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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향한 마음이 구한 목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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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가난하지만 부부애가 깊은 나무꾼 덕식과 그의 아내 순애의 이야기입니다. 병든 노모를 모시며 고된 삶을 살아가는 덕식은 호랑이를 만나 위기에 처하지만, 아내를 향한 마음과 효심이 기적을 만들어냅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를 생각하는 부부의 진정한 사랑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따뜻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전통 가치와 삶의 지혜를 되새겨 봅니다. 조선시대의 정취와 함께 펼쳐지는 감동적인 민담을 귀 기울여 들어보세요.
※ 병든 어머니와 아내 순애를 모시며 산에서 나무를 해오는 덕식의 고된 일상을 보여줍니다.
조선 숙종 시대, 경기도 광주 땅 깊은 산자락에 자리한 작은 초가집. 이른 새벽, 닭 울음소리와 함께 덕식은 눈을 떴습니다. 아직 어둑한 방 안에서 아내 순애가 부산히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여보, 벌써 일어나셨소? 더 주무셔도 되는데..."
"아니오, 오늘은 좀 더 깊은 산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소. 어머님 약값도 마련해야 하고..."
덕식은 천천히 일어나 짚신을 신었습니다. 방 한쪽에서는 그의 노모가 힘겹게 기침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반년 전부터 앓아누우신 어머니의 병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듯했습니다.
"어머님, 오늘 기운이 어떠신지요?"
힘없는 목소리로 어머니가 대답하셨습니다.
"괜찮다, 아들아. 걱정 말고 일하고 오너라."
하지만 덕식은 어머니의 창백한 얼굴을 보며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약값을 마련하기 위해 더 많은 나무를 해와야 했습니다.
순애가 아침상을 차려 왔습니다. 보리밥에 시래기국, 그리고 간장 한 종지가 전부였지만, 순애는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제가 도토리도 좀 주워올게요. 어머님 드시면 좋아하실 거예요."
덕식은 아내의 손을 잡았습니다. 결혼한 지 3년, 가난한 나무꾼에게 시집와 고생만 하는 아내가 미안하고 고마웠습니다.
"고맙소, 순애야. 자네 덕에 이 가난한 집에도 웃음이 떠나지 않는구려."
아침을 먹은 덕식은 도끼를 어깨에 메고 집을 나섰습니다. 마당을 지나며 겨우 한 뼘 자란 채소밭을 바라보았습니다. 순애가 정성껏 가꾸는 작은 밭이었습니다.
산으로 오르는 길, 덕식은 어제보다 더 깊은 골짜기로 향했습니다. 마을 근처의 나무는 이미 많이 베어져서, 좋은 나무를 구하려면 더 깊이 들어가야 했습니다.
"오늘은 꼭 약값을 마련해야지..."
중얼거리며 걷던 덕식은 문득 순애와의 약속을 떠올렸습니다. 오늘이 그들의 혼인 3주년이었습니다. 아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덕식은 알고 있었습니다. 가난한 살림에 무슨 선물을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덕식은 산에서 예쁜 들꽃이라도 꺾어오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정오가 되자 덕식은 잠시 쉬어가기로 했습니다. 작은 도시락을 풀어보니 보리밥 사이에 도라지 몇 조각이 놓여 있었습니다. 분명 순애가 자신을 위해 넣어둔 것이었습니다.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이 사람이 복이 많지... 이런 아내를 만나다니."
식사를 마친 덕식은 다시 나무를 베기 시작했습니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 무렵, 그는 꽤 많은 나무를 모았습니다. 이제 예쁜 들꽃을 찾아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었습니다.
어두워지기 전에 서둘러 내려가야 했습니다. 이 깊은 산에는 호랑이가 산다는 소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덕식은 나무 단을 지고 하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삐걱거리는 나뭇가지 소리와 바람 소리만이 들리는 고요한 산길. 덕식은 문득 아내의 얼굴이 그리워졌습니다. 순애와 처음 만났던 날, 혼례를 올리던 날, 그리고 매일 아침 자신을 웃음으로 배웅하는 모습까지...
※ 시어머니의 병간호를 하면서도 남편을 위해 정성을 다하는 순애의 모습과 가난하지만 서로를 아끼는 부부의 모습을 그립니다.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무렵, 덕식의 집에서는 순애가 시어머니의 약을 정성껏 달이고 있었습니다. 약재라고 해봐야 마을 뒷산에서 캐온 더덕과 도라지, 그리고 이웃집에서 나눠준 인삼 조각 한 점이 전부였지만, 순애는 정성을 다했습니다.
