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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운 금을 돌려주려고 사흘 밤낮을 버틴 머슴, 그 선택 하나로 인생이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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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약 280자)
조선 땅 경상도 어느 고을, 아침 이슬 맺힌 개울가에서 한 젊은 머슴이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걸음을 멈춰 섰습니다. 발치에 놓인 것은 다름 아닌 번쩍이는 황금덩이 하나. 평생 먹을거리 걱정으로 허리 한 번 펴 보지 못한 그에게, 그 금덩이는 온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하늘이 내린 선물이었지요. 그러나 그는 그 자리에 뿌리박힌 듯 사흘 밤낮을 서서 주인을 기다렸다 합니다. 결국 주인을 찾아 금덩이를 되돌려 주던 그 순간, 머슴의 정직함은 하늘을 감동시키고 온 고을을 뒤흔드는 기적을 일으키게 되었으니. 오늘 밤, 하늘의 그물은 선한 이를 결코 빠뜨리지 않는다는 그 옛 진리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려 드리겠습니다. 편안히 누우시어, 천천히 귀 기울여 주십시오.
※ 1. 산골 머슴 돌쇠의 고단한 하루
때는 영조 임금 시절, 경상도 안동 땅에서 좀 떨어진 깊은 산골 마을이었습니다. 그 마을에 삼대째 이어 온 최 부자 댁이 있었고, 그 댁에서 열여덟 해 동안 머슴살이를 해 온 이가 바로 돌쇠였지요. 돌쇠의 나이 이제 스물셋, 피부는 햇볕에 그을려 구릿빛이 짙었고, 손바닥에는 굳은살이 돌덩이처럼 박혀 있었으며, 눈빛은 맑으나 그 안에 쌓인 세월의 무게가 어느덧 나이보다 열 살은 더 들어 보이게 했습니다.
돌쇠의 사연은 참으로 딱했습니다. 다섯 살 되던 해 흉년에 부모님을 잃고 최 부자 댁 문전에 버려지듯 맡겨져, 그때부터 머슴 신분으로 자라났지요. 글자는 한 자도 배우지 못했으나 성품이 어찌나 올곧은지, 주인이 보건 말건 한결같이 성실히 일했고, 한 번도 남의 것을 탐낸 적이 없었습니다. 최 부자 어른도 돌쇠의 됨됨이는 높이 샀으나, 신분이 신분인지라 늘 머슴 대우 이상은 해 주지 않으셨지요.
그날은 장날이었습니다. 최 부자 댁에서 수확한 햇곡식 열 가마를 장에 내다 팔아 오라는 명을 받은 돌쇠가, 새벽같이 소 달구지에 짐을 싣고 집을 나섰지요.
"돌쇠야, 오늘 장에서 받은 돈은 한 푼이라도 새지 않도록 단단히 간수해 와라. 해 지기 전에 돌아와야 한다."
"예, 어르신. 명심하겠습니다."
돌쇠는 굽어진 허리로 큰절을 올리고 달구지를 끌고 마을을 나섰습니다. 가을이 깊어 가는 새벽, 산골짜기에 안개가 자욱이 내려앉아 있었지요. 달구지 바퀴가 자갈길을 굴러가며 덜컹거리는 소리, 소의 거친 숨소리, 그리고 돌쇠의 낮은 발소리가 고요한 산길을 조용히 채우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하루가 저물겠구나. 이렇게 스물셋이 되도록 내 이름자 하나 제대로 쓸 줄 모르고 살아온 이 인생, 앞으로도 별반 다를 것이 있으랴.'
돌쇠는 한숨을 삼키며 묵묵히 걸었습니다. 그에게도 한때 꿈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요. 어린 시절 서당 앞을 기웃거리며 양반집 도련님들이 글 읽는 소리를 훔쳐 듣던 그 시절, 그도 언젠가 글자를 배우고 사람답게 살아 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은 그런 소박한 꿈마저 허락하지 않았지요. 머슴에게 허락된 것은 오직 해 뜨면 나가고 해 지면 들어오는 고단한 일상뿐이었습니다.
한 시진쯤 걸었을까, 돌쇠는 산 중턱의 개울가에 이르렀습니다. 소에게 물을 먹이고 자신도 잠시 쉬어 가려 달구지를 세우던 그때였지요. 가을 햇살이 개울 위를 비스듬히 비추고 있었고, 맑은 물 위로 작은 물고기들이 반짝이며 헤엄치고 있었습니다. 소에게 물을 먹이고 자신도 허리를 두들기며 개울가 돌 위에 앉으려던 순간, 돌쇠의 눈이 무언가에 멈춰 버렸지요.
