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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을 꿰뚫어 보는 도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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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200자)
어르신들이 어릴 적 할머니로부터 들었던 그 도깨비 이야기, 기억나시나요? 오늘은 조선시대 실제로 전해내려오는 도깨비와 욕심 많은 상인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단순한 괴담이 아닌, 인간의 마음을 꿰뚫어 본 도깨비의 깊은 지혜가 담긴 이야기입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조선 중기, 한양 종로의 한 상인이 도깨비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신비로운 이야기입니다. 돈에만 눈이 먼 상인과 인간의 본성을 꿰뚫어 보는 도깨비의 만남을 통해 진정한 부와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감동적인 전설입니다. 어르신들께서 옛날 들으셨던 그 정겨운 이야기의 참맛을 느껴보세요.
※ 욕심 많은 상인 김봉수의 등장
조선 중기, 한양 종로 한복판에 김봉수라는 상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 김봉수는 어릴 때부터 유독 돈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이었지요. 다른 아이들이 연날리기나 숨바꼭질을 할 때, 봉수는 혼자서 동전을 세어보거나 장터에 나가 물건값을 흥정하는 것을 구경하곤 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봉수가 장성한 후에는 작은 포목전을 하나 차렸습니다. 처음엔 정말 작은 가게였지요. 겨우 서너 필의 무명천과 명주 몇 필을 놓고 장사를 시작했는데, 이 사람의 장사 수완이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손님들에게는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대했지만, 속으로는 늘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을까만 생각했거든요.
"이 명주 한 필에 얼마나 드리겠습니까?" 하고 손님이 물으면, 봉수는 눈을 굴려가며 원래 값의 배로 불러댔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런 좋은 명주는 궁궐에서나 쓰는 것인데, 나리께서 보시는 눈이 있어서 특별히 싸게 드리는 것이옵니다"라고 감언이설로 손님을 꾀었지요.
이런 식으로 장사를 한 지 몇 년이 지나자, 봉수의 포목전은 종로에서 제법 큰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돈이 늘어날수록 봉수의 욕심은 더욱 커졌습니다. 이제는 포목전 하나로는 성에 차지 않아서 곡식 장사도 하고, 심지어는 고리대금업까지 손을 댔습니다.
특히 봉수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높은 이자를 받고 말이지요. "이보게, 자네가 지금 급하다고 하니 특별히 도와주는 것이네. 하지만 내 돈도 그냥 생긴 것이 아니니 이자는 받아야 하지 않겠나?" 하면서 법정 이자보다 훨씬 높은 돈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봉수네 포목전에 한 할머니가 찾아왔습니다. 이 할머니는 손자의 혼례를 위해 좋은 치마저고리 감을 구하러 온 것이었는데, 가진 돈이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나리, 이 돈으로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감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시겠습니까?" 하고 떨리는 손으로 동전 몇 개를 내밀었지요.
봉수는 할머니가 내민 돈을 보고 속으로 혀를 찼습니다. '이런 푼돈으로 무슨 좋은 감을 사겠다는 건가.' 하지만 겉으로는 친절한 척하면서 말했습니다. "할머니, 이 정도 돈으로는 이 무명천 정도밖에 안 됩니다." 그러면서 가장 질이 떨어지는 천을 내보였지요.
할머니는 그 천을 만져보더니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이것 말고 좀 더 나은 것은 없을까요? 손자 며느리가 될 아이가 이쁘게 입고 시집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그러는데..." 할머니의 애절한 부탁에도 봉수는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럼 돈을 더 가져와야지'라고 생각할 뿐이었지요.
그런데 바로 그때, 가게 문 앞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분명히 아무도 지나가지 않았는데 갑자기 쨍그랑 하는 소리가 나면서 문풍경이 흔들렸거든요. 그와 동시에 찬 바람이 가게 안으로 훅 들어왔습니다. 할머니는 "어머,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지네요"라고 중얼거렸지만, 봉수는 왠지 모르게 등골이 오싹해졌습니다.
