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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은 기생의 억울함을 풀어낸 판관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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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스크립션 (300자)

    조선 영조 시대, 명판관으로 알려진 박문수가 평양 감사로 부임한 후 마주한 기이한 사건. 억울하게 죽은 기생 월향의 원혼이 밤마다 나타나 울음소리를 내자, 이를 파헤치는 박문수의 명탐정 활약상. 뛰어난 지혜와 통찰력으로 권력가의 비리를 밝혀내고 죽은 기생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과정을 담아낸 조선시대 전설. 정의와 인간애, 그리고 조선시대 법과 제도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역사 이야기.

    ※ 평양 부임, 박문수가 평양 감사로 부임하며 평양 기생들의 비참한 현실을 목격한다.

    영조 8년, 초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평양 대동강을 비추던 날이었다. 새로 부임한 평양 감사 박문수가 관아로 들어서는 모습이 보였다. 백발이 성성한 그의 얼굴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으나, 그 눈빛만은 여전히 예리했다. "평양 감사 박문수, 부임하였소!" 그의 우렁찬 목소리가 관아에 울려 퍼졌다. 박문수는 벌써부터 들려오는 평양의 소문들이 마음에 걸렸다. 전임 감사들이 기생들을 학대하고 뇌물을 받아 챙겼다는 소문, 그리고 최근 평양에서 일어난 기이한 일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첫날 밤, 박문수는 평양의 실정을 파악하기 위해 관아의 서리들을 불러 모았다. "내 들으니 평양의 기생들이 몹시 고통받고 있다 하더군. 어찌된 일인지 솔직히 말해보시오." 서리들은 서로 눈치만 살필 뿐, 쉽게 입을 열지 않았다. 그때 나이 지긋한 한 서리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감사님, 평양의 기생들은 관아의 소유나 다름없사옵니다. 전임 감사들과 양반들이 마음대로 부리고... 때론 목숨까지 빼앗기도 했지요."

    박문수는 눈을 감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더 자세히 말해보시오." 서리는 떨리는 목소리로 계속했다. "특히 지난 겨울, 월향이라는 기생이 죽은 일은 더욱 기이했습니다. 그녀는 이판서의 수청을 들다가 갑자기 목을 매 죽었다 하는데, 그 후로 매일 밤 관아에서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합니다." 박문수의 눈썹이 살짝 움직였다. "울음소리라..."

    다음 날, 박문수는 평양의 기생청을 찾았다. 화려한 비단옷을 입은 기생들이 그를 맞이했지만, 그들의 눈빛에는 슬픔이 깃들어 있었다. "월향에 대해 알고 싶소. 그녀는 어떤 사람이었소?" 기생들은 서로 눈치를 살폈다. 그때 한 기생이 조심스레 앞으로 나섰다. "제가 월향의 친구 행단입니다. 월향은... 평양에서 가장 아름답고 재주 많은 기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이판서의 눈에 들어 고통받았습니다."

    박문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판서라... 그를 만나봐야겠군." 박문수가 이판서의 저택을 찾아갔을 때, 이판서는 뜰에서 술을 마시며 시를 읊고 있었다. "오, 새 감사님이 오셨군요. 환영합니다." 이판서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 눈빛은 차갑고 계산적이었다. 박문수는 담담하게 물었다. "들으니 이판서께서 기생 월향과 인연이 깊으셨다고 하던데, 그녀의 죽음에 대해 아는 바가 있소?"

    이판서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그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불쌍한 기생일 뿐입니다. 감사님께서 그런 하찮은 일에 신경쓰실 필요가 있을까요?" 박문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모든 백성의 죽음은 하찮은 일이 아니오. 특히 억울한 죽음이라면 더욱 그러하지."

    그날 밤, 박문수는 혼자 관아에 남아 깊은 생각에 잠겼다. 밤이 깊어가자 어디선가 여인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요?" 박문수가 소리쳤지만 대답은 없었다. 대신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촛불을 흔들었고, 그 자리에 하얀 소복을 입은 여인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다. 그녀의 목에는 붉은 자국이 선명했다. "그대가 월향이오?" 박문수가 물었다. 여인은 대답 대신 눈물만 흘렸다. "그대의 억울함을 풀어주겠소. 어찌 죽게 되었는지 말해주시오."

