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제물이 된 천재, 도깨비의 왕이 되다

    태그 (15개)

    #조선시대 #야담 #도깨비 #심리전 #두뇌싸움 #역전극 #민담각색 #지혜 #내기 #부패권력 #서민영웅 #판타지사극 #생존전략 #민중의힘 #전설의시작

    후킹 (400자 이상)

    흉년의 책임을 뒤집어쓴 마을에서, 부모 없이 머리 하나로 살아온 천재 청년 도윤이 탐욕스러운 수령에 의해 도깨비 제물로 지목된다. 억울함을 외쳐도 돌아오는 건 침묵과 매질뿐. 묶인 채 귀곡의 숲으로 끌려간 그는 결심한다. "힘으로는 못 이긴다. 머리로 꺾는다."

    푸른 안개 자욱한 숲속, 쇠뿔 달린 도깨비들이 나타나 재물을 평가하듯 그를 훑는다. 그 순간 도윤은 공포에 떠는 대신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호통친다. "잡것들이 감히 하늘의 사자를 건드리느냐!" 그는 자신을 염라대왕의 심문관이라 속이며, 도깨비들의 미신과 권위에 대한 공포를 정면으로 찌른다.

    환영과 요술로 공포를 조성하는 도깨비들. 하지만 도윤은 "이보다 무서운 건 이미 다 겪었다"며 굶주림과 멸시의 과거를 꺼내 보인다. 수수께끼 대결에서는 정답보다 논리로 승부하고, 도깨비 개개인의 약점을 꿰뚫으며 그들을 동요시킨다. 마침내 도깨비가 가장 좋아하는 '내기'를 제안하고, 욕망을 역이용한 완벽한 심리전으로 도깨비 무리 전체를 부하로 만든다.

    도깨비 군단을 이끌고 수령의 관아로 향한 도윤. 빼앗긴 재산을 되찾고 부패한 권력자를 공개 심판하며, 고개 숙이던 마을 사람들에게 용기를 되돌려준다. 전설이 된 그날, 사람들은 깨달았다. 도깨비를 부린 건 요술이 아니라 두려움 없는 머리였다고.

    디스크립션 (300자 이내)

    조선시대, 부패한 수령에게 도깨비 제물로 바쳐진 천재 청년 도윤. 힘 없는 그가 선택한 무기는 지혜와 심리전이었다. 염라대왕의 사자로 위장해 도깨비들의 공포를 찌르고, 수수께끼와 내기로 그들을 굴복시킨 도윤은 도깨비 군단을 부하로 삼아 탐욕스러운 권력자를 심판한다. 요술이 아닌 두뇌로 전설이 된 청년의 통쾌한 역전 야담.

    ※ 1 재물이 된 천재 흉년의 책임을 뒤집어쓴 마을, 도윤이 제물로 지목됨

    밤이 깊어가는 마을 광장에는 횃불이 흔들리고 있었다. 불빛은 바람에 일렁이며 사람들의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가 다시 어둠 속으로 밀어냈다. 광장 한가운데, 스무 살 남짓한 청년 도윤이 무릎을 꿇은 채 밧줄에 묶여 있었다. 그의 눈빛은 또렷했지만 입술은 피로 물들어 있었고, 상투머리는 흐트러진 채 땀과 흙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밧줄은 손목을 깊이 파고들어 피부가 벗겨지고 있었지만 그는 신음 한번 내지 않았다. 주변엔 마을 사람들이 고개를 숙인 채 침묵으로 서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동정과 안도가 교차했다. 자신이 아니라는 안도감. 하지만 누군가는 희생되어야 한다는 체념. 그것이 그들의 표정에 새겨진 복잡한 감정이었다.

    앞쪽 높은 단상에는 비단옷을 차려입은 수령이 부채를 펼치며 앉아 있었다. 그의 얼굴은 기름기가 흘렀고, 턱밑에는 살이 겹겹이 접혀 있었다.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먹으며 살찐 몸뚱이였다. 그 옆에선 화려한 치마저고리를 입은 무당이 방울을 흔들며 주술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무당의 눈은 뒤집혀 흰자위만 보였고, 입에서는 알 수 없는 말들이 흘러나왔다. 징과 꽹과리 소리가 밤공기를 갈랐고, 그 소리는 마치 저승에서 망자를 부르는 소리처럼 섬뜩했다. 수령의 목소리가 차갑게 광장을 채웠다. 흉년이 든 것도 모자라 역병까지 돌았으니, 이 모든 것은 하늘이 노한 탓이라고 했다. 도깨비들이 노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산신령이 노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을 사람들은 숨을 죽였다. 아무도 감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수령은 부채로 도윤을 천천히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무당이 계시를 받았다고 했다. 도깨비들을 달래려면 재물이 필요한데, 그것도 아무나가 아니라 쓸모 있으되 빚 없는 자라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도깨비들이 받아들인다고 했다. 수령의 말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아니, 확신이 아니라 강요였다. 도윤은 이를 악물었다. 그는 부모 없이 자라 글을 독학으로 익히고, 품팔이와 심부름으로 생계를 유지해온 청년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이상한 눈으로 봤다. 천출도 아니고 상놈도 아닌, 그저 부모 없이 떠돌다 정착한 자식. 하지만 도윤은 남들보다 머리가 좋았다. 한번 본 글자는 잊지 않았고, 계산도 빨랐으며, 사람의 심리를 꿰뚫어보는 재주가 있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그를 경계하면서도 필요할 때마다 찾았다. 편지를 대신 써달라거나, 장사 계산을 도와달라거나, 관아에 낼 소장을 작성해달라거나. 도윤은 그렇게 쓸모 있는 존재였지만, 동시에 언제든 버려도 되는 존재였다.

    빚이 없는 건 맞았다. 아무도 그에게 빌려줄 만큼 신경 쓰지 않았으니까. 아무도 그를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았으니까. 도윤이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이건 억울한 일이라고, 자신은 아무 죄도 없다고, 흉년도 역병도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하지만 수령은 비웃으며 대꾸했다. 죄가 무엇이냐고, 네가 살아있는 것 자체가 마을의 짐이었다고 했다. 부모도 없이 빌붙어 사는 주제에, 입만 살아 글이나 읽고 다니는 놈이 이제라도 마을에 보탬이 되라고 했다. 마을 사람들을 살리기 위한 희생이라고, 영광으로 알라고 했다. 도윤은 수령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봤다. 그 눈빛에는 분노가 아니라 차가운 냉소가 담겨 있었다. 도윤은 알고 있었다. 이건 신의 뜻이 아니라 수령의 탐욕이라는 것을. 곡간을 채우기 위해, 백성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아야 했다는 것을. 그리고 그 희생양으로 가장 만만한 자신이 선택되었다는 것을.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몇몇은 눈을 돌렸고, 몇몇은 고개를 더 깊이 숙였다. 그중 몇몇은 도윤과 눈이 마주쳤지만, 곧 시선을 피했다. 그들도 알고 있었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하지만 아무도 수령의 명을 거스를 용기가 없었다. 혹여나 자신의 자식이, 자신의 형제가 다음 희생양이 될까 두려웠다. 그래서 그들은 침묵했다. 도윤은 그들의 침묵이 칼보다 더 아팠다. 수령이 손짓 하나로 아전들을 불렀고, 도윤은 끌려갔다. 밧줄은 손목을 더욱 깊이 파고들었고, 그의 발은 흙바닥을 질질 끌렸다. 마을을 벗어나 어둠 속으로, 귀곡의 숲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마을 사람들의 시선이 등 뒤에서 따라왔지만, 아무도 손을 내밀지 않았다. 숲으로 들어서자 공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차갑고, 무겁고, 습했다. 나무들은 하늘을 완전히 가렸고, 달빛조차 제대로 스며들지 못했다. 나뭇가지들은 마치 손가락처럼 뻗어 있었고, 바람이 불 때마다 무언가를 낚아채려는 것처럼 흔들렸다.

    아전들은 도윤을 커다란 나무에 묶어두고는 서둘러 돌아갔다. 그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그들의 발소리가 점점 멀어지고, 결국 완전히 사라지자, 숲은 완전한 침묵에 잠겼다. 아니, 침묵이 아니었다.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숨을 쉬고 있었다.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무언가가 도윤을 지켜보고 있었다. 도윤은 묶인 채 나무에 기댄 채 숨을 골랐다. 공포가 밀려왔다. 하지만 그는 공포를 억눌렀다. 그는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부모 없이도, 도움 없이도, 멸시 속에서도 살아남았다. 굶주림도, 추위도, 빚쟁이의 몽둥이도 견뎌냈다. 거리에서 돌팔매를 맞으면서도, 얻어먹는 밥에 침을 뱉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그는 살아남았다. 그리고 그는 알고 있었다. 수령이 원하는 건 재물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공포와 복종이라는 것을. 자신은 그저 희생양일 뿐이라는 것을. 그리고 도윤은 결심했다. 힘으로는 못 이긴다. 수령도, 아전도, 심지어 도깨비조차도 힘으로는 이길 수 없다. 하지만 머리로는 꺾을 수 있다. 머리로는 속일 수 있다. 머리로는 살아남을 수 있다. 도윤의 눈빛이 어둠 속에서 빛났다. 그는 살아남을 것이다. 반드시.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갚아줄 것이다.

    ※ 2 귀곡의 숲, 도깨비들 도깨비들 앞에서 당당하게 거짓 신분을 주장

    자정이 지나자 숲의 공기가 변하기 시작했다. 바람도 없는데 나뭇잎이 흔들렸고, 땅에서 푸른 안개가 천천히 피어올랐다. 안개는 발목을, 무릎을, 허리를 감싸며 올라왔다. 도윤은 숨을 참았다. 심장이 요동쳤지만, 그는 표정을 관리했다. 안개 너머로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발소리가 아니었다. 뭔가 더 무거운, 더 둔탁한 소리였다. 땅이 진동하는 것 같았다. 쿵. 쿵. 쿵. 규칙적이면서도 위협적인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도윤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지만, 그는 눈을 감지 않았다. 보아야 한다. 상대를 알아야 이길 수 있다. 처음엔 그림자였다. 하나, 둘, 셋. 점점 더 많은 그림자들이 안개 속에서 형체를 드러냈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쇠뿔이 달린 도깨비들이었다. 키는 사람보다 훨씬 컸고, 몸은 근육질이었으며, 눈은 호박처럼 노랗게 빛났다. 피부는 푸르스름했고, 입에서는 김이 새어 나왔다.

