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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와 도깨비의 영원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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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200자)
조선 후기, 깊은 산골 마을에 아름다운 처녀 하나가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 처녀에게 반한 것은 사람이 아니라 도깨비였습니다. 천 년을 살아온 도깨비가 처음으로 진정한 사랑을 느꼈지만, 인간과 도깨비는 함께할 수 없는 운명이었습니다. 도깨비가 사랑하는 처녀와 영원히 함께하기 위해 선택한 마지막 방법은 무엇일까요?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조선 후기 깊은 산골에서 벌어진 도깨비와 처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천 년을 외롭게 살아온 도깨비가 순수한 처녀에게 첫사랑을 느끼게 되면서 시작되는 감동적인 로맨스를 그렸습니다. 하지만 인간과 도깨비라는 운명적 한계 앞에서 두 존재가 택한 놀라운 선택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습니다. 당시 야담집에 전해지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감동적인 전설로, 어르신들께서 좋아하실 만한 따뜻하고 애틋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 산골 마을의 아름다운 처녀 묘향
조선 후기, 지금의 지리산 자락 깊은 곳에 작은 마을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곳은 워낙 깊은 산골이라 한양에서 소식이 전해지는 데만도 보름이 걸리는 외진 곳이었지요. 하지만 그 마을에는 온 고을에서 소문이 자자한 미인이 한 명 살고 있었습니다.
그 처녀의 이름은 묘향이라 했습니다. 스무 살이 된 묘향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피부는 달빛처럼 하얗고, 눈은 가을 하늘처럼 맑았으며, 입술은 앵두처럼 붉었지요. 무엇보다 그 마음씨가 곱기로 유명했습니다.
묘향의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는데, 집안이 가난해서 바느질과 길쌈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묘향은 가난을 한탄하기보다는 오히려 어머니를 더욱 정성스럽게 모셨습니다.
매일 새벽이면 일찍 일어나 어머니께 문안인사를 드리고, 찬물에 손을 담가가며 빨래를 했습니다. 그리고 낮에는 바느질을 하고, 저녁에는 길쌈을 하며 하루를 보냈지요. 이런 묘향의 효성이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저런 처녀가 어디 있겠나. 얼굴도 예쁘지만 마음씨가 더 곱지 않나."
"그러게 말이야. 요즘 처녀들은 조금만 예뻐도 콧대가 하늘 찌르는데, 묘향이는 참 겸손하고 예의 바르더라."
마을의 총각들은 물론이고, 이웃 마을의 젊은이들까지 묘향이에게 마음을 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묘향이는 아직 결혼할 생각이 없다며 모든 혼담을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어머니, 제가 시집을 가면 누가 어머니를 모실까요? 조금 더 어머니 곁에 있고 싶습니다."
묘향이의 어머니는 딸의 마음을 알면서도 걱정이 앞섰습니다.
"묘향아, 네 마음은 고맙지만 너도 이제 스무 살이 다 되어가는데...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하게 사는 것이 어머니 소원이란다."
"어머니, 저는 지금도 충분히 행복합니다. 어머니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요."
그런 묘향이에게는 하나의 소일거리가 있었습니다. 매일 저녁 해가 질 무렵이면 뒷산에 올라가 약초를 캐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의 지병에 좋다는 약초들을 찾아 산에 오르는 것이 일과였지요.
그 산은 예로부터 신령스러운 기운이 서린 곳이라 여겨졌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해가 지면 그 산에 올라가지 말라고 했지만, 묘향이는 어머니를 위해서라면 두려울 것이 없었습니다.
"묘향아, 저녁 무렵에는 산에 가지 마라. 이상한 일이 일어날 수 있어."
마을 할머니들이 걱정해서 말했지만, 묘향이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할머니, 걱정 마세요. 저는 나쁜 마음이 없으니까 신령님도 저를 해치지 않으실 거예요."
실제로 묘향이가 산에 다닐 때는 신기하게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거나 무서운 일을 당했다는 그 산에서, 묘향이만큼은 평안했습니다.
어느 날 저녁, 묘향이가 평소처럼 약초를 캐러 산에 올라갔을 때였습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산 속 어디선가 아름다운 피리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 소리는 정말 신비로웠습니다. 슬프면서도 아름답고, 애절하면서도 희망에 찬 그런 선율이었지요. 묘향이는 처음 들어보는 그 피리 소리에 넋을 잃고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저런 아름다운 소리가..."