바로 그 순간, 봉수의 눈에 이상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가게 한쪽 구석에 누군가가 서 있는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자세히 보려고 하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혹시 내가 너무 피곤해서 헛것을 본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하며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았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결국 할머니는 그 값싼 천을 사고 돌아갔습니다. 할머니가 나간 후 봉수는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에이, 돈도 없으면서 좋은 것만 찾으려고 하니... 세상이 다 그런 식으로 돌아가는 줄 아나?"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찜찜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이상한 바람과 그림자 같은 것 때문이었지요.
※ 운명의 밤, 도깨비와의 첫 만남
그날 밤, 봉수는 평소와 다름없이 장부를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하루 벌어들인 돈을 계산하고, 내일은 어떤 장사를 해서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을까 궁리하는 것이 그의 일과였거든요. 밤이 깊어 해시계로 보니 이미 자정이 훨씬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오늘도 제법 벌었구나. 특히 그 할머니한테서 받은 돈이..." 하고 혼자 만족스러워하고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처음에는 바람 소리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누군가 웃는 소리 같았습니다. 그런데 보통 사람의 웃음소리와는 달리 뭔가 공명통에서 나는 것 같은 이상한 울림이 있었지요.
"킥킥킥... 그래, 그래... 재미있구나..." 하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더니, 이윽고 봉수네 가게 문 앞에서 멈췄습니다. 봉수는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살그머니 문틈으로 밖을 내다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분명히 웃음소리가 바로 문 앞에서 났는데, 밖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만 달빛이 유난히 밝아서 거리 전체가 환하게 보일 뿐이었지요. 봉수는 '내가 너무 피곤해서 헛것을 들은 모양이다'라고 생각하며 다시 장부 정리를 계속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가게 안에서 또 다른 소리가 났습니다. 이번에는 누군가 바닥을 걸어다니는 발소리였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봉수 혼자밖에 없는 가게 안에서 말이지요. 봉수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습니다.
"누, 누구세요?" 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지만 대답은 없었습니다. 다만 그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더니, 마침내 봉수가 앉아있는 책상 바로 앞에서 멈췄습니다. 그리고 나서 들린 것은 낮지만 분명한 목소리였습니다.
"김봉수, 김봉수... 참 재미있는 사람이로구나."
봉수는 너무 놀라 붓을 떨어뜨렸습니다. 분명히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말을 했는데,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그 목소리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너는 참 신기한 사람이야. 돈을 그렇게 좋아하면서도 정작 돈의 진짜 의미는 모르고 있으니 말이다."
이제 봉수는 정말 무서워졌습니다. 하지만 도망가려고 하니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그저 벌벌 떨며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지요. 그러자 그 목소리가 다시 들렸습니다.
"무서워하지 마라. 나는 너를 해치려고 온 것이 아니다. 다만 너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을 뿐이야."
그 순간, 봉수의 앞에 갑자기 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키는 봉수보다 조금 작았지만, 어깨가 넓고 근육질이었습니다. 옷은 옛날 무관들이 입던 것 같은 차림새였는데, 색깔이 계속 바뀌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때로는 빨갛다가, 때로는 파랗다가, 때로는 노랗게 보였거든요.
그런데 가장 신기한 것은 그의 얼굴이었습니다. 사람 같기도 하고 사람 같지 않기도 했는데, 눈이 유난히 커서 마치 사람의 마음속까지 들여다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입가에는 장난스러운 미소가 걸려있었지요.
"너... 너는 누구냐?" 봉수가 겨우 입을 열었습니다.
"나는 이 근처에 사는 도깨비다. 사람들은 나를 여러 이름으로 부르지만, 너는 그냥 도깨비라고 부르면 된다."
도깨비! 봉수는 어릴 때 할머니로부터 들었던 도깨비 이야기들이 떠올랐습니다. 사람들과 씨름을 하거나 장난을 치는 존재라고 했는데, 설마 진짜 도깨비가 자신 앞에 나타날 줄은 몰랐지요.
"그런데... 왜 나한테 나타난 거냐?"
도깨비는 킥킥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너라는 사람이 참 재미있어서 말이야. 돈을 그렇게 좋아하면서도 정작 돈이 뭔지, 진짜 부자가 뭔지 모르고 있잖아. 그래서 내가 직접 보여주려고 하는 거야."
