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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심없는 자에게 도깨비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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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스크립션

    깊은 산속에서 나무를 하며 살아가는 가난하지만 정직한 나무꾼 만복. 어느 날 그는 우연히 다친 도깨비를 도와주고 특별한 선물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이웃의 욕심 많은 나무꾼 탐욕은 이를 시샘하여 같은 행운을 바라는데... 욕심과 정직함이 빚어내는 인간 본성의 대비를 통해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조선시대 전설입니다.

    후킹멘트

    밤이 깊어갑니다. 귀를 기울이세요... 오늘 밤, 산속 깊은 곳에서 나무꾼과 도깨비가 나눈 운명적인 만남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무엇이든 뚝딱 만들어내는 신비한 도깨비 방망이, 그리고 그것을 손에 넣은 나무꾼의 삶은 어떻게 변해갔을까요? 그리고 욕심에 눈이 먼 이웃 나무꾼에게는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을까요?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잠재된 욕심과 정직함 사이의 갈등을 그린 이 오래된 이야기 속에서, 도깨비의 선물이 가져다준 진정한 의미는 무엇이었는지, 지금부터 함께 여행을 떠나보시죠.

    ※ 가난하지만 정직한 나무꾼 만복의 일상

    조선 후기, 강원도 깊은 산자락. 이른 아침, 맑은 새소리와 함께 산속의 정적이 깨어납니다. 작은 초가집 앞마당, 도끼를 갈고 있는 소리가 고요한 산중에 울려 퍼집니다.

    "쉬익, 쉬익..."

    나무꾼 만복의 손길이 정성스럽게 도끼날을 갈고 있습니다. 그의 손은 거칠고 굳은살이 박혀 있지만, 움직임은 섬세하고 조심스럽습니다. 얼굴에는 생활의 고단함이 묻어나지만, 맑은 눈빛에서는 선한 심성이 엿보입니다.

    "아버지, 오늘도 산에 가시나요?"

    문밖으로 나온 어린 딸 복실이가 묻습니다. 복실이는 열 살 남짓한 나이지만,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를 돕느라 일찌감치 철이 들었습니다.

    "그렇다, 복실아. 오늘은 산 깊은 곳에 가야 해. 좋은 나무가 있다고 하니."

    만복은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소 짓습니다. 비록 가난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언제나 따스함이 감돌았습니다.

    "조심하세요, 아버지. 어제 마을 어른들이 깊은 산에는 도깨비가 산다고 하셨어요."

    "허허, 그런 말은 다 어른들이 아이들 겁주려고 하는 소리지. 도깨비가 있다면 이미 만났을 거다. 내가 이 산에서 나무 안 한 곳이 없는데."

    만복은 도끼를 어깨에 메고 일어섭니다. 딸에게 작은 보따리를 받아들고 등에 짊어집니다. 그 안에는 찬밥 한 덩이와 된장 조금이 전부였습니다.

    "저녁까지 기다릴게요, 아버지."

    복실이가 손을 흔들며 말합니다. 만복은 고개를 끄덕이고 산길로 접어듭니다. 산으로 향하는 그의 뒷모습이 아침 햇살에 길게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산길은 가파르고 험했습니다. 만복은 익숙한 걸음으로 산을 오릅니다. 이 산에서 그가 나고 자랐고,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모두 이 산에서 나무꾼으로 살았습니다. 산의 모든 길과 나무들이 그에게는 오래된 친구와도 같았습니다.

    "허허, 저 참나무는 작년보다 더 굵어졌구나."

    만복은 나무들을 반기며 걸음을 옮깁니다. 그는 나무를 함부로 베지 않았습니다. 필요한 만큼만, 그것도 산의 기운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심스럽게 나무를 골랐습니다.

    해가 중천에 이르자, 만복은 잠시 쉬어가기로 합니다. 작은 시냇가에 앉아 보따리를 풀고 찬밥을 꺼냅니다. 된장을 살짝 발라 한 입 베어 물자, 메마른 목구멍으로 밥알들이 넘어갑니다.