    그들은 각자 몽둥이를 들고 있었고, 몸에는 누더기 같은 옷을 걸치고 있었다. 몇몇은 털가죽을 두르고 있었고, 몇몇은 상체를 드러낸 채였다. 그들의 발톱은 길고 날카로웠으며, 움직일 때마다 땅을 긁는 소리가 났다. 그들은 도윤을 중심으로 천천히 원을 그리며 다가왔다. 마치 사냥감을 포위하는 짐승처럼. 도깨비들은 도윤을 훑어보았다. 마치 재물을 평가하듯, 천천히, 꼼꼼하게. 한 도깨비가 코를 킁킁거리며 도윤에게 다가왔다. 그의 콧구멍이 벌렁거리며 도윤의 냄새를 맡았다. 피 냄새, 땀 냄새, 공포의 냄새. 또 다른 도깨비는 도윤의 옷을 손으로 만지작거렸다. 그들의 손톱은 길고 날카로웠다. 옷감을 찢을 수도, 살을 찢을 수도 있는 손톱이었다. 도윤은 온몸이 긴장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숨을 죽이고, 관찰하고, 계산해야 했다.

    그때, 안개가 더욱 짙어지더니 한가운데서 거대한 형체가 나타났다. 다른 도깨비들보다 훨씬 컸고, 뿔도 두 개가 아니라 세 개였다. 가운데 뿔이 가장 크고 날카로웠다. 몸에는 금빛 장식이 달린 옷을 입고 있었고, 손에는 거대한 쇠몽둥이를 들고 있었다. 그 몽둥이는 사람의 허벅지만큼 굵었고, 끝부분에는 무언가의 핏자국이 말라붙어 있었다. 도깨비 대왕이었다. 대왕은 도윤을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땅속에서 울려 나오는 것처럼 낮고 무거웠다. 나무들이 그 소리에 흔들렸고, 땅이 진동했다. 대왕이 물었다. 인간이 재물로 바쳐졌다고 들었는데, 너냐고. 겁에 질려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침착하다고 했다. 보통 인간들은 이쯤 되면 오줌을 지리거나 기절한다고 했다. 하지만 너는 다르다고, 흥미롭다고 했다.

    도깨비들이 낄낄거리며 웃었다. 그들의 웃음소리는 쇠가 부딪치는 것처럼 날카로웠다. 한 도깨비가 도윤의 어깨를 쿡쿡 찔렀다. 또 다른 도깨비는 도윤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그들은 마치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처럼 행동했다. 도윤은 침을 삼켰다. 이제 시작이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공포에 떠는 대신, 도윤은 도깨비 대왕을 똑바로 쳐다봤다. 눈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도전적으로 응시했다. 도깨비 대왕이 눈을 가늘게 떴다. 다른 도깨비들도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인간이 감히 대왕을 똑바로 쳐다본다고, 저게 미쳤나 보다고 수군거렸다. 한 도깨비가 도윤의 뺨을 때리려고 손을 들었지만, 대왕이 손짓으로 제지했다. 대왕은 도윤을 더 관찰하고 싶어했다. 이 인간은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도윤이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떨리지 않았다. 오히려 단단했고, 명확했다. 그는 큰 소리로 외쳤다. 잡것들이 감히 하늘의 사자를 건드리느냐고. 너희가 누구를 상대하는지 아느냐고. 숲이 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도깨비들은 서로를 쳐다봤다. 대왕조차 잠시 말문이 막혔다. 인간이, 제물이, 감히 도깨비들에게 호통을 친 것이다. 이것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 도깨비들은 당황했다. 그들은 인간의 공포를 먹고 사는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이 인간은 공포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분노를, 권위를 드러내고 있었다. 도윤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계속 말했다. 자신은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고, 염라대왕의 명을 받고 이 땅에 내려온 심문관이라고 했다. 도깨비들의 죄를 심판하러 왔다고 했다. 너희가 함부로 인간들을 괴롭히고, 재물을 탐하고, 약속을 어기고 있다는 소식이 저승까지 들렸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내려와 조사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도윤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졌고, 그의 눈빛은 점점 더 날카로워졌다. 도깨비들은 혼란스러워했다. 이게 정말일까? 아니면 거짓말일까? 하지만 이 인간의 기세는 보통이 아니었다. 그리고 도깨비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저승의 권위, 염라대왕의 이름 앞에서는 자신들도 무력하다는 것을. 도윤은 더욱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자신이 입고 있는 이 붉은 천 조각이 보이느냐고 물었다. 아전들이 제물을 표시하기 위해 묶어놓은 붉은 헝겊이었지만, 도윤은 그것을 다르게 해석했다. 이것은 염라대왕이 하사한 업보의 표식이라고 했다. 이 표식을 한 자를 해치면, 그 업보가 백 배, 천 배로 돌아온다고 했다. 도깨비들은 한 번 죽으면 환생도 못하고 영원히 지옥불에 타오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도윤의 말은 그럴듯했다. 아니, 그럴듯한 정도가 아니라 섬뜩할 정도로 구체적이었다. 도깨비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업보의 표식이라니. 그들은 미신을 믿는 존재들이었다. 저승의 법칙, 업보의 무게, 윤회의 고리. 이런 것들에 대해 본능적인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도깨비 대왕은 도윤의 말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그는 천천히 도윤 주위를 돌며 관찰했다. 이 인간이 정말 염라대왕의 사자일까? 하지만 외모는 초라하기 그지 없었다. 흙 묻은 옷, 흐트러진 상투, 피 묻은 입술. 어디서 봐도 평범한, 아니 평범보다 못한 하층민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 눈빛만은 달랐다. 그 눈빛에는 두려움이 없었다. 오히려 도깨비들을 내려다보는 듯한 오만함이 담겨 있었다. 대왕은 혼란스러웠다. 이 인간을 믿어야 할까? 아니면 당장 잡아먹어야 할까? 한 도깨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렇다면 증거를 보여달라고, 정말 염라대왕의 사자라면 명부라도 있지 않겠느냐고. 도윤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 질문을 기다렸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명부는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눈에 보이는 형태가 아니라 자신의 머릿속에 새겨져 있다고 했다. 염라대왕은 자신에게 모든 도깨비들의 이름과 죄목을 기억하게 했다고 했다. 그 말에 도깨비들은 더욱 동요하기 시작했다. 정말일까? 아니면 허세일까? 하지만 이 인간은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존재였다.

    ※ 3 공포를 먹지 않는 자 도깨비의 환영에 맞서 과거의 고통을 무기로

    도깨비 대왕은 도윤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의 거대한 손이 턱을 쓰다듬었고, 노란 눈동자는 도윤을 의심과 흥미가 뒤섞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대왕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 말이 그럴듯하긴 하다고, 하지만 아직 완전히 믿을 수는 없다고 했다. 인간들은 거짓말의 달인이라고, 혀가 셋 달린 뱀보다 더 교활하다고 했다. 그래서 한 가지 시험을 해보겠다고 했다. 만약 네가 정말 염라대왕의 사자라면, 우리가 보여주는 어떤 것에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왜냐하면 이미 저승을 다녀온 자는 이승의 공포 따위는 가벼이 여길 테니까. 대왕의 말에 주변 도깨비들이 킥킥거리며 웃었다. 그들은 이미 무슨 생각을 하는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도윤은 팔짱을 끼고 시크하게 대답했다. 좋다고, 어디 한번 해보라고. 자신은 이미 인간 세상에서 겪을 수 있는 모든 고통을 겪었으니, 도깨비들의 장난 따위는 식은 죽 먹기라고 했다.

    도윤의 당당한 태도에 도깨비들은 잠시 주춤했지만, 곧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들은 수백 년 동안 인간들을 놀래켜 온 전문가들이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도깨비 대왕이 방망이를 높이 들어올렸다. 그리고 땅을 힘껏 내리쳤다. 쿵! 하는 굉음과 함께 땅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 틈새에서 시커먼 연기가 피어올랐고, 연기 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며 기어 나왔다. 먼저 나타난 것은 거대한 구렁이였다. 사람의 허리만큼 굵은 몸통에, 혀는 번개처럼 날카롭게 날름거렸다. 구렁이는 도윤을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 비늘이 서로 부딪치며 사각거리는 소리가 났고, 그 소리만으로도 보통 사람은 기절할 만했다. 하지만 도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는 구렁이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뱀이라고? 내가 열 살 때 산에서 살모사에게 물렸다고 했다. 그때는 약도 없고 의원도 없었지만, 자신이 직접 독을 빨아내고 풀을 찧어서 발라 살아남았다고 했다. 그 고통에 비하면 저 뱀은 귀여운 지렁이 수준이라고 했다.

    도윤의 말에 구렁이가 멈칫했다. 그리고 스르륵 연기처럼 사라져버렸다. 도깨비들은 당황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땅에서 해골들이 튀어나왔다. 수십 개의 해골이 턱을 딱딱 부딪치며 도윤을 에워쌌다. 그들의 빈 눈구멍에서는 푸른 불빛이 새어 나왔고, 뼈손가락이 도윤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보통 사람이라면 비명을 지르고 기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도윤은 해골들을 내려다보며 차갑게 웃었다. 해골이라고? 내가 열다섯 살 때 역병이 돌았다고 했다.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씩 죽어나갔고, 시체를 치울 사람이 없어서 자신이 직접 시체들을 끌고 가서 묻었다고 했다. 썩어가는 살, 구더기가 들끓는 몸, 악취와 부패. 그 모든 것을 맨손으로 만졌다고 했다. 그러니 뼈만 남은 해골 따위는 오히려 깨끗해 보인다고 했다. 도윤의 말에 해골들도 스르륵 땅속으로 사라졌다.

    도깨비 대왕은 점점 초조해졌다. 이 인간은 보통이 아니었다. 대왕은 마지막 수를 꺼내기로 했다. 그는 두 손을 모아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러자 하늘이 갈라지며 핏빛 달이 떠올랐고, 사방에서 귀신들의 곡소리가 들려왔다. 가장 무서운 환영이 펼쳐졌다. 도윤의 앞에 한 여인이 나타났다. 그녀는 창백한 얼굴에 긴 머리를 늘어뜨린 채, 피눈물을 흘리며 도윤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처절했다. 왜 나를 버렸느냐고, 왜 나를 구하지 않았느냐고, 너 때문에 내가 죽었다고. 여인은 도윤이 어릴 적 알았던 이웃집 누나의 모습이었다. 그녀는 도윤에게 밥을 나눠주고, 추울 때 옷을 빌려주었던 유일하게 친절했던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역병으로 죽었다. 도윤의 얼굴이 굳어졌다. 처음으로 그의 눈빛에 동요가 일었다. 도깨비들은 쾌재를 불렀다. 드디어 약점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도윤은 여인을 똑바로 쳐다보며 천천히 말했다. 누나, 미안해. 정말 미안해. 그때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나 자신도 굶어 죽기 일보 직전이었고, 약을 구할 돈도 없었어. 누나가 죽었을 때 나는 울지도 못했어. 눈물조차 말라버렸으니까. 하지만 나는 살아남았어. 누나가 나에게 남겨준 마지막 말, 살아남으라는 그 말을 지켰어.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왔어. 누나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 도윤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그 안에는 굳은 의지가 담겨 있었다. 여인의 환영이 흔들렸다. 그리고 천천히 미소를 지으며 사라졌다. 도깨비들은 충격에 빠졌다. 이 인간은 공포를 극복한 것이 아니라, 공포를 받아들이고 그것과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이런 인간을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단 말인가? 도윤은 도깨비 대왕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말했지. 나는 이미 인간 세상의 모든 공포를 겪었다고. 굶주림, 추위, 병, 죽음, 배신, 멸시. 이 모든 것이 나를 죽이려 했지만, 나는 살아남았어. 그러니 너희의 환영 따위로 나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건 큰 오산이야.