"무슨... 무슨 말이냐? 나는 돈이 뭔지 누구보다 잘 안다. 그리고 나는 이미 부자다!"
"정말 그렇다고 생각하나?" 도깨비의 눈이 반짝였습니다. "그럼 내가 너에게 시험을 하나 내볼까? 만약 네가 정말 돈을 잘 안다면, 내 시험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봉수는 갑작스러운 제안에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도깨비가 어떤 시험을 낼지, 그리고 자신이 정말 그 시험을 통과할 수 있을지 궁금했거든요.
"만약... 만약 내가 그 시험을 통과하면 어떻게 되는 거냐?"
"그럼 너에게 진짜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겠다. 하지만 만약 실패한다면..." 도깨비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럼 너는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닫게 될 거야."
봉수는 잠시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자신만만했던 그는 결국 도깨비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좋다. 해보자. 내가 얼마나 돈을 잘 아는지 보여주겠다."
※ 첫 번째 시험, 황금 항아리
도깨비는 봉수의 당당한 대답을 듣고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는 손을 한 번 툭 치더니, 갑자기 가게 안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벽도, 천장도, 바닥도 모두 사라지고 마치 구름 위에 서 있는 것 같은 신기한 공간이 되었거든요.
"자, 첫 번째 시험이다." 도깨비가 말하자, 봉수의 앞에 커다란 황금 항아리 하나가 나타났습니다. 그 항아리는 정말 눈부시게 빛이 났는데, 지금까지 봉수가 본 어떤 금보다도 더 찬란했습니다. 항아리 크기도 어른 한 명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컸지요.
"이 황금 항아리는 아주 특별한 물건이야." 도깨비가 설명했습니다. "이 안에 무엇이든 하나씩 넣으면, 그것이 두 배로 늘어나서 나온다. 예를 들어 쌀 한 되를 넣으면 두 되가 되어 나오고, 은전 하나를 넣으면 두 개가 되어 나오는 거지."
봉수의 눈이 번쩍 빛났습니다. 그런 물건이 있다면 자신의 모든 재산을 두 배로 늘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정말... 정말로 그런 일이 가능한가?"
"물론이다.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어." 도깨비의 표정이 조금 진지해졌습니다. "이 항아리는 하루에 딱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네가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넣어야만 제대로 작동한다."
봉수는 잠시 고민했습니다. 자신이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라면... 그것은 당연히 돈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지난달에 어렵게 구한 금덩이가 가장 값진 것이었지요. 하지만 그것을 항아리에 넣으면 두 배가 되어서 나온다니, 이보다 좋은 장사가 어디 있겠습니까?
"좋다! 나는 이 금덩이를 넣겠다." 봉수는 품속에서 손바닥만 한 금덩이를 꺼내어 항아리 안에 넣었습니다. 그러자 항아리에서 따뜻한 빛이 나더니, 정말로 똑같이 생긴 금덩이 두 개가 나왔습니다.
"오오! 정말 두 배가 되었구나!" 봉수는 너무 기뻐서 어쩔 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도깨비는 차분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자, 이제 선택해야 할 때가 왔다. 너는 이 항아리를 가져갈 수도 있고, 아니면 포기할 수도 있다. 만약 가져간다면, 네가 평생 가장 아끼는 사람을 영영 잃게 될 것이다."
봉수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게... 그게 무슨 말인가? 물건이 두 배가 되는 것과 사람을 잃는 것이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이 항아리의 진짜 대가는 바로 그것이야. 네가 물질적인 것에만 집착하면, 정작 소중한 사람들을 잃게 되는 법이거든." 도깨비의 목소리에 깊은 의미가 담겨있었습니다.
봉수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항아리는 정말 매력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가장 아끼는 사람이라고 하면... 그것은 아마도 아내일 텐데, 아내를 잃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습니다. 아내는 봉수가 가난할 때부터 함께 고생해온 사람이었거든요.
"하지만..." 봉수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욕심이 꿈틀거렸습니다. "혹시 그 말이 거짓말일 수도 있지 않을까? 도깨비가 나를 시험하려고 그런 말을 하는 것일 수도 있고..."
결국 봉수는 유혹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좋다! 나는 이 항아리를 가져가겠다!"