    "이만하면 충분하지. 세상에 이보다 맛있는 밥이 어디 있겠나."

    만복은 항상 자신의 처지에 만족했습니다. 비록 가난했지만, 딸과 함께 건강하게 살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직하게 산다는 그의 원칙은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식사를 마친 만복은 다시 산길을 오릅니다. 오늘은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야 했습니다. 마을에 곧 동제가 있어 좋은 나무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음, 저기 저 소나무가 좋겠구나."

    만복은 멀리 서 있는 한 그루의 소나무를 발견합니다. 곧게 뻗은 그 나무는 마을 동제에 쓰기 알맞았습니다. 그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나무의 상태를 살핍니다.

    "이 나무, 참 곧게 자랐구나. 미안하지만 우리 마을을 위해 베어가야겠다."

    만복은 항상 나무에게 말을 건넨 후 베었습니다. 그것이 산신령께 대한 예의라고 아버지에게서 배웠기 때문입니다. 그는 도끼를 들어 정성스럽게 나무를 베기 시작합니다.

    "턱, 턱, 턱..."

    도끼질 소리가 산 속에 울려 퍼집니다. 그때 갑자기 만복의 귀에 이상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으으... 아이고..."

    신음 소리였습니다. 만복은 도끼질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봅니다.

    "누구신지? 다치셨습니까?"

    아무 대답이 없자, 만복은 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깁니다. 키 큰 풀숲을 헤치고 들어가자, 놀라운 광경이 그의 눈앞에 펼쳐집니다.

    숲속 작은 공터에 기이한 모습의 존재가 쓰러져 있었습니다. 머리에는 뿔 같은 것이 돋아있고, 얼굴은 사람 같기도 하고 짐승 같기도 한 모습이었습니다. 그 존재의 다리는 나무에 깔려 있었고, 신음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도... 도깨비?"

    만복은 놀라 뒷걸음질 칩니다. 그가 평생 들어왔던 도깨비 이야기 속 존재가 눈앞에 나타난 것입니다. 하지만 도망가려던 만복의 발길이 멈춥니다. 도깨비의 고통스러운 신음소리가 그의 선한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사람이든 도깨비든, 고통받는 이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

    만복은 두려움을 떨치고 도깨비에게 다가갑니다.

    ※ 폭풍우 속에서 다친 도깨비를 구해주는 만복

    "으으... 누, 누구냐, 너는..."

    도깨비가 신음하며 만복을 바라봅니다. 그의 눈에는 경계와 함께 고통이 서려 있었습니다. 만복은 잠시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말합니다.

    "저는 이 산에서 나무를 하는 만복이라고 합니다. 당신이... 도깨비님이신가요?"

    도깨비는 만복을 잠시 바라보더니 약하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렇다... 나는 이 산의 도깨비다. 어젯밤 폭풍우에 이 나무가 쓰러지면서 내 다리가 깔렸다..."

    만복은 도깨비의 다리를 깔고 있는 나무를 살펴봅니다. 꽤 굵은 참나무였습니다. 혼자서 옮기기는 힘들어 보였지만, 그는 도전해 보기로 합니다.

    "도깨비님, 제가 이 나무를 치워 볼테니 조금만 참으세요."

    만복은 도끼를 꺼내 나무를 여러 조각으로 자르기 시작합니다. 땀이 그의 이마에서 흘러내리지만, 그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도끼질을 합니다. 마침내 나무를 여러 토막으로 자른 후, 그는 힘을 다해 나무 조각들을 들어 옮깁니다.

    "으으... 아이고, 고맙구나, 사람아."

    도깨비는 드디어 자유로워진 다리를 문지릅니다. 다리에는 큰 상처가 있었고,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상처가 심하시네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만복은 주저 없이 자신의 저고리를 벗어 찢고, 근처 시냇물에 적셔 도깨비의 상처를 닦아줍니다. 그리고 약초에 대한 지식을 발휘해 주변에서 상처에 좋은 풀을 찾아 짓이겨 바릅니다.

    "사람아, 넌 참 이상하구나. 보통 사람들은 도깨비를 보면 도망가는데..."