'저, 저것은 무엇인가.'
개울가 자갈 틈 사이, 아침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이는 그것. 돌쇠의 두 다리가 그만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 2. 개울가에 떨어진 황금덩이
돌쇠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그 반짝이는 것을 조심스레 집어 들었습니다. 주먹만 한 크기에, 묵직한 무게감, 그리고 햇빛을 받아 찬란히 빛나는 그 노란빛. 틀림없는 황금덩이였지요. 그것도 한평생 장바닥을 떠돈들 평생 구경할까 말까 한 엄청난 크기의 금덩이였습니다.
돌쇠의 가슴이 쿵쿵 뛰기 시작했습니다. 어찌나 세게 뛰는지 귓가에까지 그 소리가 쿵쿵 울려 왔지요. 그는 주위를 두리번거렸습니다. 개울가에는 아무도 없었고, 먼 산에서 새 울음소리 하나 아스라이 들려올 뿐, 인적은 전혀 없었지요.
'아무도 본 사람이 없다. 이 금덩이를 내가 주머니에 넣고 간다 해도 누구도 모를 것이다.'
그의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이 번개처럼 스쳐 갔습니다. 이 금덩이 하나면 머슴살이를 벗어날 수도 있었지요. 최 부자 댁에 속량금을 내고 양인이 될 수도 있고, 어딘가 먼 고을에 가서 작은 땅뙈기라도 사서 농사를 지으며 살 수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장가도 갈 수 있고, 아이도 낳아 그 아이에게만큼은 글자를 가르칠 수도 있을 것이었지요. 평생 짊어진 머슴의 굴레가 이 한 조각 금덩이로 풀어질 수 있는 기회가 바로 눈앞에 있는 것이었습니다.
돌쇠는 손바닥 위의 금덩이를 가만히 내려다보았습니다. 그 차가운 무게가 점점 뜨거워지는 듯했지요. 그는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다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가을 하늘이 얼마나 맑고 푸르던지, 구름 한 점 없이 온 하늘이 그의 얼굴을 빤히 내려다보고 있는 듯했지요.
'하늘이 보고 있다. 땅이 보고 있다. 그리고 내 마음이 보고 있다.'
그 순간 돌쇠의 어린 시절,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임종 직전 어린 그의 손을 꼭 잡고 남기셨던 마지막 말씀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돌쇠야, 이 어미가 네게 남길 것이 없어 한스럽구나. 다만 한 가지, 이 말만은 꼭 가슴에 새겨 두거라. 아무리 가난해도 남의 것을 탐하지 말거라. 남의 것을 탐하는 순간 네 마음도 함께 도둑맞는 법이다. 네 마음을 지키며 산 사람은 언젠가 하늘이 굽어살피신다. 이 어미의 말을 잊지 말아라."
돌쇠의 눈에서 뜨거운 것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죽음 앞에서도 자식에게 이 한마디를 남기고 가신 어머님. 그 어머님의 말씀을 오늘 이 순간 잊는다면, 자신은 어머님 앞에 무슨 낯으로 저승에서 뵙겠는가.
'아니다. 이 금덩이는 내 것이 아니다. 누군가 잃어버린 사람이 있을 터이니, 그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내가 여기서 기다려야 한다. 이 금덩이의 주인은 지금 이 순간 얼마나 애가 타고 있을 것인가.'
돌쇠는 결심을 굳힌 듯, 달구지에서 거적때기 하나를 꺼내어 금덩이를 잘 싸서 자신의 품 안에 품었습니다. 그리고 달구지를 개울가 한쪽으로 옮겨 소를 나무에 매어 둔 뒤, 개울가 큰 바위 위에 올라가 단정히 앉았지요. 해가 중천에 오를 때까지, 그는 그 바위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장에 가는 일도, 곡식을 파는 일도 이제 그의 머릿속에는 없었지요. 오직 이 금덩이의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여기를 지켜야 한다는 한 가지 생각뿐이었습니다.
해가 기울어 저녁이 되도록 지나가는 이는 없었습니다. 돌쇠는 품속의 주먹밥을 꺼내 조금 베어 먹고는, 그 자리에서 밤을 맞을 준비를 했지요. 산속 밤공기가 차가웠으나, 그는 거적 한 장을 어깨에 두르고 바위 위에 앉은 채 밤을 새웠습니다.
