시켜 그녀 집 앞, 굳게 닫힌 대문 밑에 짧은 쪽지를 두고 갔다.
    이름도 없이, 직함도 없이. 단지 한 줄, 혹은 두 줄.
    그녀를 알기 전엔 써본 적 없는 문장들이었다.

    “이 아침, 물동이를 안고 걷는 발목을 보았습니다.
    그 곡선이 자꾸만 머리에 남아, 잠을 설쳤습니다.”

    “부디 미끄러지지 마시오.
    그대 넘어지면, 내 마음도 쓰러질 테니.”

    그녀는 그 편지를 들고 한참을 바라보다, 불에 던졌다.
    그러나 한 장 두 장이 쌓일수록,
    타오른 건 종이만이 아니었다.

    처음엔 분노였다.
    남의 집 안주인에게 감히, 사내가 눈을 흘기다니.
    다음은 당혹이었다.
    그 편지 속 문장은 어쩐지 익숙하고도 설레는 문체였다.
    이름 모를 그이가 바라본 자신의 모습이
    그녀조차 거울에서 보지 못한 무언가를 비추고 있었다.

    세 번째, 다섯 번째, 열두 번째…
    편지는 늘 짧았고, 그럴수록 오래 가슴에 남았다.
    그녀는 애써 외면했지만, 두 손은 어느새 그 쪽지를 접어 보관하고 있었다.
    남편 몰래, 침상 밑 작은 항아리 속에 감추며 스스로를 변명했다.

    ‘나는 읽기만 했을 뿐, 대답은 하지 않았다.
    나는 웃지도, 만나지도 않았다.
    나는 정절을 지키고 있다. 아직은.’

    하지만 심장이 점점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낯선 남자가 보는 나의 자태,
    그 눈길이 떠올라, 우물가를 지날 때면 스스로 자세를 고치게 되고
    물동이를 이마에 얹을 때마다, 무심코 고개를 들어 누군가를 찾게 되는 자신을 알아차렸다.

    그날은 비가 내렸다.
    그녀는 평소처럼 걸어 나왔다.
    대문 앞에는 종이 대신, 작은 종이꽃이 놓여 있었다.
    접힌 꽃잎 속에는 단 한 줄이 적혀 있었다.

    “오늘은 글을 쓸 수 없어, 내 마음을 접었습니다.”

    그녀는 그 쪽지를 보며 멈칫했다.
    손끝이 떨렸다. 마음이, 고요히 흔들렸다.
    그 순간, 그녀는 깨달았다.
    편지를 버릴 수는 있었지만, 그 뜻을 지우지는 못했다는 것을.
    무언가, 아주 작고 부드러운 파문이 그녀의 가슴에 번지고 있었다.

    한 줄로만 적힌 쪽지.
    하지만 그 안엔 그의 시선, 그의 숨결, 그의 기다림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문득 항아리 속 편지들을 꺼내 펼쳐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 마음을 스스로 다독였다.

    ‘이건 단지, 호기심이다.
    그 이상은… 아니야.’

    그러나 그날 밤,
    그녀는 오랫동안 잠들지 못했다.
    비는 지붕을 두드렸고,
    창 너머 어둠은 마치 누군가의 숨소리처럼 느껴졌다.

    그는 알고 있었다.
    백 번 찍는다는 건, 도끼를 들고 나무를 치는 일이 아니라,
    그 마음을 흔들리는 방향으로
    조금씩, 천천히 기울이게 만드는 것임을.

    그리고 이제, 그녀는 처음으로, 아주 미세하게 기울고 있었다.

    ※ 옷고름을 푸는 손끝, 흔들리는 숨결 강한 거절 속에서도 흔들리는 여인의 내면 묘사. 내면적 갈등 고조

    그날, 그녀는 처음으로 화장을 했다.
    늘 그렇듯 단정한 비녀를 꽂고, 연분홍 저고리를 입었지만,
    입술 끝엔 말갛게 색을 얹었다.
    거울을 보며 속으로 중얼댔다.

    ‘그냥, 우물가를 지나갈 뿐이야.
    그가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고…
    나는 단지, 길을 가는 것뿐.’

    하지만 그녀는 알았다.
    이 시간에 그 골목을 지나면,
    그는 분명 그 길목에 서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정말로 그가 거기 있었다.
    대나무에 등을 기댄 채, 검은 갓 아래의 눈빛만이 그녀를 뚫어보고 있었다.
    그 눈빛이 닿는 순간,
    등골을 타고 전해지는 이상한 열기.
    말 한 마디 없이도 가슴이 서늘하게 식고,
    또 다시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빠르게 지나치려 했지만,
    그는 말을 걸지 않았다.
    대신, 지나가는 그녀의 치맛자락을
    살짝, 손끝으로 붙잡았다.

