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저승사자와 도깨비의 약속
태그 (20개)
#조선시대, #저승사자, #도깨비, #전설, #야담, #신비, #환상, #죽음과삶, #약속, #의리, #조선전설, #민담, #저승, #이승, #운명, #시니어콘텐츠, #신비로운이야기, #교훈, #인생, #감동
후킹멘트 (200자)
조선시대, 죽음을 관장하는 저승사자와 장난꾸러기 도깨비가 만났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존재 사이에 맺어진 기묘한 우정과 약속. 하지만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저승의 법칙을 어겨야 했다. 과연 저승사자는 친구를 위해 천년 넘게 지켜온 자신의 의무를 포기할 수 있을까? 웃음과 눈물, 그리고 깊은 감동이 있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디스크립션 (300자)
조선시대 전해 내려오는 신비한 전설 이야기입니다. 엄격하고 차가운 저승사자와 자유롭고 유쾌한 도깨비가 만나 맺게 되는 특별한 우정을 그린 감동적인 스토리. 서로 다른 세계에 살지만 진정한 우정으로 이어진 두 존재의 약속과 희생, 그리고 마지막에 기다리는 뜻밖의 결말까지... 죽음과 삶, 의무와 우정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깊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시니어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진정한 우정의 가치를 담았습니다.
※ 임무 중인 저승사자와 호기심 많은 도깨비의 첫 만남
깊은 산골 마을에 기이한 안개가 끼던 밤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문을 꽁꽁 걸어 잠그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런 날에는 저승에서 누군가를 데리러 온다는 전설이 있었기 때문이다.
과연 자정이 되자, 하얀 한복을 입은 키 큰 사내가 나타났다. 그의 이름은 무연(無緣), 저승사자였다. 차가운 표정에 감정의 기복이 전혀 없는 얼굴이었지만, 그 눈빛에는 천년 넘게 같은 일을 반복해온 피로감이 서려 있었다.
"오늘도 세 명이군." 무연이 손에 든 생사부(生死簿)를 확인하며 중얼거렸다.
첫 번째는 마을 이장 김 씨였다. 무연은 그의 집으로 향했다. 김 씨는 평생 마을을 위해 헌신했지만, 오늘이 그의 마지막 날이었다.
"때가 되었습니다." 무연이 잠든 김 씨의 침상 앞에 섰다.
김 씨의 혼이 몸에서 빠져나왔다. "아... 정말 저승사자가 왔구나."
"네, 편안히 따라오십시오." 무연이 예의 바르게 말했다.
김 씨는 순순히 따라나섰다. 착한 사람의 죽음은 항상 평온했다.
두 번째는 젊은 과부 박 씨였다. 그녀는 병으로 오랫동안 고생하다가 오늘 밤 세상을 떠날 예정이었다.
"아이고... 우리 아이는 어쩌죠?" 박 씨가 걱정스러워했다.
"염려 마십시오. 착한 이웃이 돌봐줄 것입니다." 무연이 드물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박 씨도 조용히 따라나섰다.
문제는 세 번째였다. 마을의 건달 정 씨였다. 그는 평생 남의 것을 훔치고 약한 사람들을 괴롭히며 살았다.
"뭐야, 저승사자? 나는 안 가!" 정 씨가 버둥거리며 저항했다.
"가야 합니다. 정해진 일입니다." 무연이 단호하게 말했다.
"싫어! 나는 더 살고 싶다고!" 정 씨가 도망치기 시작했다.
무연은 한숨을 쉬며 그를 쫓기 시작했다. 악한 사람의 죽음은 항상 이렇게 복잡했다.
정 씨는 산속으로 도망쳤다. 무연이 그를 쫓아가던 중, 갑자기 기이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큭큭큭... 재미있는 구경거리군!"
목소리가 들린 곳을 보니, 나무 위에 이상한 존재가 앉아 있었다. 빨간 모자에 해학적인 표정을 한 도깨비였다. 그의 이름은 짱돌이였다.
