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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의 방랑시인 김삿갓과 저승사자 3탄 : 저승의 시인이 되다

    태그 (2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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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킹멘트 (200자)

    저승의 부시선(副詩仙)이 된 김삿갓! 시선(詩仙) 이백과 함께 저승 시단을 이끌게 된 그에게 염라대왕의 특별한 임무가 주어졌다. "환생을 거부하는 천재 시인 홍생의 영혼을 설득하라!" 저승과 이승 사이를 여행하는 김삿갓과 이담의 예측불가 모험이 펼쳐진다. 과연 그들은 홍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디스크립션 (300자)

    저승에 도착한 김삿갓(본명 김병연)은 부시선(副詩仙)의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시선(詩仙) 이백과 함께 저승의 시단을 이끌며 새로운 삶을 시작한 그에게 염라대왕은 특별한 임무를 내립니다. 바로 환생을 거부하고 저승과 이승 사이를 떠도는 천재 시인 홍생의 영혼을 설득하라는 것입니다. 저승사자 이담과 함께 홍생을 찾아 나선 김삿갓. 그는 어떻게 시를 사랑하지만 세상을 원망하는 홍생의 마음을 열 수 있을까요? 조선시대 저승과 이승을 오가는 두 시인의 특별한 만남을 만나보세요.

    ※ 부시선에 오른 김삿갓, 이백과 함께하는 저승 시단의 생활

    저승, 시인의 정원.
    김삿갓(본명 김병연)이 이승을 떠난 지 100일째 되는 날이었다. 그는 저승 시단각에서 펼쳐진 시 대회에서 이백과 함께 우승하여 부시선(副詩仙)의 자리에 올랐다. 이제 그는 시선(詩仙) 이백과 함께 저승의 모든 시인들을 이끄는 중요한 책임을 맡게 되었다.

    시인의 정원은 사계절의 꽃이 동시에 피어나는 신비로운 공간이었다. 봄의 매화와 여름의 연꽃, 가을의 국화와 겨울의 매화가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었다. 정원 중앙에는 거대한 연못이 있었고, 그 가운데 웅장한 시단각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날도 시단각에서는 다양한 시대의 시인들이 모여 시를 읊고 있었다. 중국의 이백, 두보, 소동파, 한국의 최치원, 이규보, 정철 등 역사 속 위대한 시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김병연 선생, 오늘은 어떤 시를 보여주시겠소?" 이백이 웃으며 물었다.

    김삿갓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오늘은 제가 저승에서의 100일을 기념하여 지은 시가 있습니다."

    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시를 읊기 시작했다.

    "일백 일 전 이승 떠나 저승에 이르니 (一百日前離陽到陰)
    꽃은 지지 않고 술은 마르지 않네 (花不落酒不盡)
    이백과 두보와 함께 시를 짓고 (與李杜共詩作)
    최치원과 정철과 술잔을 기울이니 (與崔鄭共酒傾)
    죽음이 이토록 즐거운 줄 누가 알았으랴 (誰知死之樂)"

    김삿갓의 시가 끝나자, 시단각에 모인 모든 시인들이 박수를 쳤다. 특히 이백은 크게 기뻐하며 술잔을 높이 들었다.

    "훌륭하오, 김병연! 당신의 시는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군요. 이것이 바로 내가 당신을 부시선으로 추천한 이유요."

    이백은 저승에서도 여전히 술을 즐기는 풍류시인이었다. 저승의 술은 마셔도 취하지 않고 오직 시심(詩心)만 깊어지게 하는 신비한 술이었다.

    "과찬이십니다, 이백 선생님." 김삿갓이 겸손하게 답했다. "저는 아직 선생님들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두보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김병연, 시는 경쟁이 아니라 교감이오.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노래했을 뿐이지."

    정철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김 선생의 시에는 조선의 산과 강, 백성들의 삶이 생생하게 담겨 있소. 그것이 바로 김 선생만의 빛나는 개성이지."

    김삿갓은 그들의 칭찬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자리에 앉아 술잔을 들었다. 그때 시단각의 문이 열리고 저승사자 이담이 들어왔다.

    "김병연 선생님, 염라대왕께서 당신을 부르십니다."

    시단각의 모든 시인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염라대왕이 직접 누군가를 부르는 일은 매우 드물었기 때문이다.

    "무슨 일인지 아시오?" 김삿갓이 물었다.

    이담은 고개를 저었다.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이백이 김삿갓의 어깨를 두드렸다. "어서 가보게. 염라대왕을 기다리게 하면 안 되니."