    도윤의 말에 도깨비들은 할 말을 잃었다. 첫 번째 시험에서 도윤이 완벽하게 승리한 것이었다. 도깨비 대왕은 방망이를 내려놓으며 한숨을 쉬었다. 제법이구나. 인간 주제에 간이 배 밖으로 나왔어. 좋아, 첫 번째 시험은 네가 이겼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야. 우리 도깨비들은 공포만 다루는 게 아니거든. 우리는 지혜도 있어. 이제 두 번째 시험을 하겠어. 수수께끼 대결이야. 도깨비 대왕의 말에 주변 도깨비들이 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지혜를 자랑하고 싶어했다. 도윤은 내심 웃음을 참았다. 계획대로였다. 그는 도깨비들을 자신의 페이스로 끌고 오고 있었다. 도깨비들은 이제 도윤을 단순한 먹잇감이 아니라 상대할 만한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도윤이 원하던 것이었다. 존중받는 것. 대등한 대화 상대가 되는 것. 그렇게 되면 협상의 가능성이 열린다. 도윤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다음 단계를 준비했다.

    ※ 4 수수께끼 승부 수수께끼 대결에서 논리로 도깨비들을 제압

    도깨비 대왕은 주변의 도깨비들을 둘러보며 누가 먼저 수수께끼를 낼지 정했다. 그때 구석에서 나이 많아 보이는 도깨비 하나가 지팡이를 짚고 앞으로 나왔다. 그는 다른 도깨비들과 달리 수염이 길었고, 눈빛이 교활해 보였다. 그는 도윤을 위아래로 훑어본 후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인간, 잘 들어라. 나는 이 숲에서 삼백 년을 살았고, 수많은 인간들과 수수께끼 겨루기를 해왔다. 아직까지 나를 이긴 인간은 없었지. 자, 그럼 문제를 내겠다. 이것은 아침에는 네 발로 걷고, 낮에는 두 발로 걷고, 저녁에는 세 발로 걷는다. 이것이 무엇이냐? 늙은 도깨비는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이것은 고대로부터 전해지는 유명한 수수께끼였지만, 조선의 이 숲속에서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였을 것이다.

    도윤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에는 비웃음이 섞여 있었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게 문제라고? 그건 사람이야. 아기일 때는 기어다니니 네 발, 어른이 되면 두 발로 걷고, 늙으면 지팡이를 짚으니 세 발. 이건 수수께끼도 아니야. 동네 서당 아이들도 다 아는 이야기지. 설마 삼백 년을 살았다는 양반이 고작 이런 걸 가지고 자랑하는 건 아니겠지? 도윤의 대답은 정확했고, 게다가 상대를 깎아내리는 멘트까지 곁들였다. 늙은 도깨비는 얼굴이 붉어지며 화를 냈다. 건방진 놈 같으니! 그럼 이건 어떠냐! 나는 불에 타지 않고, 물에 젖지 않으며, 칼에 베이지 않는다. 하지만 바람 한 점에도 흔들리고, 손가락 하나로도 사라진다. 나는 무엇이냐? 늙은 도깨비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담겨 있었다. 이번에는 쉽게 맞추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도윤은 잠시 생각했다. 이건 조금 까다로웠다. 하지만 그는 곧 답을 찾아냈다. 그림자야. 그림자는 불에 타지 않고 물에 젖지 않으며 칼에 베이지도 않아. 하지만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면 그림자도 흔들리고, 손가락으로 빛을 가리면 그림자는 사라지지. 어때, 맞았지? 늙은 도깨비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또 맞췄다. 이 인간은 대체 뭐지? 주변 도깨비들도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 인간이 정말 보통이 아니라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다른 도깨비가 나섰다. 키가 작고 눈이 동그란 도깨비였다. 그는 신이 나서 문제를 냈다. 좋아, 그럼 이건 어때! 아버지와 아들이 산에 갔다가 곰을 만났어. 아버지는 도망쳤지만 아들은 잡아먹혔지. 그런데 나중에 사람들이 곰을 잡고 배를 갈랐더니 그 안에서 두 사람이 나왔어. 어떻게 된 거지? 이것은 논리적 함정을 이용한 수수께끼였다.

    도윤은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간단해.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갔다고 했지? 그럼 총 세 사람이야.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아들. 할아버지는 도망쳤고, 아버지와 아들이 잡아먹혔으니 배에서 두 사람이 나온 거지. 작은 도깨비는 입을 떡 벌렸다. 어떻게 알았어? 도윤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너희들은 인간의 가족 관계를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아버지는 동시에 누군가의 아들이기도 해. 그걸 이용한 말장난이지. 도깨비들은 점점 더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 인간은 단순히 지식이 많은 게 아니라,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도깨비 대왕은 더 이상 부하들에게 맡길 수 없다고 판단하고 직접 나섰다. 그는 도윤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좋아, 이번엔 내가 직접 문제를 내겠어. 이건 내가 천 년 동안 간직해온 최고의 수수께끼야. 한 번도 맞춘 사람이 없었지.

    대왕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귀 기울여 들어라. 나는 모두가 가지고 있지만 아무도 볼 수 없다. 나는 항상 있지만 만질 수도 없다. 나는 가장 가까이 있지만 가장 멀리 있기도 하다. 나는 무엇인가? 대왕의 목소리는 무겁고 진지했다. 이것은 정말 어려운 문제였다. 도윤은 잠시 눈을 감고 생각했다. 침묵이 흘렀다. 도깨비들은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드디어 이 인간도 답을 못 찾는 걸까? 하지만 도윤은 천천히 눈을 뜨며 말했다. 그것은 마음이야. 아니, 더 정확하게는 생각이지. 모든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누구도 그것을 눈으로 볼 수는 없어. 생각은 항상 우리 머릿속에 있지만 손으로 만질 수는 없지. 그리고 생각은 우리 자신과 가장 가까이 있지만, 동시에 다른 사람의 생각은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가장 먼 것이기도 해. 어때, 맞았나?

    도윤의 대답에 도깨비 대왕은 할 말을 잃었다. 완벽한 답이었다. 아니, 정답보다 더 좋은 해석이었다. 하지만 도깨비 대왕은 쉽게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음, 그럴듯하긴 한데... 정확한 답은 아닌 것 같은데... 도윤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반격했다. 아니면 대왕께서 생각한 정답을 말해보시지. 내 답이 틀렸다면 당신의 답이 더 논리적이어야 할 텐데. 어디 한번 들어볼까? 도윤의 도전에 도깨비 대왕은 당황했다. 사실 그는 이 수수께끼를 옛날에 다른 도깨비에게서 들었을 뿐, 정확한 정답이 뭔지도 몰랐다. 그냥 어려워 보여서 사용했을 뿐이었다. 대왕은 헛기침을 하며 둘러댔다. 음, 뭐, 네 답도 일리가 있으니... 이번은 비긴 걸로 치지. 주변 도깨비들은 대왕의 태도를 보고 실제로는 도윤이 이겼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도깨비들 사이에서 감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저 인간, 정말 대단한데? 혹시 정말 염라대왕의 사자가 맞는 거 아냐?

    ※ 5 약점을 꿰뚫다 도깨비 개개인의 약점과 대왕의 외로움을 지적

    도윤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제 두 번째 시험도 통과했다. 하지만 그는 겉으로는 여유로운 척하며 말했다. 그래, 비긴 걸로 치지. 그런데 도깨비 대왕, 이제 궁금한 게 있는데 물어봐도 되나? 대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뭐든 물어봐. 도윤은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너희는 수백 년, 아니 수천 년을 살았다고 했지? 그렇게 오래 살면서 인간 세상을 관찰했을 텐데, 왜 아직도 인간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거야? 왜 너희는 겁주고 놀래키는 것밖에 모르는 거야? 정말 궁금해. 도윤의 질문은 도깨비들의 허를 찔렀다. 그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당황했다.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도깨비는 아무도 없었다. 도깨비들은 지금까지 그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저 인간들을 놀래키고, 장난치고, 가끔은 도와주기도 하면서 살아왔을 뿐이었다. 이해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조차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도윤은 그들의 혼란을 지켜보며 조금씩 주도권을 가져오고 있음을 느꼈다. 이제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릴 시간이었다. 그는 천천히 걸어가며 도깨비들을 하나하나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모습, 행동, 버릇, 상처. 모든 것이 도윤에게는 정보였다. 도윤은 먼저 외눈박이 도깨비 앞에 멈춰 섰다. 그 도깨비는 왼쪽 눈이 없었고, 그 자리에는 깊은 흉터가 있었다. 도윤은 조용히 말했다. 너, 왼쪽 눈을 잃은 지 얼마나 됐어? 그 흉터를 보니 꽤 오래된 것 같은데. 혹시 싸움에서 진 거야? 아니면 사고였어? 외눈박이 도깨비는 깜짝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어떻게... 어떻게 알았어? 도윤은 빙그레 웃으며 계속 말했다. 네 오른쪽 눈이 유난히 주변을 많이 두리번거리더라. 왼쪽 시야가 없으니까 불안한 거지. 그리고 누군가 네 왼쪽으로 다가가면 너는 본능적으로 오른쪽으로 몸을 틀어. 이건 오랫동안 한쪽 눈으로 살아온 존재의 습관이야.

    외눈박이 도깨비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고개를 숙였다. 도윤의 말은 정확했다. 그는 오래전 다른 도깨비와의 싸움에서 눈을 잃었고, 그 일을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 인간은 어떻게 알았을까? 정말 염라대왕의 명부에 자신의 과거가 적혀 있는 걸까? 도윤은 다음 도깨비에게로 향했다. 이번에는 절름발이 도깨비였다. 도윤은 그의 다리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너는 왼쪽 다리를 저는구나. 그것도 꽤 오래전부터. 혹시 인간 세상에 내려갔다가 다친 거 아니야? 나무꾼의 도끼에 맞았거나, 아니면 함정에 빠졌거나. 절름발이 도깨비는 움찔하며 뒤로 물러섰다. 맞아... 맞아! 어떻게 알았어? 도윤은 차분하게 설명했다. 네 왼쪽 다리의 근육이 오른쪽보다 약해 보여. 오래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그리고 네가 걸을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왼쪽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보여. 이건 과거의 통증이 트라우마로 남아있다는 증거야.

