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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부자들만 아는 도깨비와 거래하는 법 (옛 문헌 속 비밀 계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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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킹멘트 (250자 내외)

    조선시대 진짜 부자들에게는 숨겨진 비밀이 있었다! 평범한 장사꾼에서 하루아침에 거부가 된 사람들의 공통점은 바로 '그것'과의 거래였다. 옛 문헌에 기록된 실제 계약서의 충격적 내용! 도깨비와 인간 사이에 오간 섬뜩한 약속들. 하지만 모든 거래에는 무시무시한 대가가 따랐다. 돈을 얻는 대신 잃어버린 것들의 진실이 지금 공개된다!

    디스크립션 (300자 내외)

    무더운 여름밤, 등골이 서늘해지는 조선시대 실화를 들려드립니다. 『용재총화』, 『어우야담』 등 옛 문헌에 기록된 도깨비와 인간의 거래 이야기. 갑자기 부자가 된 상인들의 숨겨진 비밀과 그들이 치러야 했던 끔찍한 대가. 실제 계약서에 담긴 섬뜩한 조건들과 약속을 어겼을 때 벌어진 무서운 일들을 생생하게 재현합니다. 더위를 한 방에 날려버릴 오싹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 하룻밤 사이에 거부가 된 쌀장수의 비밀

    조선 중종 15년, 한양 종로 쌀전골목에는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 평생 쪼들리며 살던 쌀장수 박서방이 하룻밤 사이에 거부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보통 부자가 아니라, 한양 최고 갑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부를 손에 넣었다고 했다.
    "이상하지 않소? 어제까지만 해도 쌀 한 가마니 떨어뜨려 놓고 울고 있던 사람이..." 옆 가게 주인이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 "오늘 아침에 보니 창고마다 쌀이 가득 차 있고, 집은 기와집으로 하룻밤 새 바뀌어 있더라고."
    박서방의 변화는 정말 기이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는 한양에서 가장 가난한 쌀장수 중 하나였다. 좁은 골목 한 켠에서 조그만 쌀가게를 운영했지만, 늘 빚에 쪼들렸다. 손님들은 그를 '불쌍한 박서방'이라고 불렀고, 가끔 동정심에 쌀을 사주는 정도였다.
    그런데 그날 아침, 종로 사람들이 본 것은 완전히 다른 모습의 박서방이었다. 비단옷을 입고, 허리에는 금으로 만든 장식품을 차고 있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그의 창고였다. 어제까지 텅 비어있던 창고가 최상급 쌀로 가득 찬 것이다.
    "박서방,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오?" 동네 사람들이 몰려들어 물었다.
