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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주받은 기와집에 사는 도깨비 - 이사온 첫날 밤 일어난 소름끼치는 일들

    태그 (20개)

    #조선시대, #전설, #야담, #도깨비, #무서운이야기, #저주받은집, #기와집, #패관잡기, #귀신, #초자연현상, #시니어, #전통문화, #한국사, #요괴, #오싹, #무더위, #공포, #한국전설, #미스터리, #괴담

     

    후킹멘트 (250자 내외)

    조선시대 한양, 누구도 살려 하지 않는 저주받은 기와집이 있었습니다. 그 집에는 수백 년 된 도깨비가 살고 있었고, 이사 온 사람들은 모두 첫날 밤을 넘기지 못했다고 합니다. 패관잡기에 기록된 이 실화는 한 가족이 그 집에서 경험한 소름끼치는 하룻밤의 기록입니다. 무더운 여름밤, 등골이 서늘해지는 조선의 진짜 무서운 이야기를 지금 들어보세요.

    디스크립션 (300자 내외)

    조선시대 실제 기록인 패관잡기에 전해지는 오싹한 도깨비 이야기입니다. 한양에 있던 저주받은 기와집에서 벌어진 초자연적 현상들과 도깨비와의 무서운 조우를 그린 실화입니다. 이사 온 첫날 밤부터 시작된 기이한 일들과 집주인 가족이 겪은 공포의 체험담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무더위를 식혀줄 오싹한 이야기로 조선시대 사람들의 도깨비관과 민간신앙을 엿볼 수 있는 흥미진진한 내용입니다.

    ※ 한양에서 소문난 기와집의 불길한 역사

    조선 영조 시대, 한양 종로 뒷골목에 누구도 살려 하지 않는 기와집이 하나 있었습니다. 겉보기에는 꽤 괜찮은 집이었습니다. 기와는 번쩍번쩍 윤이 났고, 마당도 넓었으며, 방도 여러 개나 되는 제법 큰 집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집은 항상 비어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집을 '도깨비집'이라고 불렀습니다. 그 이유는 이 집에 들어가 살려고 한 사람들이 모두 첫날 밤을 넘기지 못하고 도망쳤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라 수십 번이나 반복된 일이었습니다.
    "그 집 말이야, 진짜 뭔가 있는 것 같아." 동네 아낙들이 우물가에 모여 수군거리곤 했습니다.
    "맞아, 최씨네도 들어갔다가 하룻밤 만에 나왔잖아. 그때 최씨 얼굴이 얼마나 하얗게 질렸는지 몰라."
    "박씨네는 어땠어? 그 용감하다던 박 서방도 새벽에 벌벌 떨면서 나오더라고."
    이 집의 불길한 내력은 약 2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조선 초기에 이 집을 지은 것은 김판서라는 고위 관리였습니다. 김판서는 청렴한 관리로 소문났지만, 집을 지을 때만큼은 조금 욕심을 부렸습니다.
    집터를 고를 때, 마을의 당산나무를 베어내고 그 자리에 집을 지은 것입니다. 당산나무는 마을의 수호신이 깃든 신성한 나무였는데, 김판서는 그 나무가 집터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서 베어버린 것이었습니다.