    여인의 모습은 점점 선명해졌다. "저... 이판서에게 살해당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가 바람결에 실려 왔다. "어찌된 일인지 자세히 말해주시오." 박문수가 다시 물었다. 여인은 입을 열려다 갑자기 사라져버렸다. 그 자리에는 붉은 비단 조각 하나만이 남아있었다. 박문수는 그것을 집어들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진실을 밝혀야겠군..."

    ※ 원혼의 출현, 매일 밤 관아에서 들려오는 울음소리, 죽은 기생 월향의 원혼이 나타난다.

    다음 날 새벽, 박문수는 월향의 무덤을 찾았다. 평양 외곽의 작은 언덕, 초라한 무덤 앞에 서서 그는 묵념했다. "월향이여, 그대의 한을 풀어주리다." 그때 무덤 주변에서 한 노파가 나타났다. "감사님, 이 무덤을 찾으시다니..." 노파의 눈에는 의아함이 가득했다. "이 무덤의 주인에 대해 아는 것이 있소?" 박문수가 물었다. 노파는 주변을 살핀 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월향은 제 딸과 같은 아이였습니다. 그 아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건 거짓말이지요."

    노파의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월향은 이판서의 수청을 들던 중, 그의 비리를 알게 되었고 이를 감사에게 고발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를 알게 된 이판서는 월향을 죽인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처럼 꾸몄다는 것이었다. "증거가 있소?" 박문수가 물었다. 노파는 고개를 저었다. "증거라... 누가 감히 이판서의 악행에 증거를 모으겠습니까. 그저 제 딸아이가 말해준 이야기일 뿐이지요."

    박문수는 관아로 돌아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증거 없이 이판서를 단죄할 수는 없었다. 그는 월향의 친구였던 행단을 다시 불러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행단, 월향이 이판서의 어떤 비리를 알게 되었소?" 행단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월향이... 이판서가 조정에 바칠 세금을 횡령한 증거를 보았다고 했습니다. 문서가 있다고 했는데..." 행단의 말에 박문수의 눈이 빛났다. "그 문서는 어디 있소?" 행단은 한참을 망설이다 말했다. "월향이 죽기 전, 저에게 맡긴 작은 보자기가 있습니다. 그 안에..."

    그날 밤, 박문수는 행단이 가져온 보자기를 풀어보았다. 그 안에는 이판서가 세금을 횡령한 증거 문서와 함께 월향의 일기가 들어 있었다. 일기에는 이판서의 협박과 학대, 그리고 자신이 알게 된 비리에 대한 내용이 상세히 적혀 있었다. 박문수는 이 증거를 바탕으로 이판서를 체포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그전에 한 가지 더 확인할 것이 있었다.

    박문수는 다시 한번 월향의 원혼을 불러내기로 했다. 관아의 모든 불을 끄고 홀로 앉아 있자니, 어느새 찬바람이 불어오며 월향의 모습이 나타났다. "월향, 그대가 남긴 증거를 찾았소. 이제 그대의 억울함을 풀어주겠소. 하지만 한 가지 더 물어보고 싶소. 이판서가 그대를 어떻게 죽였소?" 월향의 원혼은 몸을 떨며 대답했다. "이판서는... 제가 자고 있을 때 몰래 들어와 저를 끈으로 목 졸라 죽인 후, 제 시신을 나무에 매달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처럼 꾸몄습니다..."

    박문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소. 이제 그대의 한을 풀어주리다." 월향의 원혼은 눈물을 흘리며 점점 옅어져 갔다. 바로 그때, 관아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감사님! 큰일 났습니다!" 급히 달려온 아전이 소리쳤다. "이판서가 자객을 보내 행단을 해치려 했다고 합니다!" 박문수는 즉시 병사들을 이끌고 기생청으로 달려갔다.

    기생청에 도착한 박문수는 자객에게 둘러싸인 행단을 발견했다. "이 무슨 패악질이냐!" 박문수의 호통에 자객들은 흩어졌지만, 그중 한 명이 붙잡혔다. "누가 너를 보냈느냐?" 박문수의 질문에 자객은 두려움에 떨며 대답했다. "이... 이판서의 명령입니다..." 이제 모든 증거가 갖추어졌다. 박문수는 즉시 이판서의 저택으로 향했다.