    절름발이 도깨비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때 정말 죽을 뻔했어. 나무꾼의 도끼가 내 다리를 거의 잘라냈거든. 도윤은 부드럽게 말했다. 그래, 힘들었겠구나. 네 다리는 이미 충분히 고생했어. 도윤은 계속해서 다른 도깨비들의 약점을 하나하나 짚어나갔다. 작은 키의 도깨비에게는 네가 유난히 큰 소리를 내는 이유가 자신의 작은 체구 때문에 무시당하는 게 싫어서라고 말했다. 털이 많은 도깨비에게는 네가 추위를 유난히 타는 것 같다고, 아마 북쪽 산에서 왔을 거라고 추측했다. 이빨이 빠진 도깨비에게는 네가 단단한 음식을 피하는 걸 봤다고, 아마 먹는 게 불편할 텐데 괜찮냐고 물었다. 도윤의 관찰력과 추리력은 놀라웠다. 그는 단순히 겉모습만 보는 게 아니라, 그들의 행동, 습관, 심리까지 꿰뚫어보고 있었다. 도깨비들은 점점 더 도윤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이 인간은 정말 뭔가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게 틀림없었다.

    마침내 도윤은 도깨비 대왕 앞에 섰다. 대왕은 긴장한 표정으로 도윤을 쳐다봤다. 도윤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대왕, 당신에 대해서도 몇 가지 알게 됐어. 첫째, 당신은 이 무리의 리더지만 사실 외로워. 당신은 다른 도깨비들보다 훨씬 강하고 오래 살았기 때문에, 진정으로 대화할 상대가 없어. 부하들은 당신을 두려워하고, 당신은 부하들을 내려다봐. 그 사이의 거리감이 당신을 외롭게 만들어. 도깨비 대왕의 눈이 흔들렸다. 도윤은 계속 말했다. 둘째, 당신은 인간 세상을 동경해. 밤마다 마을 근처로 내려가서 사람들이 씨름하는 걸 구경하지? 그들의 웃음소리, 축제 소리, 가족들이 모여 밥 먹는 소리. 당신은 그런 것들이 부러워. 왜냐하면 도깨비는 혼자 사는 존재이고, 가족도 없고, 진정한 유대감도 없으니까.

    도깨비 대왕은 몸을 떨었다. 도윤의 말은 정곡을 찔렀다. 대왕은 부인하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도윤은 마지막으로 말했다. 셋째, 당신은 사실 착해. 당신은 인간들을 해치고 싶어 하지 않아. 오늘 밤에도 나를 바로 잡아먹지 않고 이렇게 대화하는 이유가 뭐겠어? 당신은 나를 시험하는 척하지만, 사실은 나와 대화하고 싶었던 거야. 수백 년 만에 처음으로 당신과 대등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난 거지. 그래서 당신은 시간을 끌고 있어. 나를 더 알고 싶어서. 도깨비 대왕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가에는 무언가 반짝이는 게 맺혀 있었다. 도깨비도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 주변의 도깨비들은 충격에 빠졌다. 그들의 강력하고 무시무시한 대왕이 한 인간의 말에 흔들리고 있었다.

    도윤은 한 발짝 더 다가가 조용히 말했다. 대왕, 나는 당신과 싸우고 싶지 않아. 나도 당신처럼 외로웠어. 나도 아무도 나를 이해해주지 않는 세상에서 혼자 살아왔어. 그래서 나는 당신의 마음을 알 것 같아. 우리, 적이 아니라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도윤의 말에 도깨비 대왕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빛에는 더 이상 적대감이 없었다. 대신 호기심과 기대가 담겨 있었다. 친구라고? 인간과 도깨비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도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내밀었다. 물론이지. 왜 안 되겠어? 세상에 정해진 규칙 같은 건 없어. 우리가 만들면 돼. 도깨비 대왕은 도윤의 손을 바라봤다. 그 작은 손, 연약한 손. 하지만 그 안에는 엄청난 용기와 진심이 담겨 있었다. 대왕은 천천히 자신의 큰 손을 뻗었다. 그리고 도윤의 손을 잡았다. 순간,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났다. 푸른 안개가 흩어지고, 달빛이 환하게 숲을 비췄다. 도깨비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 6 내기의 제안 도깨비가 좋아하는 내기를 제안해 판을 바꿈

    도깨비 대왕은 도윤의 손을 잡은 채 잠시 말없이 서 있었다. 그의 거대한 손 안에서 도윤의 손은 새끼손가락만큼이나 작아 보였지만, 그 악력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 도윤은 대왕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기다렸다. 이것은 도박이었다. 만약 대왕이 마음을 바꾸면 자신은 당장 잡아먹힐 것이다. 하지만 도윤은 자신의 판단을 믿었다. 대왕은 외로운 존재였고, 외로운 존재는 누군가와의 연결을 갈망한다. 그것이 인간이든 도깨비든 상관없이. 마침내 대왕이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이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져 있었다. 인간, 아니 도윤. 네 말이 맞아. 나는 외로웠어. 수백 년을 이 숲에서 왕 노릇 하면서도, 정작 마음을 나눌 상대는 없었지. 부하들은 나를 두려워하고, 인간들은 나를 괴물로 여기고. 나는 그저... 존재할 뿐이었어.

    대왕의 고백에 주변 도깨비들도 숙연해졌다. 그들은 대왕이 이런 마음을 품고 있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아니, 어쩌면 알고 있었지만 모른 척했던 것일 수도 있었다. 도윤은 조용히 대답했다. 나도 비슷해. 나도 평생 혼자였어. 부모도 없고, 친구도 없고, 가족도 없고. 사람들은 나를 이용만 했지 진심으로 대해주지 않았어. 그래서 나는 살아남기 위해 머리를 쓸 수밖에 없었어. 강해질 수 없다면 영리해져야 했고, 사랑받을 수 없다면 필요한 존재가 되어야 했어. 그렇게 살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 도윤의 목소리에는 쓸쓸함이 묻어났다. 그것은 연기가 아니라 진심이었다. 대왕은 도윤의 손을 놓으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래, 우리 둘 다 외로운 놈들이구나. 그럼 네가 말한 도움이라는 게 뭐야? 구체적으로 말해봐.

    도윤은 주변을 둘러보며 모든 도깨비들이 자신의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였다. 여러분, 들어봐. 나는 오늘 밤 억울하게 여기 끌려왔어. 나는 아무 죄도 없는데, 탐욕스러운 수령이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해 나를 희생양으로 삼았지. 그리고 그는 여러분의 이름을 빌렸어. 도깨비들이 제물을 원한다고 거짓말을 했어. 여러분은 정말 인간의 피와 살을 원하나요? 도윤의 질문에 도깨비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웅성거렸다. 한 도깨비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실 우리는 인간을 잡아먹지 않아요. 무섭게 생겼지만 우리는 주로 산짐승이나 과일을 먹거든요. 인간은... 맛도 없고 먹으면 배탈 나요. 다른 도깨비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맞아, 우리는 그냥 조용히 살고 싶을 뿐이야. 도윤은 빙그레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렇지? 여러분은 사실 인간을 해치고 싶어 하지 않아. 그런데 인간들은 여러분을 무서워하고, 여러분 때문에 나쁜 일이 생긴다고 믿어.

    이건 오해야. 그리고 그 오해를 악용하는 게 바로 수령 같은 인간들이지. 그들은 백성들을 착취하고, 그 죄를 여러분에게 뒤집어씌워. 여러분은 억울하지 않아? 여러분의 이름이 더럽혀지는 게 화나지 않아? 도윤의 말에 도깨비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점점 분노하기 시작했다. 맞아, 우리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 맨날 욕만 먹어! 우리 때문에 흉년이 들었대! 우리 때문에 병이 돈대! 도깨비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도윤은 그들의 분노가 충분히 달아오르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말했다. 그래서 나는 제안하고 싶어. 우리, 함께 그 수령을 혼내주는 거야. 그가 얼마나 탐욕스럽고 비겁한 인간인지 마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거지. 그러면 여러분의 명예도 회복되고, 나도 복수할 수 있고, 마을 사람들도 진실을 알게 돼. 일석삼조야. 어때?

    도윤의 제안에 도깨비들은 신이 나기 시작했다. 좋아! 그 나쁜 놈 혼내주자! 우리 힘을 보여주자! 하지만 도깨비 대왕은 여전히 신중했다. 그는 도윤을 날카롭게 쳐다보며 물었다. 좋아, 네 제안은 솔깃하긴 해. 하지만 문제가 있어. 우리가 인간 마을로 내려가면 사람들이 패닉에 빠질 거야. 그럼 더 큰 혼란이 생기고, 우리는 더 큰 오해를 받게 될 거야. 그걸 어떻게 해결할 건데? 도윤은 이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 자신 있게 대답했다. 그래서 내가 필요한 거야. 나는 여러분과 인간 사이의 중재자가 될 거야. 내가 여러분을 통제하고, 계획을 짜고, 마을 사람들에게 설명할게. 여러분은 내 지시대로만 움직이면 돼. 그러면 아무도 다치지 않고, 목적도 달성할 수 있어. 하지만 이걸 위해서는 한 가지 전제조건이 있어. 여러분이 나를 믿어야 해. 그리고 나도 여러분을 믿을게. 서로를 믿는 거야.

    도윤의 말에 도깨비들은 다시 웅성거렸다. 인간을 믿는다고? 그게 가능할까? 하지만 지금까지 도윤이 보여준 모습은 다른 인간들과 달랐다. 그는 겁내지 않았고, 거짓말을 하지 않았으며, 그들을 존중했다. 도깨비 대왕은 긴 침묵 끝에 입을 열었다. 좋아, 네 제안을 받아들이지. 하지만 조건이 있어. 우리 도깨비들은 내기를 좋아해. 그러니 이렇게 하자. 너와 나, 마지막 내기를 하나 더 하는 거야. 만약 네가 이기면 우리는 네 명령을 따르겠어. 하지만 네가 지면 우리는 원래대로 돌아가고, 너는... 음, 뭐, 잡아먹지는 않을게. 대신 이 숲에서 평생 우리와 함께 살아야 해. 어때? 공평하지? 대왕의 제안에 도윤은 잠시 고민하는 척했다. 하지만 사실 그는 이미 이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다. 도깨비들은 내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내기를 통해 관계를 확정 짓는다. 이것은 그들의 문화이자 법칙이었다. 도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내밀었다. 좋아, 받아들이지. 내기하자. 도깨비 대왕은 도윤의 손을 다시 잡았다. 이번에는 더 힘주어 잡았다. 좋아! 그럼 내기를 시작하자!