    "판서님, 그 나무는 베면 안 됩니다. 마을을 지켜주는 신령님이 계신 나무예요." 마을 어른들이 만류했지만 김판서는 듣지 않았습니다.
    "미신에 휘둘리는 것은 선비의 도리가 아니다. 나무는 그저 나무일 뿐이다." 김판서는 단호하게 말하며 나무를 베어버렸습니다.
    그런데 나무를 벤 그날 밤부터 이상한 일이 시작되었습니다. 밤중에 집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쿵쿵, 쿵쿵, 마치 누군가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였습니다.
    처음에는 김판서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아마 집이 새로 지어져서 나무가 마르면서 나는 소리겠지."
    하지만 소리는 점점 커지고 이상해졌습니다. 밤중에 마루에서 누군가 뛰어다니는 소리, 방문이 저절로 열리고 닫히는 소리, 심지어 누군가 웃는 소리까지 들렸습니다.
    "여보, 이 집에 뭔가 있는 것 같아요." 부인이 불안해하며 말했습니다.
    "그런 말 하지 마시오. 우리는 선비 집안인데 그런 미신을 믿어서야 되겠소?" 김판서는 여전히 고집을 부렸습니다.
    하지만 일주일 후,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김판서가 밤중에 갑자기 "도와줘! 나를 끌고 가려 한다!"며 비명을 지르더니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입니다.
    그 후 김판서는 이상한 병에 걸렸습니다. 밤마다 열이 오르고 헛소리를 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나무를 다시 심겠습니다, 제발 놔주세요..." 이런 말을 계속 중얼거렸습니다.
    결국 김판서 가족은 한 달도 못 되어 그 집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김판서는 얼마 후 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람들은 당산나무 신령의 저주라고 수군거렸습니다.
    그 후로 이 집은 계속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누구든 이 집에 들어온 사람들은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밤중에 들리는 이상한 소리, 저절로 움직이는 물건들,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웃음소리...
    "그 집에는 도깨비가 산다더라."
    "당산나무 신령이 도깨비가 되어서 복수하는 거라고 해."
    "들어가면 첫날 밤에 정신이 나간다더라."
    이런 소문들이 돌면서 점점 아무도 그 집에 들어가려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집값도 턱없이 싸졌지만, 그래도 들어가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200년 동안 계속된 이 집의 저주... 과연 이 집에는 정말 도깨비가 살고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이 무서운 집에 새로운 집주인이 나타나게 됩니다.