※ 3. 자리를 뜨지 않고 사흘을 기다린 긴 밤
첫 번째 밤이 깊어 가자 돌쇠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가을 산의 밤공기는 참으로 매서워, 손끝 발끝이 얼얼해져 왔지요. 그러나 그는 바위에서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달이 개울 위를 비추며 물결에 은빛 그물을 드리우는 모습을, 그는 밤새도록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지요.
'이 금덩이를 잃어버린 주인은 지금 어디에 계실까. 얼마나 애가 타실까. 어쩌면 이 금덩이가 그분의 전 재산일 수도 있고, 어쩌면 누군가의 목숨값일 수도 있다. 내가 이 자리를 뜨면 그분은 이 금덩이를 영영 되찾지 못할 것이다.'
돌쇠는 밤새 꼬박 앉아 동이 트기를 기다렸습니다. 멀리서 닭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산새들이 하나둘 지저귀기 시작할 무렵 그는 달구지에서 남은 주먹밥을 꺼내 간단히 아침을 때웠지요. 그리고 다시 바위 위에 올라가 단정히 앉았습니다.
둘째 날 낮이 되자 개울가로 한두 사람이 지나갔습니다. 한 농부가 나무를 해 가지고 내려오다가 돌쇠를 보고 의아해했지요.
"여보시게, 젊은이. 왜 이 바위 위에 그리 앉아 있는 겐가? 혹 어디 몸이라도 아픈가?"
"아, 아닙니다. 그저 잃어버린 것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허 참, 자네도 별일일세. 이런 산속에서 무엇을 기다린단 말인가."
농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지나갔습니다. 오후가 되자 나물을 캐러 온 아낙네 두엇이 지나갔고, 장에 다녀오는 장사꾼 한 명이 지나갔지만, 모두들 돌쇠의 뒤를 돌아볼 뿐 금덩이를 찾는 이는 아니었지요. 돌쇠는 그들에게 금덩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습니다. 만약 금덩이 이야기를 하면 엉뚱한 사람이 제 것이라 거짓을 말할까 두려웠기 때문이었지요.
두 번째 밤이 되었을 때, 최 부자 댁에서 돌쇠가 돌아오지 않는 것을 걱정하여 머슴 하나를 보냈습니다. 그 머슴이 개울가에서 돌쇠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 소리쳤지요.
"아이고, 돌쇠야! 네놈 여기 있었구나! 어르신께서 어제부터 네놈을 찾느라 난리가 나셨다! 어서 가자, 장에는 갔다 왔느냐?"
"김서방, 미안하네. 내 여기서 꼭 해야 할 일이 있어 자리를 뜰 수가 없네. 어르신께 가서 사정을 말씀드려 주시게. 내 돌아가면 모든 것을 설명드리고 벌을 받겠다고."
김서방은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이 사람아, 네가 정신이 나갔느냐? 어르신이 얼마나 노하셨는데 이 자리에서 나오지 않겠다는 것이냐!"
"김서방, 내 평생 어르신 명을 어긴 적이 없네. 이번 한 번만 나를 믿어 주시게. 이 일은 내 목숨보다 더 중한 일일세."
돌쇠의 눈빛이 어찌나 단호한지 김서방도 더는 말리지 못하고 돌아갔습니다. 그날 밤 최 부자 어른께서도 이 소식을 듣고 크게 의아해하셨지요. 그러나 그는 돌쇠를 오래 봐 온 터라, 돌쇠가 그럴 만한 까닭이 있으리라 짐작하시고 일단 지켜보기로 하셨습니다.
셋째 날이 밝았습니다. 돌쇠는 이미 얼굴이 창백해지고 눈이 움푹 들어갔으며, 몸이 덜덜 떨리고 있었지요. 사흘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자지도 못한 탓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바위 위에 단정히 앉아 있었지요. 돌쇠의 입에서는 "주인께서 오시면 이 금덩이를 돌려 드려야 한다"는 한 가지 생각만이 거듭 맴돌고 있었습니다.
해가 중천에 오를 무렵이었습니다. 산길 저편에서 말발굽 소리와 함께 여러 사람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지요. 돌쇠가 고개를 들어 그쪽을 바라보니, 갓을 쓰고 화려한 도포를 입은 양반 한 분이 종자 서너 명을 거느리고 개울가로 급히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분의 얼굴에는 사색이 어려 있었고,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지요.