"어머님, 이제 약이 다 달아가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방 안에서 누워계신 시어머니는 약한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고맙다, 며느리야. 너 같은 며느리를 얻은 것이 내 복이구나."
순애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녀는 시어머니의 이마에 손을 대보았습니다. 여전히 뜨거웠습니다.
"어머님, 저희 덕식이 오늘 더 깊은 산에 들어간다고 했어요. 좋은 나무를 많이 해와서 약값을 마련한대요."
시어머니의 눈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그 애가 어릴 때부터 효심이 깊었지. 하지만 너무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깊은 산은 위험하단다."
순애도 걱정이 되었지만, 남편을 믿고 있었습니다. 덕식은 산길에 밝았고, 지혜로웠습니다.
약이 다 달아지자 순애는 조심스럽게 시어머니를 일으켜 약을 드렸습니다. 쓴 약을 다 마신 시어머니는 다시 눕고, 순애는 부엌으로 나왔습니다.
이제 저녁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덕식과의 혼인 3주년 기념일이었지만, 형편이 어려워 특별히 챙길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뭔가 특별한 것을 해주고 싶은데..."
순애는 자신이 모아둔 작은 항아리를 꺼냈습니다. 그 안에는 몇 달 동안 조금씩 아껴둔 쌀이 있었습니다. 원래는 더 모아서 덕식의 생일에 쌀밥을 해주려 했지만, 오늘이 더 의미 있는 날이라 생각했습니다.
"오늘은 흰 쌀밥에 도토리묵이라도 해야겠어요."
순애는 마당의 작은 채소밭에서 아욱을 조금 뽑아왔습니다. 씻어서 된장국을 끓이고, 소중히 아껴둔 쌀로 밥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도토리를 주워 손질해둔 것으로 묵을 쑤었습니다.
밥이 다 지어질 무렵, 마당에서 주민 하나가 순애를 찾았습니다.
"순애 네가 있느냐? 잠깐 나와 볼래?"
문을 열자 마을에 사는 김 씨 아주머니가 서 있었습니다.
"아이고, 순애야. 너희 남편이 오늘 깊은 산에 들어갔다고 들었다만, 산 쪽에서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는구나. 걱정돼서 왔어."
순애의 얼굴이 창백해졌습니다. 최근 마을 근처에서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괜찮을 거예요. 우리 덕식이는 산길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순애의 목소리에는 불안함이 묻어 있었습니다. 김 씨 아주머니는 안쓰러운 듯 순애의 손을 잡았습니다.
"그래, 그럴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라. 곧 돌아올 테니."
아주머니가 떠난 후, 순애는 마당에 서서 산을 바라보았습니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고 있었습니다. 평소 덕식이 돌아오는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여보, 제발 무사히 돌아와 주세요..."
순애는 마음속으로 빌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좋아하는 도토리묵을 다시 한번 살펴보았습니다. 완벽하게 식혀서 반듯하게 썰어놓았습니다.
저녁 준비를 마친 순애는 시어머니를 다시 살폈습니다. 다행히 약을 드신 후 잠이 드셨는지 숨소리가 고르셨습니다. 순애는 방문을 조용히 닫고 마루에 나와 앉았습니다.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습니다. 덕식이 돌아올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순애의 마음은 점점 더 불안해졌습니다.
"여보, 어디 계신 거예요..."
그때 갑자기 개가 짖기 시작했습니다. 순애는 급히 마당으로 나갔습니다. 그러나 남편이 아니라 마을 청년 하나가 서 있었습니다.
"순애 씨, 큰일났어요! 산에서 호랑이 울음소리가 크게 들렸대요. 마을 사람들이 횃불을 들고 산으로 올라가려고 해요."
순애는 그 자리에 주저앉을 뻔했지만, 꾸역꾸역 일어섰습니다.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안 됩니다. 위험해요. 집에서 기다리세요."
하지만 순애의 눈빛은 단호했습니다.
"제 남편이니, 저도 가야 합니다."
※ 평소보다 깊은 산으로 들어간 덕식이 갑자기 호랑이를 만나 도망치다 절벽 앞에 몰리는 위기를 맞습니다.
해가 서산에 기울기 시작하자 덕식은 걸음을 서둘렀습니다. 나무 단을 지고 가파른 산길을 내려오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오늘 번 돈으로 어머니 약값도 마련하고, 아내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사 주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순애가 좋아할까..."