    ※ 싼 값에 집을 구입한 김씨 가족의 이사

    그 해 여름, 한양에 새로 올라온 김진사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김진사는 시골에서 과거 공부를 하던 선비였는데, 마침내 과거에 급제하여 관직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족들과 함께 한양으로 이사를 오게 된 것이었습니다.
    "여보, 한양 집값이 너무 비싸요. 우리 형편에 맞는 집을 찾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부인이 걱정스럽게 말했습니다.
    김진사 가족은 그리 부유하지 않았습니다. 시골에서 가져온 돈으로는 한양의 비싼 집을 사기 어려웠습니다. 여러 집을 둘러보았지만 모두 예산을 훌쩍 넘어서는 가격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부동산 중개인이 한 집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김 선생님, 좋은 집이 하나 있습니다. 기와집이고 방도 많고 마당도 넓은데, 가격이 아주 저렴합니다."
    "그런 좋은 집이 왜 그렇게 쌉니까?" 김진사가 의아해했습니다.
    "그게... 조금 특별한 사정이 있는 집입니다. 하지만 선생님 같은 학식 있는 분이라면 전혀 문제없으실 겁니다." 중개인은 애매하게 말을 흐렸습니다.
    김진사는 그 집을 보러 갔습니다. 정말로 좋은 집이었습니다. 기와도 튼튼하고, 마당도 넓고, 방도 여러 개였습니다. 다른 집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었습니다.
    "이 집을 왜 이렇게 싸게 파는 겁니까?" 김진사가 다시 물었습니다.
    중개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습니다. "사실... 이 집에는 좀 이상한 소문이 있습니다. 밤에 이상한 소리가 난다거나... 하지만 다 근거 없는 미신입니다. 선생님 같은 합리적인 분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거예요."
    김진사는 고민했습니다. 분명 뭔가 문제가 있는 집 같았지만, 형편상 이보다 좋은 기회를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그는 평소 미신을 믿지 않는 합리적인 선비였습니다.
    "귀신이나 도깨비 같은 것은 무식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헛된 믿음일 뿐이다. 나는 선비인데 그런 것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김진사는 마음을 정했습니다.
    집에 돌아가서 가족들과 상의했습니다. "여보, 좋은 집을 하나 찾았소. 가격도 우리 형편에 딱 맞고요."
    "정말요? 어떤 집인데요?" 부인이 기뻐했습니다.
    "기와집이고 방도 넓고... 다만 동네에서 좀 이상한 소문이 도는 집이긴 합니다." 김진사가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이상한 소문이요?" 부인의 표정이 어두워졌습니다.
    "하지만 다 근거 없는 미신일 뿐입니다. 우리는 글을 아는 사람들인데 그런 것을 믿어서는 안 되지요." 김진사가 설득했습니다.
    가족들도 형편상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결국 그 집을 사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사하는 날, 짐을 나르면서 이웃들이 수상한 눈길로 바라보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떤 아낙은 "저 집에 또 누가 들어가는구나, 며칠이나 버틸까?" 하고 중얼거렸습니다.
    "아저씨, 그 집에 정말 들어가시는 거예요?" 동네 아이 하나가 다가와서 물었습니다.
    "그럼, 우리 집이니까 당연히 들어가지." 김진사가 웃으며 답했습니다.
    "저 집에는 도깨비가 산다는데... 밤에 무서운 소리도 나고..." 아이가 걱정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런 말 하는 게 아니야. 도깨비 같은 건 없단다." 김진사가 아이를 달랬습니다.
    드디어 이사가 끝났습니다. 집 안을 둘러보니 정말 좋은 집이었습니다. 방도 넓고 깨끗했고, 마루도 잘 되어 있었습니다. 마당에는 우물도 있어서 물 길어 오기도 편했습니다.
    "여보, 생각보다 훨씬 좋은 집이네요. 이런 집을 이렇게 싸게 산 게 믿어지지 않아요." 부인도 만족스러워했습니다.
    "그러게 말이오. 사람들이 괜한 미신에 휘둘려서 이런 좋은 집을 기피하는 거요. 우리에게는 오히려 행운이지." 김진사가 뿌듯해했습니다.
    저녁을 먹고 나서 가족들은 각자 방에서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이사 온 첫날이라 정리할 것이 많았습니다.
    "내일부터는 이 집에서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는구나. 한양 생활도 잘 될 것 같고..." 김진사는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아직 몰랐습니다. 이 집의 진짜 주인이 따로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주인이 새로운 거주자들을 어떻게 맞이할지를...