※ 4. 김 참판의 출현, 금덩이 주인이 밝혀지던 순간
그 양반은 다름 아닌 한양에서 내려오신 김 참판이셨습니다. 나이는 쉰다섯, 호조참판을 지내시고 이제는 잠시 낙향하여 경상도 땅을 여행 중이신 분이셨지요. 김 참판은 이번 여행 중 먼 친척의 혼례에 부조할 금덩이 하나를 품에 지니고 계셨는데, 사흘 전 이 개울을 건너다 그만 품속에서 그것을 떨어뜨리고 만 것이었습니다. 한참을 간 뒤에야 그 사실을 알아채고는 황급히 되돌아오셨으나, 그 사이 다른 길로 방향을 잘못 잡아 엉뚱한 곳을 수색하며 사흘을 허비하신 것이었지요.
김 참판이 개울가에 이르러 이리저리 살피다가, 바위 위에 단정히 앉아 있는 돌쇠를 발견하고 놀라셨습니다.
"여보게, 젊은이. 이 개울가에서 혹 금덩이 하나를 본 일이 있는가?"
돌쇠가 벌떡 일어나 바위에서 뛰어내리려 했으나, 사흘 굶주린 몸이 비틀거리며 무너지고 말았지요. 김 참판이 급히 다가가 돌쇠를 부축해 일으켰습니다.
"아니, 젊은이! 왜 이 꼴이 되었나! 어디가 아픈가?"
돌쇠는 떨리는 손으로 품속에 깊이 간직해 두었던 거적 꾸러미를 꺼냈습니다. 그리고 조심스레 풀어 그 속의 황금덩이를 김 참판 앞에 내밀었지요.
"어른, 혹시 이것이 어른의 것이옵니까?"
김 참판의 눈이 일순 휘둥그레졌습니다. 그의 손이 덜덜 떨리며 금덩이를 받아 들었지요. 그 크기와 모양, 그리고 금덩이 한쪽에 새겨진 작은 글자까지, 틀림없는 자신의 것이었습니다.
"오, 마침내! 마침내 찾았구나! 젊은이, 자네가 이것을 어찌 가지고 있었는가!"
돌쇠는 비틀거리는 몸을 겨우 세우며 말했습니다.
"사흘 전 아침, 이 개울가에서 주웠습니다. 주인을 찾아 드리려 이 자리를 지키며 사흘을 기다렸사옵니다."
김 참판의 얼굴이 굳어졌습니다.
"사흘을? 이 자리에서 사흘을 꼬박 서서 기다렸단 말인가? 자네, 지금까지 먹지도 자지도 못한 게로구나?"
"주먹밥 두 덩이가 있어 그것으로 조금씩 버텼사옵니다. 다만 자리를 비우면 어른께서 오셨을 때 찾지 못하실까 염려되어 떠날 수가 없었사옵니다."
김 참판의 종자들마저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금덩이 하나면 평생을 먹고 살 수 있는 양반들조차 탐낼 재물인데, 일개 머슴이 그것을 주인에게 돌려주기 위해 사흘을 굶으며 지켰다니, 참으로 믿기 어려운 일이었지요.
'이 금덩이면 네 머슴 신분을 벗고도 평생 놀고먹을 만하거늘, 어찌 가질 생각도 하지 않았단 말인가. 참으로 세상에 드문 사람을 만났구나.'
김 참판은 돌쇠의 앞에 무릎을 꿇을 뻔하셨습니다. 양반이 머슴에게 무릎을 꿇는 일이 어찌 흔하겠습니까마는, 그분의 가슴속에서 깊은 경의가 솟아올랐던 것이지요.
"젊은이, 자네 이름이 무엇인가? 누구의 집에서 일을 하는가?"
"소인의 이름은 돌쇠이옵고, 안동 최 부자 댁에서 머슴살이를 하고 있사옵니다."
"돌쇠라…. 부모는 계신가?"
"다섯 살에 잃고 고아로 자랐사옵니다."
김 참판의 눈가에 뜨거운 것이 맺혔습니다. 고아 출신의 머슴이 이런 인품을 지녔다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슴 깊이 울려 오는 바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분은 잠시 숨을 고르시더니, 종자에게 명하셨습니다.
"이 젊은이를 달구지에 태우고, 그 소도 몰고 함께 최 부자 댁으로 가자꾸나. 내 오늘 이 젊은이의 주인을 뵙고 긴히 의논드릴 일이 있다."
김 참판은 친히 자신의 도포를 벗어 덜덜 떨고 있는 돌쇠의 어깨에 덮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품속에서 마른 곶감 몇 개를 꺼내어 돌쇠의 손에 쥐여 주셨지요.