    도깨비가 의아한 눈으로 만복을 바라봅니다. 만복은 미소 지으며 대답합니다.

    "도깨비님이든 누구든, 고통받는 이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요. 제 아버지가 그렇게 가르치셨습니다."

    하늘이 어둑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만복은 도깨비가 추위에 떨지 않도록 작은 화롯불을 피웁니다. 그리고 자신의 보따리에서 남은 찬밥을 꺼내 도깨비에게 건넵니다.

    "많지는 않지만, 드세요."

    도깨비는 망설이다가 밥을 받아먹습니다. 그의 눈에 감동의 빛이 어립니다.

    "내가 이 산에 산 지 수백 년이 되었지만, 네 같은 사람은 처음 본다. 욕심 없이 정직하게 사는 사람이..."

    밤이 깊어갑니다. 만복은 도깨비 곁에서 밤을 새우기로 합니다. 집에서는 딸 복실이가 걱정하고 있을 테지만, 부상당한 도깨비를 혼자 두고 갈 수는 없었습니다.

    "도깨비님, 오늘 밤 여기서 함께 지내고, 내일 아침에 도깨비님이 좀 나아지면 제가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도깨비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의 눈에는 이제 경계심 대신 따스함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사람아, 네 이름이 뭐라고 했지?"

    "만복입니다."

    "만복... 좋은 이름이구나. 네 마음씨만큼 복이 가득한 이름이야."

    밤이 깊어감에 따라 산속은 더욱 어두워졌습니다. 만복은 불을 계속 지피며 도깨비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도깨비는 자신이 이 산에서 오랫동안 살아왔으며, 가끔 인간들을 관찰하곤 했다고 말합니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욕심이 많아. 더 많은 것을 원하고, 더 큰 것을 바라지. 하지만 너는 달라 보인다, 만복."

    만복은 쑥스러운 듯 웃습니다.

    "저는 그저 딸아이와 함께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어 감사할 뿐입니다. 비록 가난하지만, 정직하게 살면 언젠가 복이 찾아온다고 믿습니다."

    도깨비는 만복의 말에 깊은 생각에 잠깁니다. 그리고 밤이 더 깊어갈 무렵, 도깨비의 상처가 신기하게도 빠르게 아물기 시작합니다.

    "도깨비님, 상처가 나아지고 있네요!"

    만복이 놀라며 말합니다. 도깨비는 미소 짓습니다.

    "우리 도깨비는 회복이 빠르단다. 네 정성 덕분에 더 빨리 나아가는 것 같구나."

    동이 트기 시작했습니다. 만복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지만, 도깨비의 상태가 호전된 것을 보니 마음이 놓였습니다. 도깨비는 이제 조심스럽게 일어나 걸음을 떼봅니다.

    "고맙다, 만복. 네 도움이 아니었다면 나는 큰 고통을 겪었을 거야."

    만복은 겸손하게 고개를 저으며 말합니다.

    "도깨비님을 도울 수 있어 다행입니다. 이제 저는 집으로 돌아가 봐야겠습니다. 딸아이가 걱정할 테니까요."

    그때 도깨비가 만복의 팔을 붙잡습니다.

    "기다려, 만복. 네 선행에 보답하고 싶구나."

    도깨비는 자신의 허리춤에서 작은 방망이 하나를 꺼냅니다. 그것은 평범한 나무로 만든 것처럼 보였지만, 이상하게도 달빛처럼 은은한 빛을 발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내가 가진 가장 소중한 보물이다. 도깨비 방망이라고 하지. 이것을 들고 '뚝딱뚝딱'하고 말하면, 네가 원하는 것이 생겨날 거야."

    만복은 놀라서 두 손을 내저었습니다.

    "아닙니다, 도깨비님. 저는 보답을 바라고 도운 것이 아닙니다. 그런 귀한 것을 받을 수 없습니다."

    도깨비는 만복의 거절에 더욱 감동한 듯했습니다.

    "바로 그런 마음 때문에 네게 이 방망이를 주고 싶은 거다. 욕심 없이 정직하게 사는 너라면, 이 방망이를 올바르게 사용할 것이라 믿는다."

