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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부르는 다섯 가지 기적, 착한 도깨비들이 만든 이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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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247자):
"조선시대 어느 산골 마을에 도깨비들이 나타났는데, 사람을 괴롭히는 게 아니라 행복의 비결을 가르쳐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욕심 많은 고을 수령이 이 소문을 듣고 도깨비들을 잡으려 들었는데...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가난했던 마을이 조선 최고의 부자 마을로 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디스크립션(298자):
조선시대 야담집에 전해지는 도깨비 마을 이야기를 재미있게 각색한 오디오 드라마입니다. 단순한 교훈보다는 흥미진진한 사건들과 통쾌한 반전이 가득한 이야기로, 욕심 많은 관리와 착한 도깨비들의 대결,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지혜로운 활약을 담았습니다. 시니어 시청자분들께서 재미있게 들으실 수 있도록 생동감 넘치는 스토리로 구성했습니다.
※ 절망적인 마을 상황과 신비로운 도깨비들의 첫 만남
지금으로부터 오백 년 전, 조선 중기 깊은 산골에 복실골이라는 마을이 있었습니다. 이름은 복실이지만 복과는 거리가 먼, 조선 팔도에서도 손꼽히게 가난한 곳이었지요. 스무 가구 남짓한 이 작은 마을은 해마다 흉년이 들어 백성들이 풀뿌리를 캐 먹으며 연명하는 처지였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 마을 사람들이 게으르거나 나쁜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모두들 해 뜨기 전부터 해 진 후까지 논밭에서 등이 휘도록 일했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지요. 올해는 메뚜기떼가 몰려오고, 작년에는 큰 가뭄이 들었으며, 그 전해에는 홍수가 났습니다. 그래서 젊은이들은 하나둘 마을을 떠나 큰 고을로 나가버리고, 남은 것은 노인들과 어린아이들뿐이었습니다.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최 영감은 올해 여든둘이 되었는데, 매일 저녁 마을 어귀 느티나무 아래 앉아 한숨만 쉬어댔습니다. "아이고, 이 늙은이가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꼬. 마을 젊은이들은 다 떠나고, 남은 사람들은 하루하루 겨우 연명하는 형편이니..."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워낙 가난하다 보니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된 것이지요. 김 서방네는 "박 씨가 우리 밭 경계석을 옮겼다"고 의심했고, 박 씨네는 "이웃집이 우리 물을 몰래 퍼간다"고 다투었습니다.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서로 경계하고 의심하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 어느 가을 저녁, 마을에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시간에 산 너머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습니다. "하하하, 호호호!" 그런데 그 웃음소리가 보통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었지요. 어딘가 울림이 다르고, 신비로우면서도 장난기가 가득한 소리였습니다.
처음에는 마을 사람들이 "바람 소리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계속 그 소리가 들려왔고, 점점 더 가까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급기야 어떤 사람은 산자락에서 요상한 그림자들이 춤을 추는 것을 보았다고 했습니다.
"키가 어른만 하면서 머리에 뾰족한 뿔이 나 있고, 옷은 알록달록하더라고!"
"나는 지팡이를 들고 깡충깡충 뛰어다니는 걸 봤어!"
마을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산신령이 화가 나신 건 아닐까, 아니면 귀신이 나타난 건 아닐까 하며 두려워했지요.
그런데 정작 그 정체를 처음 확인한 사람은 최 영감이었습니다. 어느 날 밤, 잠이 오지 않아 느티나무 아래 나와 앉아 있는데, 달빛 아래로 신기한 존재들이 나타났습니다. 키는 어른만 하지만 어딘가 아이 같은 모습이고, 머리에는 작은 뿔이 나 있으며, 화려한 색깔의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어, 어머나!" 최 영감이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나려 하자, 그 중 하나가 다가와 말했습니다.
"할아버지, 놀라지 마세요. 우리는 나쁜 존재가 아니에요."
목소리는 맑고 따뜻했습니다. 무서운 느낌이 전혀 없었지요.
"우리는 도깨비예요. 이 마을 사람들이 너무 힘들게 사는 것을 보고 도와주러 왔어요."
최 영감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습니다. "도, 도깨비라고? 그런데 도깨비가 사람을 도와준다는 게 어떻게..."