    “아직, 떨어지지 않았군요.
    옷고름의 매듭이.”

    그녀는 숨을 멈췄다.
    그 말은 분명히, 무언가를 암시하고 있었다.
    자신이 단단히 묶어 두었던 것들이
    조금씩 느슨해지고 있다는 것을
    그가 알고 있다는 듯.

    그녀는 옷고름을 잡아끌 듯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만두세요. 이건… 지나칩니다.”
    “지나가고 계시죠. 그런데 왜 발이 멈췄을까요?”

    그 말에, 그녀는 숨을 몰아쉬었다.
    진짜 멈춘 건 발이 아니라,
    그 말에 가슴이 멈춘 것이었다.

    그는 그녀를 앞질러 걸었다.
    그 앞모습이 보였고,
    그 어깨 너머의 미소가 보였다.

    “오늘은, 내가 길을 먼저 비키지요.
    하지만 언제까지 피하실 수 있겠습니까?
    그 마음 안에 내가, 이렇게 들었는데…”

    그녀는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
    아니, 어쩌면 무너진 건 없었다.
    단지 자신이 그에게 흔들리는 소리를,
    처음으로 인정한 것뿐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항아리를 열고,
    편지 한 장을 꺼냈다.
    그날의 쪽지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옷고름을 매는 손끝에, 마음이 묶인 줄도 몰랐습니다.”

    그녀는 그 문장을 다시 접어 가슴에 넣고,
    창밖을 바라봤다.
    그곳엔 아직 대나무 그림자가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스스로 매던 옷고름을, 아주 천천히 풀기 시작했다.
    손끝이 느슨해질수록, 숨결은 거칠어졌다.
    이건 단지 옷매무새가 아니라,
    자신의 경계선이었다.

    그녀는 아직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모든 게 시작되고 있었다.

    ※ 부드럽게, 조금씩, 그리고 깊게 우연을 가장한 접촉, 우산 속 함께 서기, 손끝 스침 등 스킨십 시작

    그녀는 그날 밤, 다시 그 길을 택했다.
    사람 없는 뒷길, 달빛조차 숨죽인 듯한 어둠 속.
    그는 말없이 기다리고 있었고,
    그녀는 말없이 다가갔다.

    무엇을 말하려는 듯, 입술이 열렸으나
    그보다 먼저 다가온 건, 그의 손이었다.

    등 뒤로 뻗친 손길이
    살며시 그녀의 허리를 감쌌고,
    한 손은 저고리 끝을 살짝 스쳤다.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손끝.
    마치 껍질을 벗기듯,
    조심스레, 그러나 확실하게.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거요, 그대.”
    그의 속삭임이 귓불을 스치자
    그녀의 심장은 요란하게 울렸다.

    “이젠… 안아줘요.
    더는… 망설이고 싶지 않아요.”

    그 말 한마디가, 그의 몸을 움직였다.
    한순간에 그녀를 가슴으로 끌어안았다.
    그녀의 입김이 그의 목덜미에 닿았고,
    그는 귀 아래를 입술로 더듬었다.

    “아…”

    짧은 숨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녀의 등 뒤가 불처럼 달아올랐고,
    그의 손은 이제 옷고름 위에 얹혀 있었다.

    “이걸 내가 풀어도 되겠소?”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작은 떨림과 함께 옷고름이 풀렸고,
    그 순간, 그녀의 몸은 그의 품 안에서 완전히 녹아내렸다.

    두 사람의 가슴이 맞닿고,
    숨결이 섞이고,
    손이, 입술이, 숨소리가 서로를 기억했다.

    그는 그녀의 목덜미를 따라 입맞춤을 내렸다.
    그녀는 눈을 감고, 두 팔로 그의 등을 감싸 안았다.
    달빛 아래, 옷자락은 천천히 흘러내렸고
    두 몸은 더는 거리를 두지 않았다.

    “이젠 피하지 않을 거요?”
    “이미, 안으로 들어왔어요…”

    그의 손이 그녀의 등을 따라 허리로 내려갔고,
    그녀의 가슴은 그의 입술에 맡겨졌다.

    그 순간,
    정절이라는 이름의 껍질은
    그의 숨결 속에서 부드럽게 부서졌다.

    몸이 하나가 되기 전,
    이미 마음이 넘어가 있었다.
    그리고 그 밤,
    그녀는 처음으로
    누군가의 팔 안에서 스스로를 잊었다.