    도깨비는 만복의 손에 강제로 방망이를 쥐어줍니다. 만복은 어쩔 수 없이 방망이를 받아들었습니다.

    "고... 고맙습니다, 도깨비님."

    "잘 사용하거라, 만복. 우리는 다시 만날 수도 있을 거야."

    도깨비는 그렇게 말하고는 순식간에 안개처럼 사라졌습니다. 만복은 손에 든 방망이를 바라보며 한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복실아, 아버지가 돌아왔다."

    ※ 감사의 선물로 도깨비 방망이를 주는 도깨비

    해 질 무렵, 만복은 마침내 자신의 초가집에 도착합니다. 하루 종일 아버지를 기다리며 걱정하던 복실이가 마당으로 뛰어나옵니다.

    "아버지! 어디 계셨어요? 밤새 안 오셔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요."

    만복은 딸을 부드럽게 안아줍니다. 그의 얼굴에는 피로가 가득했지만, 눈빛은 이상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미안하다, 복실아. 깊은 산에서 뜻밖의 일을 만났단다."

    둘은 초가집 안으로 들어갑니다. 방 안은 춥고 어두웠습니다. 만복은 딸에게 도깨비와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해주려다 멈칫합니다. 어린 딸이 겁을 먹을까 염려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 저녁거리가 없어요. 어제 남은 죽도 다 떨어졌어요."

    복실이가 걱정스럽게 말합니다. 만복은 그제서야 자신이 나무도 가져오지 못했고, 식량도 구하지 못했음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그는 갑자기 도깨비가 준 방망이를 떠올립니다.

    "복실아, 아버지가 신기한 것을 보여줄까?"

    만복은 조심스럽게 품속에서 도깨비 방망이를 꺼냅니다. 달빛처럼 은은하게 빛나는 그 방망이를 복실이가 신기한 눈으로 바라봅니다.

    "이게 뭐예요, 아버지?"

    "도... 도깨비 방망이란다. 아버지가 어제 산에서 만난 분이 선물로 주셨지."

    만복은 방망이를 들고 도깨비의 말을 떠올립니다. '뚝딱뚝딱'이라고 말하면 원하는 것이 생긴다고 했었지요. 만복은 반신반의하면서도 한번 시도해보기로 합니다.

    "먼저 따뜻한 방을 만들어보자. 뚝딱뚝딱!"

    만복이 방망이를 흔들자, 놀랍게도 방 안에 따스한 온기가 감돌기 시작합니다. 꺼져있던 화로에 불이 저절로 타오르고, 벽의 틈새는 어느새 메워져 있었습니다.

    "아버지! 어떻게 이런 일이...?"

    복실이가 놀라서 소리칩니다. 만복 역시 자신의 눈을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이번엔... 맛있는 저녁을 차려볼까? 뚝딱뚝딱!"

    방망이를 다시 흔들자, 빈 상 위에 갑자기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밥과 고기, 각종 나물 반찬이 나타났습니다. 복실이와 만복은 입이 벌어질 지경이었습니다.

    "도... 도깨비 방망이가 정말 신기하구나."

    만복은 떨리는 손으로 방망이를 내려놓습니다. 그는 이러한 마법 같은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도깨비의 호의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방망이를 받았을 뿐이었습니다.

    "아버지, 이제 우리 배고프지 않아도 되겠네요!"

    복실이가 기쁨에 차서 말합니다. 만복은 미소를 지으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토록 강력한 힘을 가진 방망이를 자신이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복실아, 이 방망이는 아주 특별한 선물이야. 우리가 정말 필요할 때만 사용해야 한단다. 욕심을 부리면 안 돼."

    복실이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아버지의 말이 이해되는 듯했습니다.

    "그럼 우리 이제 맛있게 먹자꾸나!"

    둘은 오랜만에 풍성한 저녁 식사를 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만복은 도깨비와의 만남에 대해 복실이에게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처음에는 두려워하던 복실이도, 아버지가 도깨비를 도와준 이야기를 듣고는 자랑스러운 표정을 짓습니다.