    박서방은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오. 멀리서 큰 상단이 와서 쌀을 대량으로 맡겨놓고 갔소."
    하지만 사람들은 쉽게 믿지 않았다. 하룻밤 사이에 이런 변화가 일어날 리 없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박서방의 표정에는 묘한 불안감이 서려 있었다. 마치 무언가 큰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 같았다.
    며칠이 지나자 더 기이한 일들이 벌어졌다. 박서방이 파는 쌀은 다른 곳의 쌀과 달랐다. 같은 양을 먹어도 더 배가 부르고, 밥맛이 기가 막혔다. 소문이 나면서 한양 전체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박서방 쌀을 먹으면 힘이 절로 솟는다더라."
    "병든 사람도 박서방 쌀로 죽을 쑤어 먹으면 금세 낫는다고 하네."
    이런 소문들이 돌면서 박서방의 가게 앞에는 항상 긴 줄이 서 있었다. 하지만 정작 박서방 본인은 날이 갈수록 수척해져 갔다. 부자가 되었는데도 얼굴에는 항상 근심이 가득했다.
    어느 날 밤, 박서방과 가까이 지내던 이웃집 할아버지가 우연히 기이한 장면을 목격했다. 한밤중에 박서방이 혼자서 창고 앞에 서 있는데,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박서방 혼자만 보였다.
    "아니오,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박서방이 간절하게 말했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그때 갑자기 찬바람이 불어왔다. 한여름인데도 얼어붙을 정도로 차가운 바람이었다. 할아버지는 소름이 돋아 몸을 떨었다. 그리고 어디선가 낮고 으스스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흐흐흐... 인간의 약속이란 참 믿을 수 없는 것이로구나. 하지만 계약은 계약이다. 기한은 석 달,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할아버지는 무서워서 숨을 죽이고 숨어 있었다. 박서방이 대체 누구와 무슨 약속을 한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분명 평범한 일은 아니었다.
    다음 날 아침, 할아버지는 박서방을 불러 물어봤다. "박서방, 자네 혹시 어제 밤에..."
    하지만 박서방은 황급히 손을 저으며 말을 막았다. "아무것도 묻지 마십시오. 제발...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해주십시오."
    박서방의 얼굴은 창백했고, 손은 덜덜 떨리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더 이상 묻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 후로 박서방의 행동은 더욱 이상해졌다. 낮에는 평상시처럼 장사를 했지만, 밤이 되면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리고 새벽에 돌아올 때마다 얼굴은 더욱 수척해져 있었다. 마치 무언가가 그의 생기를 조금씩 빨아가는 것 같았다.