"너는 누구냐?" 무연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나? 나는 이 산의 도깨비 짱돌이지! 너는 진짜 저승사자구나. 처음 보는데?" 짱돌이가 신기하다는 듯 무연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방해하지 마라. 나는 할 일이 있다." 무연이 냉정하게 말했다.
"아, 저 놈을 잡으려는 거구나? 그런데 말이야..." 짱돌이가 장난스럽게 웃었다. "저 녀석, 내가 놀려주고 있는 중이었는데?"
무연이 고개를 돌리니, 정 씨가 나무에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짱돌이의 장난이었다.
"큭큭큭! 어때, 재밌지?" 짱돌이가 손뼉을 치며 웃었다.
"...재미있지 않다." 무연이 무표정하게 대답했다.
"어? 정말? 그럼 이건 어때?" 짱돌이가 손가락을 까딱하자, 정 씨가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아악! 저승사자님, 도와주세요!" 정 씨가 비명을 질렀다.
무연은 잠시 망설였다. 저승사자가 도깨비의 장난에 개입하는 것은 원칙에 어긋났다. 하지만...
"그만 둬라." 무연이 짱돌이에게 말했다.
"왜? 재미있잖아!" 짱돌이가 투정을 부렸다.
"그는 내가 데려가야 할 사람이다. 네 장난감이 아니야." 무연이 설명했다.
"흠... 그렇구나." 짱돌이가 아쉬워하며 정 씨를 땅에 내려놓았다.
정 씨는 기절해 있었다. 무연은 그의 혼을 끌어내어 저승으로 데려갔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무연은 다시 짱돌이를 만났다.
"야야, 저승사자!" 짱돌이가 손을 흔들었다.
"무엇이냐?" 무연이 멈춰 섰다.
"너, 정말 재미없구나. 웃는 것도 못 보겠어." 짱돌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웃을 일이 없다." 무연이 대답했다.
"정말? 그럼 내가 웃겨줄까?" 짱돌이가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무연은 대답하지 않고 돌아서려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천년 넘게 혼자 일해온 그에게 짱돌이의 존재는 묘하게 흥미로웠다.
"너는... 항상 혼자 있느냐?" 무연이 뜻밖의 질문을 했다.
"응! 나도 혼자야. 외롭긴 하지만, 뭐 어쩔 수 없지." 짱돌이가 의외로 서글픈 표정을 지었다.
두 존재는 서로를 바라보며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죽음을 관장하는 저승사자와 장난을 즐기는 도깨비.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존재 사이에 무언가 특별한 것이 시작되고 있었다.
"다음에 또 만나면... 이야기를 더 해보자." 무연이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정말? 좋아!" 짱돌이가 환하게 웃었다.
그렇게 저승사자와 도깨비의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되었다.
※ 서로 다른 성격의 두 존재가 함께 하게 되는 상황
일주일이 지난 후, 무연은 다시 그 마을에 일을 하러 왔다. 이번에는 급작스러운 사고로 목숨을 잃은 나무꾼을 데려가야 했다.
나무꾼의 혼을 수습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저승사자!" 짱돌이가 나무에서 뛰어내리며 나타났다.
"또 왔구나." 무연이 별로 놀라지도 않고 말했다.
"헤헤, 기다리고 있었어! 너 올 줄 알았거든." 짱돌이가 싱글벙글 웃었다.
"어떻게 알았느냐?" 무연이 궁금해했다.
"이 산에서 일어나는 일은 다 알아! 나무꾼 아저씨가 나무에 깔렸을 때 나도 봤어. 안타깝더라." 짱돌이의 표정이 잠시 어두워졌다.
무연은 의외였다. 도깨비가 인간의 죽음을 안타까워한다니.
"너는... 인간을 좋아하느냐?" 무연이 물었다.
"음... 좋아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해. 착한 사람들은 정말 좋아하는데, 나쁜 사람들은 혼내주고 싶어져." 짱돌이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럼 지난번 그 정 씨는?"