묘향이는 무의식중에 그 소리가 나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평소라면 해가 지기 전에 서둘러 내려가야 했지만, 그날은 왠지 그 소리를 더 듣고 싶었습니다.
피리 소리를 따라 숲 속 깊숙이 들어가니, 조그만 계곡이 나타났습니다. 맑은 물이 흐르고 달빛이 비치는 그곳에서, 한 사내가 바위에 앉아 피리를 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내의 모습이 참 이상했습니다. 키는 보통 사람보다 훨씬 크고, 옷차림도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달빛 아래서 그의 모습이 어른거리는 것 같았습니다.
※ 천 년 외로운 도깨비 솜치의 첫 만남
그 사내는 바로 이 산에서 천 년 넘게 살아온 도깨비였습니다. 이름은 솜치라 했는데, 달을 좋아해서 그런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다른 도깨비들과는 달리 사람들을 괴롭히거나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솜치는 천 년이라는 긴 세월을 혼자 보내며 늘 외로웠습니다. 같은 도깨비들과도 어울리지 못했고, 사람들과는 더더욱 가까워질 수 없었지요. 그래서 매일 밤이면 이 계곡에 나와 피리를 불며 외로운 마음을 달랬습니다.
그런데 오늘 밤, 자신의 피리 소리를 듣고 한 처녀가 찾아온 것입니다. 솜치는 처음에는 당황했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의 피리 소리를 들은 사람은 무서워서 도망가기 바빴는데, 이 처녀는 다르게 생겼더군요.
"누... 누구십니까?"
묘향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무서웠지만 도망가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사내의 슬픈 눈빛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아, 처녀님을 놀라게 해서 죄송합니다."
솜치가 정중하게 절을 했습니다. 도깨비임에도 불구하고 예의가 바른 모습에 묘향이는 조금 안심이 되었습니다.
"저는... 저는 이 산에 사는 솜치라고 합니다."
"솜치라는 이름이 참 좋으네요. 저는 산 아래 마을에 사는 묘향이라고 합니다."
묘향이가 자연스럽게 자신을 소개하자, 솜치는 깜짝 놀랐습니다. 천 년을 살면서 자신에게 이렇게 자연스럽게 말을 거는 인간은 처음이었거든요.
"묘향... 참 아름다운 이름이군요."
"방금 피리 소리가 너무 아름다워서 찾아왔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나요?"
묘향이의 순수한 질문에 솜치의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의 피리 소리를 '아름답다'고 말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거든요.
"저는... 천 년이라는 긴 세월을 혼자 살아왔습니다. 외로울 때마다 이 피리로 마음을 달래곤 했지요."
"천 년을... 그럼 혹시 선비님은..."
묘향이가 눈을 크게 뜨며 물었습니다. 이제야 이 사내가 평범한 인간이 아님을 알아차린 것입니다.
"네, 저는 도깨비입니다."
솜치가 솔직하게 고백했습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무서워서 도망갔겠지만, 묘향이는 달랐습니다.
"도깨비... 그래서 그렇게 슬픈 눈을 하고 계셨군요."
묘향이의 말에 솜치는 깜짝 놀랐습니다. 무서워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자신을 이해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무섭지 않으십니까?"
"처음에는 조금 놀랐지만... 지금은 무섭지 않아요. 오히려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불쌍하다고요?"
"네, 천 년이나 혼자 계셨다니... 얼마나 외로우셨을까요."
묘향이의 따뜻한 마음에 솜치는 감동했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을 무서워하거나 피하기만 했던 사람들과는 완전히 다른 반응이었습니다.
"처녀님은... 정말 특별한 분이시군요."
"저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에요. 다만 어머니께서 늘 말씀하셨어요. '사람은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을 봐야 한다'고요."
그날 밤, 두 사람은 계곡가에 앉아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솜치는 천 년 동안 쌓인 외로움을, 묘향이는 어머니에 대한 걱정과 가난한 살림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어머니 병이 낫지 않아서 늘 걱정이에요. 약초를 구하러 이 산에 자주 오는데, 좋은 약초를 찾기가 쉽지 않네요."