    "아버지는 정말 착하세요. 도깨비한테도 친절하시니까요."

    만복은 딸의 말에 행복한 미소를 짓습니다. 그는 도깨비 방망이를 감사히 여기면서도, 이 선물을 남용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습니다. 오직 정말 필요할 때만, 그리고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을 때만 사용하리라 다짐합니다.

    그날 밤, 만복과 복실이는 오랜만에 따뜻하고 배부른 상태로 잠에 들었습니다. 그들의 작은 초가집은 어느새 편안하고 아늑한 보금자리로 변해 있었습니다.

    "도깨비님, 감사합니다.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잠들기 전, 만복은 마음속으로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방 한구석에 조심스럽게 놓인 도깨비 방망이가 달빛 아래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 방망이의 힘으로 풍요롭게 살아가는 만복

    며칠이 지나고, 마을에는 만복의 집에 일어난 변화에 대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항상 가난했던 만복의 초가집이 어느새 단정하게 변했고, 그의 딸 복실이는 예쁜 새 옷을 입고 다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여보게 만복이, 요즘 갑자기 살림이 나아진 모양이구만. 산에서 보물이라도 찾았나?"

    마을 어귀에서 이웃 나무꾼 탐욕이 만복에게 물었습니다. 탐욕은 만복과 같은 또래였지만, 성격은 정반대였습니다. 그는 항상 자신의 이익만을 좇았고, 남의 것을 탐내기로 유명했습니다.

    "아니오, 그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만복은 겸손하게 대답합니다. 그는 도깨비 방망이의 비밀을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눈치 빠른 탐욕은 만복의 표정에서 무언가를 감지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산에 나무하러도 안 가는 모양이지? 그래도 잘 살더구만."

    탐욕의 눈에는 의심의 빛이 어렸습니다. 만복은 애매하게 웃으며 자리를 피합니다. 사실 그는 도깨비 방망이를 받은 후에도 여전히 나무꾼 일을 계속했습니다. 다만 방망이 덕분에 힘든 일을 조금 덜 수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그날 저녁, 만복은 마을 어르신의 병환을 듣게 됩니다. 오랫동안 병석에 누워계신 할아버지가 약을 구할 돈이 없어 고통받고 계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복실아, 아버지가 잠깐 다녀올게."

    만복은 가만히 생각하다가 도깨비 방망이를 품에 넣고 마을 어르신의 집으로 향합니다. 그곳에 도착하자 초라한 움막에서 신음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할아버지, 만복입니다. 들어가도 될까요?"

    "오냐, 만복이 아니냐. 들어오거라."

    안으로 들어가니 할아버지가 누추한 침상에 누워 계셨습니다. 얼굴은 핼쑥하고 고통스러워 보였습니다.

    "할아버지, 제가 약을 가져왔습니다. 드셔보세요."

    만복은 몰래 도깨비 방망이로 만든 약을 드립니다. 신기하게도 할아버지는 약을 드시고 곧 안색이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무슨 약이냐? 이렇게 효과가 좋을 수가..."

    "그저 산에서 얻은 약초입니다. 편히 주무세요, 할아버지."

    만복은 도깨비 방망이의 능력을 선한 일에 사용하며 기쁨을 느꼈습니다. 그는 점차 마을의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지냈고, 그 과정에서 방망이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려 노력했습니다. 그의 원칙은 여전했습니다. '정말 필요한 때만,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서만.'

    어느 날, 마을에 큰 가뭄이 찾아왔습니다. 농작물은 말라죽기 시작했고, 마을 사람들은 걱정에 싸였습니다.

    "올해는 굶어죽게 생겼구먼..."

    마을 회의에서 장로가 한숨을 쉽니다. 만복은 고민 끝에 결심합니다. 이것이야말로 방망이를 사용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날 밤, 만복은 마을 우물가로 몰래 나갑니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후, 그는 도깨비 방망이를 꺼냅니다.

    "뚝딱뚝딱!"