    ※ 7 욕망의 함정 돈이 무섭다고 속여 보물을 얻어냄

    도깨비 대왕은 팔짱을 끼고 도윤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좋아, 그럼 내기 종목을 정해야겠지. 음, 뭘로 할까? 씨름은 너무 불공평하고, 달리기도 마찬가지고. 그럼 뭐가 좋을까? 대왕이 고민하는 사이, 도윤이 먼저 말했다. 내가 종목을 제안해도 될까? 대왕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대답했다. 오, 네가? 재미있네. 좋아, 한번 말해봐. 도윤은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며 말했다. 내기는 이렇게 하자. 서로의 약점을 맞추는 거야. 나는 여러분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 세 가지를 말하고, 여러분은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을 맞춰보는 거지. 만약 내가 세 개 다 맞추고 여러분이 못 맞추면 내가 이기는 거야. 반대면 여러분이 이기는 거고. 어때?

    도깨비들은 수군거렸다. 우리의 약점? 그건 쉽지 않을 텐데? 우리는 수백 년을 살았고, 약점을 숨기는 데 능숙해. 저 인간이 맞힐 수 있을까? 도깨비 대왕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흥미롭네. 좋아, 그 내기 받아들이지. 공평하게 하자. 네가 먼저 우리의 약점 세 가지를 말해. 만약 세 개 다 맞으면 너 이기는 거고, 하나라도 틀리면 네가 지는 거야. 그다음 우리가 네 약점을 맞춰보고. 어때? 도윤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것이야말로 자신이 원하던 판이었다. 그는 이미 도깨비들의 약점을 알고 있었다. 민담에서, 전설에서, 할머니들의 이야기에서 수없이 들었던 그 약점들을. 도윤은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시작하자. 도윤은 천천히 숨을 고르며 말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여러분은 붉은 팥을 무서워해. 팥의 붉은 색은 양기를 상징하고, 여러분 같은 음기의 존재들에게는 독과 같아. 팥가루가 몸에 닿으면 화상을 입은 것처럼 아플 거야.

    도윤의 말에 도깨비들은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 어떻게 알았어?! 맞아, 우리는 팥이 정말 무서워! 한 도깨비가 소리쳤다. 도윤은 계속 말했다. 두 번째, 여러분은 닭 울음소리를 무서워해. 정확히는 새벽을 알리는 첫 닭 울음소리. 그 소리는 밤의 끝과 낮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이고, 여러분은 밤의 존재이기 때문에 그 소리를 들으면 힘이 빠지고 도망가야 해. 도깨비들은 더욱 놀랐다. 또 맞았어! 세 번째는 뭐야? 도깨비들의 목소리에는 불안감이 묻어났다. 도윤은 마지막으로 말했다. 세 번째, 여러분은 말의 피를 무서워해. 말은 양기가 강한 동물이고, 그 피는 여러분에게 치명적이야. 옛날부터 사람들이 도깨비를 쫓을 때 말의 피를 뿌렸던 이유가 그거지. 도깨비 대왕은 할 말을 잃었다. 세 개 모두 정확했다. 이 인간은 정말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주변 도깨비들도 술렁거렸다. 어떻게 이럴 수가? 정말 염라대왕의 명부가 있는 건가?

    도윤은 여유롭게 웃으며 말했다. 자, 이제 여러분 차례야. 내가 무엇을 가장 무서워하는지 맞춰봐. 도깨비들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기 시작했다. 뭘까? 인간들이 무서워하는 건... 호랑이? 귀신? 죽음? 아니면 고문? 그들은 여러 가지를 추측했지만 확신이 서지 않았다. 도윤은 그들이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속으로 미소 지었다. 이제 마지막 함정을 파놓을 시간이었다. 도깨비들은 한참을 의논한 끝에 도깨비 대왕이 대표로 답을 말하기로 했다. 대왕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도윤 앞으로 다가왔다. 좋아, 우리가 결론을 내렸어. 인간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건 결국 죽음이야. 특히 너처럼 젊은 인간은 죽는 게 제일 무서울 거야. 그래서 우리 답은 죽음이야. 어때, 맞았지? 대왕의 말에 다른 도깨비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맞아, 죽음이 제일 무서운 거지! 우리가 이긴 거야!

    도윤은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말했다. 틀렸어. 나는 죽음이 무섭지 않아. 아니, 정확히는 죽음보다 더 무서운 게 있어. 도깨비들은 당황했다. 죽음보다 더 무서운 게 있다고? 그게 대체 뭔데? 한 도깨비가 다급하게 물었다. 그럼 뭐야? 고문? 배신? 외로움? 도윤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그의 얼굴에는 공포의 표정이 서서히 번져나갔다. 아니야.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건... 돈이야. 정확히는 금은보화. 그 반짝이는 금덩어리, 차가운 은비녀, 무거운 엽전 꾸러미. 그런 것들이 내게는 독약과 같아. 도윤의 말에 도깨비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돈이 무섭다고? 그게 무슨 말이야? 인간들은 돈을 좋아하잖아? 도윤은 진지한 표정으로 계속 말했다. 나는 평생 가난하게 살았어. 돈 때문에 멸시받고, 돈 때문에 굶주리고, 돈 때문에 매를 맞았어. 그래서 돈을 보면 온몸이 떨려. 만약 누군가 내게 돈을 던진다면, 나는 그 자리에서 기절할지도 몰라. 특히 금이나 은 같은 귀한 것들은 내 몸에 닿으면 화상을 입은 것처럼 아플 거야.

    도윤의 연기는 완벽했다. 그는 실제로 몸을 떨며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제발 돈은 보여주지 마. 나는 그게 제일 무서워. 도윤의 애원에 도깨비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돈이 무섭다니! 이게 무슨 황당한 소리야! 도깨비 대왕도 배를 잡고 웃었다. 세상에, 인간이 돈을 무서워하다니! 이건 정말 웃기는 일이야! 좋아, 그럼 우리가 네 소원을 들어줄게. 네게 돈을 잔뜩 보여주마! 대왕은 부하들에게 소리쳤다. 얘들아, 당장 우리 보물창고로 가서 금은보화를 모두 가져와! 이 인간에게 돈이 얼마나 무서운지 똑똑히 보여주자! 도깨비들은 신이 나서 우르르 숲 깊은 곳으로 달려갔다. 도윤은 겉으로는 겁에 질린 척했지만, 속으로는 환호했다. 계획대로였다. 도깨비들은 오랜 세월 인간 세상에서 훔치거나 주운 보물들을 모아두는 습성이 있었다. 그들은 그것을 사용하지도 않으면서 그저 모으는 것을 좋아했다. 그리고 지금, 그들은 자발적으로 그 보물을 모두 꺼내오고 있었다.

    잠시 후, 도깨비들이 돌아왔다. 그들의 손에는 금덩어리, 은비녀, 옥구슬, 비단, 엽전 꾸러미가 가득했다. 어떤 도깨비는 자루에 담아 메고 왔고, 어떤 도깨비는 두 팔 가득 안고 왔다. 그 양은 어마어마했다. 아마 수백 년 동안 모은 것이 전부일 것이었다. 도깨비 대왕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자, 봐라! 이게 다 우리가 모은 보물이야! 네가 그렇게 무서워하는 돈이지! 자, 이제 이걸 네 몸에 던져줄 테니까 각오해! 대왕이 신호를 보내자 도깨비들은 일제히 보물을 도윤에게 던지기 시작했다. 찰그랑, 쨍그랑, 소리를 내며 금은보화가 도윤의 머리 위로, 어깨 위로, 발밑으로 쏟아졌다. 도윤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아악! 안 돼! 너무 무서워! 그만해! 제발! 도윤의 비명은 숲을 가득 채웠고, 도깨비들은 그 모습을 보며 배를 잡고 웃었다. 보물이 점점 더 쌓이고, 도윤은 그 더미 속에 완전히 파묻혔다.

    도깨비들이 웃음을 멈추고 숨을 고를 때쯤, 보물 더미 속에서 도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비명이 아니었다. 야, 이 멍청한 것들아. 도윤의 목소리는 차갑고 날카로웠다. 도깨비들은 웃음을 멈췄다. 뭐야? 보물 더미가 우수수 무너지며 도윤이 일어섰다. 그의 손에는 금덩어리가 가득 쥐어져 있었고, 옷 속에는 엽전 꾸러미가 숨겨져 있었다. 도윤은 전혀 고통스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여유롭게 웃고 있었다. 고마워, 덕분에 엄청난 재산을 얻었네. 이제 마을로 돌아가서 한동안 편하게 살 수 있겠어. 도깨비들은 멍하니 도윤을 쳐다봤다. 뭐야? 돈이 무섭다며? 도윤은 금덩어리를 던지며 받으며 말했다. 거짓말이었지. 나는 돈이 하나도 무섭지 않아. 오히려 돈이 너무 좋아. 너희가 속은 거야. 도깨비들은 분노했다. 우리를 속였어?! 비겁한 인간!

    하지만 도윤은 손가락을 흔들며 말했다. 아니야, 내기의 규칙을 기억해. 나는 여러분의 약점 세 가지를 정확히 맞췄어. 하지만 여러분은 내 약점을 맞추지 못했지. 그러니 내기는 내가 이긴 거야. 약속은 약속이야. 도깨비 대왕은 할 말을 잃었다. 도윤의 말이 맞았다. 내기에서 진 것은 도깨비들이었다. 하지만 대왕은 분을 삭이지 못하고 소리쳤다. 하지만 넌 우리를 속였어! 거짓말을 했다고! 도윤은 차분하게 대답했다. 내기에서 거짓말이 금지되어 있었나? 아니었잖아. 나는 단지 영리하게 플레이했을 뿐이야. 여러분도 할 수 있었어. 하지만 너무 단순하게 생각한 거지. 도깨비들은 어쩔 수 없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내기의 법칙은 절대적이었다. 진 쪽이 이긴 쪽의 말을 따르는 것, 그것이 도깨비들의 철칙이었다.

    ※ 8 도깨비를 부리는 인간 승리 후 도깨비들을 동료로 삼음

    도깨비 대왕은 깊은 한숨을 쉬며 무릎을 꿇었다. 좋아, 우리가 졌어. 약속대로 우리는 네 명령을 따르겠어. 하지만 한 가지만 약속해줘. 우리를 부당하게 부리지 말아줘. 우리도 자존심이 있어. 대왕의 목소리에는 체념과 함께 간절함이 묻어났다. 도윤은 대왕 앞에 무릎을 꿇으며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약속해. 나는 여러분을 노예로 부리지 않을 거야. 우리는 동료야. 함께 일하는 거지. 서로 존중하면서. 도윤의 진심 어린 말에 대왕의 표정이 부드러워졌다. 그래, 알겠어. 그럼 이제 뭘 하면 되는데? 도윤은 일어서며 보물더미를 가리켰다. 먼저, 이 보물들을 챙겨. 이건 마을 사람들에게 돌려줄 거야. 원래 주인한테 돌아가야 할 것들이야. 그다음, 우리는 수령의 관아로 갈 거야. 그곳에서 진짜 도둑이 누구인지 보여줄 거야. 준비됐어?