    ※ 밤중에 시작된 이상한 소리와 움직임들

    밤이 깊어갈수록 집 안은 고요해졌습니다. 김진사 가족은 각자 방에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이사의 피로로 모두들 곧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자정이 넘어서였습니다. 김진사가 깊이 잠들어 있을 때, 어디선가 작은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소리였습니다. 톡톡톡... 마치 누군가 바닥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는 것 같은 소리였습니다.
    김진사는 잠결에 들리는 소리에 살짝 눈을 떴습니다. "음? 무슨 소리지?" 하지만 이사 온 첫날의 피로 때문에 다시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런데 소리는 점점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톡톡톡에서 탁탁탁으로, 그리고 쿵쿵쿵으로 변했습니다. 마치 누군가 마루에서 발로 바닥을 구르는 것 같았습니다.
    "여보, 여보!" 부인이 김진사를 깨웠습니다. "이상한 소리가 들려요!"
    김진사도 이제 완전히 잠에서 깼습니다. 정말로 마루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쿵쿵쿵, 쿵쿵쿵... 마치 누군가 춤을 추는 것 같은 리듬감 있는 소리였습니다.
    "아마 고양이나 쥐가 마루 밑에서 뛰어다니는 소리겠지." 김진사가 태연하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조금 불안했습니다. 너무 큰 소리였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다른 소리가 들렸습니다. 끼이익... 방문이 저절로 열리는 소리였습니다. 김진사와 부인은 서로를 바라봤습니다. 분명히 문을 닫고 잤는데...
    "바람 때문일 거야." 김진사가 일어나서 방문을 확인하러 갔습니다. 정말로 방문이 활짝 열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람은 전혀 불지 않았습니다.
    김진사가 문을 다시 닫고 돌아오려는데, 이번에는 부엌 쪽에서 소리가 들렸습니다. 철커덕, 철커덕... 그릇들이 부딪히는 소리였습니다.
    "이상하네... 누가 부엌에 있나?" 김진사가 중얼거렸습니다.
    부인이 걱정스럽게 말했습니다. "여보, 혹시 도둑이 들어온 건 아닐까요?"
    "그럴 리가. 내가 가서 확인해보겠소." 김진사는 용기를 내어 촛불을 들고 부엌으로 갔습니다.
    부엌에 도착해서 보니 정말 이상한 일이 벌어져 있었습니다. 그릇들이 저절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밥그릇이 혼자서 굴러다니고, 수저가 공중에 떠서 춤을 추는 것 같았습니다.
    "이, 이게 무슨..." 김진사는 눈을 비비며 다시 봤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그릇들이 저절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모든 소리가 멈췄습니다. 마치 김진사가 온 것을 알고 일부러 멈춘 것 같았습니다. 부엌은 다시 조용해졌고, 그릇들도 제자리에 가만히 있었습니다.
    "분명히... 분명히 움직이고 있었는데..." 김진사는 혼란스러워했습니다. 혹시 자신이 잘못 본 것인가 싶어 다시 자세히 살펴봤지만, 이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김진사가 방으로 돌아오자 부인이 불안하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됐어요?"
    "아무것도... 아무것도 없었소. 아마 내가 잘못 본 것 같소." 김진사는 애매하게 답했습니다. 정말로 일어난 일을 부인에게 말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소리는 계속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마당에서 소리가 들렸습니다. 찰랑찰랑... 물이 흐르는 소리였습니다. 그런데 마당에는 우물 외에 물이 흐를 곳이 없었습니다.
    "또 시작됐네." 부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김진사도 이제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분명히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합리적으로 설명하려고 했습니다.
    "새 집이라 그런 거요. 집이 아직 안정되지 않아서... 나무가 마르면서 나는 소리일 거요." 김진사가 자신을 달래듯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말 소름끼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디선가 웃음소리가 들려온 것입니다. "킥킥킥... 킥킥킥..." 아이가 장난치며 웃는 것 같은 소리였습니다.
    하지만 이 집에는 어린아이가 없었습니다. 김진사 부부만 살고 있었거든요. 웃음소리는 점점 커지더니 집 전체에 울려 퍼졌습니다.
    "여보... 이거 정말 이상해요." 부인이 김진사에게 꼭 달라붙었습니다.
    김진사도 이제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현상들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기가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혹시 정말로 이 집에 뭔가 있는 것은 아닐까?
    바로 그때, 방 안에 찬 기운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한여름인데도 입김이 하얗게 나올 정도로 추워졌습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낮고 깊은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누가... 누가 감히 내 집에..."