덕식은 오는 길에 땄던 들꽃 몇 송이를 바라보았습니다. 가난한 살림에 변변한 선물 하나 사주지 못했지만, 순애는 항상 웃음으로 그를 맞아주었습니다.
문득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습니다. 나뭇가지들이 흔들리며 불길한 소리를 냈습니다. 덕식은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살폈습니다. 어딘가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뭐지...?"
그때였습니다. 덤불 사이에서 커다란 그림자가 나타났습니다. 노란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번쩍였습니다. 호랑이였습니다. 덕식의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여기서 죽을 수는 없다... 어머니와 순애가 기다리고 있는데..."
덕식은 천천히 뒷걸음질 쳤습니다. 호랑이도 천천히 다가왔습니다. 덕식은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도망칠 길을 찾아야 했습니다.
순간적인 판단으로 덕식은 지고 있던 나무 단을 호랑이 앞에 던졌습니다. 그 틈을 타 덕식은 있는 힘껏 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호랑이의 날렵한 발걸음을 따돌리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덕식은 계속해서 달렸습니다. 숨이 턱까지 차올랐지만, 멈출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달리다 보니 앞이 절벽으로 막혀 있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갈 곳이 없었습니다.
"이제 어쩌지..."
절망적인 상황에서 덕식은 절벽 끝에 서서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호랑이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깊은 계곡이 보였습니다. 뛰어내리면 죽음이 확실했습니다.
호랑이의 낮은 울음소리가 귓가에 울렸습니다. 죽음의 공포가 덕식을 덮쳤습니다. 그러나 가장 두려운 것은 자신이 죽으면 어머니와 순애가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걱정이었습니다.
"순애야... 어머니... 미안하오..."
호랑이는 이제 불과 몇 걸음 앞까지 다가왔습니다. 노란 눈동자가 덕식을 노려보았습니다. 입에서는 뜨거운 숨결이 흘러나왔습니다.
덕식은 눈을 감았습니다. 이제 죽음만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절체절명의 순간, 덕식은 아내와의 추억과 약속들을 떠올리며 마지막으로 아내의 얼굴을 보고 싶다는 간절함을 느낍니다.
죽음의 그림자 앞에서 덕식의 마음은 이상하게도 평온해졌습니다. 생애의 마지막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순애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아내와의 첫 만남. 시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그 소녀의 수줍은 미소가 선명하게 떠올랐습니다. 가난한 나무꾼인 자신에게 시집온다고 했을 때의 기쁨. 초라한 혼례상에서도 환하게 웃던 신부의 모습.
"어머니, 건강하실 때까지 제가 잘 모시겠습니다."
시어머니께 인사드리던 순애의 첫 약속이 귓가에 울렸습니다. 그 후로 순애는 정말 시어머니를 친어머니처럼 정성껏 모셨습니다. 아픈 시어머니의 병간호를 하면서도 남편을 위해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던 아내.
"여보, 우리 같이 늙어가면서 손주들 재롱 구경하는 게 제 소원이에요."
어느 달빛 아래서 나눈 속삭임이 떠올랐습니다. 그때 덕식은 "그럼요, 우리 함께 백 살까지 살아요"라고 약속했었지요.
"그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되었구나..."
덕식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렀습니다. 죽음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이 두려웠습니다. 더 이상 순애의 웃음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덕식의 마음속에서 강한 의지가 솟아올랐습니다.
"안 돼! 나는 돌아가야 해! 순애와의 약속을 지켜야 해!"
덕식은 눈을 크게 뜨고 호랑이를 바라보았습니다. 죽음을 앞둔 순간에도 그의 마음은 오직 아내와 어머니를 향한 사랑으로 가득했습니다.
"제발... 마지막으로 순애를 한 번만 더 보게 해주세요..."
그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 닿았을까요? 갑자기 주변이 밝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호랑이도 그 빛에 놀라 잠시 주춤했습니다.
빛 속에서 한 노인의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흰 수염을 길게 기른 노인은 맑은 눈빛으로 덕식을 바라보았습니다.
"네 마음이 나를 감동시켰다."
※ 덕식의 진심 어린 마음에 감동한 산신령이 나타나 호랑이를 물리치고, 덕식에게 가족을 위한 특별한 선물을 줍니다.
흰 도포를 입은 노인은 바로 이 산의 산신령이었습니다. 그는 덕식을 향해 미소 지었습니다.