"당연히 미웠지! 맨날 약한 사람들 괴롭히고... 그래서 혼내준 거야." 짱돌이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
무연은 새로운 면을 발견했다. 짱돌이는 단순히 장난만 치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정의감이 있었다.
"너와 함께 가보겠다." 무연이 뜻밖의 제안을 했다.
"정말? 저승 구경도 시켜줄 거야?" 짱돌이가 눈을 반짝였다.
"아니다. 저승은 안 된다. 하지만 일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는 있다." 무연이 설명했다.
두 존재는 함께 이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격이 너무 달라서 계속 마찰이 일어났다.
"야, 너무 빨라! 좀 천천히 가자!" 짱돌이가 헐떡거리며 말했다.
"시간이 정해져 있다. 늦으면 안 된다." 무연이 딱딱하게 대답했다.
"그렇게 급하게 살면 재미없어! 잠깐, 저기 예쁜 꽃 봐!" 짱돌이가 갑자기 멈춰서서 꽃을 가리켰다.
"꽃을 볼 시간이 없다." 무연이 무시하고 지나갔다.
"아, 정말 재미없는 녀석!" 짱돌이가 투덜거렸다.
다음 목적지는 옆 마을의 할머니 댁이었다. 할머니는 병으로 오랫동안 앓다가 오늘 밤 세상을 떠날 예정이었다.
"할머니, 때가 되었습니다." 무연이 정중하게 말했다.
"아이고, 젊은 저승사자가 왔구나. 고맙다, 이제 편히 갈 수 있겠어." 할머니가 평온하게 미소 지었다.
그때 짱돌이가 끼어들었다. "할머니, 아픈 거 없어요?"
할머니는 도깨비를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 "아이고, 도깨비까지 왔네. 괜찮다, 아프지 않아."
"정말요? 그럼 다행이에요!" 짱돌이가 안도하며 웃었다.
무연은 짱돌이의 따뜻한 모습에 또 한 번 놀랐다. 도깨비가 죽어가는 할머니를 걱정하다니.
"할머니, 저승에서도 행복하세요!" 짱돌이가 손을 흔들었다.
"고맙구나, 착한 도깨비야." 할머니가 감사 인사를 했다.
할머니의 혼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길에, 무연은 짱돌이에게 물었다.
"너는 왜 그렇게 인간들을 챙기느냐?"
"글쎄... 그냥 마음이 아파서? 특히 착한 사람들이 고생하는 걸 보면 도와주고 싶어져." 짱돌이가 진지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너는 도깨비다. 장난치고 놀리는 것이 본성 아니냐?"
"맞아, 나쁜 놈들한테는 그래! 하지만 착한 사람들한테는 도움을 주고 싶어. 이상해?" 짱돌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천년 넘게 죽음만 다뤄온 자신보다 짱돌이가 더 인간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이상하지 않다. 오히려..." 무연이 말을 멈췄다.
"오히려 뭐?"
"오히려 좋은 것 같다." 무연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짱돌이는 깜짝 놀랐다. "어? 너도 그렇게 생각해?"
"그런 것 같다." 무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와! 우리 진짜 친구 되는 거야?" 짱돌이가 신나서 뛰어다녔다.
"친구?" 무연이 그 단어를 곱씹어 봤다. 천년 넘게 혼자 지내온 그에게 '친구'라는 말은 낯설었다.
"응! 친구! 서로 도와주고, 같이 놀고, 힘들 때 위로해주는 사이!" 짱돌이가 즐겁게 설명했다.
무연은 가슴 한켠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감정도 처음이었다.
"좋다. 친구가 되어보자." 무연이 어색하지만 진심으로 말했다.
"야호! 내 첫 번째 친구다!" 짱돌이가 기뻐서 뛰어올랐다.
그날부터 무연과 짱돌이는 어색하지만 특별한 동행을 시작했다. 성격은 정반대였지만, 서로에게서 새로운 것을 배워가며 조금씩 가까워졌다.