    이판서는 당황했지만 여전히 거만했다. "감사님, 이 무슨 소란이옵니까? 한밤중에 대감의 저택을 습격하시다니..." 박문수는 차분하게 말했다. "이판서, 그대는 세금을 횡령하고, 기생 월향을 살해한 죄로 체포되었소." 이판서는 비웃었다. "웃기는 소리! 무슨 증거가 있다고!" 그때 박문수는 월향의 일기와 횡령 문서, 그리고 자객의 자백을 내보였다. 이판서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 이것은 조작된 것이오! 누가 감히 나를..." 이판서가 소리쳤지만, 박문수는 이미 병사들에게 그를 체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판서, 그대는 평양 감옥에 갇혀 재판을 기다릴 것이오. 그리고 그 재판에서 월향의 원혼이 증인으로 나타날 것이오." 박문수의 말에 이판서는 공포에 질려 떨기 시작했다. "원... 원혼이라니... 그런 것이 어디 있소..."

    그날 밤, 감옥에 갇힌 이판서 앞에 월향의 원혼이 나타났다. 공포에 질린 이판서는 결국 모든 죄를 자백했고, 다음 날 아침 박문수는 평양 관아에서 판결을 내렸다. "이판서, 그대는 세금 횡령과 살인죄로 사형에 처한다." 판결이 내려지자 평양의 백성들이 환호했고, 그날 밤 월향의 원혼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무덤 위로 아름다운 꽃이 피어났다. 박문수는 그 꽃을 보며 미소지었다. "이제 편히 쉬시오, 월향."

    그로부터 평양의 기생들은 더 이상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게 되었다. 박문수의 지혜와 정의로움은 평양을 넘어 조선 전역에 알려졌고, '죽은 기생의 억울함을 풀어낸 판관'이라는 이야기는 오랫동안 백성들 사이에서 전해졌다. 진실을 밝히고 약자를 보호하는 박문수의 정신은 조선의 역사 속에 빛나는 이정표가 되었다.

    ※ 사건 조사, 박문수가 월향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평양 관아의 사랑방, 박문수는 월향의 죽음에 관한 모든 증거를 펼쳐놓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판서가 보낸 자객과 월향의 일기, 그리고 세금 횡령 문서까지.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으니, 살아있는 사람에게서 증거를 찾아야겠군." 박문수는 중얼거리며 붓을 들었다. 그는 월향의 시신을 다시 검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른 새벽, 박문수는 두 명의 의녀와 함께 월향의 무덤을 파헤쳤다. 노파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들은 조심스럽게 월향의 시신을 꺼내었다. "자, 자세히 살펴보시오." 의녀들은 떨리는 손으로 시신을 살폈다. "감사님, 목의 상처가... 스스로 목을 맨 경우와는 다릅니다. 누군가에게 목이 졸렸던 흔적이 뚜렷합니다." 하나의 의녀가 말했다. 박문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 손톱 밑에 낀 것은?" 다른 의녀가 월향의 손톱 밑을 가리켰다. "이것은... 옷 조각인 듯합니다. 푸른빛 비단..." 바로 이판서가 즐겨 입던 비단 옷의 색이었다.

    박문수는 평양 시장터로 향했다. 그곳에서 그는 이판서의 집에서 일하던 하인을 만났다. "들으니 자네가 이판서 댁에서 일했다고?" 하인은 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감사님. 3년 전까지 일했습니다만..." 박문수는 친절한 목소리로 물었다. "월향이라는 기생에 대해 아는 것이 있는가?" 하인은 좌우를 살피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월향은 이판서의 수청을 들던 기생입니다. 하지만 이판서는 그녀에게 잔인했지요. 특히 그녀가 무언가를 알게 된 후로는..."