    도깨비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남아 있었다. 한 도깨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근데 우리가 마을로 가면 사람들이 겁먹지 않을까요? 도윤은 생각에 잠겼다. 맞는 말이었다. 도깨비 무리가 갑자기 나타나면 마을은 패닉에 빠질 것이다. 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좋아, 그럼 이렇게 하자. 여러분은 모습을 숨기고 그림자처럼 움직여. 나만 보이고, 여러분은 숨어 있다가 내 신호에 맞춰 움직이는 거야. 그리고 가장 중요한 순간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거지. 그럼 효과가 극대적일 거야. 도깨비들은 그 계획에 동의했다. 그들은 그림자처럼 움직이는 데 능숙했다. 도윤은 보물을 챙기며 마지막으로 확인했다. 그런데 혹시 여러분 중에 팥이나 닭을 가진 사람 없지? 도깨비들은 고개를 저었다. 당연히 없지! 우리가 왜 그런 무서운 걸 가져! 도윤은 안심하며 웃었다. 다행이네. 그럼 출발하자.

    새벽이 오기 직전, 가장 어둠이 짙은 시간이었다. 귀곡의 숲에서 이상한 행렬이 출발했다. 맨 앞에는 도윤이 걸어가고 있었고, 그의 뒤로는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 따라오고 있었다. 나뭇잎이 바람도 없이 흔들렸고, 땅에는 수십 개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도깨비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발휘해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존재감은 감출 수 없었다. 공기가 무거웠고, 어둠이 더 짙어 보였으며, 지나가는 길목의 짐승들은 모두 숨을 죽였다. 도윤은 걸으면서 계속 계획을 다듬었다. 수령의 관아에 들어가서 무엇을 해야 할지, 마을 사람들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만약 저항하면 어떻게 대응할지.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보았다. 마을이 가까워지자 도윤은 멈춰 섰다. 그는 뒤를 돌아보며 조용히 말했다. 여러분, 잘 들어. 지금부터는 내 신호에만 따라 움직여. 절대 먼저 나서지 마. 그리고 사람을 해치지 마. 겁만 주는 거야. 알겠지?

    어둠 속에서 도깨비 대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겠어, 도윤. 우린 네 말만 따를게. 도윤은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앞을 향해 걸었다. 마을 입구에 도착했을 때, 파수를 서던 한 마을 사람이 도윤을 보고 깜짝 놀랐다. 도윤이야! 도윤이 살아 돌아왔어! 사람이 소리를 지르자 주변에서 잠을 자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왔다. 그들은 도윤을 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살아왔어? 도깨비들은? 한 아낙네가 다가오며 물었다. 도윤은 차분하게 대답했다. 도깨비들과 만났어. 그리고 대화를 나눴지. 그들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어. 오히려 우리를 속인 건 수령이었어. 도윤의 말에 사람들은 웅성거렸다. 무슨 소리야? 수령이 우리를 속였다고? 도윤은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 수령은 도깨비의 이름을 빌려 너희를 겁주고, 자신의 탐욕을 채웠어. 그리고 나를 희생양으로 삼았지. 하지만 이제 진실을 밝힐 시간이야. 모두 나를 따라와. 수령의 관아로 가자.

    도윤의 확신에 찬 말투에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봤다. 몇몇은 의심스러워했지만, 몇몇은 호기심에 이끌렸다. 결국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도윤의 뒤를 따라 관아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관아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수십 명의 마을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관아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문 앞에는 졸고 있던 아전 두 명이 황급히 일어나 창을 들었다. 멈춰라! 한밤중에 무슨 소란이냐! 도윤은 당당하게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문을 열어라. 수령을 만나야 해. 아전들은 도윤을 알아보고 놀랐다. 네, 네가 도윤이? 어떻게 살아서... 도깨비들은? 도윤은 냉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도깨비들? 그들은 여기 있어. 바로 내 뒤에. 도윤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의 뒤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솟아올랐다. 도깨비 대왕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그의 거대한 몸집과 세 개의 뿔, 노란 눈동자가 횃불 빛에 섬뜩하게 빛났다. 아전들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넘어졌다. 마을 사람들도 겁에 질려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도윤은 차분하게 손을 들어 진정시켰다. 두려워하지 마. 도깨비들은 내 친구들이야. 그들은 너희를 해치지 않아. 오히려 너희를 도와주러 왔어. 진짜 악당을 벌하러 온 거지. 도윤의 말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떨고 있었다. 도깨비 대왕은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인간들아, 나는 도윤과 약속했다. 우리는 너희를 해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진실을 밝히는 것을 도울 뿐이다. 대왕의 말은 의외로 차분했고, 적대감이 없었다. 사람들은 조금씩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때 관아 안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수령이 급히 옷을 챙겨 입고 나왔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손은 떨리고 있었다. 무, 무슨 일이냐! 도대체 이게 무슨 소동이냐! 수령은 도윤을 보고 더욱 놀랐다. 도윤? 네가 어떻게... 그리고 저, 저건... 도깨비?! 수령은 도깨비 대왕을 보고 주저앉으며 비명을 질렀다. 도윤은 관아 마당으로 당당하게 걸어 들어가며 말했다. 그래, 수령. 나는 살아 돌아왔어. 그리고 진실을 가지고 왔지. 이제 네가 저지른 죄를 낱낱이 밝힐 거야.

    ※ 9 역전의 밤 도깨비 군단과 수령의 관아 습격

    도윤의 목소리에는 분노와 결의가 담겨 있었다. 수령은 뒤로 물러서며 아전들을 불렀다. 저, 저자를 잡아라! 저놈은 도깨비와 결탁한 역적이다! 하지만 아전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들도 도깨비 대왕의 위압감에 눌려 있었다. 도윤은 손짓을 했고, 그 신호에 맞춰 숨어 있던 도깨비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수십 마리의 도깨비들이 관아를 에워쌌다. 그 광경에 수령은 완전히 겁을 먹었다. 살려줘... 제발 살려줘... 도윤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살려달라고? 네가 나를 죽음으로 내몰 때는 생각하지 않았지? 네가 백성들의 고혈을 짜낼 때는 생각하지 않았지? 이제 네 차례야. 심판받을 시간이야. 도윤은 도깨비들에게 명령했다. 창고를 부숴라. 그리고 안에 있는 모든 곡식과 재물을 꺼내라. 원래 주인에게 돌려줘야 해.

    도깨비들은 일제히 움직였다. 그들은 창고 문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그들은 쌀자루, 곡식더미, 비단뭉치, 은괴들을 마당으로 쏟아냈다. 그 양은 어마어마했다. 마을 사람들은 그 광경을 보고 경악했다. 저게 다 우리가 세금으로 낸 거야? 저렇게 많이 쌓아놨어? 수령은 이제 변명조차 하지 못했다. 증거가 눈앞에 있었다. 도윤은 마을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보라, 이게 수령의 진짜 모습이야. 그는 너희를 굶게 만들면서 자신은 배를 채웠어. 그리고 그 죄를 도깨비에게 뒤집어씌웠지. 하지만 도깨비들은 무고해. 오히려 그들은 오늘 밤 정의를 세우는 것을 도와주고 있어. 진짜 괴물은 누구인지 이제 알겠지? 마을 사람들은 점점 분노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수령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 도둑놈! 거짓말쟁이! 우리를 속였어!

    도윤은 계속해서 말했다. 하지만 여러분, 폭력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아. 우리에게 필요한 건 증거야. 도깨비들, 수령의 안방으로 가서 숨겨둔 장부를 찾아와. 작은 도깨비 몇 마리가 재빠르게 안채로 들어갔다. 잠시 후 그들은 두꺼운 장부 몇 권과 작은 금괴 상자를 들고 나왔다. 도윤은 장부를 받아 펼쳤다. 횃불 빛 아래에서 그 내용을 확인하자 그의 눈빛이 더욱 차갑게 변했다. 장부에는 마을 사람들에게서 거둬들인 세금의 실제 액수와 조정에 보고한 액수가 다르게 기록되어 있었다. 그 차액은 어마어마했다. 수령은 수년간 중간에서 절반 이상을 빼돌렸던 것이다. 도윤은 장부를 높이 들어 마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보세요, 여러분. 여기 모든 증거가 있어요. 이 자가 얼마나 많은 것을 훔쳐갔는지,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했는지. 한 노인이 장부를 받아 들고 눈을 가늘게 뜨고 읽기 시작했다.

    노인의 얼굴이 점점 일그러지더니 분노로 붉어졌다. 이건... 이건 도둑질이야. 아니, 도둑질보다 더 나쁜 착취야. 우리가 낸 세금의 삼분의 이를 개인 주머니로 넣었어. 이 파렴치한 놈! 노인의 말에 사람들은 더욱 분노했다. 도윤은 수령에게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 돈으로 뭘 했어? 네 배만 불린 거야, 아니면 더 큰 죄를 지었어? 수령은 입술을 떨며 대답했다. 상부에... 상부 관리들에게 뇌물을 바쳤어. 내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나머지는... 첩을 들이고 도박을 하고... 수령의 고백에 마을 사람들은 치를 떨었다. 도윤은 고개를 저으며 뒤로 물러섰다. 그는 마을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여러분, 이제 결정해야 해. 이 사람을 어떻게 할 것인지. 하지만 기억하세요. 우리는 그와 같아져서는 안 돼. 우리는 정의롭게, 공정하게 심판해야 해.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웅성거렸다. 한 장정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이 자의 모든 재산을 몰수해서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이 자는 평민으로 강등시켜 마을에서 노역을 하게 하자. 일생 동안 자신이 빼앗은 것을 노동으로 갚게 하는 거지.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공정한 방법 같았다. 하지만 도깨비 대왕이 끼어들었다. 잠깐,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이 인간은 우리 도깨비들의 이름을 더럽혔어. 우리를 악마로 만들었지. 그에 대한 대가도 치러야 해. 대왕의 말에 사람들은 긴장했다. 도깨비들이 복수를 하려는 걸까? 하지만 대왕은 의외의 말을 했다. 이 자는 매일 아침 우리 숲 입구에 와서 도깨비들에게 사과해야 해. 그리고 마을 사람들에게 도깨비는 나쁜 존재가 아니라고 알려야 해. 평생 동안. 대왕의 요구는 합리적이었다. 도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령에게 물었다. 받아들이겠어, 아니면 도깨비들의 처벌을 받겠어? 수령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받아들이겠습니다! 뭐든지 하겠습니다!