"내일도 같이 일해?" 짱돌이가 기대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도 된다면..." 무연이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당연히 돼! 우린 친구잖아!" 짱돌이가 환하게 웃었다.
※ 차이를 뛰어넘고 진정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
한 달이 지나자 무연과 짱돌이는 정말 친구가 되었다. 무연이 일하러 오는 날이면 짱돌이는 항상 기다리고 있었고, 함께 다니며 서로 많은 것을 배웠다.
"무연아, 오늘은 누구 데리러 와?" 짱돌이가 나무에서 뛰어내리며 반갑게 인사했다.
"마을 촌장이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특별한 경우야." 무연이 평소보다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왜? 무슨 일인데?"
"촌장이 아직 죽을 때가 아닌데, 억울하게 죽을 운명에 처했다. 누군가 독을 탔거든." 무연이 설명했다.
"뭐라고? 그럼 살려줘야 하는 거 아니야?" 짱돌이가 놀라며 말했다.
"그럴 수 없다. 생사부에 적힌 것은 절대적이야. 어떤 이유든 정해진 시간에 죽게 되어 있어." 무연이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 법이 어디 있어! 착한 사람이 억울하게 죽는데!" 짱돌이가 화를 냈다.
무연은 처음으로 갈등을 느꼈다. 친구가 된 후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기 시작했는데, 규칙과 감정 사이에서 혼란스러웠다.
두 사람은 촌장의 집으로 갔다. 촌장은 이미 독에 중독되어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촌장님, 누가 이런 짓을..." 마을 사람들이 울며 안타까워했다.
짱돌이는 촌장의 모습을 보고 견딜 수 없었다. "무연아,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규칙이야. 저승사자가 개입하면 큰 벌을 받는다." 무연이 괴로워하며 말했다.
"그럼 내가 할게!" 짱돌이가 갑자기 말했다.
"뭘 하겠다는 거야?"
"독을 없애버릴 거야! 나는 도깨비니까 할 수 있어!" 짱돌이가 결심한 듯 말했다.
"안 돼! 그것도 자연의 섭리를 어기는 거야!" 무연이 만류했다.
하지만 짱돌이는 이미 마음을 정했다. 그는 손을 뻗어 신기한 힘을 발휘했다. 촌장의 몸에서 독기가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이게 뭐야?" 촌장이 놀라며 몸을 일으켰다. 독이 완전히 제거된 것이었다.
"아이고, 살았다! 기적이야!" 마을 사람들이 기뻐했다.
하지만 그 순간, 하늘에서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자연의 섭리를 어긴 대가였다.
"짱돌이야!" 무연이 걱정스럽게 외쳤다.
짱돌이의 몸에서 빛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도깨비의 힘이 약해지고 있었다.
"괜찮아... 착한 사람을 구했잖아." 짱돌이가 힘없이 웃었다.
"바보야! 왜 그런 짓을!" 무연이 처음으로 감정을 드러내며 화를 냈다.
"너도 괴로워했잖아. 친구가 괴로우면 도와주는 게 당연하지." 짱돌이가 무연의 손을 잡았다.
무연은 가슴이 뜨거워졌다. 천년 넘게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 누군가 자신을 위해 희생한다는 것, 그리고 자신도 누군가를 진심으로 걱정한다는 것.
"짱돌이야,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무연이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뭘 미안해해? 우린 친구잖아!" 짱돌이가 여전히 웃고 있었다.
그날 이후 짱돌이의 힘은 많이 약해졌지만, 두 친구의 우정은 더욱 깊어졌다. 무연은 처음으로 규칙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며칠 후, 무연이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짱돌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무연아, 나 하고 싶은 게 있어." 짱돌이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뭔데?"
"인간들 더 많이 도와주고 싶어. 착한 사람들이 억울하게 당하는 걸 못 보겠어." 짱돌이가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너 이미 힘이 많이 약해졌잖아."
"괜찮아. 조금씩이라도 도와줄 거야. 그리고..." 짱돌이가 무연을 바라봤다. "너도 함께해줬으면 좋겠어."