    김삿갓은 고개를 끄덕이고 이담을 따라 시단각을 나섰다. 그들은 시인의 정원을 가로질러 저승의 중심부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들은 저승의 다양한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이승과 달리 저승에는 해와 달이 동시에 떠 있었고, 밤과 낮의 구분이 없었다.

    "이담, 염라대왕께서 왜 나를 부르실까?" 김삿갓이 궁금해했다.

    이담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마도 특별한 임무가 있으신 듯합니다. 대왕님께서는 가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영혼들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십니다."

    ※ 염라대왕의 특별 임무, 환생을 거부하는 천재 시인 홍생 찾기

    저승 법정, 염라대왕의 집무실.
    김삿갓과 이담은 웅장한 저승 법정을 지나 염라대왕의 집무실로 안내되었다. 집무실은 수많은 책과 두루마리로 가득했고, 벽면에는 이승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거울들이 걸려 있었다.

    "김병연, 왔는가." 염라대왕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김삿갓은 공손히 절을 올렸다. "부르셨습니까, 대왕님."

    염라대왕은 잠시 김삿갓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네가 부시선이 된 이후 시단각이 더욱 활기차졌다고 들었다. 이백도 너에 대해 많은 칭찬을 했더구나."

    김삿갓은 겸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과분한 말씀입니다. 저는 그저 선배 시인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을 뿐입니다."

    염라대왕은 미소를 지었다. "겸손함까지 갖추었구나. 그래서 내가 너에게 특별한 임무를 주려고 한다."

    김삿갓은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 "특별한 임무라니요?"

    염라대왕은 천천히 일어서서 방 한쪽에 있는 수정 구슬로 걸어갔다. 그의 손이 구슬 위에 놓이자, 구슬 안에 한 청년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 청년은 초가집의 작은 방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이 젊은이가 바로 홍생이다. 조선 정조 시대의 천재 시인이었지."

    김삿갓은 구슬 속 청년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는 스무 살 정도로 보였고, 깊은 눈빛과 창백한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어린 나이에 과거에 급제했지만, 동료들의 시기와 모함으로 관직에서 쫓겨났다. 그 후 홀로 산에 들어가 시를 지었는데, 그의 시는 너무나 빼어나 하늘의 신선들도 감동했다고 한다."

    김삿갓은 감탄했다. "그런 천재 시인이 있었군요. 그런데 왜 제게 이 이야기를 하시는 건가요?"

    염라대왕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문제는 그가 스물다섯에 요절했는데, 죽은 후에도 환생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영혼은 지금 저승과 이승 사이를 떠돌고 있어."

    이담이 놀라서 물었다. "환생을 거부한다고요? 어떻게 그런 일이..."

    "그는 자신이 세상에 배신당했다고 생각한다. 시를 사랑했지만, 세상은 그의 재능을 알아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다시는 이승에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다."

    김삿갓은 홍생의 사연에 가슴이 아팠다. 그 역시 세상의 불의에 분노하여 방랑의 길을 택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너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염라대왕이 계속 말했다. "너와 이담이 함께 홍생을 찾아가 설득해주었으면 한다. 그가 환생을 받아들이도록."

    김삿갓은 놀랐다. "제가요? 하지만 저는 그를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요?"

    "너는 그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너 역시 세상의 불의에 분노했지만, 결국 시를 통해 그 분노를 승화시켰지. 게다가 너는 부시선으로서 그의 시심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김삿갓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것은 분명 쉽지 않은 임무였지만, 동시에 자신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일이기도 했다.

    "홍생은 어디에 있습니까?" 김삿갓이 물었다.

    염라대왕은 다시 수정 구슬을 바라보았다. "그는 저승과 이승 사이의 '꿈의 경계'에 머물고 있다. 그곳은 산 자들의 꿈과 죽은 자들의 기억이 만나는 장소지. 너희는 꿈을 통해 그곳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담이 말했다. "꿈의 경계라... 저승사자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위험한 장소입니다."

    "그래서 너희 둘이 함께 가야 하는 것이다. 이담은 저승사자로서 길을 안내할 수 있고, 김병연은 시인으로서 홍생과 교감할 수 있을 것이다."

    김삿갓은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대왕님. 저와 이담이 홍생을 찾아 그를 설득하겠습니다."

    염라대왕은 기쁜 표정을 지었다. "고맙다, 김병연. 이 일이 성공하면 저승의 질서가 회복될 것이다. 그리고 홍생도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작은 상자를 꺼내 김삿갓에게 건넸다. 상자 안에는 푸른빛을 띠는 구슬이 들어있었다.