    ※ 집의 진짜 주인과 마주친 충격적 순간

    그 순간 김진사와 부인은 숨을 멈췄습니다. 분명히 사람의 목소리였는데, 집 안에는 그들 부부밖에 없었습니다. 목소리는 방 안 어디선가 들려왔지만, 그 주인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누구... 누구세요?" 김진사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잠시 정적이 흘렀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방 한쪽 구석에서 어둠이 꿈틀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어둠이 점점 진해지더니 사람 모양을 이루기 시작했습니다.
    "아아악!" 부인이 비명을 질렀습니다.
    어둠 속에서 나타난 것은 기이한 모습의 존재였습니다. 키는 사람보다 조금 작았지만, 머리는 사람보다 훨씬 컸습니다. 눈은 동그랗게 크고, 입은 귀까지 찢어진 것처럼 컸습니다. 온몸이 털로 덮여 있었고, 손가락은 길고 뾰족했습니다.
    "나는 이 집의 주인이다." 그 존재가 낮고 웅장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200년 동안 이 집을 지켜온 주인 말이다."
    김진사는 공포에 떨면서도 용기를 내어 말했습니다. "도... 도깨비인가요?"
    "도깨비라고 불러도 좋다. 나는 원래 이 자리에 있던 당산나무의 정령이었다. 하지만 그 못된 김판서가 나를 베어버린 후, 나는 이런 모습이 되었지." 도깨비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럼... 그럼 당신이 이 집에 들어온 사람들을 쫓아낸 건가요?" 김진사가 물었습니다.
    "그렇다. 내 나무를 베어내고 집을 지은 인간들... 나는 그들과 그 후손들을 용서할 수 없다!" 도깨비의 눈이 번뜩 빛났습니다.
    부인이 김진사 뒤에 숨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우, 우리는 김판서와 상관없는 사람들이에요. 우리는 그냥 이 집을 산 것뿐이에요."
    "상관없다고?" 도깨비가 비웃었습니다. "이 집에 사는 모든 인간은 내 원수다. 내 신성한 자리를 빼앗고 집을 지은 인간들의 후계자들이니까!"
    김진사는 도깨비의 말을 듣고 상황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도깨비는 단순히 장난을 치는 존재가 아니라, 깊은 원한을 품고 있는 존재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이 집에서 살 수 없다는 말인가요?" 김진사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당연하다!" 도깨비가 소리쳤습니다. "지금까지 이 집에 들어온 모든 인간들이 그랬다. 첫날 밤을 버티지 못하고 도망갔지!"
    도깨비는 갑자기 크게 웃기 시작했습니다. "킥킥킥! 어떤 놈은 내가 그릇만 좀 굴려도 기겁을 하더군! 어떤 놈은 내 웃음소리만 들어도 정신을 잃고 쓰러지더라!"
    김진사는 도깨비의 말을 들으며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 이 집에서 일어난 모든 기이한 현상들이 이 도깨비의 짓이었던 것입니다. 그릇이 저절로 움직인 것도, 문이 열린 것도, 이상한 소리들도 모두...
    "하지만..." 김진사가 용기를 내어 말했습니다. "우리는 당신의 나무를 벤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저 집이 필요해서 이곳에 온 것뿐입니다."
    "변명하지 마라!" 도깨비가 화를 냈습니다. "인간은 모두 같다! 욕심이 많고 자연을 파괴하는 존재들!"
    그런데 이때 부인이 갑자기 앞으로 나섰습니다. 두려움에 떨면서도 용기를 내어 말했습니다.
    "도깨비님, 저희는 정말 무관한 사람들이에요. 그리고... 그리고 저희도 나무를 사랑합니다. 저희 고향에서도 마을의 큰 나무를 소중히 여겼거든요."
    도깨비는 부인의 말에 잠시 멈칫했습니다. "뭐라고?"
    "저희는 나무를 베어내고 이 집을 지은 사람들을 원망하지 않아요. 하지만 저희도 살 곳이 필요한 사람들이에요. 혹시... 혹시 함께 살 수는 없을까요?" 부인이 간절하게 말했습니다.
    김진사는 부인의 대담한 제안에 놀랐습니다. 도깨비와 함께 산다고?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 보였습니다. 이 집을 떠나자니 돈이 아깝고, 그렇다고 이 도깨비와 계속 싸울 수도 없었습니다.
    도깨비는 부인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지금까지 만난 인간들과는 뭔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무서워서 도망가거나 화를 냈는데, 이 부부는 대화를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함께 산다고?" 도깨비가 중얼거렸습니다. "200년 동안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일인데..."