    방망이를 흔들자, 말라붙었던 우물에서 갑자기 맑은 물이 솟아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마을 전체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부드럽고 촉촉한 비가 메마른 땅을 적시며 내려왔습니다.

    "하늘이 도왔구나!"

    다음 날 아침, 마을 사람들은 기뻐했습니다. 농작물은 다시 생기를 되찾았고, 우물은 맑은 물로 가득 찼습니다.

    "만복아, 너도 들었느냐? 어제 밤 기적이 일어났다더구나."

    이웃집 할머니가 만복에게 말합니다. 만복은 그저 미소 지을 뿐이었습니다.

    "네, 정말 다행이지요."

    이렇게 만복은 도깨비 방망이의 힘으로 조용히 마을을 돕고, 자신과 딸의 생활도 편안하게 꾸려나갔습니다. 그는 결코 사치스럽게 살지 않았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방망이를 소중히 다루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여전히 나무꾼으로서 정직하게 일했습니다.

    하지만 마을에 평화가 찾아온 것도 잠시, 만복의 변화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지켜보던 탐욕은 그의 비밀을 캐내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그의 욕심 가득한 눈빛이 만복의 집을 향해 번뜩였습니다.

    ※ 욕심 많은 이웃 탐욕이 도깨비를 속여 방망이를 얻으려 함

    해질녘, 만복의 집 근처 숲속에 숨어 있는 탐욕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는 며칠 동안 만복을 몰래 미행해왔고, 마침내 도깨비 방망이의 존재를 알아냈습니다. 그의 눈에는 욕심의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이런, 만복이 그런 보물을 갖고 있었다니... 나도 저런 방망이만 있다면 부자가 될 텐데!"

    탐욕은 주먹을 불끈 쥐었습니다. 그는 만복의 집으로 다가가 창문 너머로 들여다봅니다. 만복과 복실이는 소박한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고, 방 한구석에는 도깨비 방망이가 놓여 있었습니다.

    "아버지, 오늘 김 할머니 병환은 어떠세요?"

    "많이 좋아지셨단다. 이제 걸음도 조금씩 걸으신대."

    만복은 딸과 따뜻한 대화를 나누며 미소 짓습니다.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탐욕은 입맛을 다시며 방망이를 어떻게 손에 넣을지 궁리합니다.

    "만복이가 그 방망이를 산속 도깨비에게서 받았다고 했지... 그렇다면 나도 그 도깨비를 찾아가면 되겠군!"

    탐욕은 그날 밤 계획을 세웁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그는 깊은 산으로 향합니다. 만복이 도깨비를 만났다는 장소를 찾아 헤매던 그는 마침내 작은 공터에 도착합니다.

    "도깨비님! 어디 계십니까? 제가 찾아왔습니다!"

    탐욕은 공터에서 큰 소리로 외칩니다. 그러나 대답은 없습니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깨비를 부릅니다. 해가 중천에 이르자, 마침내 안개처럼 도깨비가 나타납니다.

    "누구냐, 감히 나를 부르는 것은?"

    위엄 있는 도깨비의 모습에 탐욕은 잠시 겁을 먹었지만, 곧 자신의 계획을 실행에 옮깁니다. 그는 머리를 깊이 숙이며 공손한 척합니다.

    "도깨비님, 저는 이 마을의 나무꾼 탐욕이라고 합니다. 며칠 전 도깨비님께서 저의 친구 만복에게 방망이를 주셨다고 들었습니다."

    도깨비는 눈을 가늘게 뜨고 탐욕을 살펴봅니다.

    "그래서?"

    "저도... 도깨비님을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무슨 일이든 시켜만 주십시오!"

    탐욕의 목소리에는 간절함이 묻어 있었지만, 그의 눈은 탐욕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도깨비는 한참 동안 그를 살펴보다가 마침내 입을 엽니다.

    "그렇다면 너의 진심을 시험해보겠다. 저 깊은 계곡에 가면 노인 한 분이 다리를 건너지 못하고 계실 것이다. 그분을 도와 건너게 해준다면, 너의 진심을 믿겠다."