도깨비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래, 네 선택이니까 어쩔 수 없지. 하지만 곧 후회하게 될 거야."
그 순간,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봉수는 다시 자신의 가게에 앉아있었고, 손에는 황금 항아리가 들려있었습니다. 도깨비는 사라지고 없었지만, 그의 목소리만 공중에 울려 퍼졌습니다.
"내일 밤에 다시 만나자. 그때 두 번째 시험을 해보자꾸나."
※ 두 번째 시험, 마법의 곡식
다음 날, 봉수는 하루 종일 들뜬 마음으로 지냈습니다. 황금 항아리 덕분에 금덩이가 두 개나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도깨비가 한 말이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가장 아끼는 사람을 잃게 될 것이다'라는 그 말 말이지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침부터 아내가 계속 기침을 하더니, 점점 몸이 안 좋아지는 것이었습니다. "여보, 괜찮소?" 하고 물어보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목이 좀 칼칼할 뿐이에요"라고 대답했지만, 보기에도 얼굴이 창백해 보였습니다.
봉수는 '설마 도깨비 말이 진짜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곧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니야, 그냥 우연의 일치일 뿐이야. 계절이 바뀌어서 감기에 걸린 것뿐이겠지.'
그날 밤, 약속대로 도깨비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도 봉수를 신기한 공간으로 데려갔는데, 이번에는 끝없는 들판 같은 곳이었습니다. 멀리까지 푸른 풀이 펼쳐져 있고, 하늘에는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지요.
"어제 첫 번째 시험은 통과했구나." 도깨비가 말했습니다. "비록 좋은 선택은 아니었지만 말이야. 이제 두 번째 시험을 해보자."
이번에는 도깨비 앞에 작은 자루 하나가 나타났습니다. 그 자루에서는 고소한 곡식 냄새가 났는데, 마치 갓 수확한 쌀 냄새 같았습니다.
"이것은 마법의 곡식이야." 도깨비가 설명했습니다. "이 곡식 한 줌을 땅에 뿌리면, 하룻밤 사이에 논 한 마지기 분량의 쌀이 자라난다. 그리고 그 쌀은 먹으면 먹을수록 건강해지고, 오래 살 수 있게 해주지."
봉수는 또 눈이 번쩍 빛났습니다. 그런 곡식이 있다면 굶주리는 사람들에게 팔아서 엄청난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아니, 굳이 팔지 않고 자신이 먹기만 해도 영원히 살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번에도 조건이 있어." 도깨비가 말을 이었습니다. "이 곡식을 받으려면, 네가 지금까지 모은 재산의 절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야 한다."
봉수는 깜짝 놀랐습니다. "뭐라고? 내 재산의 절반을 나누어 준다고?"
"그래. 진짜 부자가 되려면 나누는 법을 알아야 하거든. 혼자서만 가지고 있으면 그것은 진짜 부가 아니야."
봉수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지금까지 평생을 바쳐 모은 재산의 절반을 남에게 준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마법의 곡식도 너무나 매력적이었지요.
그런데 바로 그때, 봉수의 머릿속에 아내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오늘 하루 종일 기침을 하며 아파하던 아내의 모습이 말이지요. '만약 그 곡식을 먹으면 아내의 병도 나을 수 있을 텐데...'
"좋다." 봉수가 결심을 했습니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내가 재산의 절반을 나누어 주는 대신, 그 곡식을 먼저 내 아내에게 먹여서 병을 낫게 해달라."
도깨비는 봉수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래, 그 정도 조건이라면 들어주지. 하지만 약속은 지켜야 한다. 네 아내가 나으면 반드시 재산의 절반을 나누어 주어야 해."
"물론이다!"
도깨비가 마법의 곡식을 봉수에게 건네주었습니다. 곡식은 보통 쌀보다 훨씬 윤기가 났고, 손에 닿으면 따뜻한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이 곡식으로 죽을 끓여서 네 아내에게 먹이거라. 그러면 병이 나을 것이다."
봉수는 기뻐하며 곡식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재산의 절반을 나누어 준다는 약속이 부담스러웠습니다. '나중에 생각해보자. 일단 아내의 병부터 낫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순간 다시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봉수는 서둘러 부엌으로 가서 그 마법의 곡식으로 죽을 끓였습니다. 그리고 아내를 깨워서 먹였지요.