가장 큰 도깨비가 앞으로 나왔습니다. 이름은 복돌이라고 했는데, 얼굴이 붉은 복숭아처럼 빨갛고 성격은 무척 활발해 보였습니다.
"할아버지, 사람들은 도깨비를 무서워하지만, 우리는 착한 도깨비들이에요. 특히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한답니다."
"진짜 행복과 부는 쌀이 많고 돈이 많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마음이 풍족해야 진짜 부자가 되는 거랍니다. 우리가 그 비결 다섯 가지를 가르쳐드릴게요."
"다섯 가지 비결이라니..."
"첫째는 나눔의 기쁨, 둘째는 정직한 마음, 셋째는 서로 돕는 품앗이, 넷째는 웃음과 유머, 다섯째는 감사하는 마음이에요. 이 다섯 가지만 제대로 익히면 이 마을이 조선에서 가장 부유하고 행복한 곳이 될 거예요."
최 영감은 반신반의했지만, 묘하게 이 도깨비들을 믿고 싶어졌습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었거든요.
"정말... 정말 그럴 수 있겠소?"
"물론이에요!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어요. 마을 사람들이 모두 함께 해야 해요. 혼자서는 안 되고, 모든 사람이 마음을 모아야 한답니다."
그날 밤 최 영감은 설레는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희망이라는 것을 느껴보는 밤이었지요.
※ 의심과 갈등을 극복하고 나눔을 배우는 과정
다음 날 아침, 최 영감은 마을 사람들을 모두 불러 모았습니다. 하지만 도깨비 이야기를 꺼내자 사람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습니다.
"영감님, 나이가 드시니까 헛것을 보시는 게 아닌가요?"
"도깨비가 사람을 도와준다니,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가 어디 있어요?"
"혹시 우리를 속여서 뭔가 빼앗으려는 건 아닐까요?"
특히 마을에서 가장 의심이 많은 김 서방은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영감님, 요즘 세상에 도깨비라니요! 그리고 설령 도깨비가 있다 해도, 우리한테 좋은 일을 해줄 리가 있겠어요? 분명히 우리를 홀려서 해코지를 하려는 속셈일 거예요!"
마을 사람들은 서로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며 웅성거렸습니다. 그런데 그때, 어린 순이가 나서서 말했습니다.
"할아버지가 거짓말쟁이가 아니에요! 할아버지는 우리 마을에서 가장 착하고 정직한 분이라고 엄마가 그랬어요!"
순이의 순수한 목소리에 사람들이 잠시 조용해졌지만, 여전히 의심스러워하는 눈치였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마을 한가운데 번쩍하는 빛이 나타났습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복돌이를 비롯한 다섯 마리의 도깨비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사람들은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났지만, 도깨비들의 모습이 생각보다 무섭지 않자 조금씩 안정을 찾았습니다.
"무, 무서워하지 마세요!" 복돌이가 손을 흔들며 말했습니다. "우리는 정말로 여러분을 도우러 온 착한 도깨비들이에요!"
하지만 김 서방은 여전히 의심스러워했습니다.
"흥! 말로는 누구나 착하다고 할 수 있지! 증거를 보여주세요! 정말로 우리를 도와줄 수 있다는 증거 말이에요!"
복돌이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좋은 생각이에요! 그럼 첫 번째 비결부터 보여드리겠어요."
복돌이가 손을 흔들자 마을 가운데 커다란 항아리가 나타났습니다. 항아리는 황금빛으로 반짝였고, 신기한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이것은 나눔의 항아리예요. 여러분이 가진 것 중에서 진심으로 남을 위해 무언가를 넣으면, 놀라운 일이 일어날 거예요."
"또 속임수 아니에요?" 김 서방이 의심스럽게 물었습니다.
"그럼 직접 해보세요!" 복돌이가 도전적으로 말했습니다. "하지만 조건이 있어요. 정말로 남을 위하는 마음으로 넣어야 해요. 욕심이나 계산이 조금이라도 섞이면 안 된답니다."
김 서방은 코웃음을 쳤습니다. "그런 허술한 마술에 속을 줄 알아요?" 그는 집에서 썩은 무 하나를 가져와 항아리에 던져 넣었습니다. "자, 어디 한 번 해보세요!"
그런데 항아리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항아리가 김 서방을 향해 쓴웃음을 짓는 것 같았지요.
복돌이가 설명했습니다. "보세요, 진심이 아니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남을 시험해보려는 마음이나 의심하는 마음으로는 안 된답니다."