    탐욕은 즉시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에게는 쉬운 일처럼 보였습니다. 그는 재빨리 계곡으로 향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정말로 한 노인이 위태로운 다리 앞에서 주저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할아버지,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탐욕은 겉으로는 친절한 척하지만, 속으로는 빨리 이 일을 끝내고 방망이를 얻기만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노인을 업고 다리를 건넙니다. 다리는 흔들렸고, 아래로는 급류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고맙네, 젊은이. 이 은혜 잊지 않겠네."

    다리를 건넌 후 노인이 감사를 표합니다. 탐욕은 서둘러 노인을 내려놓고 자리를 떠나려 합니다.

    "천만에요. 이제 저는 가봐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때 노인이 그의 팔을 붙잡습니다.

    "기다리게. 자네에게 보답하고 싶네. 이 주머니를 받아주게."

    노인은 작은 헝겊 주머니를 내밉니다. 탐욕은 별 관심 없이 주머니를 받아 품에 넣고 서둘러 도깨비에게로 돌아갑니다.

    "도깨비님! 제가 노인을 도왔습니다!"

    도깨비가 다시 나타나자, 탐욕은 자랑스럽게 보고합니다. 도깨비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래, 네가 노인을 도왔구나. 하지만 노인이 무엇을 주지 않았느냐?"

    탐욕은 잠시 당황했다가 주머니를 꺼냅니다.

    "이것 말입니까? 별 것 아닌 듯해서..."

    "그 주머니를 열어보아라."

    탐욕이 주머니를 열자, 안에서 작은 금화 하나가 나왔습니다. 그의 눈이 번쩍 빛났습니다.

    "이... 이것은!"

    "그 노인은 내가 변신한 것이다. 네가 정말로 남을 돕고자 했다면, 그 주머니를 소중히 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너는 그것을 '별 것 아닌 것'이라 여겼지."

    도깨비의 목소리가 차가워졌습니다. 탐욕은 당황하여 서둘러 변명합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저는 정말로 도우려 했습니다!"

    그러나 도깨비의 눈에는 이미 진실이 보였습니다. 그는 탐욕의 마음속에 가득한 욕심을 꿰뚫어 보고 있었습니다.

    ※ 탐욕의 욕심을 벌하고 만복의 정직함을 다시 확인하는 도깨비

    "너의 마음은 욕심으로 가득 차 있다. 네가 원하는 것은 오직 도깨비 방망이뿐."

    도깨비의 목소리가 공터에 울려 퍼집니다. 탐욕은 창백해진 얼굴로 고개를 숙입니다. 그의 계략이 들통났습니다.

    "그래도... 제발 저에게도 방망이를 주십시오. 저도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탐욕은 간절히 애원합니다. 도깨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이상한 미소를 짓습니다.

    "좋다. 너에게도 방망이를 하나 주마. 하지만 이것은 만복의 것과는 조금 다르다."

    도깨비는 허리춤에서 또 다른 방망이를 꺼냅니다. 이 방망이는 만복의 것과 비슷해 보였지만, 색깔이 약간 달랐습니다.

    "이것도 '뚝딱뚝딱'하고 말하면 네가 원하는 것이 생겨날 것이다."

    탐욕은 기쁨에 겨워 방망이를 받아듭니다. 그는 도깨비에게 형식적인 감사 인사를 하고는 서둘러 마을로 돌아갑니다. 그의 마음은 이미 방망이로 무엇을 만들어낼지 욕심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한편, 만복은 이날도 평소처럼 이웃들을 돕고 있었습니다. 그는 도깨비 방망이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며, 주로 자신의 노동으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만복아, 네 덕분에 우리 마을이 살만해졌구나."

    마을 어르신이 만복의 어깨를 두드립니다. 만복은 겸손하게 고개를 숙입니다.

    "제가 한 일은 별로 없습니다. 모두가 함께 노력한 덕분이지요."

    그때, 마을 어귀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사람들이 놀란 듯 그곳으로 모여듭니다. 만복도 궁금해 그곳으로 향합니다.