    ※ 도깨비와의 첫 번째 만남

    석 달 전, 박서방이 도깨비와 처음 만나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아니, 어쩌면 필연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날 밤, 박서방은 빚독촉에 시달리다 못해 한강에 몸을 던지려고 했다.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박서방이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주머니에는 동전 한 푼 없었고, 집에서는 아내가 아이들 밥을 굶기며 울고 있을 터였다.
    그는 한강으로 향하다가 길을 잘못 들어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달빛도 없는 캄캄한 밤이었다. 나뭇가지에 걸려 넘어지고, 가시덤불에 옷이 찢어졌다. 하지만 박서방은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죽을 목숨이었으니까.
    그런데 산 깊숙한 곳에서 이상한 빛을 발견했다. 푸른빛이 나는 신비로운 불빛이 나무들 사이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호기심에 이끌려 그쪽으로 다가가자, 작은 공터가 나타났다.
    공터 한가운데에는 큰 바위가 있었고, 그 바위 위에는 기이한 모습의 존재가 앉아 있었다. 키는 사람과 비슷했지만 얼굴은 울퉁불퉁했고, 눈은 호박처럼 노랗게 빛났다. 머리에는 뿔이 하나 돋아 있었고, 온몸에서는 푸른 기운이 흘러나왔다.
    박서방은 무서워서 뒤로 물러서려 했지만,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때 그 존재가 입을 열었다.
    "오, 인간이 여기까지 왔구나." 목소리는 낮고 웅웅거렸다. "그런데 자네 얼굴이 왜 그리 시커메졌나? 무슨 고민이 있는 모양이군."
    박서방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당... 당신은 누구십니까?"
    "나? 나는 이 산을 지키는 도깨비라네." 도깨비가 웃으며 말했다. "수백 년 동안 이곳에서 살아왔지. 그런데 자네는 뭐 하러 이런 깊은 산에 왔나?"
    박서방은 순간 자포자기 심정으로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빚에 쪼들리는 처지, 굶주리는 가족들, 그리고 죽고 싶다는 마음까지. 이상하게도 도깨비 앞에서는 모든 것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었다.
    "흠... 그래서 죽으려고 했다는 말이군." 도깨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죽기 전에 한 가지 제안을 들어보는 게 어떨까?"
    "제안이요?"
    "그래. 나와 거래를 하는 거야." 도깨비의 눈이 더욱 밝게 빛났다. "내가 자네에게 원하는 만큼의 부를 줄 수 있다. 쌀, 돈, 집... 뭐든 가능하지."
    박서방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 정말입니까?"
    "물론이지. 나는 수백 년 동안 살아온 도깨비야. 이 정도는 일도 아니라네." 도깨비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하지만 공짜는 아니야. 대가가 필요하지."
    "대가라고 하면..."
    도깨비는 주머니에서 이상한 종이를 꺼냈다. 종이는 묘하게 빛이 났고, 한문으로 빼곡하게 글자가 적혀 있었다.
    "이것은 계약서야." 도깨비가 설명했다. "내가 자네에게 부를 주는 대신, 자네는 나에게 특별한 것을 주는 거지."
    "특별한 것이라고 하면..."
    "자네의 수명 중 10년이야." 도깨비가 차분하게 말했다. "10년의 수명을 내게 주면, 그 대신 10년 동안은 부자로 살 수 있게 해주겠다."
    박서방은 망설였다. 수명 10년이라... 그것도 적지 않은 대가였다. 하지만 지금 당장 굶어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 10년 후는 너무 먼 미래였다.
    "게다가 조건이 하나 더 있어." 도깨비가 덧붙였다. "10년이 지나면 반드시 내게 돌아와야 한다. 그리고 그때는 모든 빚을 청산해야 하지."
    "빚이라고 하면..."
    "자네가 받은 모든 부에 이자를 붙여서 말이야." 도깨비의 미소가 섬뜩했다. "만약 갚지 못한다면... 자네의 영혼까지 내 것이 되는 거야."
    박서방은 계약서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한문이라 정확히 읽을 수는 없었지만, 대충 이해할 수 있었다. 10년간의 부와 번영, 그 대신 수명 10년과 나중에 갚아야 할 엄청난 빚.
    "어떻게 하겠나?" 도깨비가 재촉했다. "지금 결정하지 않으면 기회는 다시 오지 않아."
    박서방은 떨리는 손으로 계약서에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그 순간 계약서가 빨간 빛으로 타오르며 사라졌다. 그리고 도깨비가 손을 흔들자 박서방의 앞에 황금빛 쌀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이제 자네는 부자야." 도깨비가 만족스럽게 웃었다. "하지만 잊지 마라. 10년 후에는 반드시 여기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을 말이야."