이번에는 최 영감이 나섰습니다. "내가 해보겠소." 그는 집에서 자신이 아끼던 보리쌀 한 줌을 가져왔습니다. 비록 양은 적었지만, 이것은 그의 하루 식량이었지요.
"이웃 할머니가 어제부터 아무것도 못 드셨다는 얘기를 들었소. 이걸로 죽이라도 끓여 드시라고..." 최 영감이 진심을 담아 보리쌀을 항아리에 넣었습니다.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항아리에서 따뜻한 황금빛이 나오더니, 하얀 쌀이 한 가마니나 나왔습니다. 게다가 그 쌀은 보통 쌀보다 훨씬 크고 윤기가 났지요.
"어, 어머나!" 사람들이 깜짝 놀라 탄성을 질렀습니다.
하지만 김 서방은 여전히 의심했습니다. "분명히 어떤 속임수가 있을 거야! 다른 사람도 해봐!"
이번에는 홀로 사는 할머니가 나왔습니다. "내가 해보겠다." 할머니는 자신이 기르던 암탉이 낳은 계란 세 개를 가져왔습니다. "마을 아이들이 영양실조로 말라가는 게 안타까워서..."
할머니가 계란을 넣자 이번에는 계란 한 바구니와 함께 신선한 채소들이 주르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제 마을 사람들의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둘씩 집으로 달려가 무언가를 가져오기 시작했지요. 하지만 여전히 욕심을 부리거나 계산하는 마음으로 오는 사람들의 물건은 아무 변화가 없었습니다.
박 씨가 "이왕 하는 거 큰 것으로 바뀌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가져온 감자는 그대로 감자 하나만 나왔고, 이웃집 영수 어머니가 "우리 집만 잘되면"하는 마음으로 가져온 콩은 오히려 줄어들어 나왔습니다.
복돌이가 설명했습니다. "여러분, 보셨죠? 진심으로 남을 위하는 마음이 있어야 기적이 일어나요. 욕심이나 이기적인 마음으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답니다."
점점 사람들이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진정으로 다른 사람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무언가를 가져온 사람들에게만 놀라운 일이 일어났거든요.
어린 순이가 자신의 소중한 인형을 가져와 "아픈 친구가 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며 넣자, 인형이 아름다운 옷감으로 변했습니다. 젊은 덕수가 "어르신들이 추위에 떠시지 않았으면"하며 가져온 나무 몇 개는 따뜻한 솜이불로 변했지요.
그날 저녁, 마을에는 오랜만에 웃음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사람들이 서로 나누어 가진 음식으로 함께 저녁을 먹으며, 그동안 잊고 지냈던 이웃의 따뜻함을 다시 느끼게 되었던 것입니다.
※ 마을의 번영을 노리는 악역의 등장과 첫 번째 충돌
한 달이 지나자 복실골 마을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나눔의 항아리 덕분에 마을 사람들은 더 이상 굶주리지 않게 되었고, 서로를 돌보는 마음도 커져갔습니다. 도깨비들은 계속해서 두 번째, 세 번째 비결들을 가르쳐주었고, 마을은 날이 갈수록 풍요로워졌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소문이 인근 고을까지 퍼져나가기 시작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이 고을을 다스리는 박 수령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지요.
박 수령은 조선에서도 손꼽히게 탐욕스럽고 악독한 관리로 유명했습니다. 백성들에게서 세금을 거두어들이는 것도 모자라, 온갖 핑계를 대며 추가로 돈을 뜯어내곤 했지요. 그의 창고에는 쌀과 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지만, 욕심은 끝이 없었습니다.
"뭐라고? 복실골에 도깨비가 나타나서 마을 사람들에게 보물을 나누어준다고?"
박 수령은 심복인 김 좌수로부터 이 소식을 전해 듣고 눈을 번쩍 뜨였습니다.
"그렇습니다, 나리. 그 가난했던 마을이 이제는 먹을 것이 넘쳐나고, 심지어 금은보화까지 생겨났다고 합니다."
"흥미롭군. 그 도깨비들은 어떻게 생겼다고 하더냐?"
"키는 사람만 하고 머리에 뿔이 나 있으며, 신기한 능력을 부린다고 합니다. 특히 나눔의 항아리라는 것이 있어서, 거기에 무언가를 넣으면 몇 배로 늘어나서 나온다고 하네요."