"나는 이 산의 산신이다. 오랜 세월 많은 인간을 보아왔지만, 죽음 앞에서도 자신보다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이는 드물었다."
덕식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호랑이는 산신령의 등장에 머리를 숙이고 물러났습니다.
"산... 산신령님..."
"두려워 말거라. 네 지극한 효심과 아내를 향한 순애의 마음이 나를 감동시켰다. 너는 살 자격이 있다."
산신령은 소매 속에서 작은 주머니를 꺼내 덕식에게 건넸습니다.
"이 주머니 안에는 약초 씨앗이 들어있다. 집 마당에 심으면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할 열매가 열릴 것이다. 또한, 네 아내가 정성껏 가꾸는 채소밭에 이 씨앗을 뿌리면, 가난을 면할 수 있는 귀한 식물이 자랄 것이다."
덕식은 감사의 눈물을 흘리며 엎드려 절을 올렸습니다.
"산신령님,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산신령은 손을 들어 덕식을 멈추게 했습니다.
"은혜는 갚지 않아도 된다. 다만 앞으로도 효심과 아내를 향한 사랑을 잃지 말거라. 그것이 바로 내게 갚는 길이다."
산신령은 덕식에게 한 가지 더 말을 덧붙였습니다.
"지금 마을 사람들이 너를 찾으러 오고 있다. 네 아내가 그들을 이끌고 있지. 그 여인의 마음 또한 깊구나."
덕식의 눈에 다시 눈물이 고였습니다. 순애가 자신을 찾으러 온다니, 그녀의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다시 한번 느껴졌습니다.
산신령은 마지막으로 미소 지으며 말했습니다.
"이제 가거라. 그리고 기억하라. 진정한 부(富)는 돈과 재물이 아닌, 서로를 위하는 마음에 있다는 것을."
그 말을 끝으로 산신령은 빛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호랑이도 함께 모습을 감췄습니다. 남겨진 덕식은 손에 쥔 주머니를 바라보았습니다.
멀리서 횃불 빛과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덕식은 힘을 내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여기 있소! 나 여기 있소!"
얼마 지나지 않아, 순애가 마을 사람들을 이끌고 나타났습니다. 그녀의 얼굴에는 걱정과 두려움, 그리고 희망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여보!"
순애는 덕식을 발견하자마자 달려와 그를 꼭 껴안았습니다. 그녀의 눈에서는 안도의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괜찮으세요? 다친 곳은 없어요?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해서..."
덕식은 순애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괜찮소. 나는 무사하오. 그리고... 우리에게 좋은 일이 생겼소."
※ 산신령의 선물로 어머니의 병이 치유되고, 가족의 가난도 해결되며 행복을 되찾는 덕식의 가족 이야기입니다.
산신령의 선물을 받은 지 한 달, 덕식의 집에는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마당에 심은 약초 씨앗에서는 푸른 잎이 돋아나 붉은 열매를 맺었고, 순애의 채소밭에는 사람들이 본 적 없는 이상한 뿌리채소가 자라났습니다.
어느 맑은 아침, 덕식은 마당에서 자란 붉은 열매를 따서 어머니께 드렸습니다. 산신령의 말대로 그 열매는 신기한 효능이 있었습니다. 열매를 드신 어머니는 단 사흘 만에 기운을 차리시고 자리에서 일어나셨습니다.
"어머니, 정말 좋아지셨어요?"
순애가 반가운 마음에 어머니의 손을 잡았습니다. 어머니는 환한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그래, 이제 몸이 한결 가볍구나. 마치 스무 살로 돌아간 것 같다."
덕식의 눈에는 감격의 눈물이 고였습니다. 몇 달 전만 해도 어머니의 병환으로 매일 가슴을 졸였는데, 이제 건강을 되찾으신 어머니를 보니 감사한 마음뿐이었습니다.
한편, 순애의 채소밭에서 자란 이상한 뿌리채소는 놀라운 맛과 향이 있어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소문이 퍼졌습니다. 인삼보다 더 귀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멀리 한양에서도 찾는 이가 생겼습니다.
"여보, 이 채소가 정말 대단해요. 오늘도 한양에서 상인이 와서 많은 돈을 주고 사갔어요."
순애는 기쁜 표정으로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덕식도 믿기지 않는 현실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산신령님의 은혜를 어찌 다 갚을 수 있을까..."