    ※ 인간과 요괴 사이의 긴장감 넘치는 대화

    도깨비는 한참 동안 김진사 부부를 바라봤습니다. 그 깊고 어두운 눈에는 200년간 쌓인 분노와 외로움이 함께 섞여 있었습니다.
    "인간들아," 도깨비가 천천히 입을 열었습니다. "너희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겠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쉽게 마음을 바꿀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김진사가 조심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저희는 당신을 적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이 집에서 평화롭게 살고 싶을 뿐입니다."
    "평화롭게?" 도깨비가 코웃음을 쳤습니다. "200년 전 김판서도 그런 말을 했을 것이다. 평화롭게 살려고 내 나무를 베어냈다고 말이야."
    부인이 용기를 내어 말했습니다. "도깨비님, 저희가 증명해 보이겠어요. 저희는 정말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요."
    "어떻게 증명하겠다는 것이냐?" 도깨비가 의외라는 듯이 물었습니다.
    "저희에게 기회를 주세요. 만약 저희가 당신을 존중하고 이 집을 소중히 여긴다면, 함께 살 수 있지 않을까요?" 부인이 간절히 말했습니다.
    도깨비는 잠시 침묵했습니다. 그리고는 갑자기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습니다. "킥킥킥! 재미있는 인간들이로군! 지금까지 만난 인간 중에 가장 대담한 놈들이야!"
    김진사는 도깨비의 반응이 조금 나아진 것 같아서 계속 말했습니다. "저희는 학자입니다. 책에서 도깨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읽었습니다. 도깨비도 나름의 의리와 정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오호, 인간이 나에 대해 제법 아는군." 도깨비가 흥미로워했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어떤 존재인지 정말 알고 있다는 말이냐?"
    "네, 도깨비님은 자연의 정령이시고, 인간보다 훨씬 오래 살아오신 지혜로운 존재라고 알고 있습니다." 김진사가 정중하게 답했습니다.
    도깨비의 표정이 조금 부드러워졌습니다. "흠, 그동안 만난 인간들은 나를 그냥 무서운 괴물로만 여겼는데... 너희는 좀 다르군."
    하지만 곧 다시 경계하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믿을 수 없다. 인간은 말로는 그럴듯하게 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행동을 하니까 말이다."
    "그럼 저희를 시험해 보세요." 부인이 과감하게 제안했습니다. "어떤 조건이든 지키겠습니다."
    도깨비의 눈이 번뜩였습니다. "조건이라... 좋다. 그렇다면 내가 조건을 제시하겠다."
    김진사와 부인은 긴장한 표정으로 도깨비의 말을 기다렸습니다.
    "첫 번째, 너희는 절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존재를 알려서는 안 된다. 두 번째, 매달 보름날 밤에는 마루를 나에게 내어주어야 한다. 세 번째, 이 집 마당에 새로운 나무를 심어야 한다."
    김진사와 부인은 서로를 바라봤습니다. 그리 어려운 조건들은 아니었습니다.
    "그 조건들을 지킬 수 있겠느냐?" 도깨비가 물었습니다.
    "네, 지킬 수 있습니다." 김진사가 단호하게 답했습니다.
    "하지만," 도깨비가 으르렁거렸습니다. "만약 약속을 어기면 어떻게 될지 알고 있느냐?"
    "어떻게 되나요?" 부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내가 진짜 화를 내면..." 도깨비의 눈이 빨갛게 빛났습니다. "이 집뿐만 아니라 너희 온 가족이 큰 재앙을 당하게 될 것이다. 200년 동안 쌓인 내 분노가 어떤 것인지 보게 될 거야."
    방 안에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김진사와 부인은 도깨비의 경고가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만약 약속을 지킨다면?" 김진사가 물었습니다.
    도깨비의 표정이 조금 밝아졌습니다. "그렇다면... 나도 너희를 도와줄 수 있다. 이 집을 지켜주고, 나쁜 일이 생기지 않도록 보호해 줄 수도 있지."
    "정말인가요?" 부인이 놀라며 물었습니다.
    "도깨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도깨비가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 "내가 한 번 약속하면 반드시 지킨다."
    김진사는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습니다. 저희가 먼저 성의를 보이겠습니다. 내일 당장 마당에 나무를 심겠습니다."
    도깨비는 김진사의 말에 조금 놀란 것 같았습니다. "정말로... 정말로 나무를 심겠다는 것이냐?"
    "네, 당신이 잃어버린 나무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나무라도 심어드리겠습니다." 부인이 진심으로 말했습니다.
    도깨비의 눈에 이상한 빛이 돌았습니다. 혹시 감동받은 것일까요?