박 수령의 눈에 탐욕스러운 빛이 번쩍였습니다. "그런 신기한 보물이 있다면 나에게 바쳐야 마땅하지 않느냐! 어찌 상것들이 감히 그런 귀한 것을 독차지하고 있단 말이냐!"
"하지만 나리, 그 도깨비들이 워낙 신기한 능력을 가졌다고 하니 함부로 건드리기는..."
"겁쟁이 같은 소리 하지 마라!" 박 수령이 고함을 쳤습니다. "도깨비가 뭐 그리 대단하겠느냐? 우리에게는 관군이 있고 무기가 있지 않느냐! 당장 준비하여라!"
며칠 후, 박 수령은 관군 스무 명을 이끌고 복실골로 향했습니다. 그는 이미 계획을 다 세워놓고 있었지요. 먼저 도깨비들을 잡아가두고, 그 신기한 항아리와 보물들을 모두 압수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하하! 그 촌놈들이 감히 그런 보물을 혼자 가지고 있다니! 모두 나에게 바치고 고마워해야 할 것을!"
복실골에 도착한 박 수령은 마을 사람들을 모두 불러 모았습니다. 마을 가운데 나타난 관군들을 본 사람들은 깜짝 놀라 웅성거렸습니다.
"여기 수령 박 대감이시다!" 김 좌수가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모두 꿇어 앉아 예를 갖춰라!"
마을 사람들이 두려워하며 무릎을 꿇자, 박 수령이 거만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내가 들으니 이 마을에 도깨비가 나타나서 신기한 보물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냐?"
최 영감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그, 그렇습니다, 나리. 하지만 그 도깨비들은 착한 존재들로서..."
"닥쳐!" 박 수령이 소리쳤습니다. "그런 신기한 보물은 나라의 것이다! 어찌 상것들이 감히 독차지하고 있느냐! 당장 그 도깨비들과 보물을 내놓아라!"
관군들이 마을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집집마다 들어가 뒤지고, 창고를 열어보고, 심지어 땅까지 파헤치며 도깨비들을 찾아다녔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도깨비들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평소 같으면 이맘때 나타나곤 했는데, 관군들이 오자 자취를 감춘 것이었지요.
박 수령은 점점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놈들이 감히 나를 속이려 드는구나! 도깨비가 어디 숨었는지 당장 말하지 않으면 모두 잡아가겠다!"
마을 사람들은 정말로 몰라서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도깨비들은 원래 자유자재로 나타났다 사라지곤 했거든요.
"정말로 모르겠습니다, 나리! 도깨비들은 마음대로 나타나고 사라지니까..."
"거짓말하지 마라! 그럼 그 신기한 항아리는 어디 있느냐?"
최 영감이 마을 가운데를 가리켰습니다. "여, 여기 있었는데..."
그런데 나눔의 항아리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항상 그 자리에 있었는데, 오늘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지요.
박 수령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습니다. "이놈들이 정말 날 우롱하는구나! 좋다, 그럼 다른 방법을 써보자."
그는 김 좌수에게 귓속말을 했습니다. 그러자 김 좌수가 마을 사람들에게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나리께서 너그러우신 마음으로 기회를 한 번 더 주신다! 내일까지 그 도깨비들과 보물을 가져오지 않으면, 이 마을을 도깨비와 결탁한 역적 마을로 간주하여 모두 잡아가겠다!"
마을 사람들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습니다. 역적이라는 죄명이 씌워지면 온 가족이 유배를 가거나 죽임을 당할 수도 있었거든요.
박 수령과 관군들이 떠나자, 마을은 절망의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사람들은 밤새도록 도깨비들을 찾아 헤맸지만,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새벽녘이 되어서야 복돌이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평소와는 달리 표정이 무척 심각했지요.
"할아버지, 미안해요. 우리가 갑자기 사라져서..."
"도깨비님! 어디 계셨어요? 우리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할아버지, 우리에게는 한 가지 약점이 있어요. 탐욕스럽고 악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 앞에서는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거예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에게 좋은 계획이 있어요."
※ 수령의 본격적인 공격과 마을 사람들의 절체절명 위기
복돌이는 최 영감과 마을 사람들에게 비밀 작전을 설명했습니다.