"돌쇠야, 사흘을 굶었으니 이것부터 좀 먹어 두거라. 내 자네 덕분에 목숨 같은 것을 되찾았으니, 이 은혜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일행은 돌쇠를 달구지에 태우고 안동 최 부자 댁을 향해 길을 재촉했습니다. 해가 서편으로 기울어 가는 가을 오후, 산길 위로 김 참판의 말과 돌쇠의 달구지가 나란히 나아가고 있었지요.
※ 5. 김 참판의 결단
최 부자 댁에 당도한 김 참판은 주인 최 어른을 뵙고 정중히 예를 갖추셨습니다. 최 부자 어른은 한양의 높은 벼슬아치가 친히 찾아오신 것에 놀라 허겁지겁 사랑채로 모시고, 상석에 앉기를 권하셨지요. 두 분이 자리에 앉으시자, 김 참판이 먼저 말문을 여셨습니다.
"주인장, 오늘 내가 이 집을 찾은 것은 다름이 아니외다. 바로 이 집 머슴 돌쇠라는 청년 때문이오."
"예? 돌쇠가 무슨 큰 잘못이라도 저질렀사옵니까? 허면 소인이 친히 벌을 내리겠사옵니다."
최 부자 어른이 당황하여 말씀하시자, 김 참판이 손을 들어 만류하시며 지난 사흘간의 일을 자세히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금덩이를 주운 일, 사흘을 그 자리에서 버티며 주인을 기다린 일, 그리고 오늘 금덩이를 되돌려 준 일까지. 최 부자 어른의 얼굴에서는 점점 놀라움이 번져 가더니, 이야기가 끝날 무렵에는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되어 계셨지요.
"허어, 내 십팔 년을 돌쇠를 품 안에서 길러 왔소이다만, 그 아이의 그릇이 이토록 큰 줄은 미처 몰랐소이다. 머슴으로만 부리며 살려 왔던 것이 참으로 부끄럽구려."
김 참판이 고개를 끄덕이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주인장, 내 한 가지 청이 있소이다. 이 돌쇠라는 청년을 내게 보내 주시지 않겠소? 내가 그 속량금을 직접 치르겠으며, 오히려 그 값의 몇 배를 덧붙여 드리리다."
최 부자 어른이 잠시 생각에 잠기시더니, 이윽고 호탕하게 웃으셨습니다.
"참판 대감, 그 말씀 참으로 고마우나 내가 속량금을 받을 수는 없사옵니다. 그 아이를 열여덟 해 동안 머슴으로 부려 온 것만으로도 내가 충분히 이득을 보았지요. 지금 그 아이가 참으로 귀한 자리로 나아간다면, 그것이야말로 이 집안의 복이옵니다. 속량 문서를 내 친히 써서 그 아이 손에 쥐여 주겠사옵니다."
최 부자 어른은 그 자리에서 먹을 갈고 붓을 들어 속량 문서를 써 내려가셨습니다. "안동 최씨 집안의 머슴 돌쇠, 이 날 이후로 양인의 신분을 되찾아 자유로이 제 삶을 살아가도록 하노라"는 글귀였지요. 김 참판이 옆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시며 깊이 감복하셨습니다.
'이 최 부자 어른도 보통 그릇이 아니시구나. 머슴을 함부로 다루지 않으시고 오히려 그 앞길을 열어 주시려 하시니, 참으로 옛 선비의 풍모가 남아 있는 분이시다.'
김 참판은 돌쇠를 사랑채로 불러들이셨습니다. 이제 막 뜨거운 국밥 한 그릇을 얻어먹고 기운을 좀 차린 돌쇠가 단정한 자세로 들어와 큰절을 올리자, 김 참판이 그 손을 잡으며 조용히 말씀하셨지요.
"돌쇠야, 너는 이제 머슴이 아니다. 최 어르신께서 속량 문서를 써 주셨으니, 오늘부터 너는 양인이다."
돌쇠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그는 말을 잇지 못하고 한참을 엎드려 흐느끼기만 했지요. 열여덟 해를 짊어져 온 머슴의 굴레가 이 한순간에 풀려나간 것이었습니다.
"어, 어르신. 이 은혜를 제가 어찌 갚으오리까. 참판 대감의 은혜, 최 어르신의 은혜, 모두 제 목숨 다하는 날까지 잊지 않겠사옵니다."
김 참판은 돌쇠의 등을 가만히 쓰다듬어 주셨습니다.
"돌쇠야, 너는 이미 내게 갚을 수 없는 은혜를 베풀었다. 그 금덩이는 사실 금덩이 하나가 아니라, 내 집안의 명예이자 약속이었다. 네가 그것을 지켜 준 덕에 나와 내 가문이 체면을 유지할 수 있었으니, 오히려 내가 네게 큰 빚을 졌느니라. 이제 나를 따라 한양으로 올라가자. 내가 너를 내 집에 들여 공부도 시키고, 사람답게 살아갈 길을 열어 주겠다."