    "이것은 '꿈의 구슬'이다. 잠들기 전에 이 구슬을 머리맡에 두면, 너희의 영혼이 꿈의 경계로 인도될 것이다. 하지만 조심해라. 그곳에서는 너무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너희도 영원히 그곳에 갇힐 수 있다."

    김삿갓은 경외심을 가지고 구슬을 받아들었다. "얼마나 시간이 있습니까?"

    "일곱 번의 꿈을 꿀 수 있다. 그 안에 홍생을 설득하지 못하면, 너희는 저승으로 돌아와야 한다. 그리고 홍생은... 영원히 방황하게 될 것이다."

    김삿갓과 이담은 엄숙하게 절을 올렸다. "명심하겠습니다, 대왕님."

    염라대왕은 마지막으로 충고했다. "홍생은 매우 완고하고 자존심이 강한 영혼이다. 그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진심으로 그의 아픔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김병연, 너의 시와 이담의 지혜가 그를 움직일 수 있기를 바란다."

    두 사람은 집무실을 나와 준비를 시작했다. 김삿갓은 이백에게 자신의 임무에 대해 알렸고, 이백은 그에게 특별한 술을 선물했다.

    "이 술은 '시심주(詩心酒)'라고 하네. 천 년 동안 저승에서 숙성된 것이지. 홍생을 만나면 이 술을 함께 나누게. 술은 때로 시보다 더 깊은 마음을 열기도 하니까."

    김삿갓은 감사히 술을 받아들였다. "고맙습니다, 이백 선생님. 이 술로 홍생의 마음을 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날 밤, 김삿갓과 이담은 시인의 정원 한쪽에 마련된 조용한 방에서 꿈의 구슬을 머리맡에 두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들의 특별한 여정이 이제 막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 저승과 이승의 경계, 꿈속에서 홍생의 영혼을 만나다

    꿈의 경계, 첫 번째 밤.
    김삿갓과 이담이 눈을 떴을 때, 그들은 이미 낯선 공간에 와 있었다. 그곳은 저승도 이승도 아닌 기묘한 장소였다. 하늘은 푸른빛과 붉은빛이 섞여 있었고, 발 아래로는 안개가 자욱했다. 멀리서는 희미한 종소리가 들려왔다.

    "이담, 이곳이 꿈의 경계인가?" 김삿갓이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

    이담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산 자의 꿈과 죽은 자의 기억이 만나는 장소죠. 우리는 조심해야 합니다. 이곳에서는 시간이 다르게 흐르고, 방향감각을 잃기 쉽습니다."

    두 사람은 안개 속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걸을수록 주변 풍경이 계속 변했다. 때로는 깊은 산속의 계곡이 나타났다가, 때로는 번화한 시장이 보이기도 했다. 그것은 누군가의 꿈 조각들이 모여 만들어진 세계였다.

    "홍생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김삿갓이 물었다.

    이담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시를 읊어보십시오. 시인의 영혼은 시에 반응할 것입니다."

    김삿갓은 고개를 끄덕이고 맑은 목소리로 시를 읊기 시작했다.

    "구름 사이로 달이 비추니 마음도 밝아지고 (雲間月照心亦明)
    안개 속에서 길을 찾으니 발걸음도 가벼워지네 (霧中尋路足亦輕)
    재능 있는 시인이여 어디에 숨어있는가 (才子何處隱)
    함께 술 한 잔 기울이며 시 한 수 읊고 싶네 (共酌一杯詠一詩)"

    김삿갓의 시가 끝나자, 갑자기 주변의 안개가 소용돌이치며 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마치 누군가가 그들을 부르는 것 같았다.

    "저쪽입니다. 따라가 봅시다." 이담이 안개의 흐름을 가리켰다.

    두 사람은 안개를 따라 걸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정자 하나가 나타났다. 정자는 물 위에 떠 있는 듯했고, 달빛이 아름답게 비치고 있었다. 정자 안에는 한 청년이 홀로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

    "저 사람이 홍생인 것 같습니다." 이담이 속삭였다.

    김삿갓은 홍생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구슬에서 본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창백한 얼굴에 깊은 눈빛을 가진 젊은이. 그는 스무 살 남짓해 보였지만, 그 눈빛은 마치 천 년을 산 사람처럼 깊고 슬펐다.

    "홍생 선생, 실례합니다." 김삿갓이 정자로 다가가며 말했다.

    홍생은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누구시오? 어떻게 이곳을 찾아왔소?"