    ※ 처음의 입맞춤, 무너지는 선 정절을 지켜오던 그녀가 처음으로 입맞춤을 허락하는 순간

    그녀는 그의 품 안에서 잠시 머뭇거렸다.
    품이 너무 따뜻했다.
    입김이 닿는 가슴은 너무 부드러웠다.
    무릎이 살짝 떨렸고, 숨결은 목구멍에서 자꾸만 부딪혔다.
    하지만 등 뒤로 감싸온 그의 팔이
    조금도 흔들림 없이 단단하게 그녀를 품었을 때,
    그녀는 스스로 물었다.

    ‘이게 정말 죄일까…
    아무 말 없이 나를 안아주는 이 품이…
    무엇보다 정직하지 않은가.’

    그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눈빛은 조용했지만, 안에서 타오르는 불빛은 숨기지 않았다.
    그녀는 그 눈빛 속에서 욕망이 아니라 존중을 보았고,
    그 순간, 아주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입술이 가까워졌고,
    서로의 숨이 닿을 듯 말 듯 엇갈릴 때,
    그는 아주 작게 물었다.

    “내 입술을, 가져도 되겠소?”

    그녀는 대답 대신
    눈을 감았다.
    그 짧은 동의는 모든 언어보다 뜨거웠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에 닿았고,
    입맞춤은 처음이었지만 낯설지 않았다.
    마치 오래 기다려온 이가 마침내 서로를 찾은 듯,
    숨이 얽히고, 가슴이 밀착되고,
    입술과 입술 사이로
    모든 말 못 한 감정이 넘쳐흘렀다.

    그녀의 손이 그의 목덜미를 감싸 안았다.
    그는 그녀의 허리를 한 번 더 당겼다.
    서로의 몸이 더는 남지 않을 만큼 붙었고,
    가슴이 닿은 채로,
    다시, 그리고 다시 입술이 포개졌다.

    “하… 더는… 버틸 수가 없어요…”
    “버티지 않아도 돼요. 이 순간은 그대 거요.”

    그녀의 저고리는 이미 반쯤 흘러내렸고,
    그의 손은 그녀의 등선을 따라
    부드럽게, 그러나 분명하게 타고 내려갔다.

    입맞춤이 멈추지 않는 동안,
    두 사람 사이엔 더 이상 ‘지켜야 할 선’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는 속으로 마지막으로 중얼거렸다.

    ‘정절이란 건, 남들이 지켜보는 밖에서의 이야기일 뿐.
    이 밤, 이 어둠 속에서, 나는 나로 살아도 되는 것 아닐까…’

    그리고 마침내,
    입맞춤은 그저 입술 위의 감정이 아닌
    몸과 몸이 하나로 흘러가는 문이 되었다.

    달빛은 그 장면을 조용히 비췄다.
    누구도 보지 않는 밤,
    그러나 그들 인생에서 가장 깊고 진실한 순간이었다.

    ※ 문이 닫히고, 그 밤이 열릴 때 유혹의 절정. 몰래 만난 밤, 완전히 무너지는 경계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딱’ 하고 울렸을 때,
    세상은 두 사람만 남았다.

    그는 숨도 고르지 않고 그녀를 끌어당겼다.
    입술이 포개지기 전,
    두 사람의 숨결이 부딪치며 뜨거운 기운이 얼굴 전체로 번졌다.
    그녀가 말할 틈조차 주지 않고,
    그의 입술이 먼저 그녀의 입술을 덮었다.
    거칠고 탐욕스러운 입맞춤.
    혀끝이 입술을 비집고 들어가자,
    그녀는 짧은 숨을 흘리며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

    “하… 너무 갑작스러워요…”
    “기다릴 수 없소.
    이 밤, 그대는 나의 것이니.”

    그의 손이 그녀의 허리를 움켜쥐고,
    뒤로 돌려 한 손에 단단히 감쌌다.
    그리고 다른 손은 그녀의 저고리 고름을 단숨에 풀어내며
    노출된 어깨선을 거침없이 쓰다듬었다.

    그녀의 숨소리가 점점 가빠졌다.
    목덜미를 타고 내려오는 입맞춤,
    귀 뒤를 살며시 물어오는 그의 이빨,
    그리고 흘러내린 옷깃 사이로 파고드는
    그의 손이 가슴 언저리를 감싸며 움켜쥐는 순간—
    그녀의 입에서 가느다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아… 그러면… 안 되는데…”
    “이제는 말보다 몸이 먼저 말할 차례요.”