    ※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벌어지는 일

    3년이 흘렀다. 박서방은 이제 한양에서 손꼽히는 부자가 되어 있었다. 종로 일대에 쌀가게를 여러 개 차렸고, 심지어 다른 지방에까지 상단을 보내 장사를 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를 '쌀 대감'이라고 부르며 존경했다.
    하지만 박서방의 마음은 점점 무거워졌다. 특히 밤마다 꾸는 꿈이 그를 괴롭혔다. 꿈속에서는 항상 그 도깨비가 나타나 계약을 상기시켰다.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박서방. 이제 7년밖에 남지 않았어."
    어느 날 밤, 박서방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아내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도깨비와의 계약, 10년 후에 갚아야 할 빚, 그리고 자신의 수명이 10년 줄어든다는 사실까지.
    "여보, 그런 무서운 일이..." 아내가 놀라며 떨었다. "그럼 우리가 지금 누리는 이 모든 것이 가짜라는 말이에요?"
    "가짜는 아니야. 하지만 언젠가는 갚아야 할 빚이지." 박서방이 한숨을 쉬었다.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아내는 잠시 생각하다가 제안했다. "그럼 미리 갚으면 안 될까요? 지금 우리에게는 돈이 많잖아요."
    박서방의 눈이 번뜩였다. 그렇다. 미리 갚으면 되는 것이었다. 10년을 기다릴 필요 없이 지금 당장 도깨비를 찾아가서 빚을 청산하면 되는 것이다.
    며칠 후, 박서방은 3년 전 그 산을 다시 찾았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그때의 공터를 찾을 수 없었다. 마치 그곳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흔적조차 없었다.
    "도깨비님! 나 박서방입니다!" 박서방이 산 전체에 울려 퍼지도록 외쳤다. "빚을 갚으러 왔습니다!"
    하지만 대답은 없었다. 다만 차가운 바람만이 불어왔을 뿐이다.
    그날 밤, 집으로 돌아온 박서방은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창고에 가득했던 쌀이 모두 검은 흙으로 변해 있었던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집 안의 금은보화들도 모두 돌멩이로 바뀌어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 박서방이 절망적으로 외쳤다.
    그때 어디선가 낮고 무서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흐흐흐... 약속을 어기려고 했구나, 박서방."
    박서방이 뒤돌아보니 도깨비가 서 있었다. 하지만 3년 전과는 달리 훨씬 무서운 모습이었다. 눈은 더욱 빨갛게 타올랐고, 온몸에서는 검은 기운이 흘러나왔다.
    "도깨비님! 저는 빚을 갚으려고 했습니다!" 박서방이 급히 설명했다. "미리 갚으려고 산에 갔는데 찾을 수가 없어서..."
    "거짓말하지 마라." 도깨비가 차갑게 말했다. "너는 계약을 어기고 도망치려고 했다. 내가 다 알고 있어."
    "아닙니다! 정말로..."
    "조용히 해!" 도깨비가 소리쳤다. 그러자 집 전체가 흔들렸다. "계약을 어기려 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순간 박서방의 몸에서 뭔가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생명력이 조금씩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앞으로 매년 네 수명이 1년씩 줄어들 것이다." 도깨비가 선언했다. "그리고 네가 번 돈은 모두 저주를 받을 것이야. 만지는 사람마다 불행이 닥칠 거다."
    박서방은 무릎을 꿇고 빌었다.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다시는 그런 생각 안 하겠습니다!"
    "이미 늦었다." 도깨비가 냉정하게 말했다. "하지만 아직 기회는 있어. 7년 후 정확히 약속한 날에 나를 찾아와라. 그때까지 계약대로 살면 용서해 주겠다."
    그 말을 남기고 도깨비는 사라졌다. 박서방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한참을 울었다.
    이후 박서방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겉으로는 여전히 부자였지만, 그의 돈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다. 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하거나, 갑자기 불행해지는 일이 반복되었다.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박서방의 돈은 저주받은 돈이다. 받으면 안 된다."
    점점 박서방과 거래하려는 사람이 줄어들었다. 그의 장사는 서서히 기울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그 자신도 매년 더 늙어가고 있었다. 1년이 지날 때마다 2년씩 늙어가는 것 같았다.