    "저는 김병연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저를 김삿갓이라 불렀지요. 그리고 이분은 저승사자 이담입니다."

    홍생의 눈이 커졌다. "김삿갓? 그 유명한 방랑시인? 하지만 당신은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을 텐데..."

    "그렇습니다. 저는 지금 저승의 부시선이 되어 시단각에서 이백 선생님과 함께 시인들을 이끌고 있습니다."

    홍생은 처음의 놀란 표정에서 경계하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무슨 일로 나를 찾아왔소? 설마 나를 저승으로 데려가려고?"

    이담이 고개를 끄덕였다. "염라대왕께서 선생님의 환생을 준비하실 때가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홍생은 쓴웃음을 지었다. "환생? 나는 다시는 그 잔인한 세상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오. 차라리 여기서 영원히 홀로 지내는 편이 낫겠소."

    김삿갓은 이백이 준 술병을 꺼냈다. "선생님, 먼저 이 술 한 잔 하시지요. 저승의 시선 이백께서 특별히 보내신 시심주입니다."

    홍생은 망설이다가 술잔을 받아들었다. "이백이라... 그를 만나보고 싶었소. 그의 시는 내 마음을 항상 감동시켰으니까."

    김삿갓은 미소를 지으며 술을 따랐다. "저승에서는 이백, 두보, 최치원 같은 위대한 시인들과 함께 시를 짓고 토론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도 그들과 함께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홍생은 술을 한 모금 마시고 눈을 크게 떴다. "이 술... 놀랍군요. 마치 천 년의 시간이 한 잔에 담긴 것 같소."

    "맞습니다. 천 년 동안 저승에서 숙성된 술이지요."

    홍생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당신들의 제안은 고맙소만, 나는 여전히 이곳을 떠날 생각이 없소. 내 시가 인정받지 못했던 그 세상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소."

    김삿갓은 홍생의 마음을 이해했다. 그도 한때는 세상에 크게 실망하고 방랑의 길을 택했던 사람이었으니까.

    "홍생 선생, 오늘은 그저 인사드리러 왔을 뿐입니다. 내일 밤 다시 찾아뵐 테니, 그때 더 이야기를 나눕시다."

    홍생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하지만 내 결심은 변하지 않을 것이오."

    김삿갓과 이담은 정중히 인사를 하고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첫 만남은 순조롭게 이루어졌지만, 홍생을 설득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 같았다.

    ※ 세상을 원망하는 홍생, 그가 시를 버리게 된 이유

    꿈의 경계, 두 번째 밤.
    다음 날 밤, 김삿갓과 이담은 다시 꿈의 구슬을 통해 꿈의 경계로 들어섰다. 이번에는 지난 밤보다 쉽게 홍생의 정자를 찾을 수 있었다. 홍생은 여전히 그곳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

    "다시 왔군요." 홍생이 김삿갓과 이담을 보고 말했다.

    김삿갓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대로 찾아왔습니다."

    홍생은 그들에게 앉을 자리를 권했다. "어제 주신 시심주가 좋았소. 오랜만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소."

    "이백 선생님이 기뻐하실 겁니다." 김삿갓이 말했다. "선생께서 왜 환생을 거부하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홍생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굳이 말해야 한다면... 나는 세상을 증오하기 때문이오."

    김삿갓은 조용히 기다렸고, 홍생은 천천히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나는 열다섯에 과거에 급제했소. 어린 나이에 뛰어난 시재를 인정받아 임금님께 직접 불려가기도 했지. 하지만 그건 나의 불행의 시작이었소."

    홍생은 술을 한 모금 마시고 계속했다.

    "늙은 대신들은 나를 시기했고, 동료들은 나를 경계했소. 어느 날, 내가 지은 시 한 편이 문제가 되었소. 그들은 그 시가 임금을 비판한 것이라며 나를 모함했지. 결국 나는 관직에서 쫓겨나 고향으로 돌아갔소."

    김삿갓은 그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했다. 그도 조상의 억울한 누명으로 인해 집안이 몰락한 경험이 있었으니까.

    "고향에 돌아간 후, 나는 산 속에 작은 집을 짓고 시를 지으며 살았소. 더 이상 사람들에게 내 시를 보여주지 않았지만, 나만의 만족을 위해 시를 지었소. 그러나..."

    홍생의 목소리가 떨렸다.

    "어느 날, 마을 사람들이 내 집을 습격했소. 그들은 내가 요괴와 교류한다는 소문을 듣고 두려워한 것이오. 그들은 내 집을 불태웠고... 내가 평생 지은 시들도 모두 불 속에 사라졌소."