"그 수령의 약점은 바로 끝없는 탐욕이에요. 우리가 그것을 역이용해서 혼쭐을 내줄 거예요.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힘을 합쳐야 해요."
"우리가 무엇을 하면 되나요?"
"첫째,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둘째, 서로를 믿고 도우세요. 셋째, 우리가 시키는 대로 정확히 해주세요. 그러면 그 나쁜 수령을 물리치고 마을을 지킬 수 있을 거예요."
해가 뜨자 박 수령이 더 많은 관군을 이끌고 다시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는 마흔 명이나 되는 군사들과 함께 왔지요.
"이놈들이 감히 나를 우롱했구나! 오늘은 이 마을을 뒤집어서라도 도깨비들을 찾아내겠다!"
박 수령은 분노에 찬 얼굴로 명령을 내렸습니다.
"관군들아! 집집마다 뒤져서 도깨비들을 찾아라! 그리고 그 신기한 보물들도 모조리 찾아내라!"
관군들이 마을을 난장판으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문짝을 부수고, 항아리를 깨뜨리고, 심지어 마루를 뜯어내며 샅샅이 뒤졌지요.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소중한 집이 망가지는 것을 보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제발 그만해 주세요! 우리도 정말 모른다니까요!"
"거짓말하지 마라! 도깨비가 어디 숨었는지 당장 말하지 않으면 모두 곤장을 칠 것이다!"
그때 김 서방이 갑자기 나섰습니다. 지금까지 도깨비를 의심해왔던 그였는데, 이상하게도 마을 사람들을 보호하려 했지요.
"나리, 정말로 저희는 도깨비들이 어디 있는지 모릅니다! 그들은 저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에요!"
"닥쳐라! 그럼 너희들이 도깨비와 한통속이라는 증거가 아니냐!"
박 수령은 김 서방을 곤장으로 때리라고 명령했습니다. 다른 마을 사람들도 하나씩 잡아 괴롭히기 시작했지요.
바로 그때, 마을 곳곳에서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관군들이 뒤지던 집에서 갑자기 요란한 소리가 나더니, 솥뚜껑이 저절로 날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집에서는 빗자루가 혼자서 춤을 추고, 물동이가 저절로 굴러다녔지요.
"으악! 귀신이다!"
"도깨비가 나타났다!"
관군들이 겁을 먹고 당황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박 수령은 오히려 기뻐했습니다.
"좋다! 드디어 꼬리를 드러냈구나! 모든 관군들은 그 도깨비들을 잡아라!"
그런데 정작 도깨비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단지 이상한 현상들만 계속 일어났을 뿐이지요. 관군들은 보이지도 않는 상대와 싸우느라 허둥지둥했습니다.
그러던 중 박 수령이 나눔의 항아리를 발견했습니다. 항아리는 마을 뒤편 숲속에 숨겨져 있었지요.
"하하하! 드디어 찾았다! 이것이 바로 그 신기한 보물이로군!"
박 수령은 욕심스러운 눈빛으로 항아리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이 가져온 금덩이를 항아리에 넣어보았지요.
"자, 어디 한 번 해보자! 금덩이 하나가 열 개로 늘어나라!"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금덩이가 시커멓게 변해서 나왔지요.
"뭐야? 왜 안 되는 거야?"
박 수령이 화를 내며 더 많은 금덩이를 넣어보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금덩이들이 모두 시커멓게 변해서 나올 뿐이었지요.
"분명히 뭔가 비법이 있을 것이다! 너희들이 그 비법을 숨기고 있는 거지?"
박 수령은 마을 사람들을 더욱 심하게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이미 도깨비들과 약속을 했기 때문에 끝까지 버텼지요.
그런데 바로 그때, 하늘에서 천둥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맑은 하늘이었는데도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번개가 번쩍이기 시작했지요.
"이게 무슨 일이냐?"
박 수령이 당황하고 있을 때, 복돌이의 목소리가 하늘에서 들려왔습니다.
"탐욕스러운 수령이여! 네가 착한 백성들을 괴롭히는 것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없다! 마지막 경고를 한다. 당장 이곳을 떠나지 않으면 큰 벌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박 수령은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겁주지 마라! 나는 조선의 관리다! 도깨비 따위가 나를 어쩔 수 있겠느냐!"