    박문수는 하인에게 더 깊은 질문을 던졌다. "월향이 죽은 날 밤, 이판서는 어디에 있었소?" 하인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대답했다. "그날 밤, 이판서는 집에 없다고 했지만... 사실 저는 깊은 밤 그가 몰래 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손에는 긴 끈을 들고..." 박문수의 눈이 빛났다. "그래, 그 후에는?" 하인은 떨리는 목소리로 계속했다. "이판서가 돌아왔을 때, 그의 옷 소매가 찢어져 있었고... 다음 날 아침, 월향이 목을 매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이제 박문수에게는 이판서를 단죄할 충분한 증거가 있었다. 그는 관아로 돌아와 서리들을 불러 모았다. "이판서를 당장 체포하라. 그리고 그의 집안을 철저히 수색하라." 서리들이 떠난 후, 박문수는 다시 한번 월향의 일기를 펼쳐보았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내일, 나는 새 감사께 이판서의 비리를 고발할 것이다. 이것이 나의 마지막 선택일지 모르나, 더 이상 이 억압 속에서 살 수 없다." 박문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월향, 그대의 용기가 헛되지 않게 하리다."

    그날 오후, 서리들이 이판서의 집을 수색한 결과를 가지고 돌아왔다. "감사님, 이것을 찾았습니다." 서리가 내민 것은 찢어진 푸른 비단 옷과 피가 묻은 끈이었다. 박문수는 월향의 손톱에서 발견된 비단 조각과 그것을 대조해 보았다. "완벽히 일치하는군." 이제 이판서를 단죄할 모든 증거가 모였다. 박문수는 월향의 영혼을 향해 마음속으로 말했다. "이제 곧 그대의 원한을 풀어드리리다."

    ※ 진실의 실마리, 월향과 가까웠던 기생 행단으로부터 충격적인 진실을 듣는다.

    평양 기생청, 박문수는 행단과 마주 앉았다. 그녀의 눈에는 두려움과 희망이 교차했다. "행단, 이제 모든 진실을 말해주시오. 월향이 이판서에게 어떤 일을 당했는지..." 행단은 깊은 숨을 들이쉬고 대답했다. "감사님, 월향은 단순히 이판서의 수청을 들던 기생이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이판서의 세금 횡령 계획을 알아내고 이를 고발하려 했던 것입니다."

    행단의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월향은 우연히 이판서가 평양에서 거둔 세금을 횡령하는 현장을 목격했다. 그녀는 용기를 내어 증거를 모으기 시작했고, 이판서의 비리를 낱낱이 기록했다. "월향은 정의로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위험에 처할 것을 알면서도 진실을 밝히려 했습니다." 행단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런데 어떻게 이판서가 이 사실을 알게 되었소?" 박문수가 물었다. 행단은 고개를 숙였다. "그것은... 제 잘못입니다. 저도 모르게 월향의 계획을 다른 기생에게 말했고, 그 말이 이판서의 귀에 들어간 것입니다." 행단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월향이 죽은 것은 모두 제 잘못입니다..."

    박문수는 부드럽게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자책하지 마시오. 이판서가 저지른 죄를 행단이 대신 짊어질 필요는 없소."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물었다. "행단, 월향이 남긴 다른 증거가 더 있지 않소?" 행단은 고개를 끄덕였다. "있습니다. 월향은 이판서가 세금을 횡령한 증거와 함께, 그가 전 평양 감사와 공모하여 조정을 속인 편지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행단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 구석의 작은 상자를 가져왔다. "이것은 월향이 제게 맡긴 것입니다. 그녀가 죽은 후, 저는 이것을 감히 열어볼 수 없었습니다." 상자 안에는 이판서와 전 평양 감사가 주고받은 편지들이 있었다. 그 내용은 두 사람이 어떻게 세금을 횡령하고 그 책임을 백성들에게 떠넘겼는지를 상세히 담고 있었다.

    "이것으로 충분하오." 박문수는 상자를 받아들고 말했다. "행단, 그대의 용기에 감사하오. 이제 월향의 죽음은 헛되지 않을 것이오." 그의 말에 행단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숙였다. "감사님,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월향이 죽기 전날 밤, 그녀는 꿈에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내 시신을 자세히 살펴봐 달라. 내 목의 상처와 손톱 밑에 낀 것을...' 저는 그 말의 의미를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박문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월향의 영혼이 우리를 돕고 있는 것이오. 그녀의 원한을 풀어주어야겠소." 그때 갑자기 방 안의 촛불이 흔들리며 찬바람이 불어왔다. 행단은 놀라서 뒤로 물러섰지만, 박문수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두려워 마시오. 월향이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는 것이오."