"그렇다면 제가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산의 모든 약초를 알고 있거든요."
솜치가 묘향이를 도와주겠다고 하자, 묘향이의 얼굴이 환해졌습니다.
"정말요? 그렇다면 정말 감사하겠어요."
"처녀님이 이렇게 효성이 깊으시니 하늘도 도우실 거예요."
밤이 깊어가자 묘향이가 일어났습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겠어요. 어머니께서 걱정하실 거예요."
"네, 조심히 가세요. 그리고... 혹시 또 오실 수 있나요?"
솜치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천 년 만에 만난 친구를 벌써 보내기가 아쉬웠습니다.
"내일도 약초를 캐러 올 예정이에요. 그때 또 뵐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내일도 여기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묘향이가 돌아간 후, 솜치는 혼자 남아 생각에 잠겼습니다. 천 년을 살면서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습니다. 이것이 인간들이 말하는 '사랑'이라는 감정일까요?
다음 날 저녁, 묘향이는 약속대로 계곡을 찾았습니다. 솜치는 정말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묘향이가 찾던 귀한 약초들을 미리 준비해 두었습니다.
"어머, 이 약초들은 어디서 구하신 거예요? 아무리 찾아도 없던 것들인데..."
"이 산 깊숙한 곳에 자라는 것들입니다. 어머님께서 드시면 분명 좋아지실 거예요."
※ 은밀한 사랑과 달콤한 시간들
한 달이 지나면서 묘향이와 솜치는 매일 저녁 계곡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약초를 주고받는 관계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두 사람 사이에는 특별한 감정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솜치는 묘향이를 위해 온갖 정성을 다했습니다. 귀한 약초는 물론이고, 산에서만 자라는 맛있는 열매들을 가져다주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아름다운 꽃을 꺾어다 주기도 했지요.
"솜치님, 이 꽃은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참 예쁘네요."
"이 꽃은 백 년에 한 번만 피는 꽃입니다. 처녀님만큼 아름다워서 가져왔어요."
솜치의 말에 묘향이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습니다. 점점 솜치의 다정한 마음을 느끼게 되었거든요.
묘향이도 솜치를 위해 정성을 다했습니다. 집에서 만든 떡이나 나물을 가져와 함께 나누어 먹었습니다. 솜치는 천 년을 살면서 처음 맛보는 인간의 음식에 감동했습니다.
"이 떡은 정말 맛있군요. 어떻게 만드신 거예요?"
"어머니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 만들었어요. 별것 아닌데 맛있다고 해주시니 기뻐요."
"천 년을 살면서 이렇게 맛있는 음식은 처음입니다. 처녀님의 정성이 들어가서 더 맛있는 것 같아요."
두 사람은 함께 계곡에 앉아 달을 보며 이야기하는 시간이 행복했습니다. 솜치는 천 년 동안 겪었던 신기한 일들을 들려주었고, 묘향이는 마을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전해주었습니다.
"솜치님은 정말 많은 것을 보고 겪으셨군요. 저는 이 작은 마을밖에 모르는데..."
"아닙니다. 처녀님이 사는 평범한 일상이야말로 저에게는 가장 신기하고 소중한 이야기예요. 가족과 함께 살고, 이웃과 정을 나누고, 그런 따뜻한 삶이 얼마나 부러운지 모릅니다."
솜치의 진심 어린 말에 묘향이는 감동했습니다. 자신이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소망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어느 날 밤, 솜치가 특별한 제안을 했습니다.
"처녀님, 오늘밤은 특별한 곳으로 안내해드리고 싶은데... 어떠세요?"
"어디로요?"
"이 산 꼭대기에 아름다운 곳이 있어요. 거기서 보는 달빛은 정말 환상적이랍니다."
묘향이는 약간 망설였습니다. 산 꼭대기까지 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텐데, 어머니께서 걱정하실 것 같았거든요.
"어머니께서 걱정하실 것 같아요..."
"걱정 마세요. 제가 안전하게 모셔다 드릴게요. 그리고 해가 뜨기 전에 꼭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솜치의 간절한 부탁에 묘향이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사실 솜치와 함께라면 어디든 가고 싶었거든요.