    그렇게 수령의 운명이 결정되었다. 도깨비들은 관아의 창고에서 마지막 남은 곡식까지 모두 꺼내 마당에 쌓았다. 쌀, 보리, 조, 콩, 그리고 각종 재물들. 그 양은 마을 전체가 일 년은 넉넉히 먹고도 남을 정도였다. 도윤은 마을의 원로들을 불러 공정하게 분배하는 방법을 논의했다. 가장 가난한 집부터, 아픈 사람이 있는 집부터, 아이가 많은 집부터. 하나하나 꼼꼼하게 따져가며 분배 계획을 세웠다. 마을 사람들은 도윤의 공정함과 세심함에 감탄했다. 이제야 그들은 깨달았다. 도윤이 왜 그토록 뛰어난 사람인지, 왜 그를 존중했어야 했는지. 한 아낙네가 도윤에게 다가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미안해, 도윤아. 네가 끌려갈 때 아무도 막지 않아서. 우리가 너무 비겁했어. 도윤은 아낙네의 손을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괜찮아요. 이해해요. 누구나 두려울 때는 비겁해질 수 있어요. 중요한 건 이제 우리가 함께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거예요. 도윤의 너그러움에 아낙네는 더욱 울음을 터뜨렸다. 다른 사람들도 하나둘씩 도윤에게 다가와 사과하고 감사를 표했다.

    ※ 10 공개 심판과 전설 수령 처벌, 마을에 정의 회복, 전설의 시작

    하늘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고, 새들이 지저귀기 시작했다. 도깨비들은 불안해하며 서로를 쳐다봤다. 해가 뜨면 그들은 힘이 약해진다. 도깨비 대왕이 도윤에게 말했다. 도윤, 우리는 이제 돌아가야 해. 해가 뜨기 전에 숲으로 가야 해. 도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왕의 손을 잡았다. 고마워, 대왕. 그리고 모두들. 오늘 밤 여러분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야. 대왕은 도윤의 손을 꽉 쥐며 말했다. 우리도 고마워, 도윤. 너 덕분에 우리는 처음으로 인간들과 함께 무언가를 이뤘어. 이건 우리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야. 그리고... 친구가 생긴 것도. 대왕의 목소리에는 감동이 묻어났다. 도윤은 미소를 지으며 약속했다. 나는 매달 보름날 밤마다 숲에 갈게. 그때 만나자. 그리고 막걸리도 가져갈게. 대왕과 도깨비들은 환호하며 웃었다. 막걸리! 좋지! 그럼 우리는 산딸기를 준비할게!

    그렇게 인간과 도깨비 사이에 새로운 약속이 맺어졌다. 도깨비들은 하나둘씩 안개 속으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대왕이 도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잘 있어, 친구. 그리고 도윤도 손을 흔들었다. 잘 가, 친구. 도깨비들이 완전히 사라지자 마을 사람들은 비로소 긴장을 풀었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속에는 새로운 감정이 싹트고 있었다. 도깨비들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씩 사라지고, 그 자리에 호기심과 감사함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해가 완전히 떠올랐을 때, 관아 마당에는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밤새 일어난 일들이 믿기지 않았지만, 눈앞에 쌓인 곡식 더미와 바닥에 엎드려 있는 수령이 그것이 현실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도윤은 관아의 대청마루에 올라가 사람들을 내려다보았다. 이제 그의 눈빛에는 피로가 역력했지만, 동시에 성취감도 빛나고 있었다.

    도윤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큰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여러분, 오늘 밤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부패한 권력에 맞서 싸웠고,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 승리를 제대로 마무리해야 합니다.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정의롭게. 도윤의 말에 사람들은 귀를 기울였다. 그는 계속해서 말했다. 이제부터 수령의 죄목을 하나하나 낭독하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각자의 피해를 증언해주십시오.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도윤은 장부를 들고 읽기 시작했다. 첫 번째 죄목, 세금 착취. 수령 김진사는 지난 삼 년 동안 마을에서 거둬들인 세금의 절반 이상을 개인적으로 착복했습니다. 조정에 보고한 액수와 실제 거둬들인 액수의 차이는 은자 오백 냥에 달합니다. 도윤의 낭독에 사람들은 경악했다. 은자 오백 냥이면 마을 전체의 일 년 생계비에 맞먹는 금액이었다.

    한 농부가 앞으로 나서며 증언했다. 작년 가을, 흉년이 들어 수확이 절반밖에 안 됐는데도 수령은 세금을 깎아주지 않았습니다. 제 아들은 굶어서 병들었고, 결국 죽었습니다. 농부의 목소리는 울음으로 떨렸다. 도윤은 조용히 그의 증언을 기록했다. 다른 사람들도 하나둘씩 나서서 자신의 피해를 증언하기 시작했다. 두 번째 죄목, 뇌물 수수. 수령 김진사는 상부 관리들에게 뇌물을 바쳐 자신의 비리를 은폐했습니다. 또한 부유한 상인들에게서 뇌물을 받고 그들의 불법 행위를 묵인했습니다. 도윤의 낭독에 한 상인이 고개를 숙였다. 그도 뇌물을 바친 사람 중 하나였다. 도윤은 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당신도 공범입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진실을 말한다면, 용서받을 기회가 있습니다. 상인은 떨리는 목소리로 고백했다. 저는 쌀 밀무역을 했습니다. 흉년에도 쌀을 빼돌려 다른 지역에 비싼 값으로 팔았습니다. 수령에게 은자 십 냥을 바치고 눈감아 달라고 했습니다.

    상인의 고백에 사람들은 분노했다. 하지만 도윤은 차분하게 그것도 기록했다. 세 번째 죄목, 인명 경시. 수령 김진사는 무고한 도윤을 도깨비의 제물로 바쳐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이는 살인 미수에 해당합니다. 도윤의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 이것은 자신의 이야기였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숨을 고른 후 계속했다. 저는 아무 죄도 없었습니다. 단지 부모가 없고, 가난하고, 힘이 없다는 이유로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만약 도깨비들이 제가 생각한 것처럼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었다면, 저는 지금 여기 서 있지 못했을 것입니다. 수령은 제 목숨을 아무렇지도 않게 버렸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큰 죄인지, 여러분은 아실 겁니다. 도윤의 말에 사람들은 고개를 숙였다. 그들도 공범이었다. 아무도 막지 않았으니까. 네 번째 죄목, 명예 훼손. 수령 김진사는 도깨비들의 이름을 더럽히고, 그들을 악마로 만들어 백성들을 공포에 떨게 했습니다.

    도윤의 낭독에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깨비의 명예? 그것도 죄목이 되나? 도윤은 설명했다. 여러분, 오늘 밤 우리는 도깨비들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들도 감정이 있고, 명예가 있고, 자존심이 있습니다. 수령은 그들의 이름을 빌려 사람들을 속였습니다. 이것은 도깨비들에게도, 우리에게도 큰 피해를 입혔습니다. 서로 간의 오해와 두려움을 키웠으니까요. 도윤의 말에 사람들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이 맞았다. 오늘 밤 도깨비들은 오히려 정의의 편에 섰다. 다섯 번째 죄목, 권력 남용. 수령 김진사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무고한 백성들을 괴롭히고, 법을 왜곡했습니다. 도윤은 계속해서 수령의 죄목을 낭독했다. 그 목록은 길고도 길었다. 마을 사람들은 듣면 들을수록 분노했다. 그들이 얼마나 많이 착취당했는지, 얼마나 억울하게 살아왔는지를 깨달았다.

    모든 죄목의 낭독이 끝났을 때, 도윤은 수령을 가리키며 물었다. 수령 김진사, 이 모든 죄목을 인정합니까? 수령은 땅바닥에 이마를 찧으며 울부짖었다. 인정합니다! 모두 제 잘못입니다! 용서해주십시오! 도윤은 차갑게 말했다. 용서는 피해자들이 결정할 일입니다. 나는 단지 진실을 밝혔을 뿐입니다. 도윤은 마을 사람들을 향해 물었다. 여러분, 이제 판결을 내려주십시오. 이 사람을 어떻게 처벌할 것인지.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의논했다. 그리고 마을의 최고 어른인 노인이 앞으로 나섰다. 우리는 이렇게 결정했습니다. 이 자의 모든 재산을 몰수하고, 관직을 박탈하고, 평생 마을에서 노역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매일 아침 도깨비들에게 사과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또한 마을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우리가 정한 규칙에 따라 살아가야 합니다.

    노인의 판결에 사람들은 모두 동의했다. 도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령에게 말했다. 들었습니까? 이것이 당신의 판결입니다. 받아들이겠습니까? 수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렇게 공개 심판이 끝났다. 하지만 도윤은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더 추가했다. 여러분,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문서로 남겨야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누군가 이 일을 왜곡하거나 덮으려 할 때 증거가 됩니다. 저는 지금부터 정식 보고서를 작성하겠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여러 곳에 복사해서 보관하겠습니다. 마을에 하나, 인근 사찰에 하나, 그리고 감영에도 하나 보내겠습니다. 도윤의 치밀함에 사람들은 감탄했다. 그는 단순히 복수만 한 것이 아니라, 미래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한 젊은이가 물었다. 도윤, 네가 이제 이 마을의 수령이 되는 게 어때? 넌 자격이 충분해.

    도윤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아니요, 저는 수령이 될 생각이 없습니다. 저는 그저 진실을 밝히고 싶었을 뿐입니다. 마을은 여러분이 함께 이끌어 가야 합니다.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되면, 또다시 오늘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도윤의 지혜로운 말에 사람들은 숙연해졌다. 그의 말이 옳았다. 권력은 나눠져야 하고, 감시받아야 한다. 마을 사람들은 도윤을 중심으로 모여 앞으로의 계획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재물을 어떻게 분배할지, 새로운 수령이 부임하기 전까지 누가 마을을 관리할지, 수령을 어떻게 감시할지. 모든 것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결정했다. 도윤은 그 과정을 지켜보며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이것이 진정한 승리였다. 한 사람의 영웅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정의. 해가 중천에 떠올랐을 때, 관아 마당에서는 마을 잔치가 열렸다. 몰수한 곡식으로 밥을 짓고, 떡을 만들고, 술을 나눴다.

    사람들은 웃고 노래하며 새로운 시작을 축하했다. 도윤은 그 광경을 바라보며 조용히 자리를 떴다. 그는 혼자 귀곡의 숲을 향해 걸어갔다. 숲 입구에 도착하자, 나무 사이로 푸른 안개가 살짝 피어올랐다. 도깨비들이 그를 맞이하는 것이었다. 도윤은 미소를 지으며 숲속으로 들어갔다. 공터에는 도깨비 대왕이 기다리고 있었다. 대왕은 도윤을 보고 활짝 웃었다. 왔구나, 친구. 어때, 마을은? 도윤은 대왕 옆에 앉으며 대답했다. 잘 됐어. 사람들이 함께 새로운 시작을 하고 있어. 그리고 모두 당신들에게 감사하고 있어. 대왕은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었다. 우리는 그냥 네 말대로 했을 뿐이야. 도윤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대왕, 우리가 만든 이 이야기는 오래 남을 것 같아. 인간과 도깨비가 함께 악을 물리친 전설. 대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그리고 그 전설의 중심에는 지혜로운 청년이 있었다고 기억될 거야.