신기하게도 아내는 그 죽을 먹은 후 금세 얼굴에 생기가 돌았습니다. 기침도 멈추고, 목소리도 맑아졌지요. "여보, 이게 무슨 죽이에요? 먹으니까 몸이 한결 가벼워지네요."
봉수는 안심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걱정도 되었습니다. 이제 약속대로 재산의 절반을 나누어 주어야 하는데, 정말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 세 번째 시험, 진정한 보물
사흘이 지나도록 봉수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재산의 절반을 나누어 준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거든요. 매번 '내일은 꼭 해야지' 하고 다짐했지만, 막상 가난한 사람들을 보면 차마 자신의 소중한 돈을 내주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들이 계속 일어났습니다. 첫째 날에는 가게에 도둑이 들어서 물건들이 사라졌고, 둘째 날에는 큰 거래처에서 갑자기 계약을 취소한다고 했습니다. 셋째 날에는 아예 손님들이 오지 않아서 하루 종일 문전성시가 되었지요.
"이상하다... 왜 이런 일들이 계속 생기는 거지?" 봉수는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하지만 곧 깨달았습니다. '혹시 도깨비가 약속을 안 지킨다고 화를 낸 건 아닐까?'
그날 밤, 예상대로 도깨비가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표정이 전과 달리 차가웠습니다.
"김봉수, 약속은 지키는 것이 아니었나?"
"그... 그게..." 봉수는 변명을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습니다. 변명할 거리도 없었거든요.
"좋다.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 도깨비가 말했습니다. "세 번째이자 마지막 시험이다. 이번에는 네가 정말로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 보여주어야 한다."
이번에도 봉수는 신기한 공간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번에는 깊은 동굴 같은 곳이었는데, 사방 벽면에 온갖 보물들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금은보화는 물론이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보석들과 값진 그림들이 즐비했지요.
"여기 있는 모든 보물 중에서 딱 하나만 가져갈 수 있다." 도깨비가 말했습니다. "단, 네가 고른 그 보물이 진짜 보물인지 가짜 보물인지에 따라 네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봉수는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이런 엄청난 보물들 중에서 하나를 가져갈 수 있다니! 그는 서둘러 가장 큰 다이아몬드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동굴 한쪽 구석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으흑... 으흑..." 누군가 울고 있는 소리였습니다.
봉수가 그쪽으로 가보니, 낡은 옷을 입은 할머니 하나가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며칠 전 자신의 가게에 왔던 바로 그 할머니였습니다.
"할머니, 왜 여기 계세요? 그리고 왜 우시는 거예요?"
할머니는 고개를 들어 봉수를 보더니 더욱 슬픈 표정을 지었습니다. "나리... 손자 혼례가 내일인데, 결국 좋은 옷감을 구하지 못했어요. 며느리가 될 아이가 남루한 옷을 입고 시집와야 한다니... 이 할미가 너무 못났어요."
봉수는 가슴이 찔렸습니다. 그때 자신이 조금만 양보했더라면 할머니가 좋은 옷감을 살 수 있었을 텐데... 그런데 자신은 욕심 때문에 그러지 못했던 것입니다.
"할머니..." 봉수는 다이아몬드에서 손을 떼고 할머니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가장 좋은 비단 한 필을 꺼내어 할머니께 드렸습니다. "이것으로 손자며느리 옷을 해주세요."
"정말... 정말 괜찮은가요?" 할머니의 눈에서 눈물이 또르르 흘렀습니다.
"네, 괜찮습니다. 아니, 이렇게 해야 맞는 것 같습니다."
그 순간, 동굴 안의 모든 보물들이 사라지고 할머니도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도깨비가 박수를 치며 나타났습니다.
"축하한다, 김봉수. 드디어 진짜 보물이 무엇인지 깨달았구나."
"진짜 보물이요?"
"그래. 진짜 보물은 금이나 은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야. 네가 할머니에게 비단을 준 그 순간, 너는 세상에서 가장 부자가 된 거다."