무연은 고민에 빠졌다. 저승사자로서의 의무와 친구로서의 마음 사이에서 갈등했다.
"생각해볼게." 무연이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고마워! 무연아, 너는 정말 좋은 친구야." 짱돌이가 환하게 웃었다.
그날 밤, 무연은 혼자 생각에 잠겼다. 천년 넘게 지켜온 규칙과 새로 생긴 우정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졌다.
※ 도깨비를 위해 저승의 법칙을 어기게 되는 저승사자
무연과 짱돌이의 우정이 더욱 깊어갈 무렵, 예상치 못한 위기가 찾아왔다. 저승에서 무연의 행동을 의심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느 날 밤, 무연이 업무를 마치고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하늘이 찢어지며 검은 구름이 나타났다. 그 속에서 위엄 있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저승사자 무연!"
그것은 저승대왕의 목소리였다. 무연은 즉시 무릎을 꿇고 절했다.
"예, 저승대왕님."
"최근 네 행동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인간들에게 감정을 보이고, 도깨비와 어울린다고?" 저승대왕의 목소리에 분노가 섞여 있었다.
무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들킬 줄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발각될 줄은 몰랐다.
"저승대왕님, 저는..."
"변명하지 마라! 저승사자는 감정을 가져서는 안 된다. 오직 업무에만 충실해야 한다!" 저승대왕이 엄하게 꾸짖었다.
바로 그때 짱돌이가 나타났다. "야! 무연이 뭘 잘못했다고!"
"짱돌이야, 가!" 무연이 다급하게 외쳤다.
하지만 짱돌이는 물러서지 않았다. "무연이는 착한 친구야! 나쁜 일 하나도 안 했어!"
저승대왕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감히 도깨비 주제에! 저승사자를 타락시킨 죄로 너를 없애버리겠다!"
하늘에서 강력한 번개가 짱돌이를 향해 떨어졌다. 짱돌이는 피할 수 없었다.
"안 돼!" 무연이 몸을 날려 짱돌이를 감츌다.
번개는 무연을 직격했다. 저승사자라 죽지는 않았지만, 엄청난 고통에 신음했다.
"무연아!" 짱돌이가 울며 그를 부축했다.
"왜... 왜 날 구해줬어?" 짱돌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친구니까..." 무연이 고통 속에서도 미소를 지었다.
저승대왕은 이 광경을 보고 더욱 분노했다. "이제 완전히 타락했구나! 무연, 너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
"마지막 기회요?"
"일주일 안에 그 도깨비를 직접 저승으로 데려와라. 그러면 너의 죄를 용서해주겠다." 저승대왕이 냉혹하게 말했다.
"그럴 수 없습니다!" 무연이 단호하게 거부했다.
"그럼 너도 함께 사라져라! 일주일, 기억해둬라!" 저승대왕이 말을 마치고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
무연과 짱돌이는 절망적인 상황에 놓였다. 짱돌이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무연아, 나를 저승으로 데려가. 너 때문에 벌받을 수는 없어."
"절대 안 돼!" 무연이 강하게 거부했다. "친구를 배신할 수는 없어."
"하지만 너마저 사라지면..."
"상관없어. 너와의 우정이 천년 넘게 지켜온 의무보다 소중해." 무연이 진심으로 말했다.
짱돌이는 감동했지만 동시에 죄책감에 시달렸다. 자신 때문에 무연이 큰 위험에 처한 것이었다.
그날 밤, 두 친구는 함께 별을 보며 이야기했다.
"무연아, 후회하지 않아?" 짱돌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전혀. 너를 만나기 전까지는 진짜 살아본 적이 없었어. 그냥 기계처럼 일만 했거든." 무연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나도 그래. 너를 만나고 진짜 친구가 뭔지 알았어." 짱돌이가 눈물을 글썽였다.
"그럼 후회 없어. 설령 사라진다 해도." 무연이 웃으며 말했다.