솜치는 도깨비의 신통력으로 묘향이를 구름 위에 태워 산 꼭대기로 데려갔습니다. 묘향이는 처음 경험하는 하늘 여행에 깜짝 놀랐지만, 솜치가 옆에 있어서 무섭지 않았습니다.
"어머나,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인가요?"
"도깨비의 작은 재주입니다. 무서우시면 제 손을 꼭 잡으세요."
산 꼭대기에서 본 풍경은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구름 위로 떠오른 보름달이 온 세상을 은빛으로 물들이고 있었고, 발 아래로는 반짝이는 별들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정말... 정말 아름다워요."
묘향이가 감탄하며 말했습니다. 평생 보지 못할 환상적인 풍경이었습니다.
"처녀님과 함께 보니 더욱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솜치가 조심스럽게 고백했습니다. 그리고 품에서 작은 상자 하나를 꺼냈습니다.
"이것을 드리고 싶어서 이곳으로 모셨습니다."
상자 안에는 달빛처럼 은은하게 빛나는 아름다운 비녀가 들어있었습니다.
"어머, 이건..."
"천 년 전 하늘에서 떨어진 별로 만든 비녀입니다. 처녀님께만 어울릴 것 같아서 준비했어요."
묘향이는 감동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자신을 위해 이런 귀한 선물을 준비한 솜치의 마음이 고마웠습니다.
"고마워요, 솜치님. 평생 소중히 간직하겠어요."
※ 마을 사람들의 의심과 위기
행복한 시간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묘향이가 매일 밤 늦게 들어오는 것을 마을 사람들이 눈치채기 시작한 것입니다. 더군다나 요즘 들어 묘향이의 모습이 예전과 달라 보였습니다.
얼굴에는 항상 미소가 떠있고, 걸음걸이도 한결 가벼워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어머니의 병이 완전히 나아서 마을 사람들이 신기해했습니다.
"묘향이 어머니 병이 완전히 나았다면서? 그 중한 병이 어떻게 그렇게 갑자기..."
"그러게 말이야. 그리고 묘향이 요즘 참 달라 보이지 않나? 뭔가 환해 보여."
"매일 밤 늦게 들어온다던데, 혹시..."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수군거림이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묘향이에게 관심이 있던 총각들은 질투심에 시달렸습니다.
"분명히 남자가 있을 거야. 안 그러면 저렇게 달라질 리가 없어."
"그런데 우리 마을에는 묘향이와 어울릴 만한 총각이 없는데..."
"혹시 다른 마을 사람?"
그런 와중에 결정적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마을의 한 아이가 우연히 묘향이가 솜치와 만나는 모습을 목격한 것입니다.
"어른들, 큰일 났어요! 묘향이 누나가 도깨비와 만나고 있어요!"
그 아이의 말에 마을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처음에는 아이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여러 정황을 종합해보니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래, 그래서 어머니 병이 갑자기 나은 거구나!"
"도깨비가 귀한 약초를 가져다 준 거야!"
"이를 어쩌나, 우리 마을에 큰일이 닥칠 거야!"
마을 사람들은 묘향이를 불러 다그쳤습니다.
"묘향아, 정말 도깨비와 만나고 있는 것이냐?"
묘향이는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네... 맞습니다."
"이런, 이런! 어떻게 그런 일이..."
"묘향아, 너 정신이 나간 것이냐? 도깨비가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데!"
마을 사람들은 묘향이를 말렸지만, 묘향이는 단호했습니다.
"솜치님은 나쁜 분이 아니에요. 저와 어머니를 도와주시고,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분이에요."
"그래도 도깨비는 도깨비야! 언젠가는 너를 해칠지도 몰라!"
"아닙니다. 솜치님은 절대 저를 해치지 않으세요."
마을 어른들이 모여서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묘향이를 집에 가두고 도사를 불러 도깨비를 쫓아내기로 결정했습니다.
"묘향이를 집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고, 내일 아침에 도사님을 모셔와야겠다."
"그래야 해. 도깨비를 그냥 두면 우리 마을 전체가 위험해져."
묘향이는 집에 갇혔지만, 솜치를 걱정하는 마음에 밤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약속 장소에 나가지 못하면 솜치가 얼마나 걱정할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한편 계곡에서 기다리던 솜치는 묘향이가 오지 않자 불안해했습니다. 평소에 약속을 어기지 않던 묘향이였기에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았습니다.