    도착해보니, 탐욕이 마을 광장에 서서 방망이를 흔들고 있었습니다.

    "모두들 보시오! 내게 신기한 방망이가 있소! 뚝딱뚝딱!"

    탐욕이 방망이를 흔들자, 갑자기 그의 앞에 금화 더미가 나타납니다. 마을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탐욕은 우쭐대며 다시 방망이를 흔듭니다.

    "뚝딱뚝딱! 내게 큰 저택을 주게!"

    그러나 이번에는 금화 대신, 갑자기 그의 머리 위로 커다란 바위가 나타납니다. 탐욕은 간신히 피했지만, 놀람과 공포에 질려 있었습니다.

    "이, 이게 무슨...? 뚝딱뚝딱! 맛있는 음식을 내놓게!"

    이번에는 그의 앞에 더러운 진흙 덩어리가 나타납니다. 탐욕은 점점 당황하며 계속해서 방망이를 흔들었고, 매번 그가 원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것들이 나타났습니다.

    "안 돼! 이게 왜 이러는 거야!"

    마을 사람들은 이제 탐욕을 비웃기 시작합니다. 그의 욕심과 허세가 결국 자신을 망신시킨 것이었습니다. 만복은 상황을 지켜보다가, 마침내 이것이 도깨비의 장난임을 깨닫습니다.

    그때, 갑자기 마을 광장에 안개가 피어오르고, 그 속에서 도깨비가 나타납니다. 사람들은 놀라 뒷걸음질 치지만, 만복은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사람들아, 들어보아라. 이 두 나무꾼의 이야기를."

    도깨비가 위엄 있는 목소리로 말합니다. 그는 만복과 탐욕을 가리키며 계속합니다.

    "만복은 욕심 없이 정직하게 살며,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그에게 진정한 도깨비 방망이를 선물했다. 반면 탐욕은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좇았으니, 그의 방망이는 그의 마음처럼 뒤틀린 것이었다."

    탐욕은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입니다. 도깨비는 이어서 말합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하지만 진정한 행복은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고, 남을 도울 때 찾아오는 것이니라."

    도깨비의 말이 끝나자, 탐욕의 방망이는 연기처럼 사라집니다. 도깨비는 만복을 향해 미소 짓습니다.

    "만복아, 네가 방망이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내가 다 지켜보았다. 네 선한 마음이 나를 기쁘게 했다."

    만복은 공손히 고개를 숙입니다.

    "도깨비님, 저는 그저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살았을 뿐입니다."

    "그것이 바로 가장 귀한 덕이니라.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거라."

    도깨비는 다시 안개 속으로 사라집니다. 마을에는 잠시 정적이 흐릅니다.

    탐욕은 부끄러움에 마을을 떠났고, 만복은 계속해서 이웃들과 정직하게 살아갔습니다. 그는 도깨비 방망이를 여전히 조심스럽게 사용했으며, 주로 마을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데 활용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만복의 딸 복실이가 자라 아름다운 처녀가 되었을 때, 마을에는 만복의 선행과 도깨비와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욕심 없는 자에게 도깨비 선물이 온다더라..."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며, 정직함과 선행의 가치를 기억했습니다. 그리고 때때로, 깊은 산속에서 도깨비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고 합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자, 오늘 밤 들려드린 '욕심없는 자에게 도깨비 선물'은 어떠셨나요? 만복의 정직함과 이웃을 위하는 마음이 결국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준 반면, 탐욕의 끝없는 욕심은 결국 자신을 망치게 되었습니다.

    우리 삶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가진 것에 만족하고 남을 도우며 살아갈 때, 예상치 못한 선물들이 우리에게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비록 신비한 도깨비 방망이는 없을지라도, 우리의 정직함과 선한 마음이 만들어내는 기적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다음 이야기 '그림자 속 지혜 - 도깨비가 알려주는 인생의 교훈'에서는 어둠 속에서도 길을 밝혀주는 도깨비의 또 다른 지혜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깊은 밤, 길을 잃은 젊은이를 도와주는 신비한 도깨비가 전하는 세 가지 인생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다음 이야기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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