    홍생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스물다섯에 나는 병으로 죽었소.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슬픔으로 죽었다고 해야 맞을 것이오. 내 시가 모두 사라진 후, 나는 더 이상 살아갈 이유를 찾지 못했으니까."

    김삿갓은 깊은 슬픔을 느꼈다. 재능 있는 젊은 시인이 그토록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니.

    "죽은 후에도 나는 저승으로 가지 않았소. 내 시가 모두 사라진 것이 너무 억울했기 때문이오. 나는 이곳 꿈의 경계에 머물며, 가끔 살아있는 사람들의 꿈속에 나타나 내 시를 들려주었소. 적어도 그들의 꿈속에서는 내 시가 살아있을 테니까."

    이담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래서 환생을 거부하시는 건가요?"

    홍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세상은 내 재능을 인정하지 않았소. 다시 태어나도 같은 아픔을 겪을 뿐이오. 차라리 이곳에서 영원히 머무는 편이 낫겠소."

    김삿갓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홍생의 상처는 생각보다 깊었다. 그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위로의 말이 아니라, 진정한 공감과 이해가 필요했다.

    "홍생 선생, 제가 선생의 시를 들을 수 있을까요?" 김삿갓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홍생은 의외의 요청에 놀란 듯했다. "내 시라... 세상에서 사라진 지 오래되었소."

    "하지만 선생님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살아있지 않습니까? 저에게 들려주십시오. 시인으로서 선생님의 진정한 마음을 느끼고 싶습니다."

    홍생은 잠시 망설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눈을 감고 오래된 기억을 되살려 시를 읊기 시작했다.

    "꽃은 피었다 지고 달은 차올랐다 기우나니 (花開花落月圓月缺)
    인생의 영화와 몰락도 그와 같아라 (人生榮枯亦如是)
    시를 지어 천년의 이름을 남기려 했으나 (作詩留名千載)
    먹물은 종이에 스며들고 종이는 재가 되었네 (墨浸紙紙成灰)
    이제 남은 것은 허공에 울리는 메아리뿐 (唯餘空中回聲)"

    홍생의 시는 간결하면서도 깊은 비애를 담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시를 읊는 동안 그의 얼굴은 빛났다. 재능 있는 시인의 진정한 모습이었다.

    김삿갓은 깊이 감동했다. "아름다운 시입니다, 홍생 선생. 이렇게 뛰어난 재능이 세상에서 사라졌다니 정말 안타깝습니다."

    홍생은 쓴웃음을 지었다.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오? 내 시는 이미 세상에서 지워졌소."

    김삿갓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닙니다. 방금 선생님께서 읊으신 시는 제 마음에 깊이 새겨졌습니다. 저는 저승으로 돌아가 이백, 두보와 같은 위대한 시인들에게 선생님의 시를 들려줄 것입니다. 선생님의 재능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홍생의 눈에 감동의 빛이 어렸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마음은 완고했다.

    "고맙소. 하지만 나의 결심은 변하지 않았소. 나는 이곳을 떠나지 않을 것이오."

    김삿갓과 이담은 더 이상 강요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 번째 만남에서 그들은 홍생의 상처를 이해하게 되었다. 이제 그를 설득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홍생 선생, 내일 밤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 들려주신 시에 대한 답시를 가져오겠습니다."

    홍생은 고개를 끄덕였다. "기다리겠소. 당신의 시를 듣고 싶소, 김삿갓."

    김삿갓과 이담은 다시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홍생의 마음을 열기 위한 그들의 여정은 계속되고 있었다.

    ※ 김삿갓과 홍생의 시 대결, 마음을 여는 한 수

    꿈의 경계, 세 번째 밤.
    김삿갓과 이담은 다시 한번 꿈의 구슬을 통해 꿈의 경계로 들어섰다. 이번에 김삿갓은 특별히 준비해 온 것이 있었다. 그는 홍생의 시에 대한 답시를 밤새 고민하여 지었고, 이백이 보낸 특별한 시심주도 더 가져왔다.

    정자에 도착하자 홍생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전날보다 조금 부드러워진 듯했다.

    "오셨군요, 김삿갓 선생." 홍생이 반갑게 맞이했다.

    김삿갓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대로 답시를 가져왔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까?"

    홍생은 눈을 빛내며 기대하는 표정을 지었다. "꼭 듣고 싶소."

    김삿갓은 마음을 가다듬고 천천히 시를 읊기 시작했다.