    ※ 공존을 위한 특별한 약속과 그 후의 일들

    다음 날 아침, 김진사 부부는 약속대로 마당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봤습니다.
    "저 사람들, 첫날 밤을 버텼나 봐?" 이웃들이 수군거렸습니다.
    "그런데 왜 나무를 심고 있지? 이상하네."
    김진사는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정성껏 나무를 심었습니다. 어린 감나무 한 그루를 마당 한가운데 심고, 정성껏 물을 주었습니다.
    그날 밤, 도깨비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어제와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훨씬 온화한 표정이었습니다.
    "정말로 나무를 심었구나." 도깨비가 감나무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네, 약속대로요." 김진사가 답했습니다.
    도깨비는 한참 동안 어린 감나무를 바라봤습니다. 그 눈에는 그리움과 아련함이 서려 있었습니다.
    "200년 만에... 200년 만에 이 마당에 다시 나무가 서는구나." 도깨비의 목소리에 감정이 섞여 있었습니다.
    "도깨비님도 외로우셨군요." 부인이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외롭다고?" 도깨비가 잠시 당황한 것 같았습니다. "나는... 나는 그저 화가 났을 뿐이다."
    하지만 김진사와 부인은 알 수 있었습니다. 이 도깨비가 200년 동안 얼마나 외로웠을지를...
    "앞으로 저희가 이 나무를 잘 돌봐드릴게요." 부인이 따뜻하게 말했습니다.
    도깨비는 부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렇다면... 나도 약속을 지키겠다. 이제부터 이 집에서 함께 살자."
    그날부터 김진사 가족과 도깨비의 기이한 동거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도깨비는 더 이상 밤에 소란을 피우지 않았습니다. 대신 집을 지켜주는 수호신 역할을 했습니다.
    한 달 후 보름날 밤, 약속대로 마루는 도깨비에게 내어주었습니다. 도깨비는 혼자 마루에서 춤을 추고 놀았습니다. 김진사 부부는 방에서 그 소리를 들으며 미소 지었습니다.
    "여보, 저 소리 들어보세요. 즐거워하는 것 같아요." 부인이 말했습니다.
    "그러게요. 200년 만에 마음 놓고 놀 수 있게 된 거겠죠." 김진사도 뿌듯해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감나무도 자랐고, 도깨비와 김진사 가족의 관계도 점점 깊어졌습니다. 도깨비는 가끔 집에 좋지 않은 기운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기도 하고, 도둑이 들려고 하면 쫓아내기도 했습니다.
    "이상해, 이 집만큼은 도둑이 절대 안 든다더라." 동네 사람들이 신기해했습니다.
    김진사는 출세도 했습니다. 관직에서 인정받아 더 높은 자리로 승진했습니다. 사람들은 김진사가 그 집에 산 후부터 운이 좋아졌다고 말했습니다.
    몇 년 후, 김진사 부부에게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도깨비는 그 아이를 무척 귀여워했습니다. 밤에 아이가 울면 도깨비가 재미있는 장난으로 아이를 달래주기도 했습니다.
    "아가야, 울지 마라." 도깨비가 공중에서 색깔 있는 빛을 만들어 아이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아이는 신기하다는 듯이 웃으며 손뼉을 쳤습니다.
    "도깨비님, 정말 고마워요." 부인이 감사해했습니다.
    "뭘 고마워하느냐. 이제 우리는 가족이니까." 도깨비가 쑥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렇게 김진사 가족과 도깨비는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처음에는 무서운 존재로 여겨졌던 도깨비가 이제는 가족 같은 존재가 된 것입니다.
    마당의 감나무는 해마다 달콤한 감을 맺었고, 도깨비는 그 나무 아래에서 행복해했습니다. 200년 만에 찾은 진정한 평화였습니다.
    패관잡기에 기록된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서로 다른 존재라도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오늘 들려드린 저주받은 기와집 도깨비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패관잡기에 기록된 이 실화는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결국 따뜻한 감동으로 끝나는 특별한 이야기였습니다. 서로 다른 존재라도 이해하고 존중한다면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조선시대의 지혜입니다.
    다음 영상에서는 또 다른 오싹한 도깨비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도깨비의 저주로 미쳐버린 탐욕스런 상인 | 보물을 탐낸 남자의 끔찍한 최후"라는 제목으로, 용재총화에 기록된 섬뜩한 실화를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무더운 여름밤, 조선시대 선조들의 지혜와 함께 시원한 오싹함을 느껴보세요. 구독과 좋아요는 더 흥미진진한 전설 이야기를 제작하는 데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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