솜치는 몰래 마을에 내려가 묘향이의 집 근처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수군대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내일 도사님이 오시면 그 도깨비를 완전히 쫓아낼 수 있을 거야."
"묘향이도 정신을 차릴 거고..."
솜치는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자신 때문에 묘향이가 곤경에 처한 것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도사를 부른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묘향이를 위해서라면... 내가 떠나야 하는 것인가?'
솜치는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천 년 만에 찾은 사랑이었지만, 그 사랑 때문에 묘향이가 고통받는 것을 볼 수는 없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정말로 유명한 도사가 마을에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과 함께 묘향이와 솜치가 만나던 계곡으로 향했습니다.
"오늘로써 그 도깨비와의 인연을 완전히 끊어놓겠소!"
※ 이별의 아픔과 도깨비의 결심
도사가 계곡에 도착하자마자 솜치가 나타났습니다. 솜치는 묘향이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도사님, 저를 찾으시는군요."
솜치의 당당한 모습에 마을 사람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인간에 가까운 모습이었거든요.
"너는 이 마을 처녀를 홀린 도깨비로구나!"
도사가 호통을 쳤지만, 솜치는 의연했습니다.
"저는 묘향 처녀를 홀린 것이 아닙니다.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을 뿐입니다."
"도깨비 주제에 감히 인간을 사랑한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사랑에는 종족의 구별이 있습니까? 저는 천 년을 살면서 처음으로 진정한 사랑을 알았습니다."
솜치의 진심 어린 말에 일부 마을 사람들은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도사는 단호했습니다.
"그런 사랑은 있을 수 없다! 도깨비는 도깨비의 자리로 돌아가라!"
도사가 부적을 꺼내며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솜치의 몸이 서서히 투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솜치님!"
집에 갇혀 있던 묘향이가 문을 부수고 뛰어나왔습니다. 어머니가 말리려 했지만, 묘향이는 듣지 않았습니다.
"묘향아, 위험해! 돌아가거라!"
솜치가 묘향이를 걱정하며 말했지만, 묘향이는 솜치 앞을 막아섰습니다.
"안 돼요! 솜치님을 보내드릴 수 없어요!"
"처녀야, 정신 차려라! 그 놈은 도깨비야!"
마을 사람들이 묘향이를 말렸지만, 묘향이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솜치님은 도깨비지만 누구보다 착하고 따뜻한 분이에요! 저와 어머니를 도와주시고, 한 번도 나쁜 일을 하신 적이 없어요!"
"그래도 인간과 도깨비는 함께할 수 없는 법이다!"
도사가 더욱 강하게 주문을 외우자, 솜치의 몸이 더 투명해졌습니다. 솜치는 고통스러워했지만 묘향이만은 지키려 했습니다.
"묘향이... 고마웠습니다. 당신을 만나 저는 진정한 행복을 알았어요."
"솜치님, 가시면 안 돼요! 저도 함께 갈게요!"
묘향이가 솜치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솜치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안 됩니다. 당신은 이곳에서 행복하게 살아야 해요. 저 때문에 고생하면 안 되어요."
그때 솜치가 마지막 힘을 다해 도사의 주문을 막아섰습니다.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묘향이를 포기하고 떠나겠습니다. 다만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습니다."
도사가 잠시 주문을 멈추자, 솜치가 묘향이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묘향이, 저를 잊고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하게 사세요. 그것이 저의 마지막 소원입니다."
"솜치님... 저는 솜치님 없이는 살 수 없어요."
"살 수 있어요. 당신은 강한 사람이니까요. 그리고 언젠가는 저보다 훨씬 좋은 사람을 만날 거예요."
솜치가 품에서 작은 방울 하나를 꺼냈습니다.
"이것을 가지고 계세요. 이 방울 소리를 들으면 제가 항상 당신 곁에 있다고 생각해 주세요."
묘향이가 방울을 받는 순간, 솜치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도사의 주문이 아니라 솜치 스스로 사라진 것이었습니다.
"솜치님! 솜치님!"