    "종이는 재가 되어도 시심은 사라지지 않고 (紙雖成灰詩心不滅)
    먹물은 마르나 그 향기 천년을 가로지르네 (墨雖乾香貫千載)
    당신의 슬픔을 내 가슴에 담아보니 (將君悲納吾胸)
    함께 울고 함께 웃는 것이 시인의 도리라네 (同哭同笑是詩者道)
    세상은 무정하나 시는 유정하니 (世無情詩有情)
    다시 한번 붓을 들어 마음을 펼쳐보세나 (再持筆展心)"

    김삿갓의 시가 끝나자 정자와 주변의 안개가 미묘하게 흔들렸다. 홍생의 눈에는 깊은 감동의 빛이 어렸다.

    "당신... 정말 내 마음을 이해하는 것 같소." 홍생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김삿갓은 진심을 담아 대답했다. "저 역시 세상에 실망하고 방랑의 길을 택했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아픔을 시로 승화시켰습니다. 시는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는 힘이 있습니다."

    홍생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당신의 시가 내 마음을 흔들었소... 하지만 여전히 나는 두렵소. 다시 세상에 나가 또다시 상처받는 것이..."

    김삿갓은 이백이 보낸 술병을 꺼내 따랐다. "이 술을 한 잔 더 하시지요. 그리고 제가 제안이 있습니다."

    홍생은 술잔을 받아들고 물었다. "어떤 제안이오?"

    "시 대결을 하자는 것입니다. 만약 제가 이긴다면, 선생님은 저와 함께 저승으로 가서 환생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이긴다면, 저희는 더 이상 선생님을 설득하지 않고 떠나겠습니다."

    홍생의 눈이 반짝였다. 시 대결이라는 제안은 시인으로서의 그의 자존심을 자극했다.

    "재미있는 제안이군요. 좋소, 받아들이겠소. 어떤 주제로 짓고 싶소?"

    김삿갓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주제는 '새로운 시작'으로 하겠습니다."

    홍생이 미소를 지었다. "의도가 분명히 보이는 주제군요. 좋소, 시작하지요."

    두 시인은 서로를 마주 보고 앉았다. 이담은 조용히 뒤로 물러나 지켜보았다.

    홍생이 먼저 시를 읊기 시작했다.

    "새로운 시작이란 허울 좋은 거짓말 같아서 (新始如虛僞)
    한번 무너진 성은 다시 세우기 어렵고 (一敗城難再建)
    한번 시든 꽃은 다시 피어나지 않는 법 (一枯花不再開)
    내 마음의 폐허에 어찌 봄이 오리오 (心廢墟豈來春)
    이미 진 달은 지고 또다시 차오르나 (月已盡復又圓)
    이미 죽은 마음은 다시 살아나지 못하리 (心已死不復生)"

    홍생의 시에는 여전히 깊은 절망과 상처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김삿갓은 마지막 구절에서 희미한 희망의 가능성을 보았다. '이미 진 달은 지고 또다시 차오르나'라는 부분이 바로 그것이었다.

    김삿갓은 잠시 눈을 감고 깊이 생각한 후, 자신의 시를 읊기 시작했다.

    "무너진 성에서도 푸른 풀이 자라나고 (傾城亦生青草)
    시든 꽃 아래서도 새 싹이 움트는 법 (枯花下新芽萌)
    달이 지면 다시 뜨고 겨울 끝에 봄이 오듯 (月落復起冬終春來)
    시인의 마음도 다시 피어날 수 있다네 (詩心亦可再開)
    이백도 두보도 한 때는 절망했으나 (李杜一時亦絶望)
    그들의 시는 천 년을 넘어 빛나고 있네 (詩輝千年)
    홍생이여, 그대의 시도 그러하리니 (洪生汝詩亦然)
    새로운 시작은 이미 시작되었다네 (新始已始)"

    김삿갓의 시가 끝나자 주변의 안개가 더욱 강하게 흔들렸다. 정자 주변으로 갑자기 꽃잎들이 날리기 시작했고, 그것은 바로 복숭아꽃 잎이었다.

    홍생은 크게 감동한 표정으로 말없이 앉아 있었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당신... 이겼소, 김삿갓." 홍생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당신의 시가 내 마음의 빗장을 열었소."

    김삿갓은 미소를 지었다. "시 대결에서 이긴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선생님의 마음이 움직였다면, 그것이 진정한 승리입니다."

    홍생은 술잔을 들어 단숨에 비웠다. "내 시가 세상에서 사라진 것이 너무 슬펐소. 내 존재의 증거가 모두 불타버린 것 같았으니까..."