그날 저녁, 가족은 오랜만에 풍성한 저녁 식사를 함께했습니다. 이제는 쌀밥에 고기반찬도 올라가 있었고, 과일도 풍성했습니다. 그러나 덕식 가족은 갑자기 찾아온 풍요에도 검소한 생활 습관을 잃지 않았습니다.
"오늘 마을의 홀로 사시는 김 할머니께 음식을 나눠드렸어요.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순애의 말에 어머니도 따뜻한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그래, 우리가 받은 복은 나눠야 하는 거야. 내일은 내가 직접 동네 어려운 분들께 약초를 가져다 드려야겠다."
덕식은 아내와 어머니를 바라보며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산신령이 말했던 '진정한 부'가 무엇인지 이제야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렇게 서로를 사랑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어느 날 밤, 덕식과 순애는 마당에 앉아 별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순애는 문득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여보, 그때 산에서 정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가끔 꿈에서 깨어나 여보를 바라볼 때면, 꿈이 아니라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덕식은 순애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그날 저는 순애를 생각했소. 죽음 앞에서도 당신 얼굴을 한 번만 더 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소. 그 마음이 산신령님을 감동시켰다고 하시더군요."
※ 덕식 부부의 이야기가 마을에 알려지면서 효도와 부부애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마을 사람들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덕식과 순애의 이야기는 마을 전체에 알려졌습니다. 산신령의 은혜를 받아 부자가 된 후에도 이웃과 나누며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이 퍼졌습니다.
"덕식이는 효자여. 어머니를 위해 깊은 산까지 들어갔으니..."
"아니, 순애가 더 대단해. 남편을 찾으러 호랑이가 나온다는 산에 직접 올라갔으니 말이야."
"두 사람 다 복이 많은 사람들이야. 하늘이 그런 마음을 알아준 거지."
덕식 부부는 마을의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은 마을 사람들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서로 돕고 나누는 일이 많아졌고, 부모님을 공경하는 마음도 깊어졌습니다.
어느 봄날, 덕식의 집 마당에서는 작은 잔치가 열렸습니다. 마을 사람들을 초대해 음식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어머니는 건강을 완전히 되찾으셔서 이제는 동네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훈장님이 되셨습니다.
"덕식 내외, 정말 고맙네. 자네들 덕분에 우리 마을이 이렇게 화목해졌어."
마을 어른이 감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덕식과 순애는 그저 미소로 화답했습니다.
그날 저녁, 모두가 돌아간 후 덕식과 순애는 마당에 앉아 달을 바라보았습니다. 문득 순애가 남편의 손을 잡았습니다.
"여보, 좋은 소식이 있어요."
덕식이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순애는 수줍게 웃었습니다.
"우리... 곧 부모가 될 것 같아요."
덕식의 눈이 환하게 빛났습니다. 기쁨에 넘쳐 아내를 안아주었습니다.
"정말이오? 정말 감사한 일이구려!"
그날 밤, 덕식은 마당에서 혼자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별이 유난히 밝게 빛나는 것 같았습니다. 그는 마음속으로 산신령께 감사 인사를 드렸습니다.
'산신령님, 저희에게 주신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앞으로도 효심과 아내를 향한 사랑, 그리고 이웃과 나누는 마음을 잃지 않겠습니다.'
그때 바람이 살포시 불어왔고, 덕식은 그 바람 속에서 산신령의 미소를 느낀 것 같았습니다.
세월이 흘러 덕식과 순애는 다섯 자녀를 두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모두 부모님의 사랑과 가르침 아래 착하고 바르게 자랐습니다. 그들도 부모님처럼 어른을 공경하고 이웃을 돕는 마음을 배웠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덕식이네 가족은 산신령의 축복을 받은 가문이야. 그러나 그것보다 더 큰 축복은 그들의 마음에 있지. 서로를 향한 사랑과 나눔의 마음이 진정한 부요, 진정한 행복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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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오늘 들려드린 '아내를 향한 마음이 구한 목숨' 이야기 어떠셨나요? 조선시대 가난한 나무꾼 덕식과 그의 아내 순애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부부애와 효심의 가치를 되새겨 보셨기를 바랍니다.
때로는 우리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순간이 가장 큰 축복의 전환점이 되기도 합니다. 덕식이 호랑이를 만나 죽음의 위기에 처했을 때, 그의 간절한 마음이 기적을 만들어냈듯이 말이지요.
다음 이야기 '당나귀와 함께한 행복한 귀환'에서는 전쟁터에서 돌아오는 병사와 한 마리 당나귀의 감동적인 우정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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