※ 마을 사람들과 도깨비들의 기지를 발휘한 반격
박 수령의 오만한 말이 끝나자마자, 정말로 신기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복돌이를 비롯한 다섯 도깨비들이 마을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번에는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지요.
몸집이 훨씬 커져 있었고, 눈에서는 번개 같은 빛이 번쩍였으며, 목소리도 천둥처럼 웅장했습니다.
"탐욕스러운 자여! 네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겠다!"
복돌이가 손을 흔들자, 갑자기 박 수령의 몸에서 이상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박 수령의 몸이 점점 돼지 모습으로 변해가기 시작한 것이지요!
"으악! 이게 무슨 일이야? 내 몸이 왜 이래?"
박 수령은 당황하며 자신의 몸을 만져보았지만, 이미 코는 돼지코가 되어 있었고, 귀도 돼지귀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놀라지 마세요." 복돌이가 차분하게 설명했습니다. "당신의 마음이 원래 그랬던 것을 겉모습으로 보여드리는 것뿐이에요. 탐욕스럽고 더러운 마음을 가진 사람은 돼지가 되는 것이 당연하지요."
관군들도 덩달아 당황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들도 혹시 변하는 건 아닌지 서로를 의심스럽게 바라보았지요.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나눔의 항아리가 갑자기 거대하게 커지더니, 박 수령이 가져온 모든 금은보화를 빨아들이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아니다! 내 돈! 내 보물들!"
박 수령은 돼지 모습이 되어가면서도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보물들을 잡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항아리는 계속해서 그의 재물들을 빨아들였지요.
"걱정하지 마세요." 다른 도깨비가 말했습니다. "그 보물들은 원래 주인에게 돌아갈 거예요. 당신이 백성들에게서 빼앗은 것들이니까요."
정말로 항아리에서는 쌀과 곡식, 그리고 여러 생필품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모두 박 수령이 백성들에게서 억지로 빼앗았던 것들이었지요.
마을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며 깜짝 놀랐습니다. 정의가 실현되는 순간이었거든요.
그런데 박 수령은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돼지 모습이 되어가면서도 관군들에게 소리쳤지요.
"너희들은 뭘 하고 있느냐! 당장 저 도깨비들을 잡아라!"
하지만 관군들 중에서도 양심이 있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지금까지 박 수령이 얼마나 나쁜 일을 해왔는지 잘 알고 있었거든요.
"나리, 이제 그만하십시오. 우리가 지금까지 한 일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깨달았습니다."
몇몇 관군들이 무기를 내려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도깨비들이 그들에게 다가가 말했습니다.
"당신들은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있군요. 나쁜 명령을 따르느라 고생이 많았겠어요."
도깨비들이 손을 흔들자, 양심 있는 관군들의 몸에서는 따뜻한 빛이 나왔습니다. 그들의 마음속 죄책감과 괴로움이 씻겨 나가는 것이었지요.
반면 끝까지 악한 마음을 버리지 않는 관군들은 박 수령과 마찬가지로 돼지로 변해갔습니다.
"으악! 우리도 변하고 있어!"
"이제라도 회개하면 늦지 않아요." 복돌이가 말했습니다. "진심으로 뉘우치고 착하게 살겠다고 다짐하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어요."
몇몇은 즉시 무릎을 꿇고 사죄했습니다. 그러자 정말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갔지요. 하지만 박 수령과 김 좌수는 끝까지 고집을 부렸습니다.
"이런 굴욕을 당할 수는 없다! 나는 조선의 관리다!"
"그럼 돼지로 평생 사세요." 복돌이가 차갑게 말했습니다. "탐욕스러운 마음을 버리지 않는 한, 절대 인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
박 수령과 김 좌수, 그리고 몇몇 악한 관군들은 완전히 돼지가 되어 산속으로 도망쳐 버렸습니다. 그들의 꿀꿀거리는 소리가 산 너머로 멀어져 갔지요.
마을 사람들은 이 모든 일이 꿈같다며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특히 김 서방은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도깨비님들, 제가 그동안 의심하고 못되게 굴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이제야 깨달았어요. 진정한 보물은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라는 것을..."
복돌이는 따뜻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김 서방님도 이제 진정한 나눔의 기쁨을 알게 되셨군요. 늦은 게 아니에요. 지금부터 시작하면 돼요."