※ 영원한 사랑을 위한 마지막 선택
솜치가 사라진 후, 묘향이는 깊은 슬픔에 빠졌습니다. 밥도 제대로 먹지 않고, 밤마다 솜치가 준 방울을 흔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어머니는 딸을 걱정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제 안심이라며 좋아했지만, 묘향이만은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습니다.
한 달이 지났을 때, 묘향이는 중대한 결심을 했습니다.
"어머니, 저는 솜치님을 찾아가겠어요."
"묘향아, 그분은 이미 떠나셨잖니..."
"아니에요. 분명 어딘가에 계실 거예요. 그리고 저도 솜치님과 함께 살고 싶어요."
묘향이는 짐을 꾸려 집을 나섰습니다. 어머니가 말렸지만, 묘향이의 결심은 굳었습니다.
"걱정 마세요, 어머니. 솜치님을 찾으면 꼭 소식을 전해드릴게요."
묘향이는 솜치를 찾아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며칠을 헤매던 중, 드디어 솜치를 만났습니다. 솜치는 깊은 동굴에서 혼자 슬퍼하고 있었습니다.
"솜치님!"
"묘향이? 어떻게 여기까지..."
"솜치님을 찾아왔어요. 혼자 두고 갈 수 없어요."
솜치는 기뻤지만 동시에 걱정스러웠습니다.
"묘향이, 여기는 인간이 살 곳이 아니에요. 돌아가세요."
"아니에요. 솜치님과 함께라면 어디든 좋아요."
"하지만 당신은 인간이고 저는 도깨비예요. 우리는 함께할 수 없어요."
그때 묘향이가 놀라운 제안을 했습니다.
"그럼 저도 도깨비가 되면 되잖아요!"
"무슨 소리예요? 그런 건 불가능해요."
"방법이 있을 거예요. 솜치님도 원래는 인간이셨던 거 아니에요?"
솜치는 깜짝 놀랐습니다. 묘향이의 말이 맞았습니다. 자신도 천 년 전에는 인간이었는데, 깊은 원한으로 도깨비가 된 것이었습니다.
"정말로... 정말로 저와 함께하고 싶다면..."
솜치가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방법이 하나 있긴 해요. 하지만 매우 위험해요."
"무엇이든 상관없어요. 말씀해 주세요."
"인간이 도깨비가 되려면... 깊은 사랑의 힘이 필요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진정으로 원해야 해요."
"저는 진심으로 원해요. 솜치님과 영원히 함께하고 싶어요."
솜치는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묘향이를 도깨비로 만드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요?
"묘향이, 도깨비가 되면 다시는 인간으로 돌아갈 수 없어요. 그리고 가족도 친구도 모두 잃게 돼요."
"상관없어요. 솜치님이 제게는 전부예요."
묘향이의 확고한 의지를 본 솜치는 마침내 결심했습니다.
"알겠어요. 하지만 마지막으로 어머님께 작별 인사는 드리고 와야 해요."
묘향이는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찾아가 사정을 털어놓았습니다.
"어머니, 저는 솜치님과 함께 살기로 했어요. 도깨비가 되더라도 상관없어요."
어머니는 슬펐지만 딸의 행복을 위해 허락했습니다.
"그것이 네가 진정 원하는 일이라면... 어머니가 막을 수는 없구나. 다만 가끔은 꿈에라도 나타나 안부를 전해다오."
보름달이 뜬 밤, 묘향이는 솜치와 함께 특별한 의식을 치렀습니다. 깊은 사랑의 힘으로 묘향이는 도깨비가 되었고, 두 사람은 영원히 함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가끔 그 산에서는 아름다운 피리 소리와 함께 여인의 웃음소리가 들린다고 합니다. 묘향이와 솜치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증거였지요.
진정한 사랑은 종족의 차이도, 운명의 벽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아름다운 이야기였습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오늘의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처녀 묘향이와 도깨비 솜치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였습니다.
진정한 사랑 앞에서는 인간과 도깨비라는 차이도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서로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는 마음, 그것이 바로 진짜 사랑이 아닐까요?
묘향이가 인간의 삶을 포기하고 도깨비가 되기로 한 선택이 과연 옳았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여러분은 어디까지 희생할 수 있으신가요?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다음 시간에는 더욱 신비롭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도깨비에게 홀린 밤, 기묘한 하룻밤의 기억"이라는 제목으로 또 다른 도깨비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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