※ 상인의 깨달음과 변화
도깨비의 말을 들은 봉수는 뭔가 가슴 깊은 곳에서 따뜻한 기운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게 살아왔는지 깨닫게 되었거든요.
"도깨비님..." 봉수가 정중하게 말했습니다. "저는 그동안 돈만 아는 바보였습니다.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몰랐어요."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깨달았으니까 말이야." 도깨비가 온화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깨달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실천이 따라야 하지."
"실천이요?"
"그래. 이제부터 너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예전처럼 돈만 밝히며 살 것인가, 아니면 정말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봉수는 잠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는 단호하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변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모은 재산의 절반... 아니, 3분의 2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쓰겠습니다."
도깨비는 놀란 표정을 지었습니다. "3분의 2라고? 처음 약속은 절반이었는데?"
"예전의 저라면 약속한 것만 지켰겠지만, 이제는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더 많이 나누고 싶어요."
도깨비는 환하게 웃었습니다. "그래, 바로 그거야! 진정한 부자의 마음가짐이지."
그 후 봉수는 정말로 약속을 지켰습니다. 다음 날부터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돈과 물건을 나누어 주기 시작했거든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의아해했습니다. 그 까칠하기로 유명한 김봉수가 갑자기 이렇게 친절해진 것이 이상했거든요.
"김 나리, 정말 괜찮으신 겁니까? 갑자기 이렇게 후하게 굴어주시니 오히려 걱정이 됩니다." 할머니들이 걱정스럽게 물었습니다.
"괜찮습니다. 아니, 이제야 정말 괜찮아진 것 같습니다." 봉수는 진심으로 대답했습니다.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봉수가 재산을 나누어 줄수록 오히려 그의 장사는 더욱 번창했습니다. 사람들이 봉수의 변화된 모습을 보고 더욱 믿고 찾아오게 된 것이지요. 또한 봉수도 예전처럼 억지로 비싼 값을 부르지 않고 적정한 가격에 물건을 팔았는데, 이것이 오히려 더 많은 손님들을 불러왔습니다.
"이상해... 돈을 나누어 줄수록 오히려 돈이 더 많이 들어온다니..." 봉수는 신기해했습니다.
그날 밤, 도깨비가 마지막으로 나타났습니다.
"김봉수, 이제 내 할 일은 끝났다. 너는 진정한 부자가 되었거든."
"진정한 부자요?"
"그래. 돈이 많다고 부자가 아니야. 마음이 풍족하고, 다른 사람들과 나눌 줄 아는 사람이 진짜 부자지. 너는 이제 그런 사람이 되었다."
봉수는 도깨비에게 깊이 절을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도깨비님 덕분에 제가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나는 단지 기회를 제공했을 뿐이야. 변화를 선택한 것은 너 자신이었어."
그 후로 도깨비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봉수는 그날의 가르침을 평생 잊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마음이 풍족한 진짜 부자로 살아갔지요.
특히 아내와의 관계도 훨씬 좋아졌습니다. 예전에는 돈 걱정 때문에 항상 짜증을 냈는데, 이제는 아내와 함께 웃으며 이야기할 시간이 많아졌거든요.
"여보, 요즘 당신 정말 많이 변했어요. 예전보다 훨씬 밝아지고 온화해졌어요." 아내가 말했습니다.
"당신 덕분이오. 그리고... 어떤 도깨비 덕분이기도 하고." 봉수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 봉수는 종로에서 가장 존경받는 상인이 되었습니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따뜻한 마음 때문이었지요. 사람들은 봉수를 '마음씨 좋은 김 나리'라고 불렀습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어르신 여러분, 오늘의 도깨비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단순한 옛날이야기 같지만, 그 속에는 우리가 오늘날에도 새겨들어야 할 깊은 지혜가 담겨있습니다. 진정한 부는 돈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나눌 줄 아는 마음에서 나온다는 것 말입니다.
요즘 세상도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정작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기 쉬운데, 이런 조상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도 김봉수처럼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작은 관심과 도움을 베풀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다음 영상에서는 "🌟 조선시대 도깨비가 가르쳐준 인생의 지혜"라는 주제로 더욱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준비해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도 끝까지 시청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구독과 좋아요 버튼 눌러주시면 더욱 좋은 콘텐츠로 보답하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