"참, 참판 대감! 소인이 어찌 그런 분에 넘치는 은혜를…."
"넘치지 않느니라. 너 같은 젊은이가 세상에 나가 제 뜻을 펴지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하늘이 낸 인재를 묻어 두는 죄일 것이다. 자, 사양 말고 나를 따라나서거라."
※ 6. 참판 댁 솟을대문과 외동딸 옥진 아씨
며칠 뒤 돌쇠는 김 참판을 따라 한양으로 올라왔습니다. 난생처음 보는 한양의 번화한 거리와 솟을대문이 늘어선 북촌 골목을 지나며, 돌쇠의 가슴은 벅찬 감격과 두려움으로 가득했지요. 김 참판 댁 앞에 이르렀을 때, 솟을대문 너머로 높은 기와지붕과 넓은 마당이 보였습니다.
대문 안으로 들어서자, 단정한 치마저고리를 입은 마님 이씨 부인과, 그 뒤에 다소곳이 서 있는 한 젊은 처자가 그들을 맞이하였지요. 그 처자가 바로 김 참판의 외동딸 옥진 아씨였습니다. 나이는 열여덟, 어릴 때부터 부친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자라, 글과 예법을 두루 익힌 귀한 규수였지요. 얼굴은 달덩이처럼 곱고, 몸가짐은 물 흐르듯 단아하였으며, 눈빛은 깊고 맑아 어떤 비단처럼 고왔습니다.
옥진 아씨는 낯선 젊은이가 아버님을 따라 들어오는 것을 보고 조용히 고개 숙여 인사를 올렸지요. 돌쇠는 감히 그 얼굴을 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마당에 엎드려 큰절을 올렸습니다. 돌쇠의 차림새는 비록 머슴 옷 그대로였으나, 그 몸가짐과 절의 예법이 어찌나 단정한지 이씨 부인이 의아해하며 남편에게 물으셨지요.
"영감, 이 젊은이가 누구이기에 우리 집에 모셔 오셨소?"
"부인, 이 젊은이가 바로 내가 말한 돌쇠라는 청년이오. 내 금덩이를 사흘간 지키며 주인에게 돌려준 그 의인이오. 오늘부터 이 집에 머물며 글공부를 시킬 것이니, 부인께서도 잘 보살펴 주시구려."
이씨 부인은 남편으로부터 이미 그 사연을 들으셨던 터라, 이 젊은이를 귀한 손님으로 맞이하셨습니다. 옥진 아씨 또한 아버님이 사흘을 허비하며 찾아 헤매신 그 금덩이를 지켜 주었다는 청년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품게 되셨지요. 그녀가 방으로 돌아가 시녀에게 가만히 물으셨습니다.
"저 젊은이, 머슴 출신이라지만 그 몸가짐이 어찌 저리 단정한지 모르겠구나. 얼굴도 맑고, 눈빛도 곧고…."
"아씨, 사람이 꼭 신분으로만 가름되는 것은 아니지요. 저이 말씀을 듣자니 어려서 부모를 잃고 고아로 자랐다 하는데, 저렇게 고운 마음을 잃지 않고 자랐다는 것이 오히려 놀라운 일 아니겠습니까."
옥진 아씨는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그녀는 평소에도 반가의 도련님들이 재물과 가문만을 따지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답답해지곤 했지요. 그런 와중에 이 정직한 젊은이의 이야기가 그녀의 마음을 깊이 울렸던 것입니다.
돌쇠는 그날부터 김 참판 댁 별채에 머물며 학문을 익히기 시작했습니다. 김 참판께서 친히 스승을 붙여 주셨고, 돌쇠는 늦은 나이에 시작한 공부였으나 그 총명함이 어찌나 비상한지, 석 달 만에 천자문을 떼고 반년 만에 소학을 읽어 내었지요. 김 참판께서는 돌쇠의 학문 진도에 놀라며 더욱 귀히 여기셨습니다.
한 해가 지났을 무렵, 돌쇠는 이제 제법 선비 풍모를 갖춘 청년이 되어 있었지요. 깨끗이 빗은 머리에 단정한 도포를 갖춰 입고, 사랑채에서 김 참판과 마주 앉아 글에 관해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누가 보더라도 양반가의 자제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가을 저녁이었지요. 옥진 아씨가 뒤뜰에서 국화꽃을 꺾다가 우연히 별채를 지나던 돌쇠와 마주쳤습니다. 두 사람은 잠시 서로 예를 갖추어 인사를 나누었는데, 옥진 아씨가 부끄러운 듯 조용히 한마디 건넸지요.