※ 마을의 번영, 도깨비들과의 영원한 우정
그날 이후 복실골 마을은 완전히 새로운 곳이 되었습니다. 박 수령이 빼앗아갔던 모든 재물들이 돌아왔을 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마음도 완전히 달라졌거든요.
가장 큰 변화는 김 서방에게서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가장 의심이 많고 이기적이었던 그가, 이제는 마을에서 가장 너그럽고 친절한 사람이 되었지요.
"이웃들아, 내가 그동안 얼마나 못된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 앞으로는 마을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소!"
김 서방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행동으로 보여주었습니다. 홀로 사는 할머니 댁에 장작을 가져다주고, 아픈 사람이 있으면 밤새 돌봐주었지요.
도깨비들은 약속대로 다섯 가지 행복 비결을 모두 가르쳐주었습니다. 네 번째 비결은 웃음과 유머였는데, 마을에 웃음꽃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서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웃으며 지내게 된 것이지요.
다섯 번째 비결은 감사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작은 것에도 고마워하고, 서로의 존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자, 마을 전체가 따뜻한 기운으로 가득 찼습니다.
"할아버지, 이제 정말 우리 마을이 행복해졌어요!" 어린 순이가 최 영감에게 말했습니다.
"그렇구나, 순아. 도깨비님들이 가르쳐준 다섯 가지 비결 덕분이야."
최 영감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마을을 바라보았습니다. 정말로 큰 변화였지요. 예전에는 서로 의심하고 다투던 사람들이 이제는 한 가족처럼 지내고 있었습니다.
마을의 변화 소식은 다른 고을에까지 퍼져나갔습니다. 멀리서 사람들이 찾아와 복실골의 비결을 배우려고 했지요. 하지만 도깨비들은 이미 그것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복돌이가 말했습니다. "이제 여러분 스스로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 거예요. 우리가 가르쳐준 다섯 가지 비결을 다른 마을 사람들에게도 전해주세요."
"정말 그럴 수 있을까요?"
"물론이에요! 진정한 스승은 제자가 자신보다 더 훌륭해지는 것을 바라는 법이거든요."
복실골 마을 사람들은 정말로 다른 마을 사람들을 도와주기 시작했습니다. 나눔의 방법을 가르쳐주고, 정직하게 사는 법을 알려주고, 품앗이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지요.
그러자 신기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복실골뿐만 아니라 인근의 다른 마을들도 점점 행복해지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복실골은 조선에서 가장 부유하고 행복한 마을로 소문났습니다. 하지만 그 부유함은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마음이 풍족해서였지요.
어느 날 저녁, 도깨비들이 마을 사람들을 모두 불러 모았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가르쳐드릴 것은 모두 가르쳐드렸어요. 이제 여러분들은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갈 수 있을 거예요."
"그럼 도깨비님들은 어디로 가시는 거예요?"
"우리는 또 다른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러 갈 거예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여러분이 우리를 필요로 할 때는 언제든 나타날 거예요."
복돌이는 마지막으로 중요한 말을 덧붙였습니다.
"기억하세요. 진정한 행복은 가진 것이 많아서가 아니라, 나누는 마음이 있어서예요. 정직하고, 서로 돕고, 웃음을 잃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여러분은 언제나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될 거예요."
그날 밤, 도깨비들은 별빛 사이로 사라져갔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남긴 가르침은 복실골 마을에 영원히 남아있었지요.
그 후로도 복실골 마을은 계속 번영했습니다. 그리고 가끔씩, 바람 좋은 날 저녁이면 산 너머에서 도깨비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고 했습니다. 마치 "잘 지내고 있구나!"라고 인사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유튜브 엔딩멘트
오늘 들려드린 도깨비 마을의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탐욕스러운 박 수령이 돼지로 변하는 장면에서는 속이 시원하셨을 것 같습니다. 우리 어르신들께서 어려서 들으셨던 권선징악 이야기의 재미가 느껴지셨기를 바랍니다.
복돌이가 가르쳐준 다섯 가지 행복 비결, 나눔·정직·품앗이·웃음·감사의 마음은 지금도 여전히 소중한 가치들입니다.
다음 이야기는 "마음을 읽는 도깨비와 오해받는 과부의 우정"을 준비했습니다. 조선시대 한 과부가 마을 사람들의 오해를 받고 있을 때, 그녀의 진실한 마음을 알아본 도깨비가 어떻게 도와주는지에 대한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리며, 구독과 좋아요도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