"안 돼! 나는 너를 잃기 싫어!" 짱돌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무연도 눈물이 났다. 천년 넘게 눈물을 흘려본 적이 없었는데, 짱돌이와 함께하면서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다.
"짱돌이야, 나 하나만 잃으면 되는 일이야. 너는 계속 살아서 착한 사람들 도와줘." 무연이 당부했다.
"싫어! 우린 함께야! 같이 살거나 같이 죽거나!" 짱돌이가 소리쳤다.
바로 그때, 짱돌이에게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무연아, 내가 좋은 생각이 있어!" 짱돌이가 갑자기 일어났다.
"뭔데?"
"저승대왕한테 내가 직접 찾아가서 담판을 짓는 거야!" 짱돌이가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미쳤어? 저승에 함부로 들어갔다가는 정말 죽을 수도 있어!" 무연이 만류했다.
"괜찮아. 너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거야." 짱돌이가 다짐했다.
"짱돌이야..."
"약속해, 무연아. 내가 돌아올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마." 짱돌이가 무연의 손을 꽉 잡았다.
"알겠어. 하지만 너도 약속해. 절대 무리하지 말고 돌아와." 무연이 걱정스럽게 당부했다.
"당연하지! 우린 영원한 친구잖아!" 짱돌이가 환하게 웃었다.
두 친구는 마지막 포옹을 나누었다. 서로를 위해 목숨을 걸 각오가 된 진정한 우정이었다.
다음 날 새벽, 짱돌이는 위험천만한 저승 여행을 떠났다. 과연 그의 용기가 이 절망적인 상황을 바꿀 수 있을까?
※ 약속을 지키기 위해 치러야 하는 혹독한 시련
짱돌이가 저승으로 떠난 지 3일이 지났다. 무연은 초조하게 그를 기다리며 자책하고 있었다. 친구를 위험에 빠뜨린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짱돌이야... 제발 무사히 돌아와줘." 무연이 하늘을 바라보며 간절히 기도했다.
바로 그때, 하늘이 갈라지며 누군가 떨어져 내렸다. 짱돌이였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처참했다. 온몸이 상처투성이였고, 도깨비의 힘이 거의 사라진 상태였다.
"짱돌이야!" 무연이 달려가 그를 부축했다.
"무연아... 다행이다... 살아있구나..." 짱돌이가 힘없이 웃었다.
"뭐 이런 꼴이 됐어! 저승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무연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허허... 저승대왕님을 만나러 갔더니..." 짱돌이가 힘겹게 말을 이었다.
짱돌이는 목숨을 걸고 저승문을 통과했다. 저승은 음산하고 차가운 곳이었다. 수많은 저승사자들이 그를 가로막았지만, 짱돌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저승대왕님을 만나게 해주세요! 무연을 구하고 싶어요!" 짱돌이가 필사적으로 외쳤다.
마침내 저승대왕 앞에 선 짱돌이. 저승대왕은 작은 도깨비가 자신을 찾아온 것에 놀랐다.
"감히 도깨비 주제에 저승까지 침입하다니!" 저승대왕이 분노했다.
"저승대왕님, 제발 무연을 용서해주세요!" 짱돌이가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
"용서? 규칙을 어긴 자를 왜 용서해야 하느냐?"
"무연은 착한 저승사자예요! 저 때문에 잘못된 거니까 저를 벌주세요!" 짱돌이가 울며 빌었다.
저승대왕은 잠시 침묵했다. 도깨비가 친구를 위해 목숨을 걸고 온 모습에 뭔가 느끼는 바가 있었다.
"그렇게 그 저승사자가 소중하냐?"
"네! 무연은 제 첫 번째 친구이자 마지막 친구예요! 저는 무연 없이는 살 수 없어요!" 짱돌이가 진심으로 외쳤다.
"흠..." 저승대왕이 고민에 빠졌다. "좋다. 그럼 너에게 시험을 내주겠다."
"시험이요?"