    ※ 두 번째 계약서의 충격적 내용

    박서방의 소문이 퍼지자, 한양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비슷한 이야기들이 들려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인 것은 부산포의 갑부 김씨 이야기였다.
    김씨는 원래 부산포에서 작은 어물장사를 하던 평범한 상인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갑자기 거대한 어선들을 소유하게 되었고, 잡아오는 고기의 양도 다른 어선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김씨네 배가 나가면 바다가 온통 은빛으로 변한다더라."
    "한 번 나가면 배가 가라앉을 정도로 고기를 잡아온다고 하네."
    하지만 김씨에게는 박서방과 다른 점이 있었다. 그는 계약서의 내용을 정확히 알고 있었고, 더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것이었다.
    어느 날, 한양에서 온 선비가 김씨를 찾아왔다. 그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도깨비와 계약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있었다.
    "김 대감, 소문을 들었습니다." 선비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대감께서도 그... 특별한 계약을 맺으셨다고..."
    김씨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하지만 나는 박서방과는 다르오."
    "어떻게 다르시다는 말씀입니까?"
    김씨는 방 안쪽으로 선비를 안내했다. 그곳에는 이상한 제단이 마련되어 있었고, 그 위에는 여러 장의 종이가 놓여 있었다.
    "이것들이 모두 계약서요." 김씨가 설명했다. "나는 한 번에 하나씩 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라, 여러 도깨비들과 동시에 여러 계약을 맺었소."
    선비가 자세히 보니 정말 여러 장의 계약서가 있었다. 각각 다른 도깨비의 이름이 적혀 있었고, 내용도 조금씩 달랐다.
    "첫 번째 계약은 10년간의 부를 위해 수명 10년을 주는 것이오. 두 번째 계약은 바다의 고기를 마음대로 잡을 수 있는 권한을 얻는 대신 매년 제물을 바치는 것이고..."
    김씨의 설명을 들으며 선비는 소름이 돋았다. 김씨는 단순히 하나의 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라, 여러 도깨비들과 복잡한 거래를 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계약을 맺으면 위험하지 않습니까?" 선비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물론 위험하오." 김씨가 진지하게 답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비밀이 있소."
    그는 제단 뒤편에서 또 다른 종이를 꺼냈다. 그 종이에는 복잡한 도표와 계산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이것은 계약들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것이오." 김씨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각 계약의 만료일과 조건들을 정확히 계산해서, 서로 상쇄되도록 만든 거요."
    선비는 그 복잡한 계산을 보며 감탄했다. 김씨는 단순히 욕심에 눈이 먼 것이 아니라, 치밀한 계획을 세운 것이었다.
    "예를 들어, 첫 번째 도깨비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날, 두 번째 도깨비로부터 받은 힘으로 빚을 갚는 식이오. 그리고 두 번째 계약이 만료될 때는 세 번째 계약의 혜택으로..."
    "마치 돌려막기 같은 것이군요." 선비가 중얼거렸다.
    "정확히 그거요!" 김씨가 무릎을 쳤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돌려막기가 아니오. 정교한 계산을 통해 결국에는 모든 빚을 청산하고도 이익이 남도록 설계한 것이오."
    선비는 김씨의 지혜에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복잡한 계약이 정말 완벽할 수 있을까?
    "혹시 계산에 실수가 있으면 어떻게 됩니까?" 선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김씨의 얼굴이 순간 어두워졌다. "그... 그런 일은 없을 것이오. 나는 수십 번, 수백 번 계산해봤소."
    하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미묘한 떨림이 있었다. 아무리 치밀한 계획이라도 도깨비들과의 거래에서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길 수 있었다.
    "사실..." 김씨가 목소리를 낮췄다. "최근에 조금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소."
    "어떤 일들 말입니까?"
    "계약서들이 저절로 변하고 있는 것 같소." 김씨가 불안하게 말했다. "분명히 내가 적어놓은 조건들인데, 글자가 조금씩 바뀌고 있어요."
    선비는 소름이 돋았다. 도깨비들이 김씨의 꾀를 눈치채고 역공을 시작한 것 같았다.
    "그리고..." 김씨가 더욱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밤마다 꿈에서 도깨비들이 모여서 회의하는 소리가 들려요. 내 계약서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때 갑자기 바람이 불어와 제단 위의 계약서들이 팔랑거렸다. 선비와 김씨는 동시에 몸을 떨었다. 과연 김씨의 치밀한 계획이 도깨비들을 상대로 통할 수 있을까?