"돌쇠 공, 아버님께서 늘 공을 칭찬하십니다. 공이 지니신 마음이 참으로 귀하다 하셨어요."
돌쇠는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아, 아씨. 소인 같은 자에게는 과분한 말씀이십니다. 그저 참판 어르신의 은혜로 이 자리에 있을 뿐이옵니다."
옥진 아씨는 가만히 웃으며 국화 한 송이를 돌쇠에게 건네셨지요. 그것은 말 없는 마음의 표시였습니다. 돌쇠는 그 꽃을 받아 들며, 평생 처음으로 자신의 가슴이 이토록 뜨겁게 뛰는 것을 느끼셨습니다.
※ 7. 속량 문서와 혼례, 사대부의 일원이 된 돌쇠의 새 인생
그해 겨울, 김 참판은 사랑채에서 부인과 심각하게 의논하고 계셨습니다. 돌쇠가 이제 스물네 살이 되었고, 옥진 아씨가 열여덟이 되었으니 두 사람의 혼사를 두고 드는 깊은 생각이었지요. 이씨 부인이 조심스레 말씀하셨습니다.
"영감, 돌쇠라는 젊은이가 참으로 훌륭한 줄은 압니다만, 출신이 머슴이었으니 주변에서 말이 많지 않겠어요? 우리 외동딸을 머슴 출신 청년에게 보낸다 하면, 일가친척은 물론 한양 양반들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김 참판은 잠시 눈을 감고 계시다가 천천히 입을 여셨지요.
"부인, 나는 평생 벼슬에 있으며 수많은 양반을 보아 왔소이다. 그중에 돌쇠만 한 인품을 지닌 이를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소. 출신이 낮다 한들 사람의 그릇이 크면 그것이 바로 양반이 아니겠소? 옛 성현께서도 '사람은 그 행실로 귀천이 가려진다'하셨으니, 나는 돌쇠를 내 사위로 맞고 싶소이다."
"영감의 뜻이 그러시다면, 저도 따르겠습니다. 옥진이도 돌쇠 공을 마음에 두고 있는 듯하더이다."
"옳거니! 옥진이의 마음이 그렇다면 더욱 망설일 것이 없소이다."
김 참판은 그날로 돌쇠를 사랑채로 불렀습니다. 돌쇠가 단정한 자세로 앉자, 참판께서 빙그레 웃으시며 말씀하셨지요.
"돌쇠야, 내 너에게 긴히 할 말이 있다. 너는 이제 학문도 어느 정도 이루었고, 사람됨이 내가 보기에도 흠잡을 데 없이 귀하다. 해서 내가 너를 정식으로 내 양자로 삼고, 내 외동딸 옥진이의 배필로 맞아들이고자 하는데, 네 뜻이 어떠하냐?"
돌쇠의 눈이 일순 멍해지더니, 이윽고 그 자리에 엎드려 흐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대, 대감! 소인 같은 자에게 어찌 이런 과분한 일을…. 감히 바랄 수 없는 일이옵니다!"
"돌쇠야, 네가 내 금덩이를 사흘간 지켜 준 그날, 나는 너를 자식으로 삼기로 이미 마음먹었느니라. 하늘이 이어 준 이 인연을 내가 어찌 거절할 수 있겠느냐. 내 딸도 네 마음을 알고 있으니, 너는 감사히 받아들이거라."
그해 겨울, 김 참판 댁에서 성대한 혼례가 치러졌습니다. 북촌 일대의 양반들이 모두 모여들어 어찌하여 참판 댁이 머슴 출신의 청년을 사위로 맞는지 의아해했으나, 김 참판께서 친히 그 사연을 말씀해 주시자 모두들 감복하여 오히려 돌쇠를 "의인(義人)"이라 부르기 시작했지요. 심지어 이 소문이 궁중에까지 흘러 들어가, 영조 임금께서도 그 이야기를 들으시고 "하늘이 낸 의로운 젊은이로다" 하시며 친히 돌쇠에게 새 이름을 지어 내리셨습니다. 그 이름이 바로 "김의현(金義賢)", 의로운 현자라는 뜻이었지요.
혼례 뒷날 돌쇠, 아니 이제는 김의현이 된 그가 옥진 아씨의 손을 잡고 마당에 섰을 때, 저 멀리 안동 고향 쪽 하늘을 한참 바라보았습니다. 돌아가신 어머님의 그 임종 당부가 다시 귓전에 울렸지요.