"지옥의 시련을 3일간 견뎌라. 그러면 무연을 용서해주겠다. 하지만 실패하면 너도 무연도 모두 사라진다." 저승대왕이 엄한 조건을 내걸었다.
"좋아요! 해볼게요!" 짱돌이가 주저 없이 받아들였다.
그렇게 시작된 3일간의 지옥 같은 시련. 짱돌이는 불바다를 걸어야 했고, 얼음 구덩이에서 견뎌야 했으며, 무수한 고통을 참아냈다. 하지만 무연을 구한다는 생각 하나로 끝까지 버텼다.
첫째 날, 지옥불이 그의 몸을 태웠지만 "무연아, 기다려!"라고 외치며 견뎠다.
둘째 날, 얼음 바람이 그의 혼을 얼려버릴 듯했지만 "우리는 친구야!"라고 되뇌며 버텼다.
셋째 날, 온갖 고통이 한꺼번에 몰려왔지만 "포기할 수 없어!"라고 소리치며 마지막까지 견뎌냈다.
"그래서... 성공했어?" 무연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응... 저승대왕님이 인정해주셨어. 진정한 우정이라고..." 짱돌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그럼 이제 괜찮은 거야?" 무연이 기뻐했다.
"하지만... 대가가 있어." 짱돌이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무슨 대가?"
"내 도깨비 힘이 사라져. 이제 평범한 존재가 될 거야." 짱돌이가 쓸쓸하게 웃었다.
무연은 가슴이 아팠다. 친구가 자신을 위해 그런 큰 희생을 했다니.
"짱돌이야... 미안해..." 무연이 눈물을 흘렸다.
"뭘 미안해해?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거야. 우린 친구잖아!" 짱돌이가 여전히 밝게 웃었다.
"하지만 네 힘이..."
"괜찮아. 힘이 없어도 마음은 그대로니까. 그리고..." 짱돌이가 무연의 손을 잡았다. "너와 친구로 지낼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
무연은 감동에 북받쳐 짱돌이를 껴안았다. "고마워, 정말 고마워..."
"나도 고마워, 무연아. 너를 만나서 진짜 행복했어."
하지만 기쁨도 잠시, 짱돌이의 몸이 점점 투명해지기 시작했다.
"어? 왜 이러지?" 짱돌이가 놀랐다.
"힘을 잃으면서 존재가 불안정해지는 거야!" 무연이 다급해했다.
"설마... 사라지는 건 아니겠지?" 짱돌이가 불안해했다.
바로 그때, 하늘에서 따뜻한 빛이 내려왔다. 그 빛 속에서 저승대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정한 우정을 보여준 너희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겠다."
두 친구는 놀라며 하늘을 바라봤다. 과연 어떤 기적이 일어날까?
※ 우정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 뜻밖의 해피엔딩
저승대왕의 따뜻한 빛이 짱돌이와 무연을 감쌌다. 놀랍게도 짱돌이의 몸이 다시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이것은..." 무연이 놀라며 말했다.
저승대왕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너희의 우정은 천 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진정한 것이다. 그런 우정 앞에서는 저승의 법칙도 무의미하다."
"저승대왕님..." 짱돌이가 감격했다.
"짱돌이, 너의 힘을 되돌려 주겠다. 하지만 이제는 악한 일에 쓰지 말고 선한 일에만 사용하여라."
"네! 약속드릴게요!" 짱돌이가 기뻐하며 답했다.
"그리고 무연, 너에게도 특별한 권한을 주겠다. 앞으로는 억울하게 죽는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주겠다."
"정말요?" 무연이 믿기지 않아 했다.
"단, 조건이 있다. 너희는 함께 이승과 저승 사이에서 선한 일을 해야 한다. 억울한 죽음을 막고, 착한 사람들을 도와주어라."
두 친구는 서로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좋아요! 우리 함께 할 수 있는 거네!" 짱돌이가 신나서 뛰어올랐다.
"네, 저승대왕님. 감사합니다!" 무연도 깊이 절했다.