    ※ 거래의 진짜 대가는 따로 있었다

    김씨의 불안은 현실이 되었다. 석 달 후, 부산포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김씨가 하루아침에 모든 재산을 잃고 미쳐버렸다는 것이었다.
    그날 밤, 김씨의 집에서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제단 위의 계약서들이 저절로 불타기 시작했고, 각각 다른 색깔의 불꽃을 내며 타올랐다. 빨간 불, 파란 불, 검은 불... 마치 지옥불 같은 광경이었다.
    "안 돼! 내 계약서들이!" 김씨가 절망적으로 외쳤지만, 손을 뻗는 순간 화염에 델 뻔했다.
    그때 사방에서 도깨비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의 도깨비들이 동시에 나타난 것이었다.
    "김씨여, 우리를 너무 얕봤구나." 가장 큰 도깨비가 말했다. "네가 아무리 치밀하게 계산했다고 해도, 우리를 속일 수는 없다."
    "제발...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김씨가 바닥에 엎드려 빌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잘못했다고?" 다른 도깨비가 비웃었다. "너는 우리 각자와 계약을 맺으면서 다른 도깨비와의 계약은 숨겼다. 이것은 사기야!"
    김씨는 그제야 자신의 치명적인 실수를 깨달았다. 각 도깨비와 계약할 때 다른 계약의 존재를 알리지 않았던 것이다. 도깨비들은 이를 속임수로 간주했다.
    "우리가 서로 모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세 번째 도깨비가 냉소적으로 말했다. "우리는 수백 년간 함께 살아온 사이다. 네 같은 인간의 얄팍한 수작에 속을 만큼 어리석지 않아."
    순간 김씨의 몸에서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다. 마치 영혼이 여러 갈래로 찢어지는 것 같았다. 각 도깨비가 동시에 자신의 몫을 요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아악!" 김씨가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굴렀다. "죽여주세요! 차라리 죽여주세요!"
    "죽음은 없다." 첫 번째 도깨비가 차갑게 말했다. "너는 영원히 고통받으며 살아갈 것이다. 그것이 우리를 속인 대가다."
    그날 이후 김씨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낮에는 미친 사람처럼 바닷가를 헤매며 혼잣말을 했고, 밤에는 집에서 무언가와 싸우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사람들은 그를 '도깨비에게 홀린 김씨'라고 불렀다.
    한편, 한양에서는 박서방의 상황도 더욱 악화되고 있었다. 7년의 기한이 다가오면서 그의 몸은 급격히 쇠약해졌다. 40대였는데도 70대 노인처럼 보였다.
    "여보,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 아내가 울먹이며 물었다. 그녀 역시 남편의 저주에 영향을 받아 점점 늙어가고 있었다.
    "모르겠어..." 박서방이 힘없이 대답했다. "어차피 7년 후에는 모든 게 끝나게 될 거야."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박서방과 김씨의 이야기가 퍼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비슷한 사례들이 속속 드러났다. 갑자기 부자가 되었다가 비참하게 몰락한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대구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다더라."
    "전주에서는 쌀장수가 아니라 포목상이었는데..."
    "제주도에서는 어부가 도깨비와 계약했다가..."
    소문이 퍼지자 사람들은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누군가 갑자기 부자가 되면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봤다. '혹시 도깨비와 계약한 것은 아닐까?'
    조정에서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한양의 한 선비가 상소를 올렸다.
    "전하, 요즘 백성들 사이에 도깨비와 계약하는 일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나라의 근본을 흔드는 일입니다."
    하지만 정작 관리들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다. 보이지 않는 존재와의 계약을 어떻게 막을 수 있단 말인가?
    박서방은 마지막 1년을 남겨두고 절망에 빠졌다. 그의 재산은 대부분 사라졌고, 가족들도 하나둘 그의 곁을 떠났다. 저주가 전염될까 두려워했기 때문이었다.
    어느 날 밤, 박서방은 마지막 결심을 했다. 도깨비를 찾아가서 모든 것을 포기하겠다고 말하기로 한 것이다. 차라리 죽는 것이 이런 고통을 견디는 것보다 나을 것 같았다.