    그는 그녀의 허리를 들썩이며 안아 올렸고,
    그녀는 본능적으로 두 다리를 그의 허리에 감았다.
    그 뜨거운 밀착감.
    두 사람 사이엔 이제 공기조차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침상 위로 그녀를 눕히는 동작은 부드러우면서도
    그 어떤 망설임도 없었다.
    그녀의 속적삼이 단숨에 벗겨졌고,
    그의 손은 그녀의 허벅지를 훑다,
    다리 안쪽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었다.

    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녀는 그의 이름을 부르지도 못한 채,
    그의 손짓 하나, 입맞춤 하나에
    무너져 내리는 감각만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가슴 위에 입술을 눌렀다.
    천천히, 그러다 갑작스레 깊이.
    혀끝으로 원을 그리며 탐하다
    마침내 입안 가득 빨아들였다.
    그녀의 손끝이 시트를 움켜쥐었고,
    허리가 저절로 그의 몸을 향해 들썩였다.

    “더… 더 안아줘요…”
    “그대가 허락한 순간부터,
    나는 멈출 수 없소.”

    그는 그녀의 다리를 넓히며 몸을 포개고,
    허리 아래의 긴장된 부딪침으로
    서로의 욕망이 얼마나 차올랐는지를 증명했다.
    몸이 만나고, 움직이고, 엉켜들며
    침상은 두 사람의 뜨거운 호흡으로 뒤덮였다.

    처음의 떨림은 사라지고,
    그녀의 손이 그의 등을 긁고,
    그의 숨소리가 그녀의 귀를 적셨다.

    그 밤—
    그들의 몸은 무너졌고,
    그녀의 정절이라는 경계는
    그의 품 속에서 완전히 녹아내렸다.

    ※ 유혹이었나, 사랑이었나 모든 것이 지나간 후, 죄책감과 쾌락 사이에서 내리는 그녀의 선택

    그 밤이 지나고
    그녀는 천천히 눈을 떴다.

    햇살은 창호지를 타고 희미하게 퍼졌고,
    그의 품 안에서 포개진 두 팔 사이로
    자신의 숨소리가 고요하게 울리고 있었다.

    몸은 여전히 그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의 손길, 입술, 허리의 움직임…
    그녀를 가득 채우고 밀어낸 뒤
    다시 천천히 감싸 안았던 그 감각이
    아직도 살갗 아래 어른거렸다.

    그는 곁에 있었다.
    잠든 듯 고른 숨을 쉬며, 그녀의 이마 위에
    한 손을 얹고 있었다.
    그 손은 밤새도록 그녀를 놓지 않았고,
    이 아침에도 여전히 따뜻했다.

    하지만 그 따뜻함은
    그녀의 가슴을 조이게 했다.

    ‘나는 정절을 지키지 못했다.
    남편이 있는 몸으로…
    그의 입을 받아들이고,
    그의 몸을 끌어안고…
    그에게 나를 모두 내주었다.’

    그녀는 천천히 그의 팔을 풀고,
    몸을 일으켰다.
    허벅지 사이로 느껴지는 묵직한 이질감,
    그리고 그곳에 스친 상처 같은 잔열이
    모두가 진짜였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거울 앞에 섰다.
    헝클어진 머리, 살짝 부은 입술,
    그리고 어젯밤 그가 입맞췄던 흔적이
    가슴 아래 선명히 남아 있었다.

    ‘이건 유혹이었을까, 사랑이었을까…’

    그녀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처음부터 그는 유혹이었다.
    정절을 시험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경계를 넘보던 위험한 사내.

    그러나…
    그의 눈빛만은 거짓이 아니었다.
    그가 안아줄 때,
    그녀를 향한 그 숨결 하나하나는
    욕망이 아니라, 기다림이었고… 갈망이었다.

    그녀는 그를 떠올렸다.
    편지 한 장 없이도,
    그는 백 번을 묵묵히 기다렸고,
    단 한 번을 위해 스스로를 삼켰던 남자.

    그제야 그녀는 깨달았다.
    자신이 무너진 게 아니라,
    사랑에 닿은 것이라는 걸.

    몸은 죄를 지었을지 몰라도,
    마음은 진심이었다.

    그녀는 거울 속 자신에게 속삭였다.

    “이건… 사랑이야.
    어쩌면, 내 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

    그리고 다시 그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는 아직 잠들어 있었고,
    그녀는 조용히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천천히 두 팔로 그를 끌어안았다.

    “한 번은… 죄일지 몰라도,
    두 번은… 사랑으로 할게요.”

    그 말에
    그의 눈이 천천히 떠졌다.
    그리고 그녀를 끌어안았다.
    말 없이, 따뜻하게.

    그렇게,
    백 번의 유혹은
    단 한 번의 사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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