저승대왕의 빛이 사라지자, 두 친구는 서로를 꼭 껴안았다.
"무연아, 이제 정말 영원히 친구로 지낼 수 있겠네!" 짱돌이가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그래, 영원히 함께하자!" 무연도 감격했다.
그날부터 무연과 짱돌이는 새로운 사명을 가지고 활동하기 시작했다. 억울하게 죽을 뻔한 사람들을 구하고, 착한 사람들을 돕는 일이었다.
"무연아, 오늘은 어디로 가?" 짱돌이가 여전히 밝은 표정으로 물었다.
"옆 마을에 독살당할 뻔한 아이가 있어. 구하러 가자." 무연이 말했다.
"좋아! 가자!" 짱돌이가 신나서 따라나섰다.
두 친구는 마을로 향했다. 독에 중독된 아이를 발견한 짱돌이가 힘을 사용해 독을 제거했고, 무연은 아이의 생명을 연장시켜 주었다.
"다 나았어요!" 아이가 건강하게 일어났다.
"고맙습니다, 은인들이시여!" 아이의 부모가 눈물을 흘리며 감사 인사를 했다.
"천만에요. 우리는 이런 일이 제일 보람 있어요." 짱돌이가 웃으며 답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두 친구는 예전 처음 만났던 장소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무연아, 우리 처음 만났을 때 생각나?" 짱돌이가 추억에 잠겨 말했다.
"그럼. 너 때문에 고생했잖아." 무연이 웃으며 말했다.
"그때는 서로 어색했는데, 이제는 정말 가족 같아." 짱돌이가 감회 깊게 말했다.
"맞아. 너를 만나기 전까지는 진짜 외로웠어. 이제는 매일이 즐거워." 무연이 진심으로 말했다.
"나도! 혼자일 때는 심심했는데, 이제는 매일 새로운 모험이야!" 짱돌이가 기뻐했다.
해가 지자 두 친구는 별을 바라보며 미래를 꿈꾸었다.
"무연아, 우리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착한 일 하자."
"당연하지. 영원히 함께 하기로 약속했잖아."
"맞아! 우리는 영원한 친구야!" 짱돌이가 무연의 어깨에 기댔다.
"영원한 친구..." 무연이 그 말을 되뇌며 미소 지었다.
그날 밤, 두 친구는 서로의 우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죽음을 관장하는 저승사자와 장난꾸러기 도깨비.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두 존재가 만나 이룬 기적 같은 우정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 후로도 가끔 산에서 두 친구의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억울한 일이 생기면 어디선가 나타나 도움을 주는 신비한 존재들의 이야기가 전설이 되어 전해 내려왔다.
무연과 짱돌이의 우정은 이렇게 영원히 계속되었다. 진정한 우정 앞에서는 죽음도, 신분도, 그 어떤 것도 장벽이 될 수 없다는 아름다운 교훈을 남기며.
유튜브 엔딩멘트
"저승사자와 도깨비의 감동적인 우정 이야기, 어떠셨나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두 존재가 만나 보여준 진정한 우정의 힘! 서로를 위해 목숨까지 걸 수 있는 그런 친구, 여러분도 가지고 계시나요?
무연과 짱돌이처럼 나이도, 성격도, 심지어 존재하는 세계도 달랐지만 진심으로 서로를 아끼는 마음 하나만으로 모든 걸 이겨낸 감동적인 이야기였습니다.
다음시간엔는 "도깨비와 선비의 밤샘 토론: 조선 지식인들의 초자연적 만남" 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호기심 많은 도깨비가 밤늦게 공부하는 선비를 찾아가 벌이는 흥미진진한 지식 대결!
과연 인간의 지혜와 도깨비의 신통력 중 어느 것이 더 뛰어날까요?
알림 설정하시고 조선시대 신비로운 이야기들 놓치지 마세요!
여러분의 소중한 친구 이야기도 댓글로 들려주세요!
"우정에는 경계가 없다" - 무연과 짱돌이가 전하는 메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