    행단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감사님, 이제 어떻게 하실 건가요?" 박문수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정의를 세울 것이오. 이판서를 함정에 빠뜨려 그의 죄를 자백받을 것이오." 그의 눈빛에는 강한 결의가 담겨 있었다. "행단, 그대도 나를 도와주시오. 월향의 원한을 풀기 위해 함께 노력합시다."

    행단은 결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감사님. 월향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박문수는 만족스럽게 미소지었다. "좋소. 그럼 이제부터 우리의 계획을 시작하겠소." 그들은 늦은 밤까지 이판서를 함정에 빠뜨릴 계획을 세웠다. 바깥에서는 바람이 불고, 멀리서 여인의 흐느끼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 함정 수사, 권력가 이판서를 함정에 빠뜨려 자백을 받아내는 박문수의 지략.

    평양 관아, 박문수는 이판서를 공식 자리에 초대했다. 화려한 연회 자리에는 평양의 여러 관리들과 양반들이 모여 있었다. 이판서는 아직 자신이 박문수의 표적이 된 것을 모른 채, 의기양양하게 자리에 앉아 있었다. "감사님, 이렇게 성대한 자리에 저를 초대해주시니 영광이옵니다." 이판서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박문수는 담담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판서께서 평양에서 오랜 세월 백성을 위해 힘써 오셨으니, 이 정도 대접은 당연한 것이지요." 그러면서 그는 술잔을 들어 이판서에게 건넸다. "오늘은 특별히 좋은 술을 준비했소. 한번 맛보시지요." 이판서는 의심 없이 술잔을 받아들었다.

    연회가 무르익을 무렵, 박문수는 갑자기 입을 열었다.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특별한 손님이 함께하고 있소." 모두가 의아한 눈빛으로 주변을 살폈다. "바로 기생 월향의 영혼이오." 그 말에 이판서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무...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판서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박문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이판서 앞으로 다가갔다. "이판서, 자네는 월향을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처럼 꾸몄지. 그리고 세금을 횡령했지." 이판서는 당황했지만, 곧 태연한 척했다. "감사님, 무슨 말씀을... 그런 일은 없었소이다." 그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박문수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아, 그렇소? 그렇다면 이것은 어찌 설명할 것이오?" 그가 소매에서 꺼낸 것은 찢어진 푸른 비단 조각이었다. "이것은 월향의 손톱 밑에서 발견된 비단 조각이오. 자네가 즐겨 입던 비단옷의 일부지." 이판서는 점점 초조해졌다. "그... 그것이 어떻다는 것이오? 증거라고 할 수 없소이다."

    박문수는 다시 한 번 소매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이번에는 피가 묻은 끈이었다. "이것은 자네의 집에서 발견된 끈이오. 월향의 목을 졸랐던 바로 그 끈이지." 이판서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이... 이것도 증거라 할 수 없소. 그저 우연일 뿐..."

    "그렇다면 이것은 어떻소?" 박문수가 내민 것은 이판서와 전 평양 감사가 주고받은 편지였다. "세금 횡령 증거와 더불어, 월향을 없애기로 한 계획까지 담겨 있소." 이판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 그런 것은..." 그때 방 안의 촛불이 모두 한꺼번에 흔들렸고, 차가운 바람이 불어닥쳤다.

    그 순간, 이판서의 뒤에 하얀 소복을 입은 여인의 모습이 어렴풋이 나타났다. 월향의 원혼이었다. 이판서는 공포에 질려 외쳤다. "안 돼! 가까이 오지 마!" 박문수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보이는가? 월향의 영혼이 자네의 죄를 고발하고 있소." 다른 관리들과 양반들은 놀라움과 공포에 휩싸였다.

    공포에 질린 이판서는 결국 모든 것을 자백했다. "그... 그렇소! 내가 월향을 죽였소! 그녀가 내 비리를 감사에게 고발하려 했기에... 그리고 세금도 횡령했소..." 그의 자백이 끝나자마자, 병사들이 들어와 그를 체포했다. 박문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정의는 언제나 승리하는 법이오." 월향의 원혼은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사라져갔다.

    ※ 정의의 판결, 월향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이판서에게 정당한 벌을 내리는 장면.