'아무리 가난해도 남의 것을 탐하지 말거라. 네 마음을 지키며 산 사람은 언젠가 하늘이 굽어살피신다.'
그는 마음속으로 어머님께 절을 올렸습니다. 어머님의 그 한마디가 오늘의 자신을 만든 모든 것이었음을 새삼 깨닫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지요.
김의현은 그 뒤로도 평생 그 초심을 잃지 않고 살아갔습니다. 장인 김 참판의 도움으로 뒤늦게 과거를 보아 급제하고, 여러 고을의 수령을 지내며 백성을 자기 식구처럼 돌보았지요. 그가 부임한 고을마다 도둑이 끊어지고 과부들이 눈물을 씻었으며, 가난한 이들이 허리를 펴고 살게 되었다 합니다. 아내 옥진 아씨와의 금슬도 지극하여 평생 첩실을 두지 않고 해로하셨고, 두 사람 사이에 태어난 세 아들과 두 딸 모두 훌륭하게 자라 가문의 기둥이 되었지요.
세월이 흘러 김의현이 노년에 이르렀을 때, 그의 장손이 어느 날 할아버님께 물었습니다.
"할아버님, 어찌하여 사람은 정직해야만 합니까? 요즘은 거짓말을 해야 잘사는 세상이라 하는데요."
김의현은 빙그레 웃으시며 답하셨지요.
"손자야, 네 할아버지가 젊은 시절 개울가에서 사흘을 기다린 적이 있단다. 그 사흘이 없었다면 네 할아버지도 없고, 너도 없고, 이 집안도 없었을 것이다. 정직은 사람을 잃는 길이 아니라 사람을 얻는 길이요, 재물을 잃는 길이 아니라 하늘을 얻는 길이니라. 기억하거라, 하늘의 그물은 엉성해도 결코 빠뜨리지 않는 법이다."
청구야담에 이 이야기를 기록한 이가 덧붙이기를, "한 사람의 정직한 사흘이 한 집안의 삼대를 일으키고, 한 가문의 운명을 바꾸었으니, 하늘이 사람을 보살피는 법이 이러하더라" 하였습니다. 오늘 밤 잠자리에 드시는 여러분께, 이 조선 머슴 돌쇠의 따뜻하고 통쾌한 이야기가 조용한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이 한 편을 이로써 마치겠습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약 240자)
오늘 밤 여러분과 함께한 이 한 편의 이야기, 어떠셨는지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도 스스로를 지킨 한 젊은이의 사흘이, 결국 하늘을 움직이고 한 집안을 일으킨 기적이 되었다는 옛 어른들의 가르침이 가슴에 깊이 남으시기를 바랍니다. 혹 오늘 살아가시며 정직이 손해로만 여겨지는 순간이 있으셨다면, 돌쇠가 지킨 그 사흘을 한 번 떠올려 보시기를. 하늘의 그물은 엉성해 보여도 결코 선한 이를 빠뜨리지 않는다 하였으니 말입니다. 다음 이야기로 또 찾아뵙겠습니다. 편안한 밤 되시옵소서.
썸네일 이미지 프롬프트 (영어, 16:9, no text)
Cinematic 16:9 aspect ratio scene set in the Joseon dynasty era
Korean countryside at golden hour. In the foreground a humble
young Korean manservant in his early twenties wearing simple
worn hemp clothing kneels beside a crystal clear mountain stream,
his sun-tanned face showing deep sincerity and honesty. He holds
out with both hands a gleaming golden nugget the size of a fist,
offering it to a distinguished elderly Korean nobleman in his
mid-fifties wearing an elegant deep blue scholar's robe and
traditional black gat hat, whose dignified face is filled with
astonishment and profound respect. The golden nugget sparkles
brilliantly under the warm sunlight. In the softly blurred
background autumn mountains rise gently, wrapped in morning mist,
with smooth stream stones, wildflowers, and a patient ox-cart
waiting by the stream. Red maple leaves and golden ginkgo leaves
drift down through the air. Warm golden hour lighting creates
emotional cinematic atmosphere conveying honesty, integrity,
and heaven's blessing. Rich colors of warm amber gold, deep
indigo blue, earthy hemp beige, soft forest green, autumn
crimson and ivory cream. Highly detailed photorealistic Korean
historical drama aesthetic, painterly cinematic lighting,
emotional and heartwarming mood, no text, no letters,
no watermarks, 16:9 widescreen compos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