    계절이 바뀌고 세월이 흘렀다. 도윤이 작성한 보고서는 감영을 거쳐 조정까지 올라갔고, 부패한 관리들이 처벌받았다. 새로운 수령이 부임했지만, 그는 이전의 수령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청렴하고 공정했으며, 무엇보다 마을 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했다. 도윤은 공식적인 직책을 맡지는 않았지만, 마을의 지혜로운 상담자로서 존경받았다. 사람들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도윤을 찾았고, 도윤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해결책을 제시해주었다. 그는 더 이상 부모 없는 고아가 아니라, 마을의 소중한 일원이었다. 마을 입구에는 작은 비석이 세워졌다. 거기에는 이렇게 새겨져 있었다. 이곳에서 인간과 도깨비가 손을 잡고 악을 물리쳤다. 지혜와 용기는 힘보다 강하고, 진실은 거짓보다 오래 남는다. 비석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누구나 잠시 멈춰 그날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그리고 미소를 지었다.

    도윤은 약속대로 매달 보름날 밤마다 숲으로 갔다. 그는 막걸리와 떡을 가져갔고, 도깨비들은 산딸기와 산나물을 준비했다. 그들은 함께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웃고, 때로는 씨름도 했다. 물론 씨름에서는 도깨비들이 압도적으로 이겼지만, 도윤은 지는 것도 즐거워했다. 그들은 진정한 친구가 되었다. 종족을 뛰어넘은,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우정이었다. 어느 보름날 밤, 도깨비 대왕이 도윤에게 물었다. 도윤, 너는 행복하니? 도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행복해요. 처음으로 제가 가치 있는 존재라고 느껴요. 여러분 덕분이에요. 대왕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야, 그건 네 힘이야. 우리는 단지 네 옆에 있었을 뿐이야. 넌 처음부터 대단한 사람이었어. 단지 세상이 그걸 알아보지 못했을 뿐이지. 대왕의 말에 도윤은 가슴이 뭉클했다. 세월은 계속 흘러갔다. 도윤의 이야기는 전설이 되었다.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자식들에게 들려주었고, 자식들은 또 그들의 자식에게 들려주었다.

    이야기는 조금씩 변형되고 과장되었지만, 핵심은 변하지 않았다. 지혜와 용기는 힘보다 강하다. 편견을 버리고 손을 내밀면, 친구를 얻을 수 있다. 진실은 언제나 승리한다. 그 마을은 여전히 번영했고, 사람들은 여전히 보름날 밤마다 숲 입구에 음식을 놓아두었다. 도깨비들도 여전히 그곳에 살고 있었다. 그들은 나이를 먹지 않았지만, 조금씩 변하고 있었다. 인간들과 더 친해지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다. 어느 날, 어린 도깨비 하나가 대왕에게 물었다. 대왕님, 도윤이라는 인간은 정말 대단했나요? 늙은 대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그는 내가 만난 사람 중 가장 대단한 인간이었어. 그는 우리에게 인간과 도깨비가 함께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줬지. 어린 도깨비는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저도 언젠가 그런 인간 친구를 만날 수 있을까요? 대왕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물론이지. 네가 먼저 손을 내민다면.

    그날 밤, 숲에서는 도깨비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은 도윤을 기억하며 노래했다. 인간과 도깨비가 함께 만든 전설, 그것은 끝나지 않는 이야기였다. 달빛이 숲을 비추고,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었다. 그 소리는 마치 도윤의 목소리 같았다. 서로를 두려워하지 마. 손을 내밀어. 그러면 친구가 될 수 있어. 그 메시지는 시대를 넘어 전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전해질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날 밤을 잊지 않았다. 도깨비를 부린 천재 청년의 이야기를. 하지만 그들이 진정 기억한 것은 도깨비를 부린 것이 아니라, 지혜와 용기로 세상을 바꾼 한 청년의 이야기였다. 힘 없는 자도 강할 수 있고, 외로운 자도 친구를 만들 수 있으며, 한 사람의 용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도윤이 남긴 진짜 전설이었다. 그리고 그 전설은 지금도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입을 통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엔딩멘트

    도깨비를 부린 천재 청년 도윤. 그는 요술이 아닌 지혜로, 힘이 아닌 용기로 세상을 바꾸었습니다. 부패한 권력에 맞서 싸웠고, 편견의 벽을 허물었으며, 인간과 도깨비 사이에 우정을 만들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진정한 힘은 무엇인가? 진정한 용기는 무엇인가? 도윤은 증명했습니다. 가장 약한 자가 가장 강할 수 있고, 가장 외로운 자가 가장 많은 친구를 만들 수 있으며, 한 사람의 용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당신도 도윤처럼 두려움 없이 손을 내밀 수 있습니까?

    썸네일 이미지 프롬프트 (16:9, 실사, no text)

    A dramatic nighttime scene in Joseon-era Korea, a young intelligent man in traditional hanbok with topknot hair standing confidently in front of massive horned dokkaebi (Korean goblins) in a misty forest, moonlight filtering through ancient trees, the man's eyes gleaming with wisdom and fearlessness, blue mystical fog swirling around, cinematic lighting, photorealistic, 16:9 aspect ratio


    씬별 대표 이미지 프롬프트 (16:9, 실사)

    SCENE 1 이미지 1:
    Joseon dynasty village square at night, torches flickering, a young man in shabby hanbok with topknot bound by ropes kneeling on ground, blood on his lips, villagers with heads bowed in background, corrupt magistrate in silk hanbok sitting on elevated platform with fan, shaman in colorful jeogori shaking bells, dark atmosphere, photorealistic, 16:9

    SCENE 1 이미지 2:
    Close-up of young man's determined eyes despite being bound, dirt and sweat on face, traditional Korean topknot disheveled, torchlight casting dramatic shadows, defiant expression mixing with pain, Joseon era setting, cinematic lighting, photorealistic, 16:9

    SCENE 2 이미지 1:
    Eerie misty forest at midnight, blue mystical fog rising from ground, massive horned dokkaebi emerging from shadows, yellow glowing eyes, muscular bodies with tattered clothes, young man tied to ancient tree watching calmly, moonlight barely penetrating thick canopy, photorealistic, 16:9

    SCENE 2 이미지 2:
    Gigantic dokkaebi king with three horns, golden ornaments on clothes, holding massive iron club, towering over bound young man, other smaller dokkaebi surrounding them in circle, glowing blue atmosphere, ancient Korean forest setting, photorealistic, 16:9

    SCENE 3 이미지 1:
    Terrifying illusions emerging from cracked ground, ghostly snakes and skeletons surrounding young man, but his face shows no fear only cold determination, blue flames and red moon in sky, dokkaebi watching test nervously, photorealistic, 16:9

    SCENE 3 이미지 2:
    Young man standing firm amidst swirling dark illusions, arms crossed, slight smirk on face, ghostly apparitions dissolving into smoke around him, frustrated dokkaebi in background, eerie forest setting, photorealistic, 16:9

    SCENE 4 이미지 1:
    Old wise dokkaebi with long beard leaning on staff asking riddle, young man listening thoughtfully with hand on chin, other dokkaebi gathered around in anticipation, torchlight creating dramatic shadows, misty forest clearing, photorealistic, 16:9

    SCENE 4 이미지 2:
    Young man explaining answer with confident gestures, dokkaebi looking shocked and defeated, one-eyed dokkaebi and limping dokkaebi recognizing their exposed secrets, moonlit forest scene, photorealistic, 16:9

    SCENE 5 이미지 1:
    Young man walking among dokkaebi pointing out their individual weaknesses, one-eyed dokkaebi covering face in shame, limping dokkaebi looking down at injured leg, others showing vulnerable expressions, empathetic atmosphere despite tension, photorealistic, 16:9

    SCENE 5 이미지 2:
    Emotional scene of dokkaebi king's eyes glistening with unshed tears, young man standing before him speaking with compassion, other dokkaebi witnessing their leader's vulnerability, moonlight creating gentle atmosphere, ancient Korean forest, photorealistic, 16:9

    SCENE 6 이미지 1:
    Young man proposing bet with raised hand, dokkaebi king considering thoughtfully, other dokkaebi gathered in excited circle, misty clearing in forest, full moon overhead, anticipation in the air, photorealistic, 16:9

    SCENE 6 이미지 2:
    Tense negotiation scene, young man and dokkaebi king face to face, both with serious expressions, other dokkaebi watching nervously, blue mystical energy swirling between them, dramatic lighting, photorealistic, 16:9

    SCENE 7 이미지 1:
    Young man pretending to be terrified of money, dokkaebi gleefully throwing gold nuggets and silver ornaments at him, treasure raining down, his face showing fake fear, dokkaebi laughing triumphantly, forest clearing, photorealistic, 16:9

    SCENE 7 이미지 2:
    Young man emerging from pile of treasure with cunning smile, gold and silver clutched in hands, shocked dokkaebi realizing they've been tricked, moonlight glinting off treasure, moment of revelation, photorealistic, 16:9

    SCENE 8 이미지 1:
    Young man and dokkaebi king shaking hands in agreement, size difference dramatic, dokkaebi kneeling in submission, other dokkaebi bowing to young man, moonlight breaking through clouds, historic moment of alliance, photorealistic, 16:9

    SCENE 8 이미지 2:
    Young man leading invisible procession toward village, shadows moving behind him without bodies, mysterious atmosphere, dawn approaching, ancient Korean village visible in distance, eerie blue glow following, photorealistic, 16:9

    SCENE 9 이미지 1:
    Magistrate's courtyard in chaos, giant dokkaebi king revealing himself, frightened guards falling back, young man standing calmly directing dokkaebi, treasure being carried out of storehouse, torchlit night scene, photorealistic, 16:9

    SCENE 9 이미지 2:
    Corrupt magistrate in undergarments being grabbed by dokkaebi king, terrified expression, villagers watching justice being served, young man holding ledger as evidence, dramatic lighting from torches, photorealistic, 16:9

    SCENE 10 이미지 1:
    Young man standing on government building platform reading crimes from ledger, gathered villagers listening intently, morning sunlight breaking, magistrate kneeling in shame below, official Joseon era setting, photorealistic, 16:9

    SCENE 10 이미지 2:
    Final farewell scene at forest edge, young man and dokkaebi king shaking hands in friendship, other dokkaebi waving goodbye, dawn breaking over village in background, end of historic night, warmth and hope in atmosphere, photorealistic, 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