    김삿갓이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선생님의 시는 결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방금 저에게 들려주신 시들은 이미 저의 마음에 깊이 새겨졌습니다. 저승으로 돌아가면, 저는 이백, 두보, 그리고 모든 시인들에게 선생님의 시를 전할 것입니다."

    홍생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내... 내 시가 정말 가치가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선생님의 시는 깊은 감정과 아름다운 언어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것은 결코 사라질 수 없는 가치입니다."

    홍생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약속대로 당신을 따라가겠소.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소."

    "무엇입니까?"

    "내가 환생한 후에도... 내 이전 삶의 시들을 기억할 수 있게 해주시오. 내 시만큼은 잃고 싶지 않소."

    이담이 앞으로 나섰다. "그것은 매우 특별한 요청입니다만, 염라대왕께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아마도 가능할 것입니다."

    홍생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렇다면... 이제 떠날 준비가 되었소."

    ※ 저승으로 함께 돌아가는 세 사람, 새로운 여정의 시작

    꿈의 경계, 마지막 밤.
    김삿갓과 이담, 그리고 이제 그들과 함께하게 된 홍생은 꿈의 경계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홍생은 오랫동안 머물던 정자에 작별을 고하는 중이었다.

    "이곳에서 얼마나 오래 있었던 걸까요?" 김삿갓이 물었다.

    홍생은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시간은 이곳에서 다르게 흐르기에 정확히 알 수 없소.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꿈이 이곳을 지나가는 것을 보았소. 아마도 수십 년, 어쩌면 수백 년이 지났을지도 모르겠소."

    이담이 고개를 끄덕였다. "꿈의 경계에서는 시간이 매우 느리게 흐릅니다. 이승에서의 하루가 이곳에서는 수년이 될 수도 있지요."

    홍생은 마지막으로 정자를 둘러보았다. "이곳은 내 슬픔의 집이자, 내 시의 마지막 피난처였소. 하지만 이제는 떠날 때가 된 것 같소."

    김삿갓이 물었다. "후회는 없으십니까?"

    홍생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오, 당신의 시가 내게 희망을 주었소. 이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할 준비가 되었소."

    이담이 말했다. "저승으로 가는 길을 열겠습니다. 두 분은 저를 따라오세요."

    이담은 손을 들어 안개 속에 문을 열었다. 그 문 너머로는 눈부신 빛이 비치고 있었다.

    "저것이 저승으로 가는 문인가요?" 홍생이 물었다.

    김삿갓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저 문을 지나면 저승의 시인의 정원에 도착할 것입니다. 이백, 두보와 같은 위대한 시인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홍생의 얼굴에 기대감이 어렸다. "이백과 두보를 직접 만날 수 있다니... 꿈만 같소."

    세 사람은 문을 향해 걸어갔다. 그때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어왔고, 주변의 안개가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지?" 김삿갓이 놀라 물었다.

    이담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좋지 않은 기운입니다. 꿈의 경계가 불안정해지고 있어요. 우리는 서둘러 이곳을 떠나야 합니다!"

    바람이 더욱 거세지고, 안개 속에서 기이한 형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것들은 마치 악몽에서 나온 괴물들 같았다.

    "저것들은 무엇이오?" 홍생이 두려움에 떨며 물었다.

    "악몽의 잔해들입니다." 이담이 설명했다. "꿈의 경계에 오래 머무르는 영혼들이 만들어낸 것들이죠. 그들은 홍생 선생님이 떠나는 것을 막으려 하고 있습니다."

    김삿갓은 결연한 표정으로 앞으로 나섰다. "걱정 마십시오. 저와 이담이 당신을 지키겠습니다."

    악몽의 형체들이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 이담은 붉은 부적을 꺼내 허공에 던졌고, 그것은 불꽃으로 변해 괴물들을 막아섰다.

    "서둘러 문으로 가세요!" 이담이 외쳤다.

    세 사람은 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악몽의 형체 하나가 홍생의 발목을 붙잡았다.

    "도와주시오!" 홍생이 외쳤다.

    김삿갓은 망설임 없이 돌아서서 홍생에게 손을 내밀었다. "제 손을 잡으세요!"

    홍생이 김삿갓의 손을 잡자, 김삿갓은 즉흥적으로 시를 읊기 시작했다.