    다음 날 아침, 평양 관아 앞마당은 판결을 보러 온 백성들로 가득 찼다. 높은 단상 위에 박문수가 위엄 있게 앉아있었고, 그 앞에 이판서가 죄인의 옷을 입고 꿇어앉아 있었다. "이판서, 그대는 세금 횡령과 기생 월향 살해의 죄로 사형에 처한다." 박문수의 판결이 내려지자 백성들은 환호했다.

    이판서는 고개를 들어 박문수를 노려보았다. "감사님, 어찌 한 기생의 죽음으로 양반인 나를 사형에 처할 수 있습니까? 조정에서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오!" 박문수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이 나라의 법은 양반과 상것을 가리지 않소. 살인과 횡령은 어떤 신분이라도 용서받을 수 없는 죄요. 그리고 나는 이미 이 사건의 모든 증거와 판결 내용을 조정에 올렸소."

    판결이 끝난 후, 박문수는 월향의 무덤을 찾았다. 그곳에는 이미 행단과 다른 기생들, 그리고 노파가 모여 있었다. "감사님, 월향이 이제 편히 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노파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박문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의 원한을 풀어주었소, 월향. 이제 편히 떠나시오."

    그때 무덤 주위로 연분홍빛 꽃잎이 날리기 시작했다. 바람 한 점 없는 날이었지만, 꽃잎들은 마치 누군가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듯했다. 그리고 그 꽃잎 사이로 월향의 모습이 어렴풋이 나타났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감사합니다, 감사님. 이제 저는 편히 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가 바람결에 실려 들려왔다.

    박문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한 일은 단지 진실을 밝힌 것뿐이오. 그대의 용기가 있었기에 가능했소." 월향의 모습은 점점 옅어지며 꽃잎과 함께 하늘로 흩어져 갔다. 그 자리에 남은 이들의 눈에는 모두 눈물이 맺혔다.

    평양으로 돌아온 박문수는 기생청의 제도를 개혁했다. 더 이상 기생들이 권력자들에 의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법을 정비하고, 세금 징수 과정도 투명하게 바꾸었다. "백성 한 명 한 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 그것이 관리의 본분이오." 그의 말에 많은 백성들이 감동했다.

    이판서는 결국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고, 그의 모든 재산은 그가 착취했던 백성들에게 돌아갔다. 행단은 기생청의 우두머리가 되어 기생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일을 맡게 되었다. "월향의 뜻을 이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그녀는 다짐했다.

    세월이 흘러 박문수가 평양을 떠날 때, 수많은 백성들이 그를 배웅했다. 그의 정의로움과 지혜는 오랫동안 평양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았고, 월향의 이야기는 전설이 되어 전해졌다. 죽은 이의 원한을 풀어주고 정의를 세운 판관의 이야기, 그것은 조선의 역사 속에 빛나는 한 페이지가 되었다.

    밤이면 월향의 무덤 위로 달빛이 내리쬐고, 그 주위로 연분홍빛 꽃이 피어났다. 사람들은 그 꽃을 '월향화'라 불렀고, 억울함을 당한 이들의 원한을 풀어주는 영험한 꽃이라고 믿었다. 박문수의 이야기는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고, 정의를 갈망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남았다.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오늘 들려드린 '죽은 기생의 억울함을 풀어낸 판관 박문수'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조선시대에도 이처럼 약자의 편에서 정의를 실현한 명판관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으신가요?

    권력과 신분에 굴하지 않고 진실을 밝혀낸 박문수의 지혜, 그리고 억울한 죽음에도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 기생 월향의 용기는 오늘날에도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는 이야기입니다.

    다음 이야기는 더욱 신비롭고 감동적인 전설, '도깨비불과 함께 춤춘 소녀의 용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조선 후기, 전염병으로 마을 전체가 위험에 처했을 때, 어린 소녀가 도깨비불을 따라 산속 깊은 곳에서 신비한 약초를 찾아내는 용기 있는 모험 이야기입니다. 소녀는 왜 도깨비불을 두려워하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그 도깨비불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

    더 많은 조선시대의 숨겨진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매주 월요일 저녁 8시, 잊혀진 우리의 전설을 찾아 함께 여행하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댓글로 다음에 듣고 싶은 조선시대 이야기를 알려주시면 여러분을 위해 더욱 흥미로운 이야기를 준비하겠습니다.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이야기에서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