    ※ 도깨비 계약서의 진실

    박서방이 약속한 10년이 모두 지났다. 그는 약속대로 그 산을 찾아갔다. 이번에는 신기하게도 길을 잃지 않고 바로 그 공터를 찾을 수 있었다.
    공터에는 도깨비가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10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더욱 무섭고 강력해 보였다.
    "왔구나, 박서방." 도깨비가 만족스럽게 웃었다. "정확히 약속한 날에 말이야."
    박서방은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한 상태였다. "이제 끝내 주십시오. 더 이상은 견딜 수 없습니다."
    "끝내라고?" 도깨비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무엇을 끝내겠다는 거지?"
    "제 목숨을 가져가십시오. 약속대로..."
    그런데 도깨비가 갑자기 크게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 네가 아직도 모르고 있구나!"
    "무엇을 모른다는 말씀입니까?"
    "나는 처음부터 네 목숨에는 관심이 없었어." 도깨비가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았다. "내가 진짜 원했던 것은 따로 있다."
    박서방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럼 대체 무엇을..."
    "네 후손들이야." 도깨비의 눈이 섬뜩하게 빛났다. "너와 계약을 맺는 순간부터 네 가문의 모든 후손들이 내 영향 아래 들어가게 된 거야."
    박서방은 충격에 말을 잃었다. 자신만 희생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가족과 후손들까지 위험에 빠뜨린 것이었다.
    "앞으로 네 후손들은 대대로 나와 관련을 맺게 될 거야." 도깨비가 설명했다. "어떤 이는 도깨비의 도움을 받아 부자가 되고, 어떤 이는 도깨비의 저주를 받아 불행해질 거다. 그것이 진짜 계약의 내용이었어."
    박서방은 무릎을 꿇고 빌었다. "제발... 제발 후손들은 건드리지 말아 주십시오!"
    "이미 늦었다." 도깨비가 냉정하게 말했다. "계약은 계약이야. 하지만 한 가지 방법이 있긴 하다."
    "무슨 방법입니까?"
    "네 후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는 거야." 도깨비가 진지하게 말했다. "도깨비와 계약하면 안 된다는 것을, 쉬운 부를 추구하면 안 된다는 것을 가르쳐라."
    박서방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라." 도깨비가 덧붙였다. "다른 사람들이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말이야."
    그날 이후 박서방은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그 기록은 『용재총화』와 『어우야담』 같은 문헌에 실렸다. 후세 사람들에게 경고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비슷한 일들은 계속 일어났다. 조선 후기에도, 일제강점기에도, 그리고 현대에도 갑자기 부자가 되었다가 비참하게 몰락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끊이지 않았다.
    "혹시 그들도 도깨비와 계약한 것은 아닐까?" 사람들은 속삭였다.
    현대의 어느 민속학자는 이렇게 분석했다. "도깨비 계약 설화는 단순한 미신이 아니다. 쉽게 얻은 부의 위험성, 근면하지 않고 얻은 재물의 허상을 경고하는 교훈담이다."
    실제로 조선시대 문헌들을 살펴보면, 도깨비와 계약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모두 정당한 노력 없이 쉽게 부를 얻으려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항상 파멸이었다.
    "진짜 부자는 도깨비의 도움이 아니라 자신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박서방의 기록은 이렇게 끝나고 있다. "쉬운 길을 택하는 순간, 그 길의 끝에는 반드시 절벽이 기다리고 있다."
    오늘날에도 이 경고는 유효하다. 갑작스러운 부, 의심스러운 투자, 너무 좋은 조건의 거래... 이 모든 것들 뒤에는 현대판 도깨비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딘가에서는 아직도 박서방의 후손들이 살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조상의 경고를 기억하고 있을까? 아니면 다시 한 번 같은 유혹에 빠져들었을까?
    역사는 반복된다. 인간의 욕심도 반복된다. 그리고 그 욕심을 노리는 존재들도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유튜브 엔딩멘트

    조선시대 도깨비 계약서의 충격적인 진실을 모두 들어보셨습니다. 박서방과 김씨의 이야기는 단순한 전설이 아니라, 우리에게 깊은 교훈을 주는 경고입니다. 쉽게 얻은 부는 반드시 더 큰 대가를 요구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모든 도깨비가 나쁜 것은 아니었습니다. 조선시대 『임방록』에는 집안에 복을 가져다주는 착한 도깨비를 들이는 비법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악한 도깨비와의 계약이 아닌, 선한 도깨비와의 상생하는 방법 말이죠.
    다음 편에서는 '조선시대 집안에 도깨비 들이는 법! 재산운 상승 비법'을 완전 정리해서 들려드리겠습니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로운 도깨비 활용법을 만나보세요! 구독과 좋아요 잊지 마시고, 더운 여름밤 시원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