    "시인의 마음은 밝은 빛과 같으니 (詩心如明光)
    어둠을 밝히고 귀신을 물리치네 (照暗驅鬼魅)
    홍생이여, 당신의 빛을 보이시오 (洪生示汝光)
    시의 힘으로 이 악몽을 쫓아내리라 (詩力逐此夢)"

    김삿갓의 시가 끝나자, 홍생의 몸에서 푸른 빛이 강하게 빛났다. 그 빛은 악몽의 형체들을 물리쳤고, 김삿갓은 홍생을 끌어당겨 악몽의 손아귀에서 구했다.

    "어서 가세요!" 이담이 문 앞에서 외쳤다.

    세 사람은 마침내 문에 도달했고, 함께 그 빛 속으로 뛰어들었다. 강한 빛이 그들을 감쌌고, 잠시 후 그들은 저승의 시인의 정원에 도착했다.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로 가득한 정원에는 평화로운 기운이 감돌았다. 연못 위의 시단각에서는 여러 시인들이 모여 있었고, 그 중앙에는 이백이 서 있었다.

    "김병연! 돌아왔구나!" 이백이 반갑게 외쳤다. 그의 시선이 홍생에게 머물렀다. "그리고 이분이..."

    "홍생입니다, 선생님." 김삿갓이 소개했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조선의 시인입니다."

    홍생은 떨리는 손으로 이백에게 깊이 절을 올렸다. "이백 선생님... 평생 선생님의 시를 흠모했습니다. 직접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백은 웃으며 홍생의 손을 잡았다. "반갑네, 홍생. 김병연이 자네의 시에 대해 전해주었다네. 자네의 재능이 매우 기대된다네."

    그때 저승 정원의 하늘이 밝게 빛났고, 염라대왕의 위엄 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김병연, 이담, 그리고 홍생. 너희들이 무사히 돌아와 기쁘구나."

    세 사람은 공손히 절을 올렸다.

    "대왕님, 홍생 선생이 한 가지 소원이 있다고 합니다." 김삿갓이 말했다.

    염라대왕은 홍생을 바라보았다. "말해보거라."

    홍생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환생 후에도 제 시를 기억하게 해주십시오. 제 시만큼은 잃고 싶지 않습니다."

    염라대왕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은 보통 허락되지 않는 일이지만, 자네의 경우는 특별하게 생각하겠다. 자네가 환생할 때, 자네의 시심(詩心)은 보존될 것이다. 비록 정확한 시구는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그 영감과 감성은 새로운 삶에서도 이어질 것이다."

    홍생은 감사의 눈물을 흘리며 깊이 절을 올렸다. "감사합니다, 대왕님."

    "그리고 김병연." 염라대왕이 김삿갓을 바라보았다. "자네는 부시선으로서 훌륭히 임무를 수행했다. 이제 홍생을 이백과 두보에게 소개하고, 그가 환생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거라."

    김삿갓은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대왕님."

    염라대왕의 모습이 사라지고, 이백이 두 시인에게 다가왔다.

    "자, 이제 시단각으로 가서 술 한 잔 하며 시를 읊읍시다! 두보와 최치원도 자네들을 기다리고 있다네."

    이백, 김삿갓, 홍생은 함께 웃으며 시단각으로 향했다. 이담은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되었다.

    그날 밤, 저승의 시단각에서는 역사상 최고의 시인들이 모여 시를 읊고 술을 마시며 밤을 지새웠다. 홍생은 생전에 지은 시들을 한 편 한 편 읊었고, 이백과 두보는 그의 재능에 크게 감탄했다.

    김삿갓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깊은 만족감을 느꼈다. 홍생은 이제 더 이상 외롭지 않았고, 그의 시는 영원히 저승의 시단에 남게 될 것이었다.

    유튜브 엔딩멘트

    이렇게 김삿갓은 저승사자 이담과 함께 환생을 거부하던 천재 시인 홍생의 마음을 열고, 그를 저승으로 인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홍생은 이백, 두보와 같은 위대한 시인들과 함께하게 되었고, 그의 시는 영원히 저승의 시단에 남게 되었지요. 김삿갓의 저승 여정은 여기서 마무리되지만,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다음 이야기 '저승사자 이담과 조선 최고의 기생'에서는 우리의 저승사자 이담이 새로운 임무를 받게 됩니다. 바로 조선 최고의 기생이었던 '화월'의 영혼을 찾아 저승으로 데려오는 것인데요. 하지만 화월은 이승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숨어 다니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죽음조차 거부하는 화월과 그녀를 설득해야 하는 이담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조선 시대의 비극적 사랑, 저승사자의 인간적인 고뇌, 그리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피어나는 특별한 인연까지... 구독과 알림 설정으로 저승사자 이담의 새로운 이야기를 놓치지 마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